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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주
추억을 싣고 숲으로 돌아온 금암분수정원
30년 만의 재탄생, 금암분수정원.중학교 시절, 버스를 타고 통학하면서 늘 금암분수대를 지나쳤다. 그래서일까. 분수대가 있을 때나 없었을 때나 내 기억 속에 이곳은 항상 금암분수대로 남아 있다. 그만큼 금암분수는 도시의 랜드마크였고, 시민들에겐 추억의 장소다. 1991년 기린대로를 확장하면서 분수를 철거한 지 30년, 금암광장 교차로에 다시 분수가 들어서고 정원이 만들어졌다. 옛 금암분수를 더 생태적으로, 더 넓은 쉼터로, 더 아름다운 정원으로 복원한 것이다.지난겨울에 공사를 마친 금암분수정원은 가장 먼저 지름 15m의 거대한 수반형 분수가 눈에 띈다. 그 둘레를 제주도의 특수목과 꽃과 풀이 빙 둘렀는데, 이제 막 파릇파릇하게 새 생명이 움트고 있다. 꽃과 나무 주변으로는 원목 재질로 만든 둥근 플랜터(planter, 화초를 심기 위하여 멋스럽게 잘 만든 화분)가 자리했다. 벤치 기능을 겸하고 있는 플랜터에 앉아 금암분수의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해 본다. 거대한 수반형 분수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같다. 금암분수정원이 재탄생하면서 주변의 보행광장도 새롭게 단장했다. 모양이 좋은 교목(다간형)과 화관목, 초화류, 크고 작은 돌로 촘촘히 만든 길이 어우러져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원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보행광장 가운데에는 커다란 산벚나무가 우뚝 서 있다. 벚꽃 철이 지나 그 화려함은 보지 못했지만, 내년 봄엔 올해보다 무성한 꽃을 보여 주리라. 산벚나무 옆에 있는 지름 5m의 소형 분수대는 오가는 이에게 잠시나마 쉼의 여유를 건넨다. 자연 그대로의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들금암분수정원을 둘러싼 수십 종의 나무들을 가만히 바라보니 마치 숲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른 도심 속 공원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여유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다가 나무의 모습이 남다른 것을 발견했다. 금암분수정원의 나무들은 기존의 도심 공원이나 가로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줄기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아닌 것이다. 산에 가야 볼 수 있는 굽이굽이 여러 줄기가 굽은 나무들이 정원을 채우고 있다. 여러 갈래로 자라는 다간형 수형의 나무,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모습의 나무들이 금암분수정원을 편안한 숲으로 만들고 있다.심는 방식도 다르다. 공원, 아파트 등에는 키가 크게 자라는 나무 3~5주씩을 모아 심고, 작게 자라는 나무인 철쭉, 회양목 등도 대부분 여러 나무를 모아 심는다. 하지만 이곳에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독립적으로 심어 각기 종이 다른 나무와 나무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어느 무리의 일원이 아니라 나무 한 그루 자체가 주인공이 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곳에서 생전 처음 본 크기의 나무도 있다. 금암분수대 중앙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참빗살나무는 그동안 내가 접했던 것 중 가장 키가 크다. 보통 3~4m가 대부분이었는데 금암분수정원의 참빗살나무는 8m는 되는 것 같다. 처음 보는 솔비나무도 눈길을 끈다. 솔비나무는 전북의 산에도 자라는 다릅나무 사촌 격인 나무로,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윤노리나무, 꽃아그배나무, 참꽃나무, 한라백당 등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멋진 수형을 가진 63주의 나무가 제주도에서 이주해 심어져 있다. 이 외에도 산벚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팥배나무, 마가목, 화살나무, 이스라지, 노랑말채나무 등 셀 수 없이 많은 꽃과 나무들이 금암분수정원의 주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정원사람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듯, 금암분수정원에 대한 평은 천차만별이다. 꽃이 피는 튤립, 알리움과 같은 초본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키 크고 곧은 나무들이 일년 내내 초록초록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공공정원에서는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본 중심의 정원 양식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이곳뿐만 아니라 기존에 조성된 많은 공원과 가로수 등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암분수정원은 초본 대신 유지 관리가 덜하면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억새 종류를 많이 도입해 더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정원 디자이너의 성향이 반영되었겠지만, 예전에는 나무 아래 튤립, 삼색제비꽃, 팬지, 수선화, 지면패랭이 등을 넓은 면적에 심곤 했었다. 보는 이에 따라 예쁘다는 사람도 있지만, 인위적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반면, 금암분수정원은 자연스러운 경관 연출을 위해 다양한 교목과 꽃이 피는 초본을 적절히 배치해 심었다. 기존 정원들은 지금이 가장 아름답도록 조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금암분수정원은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름답고 편안하게 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정원이다. 정원 도시의 꿈은 이루어진다‘천만 그루 정원 도시 전주’의 이상적인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도시를 상징할 만한 규모가 있는 식물원과 수목원 그리고 정원이 있는 모습, 도로마다 ‘가로 정원’이 가꾸어져 있고 꽃이 예쁘게 핀 소공원이 도심 곳곳에 있는 모습, 도시 주요 건물에는 벽면 녹화가 되어 있고 옥상에도 정원을 가꾸는 모습, 또 좁은 골목도 특색 있게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상가나 주택도 공간에 어울리는 정원을 갖추고 있는 모습, 이런 게 진짜 정원 도시가 아닐까 한다. 그런 거라면 전주는 정원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주시가 소유하고 있는 크고 작은 공간들을 금암분수정원처럼 특성을 살려 정원으로 조성하고 시민들은 아파트, 상가, 골목 등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간다면 전주는 정원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전주에 큰 정원이 없다고 정원 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공간이 작더라도 생활공간들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간다면 전주 정원 도시의 꿈은 이루어진다.봄이 무르익어 가고, 여름 향기가 조금씩 묻어나는 이때 금암분수정원에 가 보자. 분수대 물줄기의 시원함, 나무와 꽃이 주는 청량감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도시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도심 속 작은 정원이 주는 특별한 쉼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글 최현규 | 천만그루정원도시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시민행동21 사무처장과 전주생태하천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주정원도시추진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반딧불이 복원, 호랑나비 복원, 정원 도시에 관심이 많다.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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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원
#금암분수정원
기획 특집
전주니까 가능하다
다섯 가지 색깔의 전주 특화도서관
숲속에서 시를 거니는 시간,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평화동 학산에 오르는 길, 아담한 나무집 한 채가 등산객의 발길을 붙든다. 눈앞으로는 맏내제가 바라보이고, 뒤로는 울울하게 숲을 이룬 나무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바로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이다.4월 15일 문을 여는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은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시집으로 채워져 있다. 김용택 시인, 안도현 시인 등 우리나라 대표 시인들의 저자 친필 사인본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외국어 원서 시집과 문학전문 출판사의 시인선 전집이 사이좋게 몸을 맞대고 있다. 또한, 사랑과 이별, 인생 등 주제별 코너도 마련해 그날그날 끌리는 대로 골라 읽는 재미도 있다. 더욱이 3단 복층 구조로 조성해 아늑한 분위기를 더했다. 시를 어렵고 낯설게만 여기던 시민들도, 이곳에서라면 편안한 자세로 앉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다. 유리창 너머 푸른 숲을 배경 삼아 가만가만 호흡하듯 시 한 편을 읊조리노라면, 잊었던 여유가 자연스레 찾아오니 절로 마음이 편해진다.위치 |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2가 산 81번지(학산 유아숲체험원 인근) 전주 여행의 시작과 끝,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기차를 타고 전주에 온 여행객들, 여행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은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겠다. 이제 막 전주 땅을 밟은 이들의 설렘과 여행을 마치고 전주역으로 돌아온 이들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첫마중길, 그 중심에 젊은 여행객들의 라운지(쉼터) 역할을 겸할 작은도서관이 들어섰다.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은 길쭉한 형태의 빨간 컨테이너 두 동으로 나뉘어 있다. 1동에는 예술 관련 도서 위주의 큐레이션을 선보인다. 사진집과 화집, 그림책 등의 아트북으로 갤러리 분위기의 서가를 조성해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동에는 , 등 전주 여행을 주제로 한 책들로 서가를 꾸몄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주 구석구석에 한 걸음씩 가까워질 듯하다. 이 밖에도 김영하 작가의 , 무라카미 하루키의 을 비롯해 인기 도서의 리커버북과 함께 다양한 잡지도 비치했다. 4월 15일부터 전주를 찾은 여행객들은 쉬엄쉬엄 머물다 가고, 산책 나온 시민들도 짬을 내어 들렀다 가기 좋다.위치 |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3가 첫마중길 내 특별한 그림책이 반기는 예술 공간,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팔복예술공장에 분위기도 개성도 남다른 색다른 도서관인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세계 희귀 그림책을 수집해 전시하는 도서관 오른편에 다양한 팝업북이 전시되어 있고, 창가에는 아이들이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무 계단 형태의 열람석이 자리하고 있다. 왼편에는 사다리 모양의 서가와 벽면 서가에 그림책과 팝업북이 진열돼 있다. 이곳에 오면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떠날 수 있다.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하는 도서관 개관 기념 전을 꼭 챙겨 보시길!위치 |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팔복예술공장 내 책을 읽고 쓰고 만드는 책 공작소, 완산도서관글을 읽는 곳에서 글을 쓰는 곳으로, 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완산칠봉 아래 완산도서관이 ‘책을 읽고 쓰고 만드는’ 독립출판 전문 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그 첫 순서로 도서관 3층에 문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작가를 새로이 발굴할 ‘자작자작 책 공작소’가 4월 15일 문을 연다. 총 4개소로 나누어진 ‘작가의 방’은 신춘문예 및 문학 매체에 등단한 전문 작가들의 자유 집필 공간이다. 1인실로 구성돼,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 전문 작가는 물론 작가 지망생들도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작가 방’은, 북 큐레이션 서가와 은은한 조명을 활용해 자유로운 북카페 분위기로 꾸몄다. ‘시민작가 광장’은 전시와 교육, 체험이 이루어지는 다목적 공간이며, ‘시민작가 야외광장’은 휴식 공간이다. 전주에서 ‘글발’로 이름난 작가들의 아지트가 될 완산도서관, 이곳에 모인 작가들의 손끝에서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기대해 보아도 좋다.위치 | 전주시 완산구 곤지산4길 12 봉사자도서관은 여름에 만나요! 봉사자도서관전주시자원봉사센터 1층 로비가 작은도서관으로 새로이 거듭난다. 여름에 문을 열 계획인 봉사자도서관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자원봉사에 관련된 도서를 선별한 특화도서관이다. 일반 도서뿐만 아니라 나눔과 환경 등 전주시자원봉사센터가 지향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책이 가득하다. 또, 도서관 한쪽 벽면에는 실내 공간에 적합한 식물을 활용한 수직 정원도 조성된다.위치 |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 455(전주시자원봉사센터 내)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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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공원
새봄 새 얼굴, 40년 만의 변신
트리하우스에서 놀아요, 맘껏숲덕진공원에 도착해 처음 간 곳은 맘껏숲이다. 아이들은 나무집을 보자마자 ‘우와’ 하고 환호를 지르며 뛰어간다. 작년 김제에 있는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나무집)에 간 이후 기회만 있으면 나무집에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평소 소원하던 곳이 눈앞에 나타나자 너무 좋았나 보다.맘껏숲 나무집은 히말라야시다 나무 군락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나무 수령이 오래되고, ‘U’자형으로 구부러져 자라면서 위로 가지를 뻗어 왠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듬직한 히말라야시다 나무를 기둥 삼아 목재 계단과 데크, 오두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채의 나무집이 흔들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나무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쉼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나무줄기 주위를 돌아 오두막에 올라와서는 흔들다리를 거침없이 뛰어 지나간다.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만큼 놀이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 만일까? 아이들과 함께 한참 동안 나무집의 매력에 빠져서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다.트리하우스에서 한참을 놀다가 다음으로 발견한 곳은 커다란 칠판과 거울 벽이다. 아이들은 빨강, 노랑, 파랑 분필을 들고, 저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모습을 그리고, 암호와 낙서 같은 문자들을 끄적끄적 칠판 가득 채운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작은도서관을 만들 때를 떠올리며, 텅 빈 공간이라도 칠판과 분필만 있으면 아이들은 그 공간을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체험도 하고 쉬어 가세요, 맘껏하우스맘껏숲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면 맘껏하우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맘껏하우스는 큰 건물은 아니지만 알차다.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공간이 되고, 책을 보는 작은도서관, 그리고 쉴 수 있는 쉼터도 된다. 그 외에도 수유실, 화장실 등 여러 편의시설들이 있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맘껏하우스 안에서 놀이 활동 선생님과 함께 ‘다빈치다리’라고 하는 상호지지구조 만들기 체험을 하였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선생님이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 주시니 금방 따라 만들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맘껏숲·맘껏하우스에서는 목공 놀이, 자연물로 왕관 만들기, 메타세쿼이아 팔찌 만들기, 미술 놀이 등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고 한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밧줄을 이용한 팝업 놀이터가 있었다. 아이들이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제힘만으로 밧줄을 오르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마치 커다란 범선에서 밧줄을 타고 오르는 해적이라도 된 것처럼 씩씩하게 밧줄을 오른다.건축 작품으로서 맘껏하우스의 특징은 박공 형태의 지붕과 외벽을 둘러싼 나무 루버(Louver, 가느다란 널빤지로 빗대는 창살)이다. 나무로 된 루버가 있어서 주변 환경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빛과 소리가 투과된다. 또한, 루버 안쪽에는 아늑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건물 2층 테라스 야외 공간에서 바라본 루버가 만들어 내는 박공지붕의 곡선이 무척이나 수려하고 아름답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아이들과 같이 갈 만한 실내 공간이 줄어들어 매주 주말이면 전주천·삼천, 동물원, 건지산에 있는 임금님숲·베짱이숲 등 야외 공간에 주로 갔는데, 맘껏숲 생태 놀이터를 보니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재미나고 안전한 놀이 공간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새롭게 인사드려요, 연화교맘껏숲·맘껏하우스에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새로 개설한 연화교이다. 연화교는 원래 철재로 된 현수교였는데, 노후화되고 안전 문제가 있어 지난 2018년 철거하고 석재로 새로 지었다. 새로 조성한 연화교는 아이들과 나란히 손잡고 뛰어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어졌고, 단단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흔들리는 연화교를 걸으며 연인들이 데이트할 때의 설렘은 예전보다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남녀노소 가족들이 함께 올 수 있고, 노약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휠체어를 타고 큰 불편함 없이 연화교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연화교 북쪽에 아치 형태로 된 계단을 지나는데, 새로운 공간이 나오자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은 폴짝폴짝 뛰어 계단을 올라간다. 전망대 계단 위 난간에 서면 덕진연못 전경이 다 내려다보일 정도로 경치가 좋다. 아마 연화교를 설계한 사람은 수평적인 느낌이 강한 덕진연못과 석재 연화교에서 아치형 계단을 더해 수직적인 느낌을 살려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 연화정이 완공되기 전까지 아치형 계단이 덕진공원의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하게 될 듯하다.계단을 내려가면 지그재그 형태의 구간이 나오는데, 평소 미로찾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가 ‘미로다!’ 하면서 뛰어간다. 아마도 아이들은 쭉 뻗어 있는 길보다는 숨어 있다가 새로 나타나는 공간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연화교를 걷다 보면 덕진공원의 주요한 장소인 취향정, 연지교, 청사초롱 등이 다 시야에 들어온다.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여름에 연꽃이 만발하고, 전통 한옥 연화정도 완공되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연화교와 연화정은 덕진채련(德津採蓮) 풍경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원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룰 때연화교를 건너 덕진공원 남문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에 신석정 시인, 이철균 시인 등의 문학 시비와 동학농민혁명 전봉준 장군, 김개남 장군 등의 동상과 추모비가 있어 문학과 역사공부를 하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그 옆 공터에는 전통 그네가 조성되어 있는데, 역시 아이들은 그네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놀이터 그네보다 훨씬 크고 길어 처음에는 좀 무서워했지만 이내 적응하여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그네를 탄다.많은 시민들의 추억과 기억의 공간 덕진공원, 오래전 단옷날 물맞이를 하며 머리를 감았고, 아이들은 소풍을 오거나 오리배를 탔을 것이고, 누군가는 연인과 함께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화교도 건너 보았을 것이다. 아마 지금 맘껏숲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십수 년 후에 결혼하고 자기를 닮은 아이를 낳고 가족들과 함께 덕진공원에 오게 되지 않을까. 세월의 흐름에도 변함없이 전주 사람들의 공통의 기억과 추억들을 간직해 온 덕진공원이 새로 조성한 연화교·연화정, 맘껏숲·맘껏하우스를 통해 새로움과 고풍스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덕진공원과 같은 자연환경을 찾아 위로를 받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웃음과 뜀박질 가운데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며 마침내 코로나를 넘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글 장우연 | 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건축과 도시를 전공하고, 2015년부터 전주시 정책연구소에서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생태도시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현장 중심으로 연구하며 지역에 정착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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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우리 곁의 전주 사람
오래된 마을에 더해진 고마운 손길, 도토리골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
새뜰마을사업으로 활기 찾은 마을전주시 구도심에 자리한 도토리골이 새뜰마을사업으로 새로워졌다. 새뜰마을사업은 장마 기간이면 빈번한 침수 피해가 발생하던 도토리마을의 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된 사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생활은 더욱 편리해졌고, 삶의 질은 높아졌다. 2019년 12월 현장지원센터가 문을 열고, 지난해 이 현장지원센터에 주민돌봄센터가 들어오면서 그야말로 마을이 완전히 바뀌었다. 물리적 사업에 이어 주민 돌봄 사업이 추진되면서 동네가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주민 돌봄 사업을 위해 파견된 사회복지사 두 명과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 다섯 명은 든든한 아들딸처럼 동네 어르신들을 살뜰히 살폈다. 낯선 이들의 방문에 어색해하던 어르신들은 아침저녁으로 찾아와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에 점점 마음을 열었다. 매일 방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게 되었고, 이는 곧 맞춤형 복지로 이어졌다. 냉장고 정리부터 집 청소,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쳐 드리는 것은 물론, 관공서에 의견을 전달하는 중간 역할까지 도맡아 하며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들을 해소해 갔다.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마을에 산사태가 났을 때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어르신들을 대피시키기도 했다. 트럭 일곱 대가 흙을 퍼 나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복지사들과 주민들이 힘을 모은 덕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한여름에는 삼계탕, 과일 등을 전달하며 더위에 지친 주민들에게 힘을 북돋아 줬고, 추석에는 명절 음식과 함께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현장지원센터에서 진행된 주민역량 강화, 공동체 지원 프로그램 등에서도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은 빛났다. 어르신들 옆에서 응원도 하고,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면서 어르신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들과 함께 마을도, 어르신도 활기를 되찾아 갔다. 진심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변화희망일자리 사업으로 근무하는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잊지 못할 순간들도 많았다. 굳게 닫은 마음의 문을 열고 웃으며 반겨 주던 어르신,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던 어르신을 보며 느낀 감정들은 오직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잊을 수 없는 기억은 금방이라도 돌아가실 것만 같았던 할머니가 스스로 일어나 거동을 시작한 일이다. 처음 찾아뵈었을 때만 해도 누워만 계셨던 분이 아침저녁으로 살뜰히 챙겼더니 이제는 혼자서 밥을 차려 드실 정도로 기력을 회복하신 상태다. 귀도 어두워서 의사소통도 힘들던 분이 매일 찾아가 노래를 틀어 드리고 말벗이 되어 드리니, 어느 순간 이름을 불러 주셨다. 진심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변화다. 희망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뒤 구체적인 꿈을 꾸기 시작한 이도 있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김태현(26) 씨는 “현장 경험을 하고 싶어 신청한 희망일자리 사업을 통해 견해가 넓어지고, 어르신들에 관한 생각도 달라졌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장애인 복지 관련 일을 하고 싶다”며 희망일자리 사업으로 미래를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명순(43) 씨는 “어르신들이 정이 참 많다. 뭐 하나를 해 드려도 항상 웃으며 고마워하시는 모습에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 시간이었다”며 매 순간 뿌듯했다고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전명순 씨를 비롯한 다섯 명의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는 하나같이 일하러 왔다가 오히려 많은 것을 얻어 갔다고 입을 모았다. 항상 웃으며 고맙다, 감사하다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삶의 태도를 배운 일 역시 큰 수확이다. 임은미 주민돌봄센터 부장은 “새뜰마을사업의 물리적 사업이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한 사업이었다면, 주민 돌봄 사업은 정서적인 면을 돌본 사업이었다”며 이러한 정서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데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이 무척 컸다고 강조했다.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의 진심이 아니었다면, 누워만 계시던 93세 어르신이 거동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말이다.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들이 있었기에, 주민 전체를 세심하게 살펴서 맞춤형 복지를 전개하는 주민 돌봄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희망일자리 사회복지사들이 전한 온기 덕에 도토리골은 잃었던 활기를 찾을 수 있었다.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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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꽃심
“아중리 외가까지 나무꾼이 다니던 오솔길을 따라 걸어갔지요”
이상교 어르신의 추억 가득한 옛 사진들
하숙생 형들 보며 공부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세 살 되던 해에 완주군 금상면에서 전주시 중노송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그때가 해방 직후였는데, 그때부터 서울로 대학 가기 전까지 20년 가까이 중노송동 물왕멀에서 살았어요. 예전 전주역 바로 뒤에 집이 있었습니다. 그 전주역을 둘러싼 철조망 바깥으로 논두렁이 있었는데, 겨울이면 썰매를 타러 나온 동네 아이들로 시끌벅적했습니다. 7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그 풍경이 생생합니다. 제가 풍남초등학교, 전주북중학교, 전주고등학교를 나왔는데요. 집에서 가깝기도 했지만, 학교 진학에 어머님 영향이 컸습니다. 어머님께서 당시 전주북중학교, 전주고등학교 학생들 하숙을 치셨거든요. 특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하숙생으로 받으셨어요. 어떻게 보면 어머님께서 절 위해 환경을 만들어 주신 셈이지요. 어머님의 바람대로 하숙생 형들이 밤새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서너 시간씩 자면서 공부하던 그 시기가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운 추억도 많습니다. 당시 전주공설운동장이 풍남초등학교 근처에 있었어요. 전주시의 행사들은 모두 그곳에서 치렀지요. 국경일 기념식도 하고, 체육대회도 열렸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학교 대표 선수들이 체육대회에 출전하면 다 함께 응원하러 갔는데요, 열심히 응원하다 보면 절로 애교심이 커졌습니다. 졸업 앨범 사진을 찍을 때도 참 즐거웠어요. 저는 전동성당과 한벽루 등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친구들과 학교를 벗어나 전주 명소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었지요.유년 시절 정서적 고향, 아중리 외가의 추억 제 유년 시절 추억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아중리 외가예요. 당시 중노송동 집에서 3~4km 떨어진 아중리 외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풍남초등학교에서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외갓집이 있었어요. 전주공설운동장을 지나 남중학교를 거쳐 걷다 보면 인봉리, 마당재, 가재미 마을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가재미를 지나면 팥죽배미가 있었는데, 그 마을을 지나면 나오는 은행다리 마을에 바로 외가가 있었습니다. 100호 정도의 초가집들이 모여 있는 시골 마을이었지요. 마을까지 가는 제대로 된 진입로도 없어서 나무꾼이 다니는 오솔길을 따라갔습니다. 1955년 아중저수지 둑을 쌓으면서 비로소 소달구지가 지나갈 정도의 길이 생겼습니다. 제가 이라는 동요를 참 좋아하는데요, 저희 외가가 그 동요 속 가사처럼 봄이면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로 울긋불긋한 꽃 대궐을 이뤘습니다. 지금도 눈만 감으면 그 풍경이 선해요. 마당에는 복사꽃이 피어 있고, 집 뒤로는 살구나무, 대밭, 감나무가 가득했어요. 오뉴월에는 모 심으려고 해놓은 논에서 우렁이를 잡아다 외갓집 화로에 구워 먹고, 한여름에는 평상에 누워 은하수를 보다가 타닥타닥 모깃불 타는 소리를 들으며 잠들기도 하고, 가을에는 메뚜기 잡고 놀고, 그야말로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한마디로 제 정서적 고향 같은 곳이에요. 저희 외할아버지가 1961년 6월에 돌아가셨는데, 전주시에 기증한 사진은 당시 상여 나가던 모습을 찍은 거예요. 사진에 논에 모심기한 모습이며, 마을 풍경이며, 아중저수지 모습 등 당시 아중리 풍경들이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진에서 그 시절 전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사진으로나마 전주의 근현대사를 보여 주고파 제가 올해 우리 나이로 여든이에요. 근현대사를 몸소 겪은 세대지요.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을 맞고, 6·25 전쟁을 겪고, 전쟁 후 지독한 보릿고개를 넘어 전주가 점점 발전해 가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입니다. 6·25 때 전주 시내가 폭격으로 환하게 불타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6·25 직후 먹을 게 없어서 찔레꽃이며 진달래 뜯어 먹던 시절은 또 어떻고요? 그런 시절을 지나 지금의 발전한 전주를 보면,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때 감히 전주가 지금처럼 발전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 시절의 전주가 생생한 사람으로서 요즘 사람들에게 그때의 전주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꾸준히 전주시에 제가 소장한 전주시 관련 기록물들을 기증해 왔습니다. 집에 두면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고, 저만의 기록물로 남겠지만, 시에 기증하면 전주 시민과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요. 제가 요즘도 가끔 외가가 있던 아중호수를 찾는데요, 농업용수를 대던 저수지가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비록 그 옛날 사진 속 풍경은 사라졌지만, 발전한 모습이 자랑스럽거든요. 그러니 사진으로나마 많은 이들이 보고 전주의 변화를 확인하고, 내 고장 전주를 자랑스러워했으면 해요. 이상교(79) 어르신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나와 전주와 전라북도 중·고등학교에서 40여 년간 교직 생활을 했다. 제8회 전주 기록물공모전에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기증하여 최우수 기록물로 선정됐다.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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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추울수록 당기는 전주의 ‘국민 간식’
호떡집에 불났다, 원조 중앙 찹쌀호떡전주 중앙시장 안에 자리한 원조 중앙 찹쌀호떡은 전주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 최근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줄을 서야 그 맛을 볼 수 있는 금싸라기 호떡집이 됐다. 인기 비결은 호떡의 쫀득하고 차진 맛. 밀가루를 발효시켜 굽는 일반 호떡과 달리, 이곳은 막걸리에 불린 찹쌀을 가루로 낸 다음, 늙은 호박 물과 막걸리로 끓여낸 토란을 더해 반죽하는데, 재료가 남다른 만큼 단순한 호떡 그 이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기름에 구워 겉은 바삭바삭~ 속은 쫀득쫀득한 호떡은 한입 베어 물면 속에서 뜨거운 설탕물이 톡 터져 나오는데,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호떡에는 어묵을 꼭 곁들이자. 삶은 달걀 하나 동동 띄운 삼삼한 어묵 국물은 달콤한 호떡 맛을 더욱 부추긴다. 그야말로 환상적인 ‘단짠단짠’의 조합.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태평5길 49(전주중앙시장 내) 찐빵 만두 80년 변함없는 맛, 백일홍백일홍의 찐빵과 만두를 먹는 순간 외치게 될 것이다. ‘진짜 맛있다.’ 세상 이보다 더 흔하고 진부한 말이 또 있을까 싶지만, 그 말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백일홍 찐빵과 만두는 80년 동안 변치 않는 맛으로 전주 시민들의 입맛을 꽁꽁 붙들어 놓은 곳이다. 이곳의 메뉴는 단 2개. 찐빵과 만두. 둘 중 하나만 먹겠다고 마음먹으면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이후로 인생 최대 고민에 빠질 수 있으니, 그냥 찐빵 만두 다 먹자. 100% 국내산 재료로 소를 넣은 만두와 팥 앙금의 단맛을 살린 찐빵은 놓치면 큰일 날 만큼 마성의 맛을 자랑한다. 만두피와 빵은 직접 반죽해 만드는데, 두툼하지만 쫀득해서 끝까지 먹게 된다. 백일홍 찐빵과 만두는 일일 한정 판매를 한다. 오후 무렵이면 찐빵 만두 모두 동이 나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일 것을 권한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67 뜨끈함이 고플 땐 웰빙 새알팥죽일찍이 어르신들은 말씀하셨다. “겨울에 먹는 팥죽이 진짜배기”라고. 뜨끈한 겨울 팥죽을 찾아 헤매는 죽순이들의 마음을 저격하는 곳이 바로 ‘웰빙 새알팥죽’이다. 이름처럼 대표 메뉴는 새알 팥죽.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팥의 진한 단맛이 살아 있는데, 한번 먹으면 숟가락질을 멈출 수 없을 정도. 찹쌀로 빚은 새알도 아낌없이 넣어 한 그릇 뚝딱할 때까지 쫀득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놀라운 점 하나. 팥죽을 시키면 보리밥이 서비스로 나온다는 것. 얼마나 푸짐하면 보리밥을 시킨 건지, 팥죽을 시킨 건지 헷갈릴 정도. 보리밥은 푸릇푸릇한 푸성귀와 삼삼한 강된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데, 자극적이지 않아 단번에 그 맛에 매료되고 만다. 팥죽 먹으러 왔다가 보리밥에 반해 돌아가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 혹 보리밥에 정신 팔려 팥죽을 남겼다 해도 큰 걱정은 말자. 남은 새알 팥죽은 셀프 포장이 가능하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팽나무3길 24-28 소리부터 맛있다, 경기장 맛나튀김전주종합경기장 옆 골목에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 맞다. 그곳이 바로 ‘경기장 맛나튀김’이다. 서 있는 곳이 곧 테이블이 되는 이곳. 집게 하나 들고 서서 입에 딱 꽂히는 튀김을 골라 먹기만 하면 된다. 계산은? 나중에. 양껏 먹고 해도 늦지 않는다. 서서 튀김을 먹는 게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즉석에서 바로 튀겨 따끈따끈한 튀김을 입에 넣는 순간, 그 수고로움은 싹 잊힌다. 고추, 김말이, 달걀, 식빵, 오징어 튀김이 이곳의 대표 메뉴. 두 번 튀겨 바삭바삭한 맛이 좀처럼 가게 앞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가격은 또 어떻고? 튀김 2개에 천 원이라는 놀라도록 착한 가격에 아예 가게 앞에 눌러앉게 될지도 모를 일. 아무리 튀김에 반했어도 핫도그는 꼭 맛보자. 설탕 휘휘 묻혀, 케첩 착착 뿌려 먹으면 그 맛이 따블따블 따따블로 최고다.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들사평로 47 먹자마자 중독, 전설의 맛집 ‘돌아온 떡볶이’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수십여 년 전.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에 입을 가진 이들이라면 그냥은 지나치지 못한다는 전설의 떡볶이집이 있었더랬다. 이름하여 ‘옴시롱감시롱’. 어느 날 홀연히 사라졌던 그 집이 십수 년 만에 ‘돌아온 떡볶이’로 다시 찾아왔다. 이곳의 떡볶이는 두툼한 떡과 매콤달콤한 맛의 찐득한 소스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 홍시와 대추로 단맛을 내서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이 떡볶이를 더 맛있게 먹는 법은? 순대, 튀김과 같이 먹는 것. 특히 통통하게 살 오른 대하 한 마리를 바싹하게 튀겨낸 대하 튀김이 잘 어울린다. 분식으로 성에 안 찬다면 식사 메뉴를 선택하자. 여름에는 소바, 겨울에는 생합 칼국수와 떡국을 맛볼 수 있다. 매일 새벽 끓여낸 육수로 감칠맛을 살린 칼국수와 떡국은 푸짐한 한 그릇에 6,000원. 식사 주문 시, 손 큰 사장님이 떡볶이를 서비스로 내준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안덕원로 53,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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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튀김
2021 전주시정 운영 방향
새해, 이런 전주를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과 함께 즐길 만한 시설이 부족하고, 또 있어도 만족도가 낮아서 다른 지역으로 많이 가게 됩니다. 관광객 배려도 좋지만 정작 지역민들이 즐길 만한 시설들, 특히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이원구|43․학원 운영 전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거나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관광객들이 가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주의 경쟁력 있는 자원에 다양한 놀거리와 전주만의 특징을 살린 공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신재은|19․고등학생 지난여름에 친구들과 건지산에 갔는데, 놀이터에서 미끄럼도 타고 재밌었어요.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전주에도 캠핑장이 있어서 주말에 가족들과 놀러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박상선|12초등학생 전통예술의 도시 전주이지만, 전통예술에 대해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전통예술에 대한 예산, 장소, 인력 지원이 많아져서, 전주의 향기 물씬 풍기는 다양한 공연들이 새해에는 더욱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김광오|47․예술인 부족하다고 꾸지람도 많이 하지만,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해 누구보다 고생 많았을, 그리고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해 준 전주시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도 쉽지 않은 시간이 계속되겠지만, 이 어려움을 꿋꿋하게 모두 함께 잘 극복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꼭 열릴 거예요.김주현|55․자영업 전주는 청년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지원제도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서울시의 ‘희망 두 배 통장’처럼 청년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 다양해지면, 인력 유출이 줄지 않을까요? 많은 청년들이 전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전주시가 적극적인 청년 경제 지원정책을 만들어 주세요.조소영|28․직장인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고 있는데, 전주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어요. 집값을 행정에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전주 집값 문제는 20~30대 청년들에게는 너무나 막막한 현실로 다가옵니다. 청년들이 주거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주택이나 임대주택을 정책적으로 늘렸으면 좋겠어요.이원우|29․직장인 혁신도시 등 신도심 등은 버스 노선이 적은데, 배차 간격마저 길어 이동하기 불편해요. 택시를 타게 되면 요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고요. 마을버스가 빨리 안정화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한 전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유광태|24․대학생 전주시가 예술교육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외되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교육에서는 누구나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또한, 강사들도 사회 변화에 맞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강사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이경미|32․예술 강사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건강이 인생의 최고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해 전주 시민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 전주와 전라북도에 공공 의료 시스템이 자리 잡길 바랍니다.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지, 아플 때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도시가 되길!김경미|45․교사 저는 전주에서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취업 문제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전주 내에는 취업 자리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첫 직장 생활을 하게 되거나, 더 큰 도전을 하고 싶을 때는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들이나 재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길 바랍니다.이다인|26․직장인? 전주를 음식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풍부한 자원과 손맛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요새는 전주만의 색깔이 담긴 음식을 쉽게 만날 수 없는 것 같아요. 전통을 간직한 음식들은 잘 지켜지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음식들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관광도시 전주의 최고 경쟁력은 전주 음식 아닐까요?이건화|40․직장인 전주의 일부 도로는 좁고 울퉁불퉁한 곳도 있다 보니, 운전하기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상습적으로 막히는 구간은 늘 막히는데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로를 좀 더 넓게 만들고, 공영주차장을 좀 더 확보해서 시민들이 차로 인해 겪는 불편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되었으면 합니다.이빛나|36․회사원 정년퇴직하거나 나이 제한으로 일자리에서 쫓겨나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주시의 중·장년층 일자리 사업이 있긴 하지만, 좀 더 확대해 일하기를 원하는 더 많은 분들이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이현재|37․직장인 취업하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는 중에 ‘내일배움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종목에 대해 검색했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전주는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토목기계, 건축설계 같은 공과 계열은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곳이 전혀 없더라고요. 취업을 위해 학생들과 취업 준비생들이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게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랍니다.오강수|27․취업 준비생 어려운 한 해였지만,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는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전주는 언제나 사람이 먼저인 도시였으면 좋겠습니다. 교통도, 도시재생도, 문화도, 디지털 사업도 사람이 먼저인 도시가 진짜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정윤정|25․사회적경제조직 활동가 문화도시 전주에서는 각종 공연이나 전시회에 초대권을 제한했으면 합니다. 초대권을 남발하는 것은 공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잘못된 행위입니다. 제값 주고 예매했던 사람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반복되는 이런 행위가 새해에는 없어지길!정명희|62․주부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특별한 혜택을 받지만, 노인들은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낍니다. 행정에서 노인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면 좋겠어요.정양순|68․요양보호사 코로나19가 너무 무섭습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을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어 외롭기까지 합니다. 이 고비를 빨리 이겨 냈으면 좋겠어요. 노인들이 소일거리라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주세요.주순옥|78․어르신 코로나19로 인해 9월부터 시내버스 운행이 감축되었는데, 매일 버스를 타는 승객 입장에서는 너무 불편하고 힘들어요. 특히, 등하굣길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거리 두기가 전혀 지켜지질 않아 코로나19 감염 우려까지 있습니다. 시내버스 회사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등교 시간 한 시간과 하교 시간 두 시간은 예전처럼 시내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 주세요.김현지|18․고등학생
20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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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소박한 풍류, 전주가맥
1980년대 초반, 전주 경원동 일대의 작은 가게들이 탁자와 의자 몇 개를 펼쳐놓고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전주가맥’.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인데요,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전주만의 독특한 음주문화로 자리 잡았고, 입소문으로도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졌습니다. 가맥의 매력은 착한 가격에 무엇보다 그 가게만의 대표안주입니다. 황태구이, 갑오징어, 닭발튀김, 계란말이 등 푸짐한 안주에 집집마다 다른 빛깔과 오묘한 풍미를 지닌 양념장을 맛보면 그 집만의 내공을 엿볼 수 있지요. 덕분에 여름밤이면 가맥집마다 시민들로 자리가 빼곡하고 포장 손님까지 줄을 잇는답니다. 또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가맥집 탐방은 필수 여행 코스가 되었지요. 가게 맥주만으로도 전국 유일의 문화를 만들어내니 이게 바로 전주만의 솜씨요, 풍류가 아닐까요? 전주가맥축제 일시 l 8.9.(목)~8.11.(토) 장소 l 전주종합경기장 주차장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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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책이다
전주는 책의 도시입니다. 조선 시대 때 전라감영이 있던 전주에서는 책을 만들었습니다. 전주의 옛 이름,‘완산(完山)’에서 발간한 책과 그 판본을‘완판본(完板本)’이라고 하지요. 그리고 오늘날 전주는 전국에서 인구 대비 도서관이 가장 많은 도시가 되었습니다. 이번 여름에는 책을 한 권 골라 천천히 음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책과 조금 서먹서먹해졌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습니다. 이 책으로 여름을 건너는 법, ‘북캉스’ 즐기는 비법을 안내해 드립니다. 전주 곳곳에 문을 연 작고 어여쁜 책방들과 매일 책을 껴안고 사는 책방지기들의 추천 도서를 소개해 드립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아이들과 같이 도서관에서 선선하고, 신선하게 피서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도서관에는 남녀노소 모두 취향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으니까요. ‘2018 전주독서대전’에 대한 소식은 또 어떤가요? 9월 14일부터 3일간, ‘기록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전주가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으로 변신합니다. 이 밖에도 애독가의 책 읽는 공간, 책 읽는 기쁨을 담뿍 맛보게 해줄 독서 소품 이야기 등을 담았습니다. 전주의 여름은 문자 향으로 그윽해지고요. 을 펼치면 책과 함께하는 시원한 여름이 펼쳐집니다.
#완산
#완판본
#북캉스
여름은 책이다-책과 공간
우리는 운 좋게도 책방으로 들어선다
인문학 서점, ‘조지오웰의 혜안’서점 주인이 유럽에서 오랫동안 살다 왔다. 그곳의 오래된 동네 서점과 서가에 매료되어 전주 서학동에 작고 느낌 있는 책방을 열었다. 런던의 ‘돈트북스’처럼 세계인이 찾는 책방이 될지도 모른다. 주소┃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25(동서학동) 문의┃063-288-8545 며칠 눌러살고 싶어지는 곳, ‘살림책방’많은 책을 진열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 고민하는 책방. 무엇보다 넓은 마룻바닥에 ‘널브러져’ 느긋하게 읽는 책이 꿀맛!주소┃전주시 덕진구 하가3길 20-9(덕진동) 문의┃010-3365-1221 책으로 놀아 볼까? ‘책방 놀지’‘Knowlege’와 ‘知’를 합친 이름, ‘놀지’. 책과 사람이 한데 어울려 놀 궁리를 하는 책방 겸 카페.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간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은 물론, 시집과 소설책도 있다. 주소┃전주시 덕진구 견훤왕궁로 279-1(금암동) 문의┃010-2743-9576 잘 익은 열매 같은 책방, ‘잘 익은 언어들’카피라이터이기도 한 책방지기는 책으로 더 성숙해지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책부터 청소년 문학, 생태,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여름날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영근 책방. 주소┃전주시 덕진구 두간11길 15(송천동) 문의┃010-3000-6959 지친 일상에 건네는 활기찬 위로, ‘책방 토닥토닥’ ‘책방 토닥토닥’에는 인권에 대한 책, 독립 잡지 등 새로운 책, 다양한 책이 있다. 에니어그램을 이용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주소┃전주시 완산구 풍남문1길 19-3 남부시장 2층 청년몰 문의┃010-8528-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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