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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특집 ; 전주 vs 전주
숍 vs 공방
공간에서 찾은 마음 쉴 틈
식물숍 최근 ‘반려식물’이 인기다. 실내를 식물로 직접 꾸미는 홈가드닝은 공기정화와 심리적 안정 효과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삼조다. 중노송동에 위치한 식물숍 ‘정글고래’는 식물 판매와 더불어 테라리움 및 가드닝클래스도 진행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이름처럼 고래가 유영하듯 초록의 물결로 가득하다. 행잉 플랜트와 이끼액자, 크고 작은 화분들까지 주인장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올여름은 정글고래에서 향긋한 차와 함께 신선한 기운을 듬뿍 받아 보는 건 어떨까.정글고래 완산구 견훤왕궁로 54 인스타그램 junglegorae_cafe소품숍 빈티지 소품숍 ‘FKEY’는 가장 전주다운 건축물인 한옥에서 영감을 받았다. 고풍스러운 의자, 조명, 포스터, 화병 등 가구와 소품들이 서까래 아래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초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중정도 고즈넉하다. ‘배치브루’라는 독특한 추출 방식의 커피도 공간에 향을 더한다. 혹자는 ‘전주 속 서촌 감성’이라 할 정도니 주인장의 감각이 짙게 밴 공간의 매력에 푹 빠질 만하다.FKEY 완산구 관선1길 21 1층인스타그램 fkeyfkeyfkey향수공방향기로 감각을 깨우는 공간도 있다. 향수 공방 ‘퍼센트’에서는 각종 향수와 디퓨저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깔끔한 실내로 들어서면 이름 모를 향기로 가득하다. 가지런히 정돈된 시약병들과 샹들리에 조명, 방 구석구석을 장식한 드라이플라워가 공간의 매력을 더한다. 나만의 향수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여러가지 향을 맡아 본 후 그 느낌을 써 본다. 선택한 향료를 한 방울씩 섞어 가며 병을 채운다. 2주의 숙성 기간이 지나면 비로소 나만의 애착 향수가 탄생한다. 나에게 딱 맞는 향기가 궁금하다면, 퍼센트에 방문해 보자. 퍼센트 완산구 전주객사3길 27 문의 063-903-5331 인스타그램 per_scent_가죽공방가죽은 오래되어 손때 묻을수록 정이 가는 소재다. 전주수목원 근처 한적한 곳에 위치한 카페 ‘디디공감’은 가죽공방으로도 유명하다. 가방의 구조에 대한 이해부터 패턴 디자인, 재단, 바느질, 마감, 완성까지 유럽식 가죽공예를 직접 경험해 보고 배워 볼 수 있다. 디디공감의 공간 역시 ‘디자인을 공감하다’란 의미처럼 절제된 감성과 편안함이 묻어 있다. 갤러리에서는 공간 대여, 전시, 프리마켓 등 다양한 이벤트도 종종 마련된다. 디디공감 덕진구 쪽구름로 182 2동 문의 0507-1382-0677 인스타그램 dd.jeonju유리공방빛을 만드는 시간. 유리공예 공방 ‘사적인 시간’이 주는 메시지는 ‘힐링’이다. 다양한 색유리와 빛이 만나 펼쳐지는 눈부심은 마치 포근한 위로와도 같다. 이곳에선 장신구함부터 스탠드, 선캐처(유리로 만든 모빌)까지 유리를 활용한 다양한 일상 소품들을 제작할 수 있다. 도안과 유리를 고르면 주인장이 섬세한 손길로 빗금을 그려 준다. 유리 절단용 칼로 힘을 주어 잘라 내고 인두로 이어 붙이면 나만의 작품이 완성된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선캐처처럼 평온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자. 사적인 시간 덕진구 백동6길 13 문의 0507-1441-7047 인스타그램 my_privatetime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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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다
지도 위에 꽃핀
전주의 축제
전주수목원 장미기와지붕 얹은 담벼락에 둘러싸인 ‘장미의 뜨락’에는 다양한 빛깔의 장미가 사이좋게 이웃하며 봄꽃의 향연을 완성한다.개화 시기 5~6월전주동물원 튤립전주동물원 입구, 높이 솟은 나무들 사이로 튤립이 무리 지어 피어난다. 빨강 노랑 보라 주황, 형형색색 빛깔을 뽐내며 동물원 안쪽으로 발길을 이끈다.개화 시기 4~5월팔복동 이팝나무 봄이 정점에 오르면 팔복동 철길 위로 새하얀 꽃잎이 난분분하며 이팝나무 터널 가득 봄기운을 퍼뜨린다. 이팝꽃 개화 시기에 맞춰 열리는 플리마켓과 먹거리 장터도 놓치지 말자.개화 시기 5~6월완산칠봉 겹벚꽃 완산도서관 뒷길에서 오르막을 오르면, 완산칠봉 봉우리마다 얼굴을 내민 겹벚꽃이 올해의 벚꽃엔딩을 장식한다.개화 시기 4~5월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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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견문록
만萬 개의 꽃잎이 만滿개하던 날
전주 원동마을에서 완주 비비정까지
별꽃 배꽃 흐드러진 전주 원동마을 4월 하늘 아래 가장 맑고 희고 환한 곳. 전주 원동 과수원정보화마을이다. 원동 배꽃이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1950년대 ‘배 대통령’이라 불렸던 고 박남규 씨가 원동 1호 과수원인 조양농장을 열면서부터다. 원동은 전국적인 배 산지로 거듭났고 지금도 4월 말 무렵이면 배꽃 축제를 열기도 한다. 원동초등학교 초입부터 원동로를 따라 걸으면 비밀 이야기를 숨겨 놓은 듯 무더기무더기 터널을 이룬 꽃길이 있다. 그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온통 흰 배꽃들이고, 배꽃들 너머로 봄날의 하늘이 푸르다. 원동마을 벽화에서 “쉬는 것도 일입니다.”라는 문장을 보았다. 그래서인지 배밭에서는 꽃 피는 것도 봄날의 일이라는 듯 분주하다. 일삼아 잘 쉬어 보라고, 제대로 쉬어 보라고 이 봄날이 사람들을 불렀나 보다. 꽃 한 송이에 시선이 머문다. 꽃인 줄 알았더니 사실은 간밤에 내려앉은 별 무더기다. 어디선가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더니 화르르 별꽃이 떨어진다. 배꽃이 떨어진다. 나비처럼, 꽃잎이, 바람을 타고, 우르르 공중으로 솟구친다. 이 봄날이 꽃들로 화창해지는 순간이다.봄꽃의 향연, 4월의 수목원 원동마을에서 배꽃에 취한 걸음이 이내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에 닿는다. 1972년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목원은 1983년부터 식물을 수집해 1992년에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그날부터 전주수목원은 다양한 식물 종과 만나는 자연학습장이 되었다. 수피에 이끼를 가득 안은 이팝나무가 줄지어 선 입구를 들어선다. 아까 배꽃 터널에서 만났던 바람도 서둘러 도착했다. 4월의 꽃들이 꽃대를 세운다. 튤립이다. 어린아이의 미소가 튤립을 활짝 피어나게 한다. 나들이객의 카메라에는 담기지 않는 꽃들의 표정을 본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발길이 닿는 수목원의 4월. 그 사람들이 모두 4월의 향기를 한 줌씩 퍼 가도 수목원의 향기는 조금도 줄지 않을 것이다. 대신 사람들은 마음 가득 4월 향기를 채우고, 봄날의 향기로 한 해를 살아가겠지. 봄날을 채비하는 완주 비비정(飛飛亭) 강을 건너도 수목원의 봄 향기는 흩어지지 않는다. 그 가운데 한 줌을 하리교에 풀어놓고 삼례교까지 걷는다. 서두를 것 없이 물살의 속도에 발길을 맞추면, 그 속도가 마치 봄이 오는 걸음걸이처럼 가볍다. 이르게 핀 벚꽃은 어느새 지고, 늦은 벚꽃은 또 한편에서 화들짝하게 피었다. 그 사잇길을 자전거를 탄 소년들이 지나간다. 이 봄볕 아래에서 소년들의 어깨는 단단하게 여물어 갈 것이다. 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면 강물은 좀 더 성질 급하게 흘러가겠지만, 오늘만큼은 내 걸음에 맞춰 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만경강을 가로지르는 철길을 따라 고속열차는 세월의 속도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비비정에 희고 푸른 바람이 분다. 만경 8경 중 5경인 ‘비비낙안(飛飛落雁)’ 비비정에서 백사장에 내려앉은 기러기 떼를 바라보며 시와 운문을 지었다는 선비들처럼 4월의 봄날이 좀 더 이곳에 머무르며 이 봄을 풀어놓고 갔으면 좋겠다.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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