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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장장하일 | 花
전주를 수놓는 오색 빛깔 꽃의 향연, 전주 여름꽃
백 일을 피고 지는 꽃 목백일홍(배롱나무)나무에서 피는 백일홍이라 하여 목백일홍이라고 불리는 꽃. 여러 그루가 무리를 지어 있기보다는 사찰이나 한옥 마당에 한두 그루씩 피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화려하고 풍성한 꽃들이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무 몸통을 간지럽히면 가지 끝이 떨린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다. 7월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데, 특히 전주향교의 여름은 배롱나무가 주인공이다. 은행나무를 비롯한 주변 수목이 푸른 빛만을 뿜어낼 때, 부채꼴 모양으로 가지를 쫙 편 배롱나무는 화사함을 선보이며 향교의 색을 더한다. 강렬한 태양 빛을 품은 듯 능소화 능소화는 과거 양반집에서만 심었고, 다른 나무들보다 싹을 늦게 틔우는 모습이 여유로운 양반과 닮았다 하여 양반나무라고도 불린다. 등나무처럼 넝쿨을 뻗어 담장을 오르는 능소화는 화려한 빛깔이 매력적이다. 한옥마을에 피어난 주황빛 능소화는 전통 기와, 돌담의 무채색과 대비를 이뤄 더욱 돋보인다. ‘기다림’, ‘그리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능소화에는 ‘소화’라는 이름의 궁녀가 임금의 사랑을 그리워하다 상사병으로 죽고, 그 자리에 피어난 꽃이라는 설화가 전해진다. 낙화할 때도 통째로 툭 떨어지는 처연함이 설화를 떠올리게 한다. 초여름부터 한옥마을과 서학동 예술마을 등에서 금색 등을 켜놓은 듯한 능소화를 만날 수 있다. 마음을 당기는 고고한 향기 덕진연꽃 수질이 좋지 않아도 잘 자라고, 고고하게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특징 때문에 ‘군자의 꽃’이라 불리는 연꽃은 여름꽃의 대명사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전국적으로 손꼽는 연꽃 군락지인 덕진공원은 시민들의 기억 속 여름꽃 명소 1번을 차지하지 않을까? 만개한 연꽃의 맑은 향은 공원 입구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연꽃이 주는 분위기는 밤이 되면 더욱 풍성해진다. 새로 정비한 연화교를 중심으로 은은한 경관 조명과 함께 호수를 채운 연잎과 연꽃의 장관은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호수를 한 바퀴 돌며 연화정도서관, 연지정, 수변쉼터에 들러 각기 다른 풍경의 연꽃을 관찰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전주’라는 이름을 지닌 유일한 식물 전주물꼬리풀 전주물꼬리풀은 100여 년 전, 전주의 습지에서 최초로 채집되어 ‘전주’라는 지명이 붙은 유일한 식물이다. 혼자서는 수수한 매력을 자랑하고, 자생지 군락을 이루면 보기 드문 은은한 보랏빛으로 주위를 물들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물살이 약하고 너무 수온이 낮지 않은 양지바른 곳에서만 자라는 까다로운 생육 조건 때문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전주물꼬리풀은 한때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으로 전주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지만, 작년에 기린공원에 전주물꼬리풀 서식지를 조성했다. 무더위 속에 통통하게 꽃을 피운 물꼬리풀은 전주의 깨끗한 환경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3.07.25
#전주덕진공원
#전주물꼬리품
#덕진연꽃
#능소화
장장하일 I 樂
돌아온 여름 축제, 열정으로 날리는 무더위!
전주의 모든 가맥 다 모여라 전주가맥축제 지구상 가장 큰 가맥집이 등장한다.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전주 유명 가맥집들이 ‘전주종합경기장’에 모여 판을 벌인다. 전국구 각지의 맥주 덕후들은 전주 가맥문화에 흠뻑 취해보고자 ‘전주가맥축제’로 몰려온다. 폭죽과 드론쇼가 화려하게 수놓은 밤하늘 아래 전국 맥주 애호가들의 건배사가 울려 퍼진다. 철거된 야구장 부지 위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그간 가로막혔던 시야가 뻥 뚫려, 축제의 시원함이 두 배다. 올해 맥주는 일명 손석구 맥주라 불리는 신상 라거 ‘켈리’로 정했다. 당일 생산된 캘리의 신선함이 무더위 갈증을 날려준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얼음통에 담긴 시원한 켈리 한잔을 곧장 원샷해보길 추천한다. 전주가맥축제가 다시, 확 커졌다. 작년 하루 2만 명으로 제한된 입장 인원 제한을 풀어, 4천 석의 좌석을 9천 석으로 늘렸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입구는 크게, 편의시설은 늘렸다. 전주 전역에 퍼져있는 가맥집 30여 곳의 안주 맛자랑은 여전하다. 씹을수록 고소한 황태포와 오징어를 비롯해 바삭한 고추치킨, 매콤한 떡볶이 등 다양한 안주가 푸짐하다. 입만 즐거우랴, 눈까지 호강이다. 행사장 무대 위 연예인 초청공연, 퍼포먼스, EDM 파티가 축제의 흥을 돋운다. 소맥 말기 대회, 맥주 병뚜껑 큰 소리로 따기 대회 등 즉흥적인 현장 이벤트들도 맥주 덕후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한번 들어서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올여름, 전주에서 어른들만의 축제를 즐겨 보자. 전주가맥축제일자 | 8월 17일 목요일부터 8월 19일 토요일까지장소 | 전주종합경기장(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51)문의 | 전주가맥축제 추진위원회(070-8870-6870)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공연의 향연!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Music is my life!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축제,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이 작년에 이어 올해 8월 11일(금)부터 8월 13일(일)까지 전주 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된다. 매년 기대를 모으는 라인업도 공개됐다. 자우림, NELL, 10CM, 비와이, 빌리, 멜로망스 등 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의 공연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공연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인디, 록, 케이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로 이루어진 공연은 한낮부터 늦은 밤까지 지루할 틈 없이 우리의 눈과 귀를 채운다. 감미로운 선율에 위로를 받고,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 보면 어느새 올여름 무더위에 쌓인 스트레스는 저 멀리 날아간다. 다양한 음악장르 만큼이나, 축제를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뮤지션과 함께 호흡하는 ‘스탠딩존’, 텐트, 돗자리를 펴고 앉아 먹거리와 함께 음악을 즐기는 ‘피크닉존’, 서늘한 그늘 아래 여름밤의 낭만이 있는 ‘그늘막존’ 등 취향대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마음속에 또렷이 기억해 둔다는 뜻의 ‘아로새기다’라는 말이 있다. 음악과 함께 아로새겨질 특별한 여름의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JUMF로 떠나자.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일자 | 8월 11일 금요일부터 8월 13일 일요일까지장소 | 전주종합경기장(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51)문의 |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사무국(063-220-8120)
#전주가맥축제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JUMF
전주에 길이 있다
어은로-공북로
옛 여름 기억을 따라 걷는 어은골
어은골 여름 산책의 매력 잠깐의 외출만으로도 녹초가 되어 버릴 정도로 찌는 듯한 더위와 함께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휴가를 내고 피서를 떠나도 좋겠고, 여의치 않다면 잠깐이라도 짬을 내어 여름 마실을 다녀오자. 가까워서 익숙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걸어 볼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 완산구에서 덕진구로 넘어갈 적에 차를 타고 휙 하니 지나가 버리는 어은터널 말고, 직접 걸어가며 발길을 주어야만 보이는 어은골에는 옛 여름의 모습이 남아 있다. 어은골은 풍수지리적으로 잉어가 몸을 숨기는 곳이자,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이 많이 살았다는 지명유래를 가지고 있다. 그 이름처럼 물가에 생긴 자연부락 어은골은 정감 가는 마을의 모습을 지키고 있다. 도깨비 전설이 얽힌 팽나무처럼 땡볕으로 이마에 구슬땀이 흐를 정도로 걷다 보면 마냥 작지는 않은 공터를 지키고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만난다. 보호수로 지정된 500살을 훌쩍 넘긴 팽나무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바위를 의자 삼아 한숨 돌린다. 바위에는 도깨비의 얼굴, 방망이 등이 새겨져 있는데, 이 도깨비에 얽힌 전설이 있다. 몸이 허약한 어린아이를 돕기 위해 밤마다 몰래 약초를 가져다 놓았고, 덕분에 그 아이는 아리따운 처녀로 컸단다. 도깨비는 처녀를 짝사랑했고, 처녀가 시집가자 밤마다 당산나무 아래서 울어 댔다. 마을 사람들이 잔치를 벌여 위로해 주자 그 뒤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도깨비의 전설이 깃든 팽나무라 그런지 그늘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 어은골이 주는 은은하면서 활기찬 분위기는 도깨비 덕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어은골 팽나무 ‘도깨비나무’, ‘당산나무’로 불리는 유서 깊은 나무다. 100일 동안 기도를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설화도 있다. 1월과 8월 보름이면 마을 사람들이 제사를 지낸다. 나무의 나이는 약 520년으로 추정되며,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최근 조형물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쉼터가 조성된 덕분에 잠시 머물러 갈 만하다. 잠시 쉬어 가도 좋은 카페 아도(Ado) 어은골의 유일한 카페다. “All day off” 하루 종일 쉰다는 뜻의 앞글자만을 따서 이름 붙였다. 꽤나 넓직한 주차장이 갖춰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 식물로 포인트를 준 플랜테리어 디자인의 내부, 캠핑 감성 가득한 외부 모두 특색이 있다. 걷다 지칠 무더위에 얼음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기분 좋은 공간이다. 다리는 추억을 싣고 어은쌍다리 전주 미래유산 27호로 지정된 어은쌍다리. 오직 걸어서만 지나다니던 오래된 다리 옆으로 차량 통행을 위한 다리가 하나 더 붙어 쌍다리가 되었다. 1톤 이상의 큰 차들은 다닐 수 없고, 폭이 좁은 편이라 통행량이 많지는 않다. 전주천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하니 사진 한 컷 찍는 여유를 가져 보자. 순교자들의 거룩한 땅 숲정이성지 숲정이성지는 과거 수목이 울창한 숲으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숲머리, 숲정이로 불리다가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인박해 이후 순교자비를 세우고 이들의 넋을 기리는 성지가 되었다.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며 도심이 된 성지는 나무와 조형물로 꾸며져 도심 속 ‘빛과 소금’ 같은 소중한 녹지를 제공한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길 전주천 여름 전주천은 특별한 구석이 있다. 쨍하니 내리쬐는 햇볕이 도도하게 흐르는 하천을 만나 부서지는 ‘윤슬’이다. 해가 땅 아래로 내려갈 즈음 천변을 따라 걷다가 새로 단장을 마친 운동기구와 쾌적한 편의시설들을 이용해 보자. 1급수를 가득 품고 흐르는 천은 물소리와 함께 상쾌함을 선물한다. 전주의 근·현대를 담은 조경 공원 태평문화공원 최초의 전주역이 자리했던 땅에 인문·과학적 요소가 조화를 이룬 공원이다. 기차역과 연초제초장 부지라는 역사적 배경 위에 물을 끌어들인 수(水) 공간, 환경 조각으로 외벽을 꾸민 담장, 전통 정자와 굴뚝 조형물이 그 운치를 더한다. 시민들의 기억 한 켠에 남아 있던 전주의 근·현대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다.
#어은골
#팽나무
#전주천
전주人터뷰
탄소의 무한가능성에 도전하는
임동욱 ㈜피치케이블 대표
Q. 2023 전주시민대상 산업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동안 탄소로 공공시설물을 만들어 왔습니다. 탄소발열벤치, 스노우멜팅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며 사람들이 추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또 중소기업연합회와 이노비즈협회 등을 통해 다른 기업인들과의 상생을 추구했어요. 이런 그동안의 노고가 이번 상으로 보답을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Q. 탄소를 이용해 개발한 공공시설물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 회사의 주력 상품은 탄소발열벤치입니다. 시린 겨울, 버스를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던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기다림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개발한 제품이죠. 평상시에는 그냥 벤치이지만 앉는 순간 열을 내며 앉은 사람에게 따스함을 선사하죠. 마치 자동차 열선 시트 같은 느낌이에요. 벤치 외에도 도로에 쌓인 눈을 녹이는 스노우멜팅시스템을 개발했어요. 도로 포장 밑에 들어가는 이 시스템은 길에 눈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여 겨울철 눈길에도 차량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Q. 요즘 새로운 탄소제품을 개발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도 탄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은 냉온열벤치입니다. 탄소를 활용한 온열벤치에 물을 이용한 냉각시스템을 추가하여 사계절 내낸 쾌적하게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죠. 공공시설물을 통해 조금이나마 소외계층과 교통약자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저희 회사에서 만드는 탄소 패널의 용도는 무궁무진해요. 공공시설물은 아니어도 탄소를 이용한 찜질방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결국 저에게도 이익이 되더라고요. Q. 10년 가까이 탄소 외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탄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희 회사의 모토는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에요. 탄소온열벤치를 비롯해 많은 제품을 경쟁자보다 빠르게 개발했죠.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최초로 개발할 수 있었던 건 탄소의 무궁한 활용도 덕분이에요. 저희 회사에서 생산하는 탄소 패널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죠. 온열벤치뿐만 아니라 스노우멜팅시스템, 탄소 찜질방, 바닥 패널 등 많은 곳에 사용하고 있어요. 이런 유연한 활용도가 회사의 모토와 잘 맞아 10년 동안 탄소 외길을 걸어올 수 있었어요. Q. 마지막으로 전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받은 전주시민대상은 전주시민들이 주신 상입니다. 앞으로도 공익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 기업인으로서 지역의 다른 기업인들과 함께 고민을 같이 나누며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창업부터 시작한 후배 기업인들과도 협업하며 더 많은 향토기업이 전주에 뿌리내리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피치케이블주소 | 전주시 덕진구 신복로 105전화 | 063-212-0830~1
2023.06.23
#피치케이블
#탄소
#공공시설물
#탄소발열벤치
아름다운 시절
전주시민들의 삶과 애환, 추억이 깃든 덕진공원
전주시민들의 여가와 힐링공간으로 사시사철 북새통을 이루는 전주 덕진공원. 해마다 7월 중순쯤이면, 전주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덕진채련(德津採蓮)과 함께 전국의 여행객이며 사진작가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다. 1930년대에는, 한해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5월 단오 창포물을 맞으러 온 호남지방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곳. 1978년 4월,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안고 있는 드넓은 호수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주시민들의 삶과 애환, 저마다의 추억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출렁이는 흔들다리와 오리보트에 몸을 맡겼던 기억을 남겨준 것은 1980년대다. 이후 2018년, 한국의 전통과 고풍스러운 면면으로 새롭게 단장한 후, 연화정과 연화교가 우아한 모습을 자랑하게 되었다. 연꽃 향기와 더불어 시민들에게 전주의 정취를 듬뿍 안겨주는 문화공간, 덕진공원. 시대를 벗 삼아 꼭 다녀가 볼 만한 우리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덕진공원
#단오
#창포물
전주, 모두의축제
우리 삶과 함께해 온 축제축제는 만남의 장이다. 오락거리가 극히 드물었던 시절, 마을 사람들이 모여 무엇인가를 기념하며 다같이 노는 것이 축제였다. 시간이 흘러 마을이 커지고, 마을들이 뭉쳐 도시와 국가를 형성하면서 축제의 규모 또한 커졌다.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와 수확을 맞이한 감사제, 새해맞이 축제 등 일상과 밀접한 축제들이 생겨났고, 오늘날에는 지역 특산물이나 명소, 문화를 홍보하기 위한 축제 등이 곳곳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사람들의 여가생활을 책임지고,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 축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축제로 떠들썩한 도시, 전주전주는 축제의 도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단오제를 비롯하여 거의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사습놀이, 이제 막 탄생해 주목받는 조선팝과 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가 전주에서 열린다. 특히 전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한 국제영화제와 세계소리축제 등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의 손을 잡고 구경했던 단옷날 풍경부터 친구, 연인과 함께 방문한 국제영화제까지 전주는 축제의 기억으로 가득하다.다시 쓰여지는 전주 축제현재 전주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축제는 수십 개가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 전주를 대표할 만한 성공적인 축제는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전주는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수많은 축제들을 재정비하기로 했다.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전주만의 축제를 만들어,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2022년에 진행한 축제 종합진단분석을 통해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축제들을 연계하고, 축제 사이의 빈틈을 매울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전주의 맛과 멋, 열정을 보여 주는 축제, 국내는 물론 세계가 인정할 만한 대표 축제. 지금, 전주의 축제가 다시 쓰여지고 있다.
2023.04.26
#전주
#JUMP
#비보이그랑프리
#연등축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문화제야행
전주객사길-전라감영길
영화보다 긴 여운을 따라 걷다
누구에게나 최초의 영화관은 있다내가 영화관에서 본 최초의 영화는 이다. 놀이기구 탈 차례를 기다리듯 상영관 문 앞에 줄지어 서 있던 아이들의 뒤통수만 정지된 화면처럼 떠오를 뿐, 정작 영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혹시 나는 상영관 안으로 끝내 발을 들이지 못했던 건 아닐까? 안타까운 의문이 들 만큼 기다림의 시간은 평생처럼 지루했다. 2000년대 초반 영화의 거리에 있던 이름 모를 극장들은 문을 닫은 지 오래이지만, 이 길을 걸을 때면 토막 난 필름처럼 앞뒤가 잘린 기억들이 재생되곤 한다.여전히 나는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길 때마다 객사길을 찾는다. 전주사람들 사이에서 ‘시내’로 통하는 이 길 위에서 나는 혼자일 때가 많았다. 영화관에 가는 길은 실제 거리보다 멀었고, 습관처럼 가게 안을 기웃거려도 유리창에 비치는 건 내 모습뿐이었다. 그러다 5월이면 나처럼 혼자 영화를 보러 온 행인들을 여럿 마주쳤다. 그들의 존재는 스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5월의 공기는 구름처럼 슬몃슬몃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전주국제영화제의 여백과도 같은 길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열흘, 영화의 거리는 영화제의 여백과도 같은 공간이다. 영화가 못다 한 이야기가 봄비처럼 길 위를 떠돌고, 골목마다 봄기운을 닮은 설렘으로 붐빈다. 매해 5월 연례행사처럼 이 길을 찾을 때마다, 전주 토박이인 나 또한 기꺼이 이방인이 된다.꼭 영화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이 길에서 영화의 흔적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 멀티플렉스 영화관부터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향토 극장인 전주시네마타운까지. 영화관이 이웃한 거리는 전주시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그러니 전주시민들은 영화의 거리라는 이름에 정당한 값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신도심으로 상권이 이동하는 동안, 영화의 거리만큼은 원도심을 떠나지 않는 까닭은 바로 영화보다 긴 여운의 힘이 아닐까. 스무 해도 더 지난 오늘에서야 가 상영 중인 극장 안으로 등을 떠미는, 질긴 추억의 힘 말이다.영화보다 영화 같은 시간여행전주시네마타운1962년 문을 연 코리아극장은 당시 전주는 물론이고 호남에서 제일 큰 규모의 최신 극장 중 하나로, 영화뿐 아니라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지던 무대였다. 1980년대 초반 경영 악화로 인한 세월의 풍파를 겪은 끝에 2004년 전주시네마타운으로 이름을 바꾼 뒤 현재의 자리를 지켜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눈을 사로잡는 영사기가 이곳의 역사를 짐작게 한다. 최신 영화를 단돈 7,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니, 영화보다 영화 같은 시간여행이 기다리고 있다.영화광들의 숨은 맛집금지옥엽 무명씨네객리단길 어느 샛골목, 영화광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가게가 있다. 각본집과 원작 소설 등 영화와 관련된 서적, 고전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다양한 영화 포스터, 영화의 감동을 재생시켜 줄 OST 바이닐을 비롯해 영화를 콘텐츠로 만든 갖가지 굿즈가 빼곡하다.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소장 가치가 높은 귀한 물건들만을 애지중지 골라 선보인다. 아담한 공간을 겨우 한 바퀴 둘러보았을 뿐인데, 밖을 나서니 시간은 어느새 저만치 달아나 있다.전주시내에 뿌리내린 효심수원백씨 효자 정려각문화공간 기린 사거리에서 직진해 걸어가다 보면 수원백씨 효자 정려각을 지난다. 객사길 이쪽저쪽을 드나드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이곳의 안쪽을 들여다보았을 법하다. 이곳은 수원백씨 백행량, 백응만 부자와 백규방, 백진석 부자의 효행을 기리고자 조선왕실 명에 의해 건립되었다. 대대로 이어 내려온 지극한 효심이 전주시내 중심가에 뿌리내렸으니, 잠시 발을 멈추고 그 기운을 새겨 볼 일이다.북적이는 도심 속 미술관문화공간 기린젊음의 거리이자 패션의 거리 한복판에 미술관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주 객사 4길, 대형서점이 있는 건물 3층에 문화공간 기린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학생 작품전, 졸업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약계층을 후원하며 전라북도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사회적인 목적에 뜻을 두고, 전시실과 더불어 회의·세미나·스터디룸과 공유사무실, 공유주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수공예의 온기 가득착한공작소객리단길에서 큰길을 건너 전라감영길에 자리한 착한공작소에 이르렀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다섯 명의 수공예 작가가 모인 건 5년 전, 플리마켓에서 만나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 공작소를 꾸려 지금까지 이어 왔다. ‘핸드메이드로 가치 있는 일하기’를 목표로 제품 제작과 판매, 문화예술교육과 더불어 공동체 활동과 도시재생, 마을축제 등 다양한 일을 벌이고 있다. 수공예 작품에 담긴 손의 온기 때문일까. 이곳의 공기는 봄날의 한낮보다 따뜻하다.날것의 언어를 만나다 에이커북스토어전라감영이 내려다보이는 4층 건물, 독립출판물을 알리는 책방이 있다. 날것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는 독립서적을 읽는 것은, 곧 책을 쓰고 엮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제목이 끌리는 책을 한 권 집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다가, 눈이 피곤할 때쯤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본다. 도심에서 한 발짝 물러난 고즈넉한 풍경이 휴식을 선사하니, 종일 분주했던 눈을 쉬는 것으로 오늘의 나들이를 마친다.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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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기원
#에이커북스토어
만남의 광장, 미원탑의 추억
1970년대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기억하던 장소이자 추억의 장소가 있다. 1967년부터 1979년까지 무려 12년 동안 전주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곳, 바로 미원탑이다.미원탑은 전북 정읍 출신故 임대홍 미원그룹(現 대상그룹) 회장이 옛 전주시청 사거리의 신호등 위에 광고를 목적으로 세운 탑이다. 전주 유일의 백화점이었던 아카데미백화점과 아카데미극장, 전북은행과 홍지서림이 있었던 전주의 중심가에서 미원탑은 랜드마크로 통했다. 밤에는 당시 보기 드물었던 네온사인까지 반짝거려 전주시민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후 도시가 성장하고 차량이 붐비기 시작하면서 통행이 불편해지자, 도로 정비와 노후화를 이유로 미원탑은 철거되었다. 미원탑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꺼진 지 40년. 전주객사와 한옥마을 사이에 위치해 여전히 사람들이 붐비는 그 자리에는 전라북도예술회관이 들어서 있고,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기업은행, 옛 전주시청사 자리에는미원탑 터를 알려 주는 안내문과 전주에서 평양까지 525km라고 적힌 도로원표가 나란히 서서 미원탑의 추억을 전하고 있다.현재는 철거되어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미원탑. 비록 안내문을 제외한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 한켠에 영원히 우뚝 서 있다.
2023.03.23
#미원탑
#전주시청
#추억
새봄, 새출발
함께 시작해요, 전주 별별 새 출발
신상 청년소통공간, 전주시 청년소통공간 ‘비빌'문지르다, 의지하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억척스럽게 버티다 등의 의미가 있는 단어 ‘비비대다’. 전주에서는 ‘비비대다’가 청년 소통공간의 이름이 되기도 한다.청년의 모임과 정보 교류 등을 통해 경험과 안목을 넓히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가 있는 청년소통공간 ‘비빌’은 청년들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카페, 공유 사무실을 무료로 대관해 주는 사업이다. 청년들은 장소를 활용하여 창업과 취업을 준비하며 큰 꿈을 키우며 회의와 모임,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올해는 진북동 카페 ‘차차’, 효자동 ‘선뜻’과 공유 오피스 ‘스페이스코웍 전북도청점’, 덕진동 ‘르하임 스터디카페’ 등 총 네 곳이 선정되어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는 전주대와 전북대 인근 공간이 선정되어 대학생의 접근이 더욱더 편해졌다. ‘비빌’을 이용하고자 하는 만 19세~39세 청년은 하루 전까지 전주청년온라인플랫폼 ‘청정지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모임당 3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전주시 청년소통공간 ‘비빌’누리집 | jeonju.go.kr/youth(전주청년온라인플랫폼 ‘청정지대’)문의 | 전주시 청년정책과(063-281-2509)1호점 차차주소 | 전주시 덕진구 태진로 89, 2층이용 인원 | 20명 이하운영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월~토)2호점 선뜻주소 | 전주시 완산구 백마산길 19-4이용 인원 | 8명 이하운영 시간 |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연중무휴)3호점 스페이스코웍 전북도청점주소 | 전주시 완산구 홍산로 275, 2층이용 인원 | 8명 이하운영 시간 | 24시간(연중무휴)4호점 르하임 스터디카페 전북대점주소 |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27, 5층이용 인원 | 8명 이하운영 시간 | 24시간(연중무휴)눈으로 뛰는 마라톤, 제12회 전주시 독서마라톤 대회눈으로 뛰는 마라톤이 있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한 ‘독서마라톤 대회’는 실제로 달리는 마라톤이 아니라 책을 읽으며 눈으로 달리는 마라톤이다. 책 1쪽을 마라톤 1m로 환산해 다양한 코스를 완주하는 범시민 독서운동이다. 독서마라톤은 총 6개 코스로 운영되며, 개인과 단체 부문으로 참가할 수 있다. 코스는 마라톤과 비슷한 3km, 5km, 10km, 하프코스(20km), 풀코스(42.195km)와 30km의 책의도시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책 1쪽이 1m로 환산되는 만큼 3km 코스 완주를 위해서는 책 3,000쪽을 읽어야 하고, 풀코스는 42,195쪽을 읽어야 한다. 단체로 출전하는 경우 2~4인 팀은 책의도시코스와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으며, 5인 이상(최대 12명)은 풀코스에만 참여할 수 있다.참가를 희망하는 시민은 전주시 독서마라톤 누리집(lib.jeonju.go.kr/marathon)에 회원 가입 후 참가할 수 있으며, 일지에 독서 분량 및 도서명과 독서감상문 등을 기록해서 거리를 누적할 수 있다. 독서 마라톤 완주자에게는 완주증 발급, 다음 연도 시립도서관 대출 권수 2배 확대, ‘책쿵20’ 포인트 지급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추가로 올해부터는 하프코스 이상 완주자를 대상으로 도서관 여행과 풀코스 완주자를 대상으로 문학기행을 진행할 예정이다.제12회 전주시 독서마라톤 대회누리집 | lib.jeonju.go.kr/marathon문의 | 전주시 도서관정책과(063-230-1849)생태환경학습터로 대변신, 전주시 공공하수처리장 홍보관공공하수처리장이 어린이를 위한 생태환경학습터가 되었다. 전주시는 2018년 송천동 전주하수처리장 리모델링을 했다. 홍보관을 건물 1층 전면 공간으로 확장했고, 어린이들이 놀이와 체험을 통해 생태와 환경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했다. 그러나 야심차게 준비한 공간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고, 몇 년 동안 계속 문을 닫고 있었다. 드디어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지난 2월 다시 문을 열었다. 홍보관은 재개관을 맞이하여 어린이들에게 한층 더 즐겁고 유익한 기억을 제공하기 위해 재단장했으며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 등이 추가되었다. 천장에 빔프로젝터와 센서를 설치하여 바닥에 쓰레기로 오염된 전주천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공간에 들어간 방문객이 쓰레기를 밟으면 센서가 이를 인식하여 쓰레기가 제거되고 오염된 전주천이 맑아진다. 화면상의 모든 쓰레기가 사라지면 쓰레기로 인해 막혀 있던 물길이 열리고 물고기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전주시는 이런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전주천에 서식하는 어류와 하수 처리 과정에 대해 홍보하며 물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인식 개선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홍보관 운영 및 견학 신청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주환경사업소에 문의하거나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전주시 공공하수처리장 홍보관누리집 | http://전주환경사업소.com문의 | 전주환경사업소(063-250-5101)
2023.02.27
#별별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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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로-전주천동로
우리나라의 봄은 3·1절로부터 시작된다
전주에 울려 퍼진 독립 만세 소리우리나라의 봄은 3·1절로부터 시작된다. 일제에 강제로 나라를 빼앗긴 지 10년, 일본의 노예로는 살 수 없었던 우리 민족이 세계의 모든 나라에 우리나라가 독립국임과 우리 민족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면서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던 날이다. 3·1절이 없다면 우리의 봄은 얼마나 참담할 것인가.서울에서부터 시작된 3·1만세운동은 전주에서는 신흥학교(현 신흥중·고등학교)와 기전여학교(현 기전여자중고등학교. 원 이름은 전주여학교였다고 함), 그리고 다가교를 건너 서문교회에서 준비되고 실행되었다. 이 부근은 1900년대부터 기독교 선교부, 학교, 병원, 교회가 모여 있는 호남 지역 기독교 선교의 중심지였다. 이곳에 전주시는 지난해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을 세웠다. 전주의 만세운동은 천도교와 기독교 두 종교를 통해서 추진되었지만, 천도교 측이 준비하던 운동은 사전에 발각되어 실패하고 만다. 기독교 측에서는 서문교회 김인전 목사에게 독립선언서가 전달되면서 시작된다. 전주 지역의 만세운동은 김인전 목사의 주도 아래 신흥학교, 기전여학교, 남문교회를 중심으로 계획된다. 신흥학교 지하실 등에서 학생들은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인쇄한다.부끄럽지 않은 이름을 새긴 전주의 그날만세 거사일은 장날인 3월 13일(음력 2월 12일). 이날 아침 비밀리에 인쇄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는 채소 가마니에 담겨져 다가교를 건너, 전주천동로를 따라 은밀하게 남부시장까지 운반된다. 지금은 그저 수양버들 우거진 도로에 불과한 이 길을 따라 학생들의 목숨을 건 태극기 운반 작전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풍남문 종루에서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를 신호로 만세 시위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150여 명으로 시작되었으나 장을 보러 왔던 군중들이 합세하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졌다. 신흥학교와 기전여학교 학생 그리고 기독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는 전주 시내를 돌며 4월까지 계속되었다. 시위의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구금되고 투옥되었지만, 전주는 이날의 거사로 민족사에 부끄럽지 않은 이름을 새기게 되었다. 처음 만세가 시작된 남부시장 전주천동로 쪽에 2000년 3월 1일 ‘전주 3·1운동 발상지’라는 비석을 세워 이날의 외침을 기억하고 있다. 선교 역사가 한자리에 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서원로는 옛 화산서원이 있던 길이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선교사들의 사택이 있던 서원로 화산 언덕에는 선교사와 가족 17인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다. 묘역 아래쪽에 지난해 전주시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일제강점기 3·1운동을 주도했던 선교사들의 활동과 선교 역사를 만날 수 있다.3·1운동의 횃불을 밝히다, 전주 서문교회서문교회는 호남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다. 옛 전주성의 서문 밖에 건립되었기 때문에 ‘전주서문밖교회’라고 부르다가 1995년 ‘서문교회’로 개칭하였다. 이곳은 전주 3·13만세운동을 총지휘한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김인전 목사가 담임으로 있던 교회이다. 서문교회 경내에 있는 김인전 목사 기념비는 1986년 4월 다가공원 입구에 세워진 것을 2015년에 옮긴 것이다. 또한, 교회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탑(1908년)이 남아 있다. 종은 일제 말기(1944년)에 강제 공출되어 해방 후(1945년) 다시 제작되었다.특별한 기념 승강장, 3·1운동 100주년 기념 승강장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에서 전주천으로 내려오면 전주 학생들의 독립운동을 주도한 신흥중·고등학교가 있다. 학교 정문 앞에 ‘3·1운동 100주년 기념 승강장’이 있는데, 1919년 당시 신흥학교 학생들의 3·1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되었다. 승강장 천장과 벽면은 당시 태극기를 제작하던 신흥학교 지하실을 모티브로 하여 3·1운동이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정신적인 유산임을 표현하였다.약령시 옛 영광 되찾자, 약전거리약전거리는 한약재를 파는 거리를 말한다. 약전거리는 전라감영에서 완산교에 이르는 구간인데, 과거 이곳에서 열리던 약령시(한약재 시장)는 우리나라 3대 약령시 중 하나였다. 전주 약령시는 1900년대 초에 폐지됐다가 1923년 재개되었지만, 다시 1943년에 일제에 의해 폐지되었다. 이곳에는 지금도 한의원과 한약국, 약재상들이 남아 있다.독립의 꽃망울을 터트리다, 남부시장신흥중·고등학교에서 다가교를 지나 동쪽으로 걷다 보면 남부시장을 만날 수 있다. 남부시장은 100년 전 자주독립의 희망을 지폈던 시민의 광장이었다. 1919년 3월 13일, 남문에서 울린 인경 소리를 신호로 천도교, 예수교인, 신흥학교 및 기전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남부시장부터 태극기를 들고 일제히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짖으며 만세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 손에서 장꾼과 지게꾼, 시민들의 손으로 태극기가 전해졌고, 독립선언서가 우렁차게 낭독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남부시장 전주천동로 쪽에 ‘전주 3·1운동 발상지 기념비’가 세워졌다.시민의 함성이 하나 되다, 풍남문 남부시장 중앙에는 전주부성의 남쪽 출입문, 풍남문이 자리하고 있다. 전주부성에는 4개의 문이 있었는데 1911년에 풍남문을 제외한 세 곳(동·서·북문)과 성벽을 일제가 시가지를 확장한다는 이유로 허물어 버렸다. 남부시장의 중심인 풍남문에서 독립의 봄을 열망하는 시민 주도의 3·1 만세운동이 전개되었고, 일제는 태극기를 손에 든 시민들에게 총을 발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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