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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저장고

1950년대의 기억

금암동 전통 혼례복과 보관 상자

2024.07
혼례는 마을의 큰 잔치였다. 남녀노소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누고 새로운 한 쌍의 미래를 축복해 주었다. ‘검암동(금암동) 공동소유’라고 적힌 전통 혼례복 보관 상자에는 모든 것을 함께 나누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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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의미와 절차가 퇴색하고 간소화되었지만 전통 혼례에는 마을의 모든 이가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던 공동체적 삶이 깊이 반영되어 있다. 근현대까지만 해도 전통 혼례는 성행했다. 혼례가 있는 날이면 구름처럼 모여든 사람들이 날이 새도록 즐겁게 먹고 마시는 일이 흔했다. 2017년 김창연 씨는 <전통 혼례복>과 <전통 혼례복 보관 상자>를 기증했다. 그는 대한노인회에서 지인에게 받은 것을 보관하고 있다가 기증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관 상자에는 ‘검암동 공동소유’라고 적힌 글귀가 희미하게 남아 있다. 마을 공동 소유의 혼례복과 부대용품을 혼례자에게 대여해 준 것이다. 한 번 입고 끝낼, 직접 구하기엔 부담이 가는 혼례복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제 새출발을 앞둔 신혼 부부의 경제력까지 생각한 선조의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