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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전주맛배기가 추천하는 설맞이 전주 상품
‘약초밭아낙네’ 대표 상품, 개똥쑥 수제 발효차세계 유일의 개똥쑥 전문 브랜드 ‘약초밭아낙네’의 고급 수제 발효차. 고창에서 자란 유기농 개똥쑥 어린잎을 생산 과정부터 발효까지 14번의 수작업을 통해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우릴수록 깊은 감칠맛을 내며, 면역력과 혈액순환에 좋다.가격 | 0.5g×10포×3세트 59,000원구매 | anakne.kr문의 | ㈜빛뜨락(1577-7391)저온에서 압착해 더 깨끗한 기름, 레드스푼 오일 세트한국오가닉(주)이 직접 재배한 깨를 저온에서 볶아 압착하는 방식으로 만든 참기름과 들기름. 압착할 때 정밀하게 걸러 내는 자체 기술로 기름을 짜내 영양소 파괴가 적고 갓 짠 기름의 맛을 유지하며, 침전물이 없어 깨끗하다.가격 | 들기름, 참기름 180ml 각 1병× 생들기름 5ml 스틱 20포 2세트, 50,000원구매 | vitaminfood.co.kr문의 | 한국오가닉(063-714-2125)무형문화재가 빚어낸 알싸한 한 잔, 전주 이강주조선 시대 3대 명주 중 하나인 전주 이강주. 조정형 명인이 직접 빚는 이강주는 청와대 명절 선물로 사용될 정도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다. 전통 소주에 배, 생강, 울금, 계피, 꿀을 넣고 오랫동안 숙성시켜 알싸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가격 | 38% 180ml 1병×25% 500ml 2병, 44,000원구매 | smartstore.naver.com/leegangju/문의 | 전주이강주(063-212-5765)어르신들의 깊은 손맛, 콩담고 콩부각콩을 김부각에 입혀 맛과 영양 가득한 수제 전통 간식인 콩부각. 김과 찹쌀, 콩까지 100% 국내산 재료에 어르신들의 손맛을 더했다. 기름기와 짠맛을 최대한 빼고 콩이 가진 고소한 맛을 살렸다. 여기에 김부각의 바삭함이 더해져 빼어난 식감과 맛을 자랑한다.가격 | 180g 2세트, 20,000원구매 | smartstore.naver.com/ongoulfarm문의 | 온고을팜협동조합(010-3655-7484)미나리가 들어간 향긋한 막걸리, 전주 미나리주인공감미료 없이 김치 유산균과 전주 특산물 미나리의 즙을 넣어 제대로 발효시킨 막걸리. 미나리의 건강함과 막걸리의 시원함을 모두 잡았다. 해독 작용과 숙취 해소에 좋은 전주 미나리가 들어 있어 음주 후 속쓰림도 적다. 가정에서 물만 부어 막걸리를 담가 마실 수 있는 막걸리 파우더도 판매한다.가격 | 750ml×4병 20,000원구매 | www.wellnbeau.com문의 | 웰엔부(주)(063-212-3220)식혜의 상큼한 변신, 소확리 복숭아 식혜우리 전통 식혜와 전주에서 자란 복숭아가 만났다. 국내산 유기농 농산물을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들고 밥알을 건져 내 밥알이 주는 텁텁함을 줄였다. 밥알이 빠진 자리에는 식감을 위해 복숭아를 넣어 식감을 살리고 상큼한 맛을 더했다. 24시간 삭혀 엿기름의 잔향을 제거해 더 깔끔하게 마실 수 있다.가격 | 340g 1병 3,000원구매 | www.lkfood.co.kr문의 | 이고장식품 (063-251-0445)여주 물에 지은 보리밥, 여보세트몸에 좋은 ‘여주영양밥물’과 ‘오색보리’로 구성한 선물세트. 여주에서 추출한 물을 보리쌀에 부어 아주 특별한 영양밥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게다가 여주의 쓴맛을 줄이고, 흑보리쌀, 황색 보리쌀, 자색보리쌀, 청색보리쌀, 겉보리쌀 등 다섯 가지 보리의 구수한 맛은 더했다. 여주라는 소재의 독특함과 고급스러운 포장으로 건강을 걱정하는 지인에게 선물하기 좋다.가격 | 영양밥물 100ml 14포×오색보리 560g 1병, 55,000원구매 | www.foodnature.net문의 | ㈜푸드네이처(070-4250-8114)쫀득하고 상큼한 복숭아 떡, 전주복숭아 복덩이떡찹쌀떡 명가 ‘소부당’이 하나하나 빚어 만든 수제 복덩이떡. 전주 복숭아와 덩이(작게 뭉쳐져서 이루어진 것)의 합성어로, 복(福)덩이를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호주에도 수출하는 복덩이떡은 쫀득쫀득한 찹쌀 피 안에 상큼한 복숭아 알갱이와 꾸덕꾸덕하고 고소한 치즈 생크림의 조화가 일품이다.가격 | 10개 1상자 29,000원구매 | smartstore.naver.com/sobudang_official문의 | ㈜소부당(063-255-1575)한잔의 차로 전하는 건강, 약방의감초 액상차‘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다. 감초는 다른 약초와 섞어 쓸 때 조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한약재를 만들 때 빠지지 않았다. (유)지에이의 ‘약방의감초’ 액상차는 우수 농산물 인증을 받은 국내산 감초와 기관지를 비롯한 호흡기 건강에 좋은 도라지를 넣고 정성스럽게 달여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또한, 액상차를 1포씩 개별 포장해 먹기에도 편하고, 휴대가 쉽다.가격 | 95ml 30포, 40,000원구매 | 찐건감초.한국문의 | (유)지에이(010-2651-2154)뉴욕에 진출하는 초콜릿 과자, 초콩나무전주 밀로 만든 스틱형 과자에 전주 콩나물 콩 분태를 토핑으로 사용했으며, 공정무역 카카오 분말을 섞어 만든 초콜릿을 입혔다. 게다가 톡톡 터지는 퍼핑캔디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어린 조카들이나 지인들에게 맛 걱정 덜어 내고 가볍게 선물하기 좋다.가격 | 10개 1상자, 12,000원구매 | smartstore.naver.com/designnongboo문의 | ㈜디자인농부(063-542-5328)
2022.01.25
#전주맛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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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주
오랜 청춘의 터, 전북대를 거닐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전북대를 걷다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보름, 이제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전북대로 향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말로 멋진 한옥 정문이다. 쪽문이 있던 곳에 1990년대 중반 번듯한 신(新)정문이 들어섰고, 그것이 2020년에 한옥 정문으로 바뀌었다. 한옥 정문은 전북대 캠퍼스를 가장 잘 상징하는 건물이다. 차를 타고 바쁘게 지나간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오늘은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서 통과한다.먼저 대학 생활의 낭만을 누리던 인문대로 향한다. 그런데 목련이 안 보인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허무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니 인문대 소운동장이라고 부르던 곳에 한국적인 멋을 가미한 인문사회관이 들어서 있다. 가까이 가 보니 아주 웅장하고 멋진 건물이다. 하지만 소운동장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 과 연극을 준비하면서 발성 연습을 하느라고 소리를 질러대던 젊은 날의 내가 생각나서 더 그럴 것이다. 변한 것은 인문대 소운동장만이 아니었다.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연극 연습을 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던 후생관도, 역시 발성 연습 후 쉬다가 갑자기 번개가 쳐서 깜짝 놀랐던 대운동장 중앙 본부석도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그간 전북대 곳곳에는 한옥 건물들이 많이 생겼다. 한옥 정문옆에 있는 강의실인 심천학당, 법학전문대학원, 백제 양식으로 지어져 옛 분수대 자리에 아름답게 서 있는 ‘문회루(文會樓)’, 신축된 박물관 앞 배롱나무 연못에 들어선 정자 ‘고향정’, 그리고 한창 공사 중인 한옥 국제컨벤션센터까지 전북대학교는 지역 거점대학답게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로 거듭나고 있다.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둥지대학은 많은 학문이 서로 만나는 곳이다. 전북대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110개의 학과가 있다고 한다. 75년 역사를 가진 전북대는 110개의 뿌리가 깊이 내려 있는 큰 나무가 되었다. 새는 안정감이 있는 나무 위에 둥지를 튼다. 전북대라는 거목 위에서 2만 4천여 명(30년 전에는 1만 6천 ‘애국전대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의 빛나는 청춘들이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여린 날개를 가진 그네들에게 세상의 바람은 너무도 거세다. 그래서 전북대학교와 전주시가 학생들의 비상을 힘껏 돕고 있다.‘예비 대학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필자는 진로 교육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졸업 후 대학에 가서 어떻게 발전하고 또 사회에 나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평소에도 많은 생각을 한다. 그들의 대학 생활도 매우 궁금하다. 이번 기회에 전북대에 재학 중인 제자 한 명을 만났다. 이젠 대학 후배가 되어 미래를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고 또 대견했다. 교사라는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진로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두 곳을 함께 탐방했다. 하나는 청년소통공간 ‘비빌’이다. 2017년에 운영을 시작했고 만 18~39세 청년들이 창업과 취업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비빌’은 청년들에게 회의와 모임,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는 커피마리안(전북대 사대부고 사거리), 스페이스코웍 전북도청점, 다부부컴퍼니(전북대 구정문), 리젠카페(덕진구청 사거리)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덕진동 ‘다부부컴퍼니’에 들렀다. 전북대 구정문 앞 골목에 자리한 다부부컴퍼니에는 녹음 등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또 다른 하나는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육성하고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거점 공간인 ‘Orange Planet(오렌지플 래닛) 전주센터’다.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는 전북대 정문앞 코앞빌딩에 있었다. 내부는 산뜻하게 꾸며져 있었고 스타트업이 사업 구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는 현재 전국에 4개가 있는데 창업 생태계에 지속가능한 선순환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차세대 스타트업 성장 플랫폼이다. 그동안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투자 연계부터 사무 환경 및 인프라지원, 회사 구축을 위한 멘토링 등을 지원했다고 한다.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을 만나다한옥 정문부터 문회루까지 이어지는 건지대로가 캠퍼스 안대학로라면, 한옥 정문부터 덕진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캠퍼스 밖 대학로이다. 2009년에 철제 울타리를 없애고 꽃과 나무를 심어서 캠퍼스로 연결되는 산책길(걷고 싶은 길)도 만들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구(舊)정문 옆에 조그만 비석이 하나 있다. 전북대가 4·19혁명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1960년 4월 4일과 4월 20일, 4월 22일에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캠퍼스 안으로 들어간다. 제1학생회관 부근에 있는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보러 가는 것이다. 열사는 1980년 5월 18일 0시경 계엄령이 발포된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최초 희생자이다. 추모비 옆으로 사범대 과학관 건물 외벽에 전봉준 장군의 얼굴이 보인다. 30년 전에도 장군은 거기 계셨다. 동학의 사상은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동학농민혁명에서 4·19로 또 5·18로 치열한 역사의 한복판에 전주가 있었다. 그렇다. 이곳은 오랜 청춘의 터였다.흔히 사람을 소(小)우주라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주를 이루는 요소들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 오늘의 우주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들 역시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한옥에 빗대어도 그리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전북대 한옥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마음속에 전통미와 개성미를 두루 갖춘 세련된 한옥을 한 채씩 지어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재료가 서로 어우러져 한옥을 이루고 한옥마을을 이루듯이, 다양한 학문을 하는 ‘큰 사람들’이 한옥 캠퍼스에서 ‘큰 세상’을 만들고 있다.전국 각지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세계를 선도할 준비를 하는 전북대는 전주를 커다란 한옥마을로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을 보고 싶으면 전주로 오면 된다. 전주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이다. 글 김응용 | 유일여자고등학교 교사 인성 교육,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교육, 평화운동(위한부 피해자 고 김학순 님을 기리는 평화비 공동 건립, 평화나무 헌수),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정신을 잇는 ‘천사기금’ 마련 활동 등 ‘전주다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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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물러서지 않는 열정, 전주라는 무대를 장악하다
뮤지컬수컴퍼니 박근영 대표
뮤지컬수컴퍼니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뮤지컬수컴퍼니는 전주를 본거지로 문화예술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부터 제작, 공연까지 총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창작이 주된 사업으로 수도권에 밀리지 않는 뮤지컬을 제작해 지역민이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문화 소외 지역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 주며 다양한 직업 체험의 기회를 얻도록 하고 있습니다.뮤지컬수컴퍼니 대표가 되기까지 과정이 무척 궁금합니다.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중 아내와 함께 전주에 여행을 왔다 고즈넉한 풍경과 전통을 지키는 온건함이 좋아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배우를 했던 경험을 살려 뮤지컬수컴퍼니를 창업했고 사회적 기업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전주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룬 성과입니다. 뮤지컬수컴퍼니는 저만의 기업이 아닌 뮤지컬을 사랑해 주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만들어 낸 기업입니다.창작 뮤지컬을 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뮤지컬 배우가 직업이었지만 저의 오랜 꿈은 창작 뮤지컬 제작이었습니다. 전주에 와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죠. 첫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기 전, 배우들의 현장감을 키우고 뮤지컬수컴퍼니를 알리기 위해 객사, 서부 신시가지로 나가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입장권 판매까지 이어졌으니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죠. 덕분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두 편의 창작 뮤지컬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2020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원으로 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무대에 올렸습니다. 객석을 꽉 채운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지역에서 제작한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보았습니다.‘뮤직뮤비’는 정확하게 어떤 장르의 예술인가요?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무대 공연이 무산되었습니다. 배우들은 떠나고 뜨겁던 열정은 식어 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전주시에서 지원하는 ‘사업개발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를 ‘뮤직뮤비’로 제작했습니다.음악, 영화, 영상을 하나에 담은 은 유튜브 업로드 하루 만에 구독자 삼천 명을 넘겼고 영상을 본 사람만 만 명이 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의기소침해 있던 차에 전주시의 지원이 꺼져 가는 희망에 불씨를 댕겨 준 것입니다.‘2021년 이팝예술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전주문화재단이 후원하는 ‘2021년 이팝예술상’은 한 해 예술분야에서 꾸준한 활동과 성과를 낸 예술가에게 주는 상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가 ‘이팝예술 기획자’ 상을 받았습니다. 기획은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라 생각지 못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다시금 힘을 낼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실 코로나19로 공연은 사라지고 배우들은 생계를 이유로 극단을 떠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아무리 좋은 기획이 있다 한들 배우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제 자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자책으로 힘들었습니다. ‘이팝예술상’을 계기로 다시 발돋움하겠습니다.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저희 뮤지컬수컴퍼니는 여태 그랬듯 본업에 충실해지려 합니다. 더불어 시대에 걸맞은 뮤지컬 웹드라마를 제작해 다양한 채널로 소통을 이어 가려 합니다. 다시 배우들을 모집해 교육하고 무대에 세울 계획도 있습니다. 뮤지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언제든 저희 뮤지컬수컴퍼니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취미반도 모집중이니 한때 배우를 꿈꿨거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은분들은 대환영입니다. 뮤지컬수컴퍼니 대표 박근영 충북 청주 태생으로 대학에서 IT를 전공하다 연기에 뛰어들었다. 뮤지컬 배우인 아내 이주현 씨와 함께 2014년 전주에 내려와 뮤지컬수컴퍼니를 열었다. 뮤지컬수컴퍼니는 지역의 콘텐츠를 살린 뮤지컬을 제작하고, 보유하고 있는 공연 콘텐츠를 음반, 영화업계와 협업을 통해 뮤직무비, 웹드라마 등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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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지구
세이빙 그레이스 '꽁초깅'
걸으면서 담배꽁초를 줍는 사람들
꽁초깅으로 담배꽁초 없는 거리 만들기밤낮으로 수많은 사람의 걸음이 오가는 평화동, 이 일대에서 허리를 숙여 담배꽁초를 줍는 손길이 하나둘 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6월, ‘꽁초깅’ 프로젝트가 시작되고서부터이다. ‘꽁초깅’은 ‘담배꽁초’와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의 합성어로, ‘길을 걸으면서 담배꽁초를 줍는 환경 정화 활동’을 의미한다. ‘꽁초깅’을 운영하는 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는 2021년 초에 결성되었으며, 결성 직후 전주의 청년들과 함께 ‘플로깅’ 프로젝트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한 달여간의 활동 기간 동안 매일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시상하며 서로를 독려했다. 이후, 일회성 이벤트로만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 가고자 참여자들과 함께 2차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담배꽁초를 소재로 새로운 플로깅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지역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이 없어, 거리 곳곳에 함부로 버려진 담배꽁초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그리하여 2021년 6월, 약 스무 명의 회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꽁초깅’ 활동은 간단하다. 언제든 어디서든 500ml 페트병을 들고 다니며 담배꽁초가 눈에 띌 때마다 주워 페트병에 가득 채운 뒤, 뚜껑을 닫아 청년봉공센터 입구에 위치한 담배꽁초 수거함에 넣으면 끝.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정도 ‘꽁초깅 데이’를 지정해, 회원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활동에 나섰다.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지역 어르신들이 너나없이 손을 보태어 담배꽁초를 줍는 모습이 평화동의 거리를 훈훈하게 채웠다. 또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인 ‘세이빙 그레이스 꽁초 플로깅 프로젝트(https://open.kakao.com/o/gGvyitbd)’를 개설했다. 채팅방에는 저마다 활동 내용을 공유하는 메시지로 채워졌다.환경 문제 고민의 실천의 장 모색그렇다면, 수거된 담배꽁초는 어떻게 처리될까? 담배꽁초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페트병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담배꽁초 필터의 주된 구성 성분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라는 플라스틱 원료를 가구와 벽돌 등의 제조에 재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담배꽁초에서 플라스틱 필터를 분리해 다시 사용하는 공정 과정을 모색하고 있다.‘꽁초깅’ 프로젝트의 의의는 단순히 담배꽁초를 줍거나 청소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것에 있다. 지역 주민과 청년들, 청소년들이 한뜻으로 환경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고 인식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지자체와 국가 정책에 반영되게끔 돕는 것이 ‘세이빙 그레이스’를 비롯해 참여자들이 지향하는 목표이다.‘세이빙 그레이스’의 활동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플로깅’과 ‘꽁초깅’ 프로젝트에 이어, ‘탄소중립 일기장 챌린지’를 구상 중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매뉴얼에 해당하는 활동을 저마다 실천한 뒤, 이를 자유로이 기록해 공유하는 것이다. 또, 평화동 전주평화1단지 내 ‘Young-求 희망상가’ 청년봉공센터에 쓰레기 없는 가게(제로웨이스트샵)를 준비 중이며, 채식주의자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으로 발을 넓혀 갈 생각이다. ‘세이빙 그레이스(은혜를 되갚다)’라는 의미에 알맞게, 자연에게서 받은 혜택을 자연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활동으로 2022년 한 해에도 분주히 움직일 예정이다.‘세이빙 그레이스’의 팀장 이홍원 씨는 “환경문제는 우리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예요. 자연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자각하고, 자연 파괴를 멈추기 위해,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함께 ‘덜 개발하고, 덜 만들고 덜 쓰는 3덜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꽁초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보호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며 올해에도 전주 시민들과 함께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쳐갈 것을 다짐했다. 이처럼 환경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우리네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다 일상적인 소재로 뻗어 나가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희망을 만드는‘꽁초깅’ 프로젝트에 동참해 보면 어떨까? 세이빙 그레이스 주소 | 전주시 완산구 덕적골2길 18, 2층 문의 | 010-3910-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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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수록
혜미강전통발효식품, 전통 방식을 고집하는 어머니의 묵은 손맛
자연 발효로 맛을 꽉 잡다혜미강전통발효식품에서는 인공 발효 대신 자연 발효를 하고, 기계가 아닌 나무 절구로 메주를 찧는다.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하기에 생산량도 많지 않다. 쉬운 길을 두고, 힘든 길을 가는 이유는 바로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다. 수익을 좇기보다 맛과 영양에 집중하는 걸 택한 것이다.“주변에서 왜 더 쉽고 빠른 인공 종균 배양 대신 자연 발효를 고집하냐고 묻곤 해요. 자연 발효는 과정은 까다롭지만 그만큼 우리 몸에 좋은 유익균을 많이 얻을 수 있고, 맛도 좋아지니 당연한 선택이지요.”임경월 대표는 깨끗한 환경과 온도와 습도 유지, 그리고 발효 시간을 조절하는 과정이 쉽지 않지만, 자연 발효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게 바로 혜미강전통발효식품 제품 맛의 비결이기 때문이다. 건조기가 아닌, 황토방에서 한달 정도 말리며 최상의 맛을 기다린다. 말린 메주를 나무 절구로 천 번 이상 빻는 과정에서 또다시 자연 발효가 진행된다. 손으로 직접 빻으니 콩 알갱이가 살아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렇게 공들인 메주를 장 담그기 전인 2월에 잠깐 판매하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다.그렇다고 변화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는 노력도 잊지 않는다. 대중적인 맛을 내기 위해 청국장 띄우는 시간에 변화를 줬다.“예전엔 꼬박 3일을 띄웠어요. 10년 전부터 48시간으로 줄였고, 최근에는 35~40시간 정도 띄워요. 쿰쿰한 냄새에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시간을 줄인 거예요.”임경월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품도 찾는 이가 없다면 소용 없다는 생각에 과감히 결단을 내렸고, 이는 매출의 증가로 이어졌다. 2003년 장수에서 전주로 이주한 혜미강전통발효식품이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 온 비법이기도 하다.어머니의 손맛, 대를 잇다임경월 대표 옆에는 든든한 아들이 함께한다. 어려서부터 임경월 대표의 장 만드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들 이평강 씨는 자연스럽게 장과 뗄 수 없는 삶을 살게 됐다. 장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미생물학과에 진학하기도 했다. 작은 손으로 메주를 나르고, 메주 방에서 잠을 자던 아들 이평강 씨는 이제 어머니 임경월 대표의 손맛을 이어받는 전수자이다. 그뿐 아니다. 혜미강전통발효식품뿐만 아니라 우리 장을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메주이평강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다.“어머니께 전수받은 전통 장 비법을 어떻게 하면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장을 직접 담근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정보를 전하고 있습니다.”전통 장을 담그는 방법부터 메주 띄우고 말리는 법, 맛 좋은 된장 고르는 법, 된장 다이어트 등 흥미로운 주제들은 생각 이상의 큰 호응을 얻었다. ‘된장 보관 방법’은 43만 회라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튜브를 보고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다. 기꺼이 항공료 8만 원을 내고 구매하겠다는 일본 고객을 보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된장을 먹는 그날까지 전통 장 전수자의 비법을 함께 나눌 생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머니 손맛을 재현하는 게 우선이기에 매일 장연구에 오랜 시간을 쏟고 있다.“‘혜미강’이라는 브랜드는 아이들 이름에서 한 자씩 따왔어요. ‘은혜로울 혜(惠), 맛 미(味), 편안할 강( )’이라는 뜻을 담았답니다. 앞으로도 지금껏 해온 것처럼 우리 아이들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맛있으면서도 몸에 좋은 음식으로 소비자들을 만날 생각이에요.”임경월 대표의 다짐처럼 혜미강전통발효식품이 앞으로도 그 맛을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세계인들이 우리 장맛을 알게 될 그날이 오지 않을까? 혜미강 제품, 여기서 구매하세요!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 쌈장 등 혜미강전통발효식품의 제품들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전주푸드직매장 송천점(덕진구 천마산로 130)과 종합경기장점(덕진구 기린대로 451), 전주농협로컬푸드(완산구 백제대로 10), 전주한울생활협동조합(덕진구 백제대로 518)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하다. 혜미강 스토어팜에서 온라인 구매도 할 수 있다. 스토어팜 | https://smartstore.naver.com/jjhmk 문의 | 0507-1427-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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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전주 심야식당 4
따뜻한 만찬, 한 잔의 위로
전주천변‘캠프닉’핫플, 파란저택전주천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밤의 운치 가득한 캠핑 감성의 와인포차가 있다. 바로 요즘 SNS에서 꼭 가봐야 할 ‘전주 핫플’로 손꼽히는‘파란저택’이다. 차가 지나갈 때는 도시 여행의 묘미가 마구 느껴지다가 밤이 깊어 도로에 차가 뜸해지면 전주천 물소리가 들려오는 양가적 매력을 지닌 곳이다. ‘파란저택’의 하이라이트인 ‘불멍존’은 만석 시 2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 일찌감치 와서 줄 서는 수고를 감수하며 ‘불멍존’ 입성에 성공한 손님에겐 모닥불에 구워 먹을 마시멜로우가 한 꼬치씩 특별 제공 된다.대표 메뉴는 ‘로제 떡도리’. 3~4인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양에 재료도 아주 실하다. 촉촉한 닭고기부터 길쭉하고 통통한 밀떡과 치즈떡, 넓적당면, 소시지, 어묵, 감자, 양파까지. 거기에 체더치즈와 엔젤헤어가 소스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살려 준다. 또 다른 대표 메뉴‘용암석 플레이터’는 요즘 캠핑족들의 필수품인 용암석 불판에 소고기를 비롯해 각종 채소와 왕새우가 들어간 꼬치구이를 직접 구워 먹는 메뉴다. ‘파란저택’만의 감성 충만한 즐길 거리‘셀프 페인팅 와인잔’도 놓치면 섭섭하다. 유리 전용 마커펜으로 내가 사용할 와인잔에 직접 그림이나 문구를 그려 넣은 후 예쁘게 들고 사진을 찍으면 그날의 분위기를 온전히 담은 한 장의 추억이 완성된다. 여행지의 추억을 특별하게 기록할 수 있는 작지만 센스 있는 이벤트다. 캠핑 의자에 깊숙이 앉아 모닥불이 타닥타닥 타오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노라면 소란함 속 뜻밖의 평화가 찾아온다. 감성이 일렁일렁, 시간이 느릿느릿, 별빛이 소곤소곤. 참 좋다, 이 시간.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 436문의 l 0507-1478-9698영업시간 l 18:00~23:00, 마지막 주문 22:00 (일요일 휴무)따뜻한 주황빛의 노송동 아지트, 오태집보글보글 끓는 아롱사태 전골이 겨울 입김처럼 뽀얀 얼굴을 하고 있다. 그 옆의 반질반질한 육회는 겨울 낭만에 한껏 취한 낯이다. 이 둘, 언제부터 이렇게 잘 어울렸나 싶다. 그런데 희고 깨끗한 테이블이 꼭 캔버스 같아 안주를 자꾸 더 그려 넣고 싶어지니, 밤이 충분히 긴 게 천만다행이랄까.최상급 아롱사태의 적당한 육향과 부드러움에 감탄하자마자 야들야들하게 익은 알싸한 부추가 고기와 착 붙어 입에 감긴다. 거기에 한우 사골에 돼지뼈를 섞어 깊고도 깨끗하게 끓여낸 육수가 또 진국이라 숟가락질이 멈출 줄을 모른다. 전골냄비가 납작해서 양이 적겠거니 했는데 보기보다 양도 많아, 먹어도 먹어도 건더기가 남아 있다. 사이사이 입맛을 돋워 주는 육회는 접시 위에 살살 뿌려진 땅콩 가루에 콕 찍은 다음 생와사비를 살짝 얹어 먹어야 제맛이다. 테이블 다섯 개, 빈자리는 없다. 적당히 붐비는 분위기가 마음에 묘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음악도 들리고 말소리도 들리는 이 공간, 시끄럽지 않으면서 외롭지도 않으니 이 시국엔 딱 여기가 천국인 듯하다. 그래서일까, ‘오태집’에선 어느 밤이나 겨울밤의 모양이 되는가 보다. 사람이 좋고 음식이 좋은, 훈훈하고 따뜻한, 그런 모양의 밤 말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견훤왕궁로 65-2문의 l 063-902-0077영업시간 l 월~토 17:00~02:00(일요일 휴무)풍남문길 분위기 맛집, 보라식당전라감영길 태조궁 호텔을 끼고 불과 50m 남짓 들어오면 짧은 골목길 끝에 은은히 불 밝힌 작은 심야식당을 만날 수 있다. 가정집인 듯 식당인 듯, 아늑한 분위기의 ‘보라식당’에는 4인 테이블 다섯 개가 전부다. 아내의 이름으로 식당명을 지은 사장님이 마음을 담아 차려내는 이곳의 대표 메뉴는 ‘어향가지튀김’과 ‘바지락술찜파스타’. ‘어향가지튀김’은 과자같이 바삭한 튀김옷 속에 극강의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숨어 있다. 새콤달콤, 매콤, 짭조름, 우리가 원하는 모든 맛을 다 가진 데다 고명으로 올라간 마늘 플레이크의 풍미와 홍고추 청양고추의 알싸함이 입에서 팡팡 터지며 축제 같은 맛을 완성한다. ‘바지락술찜파스타’는 마늘의 단맛과 오일의 고소함이 배어든 쫄깃쫄깃한 조갯살과 ‘알덴테’로 익혀 씹는 맛이 살아 있는 파스타 면이 넉넉한 국물에 푹 잠겨 있다. 바지락이 어찌나 신선한지, 껍데기에서 탈락한 바지락 속살이 단 한 개도 없다. 이미 현지인들이 해가 넘어가기도 전에 서둘러 찾는 맛집이니 늦지 않게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호텔은 물론 카페와 꽃집 등 가 보고 싶은 공간들이 바로 이웃하고 있어 낮부터 와도 좋겠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124-19문의 l 063-288-7852영업시간 l 월~토 18:00~00:00(일요일 휴무)겨울밤 빛낼 객리단길 한식 주점, 몽리흔하지 않은 별미들을 선보이는 한식 주점 ‘몽리’는 객리단길 신상 맛집이다. ‘몽리(夢裏)’는 말 그대로 ‘꿈속’이란 뜻이다. 이름처럼, 예상치 못한 구조로 들어갈수록 흥미로운 내부 공간에는 4인 테이블 14개와 2인 테이블 2개가 마련돼 바깥에서 보는 것보다 제법 규모가 있다.대표 메뉴 1번은 ‘미소항정구이’이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항정살은 특유의 썰컹썰컹하면서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 거기에 미소 된장의 은은한 향과 간이 배어 있다. 나무 도마 위에서 알록달록 저마다의 색을 뽐내는 청양고추, 백김치, 락교, 생마늘, 단무지, 명이나물, 무말랭이 등 곁들임 반찬들은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해 준다. 밥 대신 담백하고 개운하게 같이 먹을 삶은 두부와 볶음김치까지 함께 제공되니 메뉴 하나에도 상이 가득 찬다. 사이드 메뉴도 남다르다. 탄수화물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는 고소한 맛의 ‘감태 김밥’이 인기, 함께 나오는 명란마요 소스에 찍어 먹으면 아주 별미다. 자태부터 고급스러운 ‘명란 구이’는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힘든 특별한 메뉴다. 이렇게 개성 강한 미식들을 맛보다 보면 ‘이강주’ 생각이 간절해진다. 겨울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술, 그리고 함께해서 즐거운 벗이 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하랴.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1길 46문의 l 010-9452-3299영업시간 l 평일 17:00~03:00, 금~토 17:00~04:00(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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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집
#보라식당
#몽리
전주시장 새해 편지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나노 사회. 2022년 새해에 펼쳐질 경향(트렌드)을 제시하는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개념입니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개인과 개인으로 쪼개져서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가 된다”고 말합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초미세 원자 세계처럼 쪼개지고 독립화된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유행했던 ‘각자도생’이라는 말과도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나노 사회를 앞당긴 측면도 있습니다. 각자 홀로 거주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연결되고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만납니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람’으로 ‘사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을 배제한 모든 이야기는 공허합니다. 2014년 민선 6기 전주시가 출범할 때 가장 높이 치켜든 가치 역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보는가,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정책의 방향이 결정되었습니다.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이 1호 결재 사업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세운 기준은 ‘생태’입니다. 빌딩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도시, 차별화되지 않고 비슷비슷한 모양의 도시는 시민에게 자부심을 줄 수 없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기후 위기를 보더라도 생태는 우리의 절박한 현실입니다. ‘천만 그루 정원도시’가 민선 7기 1호 결재사업이 된 이유입니다. 세 번째의 기준은 ‘문화’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생애를 자주 떠올리곤 합니다. 그는 1895년에 동학교도가 되었고 일제 강점기 투사였으며 독립군의 의거를 지휘하고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정치인이었습니다. 뼈에 사무치게 조국의 독립을 꿈꾸었고 나라다운 나라를 갖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바란 나라는 부강한나라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중략)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내일의 목숨을 알 수 없던 엄혹한 시기의 정치인이 어떻게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꿈꿀 수 있었을까,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입니다. 왜 김구는 정치력이나 부강함이 아닌 문화의 힘을 그토록 간절히 원했는지 궁구해보곤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문화가 갖는 힘 때문일 것입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도 없고, 갖고 싶다고 하여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부강한 나라보다 문화의 힘이 높은 나라를 꿈꾸었던 것입니다. 2021년을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관광거점도시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관광경제의 힘으로 일어서고자 했던 많은 계획들이 축소되거나 미루어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민들과 함께 벌인 착한 임대인 운동, 전주형 기본소득, 해고 없는 도시 선언, 착한 선결제 운동 같은 도전적인 시도를 꾸준히 해 왔고 그것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상상력,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함께하는 연대의 힘으로 한발 한 발 헤치고 나오니 어느덧 새해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뒤에는 언제나 보상과도 같은 열매가 따라옵니다. 최근 전주는 종합경기장을 중심으로 한 덕진권역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되어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문화가 경제를 만나면 놀라운 힘이 생겨납니다. 시립미술관, 한국문화원형 체험전시관, 로파크, 정원의 숲, 그리고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가 결합 된다면 덕진권역이 전주 발전을 이끌 또 하나의 심장이 될 것입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전주도서관에 대해 찬사를 보내 주십니다. 예전에 알고 있던 도서관이 아니라 혁신적인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숲속에 있는 시집도서관, 길 위에 있는 여행자 도서관, 시민들이 책을 쓰는 자작자작 도서관, 호수 위에 지어지는 도서관, 연꽃을 감상하는 한옥도서관, 예술인의 취향을 담은 예술마을 도서관, 옛 동문 거리를 추억하는 헌책도서관…. 종류도 많고 분포도 다양합니다. 금암도서관은 건물 중앙에 천창이 있는 현대적인 책 놀이터로, 인후도서관은 단아하고 품격 있는 책 놀이터로, 송천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자유롭고 편안한 공간으로 재개관을 합니다.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종료되면 문을 활짝 열고 시민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왜 시청이 도서관을 만드는지, 왜 공공 대안학교(야호학교)를 만드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뚜렷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빈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면, 그것은 교육과 공공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키즈카페에 갈 돈이 없어도, 비싼 미술관에 갈 돈이 없어도,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도, 공공의 공간을 최고로 만들면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영역이 됩니다. 평등하게 누리는 문화의 힘,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의무입니다. 전주가 그리는 도시는 사람과 생태와 문화의 가치를 구현한 도시입니다. 공공의 공간이 최상의 공간이 되는 도시입니다. 지금 당장 돈이나 밥이 되진 않지만, 두고두고 우리의 자긍심을 드높일 힘이 될 것입니다. 백범의 다짐이 새롭게 와닿는 새해 아침, 더 높은 문화의 힘을 누리는 한 해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전주시장 올림
2021.12.22
#김승수전주시장
#새해편지
2022, 처음처럼
알아두면 유용해요, 2022 달라지는 전주살이
모든 출생아들에게, 첫만남이용권 생겨요 2022년에는 출산 정책이 많이 바뀌는데, 미리미리 체크해서 혜택을 놓치지 마세요. 새해부터는 출생아 한 명당 200만 원을 바우처로 지원하는 ‘첫만남이용권’도 도입되는데요, 첫만남이용권은 출생 순서에 상관없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대상으로 국민행복카드에 일시금으로 충전·지급됩니다. 바우처는 출생 초기 양육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출생일로부터 1년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유흥업소, 사행업종, 레저업종 등 지급목적에서 벗어난 유형으로 분류된 업종을 제외하면 전 업종에서 사용 가능할 수 있답니다. 지원 대상은 2022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로 주민등록상 주소지 주민센터와 복지로(www.bokjiro.go.kr) 또는 정부24(www.gov.kr) 홈페이지를 통해 1월 5일부터 신청하면 되니, 잊지 말고 꼭 챙기세요. 문의 | 전주시 여성가족과(063-281-2023) 카페에서 일회용 컵 사용 안 돼요 우리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던 플라스틱이 지구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 이제 모두 아시죠? 새해에는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할 수 없는데요, 정부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부분적으로 허용했던 ‘식품 접객업소 일회용품 사용’을 본격적으로 규제할 계획입니다. 식당,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식품 접객업소에서 플라스틱 컵, 일회용 포크·나이프, 나무 젓가락 등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데요, 이제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실 때는 머그잔이나 텀블러와 같은 다회용 컵을 사용해야 합니다.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쓰면 업주는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요. 매장 넓이가 333㎡ 이상인 카페의 경우, 적발 횟수에 따라 과태료가 50만 원에서 최대 200만 원까지 부과됩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숨 쉬는 세상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꼭 지켜 주세요. 문의 | 전주시 청소지원과(063-281-8402) 새해, 두근두근 해피버스가 출발해요 꼬불꼬불 복잡한 노선, 불편한 환승 등으로 시내버스 이용이 어렵고 불편하셨나요? 2022년 2월, 전주 시내버스 노선이 확 달라지며 ‘해피버스’로 돌아옵니다. 꼬불꼬불 복잡했던 노선을 쫙 펴서 직선으로 달리는 간선버스로 이동이 더욱더 빨라집니다. 기린대로와 백제대로 등 큰 도로를 중심으로 달리는 간선버스는 10분마다 도착하고, 주요 교차지역에서 환승하는 일반버스는 시장과 대형병원, 학교 등 도심 곳곳을 달립니다. 전주 시내버스 이용이 어려운 동서학동, 전미동, 평화동 등 농촌 마을 구석구석을 운행하고 있는 마을버스 ‘바로온’은 새해에도 힘차게 달립니다. 2022년, 새해 달라지는 시내버스 노선은 전주시청 홈페이지(www.jeonju.go.kr)에서 확인하세요. 문의 | 전주시 버스정책과(063-281-5106) 주문할 때, ‘전주맛배달’ 사용하세요 배달앱 많이 이용하시죠? 내년 2월부터는 전주시 공공배달앱 ‘전주맛배달’을 이용해 주세요. 대형 민간 배달앱이 중개 수수료로 6~12%를 내야 하는 것과 달리 ‘전주맛배달’은 중개 수수료가 없고, 광고비 등 별도 추가금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소상공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은 없겠죠? 가맹점에 등록한 소상공인에게는 소비자 마케팅을 위한 기념상품도 제공되고요. 소비자들을 위한 혜택은 없냐고요? ‘전주맛배달’에서는 전주사랑상품권을 연동해 온라인 으로 결제할 수 있고, 적립금 10%도 적립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돌아갈 다양한 이벤트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는 현재 ‘전주맛배달’ 홈페이지를 열어 가맹점 신청을 받고 있는데요, 가맹점에 가입하고 싶다면 콜센터로 지금 전화하세요. 문의 | 콜센터(1899-1010), 가맹점 신청(http://www.jjorder.kr) 주택 임대차 계약, 꼭 신고하세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행된 주택 임대차 신고제의 계도기간이 2022년 5월 31일 종료되고, 6월부터는 이를 어기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요, 주택 임대차 신고제는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임대 기간, 임대료 등 계약 내용을 신고하도록 해 임대차 시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임대차 계약 당사자는 보증금 6,000만 원을 초과하거나 월세 3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 또는 갱신하는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주택 관할 주민센터에 방문 신고 또는 온라인(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https://rtms.molit.go.kr)으로 신고를 해야 합니다. 아직 임대차 내용을 신고하지 않았다면, 잊지 말고 꼭 챙기세요. 문의 | 전주시 부동산거래조사단(063-281-2242) 책 놀이터, 새해 새 모습으로 만나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에 새로운 도서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데요, 오래 기다리셨던 금암도서관, 인후도서관, 송천도서관이 리모델링을 통해 낡은 옷을 확 벗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2022년 1월 문을 열 예정입니다. 또, 특화도서관인 여행자를 위한 다가여행자도서관, 덕진공원 연화정에 들어서는 가장 한국적인 모습의 연화정도서관, 예술 전문도서관인 서학동 예술전문도서관도 2022년 새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헌책방 거리에 들어서는 동문 거리 헌책도서관과 호숫가를 따라 곡선으로 지어지는 아중호수도서관도 2022년에 문을 엽니다. 2022년에도 책을 읽고, 책과 놀고, 책과 여행하는 책 놀이터에 많이 놀러와주세요. 문의 | 전주시 책의도시정책과(063-281-1810) 시내버스 정기권 요금이 올라요 전주에서 어디를 가더라도, 몇 번을 타더라도 걱정 없는 전주시 전용 교통카드인 ‘전주 시내버스 정기권’의 요금이 새해에 인상되는데요, 이는 지난해 7월, 전주 시내버스 요금이 성인 기준 1,3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되면서 불가피하게 정기권 요금도 인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30일권은 기존 4만 원에서 4만 6,000원으로, 2일권은 기존 9,000원에서 1만 원으로 인상됩니다. 온종일 자유롭게 버스에 탑승할 수 있는 1일권은 5,000원에서 5,500원으로 500원 인상되었답니다. 비록 가격은 올랐지만, 여러 번 타면 탈수록 이익인 시내버스 정기권 새해에도 많이 이용해 주세요. 문의 | 전주시 버스정책과(063-281-2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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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감영 뒷길
전주, 빛나는 길
서문을 지나면 새로운 세상길의 시작은 패서문(안내석)이다. 서문은 전라도 사람들이 한양을 오가던 길목. 이몽룡이 어사 되어 내려올 적, 애끓는 춘향을 만나기 위해 허리춤에 마패 숨기고 ‘숲정이 공북루 서문을 얼른 지나’(완판본 ) 불원천리 달려갔다. 전주와 완주를 배경으로 한 도 서문에서 시작된다. 이 이야기의 최고(最古)본인 대창서원판 (1919)의 첫 문장이 ‘전주 서문 밖 30리’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1894년 전주를 기반으로 집강소를 설치하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한 동학농민군이 전주에 무혈입성했던 곳도 서문부터다. 호남 최초의 교회인 서문교회는 이름에 ‘서문’을 앞세웠다. 일제강점기에 목회자로 일한 김인전(1876~1923)·배은희(1888~1981)·김가전(1892~1951)은 어린이와 여성의 지위를 높였고 교육에 앞장서 민족의식을 드높였다. 독실한 신자였던 이보한(1872~1931)과 방애인(1909~1933)은 각각 ‘걸인성자 이거두리’와 ‘거리의 성자’로 불리며 시민의 존경을 받았다. 사람은 가고 흔적은 희미해졌어도 이들이 선사한 감동은 전주 사람들의 정신에 깃들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전주시는 3년 전, 방애인이 시민의 성금을 모아 1932년에 세운 전주고아원이 있던 자리를 ‘전주 최초 고아원 터’로, 이보한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을 위로하며 함께 걸었을 매곡교와 싸전다리 둑길을 ‘이거두리 이야기길’로 부르며 전주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반듯하고 당당한 이들의 삶은 후세대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결결이 새겨 놓은 위로이자 가슴 벅찬 자랑이다. 전주 사람이 기억하는 길의 여정이 길을 차이나거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상점’(등록문화재 제174호)과 전주화교소학교, 중화요리 ‘진미’ 등이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이다. 1908년부터 1931년까지 전동성당 건축에 참여했던 중국인 벽돌공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모여 살았다. 포목상점은 1920년대 이들이 전주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은 단층 건물로 중국 상해의 전통적인 비단 상가 형태를 따랐다. 해방 후 지금의 ‘현대이용원’이 있기까지 수차례 건물의 용도가 바뀌면서 내·외부의 변화가 있었지만, 사인 폴(Sign Pole)이 돌아가는 이 건물 앞에서 ‘비단이 장사 왕서방 (중략) 띵호와 띵호와 돈이가 없어서도 띵호와’ 하는 (1938·김정구)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일제강점기 ‘본정통(本町通)’의 흔적은 1929년 전주에 처음 생긴 대형 음식점인 ‘전주 중앙동 구 박다옥’(등록문화재 제173호)에서 찾아진다. 지금도 ‘우동집이었다’, ‘소바집이었다’, 말이 많지만 그게 무엇이든 면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전주의 일본식 면 요리의 출발지임은 확실하다. 박다옥과 같이 첫 모습 그대로 세월을 머금고 있는 ‘송용진한의원’(1969년)과 ‘이시계점’(1970년)은 전주미래유산으로 지정돼 훗날 지금의 시대를 또렷하게 말해줄 것이니, ‘송용진한의원이 잘 될 때는 하루 집 한 채 값을 벌었다.’거나 ‘이시계점이 바둑기사 이창호가 태어나고 바둑돌을 처음 잡은 곳’이라는 설명에 후세대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전주에서 오래 산 사람들이 떠올리는 공통의 기억과 다음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감성은 여럿이다. △휴전 이후에 이승만이 카퍼레이드하면서 지나갔다. 시민들은 길옆에 쭉 앉아서 손뼉을 쳤다. △1955년 공보관에서 신석정·이철균·백초 시인과 허소라·김해성·채만묵·장태윤 등 전북대 문학동아리 ‘청도’ 동인의 시화가 전시됐다. 대학생들의 최초 시화전이다. △1950·1960년대 자리는 2층 전시실과 3층 공연장인 이었다. 큰 행사를 많이 했고 12시가 넘어도 사람이 많았다. 10년 동안 비어 있다가 극장 건물의 천장을 성당처럼 아치로 쌓아서 음식점을 열었다. △전주 최초의 신호등은 도로 광고탑인 미원탑 아래 있었다. △1970년에 전주 최초의 백화점인 풍남백화점이 들어섰다. △1970년대 초반에는 귀금속을 파는 금은방이 스무 곳도 넘었다. △1970년대 은 화가들의 전시회를 많이 했다. △1970년대 후반까지 많은 사람이 이 길에서 옷을 맞춰 입었다. △1980년대는 손목시계와 벽시계 선물이 많았다. 시계를 사러 오고, 고치러 오고, 시계 약도 바꾸러 왔다. △전주여고, 전주여상, 기전여고 등 여학교가 가까워서 여학생이 특히 많았다…. 이 길에 얹힌 이야기 모두가 전주의 귀한 유산이다. 길에 스민 속엣것들을 찾아불과 십수 년 전까지 행인이 차고 넘쳤던 길이었기에 1919년 3월 13일과 14일 ‘전주3·1운동’에 참가한 선인들의 걸음걸음도 이곳에 남아 있다. 용머리고개와 매곡교·서천교를 지나온 시위대는 전주우편국(현 경원동 우체국)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그 무리에는 서문교회·천도교 교인들과 신흥학교·기전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꼬리잡기 놀이를 하듯 이거두리의 뒤를 따르며 만세를 부르던 걸인과 나무꾼, 기생과 소리꾼들도 있었다. 일제의 총칼에 맞서 끝까지 평화 시위를 고집한 이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키는 건 백성이며, 나라는 죽어도 기어이 살아남은 것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치며 “나라를 빼앗겼는데 어찌 분노하지 않는가? 한 가족, 한 이웃, 한 민족이 모욕을 당했는데 어찌 앉아만 있는가?”라고 시위에 동참할 것을 목이 메게 외쳤을 것이다. 그 절절한 외침으로 전주는 바르게 성장했다. 길의 끝은 팔달로 옛 전주시청(현 기업은행) 앞. 1960~1970년대 시민들의 약속과 만남의 장소였던 ‘미원탑 터’(전주미래유산) 안내판과 그 곁에 서 있는 돌기둥 ― 도로의 기준점인 ‘전라북도 도로원표’다. 돌기둥 옆에 쓰여 있는 ‘서울 272㎞ 평양 525㎞’처럼 전라북도는 여기서부터 모든 길의 거리를 잰다. 이곳에서 길에 담긴 부침의 역사를 느끼며 자기 존재의 기준과 근원이 되는 구심점을 생각하고 더 찬란하게 빛날 생의 지도를 떠올려 볼 일이다. 평범하지만 뚜렷한 빛깔을 지닌 ‘전주, 빛나는 길’. 새로운 것은 곧 낡은 것이 되지만, 오래된 것이 새로울 때 그 가치는 영원하다. 이 길에 자연스레 스민 속엣것들이 그렇다. ‘전주, 빛나는 길’ 함께 걷기 행사 지난 12월 4일(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전북예술회관에서 서문교회까지 ‘전주, 빛나는 길’ 함께 걷기 행사가 열렸다. 일제강점기의 이거두리(이제학 분)와 꽃거지(조민지 분), 60·70년대 중국인소학교 교사 이얼싼(이종화 분)과 중국음식점 사장 꿔바로우(이우송 분), 1970·1980년대 시계 수리공인 고장난벽시계(정준모 분)와 양장점 종업원인 양복남(최욱로 분)으로 분한 배우들은 거리에 얽힌 이야기들을 달고 야물게 들려줬고, 30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은 어슬렁어슬렁 거리를 걸으며 길의 사연들에 물들었다. 글 최기우 | 극작가·최명희문학관 관장 전라북도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희곡집 , , , , 어린이희곡 , 인문서 , ,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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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가구에 현대적 감각을 입히다
전통 가구 디자이너 권원덕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공예가이자 전통 가구 디자이너입니다.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사람으로 소목장이라 불립니다. 소목장은 나무를 이용해 건축물을 만드는 대목장과 달리 건물의 문과 창문을 비롯해 공간에 놓는 가구 만드는 장인을 뜻합니다. 대목장을 꿈꾸기도 했지만, 건축 현장을 찾아다녀야 하는 문제로 한곳에 정착해 나무를 만지며 창의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소목장의 길을 택했습니다.어떤 인연으로 무형문화재 고(故) 조석진 장인의 제자가 되어 가구를 만들게 되었나요? 대학에서 반도체를 전공한 공대생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나무 만지는 걸 좋아해서 나무 만지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무 만지는 일을 찾던 중에 익산에 있는 공방에서 일하게 되었고, 가구 제작 기술에 대한 목마름과 전통 가구를 배울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무형문화재 조석진 장인을 공방장님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와 나무 나르는 일을 시작으로 문하생을 시작했습니다. 스승의 어깨 너머로 소목장의 삶을 익혔습니다. 결국, 스승은 지난한 과정을 묵묵히 이겨 낸 저를 수제자로 받아주셨습니다. 스승은 저에게 나무를 대하는 자세를 말보다 먼저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기술적인 면보다 소재에 대한 접근과 이해가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제 공방 한쪽에 스승의 작품 전시장을 따로 둔 이유도 그분의 작품을 곁에 두며 가르침을 평생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조선 가구의 특징, 매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조선 가구는 하나의 가구를 만들더라도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사용하여 가구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특징입니다. 단단한 나무, 무늬가 좋은 나무, 가벼운 나무, 벌레에 강한 나무, 습기에 강한 나무 등 다양한 특성에 맞게 나무를 사용하여 하나의 가구를 완성합니다. 정확히 대칭을 이룬 균형미가 두 번째 특징입니다. 조선 가구는 문짝이 두 개입니다. 그래서 문양도 대칭으로 배치해 보는 이로 하여금 안정감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가구라도 지역에서 나는 나무로, 지역색을 반영해 작품을 제작합니다. 저는 기술적인 부분은 조선 가구 제작 방식을 그대로 따르되 작품 디자인은 기존 조선 가구를 재해석해 단순화합니다. 올해 특별히 의미 있는 활동이 있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올해 전라감영과 창덕궁 국빈 의자를 제작했는데요, 전라감영 선화당에 놓인 의자는 조선 시대에 쓰였던 선화당 의자가 갖는 의미를 찾아 나무의 형태와 공간의 특성을 고려하고, 저만의 해석을 더해 단순하면서도 전통미를 잃지 않도록 제작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전북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이 상금을 모으고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정하는 천인갈채상을 받았습니다. 시민들이 주는 상이라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든든한 배경이 되어 준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드리지 않기 위해 더 힘을 내서 작업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계획을 짧게 부탁드립니다. 작품 구상에 더욱 매진하려 합니다. 나무에 관한 공부와 다른 이의 작품을 분석하는 시간도 가지려고 합니다. 조선 가구가 품고 있는 이야기도 꾸준히 찾아내어 작품에 녹여내는 노력을 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물러가고 그 자리에 조선 가구의 소박함과 정제된 저의 디자인이 접목된 가구를 대중에게 많이 선보이려 합니다. 권원덕 작가 라북도 무형문화재 고(故) 조석진 장인의 제자로 조선 가구의 만듦새는 살리되 현대적인 디자인과 색감으로 가구를 재해석해 인정받고 있다.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에서 미술학석사를 졸업했고, 현재 ‘studio 686’의 전통 가구 디자이너이자 대표로 일하고 있다. 재단법인 예올이 뽑은 젊은 공예인 상을 비롯 전북관광기념품 공모전 은상, 전북공예품대전 입선, 전국기능경기대회 가구 직종 동메달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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