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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물을 말하다
전주식 속풀이의 진수
콩나물국밥과 수란
찔긋한 콩나물, 몽글한 계란 전주의 콩나물국밥은 단순한 국밥이 아니다. 그 안에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전통과 깊은 맛이 담겨 있다. 콩나물국밥은 전주만의 독특한 요리로, 맑은 멸치 육수에 아삭아삭한 콩나물,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이 특별한 국밥은 콩나물의 아삭함과 국물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속을 확 풀어 주는 느낌을 준다. 콩나물국밥을 100% 즐기는 방법이자, 맑은 국물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는 비법은 바로 수란이다. 식사를 시작하는 일종의 전채 요리인 수란은 '수란짜'라는 틀에 달걀을 띄워 반숙으로 익혀 내는 음식이다. 여기에 참기름의 향을 더해 속을 편하게 만든다. 수란의 고소한 향은 콩나물국밥의 시원한 국물과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수란을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수란에 조미김 3~4장을 잘게 부숴 넣어 간을 맞추고, 끓고 있는 콩나물국밥의 국물을 2~3숟갈 떠 넣어 흰자를 조금 더 익혀 먹는 방식이다. 이렇게 먹으면 수란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국물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수란만을 오롯이 즐겨 보는 것이다. 달걀이 주는 풍미와 참기름의 향이 고소하게 섞여 입맛을 더 당긴다. 물론 국밥에 수란을 넣어 먹는 방법도 있다. 펄펄 끓는 뚝배기에 수란을 넣어 먹으면, 날달걀의 향이 사라지고 깔끔한 맛으로 변한다. 깊은 감칠맛을 위한 정성의 시간 전주 콩나물국밥은 다양한 재료와 함께 조리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맛과 형태도 진화해 왔다. 전통적인 토렴 방식의 콩나물국밥, 끓이는 식, 황태 콩나물국밥, 김치 콩나물국밥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특히 추운 겨울날에는 직접 담가 숙성시킨 김치를 넣어 끓여 먹으면 별미 중의 별미가 된다.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콩나물국밥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전주의 맑은 물로 키운 콩나물과 멸치 육수의 조합 덕분에 깊은 감칠맛을 낸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술술 넘기는 속풀이 술 마지막으로, 후식으로 제공되는 대추, 계피, 생강 등이 들어 있는 모주를 함께 마시면 속을 따뜻하게 덥혀 주어 금상첨화다. 모주 역시 고려 시대부터 전해 오는 전통 디저트다. 소화와 혈액순환을 돕고, 스트레스를 풀어 준다. 그 달콤하고 따뜻한 맛이 콩나물국밥과 수란으로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사를 완성시키는 훌륭한 마무리가 된다. 전주 콩나물국밥과 수란, 그리고 모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오랜 전통과 깊은 맛이 어우러진 전주의 대표적인 속풀이 비법이다. 전주 향토전통음식업소 풍전콩나물국밥 완산구 동문길73 삼백집 완산구 전주객사2길22 삼일관 완산구 전주객사2길20 콩나루콩나물국밥 완산구 전동성당길14 왱이콩나물국밥집 완산구 동문길88 한일관 본점 완산구 어은로48 신뱅이 완산구 경기전길153-9
2024.06.21
#콩나물국밥
#수란
#모주
#속풀이
기획 특집
이토록 아름다운 전주의 밤
19:00 산책 별들이 소곤대는 전주의 밤거리 땅거미가 진다. 희멀건 달이 얼굴을 비춘다. 걸음을 재촉한 곳은 지난 4월 남부시장에 문을 연 문화공판장 작당. 옛 원예공판장을 리모델링해 전시실, 문화교육장, 야외정원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했다. 마침 아카이브 전시 진행 중이라 차분하게 관람을 즐겼다. 외부의 야외정원은 커피 한잔 마시며 편히 쉬어 가기에도 좋았다. 작당과 마주하고 있는 전주천으로 저녁 산책을 나선다. 천천히 거닐며 불빛과 물빛을 감상하다 보면 시름이 저만치 달아난다. 남부시장의 화려한 불빛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전라감영이다. 전라감영 야간해설투어 달밤 산책이 곧 시작된다. 매일 저녁 7시, 20명에 한해 투어를 진행한다. 은은한 달빛 아래 수줍게 드러낸 전라감영 이야기에 푹 빠졌다. 전주씨네투어×산책 전주국제영화제의 감동 그대로 거리 이곳저곳에 스크린이 불을 밝힌다. 전주씨네투어×산책은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다시 보기’다. 5월 31일과 6월 1일에는 세병공원과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6월 8일에는 덕진공원에서 각각 저녁 8시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20:00 음식과 연희 세계 각국의 먹거리와 취향 저격 공연까지 슬슬 출출해지는 시간, 전주의 밤을 즐길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남부시장 야시장으로 향한다.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운영하니 시간도 여유롭다. 올해로 개장 10주년을 맞은 야시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상인들의 분주한 외침, 가족과 연인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퓨전 음식, 주전부리, 세계 각국의 먹거리들은 야시장만의 매력이다. 벽안의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닭꼬치를 뜯고 있는 모습이 생경하다. 야시장이 전주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와닿는다.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나오니 풍패지관(객사)에서는 야간연희 공연이 한창이다. 조선 시대에 사신을 맞이한 이곳에서 벌어졌던 야간연회를 전통문화예술공연으로 선보인다. 과거 관찰사들이 맛보던 한식 디저트도 있어 달콤한 조선의 밤을 즐길 수 있다. 6월 15일 저녁 8시 30분에도 한 차례 공연이 예정돼 있다. 금암도서관으로 향한다. 전주의 밤을 달굴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도서관 옥상 ‘트인마루’에서 진행하는 ‘달빛공연’은 도심의 야경을 배경으로 낭만이 넘실거린다. 오늘은 클래식 기타 공연이다. 아름다운 선율이 밤공기를 가르며 감성을 흔든다. 6월 7일과 21일 저녁 8시에도 공연 예정이니 절대 놓치지 말 것! 전주문화유산야행 전주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2024 전주문화유산야행이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이틀간 전주 한옥마을과 전라감영 등에서 펼쳐진다.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하는 야행은 8야(夜)를 주제로 전주의 문화유산과 예술 자원을 활용한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화유산 전주마블, 문화유산 천년의 행진, 문화유산 달빛차회 등이 그것. 야심한 밤, 전주가 마련한 특별한 문화유산 게임 한판을 즐겨 보면 어떨까. 21:00 야경 깊고 푸른 밤, 황홀한 낭만 속으로 밤이 깊어지면 전주의 낭만과 운치도 더해진다. 오목대로 향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승전 연회를 열었던 오목대가 조명에 말간 얼굴을 드러낸다. 밤에 보는 고즈넉한 오목대의 멋이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전망대에 서서 한옥마을 야경을 바라본다. 하늘의 별빛만큼이나 찬란히 빛나는 영롱한 불빛들이 아름답게 밤을 수놓아 시선을 붙잡았다. 전주혁신도시에 자리한 기지제는 밤 산책에 더없이 좋은 호수다. 노란 경관 조명이 놓인 횡단 산책로를 걷다 보면 멋진 야경에 취해 걸음이 절로 느려진다. 호수에 반영된 도심 야경도 기지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멋진 풍경. 수면 위 영롱한 불빛과 선선한 바람까지 여유롭기만 하다. 잊을 수 없는 오늘, 멋진 추억을 선사해 준 전주의 푸른 밤이 끝나 가고 있다. 전주 나이트프렌즈 2기 전주의 밤을 더욱 안전하게 야간관광 특화도시 전주를 든든하게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밤에도 안심하고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주 나이트프렌즈 2기다. 관광 관련 전공 대학생과 유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야간관광 프로그램의 행사장 내 사고 발생 위험 요인 발견 시 안전 신고 활동을 전개한다. 또 프로그램 안내와 외국어 안내, 행사 지원 등을 맡게 된다. 나이트프렌즈가 있어 전주의 밤이 더욱 안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4.05.22
#전주의 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문화유산야행
#나이트프렌즈
완주-전주 견문록
길 위의 풍경을 읽다
완산생활체육공원에서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까지
싸드락싸드락 걷기 좋은 모악산자락길꽃 진 자리마다 연두를 새겨 놓은 황홀한 잎들, 바람결도 쉬어 가고 새소리 따라 들어선 길에 초여름이 가득하다. 체육공원에서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린다. 모두의 일상에 파고든 생활체육의 중심지인 체육공원에는 사람들이 저마다 운동을 즐기고 있다. 지친 일상을 지워 내며 운동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수원이 늘어선 길을 걸으니 유월 하늘이 맞닿은 것처럼 마음 한 자락이 맑다. 아카시아꽃향에 취해 생각의 기울기를 키우며 발걸음을 옮겨본다. 학전마을의 학전은 ‘학이 밭에 모여든다’는 뜻으로 풍수적으로 학이 알을 품고 있는 명당이라고 전해진다. 신라의 풍수지리 대가 도선국사는, 학전마을에 대해 “모악산 정기가 뻗어 내려 혈이 모인 곳”이라서 “인재들이 끊임없이 배출되는 터”라고 하였다. 입구에 있는 열녀문을 지나니 개성이 듬뿍 담긴 전원주택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도심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학전마을은 남원과 군산, 순창과 전주 간 전용도로가 인근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호미질을 하며 모종을 다듬는 밭고랑에도 웃음꽃이 핀다. 무성한 녹음으로 번지는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신다. 초록으로 흩어지는 햇빛의 산란이 반갑다.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은 선명하고 자꾸만 헝클어지는 신록의 연주는 아다지오로 흐른다. 여름빛이 반짝이는 구이저수지콧노래를 부르며 낚아채는 풍경의 서사를 풀며 걸어 본다. 한적하게 걷기 좋은 구이저수지 둘레길은 모악산과 경각산 사이에 자리 잡은 구이저수지 주변을 산책하는 코스이다. 저수지 둘레길의 풍경은 음미할수록 깊은 사유의 퇴적층을 드러낸다. 물색이 수시로 변하는 저수지 둘레엔 나무들이 내려와 마치 기웃거리는 듯했다. 구이저수지 둘레길은 앨프리드 히치콕처럼 카메오를 숨겨 놓은 풍경이 가득하다. 수변 데크길과 숲길이 번갈아 진행되어 지루하지 않고 중간중간에 포토존이 있어 산책하는 내내 마음껏 자연을 누릴 수 있다. 멀리 황새가 수면을 차며 황급히 날아간다. 길맛가지나무와 이팝나무, 덜꿩나무와 상수리나무도 덩달아 푸른 잎을 털어 낸다. 여정의 끝에서 만난 풍류(風流)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은 2015년 10월 완주군 덕천리에 개관하였다. 경각산과 구이저수지가 맞닿아 있는 경관을 담아 물방울처럼 퍼져 나가는 술을 형상화했다. 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5만여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술의 재료와 역사와 문화, 세계의 술, 향음 문화체험관 등이 있다. 야외공원에는 술과 관련된 조형물이 있고 자기 앞에 술잔이 올 때까지 시를 짓는 놀이를 하는 유상곡수연, 여럿이 모여 술 마실 때 사용되는 벌칙을 적은 놀이기구인 주령구 등이 있다. 땀을 흘리며 걷는 사람들 사이로 오후의 노을이 붉다. 삶의 윤활유가 되어 주는 술의 감흥을 나누며 그리움의 거처를 돌아보는 일, 잘 익은 노을 한 잔을 곁들이며 고요와 정적에 귀를 기울인다. 산그늘은 나지막이 내려와 수면에 펼쳐지고 길 위의 풍경을 읽은 하루는 말갛게 익어 간다. 알아 두면 재미 100배이곳도 한번 들러 보세요! 전북도립미술관2004년 10월에 개관했다. 문화와 자연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예술 소통의 장. 다양한 전시 개최, 미술 작품의 수집과 보존, 예술 교육과 공연, 교류를 통해 전북의 미술 문화를 알리는 열린 공간이다.I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111-6I 063-290-6888 풀꽃세상채식으로 차려진 뷔페식 식당이다. 깔끔하고 담백한 요리, 싱싱하고 다양한 야채와 과일, 우리 곡물로 만든 카스텔라, 버섯탕수육, 연자죽과 제철 푸성귀들로 차려진 계절 밥상이 푸짐하다. 2015년 유네스코 음식창의업소로 지정되었다.I 전주시 완산구 우림로 1036-13I 063-221-3355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경각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2인 1조의 탠덤비행을 하며 새가 되는 기분을 경험하기 좋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다. 윈드삭이 활짝 펴질 정도의 바람에 하늘을 나는 신선한 경험이 황홀하고 짜릿하다. I 임실군 신덕면 신덕리 산153 모악산해발 793.5m 높이의 산이다. 아기를 안은 어머니의 모습을 닮은 바위가 있어 모악산이라 했고 진달래와 철쭉이 유명하다. 금산사로 가는 길목과 대원사와 수왕사를 거치는 길목은 당일 산행 코스로 사랑받는다.I 전주시 완산구 중인동
#모악산자락길
#구이저수지
#술테마박물관
전주 사람
“고향 전주의 매력을 널리 알릴게요!”
전주시 홍보대사 소이현 배우
앞으로 2년 동안 전주를 알리는 홍보대사가 된 소감이 어떤가요? 제가 나고 자란 곳을 널리 알린다는 일에 자부심을 가집니다. 제안을 받자마자 정말 기뻤고, 전주를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고,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어요. 저로 인해 한 분이라도 더 전주에 대해 알고 호감을 느끼시게 된다면 홍보대사로서의 보람이 훨씬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달 남편과 함께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 사회를 보았는데, 전주 출신의 배우로서 특별한 기분이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오랜만에 시민 여러분을 가까이서 뵐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한국 영화와 전주가 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는 것을 여러 면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계기가 됐습니다. 뜻깊은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남편과 전주에 간 김에 여행하는 느낌이 났던 것은 덤이겠지요. 홍보대사로서 6월의 전주를 소개해 주신다면? 삼천동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녀서 전주에 추억이 많아요. 친구들과 동물원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추억은 물론이고, 가족들과 전통시장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 먹곤 했는데, 시장의 활기찬 기운이 저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줬던 기억이에요. 6월에는 너무 더워지기 전에 한옥마을을 둘러보시고, 선선한 저녁이 되면 친구나 가족, 연인과 함께 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길거리 운치를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가맥’으로 많이 알려진 맥주 코스는 이제는 너무 유명하죠. 그리고 전주는 도시의 문화를 잘 담은 한옥 느낌의 숙박업소가 다양하게 있어요. 고즈넉한 여행을 즐기시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가 큽니다. 배우로서 올해는 어떤 계획이 있을까요? 연기와 예능에서 두루 좋은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로 또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홍보대사 위촉 이후 전주를 찾을 때마다 시민 분들께서 크게 반겨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대중에게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면서도 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보대사
#배우
#소이현
건강과 맛을 담은 오롯한 한 사발
도토리 묵사발
건강한 국물을 만드는 도토리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요즘 날씨에 찬 음식이 절로 생각난다. 찬 음식을 먹고 불편한 속이 걱정이라면 ‘묵사발’만 한 것이 없다. 도토리 요리의 특징은 식사 후 더부룩함이 없다는 점이다. 소화 기능을 활발히 해 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산화 작용을 도와 노화를 방지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 것은 덤이다. 도토리묵은 음식이면서 동시에 약이다. 도토리의 성분인 아콘산과 탄닌 등의 성분은 몸에 쌓인 중금속을 내보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잦은 음주로 간 기능이 떨어지거나 숙취가 있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터다.직접 만들어 더욱 찰진 묵‘건지산 도토리’의 묵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묵과 식감이 매우 다르다. 국내산 도토리 100%를 고집하며, 도토리 산지에서 1년 치를 미리 수매하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수제로 묵을 쑤는 것이 찰진 묵의 비법이다. 덕분에 건지산 도토리의 도토리묵은 껍질에 쫀득함이 생생히 살아 있다. 육수와 함께 먹는 묵사발에 활용해도 특유의 찰진 식감을 잃지 않는다.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처음에는 묵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았지만 손님들의 요구로 판매를 결정했다고.묵사발에 들어가는 육수 역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다. 찬 음식으로 다치기 쉬운 속을 보호하기 위해 한약재를 포함한 6가지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특별한 육수 덕분에 도토리묵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청량감 넘치는 묵사발 국물을 맛볼 수 있다.도토리묵의 맛있는 변신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로는 따라올 음식이 없는 묵사발. 속이 빨리 꺼질지 고민이라면 곁들임 메뉴와 함께 먹어 보자. 묵사발에 메밀도토리 면을 더해 후루룩 넘기는 막국수, ‘겉바속촉’ 찰진 전분의 식감을 극대화한 도토리전은 별미 중의 별미다. 함께 제공되는 반찬 역시 모두 직접 만든다. 특히 겉절이와 보리열무김치가 손님들로부터 인기가 좋다. 건지산 도토리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주소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1051문의 063-255-1415
#묵사발
#도토리
#건지산
특별한 걸쭉함, 깊이가 다른 전주만의 맛
물짜장
물짜장의 맛을 더하는 두가지 설(說)물짜장의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전해져 온다. 일례로, 전주의 웨딩거리에 위치한 진미반점 대표는 주방장들끼리 남는 재료를 활용해 물짜장을 만들었다고 전한다. 또 다른 설은 영흥관의 현 대표가 할아버지께 들었다는 이야기다. 당시 전쟁으로 인해 귀해진 춘장을 구하기가 어려워 고춧가루를 대신 사용해 짜장의 맛을 내려고 시작한 것이 물짜장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 시작에 대해 여러가지 뒷이야기가 분분하지만 최근 전주 관광이 인기를 끌며 물짜장의 독특한 유래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다. 저마다의 맛과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의 수많은 중식점 중에서도 영흥관은 ‘영원히 흥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그 이름처럼 7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이곳은 특히 감칠맛 나는 물짜장으로 유명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주방장으로 일한 창업주가 6·25를 겪으며 서울에서 전주로 피난 온 뒤 펼쳐진 맛의 서사시인 셈이다. 해물과 반죽이 빚어낸 앙상블물짜장 맛의 비결은 재료에 있다. 새우, 오징어와 같은 싱싱한 해물에 버섯과 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더해 만든다. 영흥관에서는 콩기름 100% 식용유를 사용해 해물을 먼저 볶은 후 채소를 넣어 시원한 맛을 더한다. 요리를 끝낼 즈음에는 고춧가루를 넣어 색과 향을 끌어올리고 마무리로 전분을 넣어 특유의 걸쭉한 국물을 만들어 낸다. 영흥관 물짜장의 특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입에 딱 달라붙는 간과 함께 고소한 맛이 일품인 국물이고, 둘째는 ‘면’이다. 영흥관은 면 강화제를 사용하지 않고 숙성시켜 만든 면이기에 소화가 잘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야들야들하니 맛있다”는 손님들의 호평이 자자하다. 배달을 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에는 강화제 없이 반죽하는 기술 자체가 귀해져 더욱 맛보기 힘든 맛이다. 과거 할아버지부터 이어 온 전통을 고스란히 지킨 결과이기도 하다.75년의 역사를 써 나가는 토박이 음식1950년부터 전주를 지키고 있는 영흥관은 화교 출신의 3대가 가업을 잇고 있다. 1대 위숭창 창업주, 2대 위덕강 대표, 현 위무경 씨까지 물짜장의 전통을 쓰고 있는 셈이다. 매일 아침 재료를 손질하는 초심을 잃지 않은 맛 덕분에 단골도 많다. 위무경 사장은 “최근 구도심 상권을 찾는 손님분들이 적어져서 아쉽다”며 “영흥관을 통해 구도심을 찾아오실 수 있도록 처음과 같이 정성으로 음식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영흥관주소 :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17문의 : 063-284-5628
2024.04.24
#물짜장
#영흥관
제철에 우려낸 푸른 영약
다슬기탕
물의 생명력을 담고 자라난 다슬기 자연이 제 생명력을 고스란히 담아 길러 낸 먹거리들은 제철을 만나 최상의 맛을 완성한다. 봄부터 초여름까지가 제철인 다슬기 역시 마찬가지다. 전주에서 가깝고 물 청정하기로 소문난 무주와 섬진강 일대에서 잘 잡히는 데다, 그 식감과 진한 풍미가 유별나 전주 시민들에게 보양식으로 사랑받은 역사가 길다. 유서 깊은 의서인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도 다슬기는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위통을 줄인다고 기록돼 있다. 영양학적으로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이 많은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라 우수한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껍데기부터 속살까지 버릴 것 없이 다 쓰임새가 있으니 완전식품이란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식당 문화가 발전하기 전부터 전주 사람들은 인근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거나 사 와 집에서 여러 방식으로 조리해 먹었다. 전과 무침, 조림 등으로 여러 요리법이 전해지지만, 그래도 ‘다슬기 요리’ 하면 역시 탕이 먼저 떠오른다. 온갖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요즘도 다슬기탕은 인기다.색장동에 자리한 역시 훌륭한 다슬기탕 맛으로 유명한 음식점이다. 전주시가 인증한 안심음식점인 데다, 2020년엔 향토전통음식업소로 선정됐으니 그 내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터. 과연 그 내실은 어떻게 쌓아 왔을까. 세상에서 가장 맛난 것은 자연 그 자체 호림이네에 발을 들이면 먼저 멋들어진 한옥 건물이 눈에 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전주천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풍광도 이 집의 맛보기 좋은 즐거움이다. 식당 역사만 짚으면 22년이요, 완주군 상관면에서 전주로 옮겨온 지는 10년. 이영 사장이 직접 다슬기를 공수해 오고, 반찬도 만들어 상에 올린다. 무주와 섬진강에서 채취한 자연산 다슬기가 속이 튼실하고 육질이 오독오독해 식감부터가 최고급으로 평가받는데, 씨알도 커 만족 못 하는 방문객이 적다. 특히 맑은 빛깔이지만 걸쭉한 단맛이 숨어 있는 국물 맛은 한 번 접하면 잊기 어렵다.만드는 과정 역시 ‘달인’의 고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슬기를 삶아 잡내를 빼고 갈아 낸 다음, 직접 담가 9년 묵힌 된장을 풀어 탕을 요리한다. 또 20첩 반상으로 상다리 휘어지게 차림새 또한 넉넉히 전하니, 한정식집이 부럽지 않다.화룡점정은 다슬기탕과 함께 먹기 좋은 다슬기 솥밥이다. 다슬기 우려낸 물로 지은 밥은 풍미가 진하고, 솥으로 쪄 낸 덕에 밥알 사이사이 고소함이 살아 있어 숟가락 놓기가 힘들다. 여기다 달인의 손길을 거친 다슬기 간장을 비벼 먹으면, 몸가짐마저 힘이 팍팍 들어가는 ‘밥심’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러니 20년 단골이 줄을 서 가며 찾아오는 맛집으로 명성을 쌓아 온 것. 봄은 지나가고 곧 찾아올 여름도 결국 ‘한철’이겠지만, 제철 맞은 다슬기탕 한 그릇이 부여한 효능은 일 년 내 삶을 북돋는 자연의 맛을 전해 줄 것이다. 철 가기 전에 세상 제일 맛난 자연을 음미할 수 있도록, 호림이네에 들러 보면 어떨까. 전주시 향토전통음식업소 지정 호림이네주소 전주시 완산구 춘향로 5152문의 063-285-4007
2024.03.22
#다슬기탕
#호림이네
가장 ‘복’스러운 요리의 정수
미나리복탕
호남 향토 국물 요리로 명성 높은 복탕 원도심은 시민의 생활사와 도시 정신이 올바로 깃든 ‘오래된 심장’이요, 사람과 맛이 모이는 식도락의 원천이다. 그 때문에 원도심 일대엔 대대손손 손맛 길러 온 노포들이 형성되곤 하는데, 자연스레 그 도시만의 별미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전주 역시 내륙에서 접하기 힘든 귀한 먹거리였던 복어 음식점들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예로부터 강력한 독을 지닌 복어는 금단의 음식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적어 자양강장에 유달리 효과가 좋고 숙취를 없애는 데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팔방미인 먹거리이다 보니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되었고, 전주를 대표할 만한 복어 요리로 복탕(복어탕)이 떠올랐다. 정성스레 손질해 복어 독을 없앤 후, 미나리를 비롯한 각종 채소와 된장 등 조미료를 함께 넣고 푹 끓여 먹는 복탕은 호남 향토 국물 요리로서 이름값이 높다. 전주 복어탕 음식점들의 수십 년 역사가 그 명성을 다지는 데 한몫 단단히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터. 현재 전주에서 복탕 대표 맛집으로 꼽을 만한 곳은 ‘태봉집’과 ‘그때산집’이다.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음식창의업소로 나란히 선정된 두 집은 반백 년 역사를 넘긴 명실상부한 노포들이다. 전주식 복탕, 전주식 풍미, 전주식 인심 그때산집의 역사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오르는데,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복어탕집이다. 1대 유춘영 부부에 이어 2대 유미카엘 부부가 사업을 계승해 ‘아낌없이 주련다’라는 경영 철학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이곳 복탕을 처음 먹는 이들은 푸짐한 상차림에 처음 놀라고, 감미로운 풍미에 두 번 놀란다. 절로 술 한잔 당기는 복어껍질 튀김과 초무침을 전채(前菜)로 먹은 후, 잘 손질한 까치복의 탱글탱글한 식감에 향 그윽한 전주 특산 미나리와 콩나물이 가미된 복탕 한 숟갈 먹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여기에 그때산집만의 비법 초장이 더해지면 감칠맛이 완전무결해진다. 1976년 문을 연 태봉집 역시 ‘신선함이 생명’이라는 소신을 유지하는 곳이다. 새벽 5시부터 한 마리씩 복어를 손질해 최대한 싱싱한 상태로 육수를 우려내는 것. 껍질째 넣고 팔팔 끓인 국물 맛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듬뿍 얹어 실한 복어 건더기와 함께 내주니 그야말로 전주식 복탕의 완결판이다. 여기다 초고추장에 간 마늘을 섞어 만든 특제 소스를 곁들이면 어떤 식객이 와도 감탄을 연발하곤 한다. 이렇듯 전주 복탕은 전주식 풍미에 전주의 넉넉한 인심까지 가미된 ‘복스러운 한 끼’다. 언제고 허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만족스러운 복탕 한 그릇 누려 보면 어떨까. 유네스코 음식창의업소 태봉집 주소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5길 43-14 문의 063-283-2458 그때산집 주소 전주시 완산구 태평5길 13-4 문의 063-277-0492
202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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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절기음식
새해 첫날에는
무병장수의 기원을 담은 떡국 한 그릇
도시에 활력을 북돋던 설날의 풍경들 아직 깃이 뻣뻣한 새 옷의 감촉, 새벽 공기를 뚫고 시장에서 떡을 사 와 보글보글 끓여내던 어머니의 흥얼거리는 소리, 잠기운 흩어내며 뜨끈한 떡국 한 숟갈 떠먹으면 안온함이 찾아오던 기억, 오랜만에 만난 친척에게 세배 올리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큼지막한 손들, 찬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문방구에서 산 연을 날리며 뛰놀던 들뜸까지…. 대가족의 화기애애함이 사라져 가는 요즘은 찾아보기 어려운 광경이지만, 우리 민족의 정서에 자리한 설날의 공통 정서는 위와 비슷할 것이다. 전주 역시 골목마다 멀리서 찾아온 가족들의 발걸음이 더해져 활력을 북돋았으며, 시민들은 덕담 나누기, 문안비(집안 하인을 시켜 이웃에게 인사를 전하는 것), 복조리 걸기, 귀신 쫓기, 윷놀이, 널뛰기 등 세시풍속을 즐기며 새해맞이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과가 바로 떡국 먹기였다. 오죽하면 ‘떡국을 먹지 않으면 나이를 먹을 수 없다’는 속설까지 전해질까. 귀한 떡으로 전하는 전주의 마음 씀씀이 사실 떡은 조선시대에는 잔칫날에나 구경하는 귀한 음식이었고, 궁핍한 나라 형편이 채 펴지지 못했던 산업화 시기에도 귀한 식도락이었다. 그럼에도 전주는 햅쌀이 넘치게 유통되는 곡창지대의 풍요로움 덕에 인절미·차조기떡·나복병· 화전 등 종류도 맛도 다양한 떡들이 탄생할 수 있었고 오늘날 떡의 고장으로 자리 잡았다. 때문에 설날에 전주에서 가장 바쁜 곳이 어디였느냐 묻는다면 중앙시장과 모래내시장 떡집이 정답일 것이다. 전통시장 자체가 문전성시를 이룬 데다, 설에는 모든 집이 가래떡으로 떡국을 끓여 먹었으므로 떡집들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가래떡 받기가 난감할 정도로 주문량이 폭주하곤 했다. 부유한 집안에서는 일부러 많은 떡과 음식을 장만해 일가친척과 이웃들에게 세찬(설음식, 歲饌)으로 나눠 주기도 해 그 마음 씀씀이가 예사롭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는 명절의 의미가 제법 느슨해진 요즘도 명맥을 잇고 있다. 한 숟갈 나누며 자연히 어우러지는 인심 이토록 떡과 연이 깊으니, 전주식 차례상에는 반드시 흰떡과 떡국이 오른다. 남다른 요리법도 전해지는데, 가래떡 대신 멥쌀가루를 뜨거운 물에 반죽해 즉석에서 떡국에 떼어 넣는 전라도식 ‘생떡국’이 시민들에게 익숙한 메뉴다. 또 요즘은 국물을 대부분 닭고기나 쇠고기로 맛을 내지만, 전주에는 전통 방식 그대로 꿩고기 육수를 쓴 ‘생치떡국’을 유지하는 식당들이 남아 있다. 꼭 설날이 아니어도 시민들은 간편식으로 떡국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잦았고, 흉년이 들어도 굶어 죽는 이 없었다는 전주의 인심을 대변하듯, 전주사람들은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넉넉히 끓인 떡국을 나눠 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떡국은 그 자체로 이미 풍요의 고장 전주를 대변하는 음식인 것이다. 새해의 첫머리를 떡국으로 시작했던 조상들처럼, 전주시민의 갑진년 한 해도 무병장수와 번영이 떡국 한 그릇에 담겨 배불리 찾아오길 기원해 본다. 양력설, 음력설 들어 봤나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력 1월 1일, 음력설을 쇠어 왔다. 시간이 흐르며 1895년 을미개혁으로 태양력이 시행되며 음력이 폐지되고, 일제강점기에 양력설만을 인정하며 이때 공식적인 설은 양력설이 되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우리 조상들은 양력설을 일제의 설로 인식하며 전통적인 음력설을 고집하였고, 양력 1월 1일은 신정, 음력 1월 1일은 구정이라 하며 서로 다른 설을 쇠는 사람들로 혼재하게 된다.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이후에도 양력설은 여전했으나 한국인들은 전통적인 음력설에 제사와 차례를 지냈고, 결국 1985년에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하에 음력설을 공휴일화하게 된다. 이후 1990년대에 이르러 음력설이 설날이라는 명칭으로 복원되며 지금의 대한민국은 1월 1일을 공식적으로 일 년이 시작되는 날로서 기념하고 음력설을 대표 명절로 지내고 있다.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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