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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전주의 또 다른 이름
Q&A로 풀어 보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재생
Q.'시민의 숲 1963' 부지 재생 사업은 어떤 규모로 진행되나요?A. 도시의 흔적과 시민의 기억을 모아 추진하는 전주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숙원 사업 '시민의 숲 1963'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12만 715㎡에 2027년까지 총 5,831억 원을 들여 다섯 가지의 숲을 조성하는 부지 재생 사업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주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전시관, 음악분수와 야외공연장이 들어서는 예술의 숲,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자연 놀이터를 구현하는 놀이의 숲, 음식·차·독서·공연 복합시설과 청년 음식 스타트업 시설이 있는 미식의 숲, 국제 규모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아트리움(열린 개방 공간) 등이 들어서는 전주 발전을 이끌어 갈 마이스(MICE)의 숲, 꽃정원과 거대한 숲이 어우러진 정원의 숲을 조성할 계획입니다.Q.'정원의 숲'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요, 어떻게 진행되나요?A. 내년 3월 착공하는 '정원의 숲'은 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옆 장애인 양궁장과 청소 차량 차고지 부지에 내년 12월까지 수백, 수천의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정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정원의 숲' 조성 사업이 완료되면 오랫동안 종합경기장 재생을 기다려 온 시민들의 갈증이 조금은 해소되고, '시민의 숲 1963'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겠죠?Q. 전주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전시관도 건립되는 게 맞나요?A. 전주시립미술관 건립은 올해 7월 문체부로부터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 '적정' 통보를 받았는데요, 전주시는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거쳐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 전주시립미술관은 2025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총 300억 원이 투입되는데요,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1만 364㎡ 규모로 짓고, 전시실과 도서관, 교육실, 수장고 등이 들어설 계획입니다.2024년까지 총 433억 원을 투입해 부지 1만 7,642㎡에 지상 4층, 연면적 1만 1392㎡ 규모로 건립되는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전시관은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의를 통해 옛 법원·검찰청 부지에서 현 야구장에 조성되는 '예술의 숲'으로 건립 부지가 변경되었습니다. 지난 4월 문체부로부터기본계획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승인을 받았고, 현재 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전주시는 내년 초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하고 이후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건립할 계획입니다.Q. 대체 시설인 육상경기장·야구장은 언제 완공되나요?A. 대체 시설 건립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데요, 시는 종합경기장 내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대체 시설을 전주월드컵경기장 옆에 건립할 계획입니다. 현재 지방재정 투자심사와 대체 시설 편입 토지 보상, 교통·재해영향평가와 건축 기본설계는 모두 마무리되었고,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랍니다. 전주시는 실시설계 용역이 완료되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공사를 발주할 계획입니다. 육상경기장은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8,900㎡ 규모로 지어질 계획인데요, 야구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7,800㎡ 규모로 건립됩니다. 시는 육상경기장과 야구장 건립에 총 900억 원을 투입해 홍보전시관과 광장, 숲속 산책로, 잔디관람석 등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월드컵경기장 옆에 야구장과 육상경기장이 들어서면 육상경기장 옆에 신축되는 전주실내체육관과 함께 복합스포츠타운이 완성되며, 이곳이 스포츠 메카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Q. 민자사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A. 롯데쇼핑이 '마이스의 숲'에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등 마이스(MICE) 시설을 건립하는 민자사업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현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서 이 민자사업을 놓고 시민의 편익과 수요에 맞는지, 지방재정 투자사업으로 타당한지, 재원 조달은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면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하고, 시설 규모와 건립시기, 운영 방법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입니다. 전시컨벤션센터는 5,000㎡ 규모의 전시장과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 약 10개의 중·소회의실로 계획돼 있는데요, 건물 규모는 지하 2층, 지상 6층에 연면적 6만 2,000㎡입니다. 함께 건립될 호텔은 지하 2층, 지상 10층에 연면적 1만 4,800㎡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고, 객실은 200실 이상입니다. 롯데쇼핑은 이들 마이스 시설 건립에 2025년까지 약 4,075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등 마이스 시설이 들어서면 국제회의 개최와 같은 마이스 산업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관광객 유치로 국가관광거점도시 전주의 위상도 한층 높아지겠죠?
2021.10.22
#시민의숲1963
#정원의숲
#전주종합경기장
당신과 더불어
나무로 새 삶을 만드는 사람들
'소금공방'의 네 작가
'소금공방'과 작가들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김심정 소금공방은 목공작업과 페인팅을 중심으로 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집기, 소품을 만드는 작업실입니다. 공방장인 김심정 작가와 나무작업자인 김원식, 디자이너 김진산 씨가 함께하고 있으며, 순수미술작가인 박수지 씨가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소금공방'은 네 명의 작가들이 운영하는 창작공동체 공간인데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기보다는, 작가들 각자가 고유의 색깔을 살려 창작활동과 경제활동을 지속할 기반을 다지는 것을 지향하고 있습니다.전주에 연고가 없는 걸로 아는데, 이곳에 공방을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박수지 저와 김심정 작업자는 인생 동반자이자 창작 파트너로 전국을 여행하며 삶을 꾸려 왔습니다. 작년에 변산반도를 여행하고, 군산과 익산을 거쳐 전주에 오게 되었는데 전주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어요. 때마침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의 정착을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자연스레 전주를 물망에 올리게 되었고요. 때마침 제가 '팔복예술공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되며 팔복동을 알게 되었는데요, 공단과 기찻길이 있는 팔복동의 풍경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터를 잡게 되었습니다. 팔복동은 초봄엔 벚꽃, 늦봄엔 이팝나무, 철 따라 피고지는 식물들로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동네인데요. 마치 선물 받은 기분이에요.전주에서 진행한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김심정 한국공예진흥원과 진행했던 '페이지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목가구로 틀을 짜고 전주한지를 배접해서 작품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의자와 스툴, 테이블로 구성된 집기 세트를 개발해 올해 전주한지축제에 출품했어요. 또, 전주 노송동 책방인 '물결서사'의 가구를 맡아 작업했는데요. 단순히 공간을 예쁘게 꾸미기보다는, 책방을 운영하는 작가들이 직접 취향을 덧입힐 수 있게끔 기본 바탕을 만드는 데집중했어요.네 분이 생각하는 목공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김진산 머릿속에서 그린 것을 손수 만들어서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싶어요. 모든 나무가 저마다 하나하나 다른 것도 매력이고요.김원식 나무는 살아 움직이는 소재예요. 한 번 만들어지면 그 상태 그대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변화해요. 그렇기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될 모습을 상상하며 만드는 재미가 있어요.김심정 목공을 배우기 전, 한옥 단청을 보수하는 일을 하면서 나무의 물성에 매료되었어요. 나무는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완성도 높은 소재예요. 나무마다 냄새도, 결도, 질감도 다 다른데, 각각의 목재를 다루는 방식을 배우는 목공예 역시 매력적인 작업이에요.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김심정 목공예 워크숍 등 전주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에요. 많은 분들이 공방에 오실 수 있도록 라운지 공간을 넓게 설계했어요.김진산 지난 3년 동안은 목공예 기술을 습득하며 보냈는데, 앞으로는 디자인적인 부분에 깊이 파고들고 싶어요.김원식 작업자로서는 많이 만들고 깊이 느끼며 완성도를 높이고 싶고,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고 싶어요.박수지 여러 사람들이 모여 목공예, 도예,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등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공간을 꾸려가고 싶어요. 소금공방 팔복예술공장 인근에 있는 '소금공방'은 오래전 소금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개조한 목공예 공방이다. 옛 정체성을 살려서 이름을 짓고, 외벽에 남아 있는 '소금'이라는 글씨에 페인트를 덧칠했다. 2020년 11월, 세 명의 작업자와 한명의 미술가가 함께 공방의 문을 연 뒤, 협업으로 목공예 작품을 만드는 동시에 각자의 창작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주소 |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문의 | 0507-1488-8936
#소금공방
#목공예공방
듣고, 읽고, 놀고, 맛보고
전주에서 무형유산으로 놀자
조선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전주문화재야행가을밤에 떠나는 특별한 시간여행, 전주문화재야행이 한옥마을 경기전과 전라감영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문화재'를 주제로 공연과 게임 등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올해 문화재야행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고려해 경기전 경내 세 곳과 전라감영에서 분산 개최된다. 먼저 1구역(경기전 정문~전주사고)은 조선의 역사에 귀 기울이는 이야기 구역이다. 왕과의 산책으로 조선의 왕과 함께 아름다운 가을밤의 경기전을 누벼 보자. 2구역(경기전 서문~부속채)에서는 문화재야행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경기전 좀비 실록이 펼쳐진다. 3구역(경기전 동문~어진박물관)은 치유 구역으로, 소나무 숲에서 힐링 콘서트가 열린다. 마지막 구역인 전라감영으로 발길을 옮겨, 야외 방 탈출 게임을 비롯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자.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제로 진행되며, 구역별 참여 인원을 제한한다. 문화재야행 홈페이지(www.jeonjunight.com)에서 집콕하며 즐기는 온라인 프로그램도 놓치지 말 것. 방구석 음식 대첩, 나만의 어진 그리기 등으로 나만의 장기도 뽐내고, 가상현실로 실감나는 전주 문화재를 체험하는 미디어 콘텐츠도 제작해 보자.일시 l 10. 22.(금) ~10. 23.(토)장소 l 경기전, 전라감영 온라인 l 유튜브에서 '전주문화재야행' 검색문의 l 문화예술공작소(063-232-9938)일상에서 즐기는 우리 옷, 전주한복문화주간한복과 참 잘 어울리는 도시, 전주에서 '한복결'을 주제로 한복문화주간이 일주일간 열린다. 한복문화주간은 전주를 비롯한 전국 7개 도시에서 펼쳐지는 문화체육관광부 행사다. 일상에서 우리 옷 한복을 즐김으로써 한복 문화가 널리 퍼지게 하려고 마련된 행사로, 한복을 소재로 패션쇼, 체험, 장터가 열린다. 10월 11일,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마당에서 한복 패션쇼가 열린다. 1부는 '혼인'을 주제로 한 뮤지컬 형식의 패션쇼가 진행되고, 2부에서는 다양한 생활 퓨전 한복을 선보인다. 홍보관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비단 수의 전시가 진행된다. 전주한옥마을 우리 놀이터 '마루달' 옆 야외마당에서는 포토존이 마련되고, 무료 인화 이벤트가 진행된다. 10월 16일과 17일에는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 전통정원에서 전통 매듭 노리개 등 다양한 장신구를 직접 만드는 체험 한마당이 진행된다. 한복과 장신구 등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장터도 펼쳐진다. 명품시내버스(1000번) 기사가 한복을 착용하고 운전하는 색다른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올가을, 전주에서 한복과 함께 특별한 일주일을 보내 보자.일시 l 10. 11.(월 ~10. 17.일장소 l 한국전통문화전당 외온라인 l 포탈사이트에서 '전주한복결' 검색문의 l 한국전통문화전당(063-281-1573, 1574)흥이 넘치는 무형유산, K-무형유산페스티벌지난해 첫선을 보이며 무형유산에 젊은 감각을 더한 축제로 평가받는 'K-무형유산페스티벌'이 올해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올해 주제는 '무형유산의 힙(HIP)함'이다. '힙함'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잃지 않는 전승자들의 무대라는 사실을 표현한 신조어이다. 이름부터 흥이 넘치는 '니나노 페스티벌', 판소리와 록의 신선한 만남 '무형유산HIP스테이지' 등의 공연이 3일간 전주의 가을밤을 뜨겁게 달군다. 낮에는 버스킹 공연으로 관객들의 흥을 돋우고,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축제의 재미를 더한다. 국내 최대 무형문화재 종합축제 '2021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도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다. '오리지날 케이컬처 이야기, 오케이 무형유산'을 주제로, 세계가 열광하는 K-컬처(문화)의 근간이 '무형유산'임을 알리는데 집중한다. 인류 무형유산 기획공연이 관객을 맞고, 장인들의 생생한 시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올가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도 만나고, 젊은 감각을 더한 무형유산 축제를 즐기며 무형유산의 빛나는 가치를 발견해보자.일시 l 10. 14.(목)~10. 16.(토)장소 l 국립무형유산원온라인 l 인스타그램에서 '국립무형유산원' 검색문의 l 국립무형유산원(063-280-1500)
2021.09.24
#문화재야행
#전주한복문화주간
#k-무형유산페스티벌
뜻밖의 전주
바람쐬는길 120
평화의 바람이 분다 '세계평화의전당'
새로 문을 여는 세계평화의전당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120. 주소만 읊조려도 바람결이 느껴지는 이 집은 치명자 성지에 새로 문을 여는 '세계평화의전당'이다. '치명자'는 '목숨을 바치는 자'라는 뜻으로, 이곳에는 1801년 신유년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 가족의 묘역이 있다. 이들의 유해는 완주군 이서면에 묻혀 있다가 1914년 이곳으로 이전한 것인데, 최근 이서면에서 한국 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권상연의 유해가 처형된 지 230년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엄숙한 마음이 들 법한 장소이지만, 긴 세월 동안 이곳은 종교인뿐만 아니라 전주를 찾는 누구에게나 안식과 휴식을 주는 장소로 사랑받았다. 한옥마을 가까운 거리에 있어 언제든 찾아가기 쉽고, '바람쐬는길'이라는 사색하기 좋은 길이 있기 때문이다. 일행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외롭지 않을 만큼 눈과 마음으로 만나는 모두가 이 길에서는 길동무가 된다.'세계평화의전당'은 2019년 성지 내 옛 장막 성당이 있던 자리에 착공되어 오는 10월 준공식을 하고 문을 연다. 약 1만㎡ 넓은 부지에 복합문화관과 피정연수관이 들어서는 '세계평화의전당'은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어 주겠다는 의미리라. 넓어진 품과 이름의 의미만큼 이 집에서 만나게 될 평화의 바람에 마음이 설렌다.숨결마저 평화로워지는 길'세계평화의전당'으로 가는 여정은 한옥마을에서 춘향로를 따라 승암교를 건너며 시작된다. 바쁘고 복잡했던 도시에서 이 다리를 건너는 순간 자연의 숨결을 따라 여유로워진다.사뿐한 걸음으로 가로수 길을 걷다 보면 성지 주변을 안내하는 소박한 나무 표지판과 만나게 된다. 표지판이 난무하는 도시의 길과 다르게 성지에서는 길을 잃을 일이 없다.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마음의 길조차 하나로 모이기 때문이다.한 개의 이정표가 순교자 묘역과 산상 기념 성당으로 오르는 순례 길을 안내한다. 한 시간쯤 오르내리는 순례 길에서 친구와 가족들을 향한 마음속 기도가 흘러나온다. 잠시라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가 되는 곳, 거칠었던 내면이 둥글둥글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곳. 그 길에서 온화한 사랑의 바람을 느낀다.바람쐬는길, 기품 있게 줄지어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넓은 잔디 광장을 놀이터 삼아 노는 잠자리들의 날갯짓이 가볍다. 기도 숲이다. 기도 숲에는 옹기가마 경당과 십자가 동산이 자리한다. 천주교가 박해를 받던 시절 옹기를 굽는 가마는 성전과 기도 생활의 장소였다고 한다. 작은 골방처럼 초라한 곳에서 박해 속 신앙을 지켰던이들의 기도는 얼마나 절절하고 뜨거웠을까. 그들의 기도를 발굴하듯 따라가다 보면 종국엔 지금의 평화로운 땅과 정경 그리고 그 땅을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로부터 이어 온 수많은 이들의 기도는 현재의 시간 위에 공명을 더한 듯하다. 수난의 역사를 보듬은 터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주는 땅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과 즐거운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숨결마저 평화로워지는 길에서 드디어 '세계평화의전당'을 마주한다.낯선 듯, 이국적인 모습의 복합문화관설레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세계평화의전당',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요한 루갈다 동정 부부가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한옥마을의 한국적인 모습과 다르게 '세계평화의전당'은 다소 이국적인 모습을 갖췄다. 고대 건축양식과 붉은 벽돌, 아치형 입구 상단에 설치된 7개의 종과 지붕 탑의 외관은 일상을 떠나 새로운 세계에 닿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세계평화의전당' 입구로 들어서는 길 마치 유럽의 어느 성지에 찾아온 듯한 생경한 느낌에 그 안의 세계가 더욱 궁금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눈앞으로 펼쳐지는 순백의 공간은 일순간 마음의 교란을 평정하고 만다.방문자를 맞이하는 첫 공간인 복합문화공간 내 보두네홀. 보두네홀의 이색적인 풍경은 정면의 벽을 가득 채운 순백의작품에 있다. 성전임에도 성전의 상징이 두드러지지 않은 편안한 조화로움에 한동안 작품 감상에 빠져들었다. 작품 제목은 이다. 한지 조형 예술가 박동삼 작가가 만든 세계 최대의 한지 조형 작품으로 가로 18m, 세로 5.2m 크기의 성 미술품이다. 무엇일까. 멀리서 보면 어떤 형상인지가늠할 수 없는 순백의 음영은 다름 아닌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124명의 복자 모습이다. 124명의 순교자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거나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아련히 형상화했다. 그들의 실루엣 하나하나를 짚어가다 보면 저절로 200년 전 그 현장, 그 대열에 머무는 듯 숙연한 바람이 느껴진다. 무언의 힘과 용기를 채우고 다른 내실 탐방에 나섰다. 3층으로 이루어진 전당의 모든 장소는 방문자들에게 반갑게 열려 있다. 1층 보누네홀과 3층 유항검홀이 있는 복합문화관은 모임이나 회의, 전시회,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 시설 공간이다. 지금은 순교자 현양 뮤지컬 와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전이 열리고 있다.복합문화관을 나와 피정연수관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와 기도실, 경당이 마련되어 있다. 밤을 묵어야 하는 순례객이나 방문객들에게 편안하고 조용한 쉼터가 되어줄 공간이다. 식당과 작은 카페도 눈에 띈다. 차 한 잔 들고 나서면 머무는 자리가 전망 좋은 카페가 된다.누구에게나 열린 종교 문화시설전당 내 모든 공간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친구, 걷는 걸 좋아하는 가족, 문화 예술에 목말라 있는 지인들, 방문객의 위치임을 잊고 마치 내 집처럼 그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으로 설렌다.세계평화의전당은 밖에서 보면 석류처럼 견고한 건물 안에 꽉 들어찬 내실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뜻밖의 환희의 공간이 있다. 엄중한 보안을 뚫고 만나는 귀한 명화처럼 안으로 한 발짝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공간, 섬이정원이다. 밖으로 보이는 외관의 크기만큼 비워낸 중정에서 느끼는 하늘과 구름과 바람이 더없이 평온하고 충만하다. 마음속 미움도, 욕심도, 두려움도 어느 결에 고운 하늘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느낀다. 구름도 잠시 그림이 되어 머무는 이곳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섬이정원에서는 결혼식, 음악회, 공연 같은 다채로운 행사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보지 않아도 이곳의 사계절은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과 평화로움으로 채워질 듯하다.바람이다. 따듯한 본성을 되살리고, 생명의 힘을 회복시키는 바람이다. 누구나 찾아오면 몸과 마음의 쉼터가 되어 주는 집, 바람쐬는길 120에서 발송되는 초대장이 세상 곳곳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소망해 본다. 글 이순미 | 동화작가 2012년 눈높이 아동문학 대상과 KB창작 동화 공모전 우수상을, 2015년 푸른 문학상을 받았다. 동화 , , 과 청소년 단편 소설 를 냈다.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전주여행
#바람쐬는길
#세계평화의전당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남고산성까지
후백제의 숨결 깃든 역사의 땅, 남고산성
산성천 돌담길에서 만나는 충경사와 삼경사잘 정비된 산성천 돌담길에는 산성마을 사람들이 심은 호박이며, 오이, 옥수수가 싱그러운 여름 한낮에 졸고 있고, 가재가 살 것 같은 시냇물은 천상의 화음을 내며 흐른다. 녹음 무성한 나무숲이 우거진 길을 시나브로 걸어서 도착한 충경사는 적적하다."선생님, 여기는 누구를 모신 사당이에요?""객사 앞길 충경로에 명명된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이정란 장군을 모신 사당입니다."이정란은 임진왜란 때 전주에서 700여 명의 의병을 모집하여 남고산성과 만경대 등에 복병을 배치해 고바야가의 침입을 막은 공로로 충경공(忠景公)이라는 시호를 얻은 인물이다. 대동사상을 주창했던 조선 시대 혁명가 정여립과 인척 관계다. 정여립의 미움을 받아 한직으로만 내몰렸던 그는 오늘날 전주성 수호의 영웅으로 남아있고, 정여립은 신원도 되지 못한 채 역사 속에 묻혀 있으니, 역사란 그런 것인가?산성천을 따라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그림처럼 숨어 있는 절인 삼경사에 이른다. 고덕산의 서북쪽 골짜기를 에워싼 산성인 남고산성(南固山城) 천경대 아래에 자리 잡은 삼경사 들목에는 비녀꽃이라고 불리는 옥잠화가 소담스레 피어 있고, 이 절에는 전북유형문화재 236호로 지정된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이 있다.남고산성에서 후백제 견훤을 기리다삼경사를 지나 한참을 걷다 보면 남고산성을 만나게 된다. 남고산성은 동서학동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석축산성으로, 사적 제294호로 지정되어 있다. 둘레는 3,024m로 현재 출입시설인 성 문지와 성안에서 군대를 지휘하기 위하여 만든 건물이 있던 자리인 장대지(將臺址) 등의 방어시설이 남아 있다. 남고산성은 견훤산성(甄萱山城) 또는 고덕산성(高德山城)이라고도 불린다.이 성은 901년에 후백제의 견훤이 도성의 방어를 위하여 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현존하는 성벽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막기 위해 수축하였다. 그 뒤 1811년(순조 11)에 관찰사 이상황(李相璜)이 증축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에 박윤수(朴崙壽)가 관찰사로 부임한 뒤 완성한 것이다.남고산성 자락 관성묘 부근에 남고진 관아가 있었고 개울 건너에 화약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관성묘가 있으며, 입구에는 하마비가서 있다. '대소인원을 막론하고 이곳에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라'는 하마비를 지나 돌계단 길을 오른다. 나관중이 지은 의 주인공인 관우를 모신 관성묘(관왕묘)가 이 땅에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진 것은 임진왜란 이후부터였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들은 조선과 명나라가 왜군을 물리치게 된 까닭이 성스러운 관우 장군의 덕을 입었기 때문이라며, '싸움터에 관우의 신령(神靈)이 나타나서 신병(神兵)으로 왜적을 쫓아냈다'고 소문을 냈다. 조선 정부에서 곧바로 서울에 남묘, 전라도 전주와 강진, 남원, 그리고 경상도 상주와 경주 등 우리나라 곳곳에 관왕묘를 세우게 됐다. 전라도 관찰사 김성근과 산성별장 이신문의 발기로 1895년에 건립된 관성묘를 5대째 대를 이어서 지키는 주인의 말에 의하면 지금도 여타의 절보다 더 많은 신도가 있어서 관성묘가 유지된다고 한다.만경대에 서서 전주의 넓은 품을 보다남고사로 오르는 성문 옆에 남고진 사적비가 세워져 있고, 조금 가파른 돌계단 길을 오르면 만경대에 이른다. 전주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봉우리인 만경대에는 동포루가 있었던 곳으로 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만경대(萬景臺): 고덕산(高德山) 북록(北麓)에 있다. 돌 봉우리가 우뚝 솟아 마치 층운(層雲)을 이룬 듯이 보이는데, 그 위에 수십 명이 앉을 만하다. 사면으로 수목이 울창하며 석벽(石壁)은 그림같이 아름답다. 서쪽으로 군산도(群山島)를 바라보며 북쪽으로는 기준성(箕準城)과 통한다. 동남쪽으로는 태산(太山)을 지고 있는데 기상이 천태만상이다."북쪽으로 억경대, 남쪽으로 천경대가 있고, 그 가운데에 있는 만경대는 만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곳으로 날이 맑은 날에는 군산 앞바다까지 보인다는 이곳에 고려 말의 대학자인 포은(圃隱) 정몽주의 시 한 편이 남아 있다."천인(千仞) 높은 산에 비낀 돌길을 올라오니 품은 감회 이길 길이 없구나. 청산이 멀리 희미하게 보이니 부여국(扶餘國)이요, 황엽이 휘날리니 백제성(百濟城)이라. 9월 높은 바람은 나그네를 슬프게 하고, 백년 호기는 서생(書生)을 그르치게 하누나. 하늘 가로 해가 져서 푸른 구름이 모이니, 고개 들어 하염없이 옥경(玉京)을 바라보네."고려 말에 전주가 본관인 이성계(李成桂) 장군이 지금의 남원시 운봉면(雲峰面) 황산에서 왜구들을 크게 물리친 뒤 전주 동쪽에 자리 잡은 오목대(梧木臺)에서 전승의 기념으로 큰 잔치를 베풀었다. 그때 고려를 뒤엎고 조선을 개국할 뜻을 피력하는 대풍가를 부르자, 종사관으로 함께 참석했던 정몽주가 말을 달려 남고산 만경대에 올라 당시 서울인 개경(開京)을 바라보며 지은 시(詩)가 이 시라는 것이다.그러나 이성계가 양광(충청도)·전라·경상 삼도 순찰사가 되어 왜구를 무찔렀던 때가 1380년이었는데, 정몽주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성계가 무사했을 리가 있었겠는가? 당시 정몽주의 마음이 고향을 떠난 지 오래라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 아닐까."선생님 저 처음으로 이 남고산성에 올랐어요."염정숙 씨의 말이다. 그럴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대부분의 전주 시민들이 이 남고산성을 잘 오르지 않는다."저기 보이는 완산칠봉, 저 산 아래에서 완산주(完山州)에 무혈 입성하여 도읍을 정한 견훤이 크게 외쳤지요."'내가 삼국의 시작을 상고해보니 마한이 먼저 일어난 후에 혁거세(赫居世)가 흥기한 고로 진한과 변한이 이것을 따라서 일어났다. … 당나라 고종이 신라의 요청에 따라 장군 소정방을 보내어 수군 13만을 거느리고 바다를 건너왔고, 신라의 김유신이 권토(卷土)하여 황산을 지나 사비에 이르러 당나라 군사와 함께 백제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 그처럼 비겁한 일이 또 어디 있는가. 나는 지금 감히 도읍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백제의 사무친 숙분(宿憤)을 풀러 온 것뿐이다.'"견훤은 백제의 맥을 잇겠다면서 나라 이름을 백제라고 지었는데, 후세의 사가들이 전 백제 후백제를 나누기 위해 후백제라고 지었지요. 그때가 900년이었습니다.""아하, 견훤의 혼이 서린 곳이 남고산성이로군요."전주 시민들이 전주의 역사 속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남고산성을 천천히 걸으며 이 땅을 살다간 사람들을 회고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글 신정일 | 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 , 등 여러 책을 집필했다.
2021.08.24
#관성묘
#남고산성
#만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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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새벽 4시
새벽 4시, 숲의 향기 속으로
새벽 숲은 여름날 특별한 하루를 시작하기에 더없이 근사한 공간이다. 아직 세상이 적막한 시간, 문득 잠이 달아났다면 새벽 숲에 오르자. 건지산 울울한 편백나무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차가운 새벽을 걷는다. 막 잠에서 깨어난 새소리에 박자를 맞춰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가슴 가득 숲 내음이 차오르고, 숲처럼 싱그러운 하루가 시작된다.전주의 새벽 5시아침을 깨우는 시장, 도깨비시장알뜰하고 부지런한 전주 어머니들의 단골 시장인 남부시장 도깨비시장. 여름이면 더욱 이른 시간부터 상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손수레 소리가 새벽을 깨우고 공터가 장사하려는 이들로 조금씩 채워지면서 도깨비시장에 활기가 감돈다. 새벽 5시, 나란히 열을 맞춘 찰옥수수와 대파가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고, 갓 튀겨 낸 고소한 어묵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제는 손님이 등장할 차례. 시간이 지나면서 시나브로 손님이 늘어나 오가는 길목이 정체된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하나 먹어 봐도 돼요. 잡숴 봐. 진짜 달아. 내가 새벽에 따온 거야.”, 목청을 높이는 상인들이다. 그 목소리에 발길이 잡히면 어느새 양손이 무거워진다. 싸고 싱싱한 재료로 건강한 아침 한상을 차리고 싶다면, 꼭 남부시장 도깨비시장에 들러 보자.색다른 아침명상으로 시작하는 하루일요일엔 좀 더 색다르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동문거리에 있는 예술공간 '동문창창'에서 새벽 5시 가 열리기 때문. 대금과 콘트라베이스의 편안한 선율이 50분 동안 반복되면서 공간을 가득 채운다. 새벽이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온전히 나에게 빠질 수 있어 좋다. 8월 22일과 9월 12일에도 사전 예약을 하면 참여할 수 있으니, 나에게 집중할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92 문의 l 동문창창(010-9026-4344)
2021.07.22
#새벽숲
#도깨비시장
#남부시장
전주의 아침 9시
고요한 아침 전주수목원을 누려요
도심 변두리에 자리해서 더욱 한적한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 고요한 수목원의 아침은 여름날 지친 마음마저 편안하게 해 준다. 어디를 가나 싱그럽고 풍부한 자연의 향기와 풍경이 매력적인 수목원을 어디부터 구경해야 할까 고민이라면, 수목원의 중심인 랜드마크 광장에서 시작하자. 광장에는 마스코트 인형을 비롯해 말과 기린 모형 구조물 등 볼거리가 많다. 어디 그뿐인가. 장미원, 죽림원, 무궁화원, 활엽수 숲, 솔바람 숲, 수생식물원, 생태습지원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총 3,600여 종의 식물이 저마다 매력을 뽐낸다. 발길 닿는 곳마다 알록달록 꽃들이 반기고, 무성한 초록 잎이 인사를 건넨다. 꽃과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QR코드를 활용해 보자. 나무와 꽃 앞 안내판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360도 VR(가상현실)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걷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까지 공존하니 산책의 명소라 불릴 만하다.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번영로 462-45 홈페이지 l https://www.ex.co.kr/arboretum/
#전주수목원
전주의 아침 10시~17시
꽉 찬 하루를 만들어 주는 도서관 여행
책기둥도서관, 시청인가? 도서관인가?도서관 여행은 전주시청에서 시작된다. 전주에 사는 시민이지만 특별한 업무가 아니면 찾아갈 일이 없었던 시청이 도서관으로 변신한 후, 시민들의 쉼터가 되었다. 고개를 뒤로 젖혀야 보이는 2층 높이의 기둥 서가와 벽면을 가득 메운 서가가 시선을 압도한다. 1층을 둘러보면서 도서관에 대한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기가 바쁘게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의자가 되어 주는 계단, 푹신한 바닥 소파까지, 책에 풍덩 빠질 수밖에 없는 도서관이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폴라로이드 촬영을 하고 엽서 꾸미기 이벤트도 하면서 책기둥도서관 여행을 기념해 본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 전주시청 1층 로비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 그림책도 보고 점심도 먹고책기둥도서관을 떠나 도착한 곳은 팔복예술공장 안에 있는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이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그림책을 전시하고 있어 전주에 사는 어린이라면 꼭 한번은 가볼 만한 도서관이다. 현재 팝업북 전시가 한창인데, 작은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는 터널 북을 보기 위해 키를 낮춘다. 팝업북은 다 큰 어른도 매료시키는 매력 있는 책이란 걸 여기 와서 깨닫는다. 도서관 옆 식당에서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자유롭게 관람하거나 작은 정원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팔복예술공장 내학산숲속시집도서관, 호수를 보며 시도 읽고팔복동에서 출발해 도심을 지나 도착한 전주의 평화동 학산. 빨간 버스에서 내려 5분여를 걸어가다 보면 숲속에 아담한 호수와 초록 세상 한가운데에 작은 도서관이 나온다. 김용택·안도현 시인 등의 친필 사인 책과 문학 전문 출판사의 시집이 서가에 빼곡하다. 입맛 당기는 대로 골라 읽기에 넉넉하다. 학산과 맏내호수의 풍경이 통창으로 투영돼 도서관에 있지만, 자연에 머문 듯하다. 학산에 종종 다니던 시민이라면 도서관 안에서 바라보는 숲 풍경에 새롭게 반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색연필로 자유롭게 그림도 그리고 엽서에 멋진 시구를 적는 필사 체험을 해 본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2가 산 81번지(학산기도원 인근)전주시립도서관 '꽃심', 대한민국 일등 도서관 관람대한민국 공공도서관의 혁신으로 소문난 전주시립도서관. 이곳에 발걸음을 디디면 전주 시민인 것이 행복해진다. 공간마다 콘셉트가 명확하고, 디자인 가구들이 더해진 공간이라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없이도 도서관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에서는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는 것이 곧 체험이고, 여행이다. 특히, 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린 개방형 창의도서관답게 아이들은 책 놀이터에서 창의력을 키우고, 트윈세대(12~16세) 전용공간인 '우주로1216'에서 꿈을 키운다. 숲을 콘셉트로 자료실을 꾸민 '앤(N)의 서재'는 특히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 겹겹이 쌓인 서가가 책 숲을 연상케 한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306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여행자 감성으로 아트북 보기도서관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빨간 컨테이너 2동이 시선을 사로잡는 전주역 앞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이다. 여행자도서관이지만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희귀한 책들이 가득하다. 여행 책,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 그림 등의 아트북이 서가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첫마중길 엽서 색칠하기, 작가 작품 전시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특히 상자에서 뽑은 두 개의 단어를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는 전주 여행 글감 상자가 인기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3가 746, 첫마중길 내 도서관 여행, 이렇게 참여하세요 도서관 여행은 다섯 곳의 도서관을 돌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다양한 체험과 시설을 즐기는 여행이다. 매주 토요일 아침 10명 미만 시민들만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으니 미리미리 '찜'해 두자.기간 l 7. 24.(토)~12. 25.(토) 매주 토요일 10:00~17:00체험비 l 성인 2,000원, 학생과 장애인 1,000원, 7세 이하 무료 (식비와 여행자보험 미포함)신청 l 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lib.jeonju.go.kr)에서 신청문의 l 전주시립도서관(063-23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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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낮 13시
오후의 선물, 일곱 개의 반짝 상점
식후에는 어슬렁어슬렁 서노송 예술촌 마을 구경에 나서 보자. 오래된 건물들을 하나둘 단장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중인 서노송 예술촌. 예술 전문서점 '물결서사'와 소통협력공간 '성평등전주'에 이어 '뜻밖의 미술관',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이 얼마 전 문을 열었고, 최근에는 일곱 개의 반짝 상점(팝업스토어)도 들어섰다. 전시와 버스킹 공연을 여는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의 복합문화공간 '자와(JAWA)', 3D 입체 퍼즐 '풍남문'을 체험·판매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하는 문화밀당의 '밀당가게', 아중리 맘 공동체가 운영하는 쿠킹 스튜디오와 디저트 판매장 'ㅇ다움(이응다움)'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인접한 다른 골목에는 장애 청년들의 자립을 위한 비영리단체 '어쩌다청년'이 운영하는 체험 공방 '구디 로그(GOODIE LOGUE)', 한지공예·가죽공예·냅킨아트 체험과 제품을 판매하는 '새털구름공작소', 폐자재 새활용품을 판매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청년예술단체 노마드의 '제로 디렉션(ZERO DIRECTION)'이 나란히 붙어 있다. 동남아 전통음식 쌀국수와 반미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포담'까지 있어 먹고 즐기기에 딱 좋은 여행길이다. 여행길 스탬프투어도 놓치면 손해. 각 상점에 비치된 스탬프투어 안내문에 7개 공간과 '성평등전주'까지 총 8개 도장을 찍어 완성하면 친환경 대나무 칫솔을 선물로 준다. 반짝 상점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부 반짝 상점은 야간과 주말에도 문을 연다. '뜻밖의 미술관'에서는 특별한 전시도 만날 수 있다. 7월 20일부터 8월 14일까지 이 열린다. 텃밭이나 정원이 있는 노송동 마을 주민과 전주 청년 예술가들이 협업해 텃밭 작물과 함께 노송동 주민의 삶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전시뿐만 아니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원데이 클래스(일일 특강)도 진행한다.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에서도 전시가 한창이다. 오래된 마을이지만 새로운 마을로 변신한 서노송 예술촌에서 나에게 깜짝 선물을 해 보자.
#서노송예술촌마을
전주의 저녁 18시
석양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해 볼까
석양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해 볼까 한옥마을 여행자가 되어 체험과 인생샷으로 멋진 추억을 남겼다면, 그 열기를 식혀 줄 시원한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 보자. 멋진 기와지붕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즐길수 있는 라한호텔 야외 수영장은 시민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곳은 약 1.2m의 성인 풀과 0.5m의 키즈 풀을 갖추고 있어 나이에 제한 없이 누구나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더 신나는 물놀이를 위해 튜브나 공을 미리 준비해도 좋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루프톱 뮤직 나잇(Rooftop Music Night) : 한옥 바이브'는 디제이와 함께 1부와 2부로 나누어 분위기 있는 밤을 선사한다. 1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운영되고, 2부는 어른들을 위한 감성 가득한 뮤직 나잇이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펼쳐진다. 현지 상황에 따라 2부 때는 무알콜 맥주도 준비된다. 야외 수영장 외에도 느긋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 '전주산책'이 1층에 있다. 책을 보며 커피도 한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주 밀맥주와 쌀맥주, 와인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전주 여행을 기념하는 다양한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2층 카페 '하녹당'은 탁 트인 한옥마을 뷰를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이다. 전주 로컬 수제 맥주와 칵테일, 와인이 있어 더위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85 문의 l 063-232-7000 이용시간 l 매일 10:00~22:00(유료입장) 언제든 갈 수 있는 노송광장 생태 놀이터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은 아이들의 훌륭한 물놀이터이자 자연 놀이터다. 노송광장 한가운데 놓인 지름 6m 원형의 작은 바닥분수는 여름 더위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인기 만점 물놀이터. 바닥에서 솟아오른 분수는 이곳을 찾은 아이들에겐 야외 워터파크 못지않은 신나는 물놀이터다. 다양한 형태의 물줄기가 하늘 위로 뻗을 때마다 아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뛰어오르기도 하고 물을 피해 도망가기도 한다. 그렇게 한창 20분 정도 놀다 보면 충전하기 위한 분수의 휴식 시간이 찾아온다. 물에 흠뻑 젖은 아이들의 아쉬운 탄식도 잠시, 10분이 지나니 다시 분수에 생기가 솟는다. 노송광장 주변으로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이 설치돼 바닥분수를 찾는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노송광장은 아이들의 생태 놀이터로도 인기가 많다. 소나무와 꽃나무로 둘러싸인 잔디광장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아 맘 놓고 뛰놀 수 있다. 광장 곳곳에는 균형 놀이, 짚라인, 연결 놀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이 배치돼 있다. 광장 한쪽에 놓인 참나무 고목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기구다. 나무 위를 올라타거나 걸터앉아 동심의 세계를 맘껏 펼친다. 노송광장에 있는 여러 시설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은 짚라인.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잽싸게 내려가는 짚라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한 키 작은 흔들다리, 통나무 터널, 그네, 트리하우스도 아이들이 즐겨 찾는다. 시간 l 10:00~19:00(9월 초까지)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10 문의 l 전주시 야호아이놀이과(063-281-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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