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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축구로 꾸는 청년들의 '꿈'
미디어마케팅 협동조합 누비온
협동조합 '누비온'을 만든 계기가 있었을까요?김진규_ 대학에서 스포츠미디어를 공부하고, 열혈 전북현대 서포터즈 활동을 해 온 저에게는 전북현대와 함께 미디어 사업을 해 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2014년에 1인 미디어 기업을 설립하고, 2015년 전북현대 매거진을 제작하면서 꿈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북현대 콘텐츠 제작과 SNS 채널을 운영하면서 사진작가・영상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하게 되었고, 협동조합으로까지 성장하게 된 것이지요. 현재는 K리그 4개 구단의 홍보와 아마추어 리그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전북현대와 전주를 함께 홍보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허재무_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온 수많은 원정 팬들이 전주에 머무르지 않고 서울로 가서 관광을 즐기는 것이 늘 안타까웠어요. 축구를 매개로 전주를 알리고 싶었죠. 그래서 전북현대에 건의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때 전주 관광지와 음식을 홍보하는 영상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당시 제작한 영상을 중국 내 소셜 사이트인 '웨이보'에 올렸더니 순식간에 1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축구와 문화가 만났을 때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죠. 그 후 본격적으로 전주와 전북현대를 함께 알리는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되었고, 올해 3건의 영상 콘텐츠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습니다.축구도시로서 '전주'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김진규_ 지역문화와 프로축구가 가장 잘 융화될 수 있는 도시는 '전주'예요. 색깔이 너무 다양한 대도시나 이야깃거리가 부족한 공업도시는 축구와 지역을 연결해 브랜드로 만들기 쉽지 않아요. 그러나 오랜 역사와 전통, 전주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 전북현대의 축구가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명문 축구클럽을 지역 연고로 내세운 유럽의 중소도시들의 사례만 봐도 그래요. 도시의 문화와 축구를 연결 지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죠.축구와 전주를 함께 홍보할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또 있을까요?허재무_ 오래전부터 '축구 여행'을 구상해 왔어요. 전주에 체류하는 중국이나 동남아 유학생들과 함께 자국의 축구클럽 유니폼을 입고 전주의 숨어 있는 명소들을 찾아 여행하는 거죠.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축구 예능'도 제작해 보고 싶어요. '이동국 선수와 함께 비빔밥 먹기 챌린지'와 같은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만한 리얼 예능이요.새해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허재무_ 전주시와 전북현대를 함께 홍보하는 프로젝트는 내년에도 계속 진행됩니다. 현재 다음 시즌을 앞두고 여러 가지 콘텐츠를 구상 중이에요. 특히 이번 시즌엔 전북현대가 우여곡절 끝에 우승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상위 팀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클럽 월드컵도 더욱 규모가 커진다고 하니 콘텐츠 생산자인 저희로서도 기대가 큽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간 전주에서 유소년 국제대회를 운영해 보고 싶기도 해요.축구 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립니다.김진규_ 전북현대 팬들만큼 열정적인 분들이 없다고 생각해요. 팬들 덕분에 저희가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팬들의 뜨거운 열정에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지역과 구단, 저희 청년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사업 모델과 재기 넘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누비온'이 제작하는 전북현대 공식 매거진 '온고을(전주)을 누비다'라는 의미의 '누비온'은 전북현대모터스의 콘텐츠 제작과 공식 SNS 채널을 운영하는 미디어 마케팅 협동조합이다. 2014년 설립되어 전주에 본사, 대구에 지사를 두고 전북현대를 비롯한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아산무궁화축구단 등 K리그 구단들의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2020.09.09
#누비온
#전북현대
잘 고쳤다 이 집
고물자골목의 옛 병원이 공유공간 '둥근 숲'이 되다
이름만큼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고물자골목낯설고도 재미난 이름 고물자골목. 하지만 이 골목은 오랜 역사를 가졌다. 옛 전주부성 지도에도 등장하고, 조선시대에는 은방골목으로 불렸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구호물자와 각종 미제 물품이 유통되면서 구호물자골목, 양키골목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1973년까지 이 골목의 끄트머리에는 배차장이 있어 배차장골목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오꼬시골목, 한복골목 등 여러 이름을 거쳐 현재는 구호물자를 빠르게 발음할 때의 고물자골목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고물자골목에는 공방을 열고, 생활을 꾸리는 청년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리고 올해 11월, 골목 사람들과 청년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공간 '둥근 숲'이 문을 열었다. 새로 문을 연 '둥근 숲'에 들어서면 곧바로 전시가 펼쳐진다. 일곱 쌍의 손 사진이 걸려 있는 벽에 눈길이 머문다. '여문 손에 새겨진 삶'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마디가 굵고 힘줄이 불거진 손, 꽃이 피듯 활짝 벌어진 손, 수줍은 듯 살짝 포개어진 손. 사람의 손은 다 다른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카이브 전시 '고물자골목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골목 주민들의 삶과 솜씨, 골목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다. 이 전시는 공유공간이 생기고 열리는 첫 전시이자, 손님맞이 인사인 셈이다.주민과 청년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도심 속 쉼터, 둥근 숲'둥근 숲'은 과거 여관과 요양원으로 쓰였던 건물이었으나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전주시와 전주 원도심 도지재생현장지원센터, 고물자골목 청년 모임 '둥근 숲'의 합작품이다. 그간 전통문화 중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과 장인들이 함께하는 골목 문화프로젝트가 추진돼 왔고, 그들이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 알찬 시간을 꾸려갈 수 있는 둥근 둥지가 생긴 것. 아카이브 전시가 진행 중인 1층 안쪽에는 널찍한 주방과 테이블이 놓인 공유주방 '고물자 식탁'이 있고, 2층에는 전시, 교육, 워크숍 등을 할 수 있는 공유작업소 '고물자 작업소'가 마련됐다."앞으로 이곳은 주민들의 쉼터이자 주민들이 가진 오랜 손기술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또 청년 공방과 생산자들이 서로 만나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라고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업총괄 코디네이터는 밝혔다.생각할수록 이곳의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국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이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이니까. 오래된 골목이 만든 시간의 궤적을 골목 사람들과 청년들이 씨줄과 날줄로 새롭게 엮어 낸다면 도심 속 숲이 될 만한 '둥근 숲'이 일구어지지 않을까. 공유공간 '둥근 숲' 주소│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98-4 문의│063-232-5119 운영시간│9:00~18:00(토, 일 휴무)
#도시재생
#공유공간
#둥근숲
#고물자골목
기획 특집
전주의 겨울은 '놀이'다
설 명절, 한옥마을에서 무엇을 할까?
전주소리문화관, 신명 나는 새해를 여는 우리 소리우리 소리와 전통놀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전주소리문화관은 어떨까? 판소리, 민요, 국악가요 등 볼거리 풍성한 설 특집 국악공연과 사물악기, 소리북, 투호, 고리던지기 놀이와 바람개비 피리, 소리 부채 만들기 체험 또한 흥겨움을 더할 것이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0771전주전통술박물관, 직접 빚어 보는 새해 차례주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역사가 담긴 전통주를 만나볼 수 있는 곳 전주전통술박물관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전통주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듣고 시음해 보는 '전통주 미각 체험'과 옛 방식 그대로 술을 빚어보는 '가양주 빚기' 체험이 마련됐다.일시 │ 1.24.(금)~1.27.(월) 문의 │ 063-287-6305전주부채문화관, 전주 한지와 부채의 매력 속으로전주부채문화관에서 나만의 부채를 만들어보자. 새해 소망을 부채에 그려보는 '선면화 그리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고, 문인화 서예가들의 '송구영신' 전시도 감상할 수 있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1774전주공예품전시관, 가장 한국적인 체험 가득고운 한복에 어울리는 '족두리와 화관 만들기', 안부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는 '복주머니 컬러링 카드 만들기', 재미있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14면체 주사위 달력 만들기' 등이 준비됐다.일시 │ 1.24.(금), 1.26.(일) 문의 │ 063-282-8886최명희문학관, 과 함께하는 새해맞이최명희의 과 함께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해 보자. '윷점으로 보는 새해 운세'와 ' 속 문장나눔', 나만의 생각 수첩을 만드는 '작가 최명희 취재 수첩, 길광편우 만들기' 등으로 알찬 새해를 준비하자.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84-0570완판본문화관, 새로운 한 해의 이야기를 새기다출판문화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완판본문화관으로 가 보자. 2020 새해맞이 '완판본 달력 만들기 체험'과 엽서를 채색하고 한지 봉투를 만들어보는 '목판화 한지 엽서 만들기 체험' 등 색다른 완판본 체험을 즐길 수 있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2212경기전,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설 명절을 맞이해 경기전 나들이는 어떨까. 태조 이성계를 어진으로 만나보고, 경기전을 산책하며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해보자. 그리고 경기전 내 어진박물관에서 '세시풍속 한마당 설날'도 함께 즐기다보면 설 연휴가 두 배로 즐거워질 것이다.일시 │ 1.24.(금)~1.27.(월) 문의 │ 063-231-0090
#전주한옥마을
#전통놀이
#이색적인체험
#전시
오래된 철물점이 여행객 마중하는 '리슬'로
첫마중길 여행객 맞는 문화공간 '홍대점 오픈', '파리와 밀라노에서 패션 한복 선보이는 리슬', '와디즈펀딩 1억 돌파', 지난 2006년 '손짱'이라는 브랜드로 처음 한복 사업을 시작해 해를 거듭할수록 놀라운 성장을 일구어낸 '리슬'. 지난 2018년에 열린 '2018 멜론 뮤직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이 리슬의 옷을 착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간의 화제성만큼이나 새롭게 문을 여는 리슬 전주점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한복 매장이 들어선 1층은 얼마 전까지 철물점이 있던 곳. 지하는 노래방을 운영하다가 폐점을 한 상태로 방치돼 있었고, 2층 역시 사무실로 쓰였지만, 당시에는 비어 있어서 삭막한 느낌을 주던 공간이었다. 한복의 진화를 이끌어 온 '리슬'의 황이슬 대표는 이 공간에도 진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노래방이 있던 지하 공간은 현재 한복 클래스,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대관이 가능한 곳으로 바뀌었다. 2층은 '리슬'의 사무실 겸 물류창고로, 3층은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황이슬 대표는 "그동안에는 매장을 지하 공간에서 작은 규모로 운영을 하다가 이번에 1층으로 옮기게 됐는데요. '리슬'이 자리를 잘 잡으면 전주역의 풍경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첫마중길 조성 사업이 시작되기 전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지금의 변화는 정말 놀랍죠."라고 말한다. 여행자와 시민들에게 선물 같은 공간 '여행엔 리슬'이라는 콘셉트로 구성된 1층 공간은 여행지별, 상황별 입기 좋은 옷차림을 제안하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한복도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우수상품으로 선정한 화사한 한복부터 그에 곁들이는 장식품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많지만, 이곳만의 특별함이 또 있다. 바로 리슬 공간 한편에 마련된 '로컬메이드'라는 이름의 팝업 존 구성이다. '로컬메이드'는 전주의 특색 있는 선물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1만~3만 원 정도의 상품들로, 헤이민(여권 케이스, 에코백), 리아라인(한국 문양을 재해석한 텍스타일 스튜디오), 봄그림(직접 그린 민화 디자인 소품), 역서사소(전라도 사투리 디자인 문구) 등 여러 가지 지역 브랜드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전주역 이용객 중 여유 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물론, 시민들의 방문도 점차 늘고 있단다. 황이슬 대표는 말한다. "리슬은 콘텐츠 회사라고 생각해요. 한복으로 패션 제품을 만들고, 패션 화보와 영상물을 제작하고, 다른 회사와 협업 작업도 하고 축제도 열어요. 한복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고요. 이곳에 오신 분들이 전주에 예쁜 가게들이 참 많다, 전주에서 파는 수공예 상품이라면 믿을 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라고. 모던 한복 '리슬' 주소 │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68 문의 │ 070-4219-2293 운영시간 │ 10:00~18:00(일요일은 예약 방문)
#문화공간
전주의 꽃심
“개인의 일기도 시대를 읽는 생생한 기록물입니다”
박병익 씨가 소개하는 50여 년의 추억이 담긴 일기
일기를 쓰며 세상을 읽고 배우다 제 기억에 초등학교 5, 6학년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5학년 때만 해도 학교에서 쓰라고 하니까 반강제적으로 썼고, 6학년 때부터는 자발적으로 쓰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쓰기 시작한 일기는 군대를 제대하고 결혼 전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일기에는 단순한 일과만이 아니라 그날그날 인상적인 일들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소소한 일상과 크고 작은 사회․문화․정치적인 이슈들까지 모두 아울렀던 것이지요. 이렇게 폭넓은 이야기를 썼던 것은 신문 배달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4~5년간 배달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읽고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감상까지 적은 거예요. 저는 일기를 쓰면서 세상을 읽고 배운 셈이죠. 다양한 이슈 중에서도 특히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은 소년이었습니다. 1972년 열린 제5회 킹스컵, 1973년 뮌헨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은 경기 모습을 그림까지 그려 가며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스포츠 캐스터의 꿈도 꿨어요. 형편이 어려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서 결국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요. 일기를 통해 시간여행을 떠나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남원에서 전주로 이사를 왔어요. 형님이 당시 전주에서 최고 명문 학교로 꼽히던 전주북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온 가족이 남원을 떠나 전주에 온 겁니다. 그렇게 저희 가족은 형님이 판검사가 될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북중학교와 전주고등학교 인근 농원에 자리를 잡게 되었지요. 하지만 아버님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집안 형편은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아버님은 집안 살림을 맡으시고, 어머님이 밖에 나가 돈을 버셨어요. 새벽 5시에 군산에 가서 사 온 갈치를 시청, 병무청 등을 돌아다니면서 파셨습니다. 어머님이 군산에서 도착하실 시간에 맞춰 리어카를 시청 앞 버스 정류장에 갖다 놓는 일은 제 몫이었어요. 그런데 커 가면서 그 일이 부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동네 여학생들을 피해 생선을 실은 리어카를 끌다 전봇대에 부딪힌 일이 일기에 남아 있거든요. 전주고등학교를 다닌 이종사촌 형에게 도시락을 전해 주러 가는 길에 깡패를 만나 10원과 목걸이를 빼앗긴 일도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 시절 일기를 볼 때면 뭉클한 감정이 되살아납니다. 추억 어린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거죠. 나의 일상이 모두의 역사가 된다 사실 개인적인 삶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를 기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철없던 시절의 내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감상을 넘어 시대를 담은 자료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습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텔레비전 있는 집이 거의 없었어요. 만화방에 1원에서 1원 50전의 입장료를 내면 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곤 했지요. 그런데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박치기 왕'프로레슬러 김일 선수 경기가 종합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김일 박치기, 천기덕 당수' 하면 온 국민이 열광하던 시대였습니다. 그 김일 선수가 전주에 왔으니 온 전주가 들썩였지요. 당시 프로레슬링 경기 입장권이 2원이었는데 할인권을 가져가면 얼마를 할인해 줬어요. 아직도 그 할인권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당시 데이트 장소로 유명했던 전주 시내 탁구장 이야기, '빈대극장'이라 불린 동시 상영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본 일들도 모두 일기장에 기록되어 있답니다. 박병익이라는 개인의 일기를 통해 1970년대 전주 사람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저는 이번 기록물 공모전을 통해 내가 쓴 매일의 기록이 내일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한 줄이라도 좋으니 일기 쓰기를 권합니다. 나의 일상이 모두의 역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박병익(60) 씨는 2018년 제5회 전주기록물 수집 공모전에 50여 년 전의 일기장 등을 기증,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국제라이온스협회 전북지구 제1부총재로 활동하며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주의꽃심
#전주기록물
우리가 사랑하는 축제의 계절
추석을 축제로 만드는 공간
임금님도 반한 부채를 만들어 볼까 전주부채문화관부채 명인의 뛰어난 솜씨를 만날 수 있는 전주부채문화관으로 가보자. 선자장들의 부채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나만의 부채 그리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일시│9.12.(목)~9.15.(일) 추석 당일 휴관장소│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93문의│063-231-1774 추석 나들이는 국악 공연장으로! 전주소리문화관추석의 흥겨움을 더할 국악 공연과 신명 넘치는 전통 연희극이 펼쳐지며, 다양한 체험 놀이가 재미를 더한다.일시│9.12.(목)~9.15.(일) 추석 당일 휴관장소│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56 문의│063-231-0771 가족과 함께 가는 전시회 나들이 팔복예술공장오래된 테이프 공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팔복예술공장에 들러 보자. 바흐의 음악을 만나는 전시회도 보고, ‘써니’ 카페에서 차도 마시며 여유를 누려 보자.일시│9.12.(목)~9.15.(일) 추석 당일 휴관장소│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문의│063-283-9221 한옥마을에서 걸판지게 놀아볼까 전주한벽문화관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전주시 대표 전통문화공연인 마당창극 이 추석을 맞아 특별공연을 한다. 또, 문화관 앞마당에서는 한가위 한마당이 펼쳐진다.일시│9.13.(금) 20:00장소│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20 문의│063-283-9223 한가위에 떠나는 여행 최명희문학관최명희의 대표작 작품 속의 한가위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과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 ‘전주發(발), 엽서 한 장’ 등이 운영된다.일시│9.12.(목)~9.15.(일) 추석 당일 휴관장소│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29 문의│063-284-0570 이야기가 담긴 우리 술 체험 전주전통술박물관깊은 향과 청아한 맛이 일품인 우리 전통술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시음해 보자. 우리 술에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건 덤.일시│9.12.(목)~9.15.(일) 무휴장소│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74문의│063-287-6305
2020.09.08
#한가위
#부채
#소리
#혼불
#모주
전주 국가관광거점도시 사업 순항 중
국가 대표 관광도시로 빛나는 전주 전주 사람만 알기에는 아까운 전주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자랑할 날이 머지않았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지역관광거점도시에 전주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관광 도시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강원·안동·목포와 함께 지역관광거점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대한민국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로써 서울과 수도권, 제주에 집중되었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전주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관광도시로서 전주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국 문화의 원형을 고스란히 품고 있어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전주는 국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가장 한국적인 여행지이다.한옥과 한지를 비롯한 전통문화유산과 때깔 좋고 맛깔 나는 음식문화, 무형문화 장인들과 예인들의 손으로 매만진 도시의 풍경, 날마다 다채로운 전통문화 체험이 펼쳐지는 문화시설까지 한(韓)문화를 몸소 느껴 보길 원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만족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는 도시가 바로 전주이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의 명맥을 이어온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전주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나아갈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이러한 전주의 가치가 대한민국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기에 지역관광거점도시로 최종 선정될 수 있었다. 심사 과정에서 전주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전통문화 브랜드가 가장 확고한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명실공히 국가 대표 관광도시로 이름을 드높이게 되었다. 전주다운 국제 관광도시 꿈꾼다 전주가 그리고 있는 관광거점도시의 풍경은 단연 ‘여행하기 좋은 도시’이다. 한나절 스쳐 가는 도시가 아닌, 하루 더 머물고 싶고 다시 또 찾고 싶은 도시 말이다. 전주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척척 세워 가고 있다. 2024년까지 1,300억 원을 투자해 진행하는 이 사업의 목표는 문화관광의 부흥을 통해 경제의 발전을 이끄는 것이다.그 첫째로 ‘한옥마을 리브랜딩’을 통해 천만 관광객의 명성을 되살릴 계획이다. 한옥마을의 문화·관광 환경을 개선하고, 전통미를 더해 줄 한옥정원을 조성하며, 숙박 환경을 고급화해 국제 수준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한다. 또 국내 유일의 관광 트램(노면전차)을 설치해 낭만적인 추억을 선사하고, 사계절 글로벌 축제와 공연 등 문화 콘텐츠를 강화해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누리게 한다. 둘째로 관광의 외연을 확장한다. 한옥마을과 전라감영, 객리단길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관광도시의 틀을 갖추되, 덕진뮤지엄밸리와 팔복예술공장, 덕진공원을 잇는 북부권과 서학예술마을이 있는 남부권에 이르기까지 도시 전역의 문화적 인프라를 고루 발전시킬 계획이다. 덕진공원에는 전통정원을 꾸미고, 서학예술마을과 자만마을에서는 아트로드(예술로) 사업과 예술벽화 트리엔날레(3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국제 미술 행사)를 연다. 또한, 관광거점도시 전담 실행 조직을 설립하는 등 지속 가능한 관광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도록 교통과 안내체계를 편리하게 정비한다.단지 관광객만을 위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살기 좋은 도시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여행지이기 이전에 삶터로서의 도시의 품격을 높여, 시민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전주다운 관광거점도시를 완성할 전망이다. 문화와 생태로 호흡하고,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전주다운 멋을 뽐내며 한(韓)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국가대표 관광거점도시 전주. 새로운 무대에서 펼쳐질 새로운 시대를 지금 열어 가는 중이다. 관광거점도시 지정 주요 일지 2019. 04. 02. 정부 국가관광 전략회의에서 관광도시 육성 표명 2019. 05. 07. 전주시 지역관광거점도시 준비 전담 TF조직 구성 2019. 08. 22. 전주시 전주 관광 발전 전문가 포럼 개최 2019. 08.30. 전북도 관광정책 세미나 개최 2019. 10.15. 문화체육관광부 지역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 공모 발표 2019. 11.12. 글로벌 관광거점도시 관·학·연 업무 협약 2019. 12. 04. 전주시 지역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 응모 2019. 12.17. 전주시 1차 서류심사 통과 2020. 01. 08. 전주시 2차 현장 심사 2020. 01. 21. 전주시 3차 PT 심사 2020. 01. 28. 전주시 지역관광거점도시 최종 선정 2020. 02. 05. 전주시 관광거점기획준비단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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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밥상
여행자의 지친 밤, 심야식당이 위로해
날씬한 야식을 부탁해 국시코기‘국시코기’는 식당 이름처럼 들깨 육수로 말아낸 국수 위에 돼지고기 수육을 올린 고기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가장 기본 메뉴인 멸치국수부터 명이나물을 곁들인 삶은 고기, 알싸한 목포 홍어 맛을 즐길 수 있는 홍어삼합까지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띈다. 특히 감자를 얇게 채 썰어 바삭하게 크게 한 장 부쳐 내는 감자전은 꼭 맛봐야 할 메뉴 중 하나다. 여러 메뉴를 다 먹을 수 없어 고민이라면 국시정찬을 시키면 된다. 국시와 삶은 고기 1인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75전화 l 063-284-9335 심야택시의 든든한 힘, 정통우동전주에서 야식집을 꼽으라면 ‘정통우동’은 언제나 1순위였다. 20년 전 문을 연 ‘정통우동’은 특히 택시기사들이 엄지 척을 외치는 맛집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곳의 대표 메뉴는 우동. 칼칼하면서 시원한 국물이 바닥을 보게 만든다. 오동통한 우동 면보다 얇은 칼국수 굵기의 면은 매장에서 직접 뽑는 이곳만의 특별한 면이다. 메뉴는 우동을 비롯해 짜장면과 김밥, 모밀이 전부지만 맛은 알차다. 김밥은 집에서 만든 것처럼 속이 꽉 차 있어 출출할 때 먹기 좋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짜장면은 옛날식 짜장으로 큼지막하게 들어간 감자가 인상적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161-18전화 l 063-286-5564 빵야~ 밤도깨비 취향저격 짬뽕지존 오늘밤 야식은 짬뽕 흉내 낸 라면 대신 진짜 짬뽕이 어떨까? ‘짬뽕지존’은 24시간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고기와 해산물로 끓인 ‘지존짬뽕’으로,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맛이 더 신선하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맵기 조절도 가능한데, 이름부터 재미있는 ‘지옥짬뽕’은 매운 맛의 최고 레벨.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봄 직하다. 짬뽕 전문점답게 순두부짬뽕부터 쌀국수 짬뽕, 수제비짬뽕까지 다양한 짬뽕을 즐길 수 있다.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99 1층 연탄불의 낭만, 진안흑돼지연탄생구이먹음직스러운 고기가 생각난다면 ‘진안흑돼지연탄생구이’가 제격이다. 날개 달린 드럼통 테이블에 연탄불을 쓰는 이곳은 옛날 대폿집을 연상시킬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안겨 주는 것이 장점. 연탄불에 구워 먹는 생삼겹살도 인기지만 전주에서 짜글이를 가장 먼저 유행시킨 원조 집답게 짜글이가 대표 메뉴다. 남원시 인월면에서 공수해 온 흑돼지목살을 직접 담근 고추장 양념에 자박자박하게 끓여 내는데, 처음엔 반드시 고기만 먹어볼 것. 지방은 살살 녹고, 고기 맛은 담백해 씹을수록 입에 착착 붙는다. 남은 짜글이 양념엔 밥을 볶아 먹는 것이 필수.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정언신로 173-1전화 l 063-244-5565 달밤의 푸짐한 만찬, 취향회관새벽에 만찬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취향회관’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심야에도 한 상 가득 차려지는 한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 ‘취향회관’에서 꼭 맛봐야 할 취향정식은 돼지고기불고기와 계란찜, 된장찌개를 한 상 차림으로 낸다. 국내산 고춧가루로 칼칼하게 맛을 낸 불고기와 바지락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된장 찌개는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포근포근한 계란찜과 무와 함께 푹 조려낸 고등어조림, 매일 달라지는 밑반찬들도 밥맛을 돋우는 데 손색없다. 불고기를 다 먹은 뒤엔 밥을 비벼 먹어 보자. 숟가락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맛깔나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덕진연못 3길 7문의 l 063-277-1985 출출한 밤엔 일본 가정식, 백수의 찬미닫이를 열고 들어서면 독특한 가요가 귀를 먼저 사로잡고, 복고풍 인테리어가 여행자를 맞는다.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일본식 가정 요리를 파는 ‘백수의 찬’은 마치 1920년대 경성 어느 작은 골목의 선술집 같은 분위기다. 일본식 돈가츠와 새우튀김덮밥, 야끼소바 등 고정 메뉴도 있지만, 이곳의 장점은 계절 메뉴를 선보이는 것. 두부, 버섯, 소고기, 양배추를 함께 끓여 낸 백수키야키와 바지락을 정종에 찐 바지락술찜은 겨울에만 즐길 수 있다. 특히 바지락술찜은 바지락의 진한 풍미와 짭짤한 맛의 조합이 환상적. 아카시아 꽃술과 곁들이면 더없이 좋다. 목요일마다 재료를 달리하는 목요카레도 놓쳐선 안 될 메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2길 53 2층문의 l 인스타그램 (@bunaround)전화 l 063-253-5161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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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행복한 순간과 도시 풍경을 기록하는 작업입니다”
김낙준 어르신과 딸 김순영 씨가 사진으로 추억하는 전주
오거리 첫 사진관, 현대사진관을 열다 김낙준 고등학교 2학년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집안이 어려워져 취직을 해야 했는데 지금의 경원동, 당시 문화동 동장님이 사진 일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권하시더군요. 그렇게 ‘백광’이라는 사진관에서 사진 기술을 배웠습니다. 군대 제대 후까지 총 7년간 사진 기술을 연마했지요. 그러고 나서 1967년, 오거리에 현대사진관을 열었습니다. 당시 오거리는 서울의 명동 같은 곳이었어요. 연인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장소였던 삼남극장과 코리아극장이 있었고, 학생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돼야지스낵코너’도 바로 그 오거리에 있었습니다. 게다가 인근 중앙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로 늘 붐비곤 했습니다. 그런 곳에 있던 처음 생긴 사진관이니 찾는 이들이 오죽 많았겠습니까? 친구, 연인, 가족들까지 기념사진을 찍는 많은 이들로 늘 북적였습니다. 그 덕에 5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기록하다 김낙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 다양한 사진들을 찍었습니다. 우선 학생들 사진을 참 많이 찍었어요. 전주 시내 웬만한 학교 졸업사진은 모두 찍었으니까요. 그때만 해도 졸업사진을 전동성당을 비롯해서 경기전, 오목대 등 전주 명소에서 찍어서 출장 촬영을 많이 나갔지요. 사진관이 제일 붐볐던 때는 명절이었습니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이나 설날에는 아침부터 가족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참 많이 왔어요. 명절 하루 찍은 사진이 다 나올 때까지 20여 일이 걸렸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힘도 들었지만, 제 ‘스마일!’ 한마디에 가족들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눈이 잘 안 보이는 분들이 오신 적이 있어요. 예나 지금이나 사진은 실제 모습보다 잘 나오길 바라잖아요? 그래서 그분들 사진을 찍고 연필이랑 칼로 필름을 긁어서 눈을 자연스럽게 조금씩 고쳐 드렸습니다. 요즘 말로 포토샵 작업을 한 거예요. 그분들이 무척 만족해하면서 손님들을 많이 데려오셨어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라도 가장 멋지고 예쁜 모습을 담아 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도시의 풍경을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으로 긴 세월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사진관집 딸, 옛 사진을 시민들과 공유하다김순영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아버지와 오목대를 비롯해 한벽루, 덕진공원, 다가공원, 완산칠봉 등 전주 곳곳을 참 많이 다녔던 기억이 나요. 사진을 찍던 아버지 덕에 ‘한벽루 철길에서 남동생과 함께한 모습’과 ‘덕진공원에 놀러 갔었던 일’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습니다. 전주의 옛 모습은 물론, 지금은 사라진 곳들의 모습도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예요. 아버지의 옛 사진을 보면 자연스럽게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요, 지금처럼 한옥마을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 한벽루와 오목대를 찾으며 어린 마음에 무서웠던 기억도 떠올리게 된답니다. 가족사진뿐만 아니라 행사 사진도 참 많이 찍으신 아버지 덕에 재미난 구경도 많이 했어요. 1970년대 당시 시청이 미원탑 근처에 있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석가탄신일을 비롯해 전라북도가 무슨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종합경기장에서 시청까지 카 퍼레이드를 했어요. 아버지를 따라가서 오거리에서 고적대가 공연하는 모습을 구경 하는데 얼마나 재미났는지 몰라요. 그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아버지에게 전주시에 사진을 기증하자고 말씀을 드렸어요. 사진으로나마 전주시민들과 옛 전주의 모습을 공유하고 싶었거든요. 우리 집의 역사가 전주의 역사가 된다는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가 찍은 빛바랜 사진을 보며 모두 저처럼 추억에 잠길 순 없겠지만, 잠시나마 가슴 따듯한 순간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컸어요. 김낙준(81) 어르신은 전주 시내에서 1967년부터 2008년까지 현대사진관을 운영했다. 김낙준, 김순영 부녀는 사진관을 운영하며 찍은 사진과 추억이 담긴 가족사진 등을 전주시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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