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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전주의 저녁 18시
석양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해 볼까
석양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해 볼까 한옥마을 여행자가 되어 체험과 인생샷으로 멋진 추억을 남겼다면, 그 열기를 식혀 줄 시원한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 보자. 멋진 기와지붕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즐길수 있는 라한호텔 야외 수영장은 시민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곳은 약 1.2m의 성인 풀과 0.5m의 키즈 풀을 갖추고 있어 나이에 제한 없이 누구나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더 신나는 물놀이를 위해 튜브나 공을 미리 준비해도 좋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루프톱 뮤직 나잇(Rooftop Music Night) : 한옥 바이브'는 디제이와 함께 1부와 2부로 나누어 분위기 있는 밤을 선사한다. 1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운영되고, 2부는 어른들을 위한 감성 가득한 뮤직 나잇이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펼쳐진다. 현지 상황에 따라 2부 때는 무알콜 맥주도 준비된다. 야외 수영장 외에도 느긋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 '전주산책'이 1층에 있다. 책을 보며 커피도 한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주 밀맥주와 쌀맥주, 와인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전주 여행을 기념하는 다양한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2층 카페 '하녹당'은 탁 트인 한옥마을 뷰를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이다. 전주 로컬 수제 맥주와 칵테일, 와인이 있어 더위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85 문의 l 063-232-7000 이용시간 l 매일 10:00~22:00(유료입장) 언제든 갈 수 있는 노송광장 생태 놀이터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은 아이들의 훌륭한 물놀이터이자 자연 놀이터다. 노송광장 한가운데 놓인 지름 6m 원형의 작은 바닥분수는 여름 더위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인기 만점 물놀이터. 바닥에서 솟아오른 분수는 이곳을 찾은 아이들에겐 야외 워터파크 못지않은 신나는 물놀이터다. 다양한 형태의 물줄기가 하늘 위로 뻗을 때마다 아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뛰어오르기도 하고 물을 피해 도망가기도 한다. 그렇게 한창 20분 정도 놀다 보면 충전하기 위한 분수의 휴식 시간이 찾아온다. 물에 흠뻑 젖은 아이들의 아쉬운 탄식도 잠시, 10분이 지나니 다시 분수에 생기가 솟는다. 노송광장 주변으로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이 설치돼 바닥분수를 찾는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노송광장은 아이들의 생태 놀이터로도 인기가 많다. 소나무와 꽃나무로 둘러싸인 잔디광장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아 맘 놓고 뛰놀 수 있다. 광장 곳곳에는 균형 놀이, 짚라인, 연결 놀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이 배치돼 있다. 광장 한쪽에 놓인 참나무 고목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기구다. 나무 위를 올라타거나 걸터앉아 동심의 세계를 맘껏 펼친다. 노송광장에 있는 여러 시설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은 짚라인.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잽싸게 내려가는 짚라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한 키 작은 흔들다리, 통나무 터널, 그네, 트리하우스도 아이들이 즐겨 찾는다. 시간 l 10:00~19:00(9월 초까지)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10 문의 l 전주시 야호아이놀이과(063-281-2356)
2021.07.22
#한옥마을
#야외수영
#자연물놀이
#생태놀이터
전주의 밤 21시
밤이 깊을수록 술도 익어 가네
밤이 찾아와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아 후텁지근함에 짜증 지수만 올라간다. 이럴 땐 시원한 술 한잔이 생각나기 마련. 깊어 가는 여름밤, 가맥거리나 객사길에서 밤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술 한잔 나누면 어떨까. ‘가맥’은 전주의 대표적인 술 문화로, 가게 맥주를 뜻한다. 경원동 일대에 있는 가맥거리가 전주가맥의 상징적인 곳. 전주 시민은 물론 여행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가게마다 같은 안주여도 비법이 달라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을 충족시킨다. 부드러운 갑오징어와 바삭한 황태 그리고 이들의 단짝인 양념장이 인기 메뉴. 통닭과 닭발 튀김, 두툼한 달걀말이도 단골 술상에 빠지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많이 오가는 객사길과 서부신시가지 홍산대로에는 야외 테라스 술집이 많다. 실내에선 볼 수 없는 뻥 뚫린 시야가 술맛을 더욱 시원하게 하고 별빛과 달빛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야경이 낭만을 더하니 그야말로 술이 술술 넘어간다. 빨강, 파랑 의자와 테이블을 갖춘 복고풍 가득한 술집부터 해외 감성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한 술집, 정원처럼 꾸민 와인 가게까지, 각양각색이다. 관광객들이나 어르신들에게는 막걸리 한 주전자를 주문하면 한 상 푸짐하게 안주가 나오는 막걸리 집도 인기. 서신동과 한옥마을, 삼천동 일대에 여러 막걸리 가게가 모여 있다. 그중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많은 이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유명한 곳. 골목길을 밝히는 청사초롱 때문인지 막걸리 한상 받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 막걸리 한잔에 하루의 노고를 달래기도 하고, 전주만의 특별한 술 문화를 즐기기 위해 여행 코스로 찾는 골목이다. 주전자 개수가 늘어날수록 상차림이 달라져 보는 눈도, 먹는 입도 즐겁다. 안주가 푸짐해 끼니까지 해결되니 일석이조다. 가맥거리 l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3 부근 객사길 l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74 부근 막걸리골목 l 전주시 완산구 성지산로 33 부근
#전주맛집
#전주가맥
#전주막걸리
당신과 더불어
그림으로 마음의 소리를 전하다
이모티콘 작가‘범고래’ 김규진
Q. 이모티콘 작가 ‘범고래’를 소개해 주세요.A. 2017년 7월 이모티콘 ‘대충하는 답장’을 출시하며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는 ‘범고래’ 김규진입니다. 작가명 ‘범고래’는 제가 평소 수영하는 것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해 물에 사는 동물 중 가장 힘이 세고 멋진 ‘범고래’로 지었어요. Q.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A. 2017년 당시 지역의 한 대학교 창업지원단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한창 여러 개의 직업을 갖는 ‘N잡(job)’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어요. 그때 우연히 카카오 이모티콘 공모전을 알게 됐는데, 평소 우리가 말할 때 쓰는 ‘노답’, ‘귀찮아’ 등 솔직하면서도 무성의한 이모티콘이 떠올랐죠. 그렇게 저를 닮은 캐릭터에 단어를 입혀 ‘대충하는 답장’을 만들게 됐고,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대충하는 답장’은 출시 하루 만에 매출 1위에 올랐죠?A. 카카오 공모전에 수많은 이모티콘이 접수되는데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심사를 통과했고, 상품화 과정을 거쳐 한 달 반 만에 판매하게 됐어요. 출시 이후 폭발적인 반응에 정말 놀랐죠. 당시에 흔하게 볼 수 없었던 대충 그린 그림과 단답형 말투, B급 감성을 신선하게 느낀 것 같더라고요. 그땐 예쁘고 귀여운 이모티콘이 대부분이었거든요. 10~20대가 가장 많이 구매했는데 재밌고 가볍게 쓸 수 있어서 큰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Q. 이모티콘은 어떤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구매하게 되나요?A. 보통 2주에서 한 달가량 이모티콘 작업을 하고 회사에 제안해요. 제가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카카오는 승인 기준이 높아서 떨어지는 경우도 많죠. 승인되면 한두 달 정도 세밀하게 후 작업에 들어가요. 1세트에 24개의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만드는데 제안할 때는 3개만 움직이게 하거든요. 승인되면 나머지 이모티콘까지 움직이게 하고, 상품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수정 보완을 해요. 그런 다음 출시해요. Q. 이모티콘 작가 지망생에게 조언한다면요?A. 꼭 그림을 잘 그릴 필요는 없다고 말해요. 저도 ‘대충하는 답장’을 그림판으로 4~5시간 만에 완성했거든요. 대신 ‘이모티콘은 콘셉트가 명확해야 한다’고 설명해요. ‘대충하는 답장’ 출시 이후 여러 이모티콘을 만들었는데 심사에서 떨어진 경우도 여러 번 있었거든요.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지, 일상에서 많이 쓸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해요. 그런 만큼 유행에 민감해야 해요. 그리고 출시된다고 해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으니 너무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A. 작년에 사무실과 카페, 굿즈숍을 겸하는 공간 ‘오르카’를 오픈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모티콘 제작에 소홀했어요. 그래서 올핸 새로운 이모티콘을 출시하자고 마음먹었는데, 드디어 오는 7월에 새 이모티콘을 선보이게 되었어요. 소주와 맥주를 캐릭터화한 이모티콘인데, 승인은 벌써 받았고 보완 작업과 모션(동작) 효과를 입혀 주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출시한 ‘답장 시리즈’와 ‘이응이’가 판매 순위 상위에 올랐는데요, 이번 이모티콘도 많은 사랑을 받으면 좋겠어요. 또 이모티콘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이나 웹툰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싶습니다. 오르카김규진 작가의 필명 ‘범고래’의 학명인 ‘오르카’를 공간 이름으로 사용하는 이곳은 김규진 작가의 이모티콘 회사인 ‘애니멀릭’ 사무실이자 분위기 좋은 카페다. 또한, 김규진 작가의 ‘대충하는 답장’, ‘이응이’를 비롯해 12명의 이모티콘 작가들의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숍이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46, 1층문의 l 063-231-2331
2021.05.24
#이모티콘
#범고래
#대충하는 답장
#창업지원단
전주 음식
여름밤의 소박한 풍류, 전주가맥
1980년대 초반, 전주 경원동 일대의 작은 가게들이 탁자와 의자 몇 개를 펼쳐놓고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서 탄생한 ‘전주가맥’.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인데요, 3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전주만의 독특한 음주문화로 자리 잡았고, 입소문으로도 전국적으로도 유명해졌습니다. 가맥의 매력은 착한 가격에 무엇보다 그 가게만의 대표안주입니다. 황태구이, 갑오징어, 닭발튀김, 계란말이 등 푸짐한 안주에 집집마다 다른 빛깔과 오묘한 풍미를 지닌 양념장을 맛보면 그 집만의 내공을 엿볼 수 있지요. 덕분에 여름밤이면 가맥집마다 시민들로 자리가 빼곡하고 포장 손님까지 줄을 잇는답니다. 또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가맥집 탐방은 필수 여행 코스가 되었지요. 가게 맥주만으로도 전국 유일의 문화를 만들어내니 이게 바로 전주만의 솜씨요, 풍류가 아닐까요? 전주가맥축제 일시 l 8.9.(목)~8.11.(토) 장소 l 전주종합경기장 주차장
2020.12.08
#경원동
#맥주
왕의 술, 이강주
나라를 대표한 술 이강주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재료들로 술을 빚었겠지만 그나마 시간이 많이 흘러 당시에 귀하디귀하던 울금, 전주 배, 봉동 생강 정도는 우리도 먹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왕이 마시던 바로 그 술, 이강주 이야기다. 이강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배(이)와 생강(강)이 들어가는 소주다. 누룩과 멥쌀로 빚은 약주를 증류해 소주로 만든 후 배, 생강, 울금, 계피, 꿀을 넣어 침출시켜 만든다. 배는 청량감이 좋아 술을 부드럽게 만들고 생강과 계피가 이강주 특유의 톡 쏘면서도 은은한 향을 완성시킨다. 거기에 울금과 꿀이 더해져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우아하게 감칠맛이 나는 이강주가 완성된다. 울금은 왕실에서 특별히 관리할 정도로 귀한 약재로 경기전이 자리한 전주에서만 재배할 수 있었다. 이강주가 전주에서 빚어질 수 있던 이유다. 게다가 전주 배와 봉동 생강은 진상품이었다. 이렇듯 최고급 재료로 만든 이강주는 조선 3대 명주로 손꼽혀 사대부와 부유층의 가양주로 뿌리내렸다. 조선시대 상류사회 최고의 술이었던 이강주는 1882년 한미통상조약 체결 때는 나라를 대표하는 술로 만찬에 올라 고종의 건배주로 쓰였다. 오늘 밤, 이강주 마시는 법이강주는 은은한 노란빛을 띠는데 생강의 은은한 향과 어우러져 마시기 전부터 입맛을 돋운다. 25도로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인데도 울금 덕분에 뒤가 맑다. 숙취도 없고 빛깔과 향기, 부드러운 맛까지, 술에 기품이 넘친다. 이런 까닭으로 ‘여름밤 초승달 같은 술’로 불렸다. 오래 묵힐수록 향이 깊어지며 시원하게 먹으면 더욱 좋다. 상큼하면서도 고소하고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이강주는 고소한 전 요리에 어울린다. 기름기 있는 부침개나 전을 먹을 때 배와 계피, 생강의 시원하고도 알싸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때문에 한국식 밥상의 반주로도 좋지만 기름진 서양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왕의 도시 전주를 구석구석 돌아본 여행자라면 오늘 밤 치킨 한 마리 시켜 먹을 때 맥주 대신 이강주를 마셔 보자. 전통주에 익숙지 않은 여행자라면 한 번 먹어보고는 싶은데 병도 으리으리하고 술맛도 잘 몰라서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이에게는 이강주 칵테일을 추천한다. 전통주 칵테일바 진주도가에 가면 잔술로도, 칵테일로도 즐길 수 있다. 직접 만든 생강 시럽과 계피 시럽, 편강과 민트 등을 넣어 만든 이강주 칵테일은 이강주 특유의 맛과 향을 잘 살려냈다. 이강주는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알코올 25%를 기본으로 19%와 38%의 별도 제품이 있고 50㎖ 미니어처에서 3,000㎖까지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400㎖ 18,000원, 750㎖ 25,000원(백자). 이강주를 살 수 있는 곳전주이강주 전주시 덕진구 매암길 28, 063-212-5765전주전통술박물관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74, 063-287-6305진주도가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길 3길 13-5, 063-287-3392 조정형 이강주 명인이강주는 일제강점기 가양주 말살 정책으로 맥이 끊어질 뻔했다가 조정형(75) 명인의 노력으로 다시 옛 명성을 되찾았다. 이강주는 그의 가문에서 6대째 내려오는 가양주다. 그는 이강주를 살려보겠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세웠다. 그게 벌써 25년 전이니 직장 생활까지 해서 마침 올해가 술 인생 50주년이다. 그가 무형문화재(1987년, 6호)가 되고 대한민국 식품명인(1996년, 9호)이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 그는 회사 경영에서 한 발 물러선 요즘도 매일같이 연구실로 출근해 ‘가루술’을 연구하고 있다. 가루술은 이강주의 세계화, 현대화를 위한 도전이다. 술 장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여전히 청춘이다.
2020.11.04
#막걸리
#모주
#배
#생각
#약주
세상의 모든 음료수를 탐하다 음료미디어 ‘마시즘’
마시즘 에디터 김신철
‘마시즘’이라는 음료 전문 미디어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학교를 졸업한 후 친구들과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던 때였어요. 각자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자연스럽게 ‘음료’가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거의 매일 마시는 음료에 관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 것 같아서 처음으로 음료 리뷰를 써 봤는데요. 글을 읽은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너무 좋았어요. 본격적으로 음료 리뷰를 시작한 건 2016년 대선 때 포스터를 음료 버전으로 만들어 본 거예요. 그 뒤로 계속해서 음료의 시선에서 보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마시즘’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마시즘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경쟁자가 없다는 것이 경쟁력인 것 같습니다. 와인이나 맥주, 커피 등은 이미 좋은 매체들이 너무 많지만 일상화된 음료에 대해서 특별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는 매체는 거의 없었어요. 음료는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고,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게 풀 수 있어 ‘원석’ 같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일 큰 경쟁력은 아무래도 ‘마시즘’을 확실하게 지지해 주는 독자들이겠죠?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특별한 이유보다 우리가 전주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학교를 졸업했고 집도 사무실도 모두 전주예요. 굳이 임대료가 비싼 서울로 올라갈 필요가 없었어요. ‘마시즘’은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가능한 작업이거든요. 가끔 서울에 미팅을 가면 왜 전주에서 하냐고 묻는 분들을 만나는데요. 그분들에게 솔직하게 ‘집이 편해서’라고 대답해요. 콘텐츠는 만드는 사람이 편하고 즐겁게 만들어야 보는 사람도 재밌게 느끼거든요. 그러니 멀리 떠날 일이 없는 거죠. 5월에 가장 어울리는 음료를 골라 준다면요?5월은 아무래도 가족의 달이니까 가족과의 추억이 떠오르는 음료가 좋겠죠? 저 같은 경우는 어릴 적 목욕탕에서 모진 때밀이를 견디면 아버지가 사 주시던 바나나 우유가 생각나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음료가 떠오르나요? (바나나 음료에 관해서도 재밌는 이야기가 많은데 마시즘에 들어가서 한번 읽어봐 주세요) ‘마시즘’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올해 구독자 100만 명을 모으면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가겠다고 했는데요. 아직 96만명을 더 모아야 하는 숙제가 남았네요. 그동안은 문자 콘텐츠로 승부를 봤는데 앞으로는 만화도 그리고 영상도 찍고 다양한 부분에서 음료를 소개할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독자들도 직접 만나고 싶고요. ‘마시즘’을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는 행동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시즘 에디터 김신철1987년생으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전주에 거주하며 세상의 모든 음료 마시기를 꿈꾸고 있다. 편의점에 들러 신상 음료수를 선택 후 맛을 보는 것이 그의 유일한 취미 활동. 한때는 전북대 앞에서 독립서점 ‘북스포즈’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음료의 매력에 빠져버린 후 3년째 ‘마시즘’ 에디터로 고군분투 중이다. 음료미디어 ‘마시즘’마시즘은 ‘마시다 + ism’의 합성어로 국내 유일 음료 전문 미디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음료부터 해외 음료까지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시즘’은 세상의 모든 음료에 숨겨진 이야기를 밝히겠다는 목표로 주로 음료에 숨은 추억이나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마시즘 사이트_ masism.kr/
2020.10.16
#음료수
#리뷰
#콘텐츠
여행자라면, 여름이라면
전주 가맥 3대 천왕
전주 가맥의 ‘갑’ 전일갑오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웨이팅’이 더 길어졌지만, 전주 시민들에겐 가장 친숙한 가맥집이다. 여름밤에는 테이블로 변신한 맥주 박스가 가게를 둘러싼다. 가게 안 자리가 모자라서, 여름밤의 낭만의 즐기고 싶은 ‘노천 가맥’의 풍경은 각박한 마음마저 씻어내기도 한다. 지금은 기계를 이용해 갑오징어를 눌러내지만, 본래 망치를 사용해 일일이 다 손으로 두드리고 연탄에 구워내는 갑오징어가 먼저 이름을 떨쳤다. 갑오징어 두드리는 소리는 전일갑오를 대표 하는 또 다른 상징이었다. 이렇게 두드려지고, 눌려 굳건함을 잃고 한껏 부드러워진 갑오징어 살들은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불에 구워낸 구수함과 이 집만의 특제 간장 소스는 맥주 ‘한 짝’쯤은 거뜬히 비워내게 했다. 가게 앞 연탄 화로에서 종일 몸을 말리고 있는 황태는 말린 생선만이 선사하는 포슬포슬함의 결정체다. 여기에 간장, 물엿, 청양고추, 깨가 수북이 들어간 특제 소스를 먹기 위해 안주를 추가할지도 모를 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6 전화 l 063) 284.0793 바삭 황태·촉촉 먹태 초원편의점아는 사람만 가게 안쪽에서 간단히 맥주를 즐기는 ‘초원편의점’. 지금 이곳도 가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되었다. 이곳의 대표 안주는 황태와 먹태다. 전주 대표 가맥 집들이 연탄불에 구워낸 황태의 맛을 고수하듯이 초원편의점도 오랜 시간 지긋이 구워낸 황태가 대표 안주다. 이곳은 노릇 바삭하게 구워진 황태를 접시가 아닌 커다란 쟁반에 내어준다. 워낙 바삭한 터라 통으로 구워진 황태를 찢을 때 가루가 사방에 날리기 때문에 널찍한 쟁반이 제격. 바삭한 황태 못지않게 초원편의점 고수들이 찾는 건 바로 먹태다. 먹태는 ‘황태가 되지 못한 촉촉함’을 품고 있다. 마른안주의 바삭함보다 쫄깃함을 즐기고 싶다면 황태보다는 먹태가 좋다.‘꾸덕꾸덕’한 식감이 황태 못지않다. 이곳에서도 물엿과 간장을 넣은 소스 장을 내어 주는데, 마요네즈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두 종류 모두를 맛볼 수 있다. 다른 집의 수북한 깨 대신 초원편의점에서는 송송 썬 대파를 얹는데, 그 향과 맛이 이 집 만의 소스로 변신시켜 준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32-1 전화 l 063) 287.1763 ‘치맥’과 ‘가맥’의 궁합 영동슈퍼이곳에 도착해 맥주 세 병을 내려놓으면 나타나는 ‘닭발’ 튀김. 가맥의 짝꿍 황태나 마른안주도 당연히 있지만, 영동슈퍼는 ‘치맥’ 이다. 소금이나 각종 향신료로 간을 하지 않은 시장 닭을 바로바로 튀겨 내주는 매콤한 고추 통닭과 쫄깃한 똥집 튀김, 그리고 떡하니 쫙 벌어진 통 닭발 튀김은 끝없이 맥주잔을 채우게 하는 맛이다. 서비스로 내어주는 닭발 튀김 덕에 진즉에 명성이 높아진 영동 슈퍼도 전주 경원동의 터줏대감이다. 전북대학교 앞으로 잠시 자리를 옮긴 적도 있지만, 다시 가맥의 원조 경원동으로 돌아와 치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통닭은 물론 닭의 다양한 부위를 고루 맛볼 수 있어 젊은이들이 특히 즐겨 찾는다. 튀김 반죽에 송송 썰어 넣은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은 맥주와 찰떡 궁합. 쫄깃하게 뜯는 맛이 일품인 닭발 튀김은 메뉴판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큼 인기 안주가 됐다. 비교적 젊은이들의 걸음이 잦아 한복을 입고 방문하거나 SNS에 게시하면 서비스가 제공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14
2020.09.22
#오징어
#먹태
#연탄
#치맥
멋진 하루
만경강으로 가는 길
만 가지 이야기를 품고 흐른다
그리운 미나리 부대를 회상하다전주의 물줄기는 결국 만경강으로 흘러간다. 노송천, 아중천, 관선천, 건산천은 전주천으로, 중인리와 독배, 구이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삼천으로 합쳐진다. 그리고 전주천과 삼천은 만경강의 품에 안긴다. 물줄기에는 사람의 구비가 있다. 이야기와 사연이 구비마다 서린다. 전주의 만 가지 이야기를 품고 흐르는 만경강은 전주천이나 삼천의 속살 깊은 이야기로 더욱 유장하다.‘국민학생’으로 불렸던 여덟 살 무렵, 풍남동과 노송동을 가르는 철길 아래로는 관선천이 흐르고 있었다. 그 사이를 두고 우리 꼬마 사회는 양분되어 있었다. 내가 속한 풍남동 조직은 서점을 하거나 자전거 수리점, 목공소 집 자녀들이 한 무리를 이뤘다. 그에 비해 미나리 농사를 짓는 집이 많았던 노송동 아이들은 미나리 부대로 불렸다. 종종 미나리 부대 아이들과 풍남초등학교에 모여 공을 차고 놀았다.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아버지의 고향인 삼천동 비아마을에서 살았다. 비아마을과 인근의 마을은 종종 기접놀이를 벌였는데, 아버지는 꾀꼬랑나발(태평소)을 부셨다. 밀레니엄 무렵의 어느 해인가는 풍남문의 제야의 종 행사에서 아버지가 나발을 분 기억도 난다. 그 당시 삼천교 인근의 도로는 비포장이어서 버스가 지날 때면 ‘부르크’ 담장 호박잎마다 뿌연 먼지가 내려앉았다. 그리고 버스 창가로 가득 미나리 밭이 펼쳐졌다. 언제부터인가 삼천 인근으로 아파트가 들어서고 미나리 밭이 사라졌다.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볼 수 있었던 미리내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삼천은 나에게 모천과도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파트가 들어서고 개발이 되면서 삼천에 눈빛 순하게 떠오르는 별빛 대신 아파트의 불빛이 독하게 피어올랐다. 그런데 아직 내 유년의 강이 거기 만경에 있었다. 층층의 논과 소담한 마을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흐르는 만경강, 우리는 거기로 모였다. 가을 햇살과 함께 만경강을 거닐다만경강은 완주군에서 발원하여 익산, 전주, 김제, 군산을 거쳐 새만금으로 흘러 서해에 닿는다. 만경강으로 가는 길은 온통 논으로 푸르렀다가 가을이 되자 황금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대지는 어디로 이 많은 색을 거두는지 파란 하늘 끝이 광막하다. 어디 자연만 광막하다 할 것인가? 저 알곡을 만들기까지 농부들의 땀으로 벼 이삭이 숙연하게 고개를 숙인다.10월의 가을볕이 좋은 날,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 정승일 본부장, 전주빵 장윤영 대표, 디자인농부 김요섬 대표와 함께 만경강에 모였다. 전주 최고의 농업 지역으로 보리나 밀, 쌀 등이 많이 나는 만경강은 우리들에게 공통분모다. 지역 원료로 지역 농・특산물을 만들거나 연구하는 우리들에게 만경강은 삶의 터전이자 모태다.디자인농부(주)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날것의 곡물에 디자인을 입혀 휴대하기가 쉽고 먹기도 간편한 미숫가루와 콩가루 등을 생산한다. 전주빵은 전주 밀로 전주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비빔빵을 만들고 있다. 술로시티는 전주 보리로 전주만의 맥주를 만들고 있다.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은 각 기업들의 연구 개발을 지원한다.만경강은 시민들에게도 보물단지와 같은 곳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전주는 열섬이 생겼다. 미나리와 벼가 자라던 삼천동, 평화동, 송천동, 서신동, 중인동 등의 논이 도심으로 바뀌면서 전주는 뜨거운 여름을 맞게 되었다. 열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지역에 대한 개발을 멈추고 곳곳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리고 강바람이 도심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만경강을 잘 가꾸어야 한다.주말에 만경강에 나가면 잘 가꾸어진 자전거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또한 뚝방길 정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흘러가는 강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만히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전주천과 삼천 지류 곳곳에서 살고 있는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날 것이다.우리는 가을 햇살이 뜨거운 만경강을 걸었다. 바야흐로 나락이 야무지게 영글고 있었다.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로 몸을 낮추며,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우리는 만경강에 모여 강물 소리를 듣듯 서로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다. 글 유상우│술로시티 대표유상우 씨는 지역의 원료로 술을 빚는 양조자이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술로시티 브루어리’를 운영하며, 술과 함께 농업이 잘 익어가는 풍요로운 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20.09.10
#만경강
#전주천
#뚝방길
전주로 떠나는 치맥 바캉스
'닭 스피릿' 가득한 계절이 왔다
본질에 충실한 치킨, 꼬꼬 영양통닭기교 없이 본질에 충실한 치킨을 찾았다. 40년을 넘긴 이 맛은 치킨 1세대, 바로 전기구이 통닭이다. 로티세리에 꽂힌 야무진 닭들이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다. 양념치킨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80년대 후반 주춤하기도 했지만, 오래 그리고 양껏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은 계속됐다. 이 집 맛의 비결은 다른 집보다 2배 시간을 들여 닭을 손질하는 것에서 출발한다.초벌구이 한 닭을 주인장이 개발한 닭기름에 재벌구이를 해 바삭한 맛을 만들어낸다. 대기업에서 일했던 아들이 서울에서 내려와 맛을 잇고 있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38-10무쇠 가마솥 닭강정, 한국닭집전주의 남부시장과 함께 오랜 세월을 같이한 닭집. 한국닭집은 전통 무쇠 가마솥을 이용한 가마솥 통닭집이다. 이곳의 일등 메뉴는 단연 닭강정이다. 열 전도율이 매우 높은 무쇠 가마솥에 조리를 하기 때문에 일반 치킨이나 닭강정보다 훨씬 더 담백하고 바삭한 맛을 자랑한다. 2010년에는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 출품할 정도로그 맛을 인정받았다. 맛과 함께 출중한 양으로도 유명하다. 웬만큼 치킨을 좋아한다 해도 1인 1닭은 쉽지 않다. 주소 |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49전주 프랜차이즈, 조선치킨한국의 장맛을 결합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인 조선치킨은 간장 소스로 뜬 치킨이다. 자체 개발한 특유의 간장 소스는 역시 한국인의 입맛에 맞았다. 기름기로 인한 느끼한 맛을 이 간장 소스가 잡아낸 것. 지난 2003년 전주에서 시작된 조선치킨은 닭고기 또한 저온 숙성으로 쫀득함이 남다르다. 간장 양념에 사용되는 간장은 100% 국산 콩으로 만든 간장을 사용한다. 바삭함은 더하고 느끼함은 줄었다.주소 | 삼천직영점 전주시 완산구 솟대로 5맥주보다 '치밥' 해태 바베큐'치밥'이라니, 별걸 다 갖다 붙인다 해도 어느새 테이블에 올라온 즉석밥은 효자 중 효자다. 해태 바베큐에서는 1차로 치킨을 해치우고 나면, 남은 바비큐 양념에 2차로 밥을 비벼야 한다. 숯불 향 머금은 닭에 이 집만의 매콤한 수제 소스를 양껏 두른다. 달궈진 돌판에 담겨오는 바비큐 치킨은 먹는 내내 지글지글 소리를 잃지 않는다. 소스가 돌판으로 다 졸기 전에 즉석밥을 비비는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한정된 양만 팔고 있어 너무 늦게 찾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길 13치킨과 냉면의 만남,메밀방앗간메밀가루가 입혀져 바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속살을 맛볼 수 있는 메밀 치킨과 메밀 냉면을 같이 즐기는 일명 '치냉'이 전주에 있다. 이 집은 메밀 면의 식감이 부드럽고 쫄깃해 15년 넘게 냉면으로 이름이 났지만, '사이드 메뉴'였던 치킨도 강세를 보이는 곳. 부드러운 속살을 시원한 동치미 물냉면과 바삭한 치킨 조각을 매콤한 비빔냉면과 곁들여 먹는 '치냉'은 이열치열, 고기와 면의 두 가지 쫄깃함을 모두 맛보는 독특함이 있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272
2020.08.28
#치킨
#전주음식
더울수록 네가 생각나
호로록 시원한 전주 여름 음식
수학 여행, 역사 여행, 독서 여행…. 수많은 여행 중 최고는 역시 미식 여행이 아니겠는가. 올여름, 전주에 오면 가슴 속 뻥 뚫어줄 시원한 음식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무더위로 오를 대로 오른 짜증까지 한 방에 해결해 줄 청량감 넘치는 전주 현지 여름 음식들을 맛보면서 올여름 미식의 행복을 누려보자. 빙수계의 얼굴 천재, 비빔 빙수드디어 빙수의 계절이 다가왔다. 머릿속까지 꽁꽁 얼렸다가 달콤하게 스르르 녹여주는 빙수는 무더운 여름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최강 디저트. 연일 25~30도를 넘나드는 때가 다가오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이색 빙수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들 사이에서도 절대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빙수가 전주에 있다는 사실. 이름부터 푸짐한 비빔 빙수다. 전주가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 비빔 빙수는 바로 그 전주비빔밥을 형상화한 빙수다. 밥은 우유를 얼린 우유 얼음으로, 나물은 수박․키위․황도․블루베리와 같은 과일로, 달걀부침은 젤리로 흰자와 노른자까지 만들어 비빔밥 고유의 멋과 색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비빔밥이라고 착각할 만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비빔 빙수는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보냉 효과가 뛰어나서 빙수를 다 먹을 때가지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비빔 빙수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고추장처럼 딸기 퓌레를 뿌리고, 팥과 찹쌀떡을 얹어 모든 재료를 비벼 먹는 것.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비빔 빙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비빔 빙수는 한국전통문화전당 내 ‘부븸온’에서 맛볼 수 있다.가볍게 즐기는 한잔, 전주 가맥뜨거운 여름이 기다려지는 건 다 맥주 때문이다. 더위로 찌든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쓸며 내려가는 맥주의 청량감은 여름이 아니면 절대 맛볼 수 없으니 말이다. 이번 여름 전주에서 맥주를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가맥집으로 가보자. 가맥은 전주에서 시작된 독특한 음주문화다. 말 그대로 가게에서 마시는 맥주로 안주에 술 한 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맥집은 겉보기에 평범한 슈퍼지만 들어가는 순간, 맥주 덕후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기 충분하다.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몸을 식히고 있는 맥주들도 유혹적이지만, 가맥집마다 특색 있는 안주들도 술을 부른다. 경원동‘영동슈퍼’에서는 튀김옷에 청양고추 콕콕 박혀있는 청양통닭을, 스타일 넘치는 가맥집으로 SNS에서 핫한 ‘풍남슈퍼’에서는 산오징어와 같은 싱싱한 제철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맥집의 원조격인 ‘전일슈퍼’에서는 연탄불에 구워주는 황태구이와 갑오징어가 별미인데, 특제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전주는 가맥의 도시라 할 만큼 곳곳에 수많은 가맥집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어딜 가야 하냐고? 고민할 건 없다. 어느 가맥집을 가도 기대 이상이다. 크림이야, 콩물이야? 콩국수 냉면이 지겹다면 콩국수는 어때? 콩 국물의 고소함으로 시작해 메밀면의 시원함으로 마무리되는 완벽함, 전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콩국수를 추천하는 이유다. 전국에 콩국수 맛집들이 즐비하지만, 전주식 콩국수를 맛본다면 생에 최고로 꼽는 콩국수 순위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유는 바로 콩물! 국내산 콩으로 만드는 콩물은 걸쭉하고 진하다. 면발 사이로 콩물이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걸쭉하다. 그렇다고 목 넘김이 팍팍한 것은 아니다. 마치 라떼 크림을 먹는 듯 부드럽다. 미식가들 사이에서‘콩물이 아니라 콩 크림이다.’라는 찬사가 쏟아질 정도. 콩국수에 맛을 더하는 건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메밀면이다. 전주 콩국수는 일본식 메밀국수에 들어가는 메밀면을 쓰는데, 쫄깃쫄깃 찰기 있는 면이 콩물과 함께 부드럽게 넘어간다. 콩국수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갓 담은 김치. 자칫 물릴 수 있는 콩물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전주식 콩국수는 기본적으로 달곰하게 설탕이 뿌려져 나온다. 소금파라면 미리 빼달라고 할 것. 금암동 태평집과 금암소바, 남부시장 진미집, 한옥마을 베테랑 등에서 전주식 콩국수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육수는 처음일걸? 소바무더위에 지친 입맛 살리는 데는 소바 만한 것이 없다. 살포시 내려앉은 살얼음 육수가 뒷골을 짜릿하게 강타한 순간, 더위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전주에서는 여름 더위잡는 소바가 어디까지 맛있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바 맛을 좌우하는 육수부터가 깊은 맛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육수는 가다랑어와 멸치, 다시마로 우려내는데, 여기에 단맛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덕분에 은은하면서도 달고 짠 육수 맛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데, 육수 한 방울 남김없이 다 먹을 만큼 감칠맛이 살아있다. 메밀면도 꽤 감동적. 가위질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부드러운 면발은 깊은 맛의 육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전주에서 소바를 먹을 때에는 육수에 면을 적셔 먹기보단, 냉면처럼 면 사발에 육수를 부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육수가 짜지 않아 후루룩후루룩 면치기 하면서 먹는 맛이 좋다. 전주에는 명성 자자한 소바 명가들이 즐비하다. 전라감영길 서울소바, 인후동 해밀소바, 한옥마을 베테랑, 금암동 태평집과 금암면옥, 아중리 겐도소바 등이 대표적. 집마다 개성이 다른 만큼 군데군데 찾아다니며 인생 소바집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2020.07.27
#비빔빙수
#콩국수
#소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