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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겨울을 잊은 싱싱한 초록의 맛
달콤한 향기로 익어가다하우스 안의 딸기 밭, 익어가는 딸기 향이 달콤하게 콧속으로 들어온다. 예전에 봤던 하우스 농가에서는 땅에 높은 두둑을 올리고 딸기를 재배했는데, 이곳에서는 딸기 재배상이 명치 정도의 높이에 길게 설치되어 있다. 토양을 이용하지 않고 알맞은 농도로 조절된 배합액에 작물을 심어 재배하는 양액 재배다. 양액 재배는 시설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안정적인 수확을 할 수 있고 규모 확대와 연속 재배에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양액 촉성재배로 딸기를 키우는 노정옥(50) 씨가 설명을 덧붙인다.“이렇게 재배하면 수확량도 훨씬 많고 땅에서 올라오는 병도 피할 수 있어요. 또 수확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되니까 일하기도 훨씬 수월하구요.”11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날마다 딸기를 수확해야 하니 인력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어려움이란다. 쭈그리고 수확하는 고통은 덜었더라도 매일같이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노동력도 언제나 아쉽다. 이렇게 수확한 딸기들은 공판장에 출하되거나 전주푸드직매장에 들어가 입맛을 돋우는 식탁 위의 꽃이 된다. 신선하고 건강한 전주푸드토마토와 고추, 부추, 깻잎 같은 야채들도 비닐하우스 안에서 자라는 풋풋한 작물들. 김종배(68) 씨는 큰 규모의 비닐하우스에서 여러 가지 야채들을 같이 재배하고 있다. “원래는 토마토만 했어요. 재단법인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의 권유로 고추, 꽈리고추, 부추, 깻잎 같은 야채들도 같이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수목원에라도 들어선 듯 채소들이 뿜는 향이 신선하고 청량하다. 다른 채소들을 한 공간에서 재배하는 데 따른 불편함은 없을까 물었다.“재배 조건이 달라서 신경을 더 써야 하지요. 예를 들면 토마토보다는 고추가 성장 온도가 더 높아야 해서 저녁에는 중간에 있는 비닐을 내리고 고추 쪽 온도를 높여줍니다.” 호성동에서 오이와 브로콜리를 재배하는 조현호(44) 씨 역시 두 야채 간 온도 조절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다. 오이는 고온성 작물이라 추위를 더 타기 때문이다. “오이는 파프리카, 토마토 등과 함께 고소득 작물로 꼽히고 있죠. 연중 재배가 가능하지만 겨울에 난방비가 더 들어간다는 게 흠입니다. 브로콜리는 한겨울과 한여름을 뺀 5월~7월, 10월~12월 사이가 수확 철입니다.” 싱싱한 초록 냄새, 하우스 안을 조금 거닐었을 뿐인데도 호흡이 맑아지고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심호흡 몇 번에 가슴이 다 상쾌해졌다. 이 풋풋한 냄새와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전주밥상에 가지고 가야겠다.
2020.09.09
#전주푸드
#딸기
#하우스
#토마토
#전주푸드직매장
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순창까지
밥상 위에 꽃이 피었다
전주 구도심에서 만난 명인의 비빔밥 봄이 이리 멀었던가. 답답하고 숨 막히는 날들이었다. 바람이 구름을 밀어내자 쪽마루에 볕이 들었다. 걸터앉아 마당을 내려다보니 햇살이 닿은 곳마다 어린 연두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상을 들고 마루로 나와도 좋은 날이었다. 밥상에 꽃이 피었다. 비빔밥의 고장답게 전주한옥마을과 구도심에는 한국집, 가족회관, 성미당, 고궁, 갑기회관, 한국관 등 비빔밥 전문식당이 성업 중이다. 그중 한 곳, 소담한 정원을 품은 고풍스러운 한옥에 들어섰다. 전주비빔밥은 눈으로 먹는 음식이다. ‘온갖 꽃이 불타오르듯이 찬란하게 핀다’라고 해서 백화요란(百花燎亂), 화반(花飯)이라고도 부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봄꽃 나들이를 미룰 수밖에 없는 서운한 마음을 충분히 달래고도 남는다. 밥알이 기지개를 켜는 ‘소소소소’ 작은 파열음이 귀를 두드린다. 이내 밥이 눋는 구수한 내음이 스르르 올라온다. 알려진 대로 돌솥밥이 처음 상업화된 곳이 전주다. 뜨거운 온도는 재료의 맛 성분을 변화시킨다. 천천히 뒤적이면 반조리 상태의 비빔밥은 비로소 맛을 완성해 간다.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음식 맛을 더 돋보이게 하는 조리법은 전주 여인의 솜씨였다. 전주비빔밥에 두드러지는 개성이 있다면 그건 바로 황포묵이다. 녹두를 갈아 치우자 물을 들인 황포묵은 완성도를 논하기에 여간 까다로운 음식이 아니다. 색은 투명한 듯 불투명해야 하고 질감은 두툼한 듯 가벼워야 한다. 이를 대면 경쾌한 저항감이 느껴져야 한다. 별다른 오미(五味) 없이 그 맛은 담담하다. 황포묵은 시각과 촉각으로 즐기는 음식이다. 고유한 전통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솜씨를 입혀 새로운 시그니처를 만들어 낸 전주비빔밥. 전주가 왜 대한민국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선정되었는지 전주비빔밥이 명쾌하게 증명한다. 미각을 넘어 시각, 촉각, 청각을 두루 넘나드는 미식의 경지가 이미 전주비빔밥에 있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맛보는 봄의 술손님 대접할 일이 많은 반가에서는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특별한 주방문(酒方文)이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술이 조선 3대 명주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이강주’다. 이강주는 전통 소주의 하나다. 막걸리를 빚어 내린 소주에 이 지역 특산품이었던 배, 생강, 울금, 계피, 꿀 등을 넣어 1년 이상 숙성시켜 거르면 독특한 향취와 청량감을 지닌 깨끗한 술이 된다. 이강주는 봄에 마시는 술이다. 의 기록이 그렇다. 술꾼들은 ‘여름밤 초승달 같은 술’이라고도 표현한다. 한 모금 머금으면 알싸한 듯 화한 기운이다. 고종 때는 한미통상조약 체결 당시 건배주로 쓰일 만큼 국가 대표 술이었다. 식품명인 조정형 씨가 가문의 술을 상품화해 지금은 전주전통술박물관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는 이강주뿐 아니라 죽력고, 진도홍주 등 각 지역에 전승되어 오는 향토 명주를 만날 수 있다. 상시 술 빚기와 시음 행사도 이뤄진다. 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장이 익어 가는 마을, 순창전주에서 한 시간 남짓 차를 달리면 대한민국 제1호 장류산업특구로 지정된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 다다른다. 마을이 조성된 것은 공식적으로 1997년이지만 순창 고추장이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88고속도로 개통 덕분이었다. 태조 이성계도 반했다는 순창 고추장은 그렇게 현대 역사 속에 급부상하게 된다. 순창군은 곳곳에 흩어져 있던 고추장 제조 명인들을 아미산 자락에 모아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을 형성했다. 낮은 담과 열린 대문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마당에는 항아리가 가득하고 처마에는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마을 전체가 고추장 판매장이자 관광지인 셈이다. 마음 닿는 대로 발길 가는 대로 들어가 고추장 단지를 구경해도 나무라는 이 하나 없다. 항아리마다 고추장을 담근 날짜가 표시돼 있다. 해가 묵을수록 고추장 색은 짙어지고 감칠맛은 깊어진다. 순창 고추장은 여느 지역과 달리 늦여름에 메주를 띄워 겨울에 담근다. 겨울 고추장은 서서히 숙성되며 단맛이 깊어진다. 고추장이 흔전만전이라 장아찌 맛 또한 일품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세계 음식문화는 제1의 맛인 소금, 제2의 맛인 양념에 이어 앞으로는 제3의 맛인 발효의 시대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도 이 고추장 맛을 본 것일까. 소스로써 고추장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것이 발효소스토굴이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길이 134m의 대형 저장고다. 국내 대표 식품기업과 순창 명인들의 고추장이 저장돼 있는가 하면 장(醬) 역사 전시관, 세계 소스 전시관 등을 조성해 놓았다. 전통 장류의 소스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미디어 영상관은 8월 완공 예정이다. 글 김성숙│방송작가전주에서 25년째 방송 글을 쓰고 있다. , , 등 음식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영화 를 비롯한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집필했다.
2020.09.07
#비빔밥
#이강주
#순창
#고추장
전주에서 남원까지
정원, 도시에 자연의 시간과 공간을 담다
계절의 물감을 흩뿌려 놓은 전주수목원 가장 먼저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1974년에 조성된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찾을 일이다. 요즘은 "봄날은 연둣빛 물감을 흩뿌리며 온다"라는 어느 시인의 감탄사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는 때다. 5월이 되면 정문 양쪽으로 줄지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팝나무가 하얀 꽃구름으로 떠 있는 경이로운 자태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목원이 자랑하는 제1 절경이다. 수목원 중앙의 랜드마크 광장에도 5월이면 신비로운 색감과 모양을 가진 알리움이 만발한다. 광장 아래로 허브원을 지나면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는 연못이 펼쳐진다. 수목원 전체가 포토존으로서 손색이 없지만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단연 이곳 수생식물원의 풍경 쉼터다. 유리온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6월이 되어 어디선가 진한 꽃향기가 진동한다면 최근 조성된 장미원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수천 품종의 아름다운 장미는 동서양의 장미 원종을 교잡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러한 의미를 되새겨 새롭게 조성한 장미정원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이색적인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다. 전주에서 정원을 조성하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그리고 자주 찾아야 할 곳이 바로 전주수목원이다. 이곳 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는 3천600여 종의 식물은 내가 조성하고 싶은 정원에 심어도 잘 자라줄 수 있는 식물들이니 정원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곳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연꽃과 창포의 전통 정원을 품은 덕진공원 전주시민이라면 저마다 덕진공원과 관련된 추억 하나쯤을 안고 산다. 전주를 찾는 외지인들은 한옥마을을 먼저 떠올리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는 덕진공원이었다. 단오 즈음의 창포와 한여름 홍련과 백련이 드넓은 덕진호수를 가득 메운 모습은 공원을 찾아오는 모두를 감탄하게 만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4월에 찾은 덕진공원에 연못을 가로지르는 연화교와 연화정은 사라지고 없었다. 40년 비바람을 견디며 수명을 다한 것이다. 대신 그 자리에는 덕진공원을 가장 한국적인 전통정원으로 만들어 줄 새로운 연화교와 정자가 조성되고 있다. 연화교는 기존 현수교 형태에서 전통 석교 기법으로 가설된다. 길이 283m, 폭 3.06m로 그동안 비좁은 현수교 위에서 연꽃을 스치듯 바라보고 지나쳐야 했던 아쉬움이 조금은 덜어질 듯싶다. 연화정은 연못 중앙부의 섬을 넓힌 후 393㎡ 규모의 전통 한옥 형태로 신축된다. 한옥 주변에 전통 정원이 조성되고 와담을 두르고, 누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연꽃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도 허락된다고 하니 덕진공원이 옛 명성을 되찾는 일도 멀지 않았다. 연화교는 올해 7월, 연화정은 연말 완공 예정이다. 전통 정원 양식의 모체, 남원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처럼 봄꽃을 활짝 피운 남원 광한루원은 달나라 항아가 사는 월궁을 본떠 광한루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광한루원은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우리나라 제일의 누각 정원(누원)이자 전통 정원 양식의 모체로 평가받고 있다. 광한루 앞 호수는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맑은 물을 끌어와, 주변에 석축을 쌓은 후 동서로 긴 장방형의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은하수를 지상에 옮겨 놓음을 상징한다. 조성 당시에는 연꽃을 가득 심고 견우와 직녀가 칠월 칠석에 단 한 번 만난다는 오작교를 놓았다. 이 돌다리에는 무지개 모양의 아치 네 개가 있어 양쪽 물이 서로 통하게 했고, 400년 넘은 짙은 초록의 버드나무는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광한루원의 누각과 정자 대부분이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과 달리 오작교는 처음 만들어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현존하는 우리나라 연지교 중 가장 큰 규모이자 한국 누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대표하는 다리로 손꼽힌다. 광한루의 낮이 새소리와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초록의 세상이라면, 밤은 호수 위로 비친 은은한 반영이 멋을 더해 황홀한 야경을 선사한다. 봄의 마지막 자락이 여름을 향해 나풀댄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는 의미 없어지는 날, 숨을 옥죄는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도심 속 정원을 찾아 맘껏 맑은 공기를 들이켤 날이 빨리 와 주길 기대해 본다. 글 강유정│전북플라워가든연구소 대표 꽃과 정원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타샤스쿨'을 운영하고, 2018년 순천만국가정원공모전에서 비빔밥을 모티브로 한 정원을 조성해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0.09.02
#전주여행
#전주수목원
#덕진공원
#남원광한루원
잘 고쳤다 이 집
작은도서관의 이유 있는 변신
간납대작은도서관
아담한 동네도서관이 달라졌다전주한옥마을 공용주차장 건너편, 천주교 교구청이 바라보이는 곳에 넓은 창을 가진 2층짜리 도서관이 눈에 띈다. 지난겨울까지 이곳은 1층짜리 아담한 동네도서관이던 곳이었다. 2013년, 전주시는 오랜 시간 공터였던 곳에 작은도서관을 지었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도서관을 전주 곳곳에 만들어 '책 읽는 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문을 연 작은도서관의 이름은 동네 지명인 '간납대'를 붙였다. '간납대'는 전주에서 존경받았던 한산이씨(韓山李氏) 가문의 인재, 이기발의 벼슬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기발(李起渤, 1602~1662)은 인조 때 사간원 헌납이라는 벼슬에 올랐는데, 병자호란 이후 벼슬을 그만두고 이곳에 내려와 살았다. 사간(司諫)의 '간(諫)' 자와 헌납(獻納)의 '납(納)' 자에서 온 이름이 '간납대(諫納臺)'인 것이다.벌써 7년째 운영되고 있는 간납대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의 작은 쉼터이자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좁디좁은 공간이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기회가 생겼다. 정부가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공모하면서부터다. 전주시와 간납대작은도서관이 이 공모사업에 선정되었고, 정부의 지원으로 1층의 협소한 공간은 2층짜리 여느 북카페 부럽지 않은 근사한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약 4,257권의 책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넓은 창과 시원한 마루가 있는 도서관 간납대도서관의 가장 큰 변화는 1층 건물을 2층으로 증축, 외관에서부터 확실하게 달라졌다. 1층은 아이들을 위한 아동 도서 중심으로 마련되어 있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더없이 좋다. 이곳을 지나 작은 나무 계단을 오르면 감탄사가 나올 만한 2층 공간과 마주한다. 북카페 같은 실내장식에 비스듬한 나무 천장까지, 공간을 더욱더 멋스럽게 만들어 준다. 한쪽 벽면 가득 온통 어른들을 위한 책이 꽂혀 있는 나무 서재, 여기에 공간을 더욱더 은은하게 해 주는 노란빛의 조명등은 책 읽기에 딱 좋은 조도를 선물한다. 도서관이면서도 카페 같은 2층 공간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책 한 권 읽으며 더 오래 머무르고 싶게 만든 보물 같은 책 공간이다.새롭게 변신한 간납대작은도서관이 때로는 아이들의 책 놀이터로, 때로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수다카페로,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주민들의 동네 사랑방으로 작지만 더 크게 자리 잡길 소망해 본다. 간납대작은도서관 주소│전주시 완산구 간납로 8-6 문의│070-4503-5919 운영시간│월~금 10시~18시(주말·공휴일 휴무)
#간납대작은도서관
#작은도서관
#전주도서관
기획 특집
'우리, 함께' 위기를 이겨내는 힘
거리 두기 개인 방역, 이것만은 꼭 지켜주세요
실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이어 8월 19일, 전라북도는 도내 전 지역 거주자와 방문자를 대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조치를 발동했다. 이번 조치로 음식물 섭취, 치과 진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2개월 계도 기간 후 위반 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특히 마스크 미착용으로 감염 피해가 커지면 방역 비용도 청구된다. 몸이 아프면 외출·출근·등교하지 않기 코로나19는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도 강력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발열, 두통, 기침, 근육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될 경우 출근하거나 등교하지 않고 전주시보건소(063-281-6341~4) 상담을 통해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손 씻기, 손 소독제 사용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 손 씻기는 최고의 감염병 차단 수단이다. 물과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손 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깨끗이 한다. 또한,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옷소매 안쪽으로 가리고 한다.급하지 않은 외출·모임·여행·외식 등은 자제하기 불특정 다수에 의해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늘고 있다. 출·퇴근, 의료기관 방문, 생필품 구매 등 꼭 필요한 외출 외에 불필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모임과 회식, 단체행사는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집에 머무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외출 시, 거리 두기와 밀폐·밀집된 곳 가지 않기 코로나19는 비말(침방울)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외출 시 다른 사람과 최소 1~2m 거리 두기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한, 밀폐되거나 밀집된 곳은 피하고 악수, 포옹 등 밀접한 신체 접촉도 피해야 한다.
2020.08.28
#사회적거리두기
#코로나19
#개인방역
공연장에서 책방까지
'꼭두'의 새집, 새 놀이터
주민들과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전주 차이나거리, 작고 앙증맞은 사회적기업 '꼭두' 간판이 수줍게 손짓을 하며 사람들을 이끈다. 바로, 인형극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재미와 꿈을 선사해 온 '꼭두'의 새집이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꼭두의 새집은 인형극은 물론 아이부터 일상에 지친 어른들까지 꿈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꼭두'가 이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전주시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에 선정되었기 때문. 주민이 직접 참여해 침체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된 이 사업을 통해 꼭두는 4층 규모로 지어진 이곳에 터를 잡았다. 건물 1층은 청년창업자에게 임대를 내줘 현재 음식점 겸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2층은 인형극 공연장 겸 휴게공간, 3층은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공간, 4층은 커뮤니티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작은 인형극이 펼쳐지는 2층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도록 소파와 탁자가 준비되어 있다. 한쪽 벽면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은 집도 있다. 혼자 책을 읽거나, 놀이를 즐기거나 이곳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주민들에게는 지나가다 잠시 들러서 쉴 수 있는 공간이고, 동아리나 단체들을 위한 회의 공간으로 대관도 가능하다. 3층은 총 3개의 레지던스 공간이 있다. 이곳은 예술가들의 작업실 겸 숙박실로 예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1년 단위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현재는 만실이다. 레지던스 사용 시 4층 커뮤니티실도 회의실로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주민들과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차이나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꼭두 새집 생활을 시작한 사회적기업 '꼭두'는 새로운 분야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극장 인형극에서 벗어나 관객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인형극을 시작했다. 책을 쓰고 만드는 출판업과 함께 책방 운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꼭두'가 제작한 한스타일 팝업북은 중국까지 진출하였다. 팝업북이란 책을 펼치면 3D처럼 사물이 펼쳐지는 책이다. 단순한 동화가 아닌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인 셈이다. 또한, 그림책을 통해 일상에 찌든 어른들에게도 치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 주부와 함께 동화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양한 작가들을 초청해 교류하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창작의 길도 독자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꼭두 2대 노지인 대표는 "우리는 주민들과 예술인들과 열심히 놀고 있어요. 놀다 보면 우리의 놀이가 문화가 되고 지역의 문화가 되고 새로운 지향점이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꼭두의 요즘 관심사는 전라감영 마을 이야기이다. 토박이 어르신들과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거리가 무대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마당극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문화 콘텐츠와 다가동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매달 마지막 주말이면 다가동 주차장에서 플리마켓도 진행한다. 오늘도, 차이나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사회적기업 '꼭두'의 새집이자 새로운 놀이터에 놀러가 보자. 사회적기업 '꼭두' 주소 │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2길 37 문의 | 꼭두(063-232-1416) 운영시간 │ 평일 9:00~18:00(저녁, 야간공연 진행 시 운영시간 변동) 홈페이지 │ www.kkokdoo.com
#도시재생
#복합문화공간
#사회적기업
거 리 두 기 여 름 나 기 - 밤에 즐겨요
호젓한 한여름 밤, 전주를 걸어요
해가 저문 뒤, 낮에는 감추어 두었던 전주의 숨은 얼굴이 드러나는 시간. 달빛처럼 은은하고 별빛처럼 총총한 도시의 불빛에 시민의 눈빛도 초롱초롱 반짝인다. 낮보다 아름다운 전주의 밤 풍경이 곳곳에서 유혹하니, 서둘러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혼자여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다. 여름밤에 걷기 좋은 전주의 산책길 네 곳으로 안내한다. 전주의 야경이 한눈에, 승암산 중바위 전망대어둠을 배경으로 채색된 도시는 낮과는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전주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경 명소, 치명자산이라고도 불리는 승암산이다. 승암산 동고사에서 출발하여 호젓한 산길을 20여 분 걷는다. 천주교 성지를 지나 정상인 중바위 전망대에 오르노라면,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장관에 야간 산행 고생길은 절로 잊힌다. 전주 시내를 땀땀이 메운 빛의 무리가 별 무리처럼 반짝이면, 전주가 이토록 다채로운 빛깔을 지닌 도시였음에 새삼 감탄사가 나온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89 치명자산은근한 등 빛 따라, 한옥마을 처마 등 산책팔작지붕을 뜨겁게 달구던 한낮의 열기가 가신 뒤의 한옥마을. 뉘엿뉘엿 해가 저물면 가로등이 골목길의 어둠을 밝힌다.한옥마을 처마 등을 따라 이색적인 밤풍경을 즐겨 보자. 전주중앙초등학교 담벼락에서 최명희문학관으로 이어지는 골목길과 오목대관광안내소 삼거리 위, 가원당 실개천 주변과 전통문화연수원, 완판본문화관, 전주국악방송, 전주소리문화관, 전주김치문화관까지 어느 골목을 거닐어도 예스러운 정취를 넉넉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99 부근젊음과 낭만이 물씬, 전북대 건지광장 문회루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전북대학교 건지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문회루’를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문회루는 논어의 인연 편에 나오는 ‘학문으로써 친구를 모으다’라는 뜻의 ‘이문회우’에서 이름을 따온 전통 누각이다. 문회루는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밤이 되면 더욱 멋스러운 장관을 연출한다. 등 빛이 그린 누각의 자태가 거울못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처마 선은 하늘을 향해 우아한 곡선을 긋는다. 문회루는 청춘의 싱그러움이 더해져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를 돋운다.주소 │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67물바람 넘실대는 산책길, 삼천변느릿느릿 걸으며 여름밤을 만끽하고 싶다면 삼천변을 추천한다. 삼천은 완주 구이면에서 서신동에 이르는 천으로, 모악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가 북쪽으로 흐르며 전주의 도심을 가로지른다. 삼천변은 전주를 대표하는 산책로로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곳은 밤이면 아파트와 고층 건물의 불빛을 되비추며 도시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특히 효자다리 주변은 색색의 조명이 불을 밝히며, 고요한 밤하늘과 잔잔한 수면을 찬란하게 수놓는다. 주소 │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 효자다리 부근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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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행
거 리 두 기 여 름 나 기 - 만들어요
마스크와 손소독제 한땀 한땀 집에서 만들어요
매일매일 교체해서 써야 하는 마스크, 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휴가 기간에는 코로나 시대 생활 필수품인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천 마스크 만들기 무료 강습을 하는 ‘마린하우스’의 이소영 대표와 ‘풀잎문화센터’ 박은정 강사가 집에서도 쉽게 마스크와 소독제, 항균 천연비누 만드는 비법을 전수해 줬으니 차근차근 따라 해 보자. 재봉틀 없이 뚝딱, 면 마스크 만들기 중학교 가정 시간 이후로 바느질을 해 본 적 없는 초보자도 30분이면 뚝딱 만드는 면 마스크. 일회용 마스크가 답답해서 오래 착용하고 있지 못하는 아이들이나 피부가 약해서 마스크에 닿는 부분에 트러블이 생기는 이들은 면 마스크를 착용하면 좋다. 특히, 기존에 만들어진 면 마스크에 겉감을 덧대면 항균 필터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겨 ‘필터 교체형 마스크’도 만들 수 있다. 얼마 전 한 조사에 따르면, 필터를 장착한 면 마스크도 보건용 마스크만큼 방역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으니 가능하면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면 마스크 필터는 시중에 파는 일회용 마스크보다 훨씬 저렴한 항균 필터를 구매해 두고 자주 교체해야 한다. 외출한 후에는 바로 교체하는 것이 좋은데, 일회용 필터를 매일 교체하여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깨끗하게 세탁한 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원단과 디자인 본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면 마스크, 지금부터 순서에 맞게 따라 해 보자. 준비물 면 원단, 속지로 쓸 아사 광목 또는 오래된 여름 이불 천이나 안 입는 얇은 옷, 두꺼운 종이, 연필, 23cm 고무줄 두 개, 실과 바늘, 사용하고 난 일회용 마스크에서 뺀 재활용 와이어 만드는 법 1. 각자의 얼굴 크기에 맞게 종이에 미리 본을 뜬 후, 면 원단을 그려둔 대로 재단한다. 2. 재단한 천의 안지와 속지, 겉면을 맞대어 짝을 맞춰 양쪽 끝 면을 홈질로 촘촘하게 바느질해 준다. 3. 겉면과 속면의 위치가 바뀌도록 뒤집어 테두리 라인을 다림질해서 모양을 잡아준 마스크 천의 끝 선을 박음질한다. 4. 이렇게 만든 와이어 통로에 와이어를 넣고 고정해 다시 박음질로 마감해 준다. 5. 양쪽 끝을 접어 고무줄이 들어갈 통로를 박음질한 후, 얼굴과 귀의 길이에 맞게 끈을 묶어 준다. 6. 묶은 매듭이 마스크 통로 가운데로 오도록 하면 완성이다. 면 마스크 이렇게 세탁하세요 면 마스크는 손세탁을 권한다. 30도 이하 온도에서 중성 세제로 세탁하는 것이 가장 좋고, 힘을 주어 비틀어 짜는 것보단 잘 말린 수건에 톡톡 물기를 없앤 후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또한, 탈수기나 건조기의 사용은 원단의 변질과 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지양하는 것이 좋다. 깨끗하게 세탁하여 사용하면 일회용 마스크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세균과 바이러스 한 번에 잡아라, 손 소독제 만들기 우선, 분무 가능한 통과 모든 도구에 알코올을 뿌려 소독해 뒤집어 놓은 후, 저울계의 ‘0’점을 조정한다. 비커에는 알로에베라겔 30g과 발향 베이스 55g을 넣어 주걱 또는 블렌더로 저어 준다. 단, 한 방향으로 저어야 뭉쳐진다. 여기에 글리세린 4g과 티트리향, 레몬향을 5방울씩 넣고 전 단계와 같은 방향으로 저어 준다. 이렇게 완성된 손 소독제를 소독해 둔 통에 넣고 예쁜 스티커로 꾸며 준다. 준비물 : 유리 비커, 블렌더, 고무 주걱, 발향베이스(또는 알콜과 정제수를 섞은 것) 70%, 알로에 베라겔, 글리세린, 정제수, 티트리향과 레몬향, 저울, 분무 가능한 통, 소독용 알코올 손 씻기도 즐거워라, 항균 천연비누 만들기 고체 비누 원료를 깍둑썰기해 비커에 넣고 핫플레이트에 올려 끓지 않을 만큼 50~60℃로 비누 원료를 데운다.(핫플레이트가 없을 시, 전자레인지로 20초씩 돌려가며 녹인다.) 기다리는 동안 허브 가루에 정제수를 잠길 만큼만 부어 준다. 비누 원료가 액상 형태가 되면 정제수와 섞은 허브 가루를 붓고 약 200번 정도 저어 가며 식혀 준다. 여기에 글리세린 다섯 방울로 보습 효과를 더해 주고 피마자오일 또는 아주까리오일 다섯 방울을 넣어 준다. 보존제 역할을 하는 비타민E 다섯 방울을 넣어 모양과 상태가 유지되게끔 한다. 그리고 향 오일을 첨가해 향기를 더해 준다. 이것을 알코올로 소독한 몰드에 부어준다. 30분 정도 굳힌 후, 비닐로 조심스럽게 랩핑해 준다. 준비물 : 고체 비누 원료 100g, 비커, 실리콘 몰드, 허브 가루1g(1ts), 정제수, 글리세린, 핫플레이트, 향 오일, 피마자오일(또는 아주까리오일), 액상 비타민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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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리 두 기 여 름 나 기 - 떠나봐요
초록 숲과 호수 산책, 사람을 떠나 자연을 만나요
2020년 전주의 여름은 여전히 뜨겁다. 폭염에 마스크로 인한 답답함까지 더해져 더 힘겨운 올여름. 하지만 바람에 흔들거리는 강아지풀과 이름 모를 꽃과 듬직한 나무가 부채 바람처럼 시원한 전주 산책길이 있다. 혼자 걷다 보면 사그락사그락 피어나는 청량감과 정감 어린 풍경들이 추억과 상상력을 돋우는 길. 혼자 걷고 싶은 전주의 산책길로 들어선다. 혼자 걷기 좋은 숲속 산책길숲에는 천연의 바람과 인간이 쌓은 이야기가 공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과 피로감 그리고 우리 몸에 쌓인 먼지를 툴툴 털기에 최적인 곳, 숲. 자연의 청량함 가득한 남고산과 완산공원, 황방산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자. 녹음과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남고산 산책길 조금만 눈을 돌리면 전주에는 산책하기 좋은 길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남고산성 아래 ‘시나브로 길’은 추천할 만한 곳이다. 모르는 사이 조금씩 조금씩 숲에 물들고 야생초에 물드는 길. 그저 발길 가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걸으면 어느새 풋풋하고 사각거리는 시원함과 함께 걷고 있는 나를 마주치게 된다. 시나브로 길에서 만나는 것은 녹음뿐만은 아니다. 귀 기울이면 천년 넘은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로 낯익은 관우 장군을 모신 ‘관성묘’도 만나고 삼국통일 이후 지어져 임진왜란 때 왜군을 방어한 산성을 만날 수도 있다. 남고산 산책길은 푸름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있다. 상상하는 재미와 일상을 벗어나 해찰하는 재미가 있는 길이다. 일상과 더위에 지쳤을 때, 또 코로나19로 인하여 답답할 때 훌쩍 걸으면 더 좋다. 완산칠봉의 속살을 만지는 완산공원 산책길 푸른 녹음과 매미 소리로 청량한 완산공원 마실길이 있다. 마실길을 걷다 보면 낮게 엎드린 채 수수한 정혜사를 만날 수 있다. 정혜사에 발을 들이면 여름 바람마저 고즈넉하게 수수하다. 여름의 소란스러움과 더위마저 고스란히 차분해지는 풍경이다. 정혜사 오솔길을 따라 10여 분을 오르면 낮게 웅크린 금송아지 바위를 만난다. 아리따운 외모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옥녀에게 마음을 뺏긴 금송아지다. 마실길 속 완산칠봉을 걸으면 길과 산이 숨겨 놓은 이야기가 귀를 간질인다. 그뿐만은 아니다. 장군봉 팔각정을 만나 전주 도심을 한눈에 바라볼 수도 있고 돌탑과 가람 시비도 만날 수 있다. 산이 숨겨 놓은 소소한 이야기가 때로는 역사로 때로는 잔잔한 옛이야기로 소곤대는 길이다. 도토리가 쪼갠 화강암 바위를 만나는 황방산 산책길 황방폐월(黃尨吠月), 전주에서 바라봤을 때 서쪽이 허해서 조선 영조 때 이서구라는 관찰사가 황방산 가운데 글자인 ‘땅 두둑 방(傍)’ 자를 ‘삽살개 방(尨)’ 자로 고쳤다는 안내판을 시작으로 황방산 산책길에 오른다. 황방산은 초록 그늘이 만든 서늘함과 흙길이 잘 어우러져 반가움이 가득하다. 오르는 내내 완만한 경사 덕에 지루할 틈도 없다. 중턱에 오르면 수많은 석불과 석탑이 가득한 일원사를 만나 이색 절경에 감탄을 자아내기도 하고, 지금은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서고산성의 푯말도 만난다. 황방산 산책길의 숨은 매력은 거대한 화강암 바위를 쪼갠 도토리나무다. 어른 손마디보다 작은 도토리가 바위틈에서 자라 둘로 쪼갠 바위는 다양한 상상력과 함께 걷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황방산 산책길에는 일원사 외에도 전주의 사방을 방비하는 사고(四古) 사찰의 하나인 서고사와 천고사가 있고 산성정과 황방정, 납암정 세 개의 정자가 있어 느릿한 산책에 안성맞춤이다. 물빛 바람을 매만지는 산책길 무더위를 삼키는 호수가 있고 그 곁에 나란히 선 산책길이 전주에 펼쳐져 있다. 잔잔한 물결을 따라 걸으면 물결 위로 발자국이 찍힐 것 같고, 그 발자국 따라 환하게 거니는 일상이 있다. 오송제와 기지제 산책길로 풍덩 빠져 거닐 수 있는 길을 만나러 간다. 혁신도시 생태를 가꾸는 기지제 산책길 기지제 산책길은 인위적이다. 혁신도시가 들어섬과 동시에 꾸며진 기지제는 인위적이나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다. 생태습지와 어우러진 산책길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다양한 풍경을 지니고 있어 감탄을 자아내는 동시에 편안함을 선사한다. 비록 사람이 인위적으로 꾸민 공간이지만,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고민하고 인간의 욕망을 제어한 따뜻함이 이곳에 깃들어 있다. 그러기에 기지제는 혁신도시의 숨터이자 쉼터로서 시민들에게 푸르고 넉넉한 자연의 가치를 선사한다. 다양한 수상식물과 바람과 인간의 쉼, 기지제는 안락하고 편안하면서 자연의 생태를 고스란히 전하는 마법을 지닌 길이다. 호수 위를 건너온 바람이 볼을 간질이고, 뛰노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나뭇잎들이 만드는 화음이 귀와 눈을 호강시킨다. 짙은 푸름과 투명한 물빛이 어우러진 기지제에서 마스크의 답답함을 일시에 날려 버리는 호강을 누려 보시길. 건지산 속 오송제 산책길 건지산 산책길을 따라가면 오송제를 만나고, 오송제 산책길을 따라가면 건지산을 만난다. 편백나무 숲을 지닌 건지산과 그 곁에서 어우러진 오송제는 자칫 우리 곁에서 떠날 뻔했다. 재개발의 암울한 그림자가 오송제에 드리워졌던 것. 하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재개발은 무산되고 더 나아가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오송제 산책길을 걸으면 이젠 보기 귀한 버드나무와 다양한 수상 식물들이 먼저 반긴다. 마치 머리를 감고 있는 듯한 버드나무들과 어우러진 연잎과 연꽃 그리고 각양각색의 식물들이 물빛을 머금고 녹음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숲에 발을 들이고 호수 위에 새겨진 산책길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코로나19의 답답함과 여름의 폭염과 지루한 일상을 자연의 힘을 빌려 툴툴 털어 버릴 수 있는 길, 혼자 걷기 좋은 산책길로 사그락 걸어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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