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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사람
“22년의 열정으로 똘똘 뭉쳤습니다”
전주비빔축구단
전주비빔축구단의 시작과 발전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2002년 월드컵 열풍이 불 때, 처음 세 명이 모여 축구단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일요일마다 모임을 열었고, 이제 회원 47명과 10여 명의 서포터즈로 구성된 내실 있는 팀으로 성장했죠. 20주년을 맞아 팀 명칭을 전주비빔축구단으로 바꾸었는데, 지역 특색을 강조하는 이름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두터운 선수층으로 타 팀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선수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모든 운동이 힘들겠지만, 축구를 해 보니 삶의 원동력이라 할 만큼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조직력을 갖춰 가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현재 20대부터 60대까지 간호사, 경찰, 교사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회원들이 함께 뛰고 있습니다. 전주비빔축구단은 축구는 물론이고 다양한 활동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저희 축구단은 지역사회와 더욱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회원들의 뜻으로 기부 활동을 계획 중입니다. 작년 겨울에 연탄 봉사를 했는데, 올해는 규모를 더 키워 볼 생각입니다. 최고령 여성 축구 선수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저는 전주시 최고령 선수로 활동 중인데, 몸이 허락하는 한 평생 축구를 하고 싶습니다. 우리 축구단은 문체부장관기 준우승, 대전시장기, 청양군수배 등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 9월에 열리는 한옥마을배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우승하도록 맹연습 중입니다. 전주시를 대표하는 팀으로서 자긍심과 긍지를 가지고 그라운드를 ‘한바탕’ 누려 보자는 생각입니다.
2024.06.21
#아마추어
#축구단
#서포터즈
기획 특집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향교노랑×밤
더 뜨겁고 시원한 여름 축제가 온다
한여름 전주를 흔들 음악 축제,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나이 불문, 장르 불문 음악 마니아라면 누구나 손꼽아 기다렸던 축제,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이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다. 3년 만에 돌아오는 축제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채워졌다. 먼저, YB, 자우림, 빅마마 등 대중이 열광하는 전설의 가수들부터 소란, 데이브레이크, 크래쉬, 로맨틱펀치, 소닉스톤즈, 디아블로, 해머링, 메써드 등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출연진으로 우리를 설레게 한다.축제 첫날에는 어깨를 들썩이게 할 대중가요(K-pop)와 전자음악(EDM) 무대가, 둘째 날에는 파워 넘치는 록, 하드록, 인디밴드의 무대가, 마지막 날에는 축제의 마무리를 감성적으로 장식할 어쿠스틱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객리단길 클럽 일대에서 블루스, 재즈, 포크, 헤비메탈 등 마니아를 위한 장르 공연이 열린다. 축제도 식후경, 푸드코트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성인 인증 팔찌를 발급받은 사람들은 시원한 맥주 한잔도 곁들일 수 있다. 여름 축제답게 미니 풀과 워터터널, 샤워장이 준비될 예정이니 열정적으로 축제에 빠져들 준비만 마치면 된다.일시|8. 26.(금)~8. 28.(일) 장소|전주종합경기장(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51)문의|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사무국(063-220-8221)가맥의 매력에 푹 빠져 보자, 전주가맥축제 맥주 덕후들 모여라! 톡 쏘는 시원함과 다양한 맛으로 무장한 전주가맥축제가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다. 당일 생산한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것은 물론, 안주파들도 두 손 들고 환영할 메뉴가 펼쳐진다. 연탄불에 직접 구워 씹을수록 고소한 황태포, 두툼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계란말이 등 입맛 돋우는 맛깔난 안주가 가득하다. 술자리에 가무가 빠질 수 있나. 화려한 드론쇼를 비롯해 인기 가수들의 공연이 열리는 가맥 콘서트, 가맥 EDM 클럽 파티, 지역 공연 분야 사회적기업 네 개 팀의 공연까지 준비되어 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맥주 좀 맛있게 만들어 마실 줄 아는 사람이라면 모여라, 자신만의 소맥 제조 비법을 뽐낼 수 있는 소맥 위드 스타 프로그램과 맥주병 뚜껑 따기의 달인 등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의 스트레스는 날려 버리고 어른들의 축제를 제대로 즐겨 보자. 단, 성인들의 축제인 만큼 철저한 사전 인증을 거쳐야 행사장에 입장이 가능하다.일시|8. 11.(목)~8. 13.(토) 18:00~24:00 장소|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51)문의|전주가맥축제추진위원회 사무국(070-8870-6870)정원에서 즐기는 여름밤 하모니, 여름밤 한옥정원콘서트소리의 고장 전주는 공연도 특색 있는 장소에서 열린다. ‘한옥의 별’ 인증을 받은 아름다운 마당을 품은 고즈넉한 한옥에서 열리는 공연이라니.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이번 콘서트는 8월 31일까지 매주 토요일에 만날 수 있다. 여름 휴가를 전주에서 보내고 있는 여행객이나 한옥마을로 산책 나온 시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다. 이번 콘서트에는 싱어송라이터 김은총, 이상욱 밴드, 문화포럼 나니레, 이희정 밴드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한다. 전통민요와 퓨전 국악, 국악 트로트, 국악가요, 판소리 등 전통음악에 현대적 감각을 입힌 음악으로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콘서트만의 또 하나의 매력.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 더 생생하게 호흡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다. 콘서트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전주한옥마을 대표 누리집(hanok.jeonju.go.kr)과 블로그, 인스타 등 공식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한옥마을에서 하루 더 머물러 보는 건 어떨까?일시|6. 25.(토)~8. 27.(토) 매주 토요일 장소|풍남헌, 우전재, 모란 외 한옥의 별 인증 업소문의|전주시 한옥마을지원과(063-281-5195)
2022.07.25
#전주얼티밋뮤직페스티벌
#전주가맥축제
#전주가맥
#여름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전주희망학교'
민들레처럼 이지순 l 문해 교육 수료자․77봄은 좋은 계절나무들은 바람에 잠을 깨고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는데내 청춘은 돌아오지 않네내 나이 예순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네텅 빈 머릿속 한 자 한 자 집어넣고돌아서면 잊어버리네길가에 핀 민들레사람들이 밟고 밟아도 살아나고해가 뜨면 다시 예쁜 꽃을 피우는민들레처럼나도 강하고 밝은 모습을 본받고 싶다배움의 꿈을 이루어 주는 어르신 학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인가 했더니 어르신들이 앉아 계신다. 삐뚤빼뚤 한 글자씩 소리 내어 읽고, 써 내려가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의 평균연령은 60대 중반. 그 가운데는 나이 여든 살을 훌쩍 넘은 늦깎이 학생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곳은 바로 배움의 기회를 놓쳤지만 배움에 뜻이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전주희망학교’다. 전주희망학교는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 등 저마다의 사연으로 늦깎이 배움에 나선 어르신들이 문해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전주시는 지난 2006년부터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주희망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전주주부평생학교를 비롯한 다온장애인평생교육원, 마중물야간학교, (사)전북여성장애인연대 부설 등불야학, 백학평생학교, 중증장애인지역생활지원센터 등 야학기관 6개소와 선너머종합사회복지관, 안골노인복지관, 우아생활문화센터, 전주연탄은행 등 평생학습기관 16개소 총 22개소에서 배움의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문해 교육’이라고 하면 대부분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교육하는 한글 교실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교육을 넘어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전반적인 교육을 지원한다. 금융시설 이용 방법과 계절별 안전 사항 등 일상생활과 밀착된 내용도 배우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 그리운 사람에게 띄워보는 편지 등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보는 창작과 체험 위주의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창작물들은 전시회를 마련해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올해로 37년째 전주주부평생학교를 지키고 있는 박영수 교장은“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가정 형편과 사회적 통념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곳에는 뒤늦게나마 배움을 시작하기 위해 스스로 찾아온 분들이 대다수죠. 어르신들이 공부하는 모습 보셨죠? 130여 명 학생들 모두 하나라도 더 배우겠다는 열정으로 가득합니다. 이분들 모두 뜻을 이룰 때까지,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이곳을 지켜나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마음이 닿아서였을까? 방금 배웠어도 뒤돌아서면 잊을 나이라 공부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어르신 학생들은 누구보다도 근면 성실하게 등교하고, 서로의 학습에 도움을 주며 하나라도 더 배워가기 위해 부지런히 애쓰고 있었다. 문해 교육으로 제2의 인생을 열어 가다문해 학교 수료생들에게는 삶의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모두 인생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버스 노선도를 보고 목적지를 찾을 수 있게 됐고, 병원 간판이나 약 이름, 음식 메뉴 등을 읽게 되면서 삶의 질이 나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력 인정을 받게 된 어르신 학생들은 성취감과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했다. 초등학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초등학생 5·6학년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초등 3단계를 수료해야 하는데 초등 1·2단계는 2년, 그 이상은 단계마다 1년씩 공부하게 되고, 매주 3회 열리는 수업시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해야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쉬운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아픈 곳이 많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는 마음먹고 해내야 하는 도전이다. 전주주부평생학교 초등문해학력인정반 졸업을 앞둔 강길자 어르신은 배우지 못한 게 한이었는데 이곳에선 원 없이 배울 수 있음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에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그 이후에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공부는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평생의 한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70이 가까운 나이에 졸업장을 따게 될 줄이야. 이제 아이들의 도움 없이 내 이름도 쓰고, 글도 읽고, 쉬운 계산도 문제없이 해낼 수 있으니 얼마나 뿌듯한지 몰라요. 이래서 사람은 평생 공부를 해야 하나 봐요. 앞으로 건강이 허락된다면 계속 공부해서 중등학력 인정과정에도 도전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전주주부평생학교 박명희 교사 역시 “어르신들이 기본적인 문해 수업 외에도 체험 활동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있어요. 젊은 사람들보다 공부하기 힘든 여건일 텐데도 항상 반짝이는 눈으로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라고 말했다.글을 쓸 수도, 읽을 수도 없어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이 ‘희망학교’를 통해 맘껏 읽고, 쓰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행복하고 질 높은 삶을 누리길 바란다. 전주희망학교 문의 l 전주시 인문평생교육과(063-281-5368)
2022.02.25
#전주희망학교
#어르신학교
#문해교육
코로나19 극복에 함께한 사람들
“고맙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전주형 방역을 믿고 함께해 달라권근상|전주시 보건의료자문관·전북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장 전주시 보건의료자문관을 맡게 되면서, 학교와 전주시 보건소 코로나19 상황실을 오가며 일했습니다.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확진자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면서, 신속하게 의학적인 ‘자문’을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도 쉼 없이 시민들을 위해 방역 담당자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요, 보람도 느꼈습니다.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닙니다. 완전한 일상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는가, 천천히 가는가는 이제 우리 모두의 방역 수칙 준수에 달려 있어요. 시민 여러분들도 힘드시겠지만, 전주형 방역 정책을 믿고 잘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사람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직은 방심 말고 개인 방역 철저히이주형|전주시 보건의료자문관·전북대 의대 교수 전주시 자문관의 일원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앙정부의 방역 방향을 바탕으로 전주시의 보건의료 정책에 적용하는 것을 자문했습니다. 기존 방역 체계로는 지금 같은 전염병의 대규모 확산에 대응하기 힘들었는데, 전주시는 초기부터 전문가들의 조언을 빠르게 수용해 역학조사 조직을 확대하고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런 체계를 기반으로 인력 낭비나 불필요한 큰 불안감 조성 없이 코로나19의 시기를 잘 이겨 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 사이 접촉이 활발해지는 만큼 코로나19 확진자는 이전보다 훨씬 더 늘어날 거예요.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생활은 조금 더 자유로워질 건데요, 이런 때일수록 개인 위생과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켜 주셔야 일상으로의 회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시민 응원이 의료진에게 큰 힘유찬영|전주시 선별진료소 간호직 공무원 벌써 13개월째 전주시 선별진료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많은 날은 하루에 2,000명 넘게 검사하기도 했고요. 아침에 출근하는데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시민들을 보면, 코로나19로 힘든 우리 모두의 모습인 것 같아 가슴이 먹먹했어요. 선별진료소 근무는 사실 위험도가 높고 스트레스도 큽니다. 지난여름에는 꽁꽁 싸맨 방역복을 입고 있는 게 힘들기도 했고요. 하지만 시민들이 ‘수고한다’, ‘고맙다’라고 말할 때 보람도 느끼고, 자부심도 생깁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더 바빠질 것 같은데요, 전주시도 인력을 충원하면서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습니다. 선별진료소 저희 직원들뿐만 아니라 코로나 확진자들을 돌보는 의료진, 역학조사와 자가격리자 돌봄에 힘쓰고 있는 공직자들이 있기에 코로나19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자원봉사로 작은 힘 보태요서정문|백신접종센터 자원봉사 대학생 전주에 있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전주시자원봉사센터의 도움으로 덕진접종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저희는 백신 접종을 하러 오는 시민들의 문진과 안내를 하는 일을 돕게 되었어요. 백신 접종을 두려워하고, 맞으러 와서 그냥 돌아가려는 분들도 계셨는데, 이분들을 안심시키고 설득해서 백신 접종을 하게 도와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코로나19 현장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을 텐데요,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으니, 시민들도 조금 더 힘내 주시길 바라요. 저희는 언제든 자원봉사 현장에서 함께하겠습니다. 고생하는 후배들을 응원합니다임양원|코로나19 예방 격려금 기부자 오래전 은퇴한 공무원입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기에 후배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우리 같은 노인들은 사람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예방접종을 위해 동 주민센터에서 한 손 한 손 잡고 조심스럽게 버스를 태워 주고, 본인이 타고 온 버스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명패를 착용해 주고, 접종 전후에 수시로 전화해 상태를 묻는배려를 해 주더라고요. 그동안 겪어 본 것 중 최고의 행정 서비스였습니다. 이렇게 시민을 위해 고생하는 공무원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작은 정성을 보냈어요. 시민 여러분도 애쓰고 있는 사람들의 노고를 더 알아주고 격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었어요홍경식|재난지원금 첫 번째 기부자 연탄배달 일을 37년간 해 왔어요, 살면서 늘 도움만 받았던 것 같아요. 마침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도움을 줄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재난지원금과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받은 돈을 보태서 전주시에 기부했습니다. 많지 않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눔에 동참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내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생한 의료진들을 위해 뭔가를 꼭 해 보고 싶어요. 우리 사회가 가진 것을 조금씩이나마 나누며 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이라도 서로 나눈다면 우리 공동체에 큰 도움이 될 거고, 좋은 영향력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요?
2021.11.24
#코로나19극복
#고맙습니다
#전주시민
잘 고쳤다 이 집
까만 연탄 창고에 예술을 입히다
갤러리 구석집
옛집 구석에 예술이 깃들다화살표가 그려진 구석집 푯말을 따라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낮고 어두운 골목길이 나온다. 이런 곳에 갤러리가? 반신반의하며 고불고불 걷다 만나는 골목 끝, 그곳엔 푸짐한 햇살과 환하게 핀 꽃과 예술가들의 손때가 가득하다. 보는 순간 반가움과 놀라움, 그리고 어두운 골목과 대비되는 밝음에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통 까만빛의 낡고 허름한 연탄 창고였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신했다. 작고 아담한 것이 일곱 살 꼬마 숙녀의 방 같기도 하고, 은은하고 따스한 분위기가 중년 여인의 기품을 품은 듯도 하다. 겨울맞이를 하는 갤러리 구석집엔 손으로 빚은 찻잔이 가득했다. 선반 위에는 못생겨서 예쁜 전통 찻잔이, 작은 옛 가구 위엔 알록달록한 빛깔을 담은 커피 잔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구석집에 상주하는 작가의 귀띔으로는 서학예술마을의 예술가들과 도예를 배우는 학생들,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빚은 작품이란다. 구석집이란 이름처럼 도도한 예술 작품이 아닌 예술가들과 학생들, 주민들이 어우러져 빚은 예술품들이 온화하고 정겹게 펼쳐져 있었다.마당에서 마을로 예술을 피우다사실 이곳은 서학동 예술마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모일 때마다 입버릇처럼 외쳤던 ‘예술가들의 집 한 공간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자’라는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갤러리 구석집은 예술가의 공간을 시민들과 나누는 서학동 예술마을 1호 공간인 셈이다. 예술가들의 꿈을 현실로 만든 장본인은 집주인인 서양화가이자 설치미술가인 한숙 작가다. 친정어머니가 살던 집 연탄 창고 구석을 빌려, 어지러운 짐들을 치우고 벽을 헐고 새로 벽을 세우고 꽃과 바람과 예술이 어울리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기까지 한숙 작가의 땀과 고뇌가 가득 깃들었다. 이름 역시 어머니 댁 연탄 창고 구석을 빌렸으니 구석집이고, 집 구석에서 시작된 예술이 마당을 지나고 마을을 예술로 물들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구석집’이라 칭했단다. 이곳에선 매달 다양한 예술가들의 초대전이 열리고 틈틈이 주민들의 작품도 전시된다. 한숙 작가는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하고 예술 작품과 함께 어우러진 공간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기를 바라요. 동네 어르신들부터 꼬마까지 가볍게 들러 예술과 뛰놀 수 있는 곳, 그곳이 구석집이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갤러리 구석집 2층에는 서학동 예술마을에선 제법 유명한 ‘할매 공방’도 자리하고 있다. 동네 할매들과 한숙 작가가 함께 공예품을 만들고 손수 바느질을 하며 생활 속 예술을 꽃피우는 ‘할매 공방’을 둘러보는 것은 덤. 이렇듯 갤러리 구석집은 콧대 높은 예술이 아닌 생활 속에서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예술이다. 그렇다고 깊이나 예술적 역량이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니 오해 마시라.소녀처럼 앙증맞고 기품 있는 여인처럼 은은한 갤러리 구석집. 이곳에 가면 구석부터 피어나 마당을 지나 서학동 예술마을을 환하게 꽃피우는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갤러리 구석집주소 |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64-17운영시간 | 10:00~18:00문의 | 010-2620-6784
2020.11.23
#서학동예술마을
#예술
#할매공방
과거로의 시간여행, 근대사 체험 박물관
전주난장
눈으로만 보지 말고 손으로도 추억을 만져 보세요!학교의 교문처럼 만들어진 입구를 지나면 학용품, 눈깔사탕, 솜사탕이라고 쓰인 글씨 아래 ‘경남상회’ 간판이 보인다. 과자와 음료수와 장난감 등 학교 앞 구멍가게에서 학생들을 유혹했을 작고 앙증맞은 물건들이 즐비하다. 매표소를 지나 학교 안으로 들어가면 흰색 실내화를 넣어둔 신발장이 보인다. 한 칸의 교실은 국민학교로 불리던 시절의 초등학교 교실이 재현되어 있고, 다른 한 칸은 일명 ‘상고 누나’, ‘상고 오빠’들이 타자기를 배우는 상업고등학교 교실로 꾸며져 있다. 땅에 묻어 둔 김칫독과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세면대도 정겹다. 학교를 벗어나면 무궁무진한 세계가 펼쳐진다. 장난감점, 문구점, 책방, 철물점, 자전거포 등이 좁은 골목길에 늘어서 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소품은 조문규 대표가 25년 동안 수집한 것. 고가구와 골동품이 많은 이태원, 황학동은 물론이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사 모았다. 복고풍이 아닌 진짜 복고를 만날 수 있는 곳이거니와 여느 박물관과 가장 다른 점이라면 모든 물건을 손으로 만져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외할머니 장터, 우체국 등 7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공간에서 물건을 손으로 만져 볼 수 있고, 의자에도 앉아 볼 수 있다. 만화방, 고고장, 전통놀이터, 노래방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또 하나 반가운 점은 먹을거리를 제외한 모든 체험거리가 무료라는 것! 한 사람의 오랜 꿈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추억 공간으로이곳은 지난 2016년 10월에 단장을 시작해 ‘전주난장 야시장’으로 먼저 사람들을 맞았다. 그 뒤 재정비해 올해 3월에 근대사박물관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되었다. 지금의 모습이 갖춰지기까지 3년이 훌쩍 넘는 준비 기간이 필요했던 셈.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인 데는 이유가 있다. “삼십 대 후반부터 민속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나이가 들면 근·현대의 생활사를 보여 주는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죠. 그때부터 이것저것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어요.” 역 앞에 있었던 전당포와 연탄 아궁이가 있는 자취방, 1960~1970년대 선거 포스터와 달력 등 세세한 소품까지 신경 써서 재현한 공간에는 그의 땀과 열정이 스며 있다.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말 못 할 마음고생도 많았다. “공사 진행이나 물건 구매에 드는 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공간이 조금씩 완성될 때마다 설레었어요. 돌담 하나를 쌓아도 그래요. 의도한 대로 만들어지면 그 좋은 기분이 며칠을 가는 거예요. 볼 때마다 예쁘고요. 정말 행복했어요.” 조문규 대표가 한 땀 한 땀 손바느질을 하듯 완성한 ‘전주난장’을 ‘군산극장’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다. 해가 저물면 300여 개의 달과 별, 청사초롱 등으로 꾸며진 조명이 시간여행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어 준다. 앞으로 전통차와 국밥을 비롯한 전통 먹을거리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전주난장주소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13문의 | 063-244-0001이용시간 | 일~목 오전 7:30~오후 8:30, 금~토 오전 8:30~오후 9:30
2020.10.12
#전주난장
#추억
#박물관
#문방구
#복고
전주 음식
여행자라면, 여름이라면
전주 가맥 3대 천왕
전주 가맥의 ‘갑’ 전일갑오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웨이팅’이 더 길어졌지만, 전주 시민들에겐 가장 친숙한 가맥집이다. 여름밤에는 테이블로 변신한 맥주 박스가 가게를 둘러싼다. 가게 안 자리가 모자라서, 여름밤의 낭만의 즐기고 싶은 ‘노천 가맥’의 풍경은 각박한 마음마저 씻어내기도 한다. 지금은 기계를 이용해 갑오징어를 눌러내지만, 본래 망치를 사용해 일일이 다 손으로 두드리고 연탄에 구워내는 갑오징어가 먼저 이름을 떨쳤다. 갑오징어 두드리는 소리는 전일갑오를 대표 하는 또 다른 상징이었다. 이렇게 두드려지고, 눌려 굳건함을 잃고 한껏 부드러워진 갑오징어 살들은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불에 구워낸 구수함과 이 집만의 특제 간장 소스는 맥주 ‘한 짝’쯤은 거뜬히 비워내게 했다. 가게 앞 연탄 화로에서 종일 몸을 말리고 있는 황태는 말린 생선만이 선사하는 포슬포슬함의 결정체다. 여기에 간장, 물엿, 청양고추, 깨가 수북이 들어간 특제 소스를 먹기 위해 안주를 추가할지도 모를 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6 전화 l 063) 284.0793 바삭 황태·촉촉 먹태 초원편의점아는 사람만 가게 안쪽에서 간단히 맥주를 즐기는 ‘초원편의점’. 지금 이곳도 가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되었다. 이곳의 대표 안주는 황태와 먹태다. 전주 대표 가맥 집들이 연탄불에 구워낸 황태의 맛을 고수하듯이 초원편의점도 오랜 시간 지긋이 구워낸 황태가 대표 안주다. 이곳은 노릇 바삭하게 구워진 황태를 접시가 아닌 커다란 쟁반에 내어준다. 워낙 바삭한 터라 통으로 구워진 황태를 찢을 때 가루가 사방에 날리기 때문에 널찍한 쟁반이 제격. 바삭한 황태 못지않게 초원편의점 고수들이 찾는 건 바로 먹태다. 먹태는 ‘황태가 되지 못한 촉촉함’을 품고 있다. 마른안주의 바삭함보다 쫄깃함을 즐기고 싶다면 황태보다는 먹태가 좋다.‘꾸덕꾸덕’한 식감이 황태 못지않다. 이곳에서도 물엿과 간장을 넣은 소스 장을 내어 주는데, 마요네즈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두 종류 모두를 맛볼 수 있다. 다른 집의 수북한 깨 대신 초원편의점에서는 송송 썬 대파를 얹는데, 그 향과 맛이 이 집 만의 소스로 변신시켜 준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32-1 전화 l 063) 287.1763 ‘치맥’과 ‘가맥’의 궁합 영동슈퍼이곳에 도착해 맥주 세 병을 내려놓으면 나타나는 ‘닭발’ 튀김. 가맥의 짝꿍 황태나 마른안주도 당연히 있지만, 영동슈퍼는 ‘치맥’ 이다. 소금이나 각종 향신료로 간을 하지 않은 시장 닭을 바로바로 튀겨 내주는 매콤한 고추 통닭과 쫄깃한 똥집 튀김, 그리고 떡하니 쫙 벌어진 통 닭발 튀김은 끝없이 맥주잔을 채우게 하는 맛이다. 서비스로 내어주는 닭발 튀김 덕에 진즉에 명성이 높아진 영동 슈퍼도 전주 경원동의 터줏대감이다. 전북대학교 앞으로 잠시 자리를 옮긴 적도 있지만, 다시 가맥의 원조 경원동으로 돌아와 치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통닭은 물론 닭의 다양한 부위를 고루 맛볼 수 있어 젊은이들이 특히 즐겨 찾는다. 튀김 반죽에 송송 썰어 넣은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은 맥주와 찰떡 궁합. 쫄깃하게 뜯는 맛이 일품인 닭발 튀김은 메뉴판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큼 인기 안주가 됐다. 비교적 젊은이들의 걸음이 잦아 한복을 입고 방문하거나 SNS에 게시하면 서비스가 제공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14
2020.09.22
#맥주
#오징어
#먹태
#연탄
#치맥
멋진 하루
금암동 추억의 골목길
뿌리를 기억하는 땅
하나뿐인 양은솥이 '빵꾸' 나고중학교 1학년 방학이 끝나가던 1972년 여름, 어머니가 동네에서 얻어 온 2만 원을 들고 임실에서 전주로 전학을 왔다. 셋째 형은 전북대, 넷째 형은 전주농고에 다니고 있었다. 팔달로 옆으로 기차가 지나가고, 백제대로는 상상도 못 하던 시절. 상전벽해지만, 금암동에서 시작한 전주의 기억은 또렷하다.지금의 금암1동 주민센터 옆 골목을 따라 언덕을 오르면 꼭대기에 작은 교회가 있었다. 교회를 지나 밭고랑 사이 황톳길을 5분쯤 더 걸으면 2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 나온다. 지금은 흔적도 없는 방죽 옆 허름한 집이 전주살이를 시작한 곳이다.자취방 주인은 단칸방 다섯 개를 전세로 얻어 우리에게 사글세를 냈다. 우리는 두 번째 방을 얻어 살았다. 방문 앞에 작은 마루가 있고, 그 아래 연탄 화덕이 있었다. 연탄불을 갈거나 밥을 해 먹으려면 개폐식 마루를 열어야 했는데, 여기가 부엌인 셈이었다. 밥해 먹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빤히 쳐다보니 늘 창피했다.어느 일요일 오후, 형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동안 바람구멍을 막고 있던 걸레를 빼내 화력을 높이고 양은솥에 밥을 안쳤다. 그러고는 잠깐 누워 있다는 게 잠이 들고 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상한 낌새에 재빨리 나가 뚜껑을 열었다. 쌀은 흔적도 없고 솥 바닥은 용광로처럼 벌겋게 달구어져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솥에 물을 부었다. 양은솥 바닥이 '뻥' 뚫리면서 연탄불로 물이 흘러내렸다. 원자폭탄이 투하된 것처럼 분진이 솟구쳤다.하나뿐인 양은솥이 '빵꾸' 났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부모님께 말하지 못했다. 뻔한 살림에 자식들 가르치며 힘들게 농사짓는 부모님 대신 남원 큰형님 집에서 자그마한 양은솥 하나를 얻어 왔다. 솥을 가져오던 날, 우린 오랜만에 잘 퍼진 찰진 밥을 배불리 먹었다. 몇 년 전 임실 진뫼마을 고향 집 마당에 양은솥 하나를 걸어 놓았다. 주말이면 형제들이 모여 그 솥에 국을 끓여 먹는다. 국물이 넘쳐흐를 때면 '빵꾸' 나 버린 양은솥 때문에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애태우던 어린 학생이 떠오른다.인정 많은 전주 사람들자취는 주인집 아줌마를 잘 만나야 고생을 덜한다. 다행히 내가 만난 주인들은 인정 많은 사람이었다. 두 아주머니 모두 공동창고에 우리 연탄이 없거나 우리가 나무토막을 주워 불을 피우고 있으면 화력 좋은 자기 집 연탄 밑장을 들고 왔다."학생, 다음에 연탄 떼면 주고 우선 우리 거 갖다 써.""학생들, 나는 밥을 다했응게 우리 집 연탄불에 밥해 묵고 얼른 학교 가!"어디 연탄뿐일까? 그 당시 시골에서 도시로 나가 자취했던 학생치고 반찬이 풍족했던 이는 많지 않았다. 여러 끼니를 왜간장에만 비벼 먹던 우리 형제는 주인집 김치 한 포기를 몰래 훔쳐 먹었다. 아주머니에게 미안했지만, 반찬 생각이 간절했던 탓에 별수 없었다. 아주머니는 항아리 속 김치가 줄어든 것을 알았겠지만, 우리에게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우리 또래 아들이 있었으니 알고도 모른 척했을 것이다. 아직도 혀끝에 남아 있는 알싸한 전주 김치. 그분을 다시 뵐 수 있다면 항아리에 담긴 그 김치를 우리가 훔쳐 먹었다고 고백할 것이다. 다시 훔쳐 먹고 싶을 만큼 맛있었다고 말씀드릴 것이다.따뜻한 마음의 비단을 깔아 주던내 등하굣길은 전북대학교 신정문과 삼성문화회관 일대에 끝없이 펼쳐졌던 뽕나무밭이었다. 누에가 마지막 네 잠을 자고 깨어나 허기진 배를 움켜쥐며 머리 들고 하늘거리는 모습이 떠올라 뽕잎을 만지작거리며 걸었던 길. 오늘도 가족과 옛 자취방에 들렀다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앞 '녹색예술거리 나눔숲'을 걷는다. 뽕나무 숲을 기억하는 '땅심'에 '나눔숲'이 있어 생태・문화・예술이 살아 있는 곳. 하늘을 가리던 뽕잎의 푸르름이 그대로 내려앉은 땅. 이곳은 누에가 화려하고 따뜻한 비단을 깔아 주던 비단길이요, 비단숲이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을 나눠 주던 전주 사람들의 그윽한 정이 담긴 길이다. 글 김도수 │ 시인·수필가시집 , 동시집 , 산문집 , 가 있다. 전북작가회의 회원이며, 최명희문학관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2020.09.09
#전주산책
#골목길
#전북대
#녹색예술거리나눔숲
#전북대뽕나무밭
실패 없는 전주 돼지고기 요리
짜글이 vs 불고기
연탄불의 낭만, 진안흑돼지연탄생구이먹음직스러운 고기가 생각난다면 ‘진안흑돼지연탄생구이’가 제격이다. 날개 달린 드럼통 테이블에 연탄불을 쓰는 이곳은 옛날 대폿집을 연상시킬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안겨 주는 것이 장점. 연탄불에 구워 먹는 생삼겹살도 인기지만 전주에서 짜글이를 가장 먼저 유행시킨 원조 집답게 짜글이가 대표 메뉴다. 남원시 인월면에서 공수해 온 흑돼지목살을 직접 담근 고추장 양념에 자박자박하게 끓여 내는데, 처음엔 반드시 고기만 먹어볼 것. 지방은 살살 녹고, 고기 맛은 담백해 씹을수록 입에 착착 붙는다. 남은 짜글이 양념엔 밥을 볶아 먹는 것이 필수. 직접 담근 묵은지로 끓인 김치찌개는 한잔 술을 부를 만큼 진한 맛을 선사한다.주소 │ 전주시 덕진구 정언신로 173-1전화 │ 063-244-5565 달밤의 푸짐한 만찬, 취향회관새벽에 만찬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취향회관’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심야에도 한 상 가득 차려지는 한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 ‘취향회관’에서 꼭 맛봐야 할 취향정식은 돼지고기불고기와 계란찜, 된장찌개를 한 상 차림으로 낸다. 국내산 고춧가루로 칼칼하게 맛을 낸 불고기와 바지락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된장 찌개는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포근포근한 계란찜과 무와 함께 푹 조려낸 고등어조림, 매일 달라지는 밑반찬들도 밥맛을 돋우는 데 손색없다. 불고기를 다 먹은 뒤엔 밥을 비벼 먹어 보자. 숟가락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맛깔나다.주소 │ 전주시 덕진구 덕진연못 3길 7문의 │ 063-277-1985
#흑돼지
#흑돼지목살
#된장찌개
전주밥상
여행자의 지친 밤, 심야식당이 위로해
날씬한 야식을 부탁해 국시코기‘국시코기’는 식당 이름처럼 들깨 육수로 말아낸 국수 위에 돼지고기 수육을 올린 고기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가장 기본 메뉴인 멸치국수부터 명이나물을 곁들인 삶은 고기, 알싸한 목포 홍어 맛을 즐길 수 있는 홍어삼합까지 다양한 메뉴가 눈에 띈다. 특히 감자를 얇게 채 썰어 바삭하게 크게 한 장 부쳐 내는 감자전은 꼭 맛봐야 할 메뉴 중 하나다. 여러 메뉴를 다 먹을 수 없어 고민이라면 국시정찬을 시키면 된다. 국시와 삶은 고기 1인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75전화 l 063-284-9335 심야택시의 든든한 힘, 정통우동전주에서 야식집을 꼽으라면 ‘정통우동’은 언제나 1순위였다. 20년 전 문을 연 ‘정통우동’은 특히 택시기사들이 엄지 척을 외치는 맛집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이곳의 대표 메뉴는 우동. 칼칼하면서 시원한 국물이 바닥을 보게 만든다. 오동통한 우동 면보다 얇은 칼국수 굵기의 면은 매장에서 직접 뽑는 이곳만의 특별한 면이다. 메뉴는 우동을 비롯해 짜장면과 김밥, 모밀이 전부지만 맛은 알차다. 김밥은 집에서 만든 것처럼 속이 꽉 차 있어 출출할 때 먹기 좋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짜장면은 옛날식 짜장으로 큼지막하게 들어간 감자가 인상적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161-18전화 l 063-286-5564 빵야~ 밤도깨비 취향저격 짬뽕지존 오늘밤 야식은 짬뽕 흉내 낸 라면 대신 진짜 짬뽕이 어떨까? ‘짬뽕지존’은 24시간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고기와 해산물로 끓인 ‘지존짬뽕’으로, 주문과 동시에 조리해 맛이 더 신선하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맵기 조절도 가능한데, 이름부터 재미있는 ‘지옥짬뽕’은 매운 맛의 최고 레벨.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봄 직하다. 짬뽕 전문점답게 순두부짬뽕부터 쌀국수 짬뽕, 수제비짬뽕까지 다양한 짬뽕을 즐길 수 있다.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499 1층 연탄불의 낭만, 진안흑돼지연탄생구이먹음직스러운 고기가 생각난다면 ‘진안흑돼지연탄생구이’가 제격이다. 날개 달린 드럼통 테이블에 연탄불을 쓰는 이곳은 옛날 대폿집을 연상시킬 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안겨 주는 것이 장점. 연탄불에 구워 먹는 생삼겹살도 인기지만 전주에서 짜글이를 가장 먼저 유행시킨 원조 집답게 짜글이가 대표 메뉴다. 남원시 인월면에서 공수해 온 흑돼지목살을 직접 담근 고추장 양념에 자박자박하게 끓여 내는데, 처음엔 반드시 고기만 먹어볼 것. 지방은 살살 녹고, 고기 맛은 담백해 씹을수록 입에 착착 붙는다. 남은 짜글이 양념엔 밥을 볶아 먹는 것이 필수.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정언신로 173-1전화 l 063-244-5565 달밤의 푸짐한 만찬, 취향회관새벽에 만찬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취향회관’에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심야에도 한 상 가득 차려지는 한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 ‘취향회관’에서 꼭 맛봐야 할 취향정식은 돼지고기불고기와 계란찜, 된장찌개를 한 상 차림으로 낸다. 국내산 고춧가루로 칼칼하게 맛을 낸 불고기와 바지락을 넣어 시원하게 끓여낸 된장 찌개는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포근포근한 계란찜과 무와 함께 푹 조려낸 고등어조림, 매일 달라지는 밑반찬들도 밥맛을 돋우는 데 손색없다. 불고기를 다 먹은 뒤엔 밥을 비벼 먹어 보자. 숟가락을 놓을 수 없을 만큼 맛깔나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덕진연못 3길 7문의 l 063-277-1985 출출한 밤엔 일본 가정식, 백수의 찬미닫이를 열고 들어서면 독특한 가요가 귀를 먼저 사로잡고, 복고풍 인테리어가 여행자를 맞는다.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일본식 가정 요리를 파는 ‘백수의 찬’은 마치 1920년대 경성 어느 작은 골목의 선술집 같은 분위기다. 일본식 돈가츠와 새우튀김덮밥, 야끼소바 등 고정 메뉴도 있지만, 이곳의 장점은 계절 메뉴를 선보이는 것. 두부, 버섯, 소고기, 양배추를 함께 끓여 낸 백수키야키와 바지락을 정종에 찐 바지락술찜은 겨울에만 즐길 수 있다. 특히 바지락술찜은 바지락의 진한 풍미와 짭짤한 맛의 조합이 환상적. 아카시아 꽃술과 곁들이면 더없이 좋다. 목요일마다 재료를 달리하는 목요카레도 놓쳐선 안 될 메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2길 53 2층문의 l 인스타그램 (@bunaround)전화 l 063-253-5161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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