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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람, 전주 10미(味)

아삭아삭 새콤달콤

열무국수

2023.07
“아따, 열무 참말로 곱다” 열무가 하얀 뿌리를 곱게 내밀고 싱싱한 초록 이파리를 뽐내는 계절이면 시장 안엔 한창 잘 다듬어 놓은 열무단이 풍성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주부들은 식탁 위에 아삭아삭한 열무 물김치로 식구들의 입맛을 살려 놓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 눈에는 연하디 연한 열무가 그렇게 고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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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별미, 열무의 존재감 

전주 10味 중 하나인 열무는 전주 동쪽 기린봉 기슭에서 생산되는 것과 전주의 남쪽 완산주와 임실의 경계선에 있는 효간재에서 나오는 것을 손꼽는다. 열흘이면 자라서 먹을 수 있는 ‘여린 무’라서 이름도 ‘열무’인데, 보통 7~8월 한더위에 김치를 담는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열무는 하얀 밑둥도 먹지만 주로 푸릇푸릇한 이파리를 먹는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사철 맛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한여름 뙤약볕 아래 소나기를 맞으며 자란 싱싱한 열무 맛을 따라갈 순  없을 것이다. 이런 열무로 시원하게 물김치를 담가 국수에 말아먹는 열무 물김치는 여름의 열무가 선사하는 시원하고 알싸한 맛이다. 



바로 먹어도 맛있고, 익어도 맛있는 

열무는 보통 물김치로 많이 담그는데, 이때 중요한 건 국물 양념이다. 보통 발효를 돕기 위해 밀가루풀이나 찹쌀풀을 넣지만 때론 삶은 감자를 갈아서 넣기도 한다. 또한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보다는 사과즙이나 배즙을 넣기도 한다. 그래야 국물이 훨씬 깔끔하고 시원하다. 열무김치는 바로 먹으면 아삭아삭 맛있고, 또 잘 익혀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잘 익은 열무김치를 보면 떠오르는 게 바로 국수다. 빨간 국물이 시원한 물김치에 국수를 말아먹기도 하고, 열무만 따로 해서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전주에는 열무국수 맛집들이 상당하다. 



여기, 열무국수 주세요!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요즘, 바깥에 나가면 금세 지치기 마련인데 이때 살얼음이 낀 열무김치국물에 말아먹는 국수 한 그릇은 답답한 속까지 뻥 뚫리게 해 주는 청량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이가 시릴 정도의 차갑고 새콤한 국물에 쫄깃해진 국수를 말아 후루룩 먹다가, 한 젓가락을 더해 사각사각 씹히는 열무 줄기의 식감도 함께 느껴야 한다. 

열무는 사실 비타민, 미네랄, 사포닌 등의 영양성분이 풍부한 채소로 특히 열무에 포함된 베타카로틴 성분은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서 자양강장에도 영향을 준다. 여름철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이면 그 어떤 피로회복제보다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집에서 담그는 열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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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열무, 고춧가루, 찹쌀풀, 까나리액젓, 쪽파, 얼갈이, 천일염, 마늘, 생강, 설탕


1. 열무와 얼갈이, 쪽파를 다듬고 20~30분 물에 담가 두었다가 3번 정도 살살 씻는다.

2. 1에 천일염을 뿌리고 2시간 동안 절여 둔다. (중간에 뒤집는다)

3. 절인 열무를 살살 씻고 물기를 제거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고춧가루와 찹쌀풀, 다진 마늘과 생강, 액젓을 섞어 양념을 만든다.

5. 절인 열무와 양념을 살살 버무린다.


Tip. 열무를 씻을 때와 양념에 버무릴 때는 최대한 살살

해야 풋내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