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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물을 말하다
대구탕
세월이 스며든 맑은 국물
노포의 역사, 백반에서 대구탕까지 금일옥은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엔 백반과 비빔밥이 주메뉴였다. 당시 육류가 귀하고 생선도 흔치 않던 시절, 전주의 소박한 한 끼를 책임지던 식당이었다. 이후 1980년대에 들어서며, 생태탕을 추가 메뉴로 선보였고,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89년에 는 대구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손님들의 요청으로 대구탕을 메뉴에 추가하게 되었다. “손님들이 대구탕을 먹고 싶어 해서 시작했는데, 큰 반응을 얻어 지금은 대표 메뉴가 되었습니다”라는 사장의 설명처럼, 대구탕은 금일옥의 상징적인 요리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대구 외에도 제육 볶음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손님 들에게 늘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신선한 대구가 선사하는 맑고 담백한 국물 금일옥 대구탕의 가장 큰 자랑은 바로 신선한 대구다. 통영과 거제에서 잡은 생물을 경매장에서 직접 공수해 사용하기 때문에, 언제나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대구는 특히 겨울철 제철 생선으로 그 맛이 더욱 진한데, 금일옥은 이 신선한 대구를 활용해 맑고 담백한 국물 맛을 낸다. 대구 머리를 푹 고아 우려낸 국물은 깊고 풍부한 감칠맛을 자랑하며, 소고기 육수를 더해 특유의 깔끔한 맛을 완성한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두부나 콩나물 등의 재료가 빠져 있는 점에 의아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맛을 보고 난 뒤 “정말 깔끔하고 담백하다”는 평가를 하고 간다고. 그야말로 전주식 맑은탕의 개운함을 제대로 살린 셈이다. 세월을 넘어 사랑받는 전주의 로컬 맛집 금일옥은 단순히 오래된 노포를 넘어, 전주를 찾는 이들이 꼭 한번 들러야 할 미식 여행지로도 손꼽힌다. 과거 1960~1970년대에는 신성일, 김지미 배우와 같은 유명인들이 이곳을 자주 찾았다. 최근에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조진웅, 전도연 같은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즐겨 찾는 단골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은 수십 년간 이곳을 꾸준히 찾 으며 애정을 보인 단골 중 한명이다. 식당 곳곳에는 옛날 사진들과 사인들이 걸려 있어, 방문객들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추억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금일옥 사장님은 “대구탕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맛이라 자신한다. 누구나 후회하지 않을 한 끼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직접 만든 밑반찬도 식탁의 훌륭한 조연이다. 금일옥에서 맛보는 한 그릇의 대구탕은 그 자체로 전주의 오랜 전통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금일옥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11-6 1층 063-288-9279
2024.11.21
#대구탕
#노포
#로컬
#맛집
제철에 우려낸 푸른 영약
다슬기탕
물의 생명력을 담고 자라난 다슬기 자연이 제 생명력을 고스란히 담아 길러 낸 먹거리들은 제철을 만나 최상의 맛을 완성한다. 봄부터 초여름까지가 제철인 다슬기 역시 마찬가지다. 전주에서 가깝고 물 청정하기로 소문난 무주와 섬진강 일대에서 잘 잡히는 데다, 그 식감과 진한 풍미가 유별나 전주 시민들에게 보양식으로 사랑받은 역사가 길다. 유서 깊은 의서인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에도 다슬기는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위통을 줄인다고 기록돼 있다. 영양학적으로는 비타민과 칼슘, 철분이 많은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라 우수한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껍데기부터 속살까지 버릴 것 없이 다 쓰임새가 있으니 완전식품이란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식당 문화가 발전하기 전부터 전주 사람들은 인근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거나 사 와 집에서 여러 방식으로 조리해 먹었다. 전과 무침, 조림 등으로 여러 요리법이 전해지지만, 그래도 ‘다슬기 요리’ 하면 역시 탕이 먼저 떠오른다. 온갖 산해진미가 넘쳐나는 요즘도 다슬기탕은 인기다.색장동에 자리한 역시 훌륭한 다슬기탕 맛으로 유명한 음식점이다. 전주시가 인증한 안심음식점인 데다, 2020년엔 향토전통음식업소로 선정됐으니 그 내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터. 과연 그 내실은 어떻게 쌓아 왔을까. 세상에서 가장 맛난 것은 자연 그 자체 호림이네에 발을 들이면 먼저 멋들어진 한옥 건물이 눈에 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전주천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풍광도 이 집의 맛보기 좋은 즐거움이다. 식당 역사만 짚으면 22년이요, 완주군 상관면에서 전주로 옮겨온 지는 10년. 이영 사장이 직접 다슬기를 공수해 오고, 반찬도 만들어 상에 올린다. 무주와 섬진강에서 채취한 자연산 다슬기가 속이 튼실하고 육질이 오독오독해 식감부터가 최고급으로 평가받는데, 씨알도 커 만족 못 하는 방문객이 적다. 특히 맑은 빛깔이지만 걸쭉한 단맛이 숨어 있는 국물 맛은 한 번 접하면 잊기 어렵다.만드는 과정 역시 ‘달인’의 고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슬기를 삶아 잡내를 빼고 갈아 낸 다음, 직접 담가 9년 묵힌 된장을 풀어 탕을 요리한다. 또 20첩 반상으로 상다리 휘어지게 차림새 또한 넉넉히 전하니, 한정식집이 부럽지 않다.화룡점정은 다슬기탕과 함께 먹기 좋은 다슬기 솥밥이다. 다슬기 우려낸 물로 지은 밥은 풍미가 진하고, 솥으로 쪄 낸 덕에 밥알 사이사이 고소함이 살아 있어 숟가락 놓기가 힘들다. 여기다 달인의 손길을 거친 다슬기 간장을 비벼 먹으면, 몸가짐마저 힘이 팍팍 들어가는 ‘밥심’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러니 20년 단골이 줄을 서 가며 찾아오는 맛집으로 명성을 쌓아 온 것. 봄은 지나가고 곧 찾아올 여름도 결국 ‘한철’이겠지만, 제철 맞은 다슬기탕 한 그릇이 부여한 효능은 일 년 내 삶을 북돋는 자연의 맛을 전해 줄 것이다. 철 가기 전에 세상 제일 맛난 자연을 음미할 수 있도록, 호림이네에 들러 보면 어떨까. 전주시 향토전통음식업소 지정 호림이네주소 전주시 완산구 춘향로 5152문의 063-285-4007
2024.03.22
#다슬기탕
#호림이네
가장 ‘복’스러운 요리의 정수
미나리복탕
호남 향토 국물 요리로 명성 높은 복탕 원도심은 시민의 생활사와 도시 정신이 올바로 깃든 ‘오래된 심장’이요, 사람과 맛이 모이는 식도락의 원천이다. 그 때문에 원도심 일대엔 대대손손 손맛 길러 온 노포들이 형성되곤 하는데, 자연스레 그 도시만의 별미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전주 역시 내륙에서 접하기 힘든 귀한 먹거리였던 복어 음식점들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예로부터 강력한 독을 지닌 복어는 금단의 음식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적어 자양강장에 유달리 효과가 좋고 숙취를 없애는 데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팔방미인 먹거리이다 보니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요리법이 개발되었고, 전주를 대표할 만한 복어 요리로 복탕(복어탕)이 떠올랐다. 정성스레 손질해 복어 독을 없앤 후, 미나리를 비롯한 각종 채소와 된장 등 조미료를 함께 넣고 푹 끓여 먹는 복탕은 호남 향토 국물 요리로서 이름값이 높다. 전주 복어탕 음식점들의 수십 년 역사가 그 명성을 다지는 데 한몫 단단히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터. 현재 전주에서 복탕 대표 맛집으로 꼽을 만한 곳은 ‘태봉집’과 ‘그때산집’이다.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음식창의업소로 나란히 선정된 두 집은 반백 년 역사를 넘긴 명실상부한 노포들이다. 전주식 복탕, 전주식 풍미, 전주식 인심 그때산집의 역사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오르는데,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복어탕집이다. 1대 유춘영 부부에 이어 2대 유미카엘 부부가 사업을 계승해 ‘아낌없이 주련다’라는 경영 철학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이곳 복탕을 처음 먹는 이들은 푸짐한 상차림에 처음 놀라고, 감미로운 풍미에 두 번 놀란다. 절로 술 한잔 당기는 복어껍질 튀김과 초무침을 전채(前菜)로 먹은 후, 잘 손질한 까치복의 탱글탱글한 식감에 향 그윽한 전주 특산 미나리와 콩나물이 가미된 복탕 한 숟갈 먹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여기에 그때산집만의 비법 초장이 더해지면 감칠맛이 완전무결해진다. 1976년 문을 연 태봉집 역시 ‘신선함이 생명’이라는 소신을 유지하는 곳이다. 새벽 5시부터 한 마리씩 복어를 손질해 최대한 싱싱한 상태로 육수를 우려내는 것. 껍질째 넣고 팔팔 끓인 국물 맛에, 콩나물과 미나리를 듬뿍 얹어 실한 복어 건더기와 함께 내주니 그야말로 전주식 복탕의 완결판이다. 여기다 초고추장에 간 마늘을 섞어 만든 특제 소스를 곁들이면 어떤 식객이 와도 감탄을 연발하곤 한다. 이렇듯 전주 복탕은 전주식 풍미에 전주의 넉넉한 인심까지 가미된 ‘복스러운 한 끼’다. 언제고 허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만족스러운 복탕 한 그릇 누려 보면 어떨까. 유네스코 음식창의업소 태봉집 주소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5길 43-14 문의 063-283-2458 그때산집 주소 전주시 완산구 태평5길 13-4 문의 063-277-0492
2024.02.25
#미나리복탕
#국물 요리
#유네스코 음식창의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