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에 해당하는 글 10건
전주, 국물을 말하다
건강과 맛을 담은 오롯한 한 사발
도토리 묵사발
건강한 국물을 만드는 도토리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요즘 날씨에 찬 음식이 절로 생각난다. 찬 음식을 먹고 불편한 속이 걱정이라면 ‘묵사발’만 한 것이 없다. 도토리 요리의 특징은 식사 후 더부룩함이 없다는 점이다. 소화 기능을 활발히 해 주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산화 작용을 도와 노화를 방지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 것은 덤이다. 도토리묵은 음식이면서 동시에 약이다. 도토리의 성분인 아콘산과 탄닌 등의 성분은 몸에 쌓인 중금속을 내보내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잦은 음주로 간 기능이 떨어지거나 숙취가 있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터다.직접 만들어 더욱 찰진 묵‘건지산 도토리’의 묵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묵과 식감이 매우 다르다. 국내산 도토리 100%를 고집하며, 도토리 산지에서 1년 치를 미리 수매하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수제로 묵을 쑤는 것이 찰진 묵의 비법이다. 덕분에 건지산 도토리의 도토리묵은 껍질에 쫀득함이 생생히 살아 있다. 육수와 함께 먹는 묵사발에 활용해도 특유의 찰진 식감을 잃지 않는다.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처음에는 묵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았지만 손님들의 요구로 판매를 결정했다고.묵사발에 들어가는 육수 역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다. 찬 음식으로 다치기 쉬운 속을 보호하기 위해 한약재를 포함한 6가지 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특별한 육수 덕분에 도토리묵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청량감 넘치는 묵사발 국물을 맛볼 수 있다.도토리묵의 맛있는 변신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로는 따라올 음식이 없는 묵사발. 속이 빨리 꺼질지 고민이라면 곁들임 메뉴와 함께 먹어 보자. 묵사발에 메밀도토리 면을 더해 후루룩 넘기는 막국수, ‘겉바속촉’ 찰진 전분의 식감을 극대화한 도토리전은 별미 중의 별미다. 함께 제공되는 반찬 역시 모두 직접 만든다. 특히 겉절이와 보리열무김치가 손님들로부터 인기가 좋다. 건지산 도토리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주소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1051문의 063-255-1415
2024.05.22
#묵사발
#도토리
#건지산
전주사람, 전주 10미(味)
아삭아삭 새콤달콤
열무국수
여름의 별미, 열무의 존재감 전주 10味 중 하나인 열무는 전주 동쪽 기린봉 기슭에서 생산되는 것과 전주의 남쪽 완산주와 임실의 경계선에 있는 효간재에서 나오는 것을 손꼽는다. 열흘이면 자라서 먹을 수 있는 ‘여린 무’라서 이름도 ‘열무’인데, 보통 7~8월 한더위에 김치를 담는 재료로 사용되어 왔다. 열무는 하얀 밑둥도 먹지만 주로 푸릇푸릇한 이파리를 먹는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사철 맛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한여름 뙤약볕 아래 소나기를 맞으며 자란 싱싱한 열무 맛을 따라갈 순 없을 것이다. 이런 열무로 시원하게 물김치를 담가 국수에 말아먹는 열무 물김치는 여름의 열무가 선사하는 시원하고 알싸한 맛이다. 바로 먹어도 맛있고, 익어도 맛있는 열무는 보통 물김치로 많이 담그는데, 이때 중요한 건 국물 양념이다. 보통 발효를 돕기 위해 밀가루풀이나 찹쌀풀을 넣지만 때론 삶은 감자를 갈아서 넣기도 한다. 또한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보다는 사과즙이나 배즙을 넣기도 한다. 그래야 국물이 훨씬 깔끔하고 시원하다. 열무김치는 바로 먹으면 아삭아삭 맛있고, 또 잘 익혀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잘 익은 열무김치를 보면 떠오르는 게 바로 국수다. 빨간 국물이 시원한 물김치에 국수를 말아먹기도 하고, 열무만 따로 해서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전주에는 열무국수 맛집들이 상당하다. 여기, 열무국수 주세요! 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요즘, 바깥에 나가면 금세 지치기 마련인데 이때 살얼음이 낀 열무김치국물에 말아먹는 국수 한 그릇은 답답한 속까지 뻥 뚫리게 해 주는 청량한 기분까지 들게 한다. 이가 시릴 정도의 차갑고 새콤한 국물에 쫄깃해진 국수를 말아 후루룩 먹다가, 한 젓가락을 더해 사각사각 씹히는 열무 줄기의 식감도 함께 느껴야 한다. 열무는 사실 비타민, 미네랄, 사포닌 등의 영양성분이 풍부한 채소로 특히 열무에 포함된 베타카로틴 성분은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서 자양강장에도 영향을 준다. 여름철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이면 그 어떤 피로회복제보다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집에서 담그는 열무김치재료열무, 고춧가루, 찹쌀풀, 까나리액젓, 쪽파, 얼갈이, 천일염, 마늘, 생강, 설탕1. 열무와 얼갈이, 쪽파를 다듬고 20~30분 물에 담가 두었다가 3번 정도 살살 씻는다.2. 1에 천일염을 뿌리고 2시간 동안 절여 둔다. (중간에 뒤집는다)3. 절인 열무를 살살 씻고 물기를 제거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4. 고춧가루와 찹쌀풀, 다진 마늘과 생강, 액젓을 섞어 양념을 만든다.5. 절인 열무와 양념을 살살 버무린다.Tip. 열무를 씻을 때와 양념에 버무릴 때는 최대한 살살해야 풋내가 나지 않는다.
2023.06.23
#열무국수
#기린봉
#효간재
#물김치
정정희 요리연구가
전주 10미(味)로 차려 내는 무궁무진 전주의 맛
전통은 보유가 아닌 동행이다정정희 요리연구가는 전통 음식에 대해 남다른 철학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전통 음식은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함께 변화하는 동행자라고 말이다.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로 활동했던 그가 운명처럼 전주 전통 음식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 음식이 박제된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로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후 그는 전주 한정식의 대가인 박영자 명인에게서 20여 년 넘게 전주 음식을 배우며 전주의 맛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2017년에는 사단법인 전주한정식보존회를 출범시켜 전주 전통 음식의 맥을 잇기 위한 노력에도 앞장섰다.그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역의 전통 재료인 전주 10미에 현대적 조리법을 더해 색다른 전주밥상을 선보여 온 것이다. 전주 음식의 뿌리인 전주 10미는 그의 손길을 거쳐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음식문화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주 10미로 만드는 전주밥상’을 주제로 꾸준히 쿠킹클래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전주의 맛을 소개하는가 하면, 과 같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양한 형태의 전주 음식을 알리기도 했다. 정체된 전주의 맛과 멋을 다시 한번 꽃피우기 위해 거침없이 대중 속으로 뛰어들었다.다양한 시도로 꽃피운 전주 밥상그에게 전주 10미는 단순한 전통 재료가 아니다. 이는 무궁무진한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음식이자 문화이다. 그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계절의 변화에 맞춰 전주 10미를 우리의 밥상 위에 올린다. 최소한의 양념으로 본연의 맛은 살리되,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혀 새로운 맛과 형태를 선보인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덧입히니 눈과 귀가 동시에 즐겁다.전통 재료인 전주 10미의 무한한 변화 속에서 대중들은 색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느낀다. 이 때문에 그의 진북동 작업실은 해마다 새로운 전주 음식을 배우기 위한 내·외국인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전주의 전통 음식이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시대가 변화하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요리 철학은 전주 10미를 활용한 ‘전주한정식 1인 상차림’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다. 코로나 이후 움츠러든 전주한정식의 위기 극복을 위해 간소하면서도 위생적인 1인 한정식 상차림을 개발한 것이다.정정희 요리연구가는 전주 전통 음식을 다시 한번 화려하게 꽃피우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전주 음식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이 전주 10미와 전주 음식의 건강한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정정희 씨가 추천하는 전주 10미(味) 1인 한정식 전주 10미를 활용한 1인 한정식에 정해진 틀은 없어요. 전주 10미(味)를 활용해 무궁무진한 음식을 선보일 수 있죠. 다만 ‘전주 10미 1인 한정식’은 전통적 재료에 현대적 조리법을 더해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음식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민물새우뭇국, 팥죽, 구절쌈, 애호박콩나물전, 육회, 잡채, 콩나물잡채, 홍어찜, 황포묵선, 모래무지열무지짐, 떡갈비, 고들빼기김치, 전주경단, 과일 등 다양한 제철 음식으로 1인 한정식을 구성할 수 있죠. 기존의 과한 상차림을 줄임으로써 효율적이고 위생적인 식사가 가능하답니다.
2023.01.17
#정정희
#전주10미
#1인한정식
#한식대첩
전주 음식
곽유경 전통음식 복원가
전주에서 조선의 맛을 찾는다
전통음식 복원가의 손길로 부활한 전주의 맛곽유경 소장의 손길에서 다시 살아나는 음식은 서유구의 에서 그 연원을 찾는다. 서유구는 “애민정신은 음식에서부터 출발하고, 그 뿌리가 전주 음식과 맥이 닿아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전주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수질이 좋고 물맛이 뛰어나서 식재가 좋다는 것이다. 전주 배와 감과 복숭아는 달고 향기롭다. 감으로 만든 건시단자는 현대식 디저트로 그만이다. 곶감의 꼭지에 구멍을 내 씨를 빼고 황율가루, 꿀, 다진 호두, 계핏가루, 생강가루 등을 섞어 만든 소를 구멍에 채워준다. 모양이 잡히면 꿀을 바르고 잣고물을 묻혀 먹으면 달고 쫀득한 맛이 좋다. 전주 열무는 크기가 작고 연해서 최고로 쳤다. 기린봉 계곡 사이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을 맞고 자라서 유난히 아삭하기 때문이다. 식감과 향이 뛰어난 미나리 역시 예부터 ‘푸른 계곡에서 온 향기 나는 국’이라는 뜻의 ‘벽간갱(碧澗羹)’이라 하여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 온 식재이다.전통의 손맛이 대중의 입맛으로 곽 소장은 대중들에게 전통음식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전주 10미를 접목하여 쿠킹클래스를 열고 있다. 화덕으로 구운 도우에 미나리를 올리고 토마토소스 대신에 홍시를, 루꼴라 대신 열무를 올리면 맛 좋은 ‘전주 피자’가 탄생한다. 이야기가 담긴 전립투(戰笠套)는 미나리, 콩나물, 무 등 전주 10미가 많이 들어간다. 캠핑 가서 삼삼오오 모여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전립투 요리 클래스를 진행했으며, 방송 출연과 강연 등으로 전통음식을 친숙하게 알린다. 전통 식재와 조리법을 현대화한 책도 출간했다. , 등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 책이다. 곽 소장은 좋은 식재가 전주의 향토문화유산으로 남아 있었는데, 개발되면서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한다. 누군가는 그 가치를 알고 지켜야 하며 전주가 세계가 인정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명성을 날리는 이유의 근간은 바로 좋은 식재에 있다는 것을 알고 현대의 입맛에 맞게 복원하고 기획 연구하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곽유경 소장이 추천하는 캠핑 요리, 전립투 전립투는 군인들이 쓴 모자를 본떠 만든 도구가 음식의 이름이 되었다. 소고기 채끝을 썰어서 기름간장을 바르고 미나리와 도라지와 대파를 손질하여 장국에 미리 절여 놓는다. 전립투의 오목한 부분에 장국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준비해 둔 채소를 무, 도라지, 대파, 콩나물, 미나리 순으로 넣어준다. 전립투의 챙 부분이 가열되면 기름간장을 묻힌 고기를 한 점씩 올려서 구워 데친 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2022.10.24
#곽유경소장
#한국인의밥상
#전립투
조현주 약선요리 전문가
전주 맛은 전주사람이 지킨다
열 가지 전주 맛이 사라지고 있다전통 약선요리 전문가인 조현주 대표는 음식이란 무릇 철이 있어야 하며, 철든 음식을 먹어야 사람도 철이 든다고 말한다. 그는 새벽이면 농장에서 이슬 맞은 싱그러운 채소를 채취하여 감로헌을 찾는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음식은 혀에서 느끼는 맛뿐만 아니라 몸의 보약이고 섭생의 기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 전국 어딜 가나 ‘전주식당’이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이 있을 만큼 맛의 고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전주는 예부터 내려오는 10味가 있다. 민물 게, 황포묵, 모래무지, 무, 미나리, 담배, 애호박, 열무, 콩나물, 그리고 여름에 익는 감인 파라시다. 열 가지 전주의 맛은, 우리 고장의 땅과 기운과 바람과 햇빛이 어우러진 맛이자 멋이다. 그래서 전주 10味는 전주 10美와 다르지 않다. 전주 10味가 들어가는 대표 음식으로는 오모가리탕과 콩나물국밥, 황포묵이 반드시 들어가는 비빔밥 등이 있다.그런데 식재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모래무지가 사라지고 파라시도 지금은 볼 수 없다. 조 대표는 이런 현실 속에서 현재 남아 있는 무, 열무, 콩나물, 황포묵, 미나리, 애호박 등 여섯 가지 재료로 음식을 개발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전주의 맛’을 지키고자 한결같이 외길을 걷고 있다.전주 10味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전주는 2012년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되어 세계인의 맛을 이끌어 가는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조 대표가 전주 10味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남다르다. 그는 최불암 선생이 진행하는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주 10味를 홍보하는 것을 비롯해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전주 10味를 활용한 약선음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통 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뛰고 있다. 또한, 직접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땅과 먹거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 융·복합 6차산업 인증을 받았고, 약소금, 약간장 등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한 제품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나리 묵, 무쌈말이 등 현대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다양한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음식에는 문화와 역사와 기후, 정서가 골고루 스며 있다. 그것이 전주 10味를 지켜 가야만 하는 이유다. 그는 전주다운 음식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심하면서 전주 10味를 소재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식 인문학’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주의 맛은 전주사람들이 지켜야 한다. 그는 무, 열무, 콩나물, 황포묵, 미나리, 애호박의 여섯 가지 재료를 가지고 앞으로 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전주의 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천직처럼 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힌다.감로헌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247문의 l 063-275-8811 조현주 대표가 추천하는 가을 식재료 조현주 대표의 음식 철학은 철 따라 사람들의 몸도 자연이 주는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 가을은 찬 바람이 부는 시기라 백색 뿌리채소가 제철이다. 도라지, 더덕, 고구마, 생강, 인삼 등이 있지만, 가을 식재료의 왕은 단연 무다. 깍두기, 장아찌, 무나물은 물론이고 생선 조림에도 빠질 수 없는, 산삼보다 낫다고 하는 식재료다. 무채를 썰어 목이버섯과 당귀 잎을 넣고 미나리로 묶어 무쌈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무는 식재료 중에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채소다. 무는 소화 효능이 뛰어난 성분이 들어 있어서 무밥을 먹으면 절대 체하는 법이 없다.
2022.09.22
#약선요리
#감로헌
#조현주대표
기획 특집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한지백색×손
입맛 없는 여름엔 국수 한 그릇
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리운 맛 멸치국수국수라고 하면 어린 시절 여름방학마다 찾았던 할머니 댁이 떠오르지 않는가? 더워서 입맛 없다고 밥투정을 하면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소박하지만 정이 듬뿍 담긴 한 그릇 말이다. 이연국수의 멸치국수는 어린 시절 사랑했던 할머니의 국수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가게의 한쪽 공간에 놓인 장롱을 보며 시골집의 추억을 곱씹다 보면 둥근 쟁반에 담긴 멸치국수가 등장한다. 새참을 받은 농부의 심정이 이럴까? 소박한 차림새가 괜히 더 먹음직스럽다. 갈린 얼음이 투명한 국물을 살포시 덮은 냉국수를 한 젓가락 말아 올리자 먼저 진한 멸치 향이 입 안을 풍성하게 채운다. 건식 숙성을 거쳐 뽑아낸 가느다란 면이 은은한 단맛을 내면 재래식 간장 특유의 구수한 맛이 호응하듯 따라온다. 정겨운 그 맛에 자꾸 웃음이 난다. 꼭, 여름방학을 먹는 기분이다.이연국수|전주시 덕진구 견훤왕궁로 286-3새콤 매콤 이색적인 별미 냉국수한정판이라는 단어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마력이 있다. 승구우동의 냉국수도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별미다. 먼저 국물부터 먹어 보자. 멸치와 황태를 적절하게 조합해 구수한 감칠맛이 있으면서 새콤달콤 시원한 육수가 한 숟가락만으로 강렬히 입맛을 돋운다. 그다음은 면이다. 일반 소면보다 굵으면서 탱탱한 면발이 일품, 단순한 국수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국물과 면, 건더기를 함께 입 안에 넣으면 쫄깃한 면발과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쌉싸름한 무순의 향, 거기에 김 가루의 고소함과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동시에 입 안을 자극한다. 혀가 약간 아릿할 정도로 강렬한 맛의 향연에 국수에 대한 고정관념이 모두 깨진다. 아는 맛인 듯하면서도 처음 먹는 맛, 익숙하면서도 낯선 매력을 지닌 색다른 냉국수로 풍성한 여름의 맛을 만끽해 보자.승구우동|전주시 완산구 홍산남로 51, 1층가성비 좋은 여름 보양 국수 닭곰국시밤낮으로 더운 날이 계속되니 입맛도 없고, 기력까지 달린다. 이럴 땐 역시 보양식을 먹어 줘야 한다. 가성비 좋고, 맛 좋고, 양 많은 보양식을 찾는다면 정둔면옥의 닭곰국시가 제격이다. 국수가 보양식이 된다니, 믿을 수 없다면 직접 보라. 닭곰국시는 강렬한 첫인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명 국수를 시켰는데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닭 반 마리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다. 먼저 부드럽게 익은 닭다리를 집어 들고 단백질을 섭취해 주자. 그다음엔 걸쭉하고 빨간 국물에 소면을 잘 말아 국수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면의 점성이 더해져 더욱더 걸쭉해진 국물에 밥을 말아 주니 들깨 향과 부추 향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진국이다. 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즐기는 이색적인 보양식, 지친 여름을 달래 줄 한 끼로 충분하다.정둔면옥|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247-1고소하고 달콤한 여름 국수 콩국수국수 중에서도 여름을 대표하는 특별한 국수가 있다.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계절에는 쉽게 먹기 힘든 별미여서 그런지 여름엔 역시 콩국수 한 그릇을 먹어야 제대로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전라도 지역 콩국수에는 설탕이 들어간다는 걸 이제 많이들 알 것이다. 전주는 여기서 한술 더 뜬다. 밀가루를 써서 만든 하얀 면이 아니라 메밀면을 사용한 검은 면의 콩국수를 많이 볼 수 있는 것. 그 대표 주자 중 하나가 태평집이다. 진한 콩 국물의 크림 같은 흰색과 얼룩얼룩한 메밀면의 검은색이 대비돼 보기에도 예뻐 보이는 콩국수, 이 맛이 그리워 여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직접 갈아 만든 두유처럼 고소하고 인절미처럼 달짝지근한 맛에 젓가락을 움직이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진다. 여름이 가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야겠다.태평집|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3-6육수에 말아 먹고 양념에 비벼 먹고 물·비빔국수국숫집에 앉아 메뉴판을 바라볼 때면 시원한 물국수와 새콤한 비빔국수를 두고 늘 고민하게 된다. 둘 다 먹고 싶은데 두 개를 다 시키기엔 여러모로 부담이니 말이다. 그럴 때 딱 좋은 곳이 물국수와 비빔국수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할매국수다.먼저, 돌돌 말려 채반 가득 나오는 생면을 빈 사발에 담고 육수를 부어 물국수를 맛보자. 간간하고 진한 국물에 시원한 오이가 아삭아삭 씹히고, 새콤한 열무김치가 감칠맛을 더하며 입을 즐겁게 한다. 한 그릇을 뚝딱 비운 뒤, 새롭게 면 한 덩어리를 사발에 담고 육수 대신 비법 양념을 뿌리면 이번엔 비빔국수 차례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얼얼한 매운맛이 더해져 잃었던 입맛이 돌아오는 게 느껴진다. 아직도 배가 덜 부르다면? “면 한 번 더 주세요”라고 외치면 된다.할매국수|전주시 완산구 메너머1길 5
2022.07.25
#할매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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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국수
#이연국수
시원한 여름을 부탁해, 면 요리 지존 맛집
진한 멸치육수로 맛을 낸 전주식 소바, 태평집전주의 여름은 소바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바는 어느새 전주를 대표하는 여름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살얼음 동동 뜬 진한 멸치육수가 입맛을 돋우는 태평집은 줄 서서 먹는 소바 맛집이다. 이 집 소바는 메밀 면과 육수가 따로 나오는데 면 그릇에 육수를 부어 먹는 ‘부먹’과 육수에 면을 담가 먹는 ‘찍먹’ 중 취향대로 먹으면 된다. 쫄깃한 면발을 맛보고 싶다면 ‘찍먹’을, 시원하게 후루룩 먹고 싶다면 ‘부먹’을 선택해도 좋겠다. 곱빼기를 주문했는지 착각할 정도로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한 젓가락 뜨니 진한 육수 향이 입 안에 감돈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해장이 되는 듯하다. 뒤이어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젓가락질을 부추긴다. 처음엔 본맛 그대로 먹다 다소 심심하다 싶으면 고추냉이와 식초를 넣으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반찬은 김치, 단무지, 섞박지로 단출한데 여러 반찬 부럽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섞박지와의 궁합이 그만이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소바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추가 반찬은 ‘셀프’니 그 맛에 빠졌다면 마음껏 가져다 먹도록.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3-6 문의 l 063-255-2252달콤하고 고소한 콩국수, 메르밀 진미집설탕이냐, 소금이냐. 지역마다 콩국수 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달콤한 설탕을 넣는 게 전주 콩국수의 정석. 3대째 맛을 이어 오고 있는 메르밀 진미집 콩국수는 오리지널 콩국수와 그냥 콩국수로 나뉜다. 콩물 본연의 맛을 원한다면 일반 콩국수를, 설탕과 소금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메르밀 진미집만의 콩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오리지널 콩국수를 주문하도록 하자.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콩물을 한 입 맛보면 기분 좋은 단짠단짠의 맛이 입맛을 돋운다.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한 메밀 면과도 찰떡이다. 본격적으로 먹기 전 콩물 위 듬뿍 뿌려진 달콤한 콩가루를 잘 섞는 것도 잊지 말 것. 얼른 맛보고 싶은 마음에 대충 섞는다면 밍밍함과 달콤함을 번갈아 맛볼지도 모를 일이다. 테이블마다 설탕과 소금이 놓여 있으니 부족한 간은 입맛대로 추가하도록 한다. 콩국수를 주문한 사람만 콩물을 별도로 주문할 수 있으니, 콩물 맛에 빠졌다면 망설이지 말고 콩물 추가를 외쳐 보자. 줄 서서 먹는 맛집이지만, 주문과 동시에 음식이 나오니 맛있는 콩국수를 위해 줄 서는 수고쯤은 감내해도 좋으리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94 문의 l 063-288-4020바삭한 메밀치킨과 쫄깃한 냉면, 에루화치킨집이 아닌데, 전주 사람들에게 치킨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있다. 바삭한 메밀가루를 입은 치킨으로 입맛을 사로잡은 ‘메밀방앗간’이다. 바로 그 메밀방앗간 치킨이 떡갈비 가게로 유명한 ‘에루화’ 안으로 들어왔다. 각각 나눠서 운영하던 주인이 한곳으로 합쳐 맛있는 두 음식을 한데서 맛볼 수 있게 됐다. 치킨이 거기서 거기라는 편견은 금물. 코끝을 자극하는 메밀치킨 냄새가 더위에 집 나간 입맛을 소환하고도 남는다. 크게 베어 무니 맛있는 옛날 통닭 느낌인데 바삭함이 남다르다. 튀김옷이 느끼하지 않으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시원한 동치미냉면을 더하면 환상의 맛 궁합 완성!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아삭한 열무김치가 어우러진 동치미냉면은 비주얼에서부터 압도적인 시원함이 느껴진다. 호기롭게 그릇을 들고 국물을 들이켜면 뼛속까지 차가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 여름, 바삭한 치킨 한 입 물고, 쫄깃하고 시원한 면발에 육수로 입가심해 보기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고사평5길 25 문의 l 063-252-9946탱글탱글한 면발의 냉 파스타, 치노식당이것은 샐러드인가, 파스타인가. 차가운 파스타 면에 우삼겹, 부추, 양파, 방울토마토가 함께 나오는 치노식당의 우삼겹 콜드 파스타를 마주하면 드는 생각이다. 우삼겹 콜드 파스타는 전주 한옥마을 인근 웨딩의거리 맛집으로 소문난 치노식당의 대표 메뉴다. ‘치노식당’이라는 이름은 이곳의 마스코트이자 주인장의 반려묘인 턱시도 고양이 ‘치노’에서 따왔다고. 콜드 파스타의 주문이 늘어나는 모습에서 봄이 가고 여름이 왔음을 느낀단다.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눈으로 맛보는 즐거움도 안겨 준다. 눈으로 충분히 감상했다면, 직접 맛볼 차례. 파스타 면을 돌돌 말아 면 아래 깔린 소스에 충분히 적셔 먹은 후 우삼겹과 각종 채소로 마무리해 보자. 상큼한 유자간장소스와 우삼겹의 담백한 만남에 이어 채소의 신선함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파스타가 나오기 전 제공되는 식전 빵도 놓치지 말 것. 빵 안에 잼을 듬뿍 바르고 무스 샐러드를 넣어 먹는 맛이 그만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2길 43 문의 l 070-4063-0324국물 맛이 끝내주는 냉국수, 승구우동냉우동이 아니다. 냉국수다. 맛 좋고 가성비 좋은 우동집 ‘승구우동’의 여름 한정 메뉴 이야기다. TV 프로그램 에 나온 레시피에 스무 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은 ‘승구우동’만의 육수를 더해 만들었다. 냉우동이 아닌, 냉국수라 이름 붙인 이유는 면발에 숨어 있다. 우동처럼 굵은 면은 차가운 육수와 만나면 수축되면서 딱딱해진다고 한다. 연구 끝에 우동보다는 얇지만, 쫄깃함은 잃지 않는 칼국수 면발이 탄생했다. 식초와 설탕을 넣어 육수를 차갑게 식히면 올라오는 멸치의 비린 맛을 잡았다. 무순과 단무지, 김 가루, 청양고추 등이 다소 심심한 냉국수에 다양한 맛을 더한다. 잘게 썬 단무지와 함께 먹으면 아삭하면서도 상큼하고, 무순의 쌉싸름한 맛은 개운하다. 김과 단무지, 무순을 한꺼번에 먹으면 고소함과 상큼함, 그리고 쌉싸름한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동을 색다르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흥산남로 51 문의 l 070-8623-3950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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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꽃심
“<완산승경>은 풍광·풍습 등 전주의 모든 것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풍림 교수가 소개하는 선친의 책 <완산승경>
전주 최초 향토문화사학자로서 선친의 삶 제 기억 속 선친은 늘 글을 쓰고 계셨습니다. 향토문화사학자인 선친의 주된 일이 지역의 민속을 조사하고 풍물과 풍습, 고적 등을 모아서 정리하시는 거였거든요. 그날그날 조사한 것들을 밤새도록 기록하시던 선친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당시엔 그런 선친을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전주 이곳저곳을 다니시느라 집도 자주 비우시고, 돌아오셔서는 정리하시느라 바쁘셨거든요. 생활비도 제대로 못 벌어 오셔서 어머니께서도 힘들어하셨어요. 그런데 선친은 당신이 하는 일에 참 애정이 깊으셨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선친을 따라 꽃밭정이, 오목대, 한벽루 등에도 가고, 가을이면 타작하고 정미하는 모습 등도 함께 보러 다녔는데요, 그때 옆에서 지켜본 선친의 모습은 어린아이 눈에도 빛나 보였습니다.선친은 전주북중학교를 나올 정도로 공부를 잘하셨대요.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선친의 고등학교 진학을 반대하셨답니다. 대대로 향반 집안인데, 신학문을 배우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선친은 고등학교 진학 대신 한학자인 증조할아버지께 한학을 배우셨습니다. 한학을 배우다 보니 우리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지역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셨죠. 자연스레 선친은 전주의 풍물과 역사 등을 공부하고 기록하는 향토문화사학자가 되신 거예요. 선친은 1981년, 향년 70세 나이로 돌아가셨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아쉬움이 참 많이 남습니다. 향토문화사를 보다 깊이 연구하는 민속학을 연구하셨으면 어땠을까 싶거든요. 만약 그랬다면 외에도 후대에 더 많은 것들을 남길 수 있지 않으셨을까요? 선친의 땀과 정신으로 완성된 선친이 남기신 은 전주와 완주 일대의 뛰어난 풍경을 기록한 책입니다. 책에는 널리 알려진 전주 8경을 비롯해 전주와 완주에서 뛰어나게 좋은 경치를 자랑하는 서른두 곳이 담겨 있습니다. 선친은 향토문화사학자로 활동하시면서 후백제부터 고려 시대,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1,000년에 걸쳐 내려오는 전주의 풍물과 풍습이 담긴 방대한 자료를 모으셨고, 그 자료를 다 꼼꼼하게 정리해서 을 펴내셨습니다. 책에는 전주 8경인 기린토월(麒麟吐月, 기린봉에 달이 떠오르는 모습), 남고모정(南固暮鐘, 해 질 녘 남고사의 범종 소리), 한벽청연(寒碧淸煙, 한벽당에 앉아서 조망하는 청아한 풍경), 다가사후(多佳射侯, 다가천변 활터에서 활 쏘는 모습), 덕진체련(德眞採蓮, 덕진연못의 연꽃 풍경), 비비낙안(飛飛落雁, 비비정에 올라 바라보는 경치), 위봉폭포(威鳳瀑布, 위봉폭포의 비경), 동포귀범(東浦歸帆, 만경강 돛단배들 풍경)과 함께 전주 8미인 한내 모래무지, 서낭골 파라시, 기린봉 열무, 자만동 녹두묵, 신풍리 애호박, 한내 게, 대흥 담배, 신풍리 산동 무를 비롯해 콩나물과 미나리 등도 나와 있습니다. 지금처럼 정보가 발달한 시대도 아니었으니, 아버지께서 모두 직접 발품을 팔아 확인하고 쓰셨지요.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펴내기 위해 모르긴 해도 3~4년은 걸리셨을 거예요. 마음 같아서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싶은데 여건이 그렇지 않아 아쉬울 따름입니다. 을 쓰시기 전부터 선친은 향토문화사학자로서 많은 일들을 하셨습니다. 단오절과 풍남제를 주관하셨고, 전주의 풍물을 발굴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셨지요.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내무부장관 감사장을 비롯해 향토문화 공로상과 전주시민대상 등을 수상하셨습니다. 전주의 귀한 역사적 기록물로 빛나기를그렇게 의미 있는 책을 기증한 이유는 너무나도 명쾌합니다. 전주의 옛 모습을 담은 책이니 전주시에서 보관하고, 전승하는 게 당연하지요. 단순히 선친의 책이 아닌, 전주의 귀한 역사적 자료로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전주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나서 자라고, 살아가고 전주에 관심을 더 가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요. 이 전주의 뛰어난 풍경은 물론, 풍물과 풍습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전주는 대한민국 그 어느 도시보다 문화적, 전통적으로 풍요로운 도시입니다. 향토색도 짙은 도시죠. 그게 바로 전주의 자부심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전주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도시이니, 시민들이 전주에 사는 자부심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전주에서 태어나 평생을 전주에서 살아왔습니다. 전주는 제게 살아가는 터전 그 이상입니다. 제가 전주대학교에서 30년 넘게 교편을 잡으며 느낀 바가 있습니다. 지식은 개인이 영원히 향유하는게 아니라 반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은 전주시에 기증한 게 아니라 반환했다 할 수 있겠네요. 선친이 전주 곳곳을 찾아 완성하신 책을 전주시에 반환한 셈이지요. 이풍림(78)< 교수는 전주대학교 경영학부에서 3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쳤다. 집안 대대로 전주에서 살아온 전주 사람으로, 전주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지난해 열린 전주기록물수집공모전에 선친인 향토사학자 고 이철수 선생의 을 전주시에 기증했다.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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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사학자
#전주기록물
푸른 잎 햇빛 담은 전주 열무, 얼갈이배추
입안에 맴도는 푸릇함, 사각사각 열무와 얼갈이배추햇볕만 봐도, 아침 이슬만 받아도 온갖 꽃들과 새싹들이 들판을 온통 푸르게 뒤덮는 때가 5월이다. 겨우내 잠자던 기운이 땅 밑에서 솟아오르는 이때에는 채마밭 푸성귀도 저마다 키 크느라 바쁜 시기, 다투어 자라는 채소를 거두느라 분주해진 탓에 당연히 농부의 손길도 바빠진다.열무와 얼갈이배추는 이 시기 가장 빨리 자라는 채소 가운데 하나다. 심고 열흘이면 먹는다고 해서 ‘열무’니 오죽 빨리 크겠는가? 열무와 얼갈이배추는 어느 땅이든 가리지 않고 싱그러운 푸름을 뽐낸다. 특히나 전주의 열무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전주 10味(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열무는 이 시기에 난 것이 가장 연하고 좋다. 얼갈이배추 역시 이 시기 물이 올라 풋풋하고 달달한 맛을 자랑한다. 이른 아침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뽑아 아삭아삭하게 겉절이를 해서 아침상에 올리면 이보다 더 푸짐할 수 없다.잘 크는 만큼 농가의 수익원으로도 한몫한다. 우아동에서 열무를 재배하는 조영재(62), 김임순(54) 부부 역시 열무를 키워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주푸드직매장을 통해 열무를 그때그때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되었다. 그전까지 불안정했던 소득이 일정해지면서 한결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수 있게 되었다. 그 때문에 조영재 씨는 요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전주푸드직매장이 생기면서 기대가 크면서도 걱정이 됐던 것이 사실이에요. 취지가 좋은 만큼 잘됐으면 하는데 요즘 직매장에 고객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요. 사는 사람들도 좋아들 해요. 싱싱한 농산물이 가까이에 있으니까 가볍게 아침, 저녁 찬거리 마련하는 고민이 덜하니까요.”요즘에는 아침저녁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 가져다 놓기가 바쁘게 판매가 된다. 더군다나 이제 서서히 여름으로 들어서면 채소 같은 작물들은 노상 걷어 들여도 또 그만큼 자랄 텐데 예전처럼 남아돌아 처분 곤란한 일 없이 소득으로 연결되니 더욱 힘이 난다고 한다.그래서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포장하는 그의 손은 정성이 가득하다. 행여 시들거나 하는 것들은 곧바로 교체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전주푸드직매장 진열대에 상품을 가져 다 놓을 때는 가장 싱싱한 상태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찾는 손님들이 행여 시든 채소를 보고 실망하지 않도록 말이다. 푸릇푸릇 싱싱한 열무와 얼갈이배추로 담근 물김치와 겉절이는 아삭하고 시원하게 입맛을 돋워 줄 것이다. 전주푸드직매장에서 만나는 열무와 얼갈이배추열무와 얼갈이배추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나와 푸릇한 맛으로 묵은 김치를 대신해 입맛을 살려준다. 전주 10미의 하나로 연하고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열무와 얼갈이배추는 우아동, 전미동, 평화동 등 전주 어디서나 생산되고 있다. 전주 농민이 길러내고 수확한 열무와 얼갈이배추는 전주푸드직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은 당일생산-당일유통이 원칙이기에 가장 싱싱한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언제나 구입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납품되는 채소는 농약 잔류검사를 거치고 생산자의 이름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문의 | 전주푸드직매장 종합경기장점(063-253-9850), 송천점(063-255-2365)
2020.10.16
#열무
#얼갈이
#전주푸드직매장
마음과 마음을 잇는 사회적 연대
세상이 멈춘 듯해도 공동체의 힘은 싹튼다
착한 소비, 착한 나눔 책임진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방역 활동, 마스크 포장 등 봉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전주시자원봉사센터가 착한 소비로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을 찾아 힘을 북돋고, 급여의 5%를 지역 상품권으로 교환해 사용하는 '지역사랑 5% up!' 캠페인도 동참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판매율이 저조해진 전주 농가를 돕기 위한 활동도 펼쳤다.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와 손을 맞잡고 전주 농가에서 공수한 신선한 제철 농산물에 자원봉사자의 정성과 손맛을 더해 얼갈이 열무김치를 담가 판매한 것이다. 신선한 재료에 정성과 맛이 버무려진 덕일까? 얼갈이 열무김치 500박스가 완판되면서 농가에 웃음꽃이 피었다. 함께 마을을 살린다, 전주시 온두레공동체 모일수록 커지는 공동체의 힘을 보여 주는 전주시 온두레공동체가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온두레공동체가 가장 먼저 전개한 '마을 착한 소비에 도전하라!' 캠페인은 동네 슈퍼마켓에서 생필품을 구입하고,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며 소상공인들을 돕는 운동이다. '함께의 힘, 공동체' 캠페인은 마스크,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과 음식, 생필품 등 기부 물품을 모아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것이다. 평화동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물품대를 만들어 진행했다. 또, 착한 공동체와 사회적 기업들은 손수 담근 김치와 수제청, 쿠키 등의 음식, 면 마스크 등을 취약계층과 나눴다. 코로나19 피해 농가 돕자,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 지난 4월 1일부터 2일, 전주종합경기장에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차량 이동형) 농산물 장터가 열렸다.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가 준비한 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급식 납품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주 농가를 돕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행사에서는 전주농산물 총 500꾸러미를 건강 꾸러미와 안전 꾸러미로 나누어 담아 판매했다.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장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친환경 농산물도 구매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호응 속에 모두 판매됐다. 또, 온라인에서 친환경농산물 상생 꾸러미'를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독거노인 반찬 꾸러미 무상 지원사업에 지원해, 상생의 의미를 더욱 살렸다.헌혈로 마음을 나눠요,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코로나19 사태로 부족한 혈액 수급을 해소하기 위해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전주시지부가 말 그대로 '팔을 걷어붙였다'. 팔을 걷고 헌혈에 동참하며 혈액 수급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전주시지부는 헌혈 보유량이 현저히 떨어지고 단체 헌혈 취소가 잇따름에 따라 지역의 혈액 수급 안정화에 도움을 주고자 캠페인을 도모했다. 4월 3일 종합경기장에서 진행한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한 헌혈 동참 캠페인'에는 이른 아침부터 뜨거운 줄이 이어졌다. 피를 나누며 뜨거운 정도 함께 나눈 헌혈동참 캠페인은 위생관리를 철저하게 지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마스크로 마음을 전하다, 서학동 예술마을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학동 예술가들이 '금손'의 힘을 보여 줬다. 서학동 예술마을 작가들이 마스크용 천과 재료를 함께 모아 총 400여 개의 수제 마스크를 제작해 기부했다. 전주시와 동서학동주민센터, 서서학동주민센터, 서학파출소 등에 전달된 마스크는 작가들이 직접 도안을 그리고 재봉틀을 이용해 하나하나 손수 만들어 그 정성뿐만 아니라 외형 면에서도 빛이 났다. 화사한 꽃무늬 천을 사용해 안전은 물론, 멋스러움까지 더한 것이다. 이처럼 서학동 예술마을 작가들이 만든 수제 마스크에는 눈부신 봄날, 답답한 마스크를 써야 하는 현실에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안겨 줬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었다.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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