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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한지백색×손
입맛 없는 여름엔 국수 한 그릇
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리운 맛 멸치국수국수라고 하면 어린 시절 여름방학마다 찾았던 할머니 댁이 떠오르지 않는가? 더워서 입맛 없다고 밥투정을 하면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소박하지만 정이 듬뿍 담긴 한 그릇 말이다. 이연국수의 멸치국수는 어린 시절 사랑했던 할머니의 국수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가게의 한쪽 공간에 놓인 장롱을 보며 시골집의 추억을 곱씹다 보면 둥근 쟁반에 담긴 멸치국수가 등장한다. 새참을 받은 농부의 심정이 이럴까? 소박한 차림새가 괜히 더 먹음직스럽다. 갈린 얼음이 투명한 국물을 살포시 덮은 냉국수를 한 젓가락 말아 올리자 먼저 진한 멸치 향이 입 안을 풍성하게 채운다. 건식 숙성을 거쳐 뽑아낸 가느다란 면이 은은한 단맛을 내면 재래식 간장 특유의 구수한 맛이 호응하듯 따라온다. 정겨운 그 맛에 자꾸 웃음이 난다. 꼭, 여름방학을 먹는 기분이다.이연국수|전주시 덕진구 견훤왕궁로 286-3새콤 매콤 이색적인 별미 냉국수한정판이라는 단어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마력이 있다. 승구우동의 냉국수도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별미다. 먼저 국물부터 먹어 보자. 멸치와 황태를 적절하게 조합해 구수한 감칠맛이 있으면서 새콤달콤 시원한 육수가 한 숟가락만으로 강렬히 입맛을 돋운다. 그다음은 면이다. 일반 소면보다 굵으면서 탱탱한 면발이 일품, 단순한 국수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국물과 면, 건더기를 함께 입 안에 넣으면 쫄깃한 면발과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쌉싸름한 무순의 향, 거기에 김 가루의 고소함과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동시에 입 안을 자극한다. 혀가 약간 아릿할 정도로 강렬한 맛의 향연에 국수에 대한 고정관념이 모두 깨진다. 아는 맛인 듯하면서도 처음 먹는 맛, 익숙하면서도 낯선 매력을 지닌 색다른 냉국수로 풍성한 여름의 맛을 만끽해 보자.승구우동|전주시 완산구 홍산남로 51, 1층가성비 좋은 여름 보양 국수 닭곰국시밤낮으로 더운 날이 계속되니 입맛도 없고, 기력까지 달린다. 이럴 땐 역시 보양식을 먹어 줘야 한다. 가성비 좋고, 맛 좋고, 양 많은 보양식을 찾는다면 정둔면옥의 닭곰국시가 제격이다. 국수가 보양식이 된다니, 믿을 수 없다면 직접 보라. 닭곰국시는 강렬한 첫인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명 국수를 시켰는데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닭 반 마리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다. 먼저 부드럽게 익은 닭다리를 집어 들고 단백질을 섭취해 주자. 그다음엔 걸쭉하고 빨간 국물에 소면을 잘 말아 국수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면의 점성이 더해져 더욱더 걸쭉해진 국물에 밥을 말아 주니 들깨 향과 부추 향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진국이다. 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즐기는 이색적인 보양식, 지친 여름을 달래 줄 한 끼로 충분하다.정둔면옥|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247-1고소하고 달콤한 여름 국수 콩국수국수 중에서도 여름을 대표하는 특별한 국수가 있다.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계절에는 쉽게 먹기 힘든 별미여서 그런지 여름엔 역시 콩국수 한 그릇을 먹어야 제대로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전라도 지역 콩국수에는 설탕이 들어간다는 걸 이제 많이들 알 것이다. 전주는 여기서 한술 더 뜬다. 밀가루를 써서 만든 하얀 면이 아니라 메밀면을 사용한 검은 면의 콩국수를 많이 볼 수 있는 것. 그 대표 주자 중 하나가 태평집이다. 진한 콩 국물의 크림 같은 흰색과 얼룩얼룩한 메밀면의 검은색이 대비돼 보기에도 예뻐 보이는 콩국수, 이 맛이 그리워 여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직접 갈아 만든 두유처럼 고소하고 인절미처럼 달짝지근한 맛에 젓가락을 움직이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진다. 여름이 가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야겠다.태평집|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3-6육수에 말아 먹고 양념에 비벼 먹고 물·비빔국수국숫집에 앉아 메뉴판을 바라볼 때면 시원한 물국수와 새콤한 비빔국수를 두고 늘 고민하게 된다. 둘 다 먹고 싶은데 두 개를 다 시키기엔 여러모로 부담이니 말이다. 그럴 때 딱 좋은 곳이 물국수와 비빔국수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할매국수다.먼저, 돌돌 말려 채반 가득 나오는 생면을 빈 사발에 담고 육수를 부어 물국수를 맛보자. 간간하고 진한 국물에 시원한 오이가 아삭아삭 씹히고, 새콤한 열무김치가 감칠맛을 더하며 입을 즐겁게 한다. 한 그릇을 뚝딱 비운 뒤, 새롭게 면 한 덩어리를 사발에 담고 육수 대신 비법 양념을 뿌리면 이번엔 비빔국수 차례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얼얼한 매운맛이 더해져 잃었던 입맛이 돌아오는 게 느껴진다. 아직도 배가 덜 부르다면? “면 한 번 더 주세요”라고 외치면 된다.할매국수|전주시 완산구 메너머1길 5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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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시원한 여름을 부탁해, 면 요리 지존 맛집
진한 멸치육수로 맛을 낸 전주식 소바, 태평집전주의 여름은 소바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소바는 어느새 전주를 대표하는 여름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살얼음 동동 뜬 진한 멸치육수가 입맛을 돋우는 태평집은 줄 서서 먹는 소바 맛집이다. 이 집 소바는 메밀 면과 육수가 따로 나오는데 면 그릇에 육수를 부어 먹는 ‘부먹’과 육수에 면을 담가 먹는 ‘찍먹’ 중 취향대로 먹으면 된다. 쫄깃한 면발을 맛보고 싶다면 ‘찍먹’을, 시원하게 후루룩 먹고 싶다면 ‘부먹’을 선택해도 좋겠다. 곱빼기를 주문했는지 착각할 정도로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한 젓가락 뜨니 진한 육수 향이 입 안에 감돈다.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해장이 되는 듯하다. 뒤이어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젓가락질을 부추긴다. 처음엔 본맛 그대로 먹다 다소 심심하다 싶으면 고추냉이와 식초를 넣으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반찬은 김치, 단무지, 섞박지로 단출한데 여러 반찬 부럽지 않다. 그중에서도 특히 섞박지와의 궁합이 그만이다. 양념이 과하지 않아 소바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추가 반찬은 ‘셀프’니 그 맛에 빠졌다면 마음껏 가져다 먹도록.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3-6 문의 l 063-255-2252달콤하고 고소한 콩국수, 메르밀 진미집설탕이냐, 소금이냐. 지역마다 콩국수 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달콤한 설탕을 넣는 게 전주 콩국수의 정석. 3대째 맛을 이어 오고 있는 메르밀 진미집 콩국수는 오리지널 콩국수와 그냥 콩국수로 나뉜다. 콩물 본연의 맛을 원한다면 일반 콩국수를, 설탕과 소금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메르밀 진미집만의 콩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오리지널 콩국수를 주문하도록 하자. 부드러우면서도 진한 콩물을 한 입 맛보면 기분 좋은 단짠단짠의 맛이 입맛을 돋운다. 탱글탱글하면서도 쫄깃한 메밀 면과도 찰떡이다. 본격적으로 먹기 전 콩물 위 듬뿍 뿌려진 달콤한 콩가루를 잘 섞는 것도 잊지 말 것. 얼른 맛보고 싶은 마음에 대충 섞는다면 밍밍함과 달콤함을 번갈아 맛볼지도 모를 일이다. 테이블마다 설탕과 소금이 놓여 있으니 부족한 간은 입맛대로 추가하도록 한다. 콩국수를 주문한 사람만 콩물을 별도로 주문할 수 있으니, 콩물 맛에 빠졌다면 망설이지 말고 콩물 추가를 외쳐 보자. 줄 서서 먹는 맛집이지만, 주문과 동시에 음식이 나오니 맛있는 콩국수를 위해 줄 서는 수고쯤은 감내해도 좋으리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94 문의 l 063-288-4020바삭한 메밀치킨과 쫄깃한 냉면, 에루화치킨집이 아닌데, 전주 사람들에게 치킨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 있다. 바삭한 메밀가루를 입은 치킨으로 입맛을 사로잡은 ‘메밀방앗간’이다. 바로 그 메밀방앗간 치킨이 떡갈비 가게로 유명한 ‘에루화’ 안으로 들어왔다. 각각 나눠서 운영하던 주인이 한곳으로 합쳐 맛있는 두 음식을 한데서 맛볼 수 있게 됐다. 치킨이 거기서 거기라는 편견은 금물. 코끝을 자극하는 메밀치킨 냄새가 더위에 집 나간 입맛을 소환하고도 남는다. 크게 베어 무니 맛있는 옛날 통닭 느낌인데 바삭함이 남다르다. 튀김옷이 느끼하지 않으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시원한 동치미냉면을 더하면 환상의 맛 궁합 완성!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 육수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아삭한 열무김치가 어우러진 동치미냉면은 비주얼에서부터 압도적인 시원함이 느껴진다. 호기롭게 그릇을 들고 국물을 들이켜면 뼛속까지 차가워지는 기분이 든다. 이 여름, 바삭한 치킨 한 입 물고, 쫄깃하고 시원한 면발에 육수로 입가심해 보기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고사평5길 25 문의 l 063-252-9946탱글탱글한 면발의 냉 파스타, 치노식당이것은 샐러드인가, 파스타인가. 차가운 파스타 면에 우삼겹, 부추, 양파, 방울토마토가 함께 나오는 치노식당의 우삼겹 콜드 파스타를 마주하면 드는 생각이다. 우삼겹 콜드 파스타는 전주 한옥마을 인근 웨딩의거리 맛집으로 소문난 치노식당의 대표 메뉴다. ‘치노식당’이라는 이름은 이곳의 마스코트이자 주인장의 반려묘인 턱시도 고양이 ‘치노’에서 따왔다고. 콜드 파스타의 주문이 늘어나는 모습에서 봄이 가고 여름이 왔음을 느낀단다.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눈으로 맛보는 즐거움도 안겨 준다. 눈으로 충분히 감상했다면, 직접 맛볼 차례. 파스타 면을 돌돌 말아 면 아래 깔린 소스에 충분히 적셔 먹은 후 우삼겹과 각종 채소로 마무리해 보자. 상큼한 유자간장소스와 우삼겹의 담백한 만남에 이어 채소의 신선함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파스타가 나오기 전 제공되는 식전 빵도 놓치지 말 것. 빵 안에 잼을 듬뿍 바르고 무스 샐러드를 넣어 먹는 맛이 그만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2길 43 문의 l 070-4063-0324국물 맛이 끝내주는 냉국수, 승구우동냉우동이 아니다. 냉국수다. 맛 좋고 가성비 좋은 우동집 ‘승구우동’의 여름 한정 메뉴 이야기다. TV 프로그램 에 나온 레시피에 스무 가지가 넘는 재료를 넣은 ‘승구우동’만의 육수를 더해 만들었다. 냉우동이 아닌, 냉국수라 이름 붙인 이유는 면발에 숨어 있다. 우동처럼 굵은 면은 차가운 육수와 만나면 수축되면서 딱딱해진다고 한다. 연구 끝에 우동보다는 얇지만, 쫄깃함은 잃지 않는 칼국수 면발이 탄생했다. 식초와 설탕을 넣어 육수를 차갑게 식히면 올라오는 멸치의 비린 맛을 잡았다. 무순과 단무지, 김 가루, 청양고추 등이 다소 심심한 냉국수에 다양한 맛을 더한다. 잘게 썬 단무지와 함께 먹으면 아삭하면서도 상큼하고, 무순의 쌉싸름한 맛은 개운하다. 김과 단무지, 무순을 한꺼번에 먹으면 고소함과 상큼함, 그리고 쌉싸름한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우동을 색다르게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흥산남로 51 문의 l 070-8623-3950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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