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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목록(67건)
전주의 꽃심
“전주의 뿌리를 찾는 일에 함께하겠습니다”
송현석 씨가 소개하는 보물 같은 수집품
묵은 추억을 한 권 책으로 지금은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 한복판에 낙타표 문화연필 공장이 있었다고 해요. 1940년대니까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이에요. 문화연필은 전주에 본사가 있는 향토 기업이었지요. 공장 전경이 담긴 안내서를 비롯해 여러 장의 포스터와 연필 케이스까지 문화연필에 관련된 이 많은 자료를 어떻게 가지고 있냐고요? 수집 활동을 하는 이들과 교류하던 중, 각종 자료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낡은 연습장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고물이었어요. 아마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있었을 거예요. 그 자료들을 일일이 오려서 시험지 종이 위에 붙이고 비닐을 씌운 뒤 앨범에 철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을 완성했어요.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묵은 추억을 새로이 옮겨 보물로 되살려 냈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졸업 앨범이 기록 유산으로 전주농고와 전주여고 졸업 앨범 역시 수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구했어요. 각각 1937년과 1940년도 앨범인데 상태가 썩 좋은 편이에요.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의미 있는 사진이 눈에 띄어요. 운동장에서 일장기를 올리는 장면을 통해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만날 수 있어요. 풍남문과 오목대, 한벽굴 같은 명소들의 당시 풍경을 발견하면 새삼 반가운 마음이 들지요. 학생들의 모습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고요. 80여 년 시간 동안 대부분의 졸업 앨범이 불에 타거나 분실되고, 제지공장에 팔리는 등 수명을 다했을 거예요. 지금껏 용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희소가치가 충분한 기록 유산이지요. 이 밖에도 전주 소재의 양조회사인 월성소주에서 만든 달력, 전주 태생인 김해강 시인 친필 편지 등 전주의 근현대사를 통과해 온 자료들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찾아서 예전엔 각 도별로 ‘도민증’이라는 게 있었어요. 지금의 신분증이었죠. 1948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의 참가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올림픽 후원권’이 발행되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복권인 셈이죠. 이 외에도 우표와 옛날 동전, 호롱불과 성냥갑까지.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한때는 서민들과 일상생활을 함께하던 것들을 수집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한 건 20여 년 전이에요. 어릴 적부터 우표나 동전 모으기를 즐기다가 성인이 된 후까지 쭉 이어 왔으니 꽤나 오랜 취미이지요. 단순히 소장을 목적으로 수집을 시작했는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수집품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요. 학창 시절과 비교해 오늘날의 전주 풍경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특히 등․하굣길을 걷던 기억이 향수로 남아 있어요. 완주군 소양에서 출발해 아중리를 지나 시내에 이르는 도로 양옆으로 포플러 가로수가 아름드리 늘어서 있었어요. 그 풍경이 사라진 게 안타까워요. 하물며 사람들의 생활상이 변화한 건 말할 것도 없겠지요. 기록물이 없었다면 그 변천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의 뿌리를 잇는 뜻깊은 일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든 것이 훗날에는 기록물이 될 수 있겠죠. 지난날의 기록물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속속들이 이해하듯이, 지금 우리의 삶을 내일에 알릴 귀한 사료가 될 거예요. 하찮은 물건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모아 온 물건들을 전주시의 기록물 공모전에 꾸준히 출품할 생각이에요. 전주시에서 뜻깊은 일을 하는 만큼, 저도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요. 기록물 중에는 부식되기가 쉬워 보관이 까다로운 것들이 많거든요. 개인이 보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전주시가 나서서 관리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앞으로도 우리의 뿌리를 찾고 이어가는 작업에 동참하겠습니다. 완주군 소양면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송현석 씨는 전북을 거의 떠나본 적 없는 우리지역 토박이이다. 어릴 적부터 수집이 취미였던 타고난 수집가이다.
2020.11.04
#복원
#역사
#수집
기획 특집
낡고 오래된 마을에 꽃이 피다
전주 도시재생
도시재생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부터 전주는 한옥마을을 지키고 가꾸어 왔다. 그 결과 전주한옥마을은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게 되었다. 하지만 한옥마을 도시재생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2010년 이후 구도심은 급격히 쇠퇴하였다. 민선 6~7기, 전주시는 천편일률적인 ‘개발’ 대신 ‘재생’을 통해 ‘사람 중심 전주의 고른 발전’을 만들겠다는 도시재생 계획을 발표, 현재 크고 작은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완산구는 구도심 아시아문화심장터 100만 평 플랜을 중심으로, 덕진구는 덕진뮤지엄밸리 사업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펼쳐가고 있으며 새로운 변화의 싹이 하나둘 돋아나고 있다.전주의 보물인 구도심 아시아문화심장터 100만 평은 올해 사업들이 본궤도에 올라 전라감영 1단계 복원이 완료되고, 서노송 예술촌 문화재생 등이 가시적 성과를 낼 전망이다. 덕진구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법원, 검찰청 부지를 중심으로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과 법조삼현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 또, 60년 된 팔복공단은 예술공단과 청년공단으로 재구성하여 전주의 성장을 이끌 것이다. 전주 역세권은 전주역을 신축하고, 청년 창업자 공간을 조성하는 등 제2의 부흥기를 맞게 될 것이다. 전주형 도시재생은 전주만의 ‘자기다움’을 간직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적절히 결합한 맞춤형 도시재생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계획부터 실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 주민이 참여하고,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를 통한 주민 간 상시 소통으로 오래된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020.10.28
#한옥마을
#재생
#사람중심
오월, 전주는 청춘이다
“오월, 한옥마을에 축제가 펼쳐집니다”
특별한 하룻밤, 전주문화재야행가장 전주다운 모습으로 기억될 전주문화재야행은 올해 봄과 가을 딱 두 차례 운영될 예정이다. 달빛 아래 멋스러운 한옥마을 야간 경관을 무대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깃든 유・무형의 문화유산, 전주의 예술가들이 결합해 하나의 거대한 시간여행을 펼친다.일시 | 5. 25.(토)~5. 26.(일), 9. 21.(토)~9. 22.(일)장소 | 풍남문, 전주한옥마을 일원문의 | 063-232-9937 특별한 달빛 산책, 왕과의 산책왕과의 산책은 왕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태조 어진을 모신 정전과 전주사고, 하마비, 조경묘 등 경기전 곳곳에 서린 옛 이야기를 문화 해설에 곁들여 맛깔스럽게 들려준다. 오월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 8시, 조선 시대로 가는 시간의 문이 열린다.일시 | 5. 4.~10. 26. 매주 토요일 20시장소 | 경기전 문의 | 063-232-9938 특별한 브랜드 공연, 마당창극 지난해 이탈리아 5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펼치며 한국형 오페라로 주목을 받은 전주마당창극. 올해는 판소리 열두 마당 중 을 현대적으로 바꾼 을 만날 수 있다.일시 | 5. 4.~10. 5. 매주 토요일 20시장소 | 전주한벽문화관 혼례마당 문의 | 063-283-0223 특별한 군인이 경기전에 나타났다! 수문장 교대의식조선왕조의 본향에서 왕궁을 수위하던 수문장 교대의식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경기전을 지키는 수문군들의 순라 행렬이 이어지고, 경기전 정문에서는 무예 퍼포먼스와 함께 수문장 교대의식이 펼쳐진다.일시 | 4. 20.~10. 12. 매주 토요일 14시장소 | 경기전 및 전주한옥마을 일대문의 | 063-231-0771
2020.10.19
#문화유산
#경기전
#옹고집
#수문장
여럿이 함께, 공동체는 살아있다
여기여기 모여라, 전주 공동체 공간
공동체가 꽃피우는 공간, 전주시 공동체 공유공간전주한옥마을 인근 풍남동에 자리한 전주시 공동체 공유공간은 공동체의 아지트로 태어난 곳이다. 빔 프로젝트를 갖춘 회의실과 요리, 공예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가능한 체험 공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갖춰져 있다. 공유공간에는 현재 배나무교육공동체, 특별한날, 업사이클링, 건강한 이야기 등 6개의 공동체가 참여해 각 공동체의 특성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주시에서는 공간 대관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공유공간 홍보 활동과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물건을 제공하는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온두레공동체뿐 아니라 온두레공동체로 선정되지 못한 공동체들도 사용할 수 있다. 대관신청은 전주시 공동체육성과로 하면 된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은행로 14-1 문의 | 전주시 공동체육성과(063-281-2498) 공동체 중심 공간, 전주도시혁신센터노송동 물왕멀 일원에 자리한 전주도시혁신센터는 공동체와 시민들의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따뜻한 마을공동체 만들기의 거점이 된 전주도시혁신센터를 통해 물왕멀 일원은 다시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센터 내부에는 공동체에서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는 ‘협동상회’와 회의와 교육이 가능한 ‘오픈랩’, 창업 준비자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협동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시민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밥 한 끼 나눌 수 있는 ‘온두레 밥상’과 작은 도서관 ‘호혜책방’, 배려 계층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 ‘노송’ 등이 있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 3길 29 문의 | 전주도시혁신센터(063-281-9301)
2020.10.12
#공동체
#공유공간
#협동
잘 고쳤다 이 집
은행에 문화를 더하다, JB문화공간
은행에서 놀고, 배우고, 휴식하다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전북은행과 (사)문화경제포럼이 손을 잡고, 오래된 은행을 새로운 문화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11월 12일 개관한 ‘JB문화공간’이 그 주인공.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예술을 체험하며, 루프탑에서 휴식과 버스킹까지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은행을 ‘문화 쉼터’로 재탄생시켰다.‘JB문화공간’에 들르면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단장한 외관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1층 은행 옆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50석 규모의 널찍한 카페가 방문객을 반긴다. 시민들은 공연을 관람하며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고, 관광객 역시 풍남문과 전동성당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 덕에 멋스러운 풍경을 만끽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3층까지 올라가면 예술 교육이 진행되는 60석 규모의 다목적홀, 음악과 영화를 취향대로 감상하기 좋은 음악 감상실이 나온다. 이 공간들은 동호회나 직장인 밴드의 연습 공간으로 대관이 가능하다. 또 요가, 수공예, 춤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말엔 음향과 무대 시설이 완비된 옥상에서 초대 가수들이 펼치는 공연을 관람하거나, 직접 버스킹을 펼칠 수도 있다. 공간은 자유롭게, 시민이 만들어 가는 문화 공간“JB문화공간은 이미 운영 중인 은행에 문화 체험이 가능한 여러 공간을 새롭게 추가해서 만든 공간이에요. 중요한 점은 저희가 모든 것을 주도해서 운영하기보다는 시민들이 직접 공연도 하고 교육도 진행하면서 공간에 정체성을 부여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죠.”운영 위탁을 맡은 (사)문화경제포럼 성재환 대표의 말처럼, 이곳은 여느 문화 공간과는 다른 독특한 운영 방식을 택했다. 일반적인 문화 공간들과는 달리 운영 주체가 주도권을 쥐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공간을 독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경제포럼이 운영하는 세미나와 인문학 강의 등이 진행되기도 하지만, ‘시민 대관’을 적극 활용해 ‘시민이 만들어 가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기 때문.JB문화공간은 시민들이 직접 공연·행사를 운영할 때, 홍보 활동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시민 프로그램을 온·오프라인으로 홍보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기획하고 실행한다. 시민을 ‘문화기획자’로 발돋움시켜 ‘공간은 자유롭게, 도움은 확실하게’라는 운영 철학을 실현하겠다는 것.“문화 교육도 다채롭게 준비했습니다. 심도 깊은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을 ‘문화 전문가’로 양성하는 것이 이 공간의 최종 목표죠.”하지만 이런 복잡한 생각을 담고 이곳에 들를 필요는 없다. 그저 가볍게 발걸음하고 휴식을 취해도 좋다. 일단 들러 보시라. 깊게도, 가볍게도 문화를 즐기기에 제격인 ‘문화 쉼터’니 말이다. JB문화공간주소│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5 2층문의│010-3905-1957운영시간│10:30 ~ 19:00(화~금),11:00~21:00(토) 일, 월 휴무
2020.09.10
#쉼터
#포럼
#세미나
#인문학
#문화
멋진 하루
만경강으로 가는 길
만 가지 이야기를 품고 흐른다
그리운 미나리 부대를 회상하다전주의 물줄기는 결국 만경강으로 흘러간다. 노송천, 아중천, 관선천, 건산천은 전주천으로, 중인리와 독배, 구이에서 내려온 물줄기는 삼천으로 합쳐진다. 그리고 전주천과 삼천은 만경강의 품에 안긴다. 물줄기에는 사람의 구비가 있다. 이야기와 사연이 구비마다 서린다. 전주의 만 가지 이야기를 품고 흐르는 만경강은 전주천이나 삼천의 속살 깊은 이야기로 더욱 유장하다.‘국민학생’으로 불렸던 여덟 살 무렵, 풍남동과 노송동을 가르는 철길 아래로는 관선천이 흐르고 있었다. 그 사이를 두고 우리 꼬마 사회는 양분되어 있었다. 내가 속한 풍남동 조직은 서점을 하거나 자전거 수리점, 목공소 집 자녀들이 한 무리를 이뤘다. 그에 비해 미나리 농사를 짓는 집이 많았던 노송동 아이들은 미나리 부대로 불렸다. 종종 미나리 부대 아이들과 풍남초등학교에 모여 공을 차고 놀았다.중학교에 올라가서는 아버지의 고향인 삼천동 비아마을에서 살았다. 비아마을과 인근의 마을은 종종 기접놀이를 벌였는데, 아버지는 꾀꼬랑나발(태평소)을 부셨다. 밀레니엄 무렵의 어느 해인가는 풍남문의 제야의 종 행사에서 아버지가 나발을 분 기억도 난다. 그 당시 삼천교 인근의 도로는 비포장이어서 버스가 지날 때면 ‘부르크’ 담장 호박잎마다 뿌연 먼지가 내려앉았다. 그리고 버스 창가로 가득 미나리 밭이 펼쳐졌다. 언제부터인가 삼천 인근으로 아파트가 들어서고 미나리 밭이 사라졌다. 그리고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볼 수 있었던 미리내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삼천은 나에게 모천과도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파트가 들어서고 개발이 되면서 삼천에 눈빛 순하게 떠오르는 별빛 대신 아파트의 불빛이 독하게 피어올랐다. 그런데 아직 내 유년의 강이 거기 만경에 있었다. 층층의 논과 소담한 마을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흐르는 만경강, 우리는 거기로 모였다. 가을 햇살과 함께 만경강을 거닐다만경강은 완주군에서 발원하여 익산, 전주, 김제, 군산을 거쳐 새만금으로 흘러 서해에 닿는다. 만경강으로 가는 길은 온통 논으로 푸르렀다가 가을이 되자 황금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대지는 어디로 이 많은 색을 거두는지 파란 하늘 끝이 광막하다. 어디 자연만 광막하다 할 것인가? 저 알곡을 만들기까지 농부들의 땀으로 벼 이삭이 숙연하게 고개를 숙인다.10월의 가을볕이 좋은 날,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 정승일 본부장, 전주빵 장윤영 대표, 디자인농부 김요섬 대표와 함께 만경강에 모였다. 전주 최고의 농업 지역으로 보리나 밀, 쌀 등이 많이 나는 만경강은 우리들에게 공통분모다. 지역 원료로 지역 농・특산물을 만들거나 연구하는 우리들에게 만경강은 삶의 터전이자 모태다.디자인농부(주)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날것의 곡물에 디자인을 입혀 휴대하기가 쉽고 먹기도 간편한 미숫가루와 콩가루 등을 생산한다. 전주빵은 전주 밀로 전주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비빔빵을 만들고 있다. 술로시티는 전주 보리로 전주만의 맥주를 만들고 있다. 전주농생명소재연구원은 각 기업들의 연구 개발을 지원한다.만경강은 시민들에게도 보물단지와 같은 곳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전주는 열섬이 생겼다. 미나리와 벼가 자라던 삼천동, 평화동, 송천동, 서신동, 중인동 등의 논이 도심으로 바뀌면서 전주는 뜨거운 여름을 맞게 되었다. 열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지역에 대한 개발을 멈추고 곳곳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리고 강바람이 도심에 스며들 수 있도록 만경강을 잘 가꾸어야 한다.주말에 만경강에 나가면 잘 가꾸어진 자전거도로를 따라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또한 뚝방길 정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흘러가는 강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만히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전주천과 삼천 지류 곳곳에서 살고 있는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날 것이다.우리는 가을 햇살이 뜨거운 만경강을 걸었다. 바야흐로 나락이 야무지게 영글고 있었다.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게로 몸을 낮추며,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우리는 만경강에 모여 강물 소리를 듣듯 서로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는다. 글 유상우│술로시티 대표유상우 씨는 지역의 원료로 술을 빚는 양조자이다. 전주한옥마을에서 ‘술로시티 브루어리’를 운영하며, 술과 함께 농업이 잘 익어가는 풍요로운 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만경강
#전주천
#뚝방길
2020 이영차, 전주!
흥해라 문화! 오래된 새로움으로
전라감영 복원으로 전주의 위상을 바로 세우다조선왕조 오백 년간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했던 기관 전라감영이 새해 3월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완전히 소실되었던 전라감영이 무려 70년 만에 복원되는 것이다. 이로서 전라도의 수부이자 조선의 8대 도시였고 호남 제일의 도시였던 전주의 위상 역시 다시 찾게 됐다.전라감영 복원은 옛 전라감영의 3분의 1 정도가 복원되는데, 이번에 복원되는 건물은 전라감사의 집무실인 선화당, 감사의 처소인 연신당, 누각인 관풍각 등이다. 건물은 모두 국내산 자재만 사용해 전통 제작 기법으로 건축되었고, 최대한 원형을 찾는 작업에 충실했다. 지난 11월에는 비장청 행랑 건물의 지대석을 발견했다. 이 지대석은 전라감영의 정문인 포정루와 연결되는 축선에 놓여져 있어 복원의 대상은 아니지만 포정루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해 정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전라감영 복원은 단순히 옛 건물을 다시 세우는 것이 아니다. 전라감영은 전주한옥마을의 외연을 넓히고, 전주의 문화 지형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전라감영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문화는 전주만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도시의 정체성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옥마을을 누빌 우리나라 최초의 관광트램천만 관광도시 전주에 우리나라 최초로 관광트램이 도입된다. 현재 세계 400여개 도시에서 대중교통 수단으로, 또 관광상품으로 운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899년 서울에 처음 등장하여 일부 대도시에서 운영되다가 자동차의 증가로 인해 1968년 사라졌는데, 한옥마을에 다시 도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관광트램은 우선 한옥마을 안을 순환하는데, 총 길이 3.3km를 40km의 저속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탑승객이 트램 안에서 한옥마을을 구경하면서 간단한 음료도 즐길 수 있도록 편의시설도 구상 중이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내부 순환 트램을 운영한 이후, 결과에 따라 구도심 순환까지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도로 위에 깔린 레일을 따라 주행하는 노면 전차인 트램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데다, 한옥마을 일대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옥과 트램의 이색적인 만남이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전주의 또 다른 강점과 매력이 될 것이다.전주 닥나무 첫 수확으로 전주한지의 활성화새해 전주는 전통한지의 계승과 세계화에 더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2017년 우아동과 중인동 6개 농가와 계약을 맺고, 닥나무를 재배해 3년 만에 첫 수확을 했다. 새해에는 이 닥나무를 수매해 한지장과 한지 제조업체에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계획이다. 전주 닥나무의 첫 수확은 한지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과 나아가 전주한지의 정체성을 찾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전주한지의 세계화 전망도 밝다. 지난 11월에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의 복원실 관계자와 세계 종이 학자 11명이 전주를 방문했다. 이들은 팔복동 한지 제조공장과 한지산업지원센터 등에서 전통한지 생산 과정을 둘러보고 체험도 했다. 2017년 전주한지로 소장 문화재를 복원했던 루브르박물관은 전주한지의 우수한 품질과 안정성에 감탄하며, 한지가 문화재 복원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 관심을 보였다. 전주시는 앞으로도 이들과 꾸준히 접촉하는 한편, 전주한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도록 힘쓸 계획이다.
2020.09.09
#전라감영복원
#한옥마을관광트램
#전주한지
전주의 겨울은 '놀이'다
설 명절, 한옥마을에서 무엇을 할까?
전주소리문화관, 신명 나는 새해를 여는 우리 소리우리 소리와 전통놀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전주소리문화관은 어떨까? 판소리, 민요, 국악가요 등 볼거리 풍성한 설 특집 국악공연과 사물악기, 소리북, 투호, 고리던지기 놀이와 바람개비 피리, 소리 부채 만들기 체험 또한 흥겨움을 더할 것이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0771전주전통술박물관, 직접 빚어 보는 새해 차례주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역사가 담긴 전통주를 만나볼 수 있는 곳 전주전통술박물관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전통주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듣고 시음해 보는 '전통주 미각 체험'과 옛 방식 그대로 술을 빚어보는 '가양주 빚기' 체험이 마련됐다.일시 │ 1.24.(금)~1.27.(월) 문의 │ 063-287-6305전주부채문화관, 전주 한지와 부채의 매력 속으로전주부채문화관에서 나만의 부채를 만들어보자. 새해 소망을 부채에 그려보는 '선면화 그리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고, 문인화 서예가들의 '송구영신' 전시도 감상할 수 있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1774전주공예품전시관, 가장 한국적인 체험 가득고운 한복에 어울리는 '족두리와 화관 만들기', 안부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는 '복주머니 컬러링 카드 만들기', 재미있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14면체 주사위 달력 만들기' 등이 준비됐다.일시 │ 1.24.(금), 1.26.(일) 문의 │ 063-282-8886최명희문학관, 과 함께하는 새해맞이최명희의 과 함께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해 보자. '윷점으로 보는 새해 운세'와 ' 속 문장나눔', 나만의 생각 수첩을 만드는 '작가 최명희 취재 수첩, 길광편우 만들기' 등으로 알찬 새해를 준비하자.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84-0570완판본문화관, 새로운 한 해의 이야기를 새기다출판문화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완판본문화관으로 가 보자. 2020 새해맞이 '완판본 달력 만들기 체험'과 엽서를 채색하고 한지 봉투를 만들어보는 '목판화 한지 엽서 만들기 체험' 등 색다른 완판본 체험을 즐길 수 있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2212경기전,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설 명절을 맞이해 경기전 나들이는 어떨까. 태조 이성계를 어진으로 만나보고, 경기전을 산책하며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해보자. 그리고 경기전 내 어진박물관에서 '세시풍속 한마당 설날'도 함께 즐기다보면 설 연휴가 두 배로 즐거워질 것이다.일시 │ 1.24.(금)~1.27.(월) 문의 │ 063-231-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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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무엇으로 사는가
전주 가을 축제, 여기는 꼭 가 봐야 해!
전주에서는 조금 느려도 괜찮아전주세계슬로포럼 & 슬로어워드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살아가는 세계인들이 10월 전주에 모인다. 제3회 전주세계슬로포럼과 슬로어워드가 10월 1일부터 2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세계슬로포럼에서는 ‘슬로니스와 행복’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고, 슬로어워드에서는 슬로시티의 철학과 가치를 올곧게 실천한 사람들에 대한 시상식이 진행된다. 세계 각국의 슬로시티 홍보・체험 부스도 마련될 예정이라고 하니, 슬로의 가치를 현장에서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가을밤을 수놓는 소리의 향연제18회 전주세계소리축제2019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를 주제로 10월 2일부터 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한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열린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공연에서는 우리 전통음악을 비롯해 전 세계 관악 명인들과 함께하는 감동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또, 종교음악 시리즈, EBS 스페이스 공감과 공동으로 기획하는 ‘광대의 노래-바람의 길’ 등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가득한 공연도 만날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밤,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자. 가을 낭만과 함께하는 독서 축제2019 전주독서대전‘책 읽는 도시 글 쓰는 전주’ 전주독서대전이 올가을에도 어김없이 시민 곁에 찾아왔다. 이번 독서대전은 대한민국 대표 출판사와 유명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수많은 애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은희경・박남준・김소연 등 유명 작가의 강연부터, 전북 연극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극작가 故박동화 작고작가전 등 다양한 전시와 북마켓, 체험 행사까지 알찬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졌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책 읽기에 좋은 계절, 2019 전주독서대전에서 독서의 즐거움에 흠뻑 빠져 보는 건 어떨까. 화끈하게 비비고, 맛깔나게 즐기자2019 전주비빔밥축제 전주가 더욱 맛있어지는 계절, 가을엔 맘껏 비비고 맛보는 전주비빕밥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비벼봐 신나게! 즐겨봐 맛나게!’라는 주제로 10월 9일부터 12일까지 전주한옥마을 향교와 국립무형유산원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를 여는 ‘대동 비빔퍼포먼스’,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비빔밥을 찾아라!’ 등 풍성한 음식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그 밖에도 요리경연대회와 테이블웨어 전시 등 맛보고 즐기는 프로그램들도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다. 무형문화의 가치와 숨결을 느끼는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무형문화의 도시 전주는 무형의 가치를 대대손손 이어온 명인들의 노력을 잊지 않는다. 국내 최대의 무형문화재 축제, ‘2019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대전에서는 각 기능 분야의 장인들이 모여 펼치는 합동공연을 비롯해 판소리, 남사당패, 농악 등이 어우러진 특별기획공연,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작품전 등이 마련된다. 그 밖에도 줄타기 등 각종 기예들을 배워 볼 수 있는 무형문화 체험의 장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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