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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전주다움> 키워드로 본 2020 전주 핫 이슈 10
2020 전주, 함께여서 빛났다
1. 관광거점도시, 시작하다2020년 전주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전주가 대한민국 대표 관광거점도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전주가 국가 대표 관광거점도시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가장 전주다운 문화로 세계인을 사로잡을 계획인데요,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시와 티파니 등 한류 스타가 전주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관광공사의 전주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주의 매력이 세계로 뻗어 갔어요. 앞으로도 국가 대표 관광거점도시 전주, 많이 기대해 주세요. 2. 기생충, 전주에서 탄생하다2020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른 영화 . 놀라운 건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이 작품이 전주를 주 무대로 탄생했다는 사실인데요,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만오천 평 규모의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실외 세트장에서 영화 이 탄생했습니다. 이전에도 최동훈 감독의 , 박찬욱 감독의 등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명감독들의 대표작도 이곳에서 촬영됐습니다. 좋은 촬영지와 훌륭한 시설의 세트장까지 갖춘 전주가 영화 촬영지로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3. 전주형 J-방역, 빛나다전주시는 ‘방역 모범도시’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8·15 재확산 이후 고강도 방역과 역학조사에 집중했고,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12종의 고위험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2주간 매일 단속을 하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았습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동선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전주시는 보건소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10개 역학조사팀을 만들어 역학조사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세 차례나 칭찬을 받았습니다. 또 소독 요원, 자가격리 요원, 단속 요원, 마음 치유 전담 요원까지 전주시 전 공무원들이 방역에 나섰습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방역 모범도시를 만들었습니다. 4. 착한 운동, 함께하다전주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가장 빛난 도시가 되었습니다.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착한 집세 인하 운동, 착한 소비운동, 해고 없는 도시로까지 이어지며 큰 주목을 받았답니다. 특히, ‘해고 없는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한 정책이라고 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을 핑계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는데요, 다행히 98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코로나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해고 금지가 무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상생과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5. 우주로 1216, 날다전주시립도서관 ‘꽃심’ 내에 조성한 청소년 책 놀이터 ‘우주로 1216’이 전주 시민들과 대한민국 공간 전문가들로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답니다. ‘우주로 1216’은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낀 12세부터 16세까지의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입니다. 공간의 기획·설계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공간을 구성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주시가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반성을 바탕으로 추진한 숲 놀이터, 책 놀이터 등 전주 야호플랜의 결과물이기도 하지요. 소통을 위한 ‘톡톡존’, 창의력을 키우는 ‘슥슥존’ 등이 있는 ‘우주로 1216’으로 책 놀이하러 오세요! 6. 전라감영, 문을 열다천년 고도 전주의 상징인 전라감영이 3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재창조 복원되었습니다. 전라감영은 조선 시대를 관통하여 1896년도까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다스리던 관청이며, 동학농민혁명 때 전주화약을 맺었던 장소입니다.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은 그저 과거 공간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전주 시민들에게는 역사적 자긍심이 되는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전주의 위대한 번영을 알리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할 전라감영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7. 수소 시내버스, 달리다지난 7월 30일, 수소 시범도시 전주에서 처음 출시된 버스계의 신상품 수소 시내버스는 현대자동차의 수소 시내버스 완성형 차량 1호입니다. 전주시 양묘장에서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부근 종점까지 운행하는 ‘수소 시내버스’는 1회 충전으로 450km를 주행할 수 있고, 배출되는 공해 물질이 없어 미세먼지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버스죠. 앞으로 전주시는 시내버스를 점차 수소 버스로 교체해 나가고, 송천동 수소충전소에 이어 삼천동 등에 수소 관련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8. 전주사랑상품권, 돌려받다전주에서도 드디어 충전식 카드형 지역 화폐인 전주사랑상품권이 발행되었는데요, 소비자가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 등에서 전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 사용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포인트로 적립됩니다. 월 최대 50만 원을 충전하여 사용하면 최대 5만 원의 포인트가 적립되고, 연말정산 시 3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뿐 아니라 소비자가 전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 기부천사 가맹점 참여 업체는 매출액의 약 1%를 자율적으로 기부하게 되니, 많이 많이 이용해 주세요. 9. 전주성, 구독하다요즘 전주시 홍보 매체 중 가장 핫한 매체가 있으니, 한번 들어오면 절대 나갈 수 없다는 전주시 유튜브 ‘전주성’입니다. 올해 8월 새롭게 개편한 전주시 유튜브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시정 홍보에서 벗어나 톡톡 튀는 기획과 다양한 패러디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특히, 이날치 를 패러디한 추석 거리 두기 영상은 조회 수 15만 뷰를 돌파하며 남다른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랍니다. 전주의 색다른 매력을 만나면 싶다면 유튜브 ‘전주성’으로 놀러 오세요. p.s.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니에요. 10. 생태 호수, 거닐다전주시가 도심 호수를 쾌적하게 정비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생태 공원으로 바꿔 가고 있습니다. 덕진공원은 낡은 연화교를 철거하고 전통 돌다리 형식으로 다시 놓았으며, 저녁놀 고운 호수인 기지제는 물 위를 지나는 수상 산책로를 놓아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넓은 잔디밭과 나무로 둘러싸인 산책로가 아름다운 에코시티 세병호는 산책로를 정비했고, 아중호수 역시 순환산책로를 개통하고 수변공원과 습지 정원을 조성했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힐링하고 싶다면, 전주 도심 속 생태 호수로 오세요!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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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코로나
#전주성
다시 새롭게, 희망을 품다
시민이 발견한 숨은 여행지 지속 가능 여행학교
주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진짜 전주’ 찾기어둑어둑해진 오후 6시. 서학동 예술마을 피크니크 아트카페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3주 차 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지속 가능 여행학교 ‘시민들의 눈으로 전주 다시 보기’ 1기 교육생들이다. 지속 가능 여행학교는 전주 시민이 직접 전주의 관광자원을 찾도록 돕는 시민교육 프로그램으로, 10월 23일 개강해 오는 12월 10일까지 진행된다.이번 교육은 지속 가능 여행학교의 세 번째 시간으로, 1주 차에는 개강식과 함께 초대 지속 가능 여행학교 교장 김용택 시인의 강연으로 진행되었고, 2주차에는 박찬주 관광두레PD와 함께 대전시 대덕구의 공정 관광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이번 시간부터는 서학동 예술마을, 전라감영, 팔복예술공장 등을 돌아보며 시민의 눈으로 숨어 있는 진짜 전주의 관광자원을 찾아낼 참이다.서학동 예술마을 부촌장인 강이소 작가와 함께 서학아트스페이스를 시작으로 달빛 아래 골목 탐방이 시작됐다. 전시 중인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음에 드는 작품들의 사진도 찍으며 자유롭게 즐긴 뒤 찾은 곳은 알록알록 색실로 짠 자수 작품들이 가득한 620 공방. 원래 40년간 막걸리 집이었던 곳이 공방으로 탈바꿈했다는 부촌장의 설명이 탐방에 재미를 더한다. 갤러리와 작가 작업실, 게스트하우스 등 각 공간을 찾을 때마다 질문을 쏟아내는 교육생들의 모습에서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특별하고 색다른 공간을 찾겠다는 굳건한 의지와 뜨거운 열정이 엿보였다.한옥마을 관련 콘텐츠 사업에 종사하는 유수정(29) 씨는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과도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서학동 예술마을 관광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며 서학동 예술마을의 관광 콘텐츠화에 긍정적인 생각을 밝혔다. 다른 교육생들 역시 이번 탐방이 평소 휙 둘러보고 말았거나, 몰라서 지나쳤을 공간들을 발견한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입을 모았다.가장 전주다운 여행 콘텐츠를 준비하는 시간달빛 아래 골목 탐방을 마친 교육생들은 사계절공정여행 백영화 대표의 ‘마을과 함께 꿈꾸는 여행’ 강연을 듣기 위해 출발지에 다시 모였다. 사계절공정여행은 주민과 함께 문화, 역사, 자연, 산업, 사람 등 다양한 자원을 발굴해 활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곳이다. 백영화 대표는 “왜 하필 성동구 마을 사업을 하게 됐을까” 하는 화두를 던지며 자연스럽게 교육생들의 집중과 관심을 끌어냈다. 정답은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온 터전이라는 것. 이는 곧, 전주가 지속 가능한 여행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주민 스스로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였다. 백 대표는 성수동 담벼락을 꽃으로 채운 할아버지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양평 두물머리 ‘뚜벅뚜벅’ 시리즈, 제주도 ‘하례리 이틀 살기’ 등 공정여행 사례를 선보이며 전주에서 발굴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에 대해 교육생들과 함께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 갔다. 강의 후 이어진 질문 시간. 교육생들은 전주다운 것들을 어떻게 관광콘텐츠화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단순히 자원을 발굴하고 콘텐츠화하는 걸 넘어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것인지, 전주만의 차별화를 담아내고 있는지 등 날카로운 의견을 내기도 했다.서울에서 여행사에 다니다 휴직 중이라는 이호준(25) 씨는 “지속 가능한 여행학교를 통해 전주의 숨겨진 관광콘텐츠를 확인하고, 소소한 소재도 관광자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생각의 틀을 깨고 색다른 관점에서 여행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지속 가능 여행학교가 전주의 숨겨진 관광콘텐츠를 발굴해 전주가 먹고 마시고 노는 게 전부인 관광도시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그 도시를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는 지속 가능한 여행도시로 새롭게 출발하는 데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국가대표
#공정여행
#착한여행
전주 그곳
팔복예술공장의 변신은 끝이 없다
예술 놀이로 공간의 매력을 더하다2018년 팔복예술공장 1단지가 예술창작공간인 ‘팔복예술공장’으로 문을 열었다.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쏘렉스 공장이 25년 만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공장이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붉은색과 검은색의 컨테이너, 우뚝 솟은 굴뚝, 폐자재를 활용해 꾸민 카페 ‘써니’가 이곳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겉에서 본 단면일 뿐, 팔복예술공장의 진짜 매력은 예술을 오감으로 체험하며 창의력을 키우고 협동심을 기르는 예술 놀이터라는 것이다. 전주시는 지난해 1단지 팔복예술공장에 이어 2단지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곳이 바로 대규모 예술교육센터인 ‘팔복야호예술놀이터’이다. 아동과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공간답게 널찍한 활동실과 야외창작·전시실, 텃밭과 무대, 아이들을 위한 식당으로 구성되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예술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또 팔복예술공장에서는 예술놀이와 관련한 포럼과 전시도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12월 6일까지 열리는 예술 놀이 특별기획전 . 문준용, 정승원, 한경우 작가가 시각과 인식 체계를 담은 ‘눈’과 행위, 몸짓을 담고 있는 ‘몸’을 작품에 담았다. 부족했던 인프라 역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은 올 연말까지 실내·외 공간에 예술교육 체험 공간을 조성한다. 야외예술터에는 물·흙, 모래·창작 예술터를 만들어 어린이와 청소년 방문객이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실내 예술교육실은 1인 미디어 시대 트렌드에 맞춰 ‘유튜브 스튜디오’로 꾸민다. 예술교육 체험 공간이 조성되면 시민과 관광객들이 예술 놀이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상시 개방할 계획이다. 특별한 그림책도서관으로 공간의 품을 넓히다팔복예술공장이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바로, 예술그림책도서관 이다. 은 세계 희귀 그림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예술교육 전용 공간인 팔복야호예술놀이터에 마련된 공간이다. 이곳의 첫 번째 도서 선정 주제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계 팝업북이다. 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1820년대 빈티지 팝업북부터 2000년대 현대 팝업북까지 80여 권의 주요 팝업북이 소개되며, 시대에 따라 팝업북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그 기술과 창의성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 1820년대 제작된 바르세유 궁전 터널북과 파노라마북 최초의 그림책인 사무엘 에드워드 마벨리의 등 시대를 대표하는 팝업의 명장면과 만나는 감동을 선사한다. 팝업북은 책을 펼치면 이미지가 입체적으로 솟아오르는 팝업의 형태 외에도 작은 구멍 사이로 깊이 있는 풍경을 재현한 터널북, 360도로 펼쳐지는 캐러셀북, 제본하지 않고 주름을 접어 만든 파노라마북, 탭을 당기면 움직이는 무버블북까지 다양하다. 최근 이를 통칭하여 팝업북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팝업북들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팔복예술공장의 A동과 B동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브리지 아래 ‘그림방’에서는 이번 전시와 연계해 팔복예술공장 방문객들이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팝업북을 전시하고 있다.팔복예술공장 관계자는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은 ‘예술이 책이 되고 책이 예술이 된다’라는 공간 운영 철학 아래 앞으로 예술 그림책을 활용한 다채로운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세계 대표 팝업북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 그림책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개관전 전시 관람 및 이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온라인 예약을 통한 사전 예약 관람제로 운영된다. 온라인 예약은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www.palbokart.kr)를 통해 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팔복예술공장주소 |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 1길 46 운영시간 | 10:00 - 18:00전시장 (입장마감 17:30)문의 | 010-2620-6784홈페이지 | www.palbokart.kr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예술놀이터
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진안까지
세상의 모든 예술은 ‘수작’으로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수작,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목우헌등잔 밑이 어두울 때가 있다. 지척에 두고도 그 매력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이 속담은 유효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위치한 태조로를 거닐며 뜻하지 않게 늦가을의 햇살을 선물로 받는다. 길게 늘어선 회화나무와 간간 알맞게 서 있는 단풍나무 그리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방짜 유기 같은 그림자를 도량에 맞게 펼쳐낸다. 그 순간 나무의 그림자를 통해 제 존재를 드러내는 늦가을의 마지막 햇살이 마치 판소리의 한 대목처럼 반갑기만 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 전통 정원 앞 작은 연못에 잠시 발길을 묶는다. 마침 연못에는 어디에서 날아들었는지 단풍잎 몇 장이 수면 위 가을 하늘을 덮고 있다. 그 옛날 전주 땅에 이름 붙이고 살았을 이름 모를 장인의 거친 손처럼 단풍잎이 유독 붉다. 작은 연못에서 단풍잎에 깃든 손 하나를 주워 든다. 붉은 단풍잎 하나를 주워 들고 옛사람이 새긴 무늬를 요모조모 상상하고 있을 즈음, 전주공예품전시관의 육중한 나무 대문이 빗장을 연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손의 도시’ 전주의 수공예품 문화를 다각적으로 느끼게 하고 체험하고 판매하는 ‘수공예 종합 플랫폼’이다.여섯 채의 한옥 중 명품관과 판매관 사이 앞마당이 유독 눈에 환하다. 한옥에 산다면 이런 마당 하나쯤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불현듯 솟구친다. 명품관 옆에 전시된 까치호랑이 목공예품도 그 욕심에 한몫 더한다. 한옥 처마를 비집고들어서는 공짜 햇살을 오래 밟고 서 있다가 판매관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판매관은 전국 수공예품 740여 종을 전시·판매하는 공간답게 눈요깃거리가 가득하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여 마치 수공예가들의 재미있는 수다를 한자리에서 듣는 기분이다. 어떤 수공예품은 굳이 그 쓰임을 모르더라도, 오묘한 기품을 선물하기도 한다.그런 뜻밖의 감정을 더 오래 간직하고 만끽하고 싶다면 곧장 명품관으로 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명품관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가장 전주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만약 마음에 드는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다가 오리무중 갈피를 잃는다면, 그곳에 상주하는 해설사에게 설명을 청해보는 것도 좋은 수공예 감상법 중 하나이다. 나머지 명인명장관과 전시1관은 판매보다는 전시를 주목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마침 명인명장관에 발길을 더 했을 때는 특별기획전 전시가 한창이다. 과거 조선의 사내들이 전장(戰場) 혹은 의례나 심신 단련을 위해 사용했을 활과 화살 앞에서 오목대 전통 정원 앞 작은 연못에서 만났던 동심원이 오랜 호흡을 붙든다.순간 명인명장관에서 쏘아 올린 화살이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지척에 있는 목우헌에 날아가 꽂힌다. 목우헌은 전주한옥마을 목공예 공방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장소다. 명인명장관에서 본 화살촉은 어쩌면 목우헌의 주인장인 김종연 명장의 손때 묻은 조각도가 되어 전통 목침과 다식, 약과 틀, 서각 등의 장식품을 그동안 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목우헌 공방에 놓인 한 쌍의 까치호랑이를 다시 보면서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목우헌은 어쩌면 처음부터 서로에게 아름다운 수작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고 아득한 수작, 진안 손내옹기와 도통리 청자 요지전주가 등잔 밑이 어두웠다면, 진안은 멀고 아득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진안 백운면 평장리에 있는 손내옹기를 찾아가는 길에서 스치는 마령 뜰은 잘 빚은 옹기를 닮았다. 태초에 그 뜰에서 흙을 떠다 옹기를 구웠을 옹기장이들의 손은 과연 어떤 모양이었을까. 끝내 불을 이기고 돌아온 옹기를 마주하며 미소 지었을 그 표정은 홀연 어떤 빗살무늬토기를 닮아 있었을까.손내옹기의 주인장인 이현배 진안고원형 옹기장을 만난다. 그의 손끝에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라는 시간이 모두 한 옹기의 빛깔에 담긴다. 이현배 옹기장은 1993년부터 진안 백운면 평장리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후 독자적으로 손내옹기를 빚어오면서 다양한 전시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하기에 이른다. 특히 2018 평창올림픽에서는 ‘평화의 밥상’이라는 주제로 남과 북의 화합을 기원하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단다. 요즘에는 아이들과 노인을 위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도 마음 한 조각을 내주면서 진안 전통 옹기에 스며 있는 옛 무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복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현배 옹기장과 몇 마디 대화를 섞다 보면 어느샌가 둘의 대화는 잔잔한 섬진강의 물줄기를 타고 흐른다. 어느 지점에서는 의미의 물살이 빠르고, 어느 지점에서는 대화의 물살이 한없이 느리다. 또 어느 지점에서는 징검돌을 놓을 수 있을 만큼 옹기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잔잔하고 고요하기도 하다. 그 대화는 마치 옹기를 굽는 전통 가마처럼 아늑하고 웅숭깊다. 물레를 왼발로 수없이 당기며 수시로 흙과 물과 침묵을 섞어 손내옹기의 넓은 어깨를 다듬어 나갈 때도, 그는 반은 알아듣고 반은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로 시간을 건넌다. “이 장독에 두른 띠를 눈썹이라고 불러요.” 그 말과 동시에 이현배 옹기장은 장독의 눈썹에 일곱 개의 점무늬를 연이어 찍어 낸다.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느냐고 묻는 물음에 그는 소리 없는 웃음만 빚어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면서 물레를 멈춘다.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말의 의미가 마치 1,000도가 넘는 불길을 견디고 나온 잘생긴 손내옹기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는 옹기를 굽는 가마 앞에서도 불을 넣을 때는 뜸을 들이듯 지긋이 지펴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그래야 흙이 불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들릴 듯 말 듯 곁들인다. 마지막 인사 끝에는 진안역사박물관의 매사냥 특별전에 전시한 새 모양 토기에 관한 이야기를 곁두리로 전한다. 문득 생각한다. 흙이 한 마리의 새로 빚어져 비화하기까지는 얼마나 뜨거운 시간을 견뎌 내야 하는 걸까. 그 시간을 돌이키며 다시 텅 빈 가마 안을 들여다보니, 모든 옹기가 멀고 아득하게만 보인다.손내옹기를 빠져나와 성수면 중평마을에 있는 도통리 청자 요지를 찾는다. 마을 사람에게 물어물어 찾은 도통리 청자 요지에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함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득 이현배 옹기장의 ‘특별한 의미가 없다’라는 말이 순간 떠올라 한참을 혼자 웃는다. 어쩌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가마터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켜켜이 쌓아 온 ‘산산조각의 힘’일지도 모른다. 도통리 청자 요지 작은 느티나무 아래 무더기로 쌓여 있는 그 옛날의 청자 조각들을 보면서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라고 말하던 한 시인의 문장이 전주와 진안의 여행길을 이으며 오랜 수작을 걸어 온다. 글 김정배 | 글마음조각가, 원광대 교수진안 달구름 마을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글을 쓰고, 왼손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가장 무명한 예술가. 시평집 와 포토 포엠 를 펴냈으며, 현재 원광대학교 융합교양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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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시장 새해 편지
함께 일구어낸 작은 성공이 쌓여 전주의 역사가 된다
“기해년을 기회년으로 만들자!”,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2019년이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해라서 나온 말이겠지요. 황금돼지는 운수대통을 불러온다고 하니 ‘기해가 기회’가 될 법도 합니다 그러나 시정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은, 노력하지 않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운이 좋아 잠시 반짝할 수는 있지만 제 실력이 아닌 것은 반드시 바닥을 드러내고 맙니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회가 와도 소용이 없습니다. 지난 임기, 민선 6기는 기회가 올 것에 대비해서 전주의 실력을 쌓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전주’를 만들었고 이제 민선 7기부터는 ‘글로벌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이미 전주의 국제적 위상은 한껏 높아졌습니다. 2018년 6월, 단일 도시로는 최초로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테이스트 코리아(Taste Korea) ‘전주 스페셜’의 주인공이 되었고, 전주 음식과 전주 한지가 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집중 조명 받았습니다. 지난 9월에는 외교부장관과 전 세계 30개국 외교사절단이 전주를 방문해 한옥마을 도시재생 사례와 우수 문화 자원을 체험했습니다. 영국의 3대 신문사로 꼽히는 ‘더 가디언’지는 전주를 “대한민국 음식의 수도”라고 극찬했고, 러시아 언론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 도시로 전주를 소개했습니다. 전주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 숫자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전주가 세계문화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안으로도 전주는 주목받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전주 역세권과 용머리 여의주마을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고, 덕진연못이 국가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됐습니다. 행안부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공모 선정, 전북 지역 최초 국제안전도시 인증, 지방자치단체 생산성대상 3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지방자치단체 부문 대상, 지역사회보장계획 시행 기초자치단체 부문 대상 등 전주의 도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새해에도 시민들의 열망을 받들어 더 큰 꿈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시민들이 목말라하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청년이 머물고 싶은 청년희망도시, 아이들을 숲과 도서관과 미술관에서 놀게 하는 야호 프로젝트를 힘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숲과 꽃과 맑은 공기와 편한 도로를 만들어 ‘시민들이 도시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 들도록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새해 전주의 도전은 특례시 지정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그간 광역시가 없는 전라북도는 생활권이 다른 ‘광주·전남’과 같이 ‘호남권’으로 묶여 정부의 예산배분과 기관설치 등에서 많은 차별을 당해왔습니다. 광역시가 있는 도와 예산 차이가 수십 조에 이릅니다. 전주 특례시 지정은 그동안의 좌절과 박탈감을 상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주민등록상 인구 100만 이상’을 특례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불균형을 더욱 부추기는 안입니다. 저는 지난 12월 4일,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대도시 특례 지정기준 제언 포럼’에 참여해 ‘광역시 없는 도의 50만 이상 중추도시’를 특례시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전주시가 사실상 광역시급 위상을 인정받는 특례시가 되겠다는 것은 그간 국가 예산 등 정부 지원에서 한 개 몫을 받아온 전북이 두 개 몫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한 개와 두 개의 차이는 수치 이상의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반드시 특례시를 지정받아 새로운 전주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고통 속에서도 위대한 작품을 그려낸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훌륭한 업적은 함께 일구어낸 작은 것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인생에 ‘한 방’ 같은 요행은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이뤄낸 작은 성공이 쌓이고 쌓여 전주의 운명을 바꿀 것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 대한민국 어느 도시를 가든, ‘저 전주 사람입니다’, ‘저 전주에서 왔습니다’라는 말이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새해에도 시민의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전주시장 김승수 올림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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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주의 약속
2019 새로운 전주시대가 열린다
전 분야 일자리 창출로‘활력경제’일자리는 가장에겐 가족을 지키는 힘이고, 청년에겐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이다. 시민의 삶이자 희망인 일자리. 2019년 전주는 구석구석 도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전통산업부터 미래산업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시정 전 사업에 걸쳐 ‘지역경제활성화 기여도 평가제’를 도입하여 시작부터 끝까지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챙길 계획이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과 직결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소상공인 영세기업에게 사업 공간을 제공하고, 카드수수료 0% 정책도 조례제정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또한 창업카페, 3D프린팅지원센터, 스마트 미디어센터 등을 갖춘 지식산업센터가 팔복동과 노송동에 각각 건립된다. 무엇보다 팔복동의 변화가 주목된다. 팔복예술공장, 야호예술놀이터, 예술기찻길, 금학천 생태복원 등 4대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북부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특화 신성장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세계 최초로 드론축구를 개발한 전주는 2025년 전주드론축구월드컵 개최를 목표로 관련 인프라를 강화하고, 글로벌 드론축구 육성에 힘쓰면서 세계적인 드론메카도시로 발돋움한다. 팔복동, 동산동, 고랑동 일대에 조성되는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는 관련 기업을 집중 유치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탄소복합소재의 표준화와 탄소섬유의 상용화에 집중 투자한다. 또한 금융산업 전문인력 양성, 3D프린팅,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전주형 스마트시티를 구축한다.도시재생은 지역 경제에 숨을 불어넣는 뜨거운 힘이다. 완산권역 구도심 100만 평은 아시아문화심장터로 재생한다. 2019년 전라감영 1단계 복원이 완료되면 문화심장터의 핵심 공간이 될 것이고, 20주년을 맞는 전주국제영화제 위상에 걸맞은 독립영화의 플랫폼 ‘전주독립영화의 집’도 건립된다. 덕진권역은 지난 8월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된 전주 역세권을 중심으로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옥형 선상역사를 신축하고 청년 창업자와 예술인들의 활동 공간을 조성한다. 또 법원․검찰청 부지에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 전시관(가칭)’고 ‘법조삼현기념관’까지 들어서면 덕진 뮤지엄밸리의 꿈에 한층 가까워질 것이다. 오래된 것은 다시 살리고, 새로운 것에는 과감하게 도전하면서 2019년 전주는 도시 곳곳에서 굵은 땀을 흘릴 것이다. 시민의 삶을 존중하는 ‘생태도시 전주’생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전주시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민이 일상 속에서 겪는 가장 큰 고통 중 하나인 미세먼지. 전주시는 미세먼지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해결 방안으로 천만 그루 나무 심기를 시작했다. 2026년까지 천만 그루 나무와 꽃을 심어 전주시 전체를 대규모 정원으로 만드는 것인데, 바로 ‘천만 그루 정원도시 전주 프로젝트’이다. 백제대로, 팔달로 등 주요 도로마다 도시 외곽의 찬 공기를 도심 중심부로 끌어오고 확산시키는 바람길 숲을 만들고, 시민 곁에 도시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팔복동 고형연료 소각시설 문제도 행정적 대응과 함께 정부 차원의 법 제정과 개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나갈 계획이다. 또, 대기질 개선을 위해 미세먼지 분진흡입차량을 구입, 도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전기자동차 구매와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도 적극 지원한다. 악취를 줄이기 위한 예산도 과감하게 투자한다. 전라북도・김제시・완주군과 공동으로 혁신도시 악취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삼천둔치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주종합리싸이클링타운 음․폐수 전용관로를 신설할 계획이다. 대전동물원의 퓨마 사살 소식이 알려지면서 동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요즘, 전주동물원은 동물이 행복한 생태동물원으로 평가받으며 중앙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선 6기부터 시작한 생태동물원 개선 사업으로 큰물새장, 사자․호랑이사, 늑대사, 다람쥐․원숭이사, 코끼리사, 곰사를 친환경적인 시설로 개선했으며, 전주동물원의 마스코트가 될 수달이 적응 훈련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공개되었다. 내년에는 시베리아호랑이사․원숭이사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걷고 싶은 도시,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기린대로․장승배기로에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고, 지능형교통체계 ITS 구축 사업을 통해 차량 정체가 자주 발생하는 주요 도로의 정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아울러 버스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버스정책추진단이 꾸려져 시민들과 함께 지혜를 모을 계획이다. 또, 북부권 국도 대체 우회도로를 건설하고, 견훤로 교통체계 개선・객사길 보행환경 개선 사업도 역점적으로 추진한다.
#일자리
#경제
#생태도시
#정원도시
당신과 더불어
노송동에 찾아온 책방, 물결서사
7인의 예술가 물왕멀 팀
아티스트 랩(Artist Lab) ‘물왕멀’ 팀을 소개해주세요.전주에서 활동 중인 일곱 명(임주아 시인을 포함해 서양화가 서완호와 에니메이션 크리에이터 최은우, 한국화가 고형숙, 영상 크리에이터 민경박, 성악가 김성혁, 사진가 장근범)의 청년 예술가들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입니다. 각기 활동하는 분야가 달라서 함께 작업할 기회는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2017년 선미촌에서 열린 ‘양성평등’ 전시를 준비하며 함께 작업을 시작했고, ‘물왕멀’ 팀을 만들게 되었어요. 대표인 임주아 시인이 북 매니저이자 책방 기획자 경력이 있어 책방을 여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책방 이름인 ‘물결서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물결서사의 도로명 주소는 ‘물왕멀’로, 물이 많은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중노송동의 옛 지명이기도 하고요. 책방 이름에 동네 이름을 담아보자는 팀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지은 이름이에요. 지명에서 풍기는 물의 이미지를 살려 ‘물결’이라는 단어와 오늘날의 서점을 뜻하는 ‘서적방사(書籍放肆)’의 줄임말 ‘서사’를 결합했지요. 예술가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이야기’의 의미도 지닌 ‘서사’라는 말에 확 이끌렸어요. 선미촌에 책방을 여는 특별한 까닭이 있다면요? 선미촌은 유리성 같은 공간이에요. 눈에 빤히 보이지만, 쉬이 발길이 가지 않는 지역이니까요. 수십 년 전주의 그늘이 될 수밖에 없었던 선미촌을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 ‘물결서사 프로젝트’에요. 한편으로는 전주시에서 매입한 건물을 예술가들이 활동 공간으로 활용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왜 하필 책방이냐고, 많이 물어 보세요. 내가 사는 동네, 내가 걷는 골목에 책방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어 요. 획일화된 프랜차이즈 서점이 아닌 사람 냄새 나는 작은 책방들이 점점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방이야말로 동네의 문화예술 거점 공간으로 사람과 사람을, 저자와 독자를 다정하게 이어주는 곳이니까요. 또한 선미 촌이 간직해온 인권 억압의 역사를 전달할 매개로 ‘책’만한 것이 없지요. 전주에도 꽤 많은 동네 책방이 있는데요. ‘물결서사’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책방 운영자들이 각기 다른 분야의 예술가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예술가들이 다달이 돌아가며 문화예술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인 데요. 저마다 주제를 가지고 발표회, 파티, 체험 등 자유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려 합니다. 도서 선정에도 차별화를 두려 해요. 워크숍 주제와 짝을 이루는 책과 함께 사회・예술과 관련한 화제의 책을 선정하려 해요. 그달의 가장 뾰족한 이슈를 다룬 책, 예술가들의 취향과 정서가 담긴 책,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개하고 싶은 책 등이 서가에 꽂히겠지요. 물결서사가 전주 시민에게 어떤 책방이 되길 바라나요? 시민들이 자주 찾아와 마음에 맞는 책 한 권 사갈 수 있는 책방이 되었으면 합니다. 책을 살 수 있는 동네 서점이면서, 주민들뿐 아니라 시민들의 발길을 선미촌 일대로 유도하는 문화공간이 되었으면 좋겠구요. 또한 독서문화를 전파하는 책방을 꿈꾸고 있어요. ‘물결서사’에서 책을 구입한 방문객들이 집으로 돌아가 ‘나만의 책장’을 꾸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책방 ‘물결서사’ 예술가들이 추천하는 책들을 만나볼 수 있는 전북 최초 예술도서전문 책방. 선미 촌의 폐공가를 리모델링한 책방이다. 선 미촌을 활력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인권에 대한 고민이 만나 문을 열 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 되는 문화예술 공간이기도 하다.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물왕멀2길 9-6
#물결서사
#책방
#물왕멀
멋진 하루
신중앙시장 골목 여행
마음 시린 겨울엔 시장에 가자
맛있는 골목, 뜨거운 사람들전주 신중앙시장은 노송천 사이로 난 버드나무 길을 따라 생겨났다고 해서 처음엔 ‘버드나무시장’으로 불렸다. 이어 중앙시장으로 불리다가 2000년 이후 시설 현대화사업 후 ‘신중앙시장’이란 이름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전주 시민에게는 그냥 ‘중앙시장’으로 통한다. 동서남북 사방으로 입구가 나 있어 접근성이 좋다. 먼저 동문으로 향하면 시장의 명물인 떡 골목을 만날 수 있다. 푹신한 백설기와 콩고물을 입힌 쑥떡, 갓 쪄낸 수수팥떡까지 다양하다. 여느 시장에서도 흔하게 파는 떡이 얼마나 특별한 맛이기에 명성이 자자할까. 떡 맛도 맛이지만, 정작 유명해진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바로 떡과 곁들여 파는 김밥과 떡볶이, 그리고 잡채다. 특히나 잡채는 당근과 시금치 외에 딱히 들어간 재료도 없는데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동행해준 벗은 맛보다는 상인들이 내어준 마음을 기억했다. 연배가 나보다 위인 그는 대학 시절 시위 도중 전경들에 밀려 이곳까지 오곤 했다. 더러는 숨겨주기도 하고, 배부르게 먹으라며 잡채며 떡을 접시 가득 담아주던 상인들의 인심을 추억했다. 그것으로 응원을 대신 했을 것이라는 말이 참 근사하게 들렸다.북문 골목으로 들어서면 ‘호떡집에 불났다’는 말이 실감나는 호떡집을 만날 수 있다. 코끝에 걸린 안경을 추켜올릴 새도 없이 호떡을 구워내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손발이 되어 필요한 일을 척척 해내는 좀 더 젊은 할머니가 손님을 맞는다. 두 할머니가 친자매라니 이심전심이야 더 말해 무엇 하랴. 밀가루가 아닌 찹쌀로 반죽한 호떡은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진가를 발휘한다. 쫀득한 부꾸미 맛의 떡과 달콤한 설탕 시럽이 만들어낸 색다른 맛이다.또 다른 골목에서는 제철 맞은 굴과 꼬막이 망 가득 담겨 있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도 넘쳐난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의 가짓수를 뽐내는 반찬 가게며, 겨울용품을 파는 가게들까지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시장은 지루하지 않다. 내놓은 물건들도 다르거니와 같은 물건을 팔아도 저마다 다르게 진열한다. 계절마다 옷도 갈아입는 다. 겨울엔 국화빵이며 어묵 국물, 옥수수 찐빵 등 훈김을 연신 뿜어내는 길거리 음식들이 즐비하고, 털 장화와 털모자가 등장한다. 그렇게 겨울 단장을 하고 시장은 손님을 기다린다. 재래시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여전히 건재하다. 대형마트에 1+1이 있다면 시장은 에누리와 덤이 있다. 그리고 물건들의 이력을 거침없이 읊어주는 전문가들이 있다. ‘이 가래떡으로 말할 것 같으면 멥쌀 중에 으뜸이라는 동진 쌀로 빚어 찰진 맛이 최고’이며, ‘해풍 맞고 노지에서 자라 단맛이 제대로 들었다는 섬초’라며 자부하는 상인들, 그들이 바로 시장의 경쟁력이다.추억의 포장마차 거리‘퇴근 후 포장마차에서의 술 한잔', 청장년들의 추억을 소환할 ‘추억의 포장마차 거리’가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장년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포장마차 먹거리부터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뽕잎김밥, 스테이크 등 간편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포장마차 거리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순교의 역사와 민주화운동의 추억중앙시장 떡 골목 입구에 자리한 중앙성당은 1950년대에 지어진 고딕양식의 건물이다. 수직의 선을 따라 뾰족한 첨탑까지 시선을 옮기다보면 푸른 하늘에 머물게 된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곳은 하늘일 것이고, 신에게 조금이라도 가깝게 닿으려는 간절한 마음을 건축물이 담고 있는 것이다. 전동성당과 함께 중앙성당은 민주화운동의 거점지로서 공권력의 침탈로부터 시위자들을 지켜준 방어막 역할을 해왔다. ‘신성불가침’의 장소인 성당 안으로는 무자비한 군홧발도 발을 들이지는 못했다. 중앙성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천주교 성지인 ‘숲정이 성지’가 있다. 전동성당, 초록바위, 서천교와 함께 전주의 대표적인 순교지이다. 숲이 우거져 ‘숲정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에서 신유박해로부터 병인박해까지 18인의 교인이 참수를 당했다. 숲정이 성지는 1935년 순교자의 숭고한 넋과 신앙심을 기리기 위한 치명비가 세워지면서 사적지로 조성되었다. 1960년에는 해성학교가 개교했으나 1989년 학교가 이전하고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섰다. 아파트 앞으로 새로 작은 공간의 사적지로 조성된 것이 지금의 숲정이 성지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둥그렇게 조성된 ‘십자가의 길’을 만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수난의 시간을 기억하며, 총 14개의 기도문이 새겨져 있는 길을 따라 영적인 순례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천주교인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순교의 피를 흘린 18인의 숭고한 희생을 생각하며 아주 느리게 걸어보았다. 둘러보는 데 10분도 되지 않을 작은 공간이었지만 한참을 머물렀다. 순교로서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용기를 가늠해보기엔 그래도 부족한 시간이었다.숲정이 성지를 나와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을 마주하고 있는 작은 찻집에 들렀다. 동행해준 벗과 언 손을 녹일 따뜻한 차를 마시며 골목길 산책을 마무리했다. 오늘 전통시장의 매력에 반했다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 서 매번 시장으로 발걸음이 향하지는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하얀 입김 피어오르는 겨울이면 시끌벅적하고 인정 넘치는 시장 골목이 문득문득 떠오를 것이고, 어느 순간 중앙시장 떡 골목 안으로 한 발을 내딛고 있는 나를 발견할 것 같다. 중앙성당전동성당과 함께 전주를 대표하는 성당인 중앙성당은 1956년에 설립되었다. 높은 천장과 아치, 긴 창문으로 꾸며진 중앙성당은 전형적인 고딕양식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1970~1980년대 전주를 대표하는 민주화운동의 거점지로서 공권력의 침탈로부터 시위자들을 지켜준 방어막 역할을 해왔다. 글 최명주 | 자유기고가최명주 씨는 아이들 국어와 논술을 지도하는 선생님이자 이것저것 잡다한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이다. 다루기 가장 힘들다는 중학교 2학년 아들과 매일 투닥거리지만 그래도 재밌게 살아가는 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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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골목
#중앙성당
#숲정이
국경을 넘어 좋은 ‘합’을 이루다
거문고 연주자 안은정
거문고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적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어요. 피아노를 비롯해 서양 악기를 주로 배우다가 서울국악예고에 입학해 거문고를 처음 접하게 되었지요. 어린 제 눈에 거문고는 무척 어려워 보이는 악기였어요. 자세나 연주법이 까다로운 만큼 멋있어 보였기에 꼭 도전하고 싶었어요. 전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 활동을 이어 오는 동안 거문고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지요. 국악기는 인내와 숙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악기예요. 우리네 장맛처럼 묵을수록 참맛이 난달까요. 그중에서도 거문고는 어렵고 무거운 악기라는 편견이 있는데, 그 틀을 깨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으로 거문고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어요. 첫 앨범인 를 소개해 주세요. ‘GOOT’는 영어의 ‘굿(Good)’과 우리말인 ‘굿’을 더한 단어예요. 죽은 자의 영 혼을 위로해 주고 산 자의 행운을 빌어 주는 ‘굿’에, 확산의 의미를 지닌 ‘바이브(VIBE)’를 결합시켜 앨범의 제목을 지었어요. 직접 작사, 작곡하고 연주 한 8곡의 작품을 담았어요.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과 역사, 나아가 평화와 상생의 의미까지, 제 철학을 반영한 창작집인 동시에 스웨덴 뮤지션인 ‘앤더슨 헤르베르그-멜로딕 멜란지’ 팀과의 합작품으로 만들어진 앨범이지요. 앨범을 발매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앤더스 헤르베르그-멜로딕 멜란지’ 팀과 협연을 하게 되었어요. 리허설을 거의 하지 못하고 무대에 올랐는데도 만족스러운 연주로 무대를 마쳤어요. 동서양 음악의 조화를 통해 국악의 확장성을 확인한 경험이었어요. ‘앤더스 헤르베르그-멜로딕 멜란지’ 팀원들은 한국음악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었는데, 그럼에도 서로 충분히 교감할 수 있었어요. 인종과 언어를 뛰어넘어 그야말로 ‘합’을 이루었지요. 공연을 마친 후,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친분을 쌓은 뒤 작업을 제안했어요. 그들의 열정이 제게 큰 용기를 주었거든요. 즉석에서 녹음 스케줄을 잡고 속전속 결로 작업을 진행했어요. 제가 만든 곡을 스웨덴의 스튜디오에 풀어놓았던 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제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남을 거예요. 모든 곡이 다 소중하겠지만, 그래도 꼭 들려주고 싶은 곡이 있을까요? 타이틀 곡이라 할 수 있는 ‘꿈꾸는 거문고’는 거문고와 저와의 인연, 제 음 악을 듣는 사람들과의 인연, 그리고 거문고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다는 꿈을 담은 곡입니다. 또 권삼득 명창을 생각하며 작곡한 ‘삼득의 노래’와 ‘사의 찬미’를 모티브로 작곡한 ‘생의 찬미’도 제게 너무 귀한 곡입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깊이 있고 농도 짙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손때가 묻을수록 멋스러운 음 악,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음악을 선보이고 싶어요. 전주 사람의 자 부심과 긍지를 이어갈 만한 음악이요. 앞으로 더 좋은 음악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은정 거문고 연주자 예명은 규호. ‘해바라기가 꽂혀 있는 항아리’라는 뜻이다. 1976년 서울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라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 중이며, 전주세계소리축제 등에서 활발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녀는 최근 스웨덴 뮤지션 ‘앤더스 헤르베르그-멜로딕 멜란지’의 합동 연주곡이 수록된 앨범을 발표했다. 전라북도 레드콘음악창작소 해외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로 음반 제작 작업을 진행해 수준 높은 결과물을 탄생시킨 것. 이 앨범은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음악적 자산을 아낌없이 녹여낸 기록물이면서, 동서양 음악의 화합을 구현해 낸 값진 작품집이다.
202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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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굿
전주의 꽃심
“전주의 뿌리를 찾는 일에 함께하겠습니다”
송현석 씨가 소개하는 보물 같은 수집품
묵은 추억을 한 권 책으로 지금은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 한복판에 낙타표 문화연필 공장이 있었다고 해요. 1940년대니까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이에요. 문화연필은 전주에 본사가 있는 향토 기업이었지요. 공장 전경이 담긴 안내서를 비롯해 여러 장의 포스터와 연필 케이스까지 문화연필에 관련된 이 많은 자료를 어떻게 가지고 있냐고요? 수집 활동을 하는 이들과 교류하던 중, 각종 자료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낡은 연습장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고물이었어요. 아마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있었을 거예요. 그 자료들을 일일이 오려서 시험지 종이 위에 붙이고 비닐을 씌운 뒤 앨범에 철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을 완성했어요.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묵은 추억을 새로이 옮겨 보물로 되살려 냈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졸업 앨범이 기록 유산으로 전주농고와 전주여고 졸업 앨범 역시 수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구했어요. 각각 1937년과 1940년도 앨범인데 상태가 썩 좋은 편이에요.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의미 있는 사진이 눈에 띄어요. 운동장에서 일장기를 올리는 장면을 통해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만날 수 있어요. 풍남문과 오목대, 한벽굴 같은 명소들의 당시 풍경을 발견하면 새삼 반가운 마음이 들지요. 학생들의 모습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고요. 80여 년 시간 동안 대부분의 졸업 앨범이 불에 타거나 분실되고, 제지공장에 팔리는 등 수명을 다했을 거예요. 지금껏 용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희소가치가 충분한 기록 유산이지요. 이 밖에도 전주 소재의 양조회사인 월성소주에서 만든 달력, 전주 태생인 김해강 시인 친필 편지 등 전주의 근현대사를 통과해 온 자료들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찾아서 예전엔 각 도별로 ‘도민증’이라는 게 있었어요. 지금의 신분증이었죠. 1948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의 참가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올림픽 후원권’이 발행되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복권인 셈이죠. 이 외에도 우표와 옛날 동전, 호롱불과 성냥갑까지.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한때는 서민들과 일상생활을 함께하던 것들을 수집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한 건 20여 년 전이에요. 어릴 적부터 우표나 동전 모으기를 즐기다가 성인이 된 후까지 쭉 이어 왔으니 꽤나 오랜 취미이지요. 단순히 소장을 목적으로 수집을 시작했는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수집품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요. 학창 시절과 비교해 오늘날의 전주 풍경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특히 등․하굣길을 걷던 기억이 향수로 남아 있어요. 완주군 소양에서 출발해 아중리를 지나 시내에 이르는 도로 양옆으로 포플러 가로수가 아름드리 늘어서 있었어요. 그 풍경이 사라진 게 안타까워요. 하물며 사람들의 생활상이 변화한 건 말할 것도 없겠지요. 기록물이 없었다면 그 변천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의 뿌리를 잇는 뜻깊은 일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든 것이 훗날에는 기록물이 될 수 있겠죠. 지난날의 기록물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속속들이 이해하듯이, 지금 우리의 삶을 내일에 알릴 귀한 사료가 될 거예요. 하찮은 물건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모아 온 물건들을 전주시의 기록물 공모전에 꾸준히 출품할 생각이에요. 전주시에서 뜻깊은 일을 하는 만큼, 저도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요. 기록물 중에는 부식되기가 쉬워 보관이 까다로운 것들이 많거든요. 개인이 보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전주시가 나서서 관리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앞으로도 우리의 뿌리를 찾고 이어가는 작업에 동참하겠습니다. 완주군 소양면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송현석 씨는 전북을 거의 떠나본 적 없는 우리지역 토박이이다. 어릴 적부터 수집이 취미였던 타고난 수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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