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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대변혁,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범기 전주시장 인터뷰
“전주 대변혁으로 전주의 미래를 바꾸겠다”
민선 8기가 출범한 지 100일이 되었는데요, 간단한 소회를 말씀해 주세요.기본적으로는 우리 전주가 거시적인 변혁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100일이라는 기간은 기존의 벽을 허물고 바닥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큰 변화를 위해서는 준비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전주의 미래를 보고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보다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최소 일 년은 준비를 해야 어떤 틀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전주를 전라도의 수도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점에 두고 계신 것은 무엇가요?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경제가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죠. 그 의미는 문화가 됐든, 전통이 됐든 경제력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민간이 자발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되는데, 그걸 가로막고 있는 규제가 전주에는 너무 많아요. 국가가 법으로 허용한 수준까지는 우리 전주도 규제를 풀어서 민간이 스스로 투자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게 무척 중요합니다. 민간이 투자하겠다는데 행정이 막을 이유가 전혀 없는 거죠.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확보가 시급한데요, 전주형 일자리에 대한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2023년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상생형의 전주형 일자리가 지정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탄소소재, 중간재, 완제품 생산기업 간 상생협력 생태계를 조성하여 탄소산업 중심의 전주형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입니다. 금융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에도 심혈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국민연금공단 운영자산 수탁기관 선정 시, 지역 내 지사를 두는 조건을 명문화하는 등 수탁기관 추가 유치를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도 노고를 마다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전주가 가진 많은 문화 인프라와 관광산업을 연계해서 문화도 경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나갈 생각입니다.대한방직 부지, 종합경기장 개발은 전주 경제 대변혁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요?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숙원하던 전주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대한 물꼬를 텄다는 것이 큰 성과가 아닐까 합니다.먼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내 야구장 철거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착수했어요.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위해서는 (주)자광 회장과의 공개적 만남을 통해 긍정적인 협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옛 대한방직 부지에 있는 석면 건물 철거에 대해서는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에요. 시민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전주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역시, 2023년 상반기에 철거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그곳에 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체험전시관이 신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왕의궁원 프로젝트’가 눈에 띄는데요, 왕의궁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에 나오는 말처럼,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도시도 그래요. 역사와 철학, 정신이 올곧게 서 있는 도시는 결코 쓰러지지 않아요. ‘왕의궁원 프로젝트’는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는 전주의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해서 지역산업과 연계하는 사업입니다. 곳곳에 산재해 있는 자산을 관광자원화하고 산업화해서 돈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 가야 돼요. 그동안 전주는 못 지킨 게 많아요. 한지는 원주에, 단오제는 강릉에 뺏긴 거나 진배없어요. 원래 우리 전주 것인데 말이죠. 물론 소리하고 서예는 제대로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서 우리가 지켜야 할 상징들을 지켜 나가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돼요. 그게 아닌 부분은 과감히 바꿔 나가는 일이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젊은 청년들이 전주를 떠나지 않고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전주가 지켜 가야 할 전주정신은 무엇인가요?우리 전주나 전북을 보면, 동학농민혁명이 굉장히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은 농민자치 실현은 물론 인간의 존엄과 민주화의 시작을 민초들이 앞장서서 실현하려 했다는 것만으로도 전북의 정신으로 승화시켜 나갈 충분한 가치가 있어요.실제로 동학농민혁명은 우리의 반만년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넓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민중항쟁이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반봉건 민주주의 운동이었고, 근대적 개혁운동이었으며, 최초의 반외세 민족주의 운동이기도 했습니다. 즉 자주와 평등에 기초한 아래로부터의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은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뿌리인 셈이죠. 바로 그 정신을 전주의 미래 정신으로 만들어 내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걸 통해서 전주에, 더 나아가서는 전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혁신’과 ‘창조’를 강조하시는데요, 지금 전주에 ‘혁신’과 ‘창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창조’나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은 참 많이 씁니다. 물론 사전적인 의미나 다른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창조는 곧 혁신’입니다. 창조와 혁신이 같다는 뜻이죠. 창조는 혼돈의 우주에 질서를 부여한 것입니다. 없던 걸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질서 속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는 것이 창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죠. 혁신의 기본적인 뜻은 꼭 필요한 것을 지키고,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뭘 지켜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없이 무작정 바꾸면 되는 줄 알아요. 혁신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지켜야 할 것을 먼저 알고 나머지를 바꾸는 게 혁신이고, 불필요한 것을 버리는 것이 창조예요. 그런 맥락에서 창조와 혁신은 같은 의미이지만, 전주라는 관점에서 보면 창조보다는 혁신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도시예요. 역사, 문화, 예술, 종교에 이르기까지 가진 자산이 많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지킬 것은 지키되, 새롭게 발전시켜 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큰 변화는 모든 사람이 자기가 가진 걸 조금이라도 내놓으려는 자세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가 한 달에 천 원씩 모아서 연말에 12,000원 기부하는 걸 저는 가장 아름다운 기부로 생각해요. 왜인지 아십니까? 힘들고 어려운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것 중에서 양보해야 할 최고의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세를 가지고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면, 굉장히 빠른 변화의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2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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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동학, 현대미술로 꽃피다
아트이슈프로젝트 대표 한리안
전주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나요?알고 지내던 작가의 전시 초청으로 2018년, 처음 전주라는 도시를 만났습니다. 도시의 분위기부터 전시 수준까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한편으로 ‘문화도시’라는 명성에 비해 미술관이 적고 관람 문화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전주에서 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전통 색이 강한 전주에서 컨템포러리 아트(현대미술) 갤러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개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갤러리를 열었던 것처럼,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에 흥미를 느낍니다. 해외에서의 경험과 관계를 바탕으로 전주에서도 국제적인 작가들을 소개하고, 지역의 우수한 작가들을 세계 무대에 소개할 계획입니다.개관전으로 ‘백남준 전시회’를 진행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백남준 작가는 현대 예술사에 혁명적인 획을 그은 예술가인데요, 그의 작품을 통해 전주 관객들에게 예술의 의미가 어떻게 확장되는지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전주에서 백남준 작가의 작품 일부를 전시한 적은 있으나 단독 개인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백남준 작가의 예술적 관심은 아름다움이 아닌 소통이었습니다. 그는 20세기 예술을 이끌며 삶과 과학 기술, 예술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고 새로운 예술을 찾아 끊임없는 변혁을 꿈꿨습니다. ‘비빔밥 정신’을 말한 백남준 작가의 철학과 정신을 기념하고, 그의 예술 세계를 관객들과 함께 조명하고자 했습니다.현재 전시 중인 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갤러리에 지역의 정체성을 담기 위해 공부하면서 동학의 의미를 알게 되었고, 동학을 다시 보게 되었어요. 전주에 내려와 3년간 이번 동학 프로젝트를 준비했어요. 동학은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며,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평등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동학혁명 당시 여느 지역 못지않게 뜨거웠던 지역이 전주입니다. 과거의 수많은 민주화 운동과 촛불집회의 뿌리가 바로 동학사상이며, 최근 케이팝(K-POP)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역시 그 뿌리에서 맺은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를 통해 전북의 우수한 문화의 근원인 동학이 현대 예술에서 어떻게 승화되고 창작되었는지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가 그동안의 다른 동학 전시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동학혁명에서 전주가 차지하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 보니, 동학을 주제로 하는 다양한 전시가 전주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대부분의 전시가 사실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들로 진행되었죠. 그런데 예술은 사실적인 것 너머의 미학을 담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에 담긴 의미를 미학적으로 풀어 내 사람들이 동학혁명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관심을 갖게 하고, 또 세계적으로 동학이라는 사건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동학의 정신을 미학적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 이번 프로젝트인데요. 첫 번째로 을 열었고, 이어 엄혁용 개인전 를 진행했는데요, 앞으로도 지역 작가들과 함께 동학 정신과 철학을 예술로 풀어 낼 계획입니다.앞으로 아트이슈프로젝트가 어떤 갤러리로 자리매김하길 바라시는지요?올해와 내년에는 예술을 통해 동학 정신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이어가며, 전주와 전북 지역의 우수한 문화를 알릴 예정입니다. 나아가 전주에 방문한 국내 관람객과 미술 작품 컬렉터와 해외 예술 애호가들의 필수 코스가 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전시를 선보이며 관람객과 소통할 것입니다. 또한, 여수 버스킹 총감독을 했던 이계화 작곡가를 초청해 음악 예술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청각예술과 시각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한리안 대표 전시기획자이자 예술평론가이며, 전 CIGE(중국국제아트페어) 총 디렉터, 아트이슈 매거진 발행자 겸 편집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그가 운영하는 아트이슈프로젝트는 2005년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어 2007년에 베이징, 2012년에 타이베이, 2021년에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관을 개관했다.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국내 작가의 작품을 세계 예술 무대와 미술시장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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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정책특집 2 | 민선 6·7기를 결산하다
시민의 삶을 바꿀 도시의 공간
공간은 곧 그릇이다. 그릇은 담기는 것의 모양을 결정하고, 쓰임을 편하게 해 주기도 한다. 전주 곳곳에 제각각 다른 생김과 용도로 새롭게 자리 잡은 공간들은 시민의 삶 속에 피어난 형형색색의 꽃과도 같다. 민선 6·7기 도시 곳곳에 차근차근 뿌리내린 씨앗들은 벌써 활짝 피어나기도, 이제 막 연둣빛 싹을 틔우기도 했다. 전라감영처럼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담은 공간, 새롭게 문을 연 수많은 도서관과 각종 복지시설처럼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공간, 팔복예술공장처럼 문화적 도시재생을 통해 조성한 공간과 새롭게 문을 열 실내체육관과 야구장, 시립미술관 등도 있다. 전주라는 그릇에는 오늘도 많은 씨앗이 심기고 있다. 희망을 자양분으로 무럭무럭 자라나 시민의 삶을 바꿀 공간들을 만나 보자.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성 예정 조성 완료 에코시티 복합커뮤니티센터 | 2024년 예정 전주육상경기장 증축, 야구장·실내체육관 | 2024년 예정 기술창업성장지원센터 | 2023년 예정 탄소산단 도시 숲 | 2024년 예정 탄소 소재 국가산업단지 | 2025년 예정 팔복예술전문도서관 | 2025년 예정 전라북도 대표 도서관 | 2023년 예정 전북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 2022년 예정 혁신동주민센터 및 다목적 체육관 | 2023년 예정 공립 치매전담형 종합요양시설 | 완산․덕진구에 2025년 예정 장애인체육복지센터 | 2024년 예정 서부권 복합복지관 | 신시가지 2025년 예정 드론스포츠복합센터 | 월드컵경기장 인근 2024년 예정 백석호수공원 | 2024년 예정 전주한옥풍경역 | 2024년 예정 서부권 국민체육센터 | 서신동 2022년 예정 중소벤처기업전북연수원 | 대성동 2025년 예정 사회연대 상생마당 | 효천지구 2023년 예정 로파크(lawpark) | 2027년 예정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 2025년 예정 시민의숲1963 조성 | 2022년 예정 전주시립미술관 | 종합경기장 내 2025년 예정 서로돌봄플랫폼 | 2023년 예정 정원식물지원센터 | 도도동 2023년 예정 전주 꽃심 지방정원 | 2026년 예정 전주독립영화의집 | 영화의거리 2024년 예정 아중호수도서관 | 2022년 예정 전주부성 복원 | 2030년 예정 한옥마을 관광트램 | 2023년 예정 한옥마을 국제 관광 안내소 | 2022년 예정 쌍샘우물 복원 | 2022년 예정 여행자광장 조성 | 2022년 예정 전주무형유산복합문화시설 | 2023년 예정 완산칠봉 한빛마루 공원 | 2024년 예정 수소놀이체험관 | 한옥마을 내 2022년 예정 동학농민 혁명도서관 | 2023년 예정 한옥마을여행자도서관 | 2022년 예정 동문거리 헌책도서관 | 2022년 예정 만경철교생태환경도서관 | 2022년 예정 제로웨이스트 남부시장 공동판매장 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전주혁신창업허브 및 드론산업혁신지원센터 기지제 및 어린이 생태체험장 조성 송천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아중호수생태공원 발달장애인 훈련센터 및 장애인맞춤훈련센터 팔복예술공장 큰나루종합사회복지관 금암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인후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송천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덕진공원 연화교, 연화정도서관 ICT이노베이션스퀘어 조성 덕진보건소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인후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완산 자작자작도서관 전주푸드직매장 효천점 금암도서관 금암분수정원 청소년 복합문화공간 야호학교 신산업융복합 지식산업센터 서노송 예술촌 내 뜻밖의 미술관 전주시새활용센터‘다시봄’ 주민소통자활복합공간 전통문화중심 도시재생 거점 공간 다가여행자도서관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전라감영 조성 한옥마을 내 인형극체험관 조성 마당창극 야외공연장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치명자성지 세계평화의전당 한바탕국민체육센터 삼천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흑석골 전주천년한지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지시제 생태공원 국립전주보훈요양원 가공식품 전시관 ‘전주맛배기’ 기독교 ‘근대역사기념관’ 불교 ‘세계평화명상센터’ 기접놀이전수관 옛이야기도서관 전주어울림국민체육센터 반려동물놀이터 같이가개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소담공간 전주 우리 놀이터 마루달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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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주
오랜 청춘의 터, 전북대를 거닐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전북대를 걷다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보름, 이제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전북대로 향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말로 멋진 한옥 정문이다. 쪽문이 있던 곳에 1990년대 중반 번듯한 신(新)정문이 들어섰고, 그것이 2020년에 한옥 정문으로 바뀌었다. 한옥 정문은 전북대 캠퍼스를 가장 잘 상징하는 건물이다. 차를 타고 바쁘게 지나간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오늘은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서 통과한다.먼저 대학 생활의 낭만을 누리던 인문대로 향한다. 그런데 목련이 안 보인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허무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니 인문대 소운동장이라고 부르던 곳에 한국적인 멋을 가미한 인문사회관이 들어서 있다. 가까이 가 보니 아주 웅장하고 멋진 건물이다. 하지만 소운동장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 과 연극을 준비하면서 발성 연습을 하느라고 소리를 질러대던 젊은 날의 내가 생각나서 더 그럴 것이다. 변한 것은 인문대 소운동장만이 아니었다.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연극 연습을 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던 후생관도, 역시 발성 연습 후 쉬다가 갑자기 번개가 쳐서 깜짝 놀랐던 대운동장 중앙 본부석도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그간 전북대 곳곳에는 한옥 건물들이 많이 생겼다. 한옥 정문옆에 있는 강의실인 심천학당, 법학전문대학원, 백제 양식으로 지어져 옛 분수대 자리에 아름답게 서 있는 ‘문회루(文會樓)’, 신축된 박물관 앞 배롱나무 연못에 들어선 정자 ‘고향정’, 그리고 한창 공사 중인 한옥 국제컨벤션센터까지 전북대학교는 지역 거점대학답게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로 거듭나고 있다.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둥지대학은 많은 학문이 서로 만나는 곳이다. 전북대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110개의 학과가 있다고 한다. 75년 역사를 가진 전북대는 110개의 뿌리가 깊이 내려 있는 큰 나무가 되었다. 새는 안정감이 있는 나무 위에 둥지를 튼다. 전북대라는 거목 위에서 2만 4천여 명(30년 전에는 1만 6천 ‘애국전대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의 빛나는 청춘들이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여린 날개를 가진 그네들에게 세상의 바람은 너무도 거세다. 그래서 전북대학교와 전주시가 학생들의 비상을 힘껏 돕고 있다.‘예비 대학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필자는 진로 교육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졸업 후 대학에 가서 어떻게 발전하고 또 사회에 나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평소에도 많은 생각을 한다. 그들의 대학 생활도 매우 궁금하다. 이번 기회에 전북대에 재학 중인 제자 한 명을 만났다. 이젠 대학 후배가 되어 미래를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고 또 대견했다. 교사라는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진로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두 곳을 함께 탐방했다. 하나는 청년소통공간 ‘비빌’이다. 2017년에 운영을 시작했고 만 18~39세 청년들이 창업과 취업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비빌’은 청년들에게 회의와 모임,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는 커피마리안(전북대 사대부고 사거리), 스페이스코웍 전북도청점, 다부부컴퍼니(전북대 구정문), 리젠카페(덕진구청 사거리)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덕진동 ‘다부부컴퍼니’에 들렀다. 전북대 구정문 앞 골목에 자리한 다부부컴퍼니에는 녹음 등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또 다른 하나는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육성하고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거점 공간인 ‘Orange Planet(오렌지플 래닛) 전주센터’다.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는 전북대 정문앞 코앞빌딩에 있었다. 내부는 산뜻하게 꾸며져 있었고 스타트업이 사업 구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는 현재 전국에 4개가 있는데 창업 생태계에 지속가능한 선순환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차세대 스타트업 성장 플랫폼이다. 그동안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투자 연계부터 사무 환경 및 인프라지원, 회사 구축을 위한 멘토링 등을 지원했다고 한다.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을 만나다한옥 정문부터 문회루까지 이어지는 건지대로가 캠퍼스 안대학로라면, 한옥 정문부터 덕진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캠퍼스 밖 대학로이다. 2009년에 철제 울타리를 없애고 꽃과 나무를 심어서 캠퍼스로 연결되는 산책길(걷고 싶은 길)도 만들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구(舊)정문 옆에 조그만 비석이 하나 있다. 전북대가 4·19혁명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1960년 4월 4일과 4월 20일, 4월 22일에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캠퍼스 안으로 들어간다. 제1학생회관 부근에 있는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보러 가는 것이다. 열사는 1980년 5월 18일 0시경 계엄령이 발포된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최초 희생자이다. 추모비 옆으로 사범대 과학관 건물 외벽에 전봉준 장군의 얼굴이 보인다. 30년 전에도 장군은 거기 계셨다. 동학의 사상은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동학농민혁명에서 4·19로 또 5·18로 치열한 역사의 한복판에 전주가 있었다. 그렇다. 이곳은 오랜 청춘의 터였다.흔히 사람을 소(小)우주라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주를 이루는 요소들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 오늘의 우주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들 역시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한옥에 빗대어도 그리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전북대 한옥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마음속에 전통미와 개성미를 두루 갖춘 세련된 한옥을 한 채씩 지어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재료가 서로 어우러져 한옥을 이루고 한옥마을을 이루듯이, 다양한 학문을 하는 ‘큰 사람들’이 한옥 캠퍼스에서 ‘큰 세상’을 만들고 있다.전국 각지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세계를 선도할 준비를 하는 전북대는 전주를 커다란 한옥마을로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을 보고 싶으면 전주로 오면 된다. 전주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이다. 글 김응용 | 유일여자고등학교 교사 인성 교육,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교육, 평화운동(위한부 피해자 고 김학순 님을 기리는 평화비 공동 건립, 평화나무 헌수),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정신을 잇는 ‘천사기금’ 마련 활동 등 ‘전주다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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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장 새해 편지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평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나노 사회. 2022년 새해에 펼쳐질 경향(트렌드)을 제시하는 책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개념입니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개인과 개인으로 쪼개져서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가 된다”고 말합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초미세 원자 세계처럼 쪼개지고 독립화된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유행했던 ‘각자도생’이라는 말과도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나노 사회를 앞당긴 측면도 있습니다. 각자 홀로 거주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연결되고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만납니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람’으로 ‘사람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사람을 배제한 모든 이야기는 공허합니다. 2014년 민선 6기 전주시가 출범할 때 가장 높이 치켜든 가치 역시 ‘사람’이었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보는가,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정책의 방향이 결정되었습니다.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이 1호 결재 사업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세운 기준은 ‘생태’입니다. 빌딩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도시, 차별화되지 않고 비슷비슷한 모양의 도시는 시민에게 자부심을 줄 수 없습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기후 위기를 보더라도 생태는 우리의 절박한 현실입니다. ‘천만 그루 정원도시’가 민선 7기 1호 결재사업이 된 이유입니다. 세 번째의 기준은 ‘문화’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생애를 자주 떠올리곤 합니다. 그는 1895년에 동학교도가 되었고 일제 강점기 투사였으며 독립군의 의거를 지휘하고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정치인이었습니다. 뼈에 사무치게 조국의 독립을 꿈꾸었고 나라다운 나라를 갖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바란 나라는 부강한나라가 아니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중략)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내일의 목숨을 알 수 없던 엄혹한 시기의 정치인이 어떻게 ‘한없이 높은 문화의 힘’을 꿈꿀 수 있었을까, 생각할수록 놀라운 일입니다. 왜 김구는 정치력이나 부강함이 아닌 문화의 힘을 그토록 간절히 원했는지 궁구해보곤 합니다. 아마도 그것은 문화가 갖는 힘 때문일 것입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도 없고, 갖고 싶다고 하여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에 부강한 나라보다 문화의 힘이 높은 나라를 꿈꾸었던 것입니다. 2021년을 돌아보면 아쉬움도 많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관광거점도시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없었던 것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관광경제의 힘으로 일어서고자 했던 많은 계획들이 축소되거나 미루어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시민들과 함께 벌인 착한 임대인 운동, 전주형 기본소득, 해고 없는 도시 선언, 착한 선결제 운동 같은 도전적인 시도를 꾸준히 해 왔고 그것이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꿈꾸는 상상력,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함께하는 연대의 힘으로 한발 한 발 헤치고 나오니 어느덧 새해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뒤에는 언제나 보상과도 같은 열매가 따라옵니다. 최근 전주는 종합경기장을 중심으로 한 덕진권역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되어 또 다른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문화가 경제를 만나면 놀라운 힘이 생겨납니다. 시립미술관, 한국문화원형 체험전시관, 로파크, 정원의 숲, 그리고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가 결합 된다면 덕진권역이 전주 발전을 이끌 또 하나의 심장이 될 것입니다. 최근 많은 분들이 전주도서관에 대해 찬사를 보내 주십니다. 예전에 알고 있던 도서관이 아니라 혁신적인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숲속에 있는 시집도서관, 길 위에 있는 여행자 도서관, 시민들이 책을 쓰는 자작자작 도서관, 호수 위에 지어지는 도서관, 연꽃을 감상하는 한옥도서관, 예술인의 취향을 담은 예술마을 도서관, 옛 동문 거리를 추억하는 헌책도서관…. 종류도 많고 분포도 다양합니다. 금암도서관은 건물 중앙에 천창이 있는 현대적인 책 놀이터로, 인후도서관은 단아하고 품격 있는 책 놀이터로, 송천도서관은 아이들에게 자유롭고 편안한 공간으로 재개관을 합니다.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종료되면 문을 활짝 열고 시민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왜 시청이 도서관을 만드는지, 왜 공공 대안학교(야호학교)를 만드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뚜렷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빈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면, 그것은 교육과 공공의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키즈카페에 갈 돈이 없어도, 비싼 미술관에 갈 돈이 없어도,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도, 공공의 공간을 최고로 만들면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영역이 됩니다. 평등하게 누리는 문화의 힘, 공공기관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의무입니다. 전주가 그리는 도시는 사람과 생태와 문화의 가치를 구현한 도시입니다. 공공의 공간이 최상의 공간이 되는 도시입니다. 지금 당장 돈이나 밥이 되진 않지만, 두고두고 우리의 자긍심을 드높일 힘이 될 것입니다. 백범의 다짐이 새롭게 와닿는 새해 아침, 더 높은 문화의 힘을 누리는 한 해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2년 새해를 맞이하며 전주시장 올림
2021.12.22
#김승수전주시장
#새해편지
전라감영 뒷길
전주, 빛나는 길
서문을 지나면 새로운 세상길의 시작은 패서문(안내석)이다. 서문은 전라도 사람들이 한양을 오가던 길목. 이몽룡이 어사 되어 내려올 적, 애끓는 춘향을 만나기 위해 허리춤에 마패 숨기고 ‘숲정이 공북루 서문을 얼른 지나’(완판본 ) 불원천리 달려갔다. 전주와 완주를 배경으로 한 도 서문에서 시작된다. 이 이야기의 최고(最古)본인 대창서원판 (1919)의 첫 문장이 ‘전주 서문 밖 30리’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1894년 전주를 기반으로 집강소를 설치하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한 동학농민군이 전주에 무혈입성했던 곳도 서문부터다. 호남 최초의 교회인 서문교회는 이름에 ‘서문’을 앞세웠다. 일제강점기에 목회자로 일한 김인전(1876~1923)·배은희(1888~1981)·김가전(1892~1951)은 어린이와 여성의 지위를 높였고 교육에 앞장서 민족의식을 드높였다. 독실한 신자였던 이보한(1872~1931)과 방애인(1909~1933)은 각각 ‘걸인성자 이거두리’와 ‘거리의 성자’로 불리며 시민의 존경을 받았다. 사람은 가고 흔적은 희미해졌어도 이들이 선사한 감동은 전주 사람들의 정신에 깃들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전주시는 3년 전, 방애인이 시민의 성금을 모아 1932년에 세운 전주고아원이 있던 자리를 ‘전주 최초 고아원 터’로, 이보한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삶을 위로하며 함께 걸었을 매곡교와 싸전다리 둑길을 ‘이거두리 이야기길’로 부르며 전주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반듯하고 당당한 이들의 삶은 후세대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결결이 새겨 놓은 위로이자 가슴 벅찬 자랑이다. 전주 사람이 기억하는 길의 여정이 길을 차이나거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상점’(등록문화재 제174호)과 전주화교소학교, 중화요리 ‘진미’ 등이 여전히 생생하기 때문이다. 1908년부터 1931년까지 전동성당 건축에 참여했던 중국인 벽돌공들은 이곳을 중심으로 모여 살았다. 포목상점은 1920년대 이들이 전주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은 단층 건물로 중국 상해의 전통적인 비단 상가 형태를 따랐다. 해방 후 지금의 ‘현대이용원’이 있기까지 수차례 건물의 용도가 바뀌면서 내·외부의 변화가 있었지만, 사인 폴(Sign Pole)이 돌아가는 이 건물 앞에서 ‘비단이 장사 왕서방 (중략) 띵호와 띵호와 돈이가 없어서도 띵호와’ 하는 (1938·김정구)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일제강점기 ‘본정통(本町通)’의 흔적은 1929년 전주에 처음 생긴 대형 음식점인 ‘전주 중앙동 구 박다옥’(등록문화재 제173호)에서 찾아진다. 지금도 ‘우동집이었다’, ‘소바집이었다’, 말이 많지만 그게 무엇이든 면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는 전주의 일본식 면 요리의 출발지임은 확실하다. 박다옥과 같이 첫 모습 그대로 세월을 머금고 있는 ‘송용진한의원’(1969년)과 ‘이시계점’(1970년)은 전주미래유산으로 지정돼 훗날 지금의 시대를 또렷하게 말해줄 것이니, ‘송용진한의원이 잘 될 때는 하루 집 한 채 값을 벌었다.’거나 ‘이시계점이 바둑기사 이창호가 태어나고 바둑돌을 처음 잡은 곳’이라는 설명에 후세대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전주에서 오래 산 사람들이 떠올리는 공통의 기억과 다음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감성은 여럿이다. △휴전 이후에 이승만이 카퍼레이드하면서 지나갔다. 시민들은 길옆에 쭉 앉아서 손뼉을 쳤다. △1955년 공보관에서 신석정·이철균·백초 시인과 허소라·김해성·채만묵·장태윤 등 전북대 문학동아리 ‘청도’ 동인의 시화가 전시됐다. 대학생들의 최초 시화전이다. △1950·1960년대 자리는 2층 전시실과 3층 공연장인 이었다. 큰 행사를 많이 했고 12시가 넘어도 사람이 많았다. 10년 동안 비어 있다가 극장 건물의 천장을 성당처럼 아치로 쌓아서 음식점을 열었다. △전주 최초의 신호등은 도로 광고탑인 미원탑 아래 있었다. △1970년에 전주 최초의 백화점인 풍남백화점이 들어섰다. △1970년대 초반에는 귀금속을 파는 금은방이 스무 곳도 넘었다. △1970년대 은 화가들의 전시회를 많이 했다. △1970년대 후반까지 많은 사람이 이 길에서 옷을 맞춰 입었다. △1980년대는 손목시계와 벽시계 선물이 많았다. 시계를 사러 오고, 고치러 오고, 시계 약도 바꾸러 왔다. △전주여고, 전주여상, 기전여고 등 여학교가 가까워서 여학생이 특히 많았다…. 이 길에 얹힌 이야기 모두가 전주의 귀한 유산이다. 길에 스민 속엣것들을 찾아불과 십수 년 전까지 행인이 차고 넘쳤던 길이었기에 1919년 3월 13일과 14일 ‘전주3·1운동’에 참가한 선인들의 걸음걸음도 이곳에 남아 있다. 용머리고개와 매곡교·서천교를 지나온 시위대는 전주우편국(현 경원동 우체국)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그 무리에는 서문교회·천도교 교인들과 신흥학교·기전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꼬리잡기 놀이를 하듯 이거두리의 뒤를 따르며 만세를 부르던 걸인과 나무꾼, 기생과 소리꾼들도 있었다. 일제의 총칼에 맞서 끝까지 평화 시위를 고집한 이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키는 건 백성이며, 나라는 죽어도 기어이 살아남은 것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치며 “나라를 빼앗겼는데 어찌 분노하지 않는가? 한 가족, 한 이웃, 한 민족이 모욕을 당했는데 어찌 앉아만 있는가?”라고 시위에 동참할 것을 목이 메게 외쳤을 것이다. 그 절절한 외침으로 전주는 바르게 성장했다. 길의 끝은 팔달로 옛 전주시청(현 기업은행) 앞. 1960~1970년대 시민들의 약속과 만남의 장소였던 ‘미원탑 터’(전주미래유산) 안내판과 그 곁에 서 있는 돌기둥 ― 도로의 기준점인 ‘전라북도 도로원표’다. 돌기둥 옆에 쓰여 있는 ‘서울 272㎞ 평양 525㎞’처럼 전라북도는 여기서부터 모든 길의 거리를 잰다. 이곳에서 길에 담긴 부침의 역사를 느끼며 자기 존재의 기준과 근원이 되는 구심점을 생각하고 더 찬란하게 빛날 생의 지도를 떠올려 볼 일이다. 평범하지만 뚜렷한 빛깔을 지닌 ‘전주, 빛나는 길’. 새로운 것은 곧 낡은 것이 되지만, 오래된 것이 새로울 때 그 가치는 영원하다. 이 길에 자연스레 스민 속엣것들이 그렇다. ‘전주, 빛나는 길’ 함께 걷기 행사 지난 12월 4일(토)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전북예술회관에서 서문교회까지 ‘전주, 빛나는 길’ 함께 걷기 행사가 열렸다. 일제강점기의 이거두리(이제학 분)와 꽃거지(조민지 분), 60·70년대 중국인소학교 교사 이얼싼(이종화 분)과 중국음식점 사장 꿔바로우(이우송 분), 1970·1980년대 시계 수리공인 고장난벽시계(정준모 분)와 양장점 종업원인 양복남(최욱로 분)으로 분한 배우들은 거리에 얽힌 이야기들을 달고 야물게 들려줬고, 30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은 어슬렁어슬렁 거리를 걸으며 길의 사연들에 물들었다. 글 최기우 | 극작가·최명희문학관 관장 전라북도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희곡집 , , , , 어린이희곡 , 인문서 , ,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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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형유산원에서 남고산성까지
후백제의 숨결 깃든 역사의 땅, 남고산성
산성천 돌담길에서 만나는 충경사와 삼경사잘 정비된 산성천 돌담길에는 산성마을 사람들이 심은 호박이며, 오이, 옥수수가 싱그러운 여름 한낮에 졸고 있고, 가재가 살 것 같은 시냇물은 천상의 화음을 내며 흐른다. 녹음 무성한 나무숲이 우거진 길을 시나브로 걸어서 도착한 충경사는 적적하다."선생님, 여기는 누구를 모신 사당이에요?""객사 앞길 충경로에 명명된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이정란 장군을 모신 사당입니다."이정란은 임진왜란 때 전주에서 700여 명의 의병을 모집하여 남고산성과 만경대 등에 복병을 배치해 고바야가의 침입을 막은 공로로 충경공(忠景公)이라는 시호를 얻은 인물이다. 대동사상을 주창했던 조선 시대 혁명가 정여립과 인척 관계다. 정여립의 미움을 받아 한직으로만 내몰렸던 그는 오늘날 전주성 수호의 영웅으로 남아있고, 정여립은 신원도 되지 못한 채 역사 속에 묻혀 있으니, 역사란 그런 것인가?산성천을 따라 조금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그림처럼 숨어 있는 절인 삼경사에 이른다. 고덕산의 서북쪽 골짜기를 에워싼 산성인 남고산성(南固山城) 천경대 아래에 자리 잡은 삼경사 들목에는 비녀꽃이라고 불리는 옥잠화가 소담스레 피어 있고, 이 절에는 전북유형문화재 236호로 지정된 목조 아미타여래좌상이 있다.남고산성에서 후백제 견훤을 기리다삼경사를 지나 한참을 걷다 보면 남고산성을 만나게 된다. 남고산성은 동서학동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석축산성으로, 사적 제294호로 지정되어 있다. 둘레는 3,024m로 현재 출입시설인 성 문지와 성안에서 군대를 지휘하기 위하여 만든 건물이 있던 자리인 장대지(將臺址) 등의 방어시설이 남아 있다. 남고산성은 견훤산성(甄萱山城) 또는 고덕산성(高德山城)이라고도 불린다.이 성은 901년에 후백제의 견훤이 도성의 방어를 위하여 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현존하는 성벽은 임진왜란 때 왜군을 막기 위해 수축하였다. 그 뒤 1811년(순조 11)에 관찰사 이상황(李相璜)이 증축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에 박윤수(朴崙壽)가 관찰사로 부임한 뒤 완성한 것이다.남고산성 자락 관성묘 부근에 남고진 관아가 있었고 개울 건너에 화약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그에서 멀지 않은 곳에 관성묘가 있으며, 입구에는 하마비가서 있다. '대소인원을 막론하고 이곳에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가라'는 하마비를 지나 돌계단 길을 오른다. 나관중이 지은 의 주인공인 관우를 모신 관성묘(관왕묘)가 이 땅에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진 것은 임진왜란 이후부터였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들은 조선과 명나라가 왜군을 물리치게 된 까닭이 성스러운 관우 장군의 덕을 입었기 때문이라며, '싸움터에 관우의 신령(神靈)이 나타나서 신병(神兵)으로 왜적을 쫓아냈다'고 소문을 냈다. 조선 정부에서 곧바로 서울에 남묘, 전라도 전주와 강진, 남원, 그리고 경상도 상주와 경주 등 우리나라 곳곳에 관왕묘를 세우게 됐다. 전라도 관찰사 김성근과 산성별장 이신문의 발기로 1895년에 건립된 관성묘를 5대째 대를 이어서 지키는 주인의 말에 의하면 지금도 여타의 절보다 더 많은 신도가 있어서 관성묘가 유지된다고 한다.만경대에 서서 전주의 넓은 품을 보다남고사로 오르는 성문 옆에 남고진 사적비가 세워져 있고, 조금 가파른 돌계단 길을 오르면 만경대에 이른다. 전주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봉우리인 만경대에는 동포루가 있었던 곳으로 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만경대(萬景臺): 고덕산(高德山) 북록(北麓)에 있다. 돌 봉우리가 우뚝 솟아 마치 층운(層雲)을 이룬 듯이 보이는데, 그 위에 수십 명이 앉을 만하다. 사면으로 수목이 울창하며 석벽(石壁)은 그림같이 아름답다. 서쪽으로 군산도(群山島)를 바라보며 북쪽으로는 기준성(箕準城)과 통한다. 동남쪽으로는 태산(太山)을 지고 있는데 기상이 천태만상이다."북쪽으로 억경대, 남쪽으로 천경대가 있고, 그 가운데에 있는 만경대는 만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곳으로 날이 맑은 날에는 군산 앞바다까지 보인다는 이곳에 고려 말의 대학자인 포은(圃隱) 정몽주의 시 한 편이 남아 있다."천인(千仞) 높은 산에 비낀 돌길을 올라오니 품은 감회 이길 길이 없구나. 청산이 멀리 희미하게 보이니 부여국(扶餘國)이요, 황엽이 휘날리니 백제성(百濟城)이라. 9월 높은 바람은 나그네를 슬프게 하고, 백년 호기는 서생(書生)을 그르치게 하누나. 하늘 가로 해가 져서 푸른 구름이 모이니, 고개 들어 하염없이 옥경(玉京)을 바라보네."고려 말에 전주가 본관인 이성계(李成桂) 장군이 지금의 남원시 운봉면(雲峰面) 황산에서 왜구들을 크게 물리친 뒤 전주 동쪽에 자리 잡은 오목대(梧木臺)에서 전승의 기념으로 큰 잔치를 베풀었다. 그때 고려를 뒤엎고 조선을 개국할 뜻을 피력하는 대풍가를 부르자, 종사관으로 함께 참석했던 정몽주가 말을 달려 남고산 만경대에 올라 당시 서울인 개경(開京)을 바라보며 지은 시(詩)가 이 시라는 것이다.그러나 이성계가 양광(충청도)·전라·경상 삼도 순찰사가 되어 왜구를 무찔렀던 때가 1380년이었는데, 정몽주가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성계가 무사했을 리가 있었겠는가? 당시 정몽주의 마음이 고향을 떠난 지 오래라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것이 아닐까."선생님 저 처음으로 이 남고산성에 올랐어요."염정숙 씨의 말이다. 그럴 것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대부분의 전주 시민들이 이 남고산성을 잘 오르지 않는다."저기 보이는 완산칠봉, 저 산 아래에서 완산주(完山州)에 무혈 입성하여 도읍을 정한 견훤이 크게 외쳤지요."'내가 삼국의 시작을 상고해보니 마한이 먼저 일어난 후에 혁거세(赫居世)가 흥기한 고로 진한과 변한이 이것을 따라서 일어났다. … 당나라 고종이 신라의 요청에 따라 장군 소정방을 보내어 수군 13만을 거느리고 바다를 건너왔고, 신라의 김유신이 권토(卷土)하여 황산을 지나 사비에 이르러 당나라 군사와 함께 백제를 공격하여 멸망시켰다. 그처럼 비겁한 일이 또 어디 있는가. 나는 지금 감히 도읍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백제의 사무친 숙분(宿憤)을 풀러 온 것뿐이다.'"견훤은 백제의 맥을 잇겠다면서 나라 이름을 백제라고 지었는데, 후세의 사가들이 전 백제 후백제를 나누기 위해 후백제라고 지었지요. 그때가 900년이었습니다.""아하, 견훤의 혼이 서린 곳이 남고산성이로군요."전주 시민들이 전주의 역사 속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남고산성을 천천히 걸으며 이 땅을 살다간 사람들을 회고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글 신정일 | 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과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 , 등 여러 책을 집필했다.
20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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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넘다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생활 정책 BEST 10
1. 도서관, 혁신 아이콘 되다전주가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를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는데요,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은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평화·삼천도서관 등 오래된 시립도서관들은 ‘책놀이터’로 새롭게 바뀌었지요. 학산 숲속, 첫마중길, 팔복예술공장 등에 작지만 알찬 테마별 특화도서관들은 시민들의 관심 속에 새로 문을 열었답니다. 현재 덕진구에 있는 송천·금암·인후도서관들은 책놀이터로 조성하는 중이고, 아중호수도서관 등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도서관도 만들 계획이니, 신나는 책 놀이터로 놀러 오세요! 2. 놀이터, 신나다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인 전주시는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반성에서 5대 야호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건지산·천잠산 등 숲속에서 뛰놀 수 있는 ‘야호 생태·숲놀이터’, 우주로1216 등 책과 함께 상상력을 키우는 ‘야호 책놀이터’, 예술이 놀이가 되는 팔복예술공장 ‘꿈꾸는 예술터’와 전통놀이 전용 공간 우리놀이터 ‘마루달’, 청소년 무한상상 학교인 야호학교, 건전한 가정을 위한 ‘야호 부모교육’이 그것이지요. 전주시는 앞으로도 꿈과 상상력을 키워줄 야호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겠습니다. 3. 마을버스, 달리다전주시가 버스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대중교통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최초로 어디를 가더라도, 몇 번을 타더라도 걱정 없는 전주 시내버스 정기권을 도입했는데요, 특히, 30일권 4만 원짜리 정기권은 쓰면 쓸수록 혜택이 커 큰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시민이 부르면 바로 온다’는 작고 귀여운 마을버스 ‘바로온’도 도심 외곽을 달리고 있지요? 지난해 11월 전주 외곽 지역과 길이 좁아 시내버스가 다니지 못했던 조촌·여의동, 혁신·만성동 등 6개 방면 20개 노선에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답니다. 이어 올 하반기, 전철·도심·마을버스로 지·간선제 본격 시행할 예정인데요, 지하철처럼 빠르고 편리한 버스, 많이 기대해 주세요! 4. 전라감영, 되살리다조선왕조 오백 년간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했던 관청이자 동학농민혁명 때 전주화약을 맺었던 장소인 전라감영이 지난해 70년 만에 다시 복원되었는데요, 선화당을 비롯해 소실되었던 일곱 채의 건물이 복원되었답니다. 건물 외관은 고증으로 전라감영 원형 그대로를 고스란히 되살렸으며, 내부는 건물별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로 생동감을 불어넣고 미디어파사드로 화려하게 수놓았답니다. 앞으로도 전주시는 전라감영 서편 부지의 임시 정비에 이어 완산경찰서 부지 이전 논의 등을 거쳐 전라감영 완전 복원을 끌어낼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5. 천만 그루, 싹트다민선 7기 전주가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운 ‘천만 그루 정원 도시’는 시민들의 삶 속에 정원을 끌어들여 산업으로 키워내는 일인데요, 전주시는 도도동에 소재 생산에서부터 유통, 산업에 이르기까지 정원 관련 지원 기관과 단체들이 집적된 정원산업 클러스터(cluster, 집적지)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6월 초에는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정원사인 ‘초록정원사’를 양성하고, 동네 곳곳에 ‘어울림정원’도 조성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전주시는 백제대로 명주골 사거리부터 꽃밭정이 사거리까지 13km 거리에 ‘도시 바람길숲’을 만들 계획인데요, 도심에 꽃과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을 줄이는 ‘천만 그루 정원 도시’ 사업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됩니다. 6. 수소 산업, 이끌다대한민국 수소경제를 이끌 국토부 수소 시범도시 사업에 선정된 전주시는 수소 에너지 생산과 운송·활용 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은 2022년까지 3년간 국비 200억 원 등 총 430억 원이 투입됩니다. 먼저, 대한민국 1호 친환경 수소 시내버스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송천동에는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었고, 삼천동 충전소를 포함해 네 곳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시는 2022년까지 수소 시내버스 50대와 수소 승용차 800대를 보급하고, 수소저장용기 기술 개발과 한옥마을 수소놀이체험관(홍보관)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7. 관광거점도시, 문을 열다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가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전주시. 전주 전역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행복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전주 독립영화의 집’이 부지 기초조사 중 전주부성 유적이 발굴돼 성곽을 살리는 형태로 설계를 할 예정이고, 충경로를 보행자 친화도로로 만드는 ‘제2 첫마중길’, 남부시장 여행자 광장, 한옥마을 내 웰컴센터 건립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광거점도시 전주’를 대표할 브랜드(BI)도 개발했습니다. 종합경기장과 옛 법원·검찰청사 중심으로 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로파크(법조 명예전당 등) 등이 국가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했고, 덕진공원도 연화정을 새로 짓는 등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변화를 지켜봐 주세요! 8. 통합돌봄, 함께하다시민의 삶을 따뜻하게 돌보는 전주시가 국가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데요, 통합돌봄은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던 집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입니다. 전주 전역에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의료기관, 복지단체와 함께 협력을 통해 건강증진 및 질병 예방에서부터 일반 만성질환자 관리, 중증 만성질환자 관리, 마을주치의 집중관리 등으로 구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이 사업을 관찰한 결과, 마을주치의 제도로 1인당 외래 진료비가 월 1만 7천 원, 입원비가 월 115만 원까지 줄었으며, 통합돌봄 선도사업 추진 후 대상자의 삶의 만족도가 상승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주형 통합돌봄이 전국 복지 현장에서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결과 때문 아닐까요? 9. 돼지카드, 사랑받다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전주사랑상품권’ 일명 돼지카드가 지난해 11월 처음 발행되었는데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최대 10% 적립금, 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쏠쏠하게 누릴 수 있어 1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용하는 등 큰 사랑을 얻고 있답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고요. 하지만, 전주시는 지난 5월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부득이 월 발행 금액을 30만 원으로 제한했는데, 앞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돼지카드 사업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10. 장애인 일자리, 늘리다전주시가 장애인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정책을 세심하게 추진해 가고 있답니다. 일자리를 통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전국 최초 발달장애인 맞춤훈련통합센터를 개소했으며, 장애인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또, ‘생활밀착형(장애인형) 생활SOC 복합화 사업’ 공모에 선정, 장애인들의 건강을 챙기고, 평생학습을 지원해 주며, 일자리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장애인 체육복지센터도 여의동에 들어선답니다.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예정입니다.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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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공원
새봄 새 얼굴, 40년 만의 변신
트리하우스에서 놀아요, 맘껏숲덕진공원에 도착해 처음 간 곳은 맘껏숲이다. 아이들은 나무집을 보자마자 ‘우와’ 하고 환호를 지르며 뛰어간다. 작년 김제에 있는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나무집)에 간 이후 기회만 있으면 나무집에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평소 소원하던 곳이 눈앞에 나타나자 너무 좋았나 보다.맘껏숲 나무집은 히말라야시다 나무 군락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나무 수령이 오래되고, ‘U’자형으로 구부러져 자라면서 위로 가지를 뻗어 왠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듬직한 히말라야시다 나무를 기둥 삼아 목재 계단과 데크, 오두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채의 나무집이 흔들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나무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쉼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나무줄기 주위를 돌아 오두막에 올라와서는 흔들다리를 거침없이 뛰어 지나간다.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만큼 놀이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 만일까? 아이들과 함께 한참 동안 나무집의 매력에 빠져서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다.트리하우스에서 한참을 놀다가 다음으로 발견한 곳은 커다란 칠판과 거울 벽이다. 아이들은 빨강, 노랑, 파랑 분필을 들고, 저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모습을 그리고, 암호와 낙서 같은 문자들을 끄적끄적 칠판 가득 채운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작은도서관을 만들 때를 떠올리며, 텅 빈 공간이라도 칠판과 분필만 있으면 아이들은 그 공간을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체험도 하고 쉬어 가세요, 맘껏하우스맘껏숲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면 맘껏하우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맘껏하우스는 큰 건물은 아니지만 알차다.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공간이 되고, 책을 보는 작은도서관, 그리고 쉴 수 있는 쉼터도 된다. 그 외에도 수유실, 화장실 등 여러 편의시설들이 있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맘껏하우스 안에서 놀이 활동 선생님과 함께 ‘다빈치다리’라고 하는 상호지지구조 만들기 체험을 하였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선생님이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 주시니 금방 따라 만들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맘껏숲·맘껏하우스에서는 목공 놀이, 자연물로 왕관 만들기, 메타세쿼이아 팔찌 만들기, 미술 놀이 등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고 한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밧줄을 이용한 팝업 놀이터가 있었다. 아이들이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제힘만으로 밧줄을 오르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마치 커다란 범선에서 밧줄을 타고 오르는 해적이라도 된 것처럼 씩씩하게 밧줄을 오른다.건축 작품으로서 맘껏하우스의 특징은 박공 형태의 지붕과 외벽을 둘러싼 나무 루버(Louver, 가느다란 널빤지로 빗대는 창살)이다. 나무로 된 루버가 있어서 주변 환경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빛과 소리가 투과된다. 또한, 루버 안쪽에는 아늑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건물 2층 테라스 야외 공간에서 바라본 루버가 만들어 내는 박공지붕의 곡선이 무척이나 수려하고 아름답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아이들과 같이 갈 만한 실내 공간이 줄어들어 매주 주말이면 전주천·삼천, 동물원, 건지산에 있는 임금님숲·베짱이숲 등 야외 공간에 주로 갔는데, 맘껏숲 생태 놀이터를 보니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재미나고 안전한 놀이 공간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새롭게 인사드려요, 연화교맘껏숲·맘껏하우스에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새로 개설한 연화교이다. 연화교는 원래 철재로 된 현수교였는데, 노후화되고 안전 문제가 있어 지난 2018년 철거하고 석재로 새로 지었다. 새로 조성한 연화교는 아이들과 나란히 손잡고 뛰어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어졌고, 단단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흔들리는 연화교를 걸으며 연인들이 데이트할 때의 설렘은 예전보다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남녀노소 가족들이 함께 올 수 있고, 노약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휠체어를 타고 큰 불편함 없이 연화교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연화교 북쪽에 아치 형태로 된 계단을 지나는데, 새로운 공간이 나오자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은 폴짝폴짝 뛰어 계단을 올라간다. 전망대 계단 위 난간에 서면 덕진연못 전경이 다 내려다보일 정도로 경치가 좋다. 아마 연화교를 설계한 사람은 수평적인 느낌이 강한 덕진연못과 석재 연화교에서 아치형 계단을 더해 수직적인 느낌을 살려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 연화정이 완공되기 전까지 아치형 계단이 덕진공원의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하게 될 듯하다.계단을 내려가면 지그재그 형태의 구간이 나오는데, 평소 미로찾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가 ‘미로다!’ 하면서 뛰어간다. 아마도 아이들은 쭉 뻗어 있는 길보다는 숨어 있다가 새로 나타나는 공간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연화교를 걷다 보면 덕진공원의 주요한 장소인 취향정, 연지교, 청사초롱 등이 다 시야에 들어온다.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여름에 연꽃이 만발하고, 전통 한옥 연화정도 완공되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연화교와 연화정은 덕진채련(德津採蓮) 풍경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원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룰 때연화교를 건너 덕진공원 남문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에 신석정 시인, 이철균 시인 등의 문학 시비와 동학농민혁명 전봉준 장군, 김개남 장군 등의 동상과 추모비가 있어 문학과 역사공부를 하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그 옆 공터에는 전통 그네가 조성되어 있는데, 역시 아이들은 그네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놀이터 그네보다 훨씬 크고 길어 처음에는 좀 무서워했지만 이내 적응하여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그네를 탄다.많은 시민들의 추억과 기억의 공간 덕진공원, 오래전 단옷날 물맞이를 하며 머리를 감았고, 아이들은 소풍을 오거나 오리배를 탔을 것이고, 누군가는 연인과 함께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화교도 건너 보았을 것이다. 아마 지금 맘껏숲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십수 년 후에 결혼하고 자기를 닮은 아이를 낳고 가족들과 함께 덕진공원에 오게 되지 않을까. 세월의 흐름에도 변함없이 전주 사람들의 공통의 기억과 추억들을 간직해 온 덕진공원이 새로 조성한 연화교·연화정, 맘껏숲·맘껏하우스를 통해 새로움과 고풍스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덕진공원과 같은 자연환경을 찾아 위로를 받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웃음과 뜀박질 가운데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며 마침내 코로나를 넘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글 장우연 | 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건축과 도시를 전공하고, 2015년부터 전주시 정책연구소에서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생태도시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현장 중심으로 연구하며 지역에 정착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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