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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제3회 거버넌스 지방정치 대상 수상
아픔을 넘어 세상 밖으로, 서노송 예술촌 프로젝트
선미촌으로 우리가 들어가자 옛 전주역, 지금의 전주시청 뒤편에 60여 년간 도심 속 그늘과 아픔으로 자리했던 선미촌. 전주시는 2004년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제정된 후 수차례 정비를 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후 10년이 지난 2014년 여성단체, 시민단체, 지역주민, 행정, 학계가 모여 선미촌 민관정비협의회를 꾸리고, 선미촌 정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인권 유린의 공간에서 인권 존중의 공간으로 선미촌의 기능을 전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방법은 쉽지 않았다. 다른 곳처럼 공권력의 힘으로 강제 철거를 하거나 대규모 민간자본으로 재개발 사업을 하는 쉽고 빠른 길도 있었다. 그러나 전주는 어렵고 느린 길을 택했다. 선미촌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시청의 본질은 시청이라는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비어 있던 성매매업소를 사들여 전시를 하고, 여성단체와 함께 낮에 선미촌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6년부터 국토부 공모사업으로 도로와 골목길 정비 등을 통해 환경 개선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선미촌 안에 현장 시청 사무실을 열었고, 성매매 피해자를 돕는 ‘상담과 생계비·직업훈련비·주거비·자립지원금 지원’ 등을 명시한 자활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물론 반발도 컸다. 전국 단위 성매매 조직이 몰려와 집단 시위를 했고, 협박과 민원이 끝없이 이어졌다. ‘자발적 성매매에 왜 공적 자금을 쓰느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으로 결국 2017년 3명, 2018년 9명, 2019년 6명, 2020년 20명이 선미촌을 벗어나 사회로 돌아왔다. 현재 38명의 여성이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 자립지원금을 받고 있다. 2014년 49곳(88명 종사)이던 업소가 2021년에는 4곳(5명 종사)으로 줄었다. 어둡고 음침했던 성매매 거리에서 문화예술 골목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이제 서노송 예술촌으로 불린다.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들어 가는 서노송 예술촌전주시는 처음 여성들과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 공간, 인권·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선미촌 내 건물 5개소를 매입했다. 매입 1호점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시티가든, 기억 공간을 조성하고 여성 예술가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선미촌 최초의 전시회였다. 두 번째 매입한 공간은 문화예술인들이 전시와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 ‘뜻밖의 미술관’이 되었고, 세 번째 매입한 공간은 환경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새활용 문화와 산업을 키우기 위한 복합문화시설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으로 재탄생했다. 또 한 곳은 ‘물결서사’라는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책방이 되었다. 시인, 화가, 성악가, 사진작가 등 지역 청년예술가 7인이 운영하는 물결서사는 북토크, 전시, 공연,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2018년 시가 매입한 다섯 번째 공간인 ‘선미촌 5호점’에서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고, 이후 이 공간은 대한민국 1호 소통 협력공간인 ‘성평등 전주’가 되었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을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380m 도로를 곡선화하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업소밖에 없었던 공간에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 들어서며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이런 선미촌 변화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의 힘이 컸다. 주민들은 2018년 5월 선미촌 문화기획단을 발족하고, 주민들과 함께 동네잔치와 마을 장터를 열었다.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식물을 구매하고, 음식을 맛보고, 청년 작가들의 공예품을 사고 팔면서 마을에 활기와 온기가 채워졌다. 2020년 1월 마을사 박물관인 ‘노송늬우스 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주민과 예술가가 서노송 예술촌 변화의 중심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올해 1월에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인디’가 설립되었다. 이처럼 선미촌 문화 재생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직접 단체를 만들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재생과 차원을 달리한다. 다시 보고 새로 쓰다서노송 예술촌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6호점으로 매입한 서로돌봄플랫폼은 2022년까지 노인 교실, 작은도서관 등 주민 생활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7호점은 예술협업창작지원센터로 조성해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할 것이다. 시민과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반짝 가게)도 6월에 문을 열었다. 서노송 예술촌 여행길(여성이 행복한 길) 조성을 위한 팝업스토어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리빙랩 지원사업으로 빈 업소를 임대하여 전시와 판매, 체험 등이 이뤄진다. 동남아 전통음식점, 팝업갤러리, 아트굿즈 판매점 등을 만날 수 있고, 요리 강습과 한지공예체험 등이 가능하다. 문화와 예술, 인권이 꽃피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서서히 문을 열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 선미촌은 민간 자본 개발 방식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기능을 전환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2015년 선미촌 민관협의회가 지속발전 공모전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 도시로 인증 받는 성과도 이뤘다. 2018년 이후 현장시청을 찾아온 기관만 해도 약 125여 개에 이른다.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은 이제 ‘다시 보고 새로 쓰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인권과 평화’를 담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21.06.23
#서노송예술촌
#도시재생
#인권과문화예술의공간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
낡음을 넘어 활력 있는 마을로
사람과 기술이 만난 용머리여의주마을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완산동 용머리여의주마을은 총 7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노후 주택 정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생태숲 공원과 주민 공동이용시설을 12월까지 조성한다. 여기에 마음 치유를 위한 꽃밭 조성, 제빵교육 등 주민공동체 활동으로 마을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이곳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스마트 기술 지원사업 공모사업에도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이 사업은 IoT(사물인터넷) 센서와 지능형 CCTV 등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의 정주 여건 회복을 돕는 게 핵심이다. 내년 4월까지 총사업비 8억 원을 투입해 스스마트 안심귀가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반 통합플랫폼 등 스마트 기술을 마을에 적용한다. 늦은 밤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안전한 정주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행복주택도 짓는 인후·반촌지역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지난해 3차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인후·반촌지역. 모래내시장과 가까운 진북동⋅인후동⋅서노송동 일원에 총사업비 약 351억 원이 투입돼 ‘서로의 우산이 되는 지우산 마을’을 만든다. 인후·반촌지역은 2016년 재개발 정비사업 예정지구에서 해제되면서 상·하수도 등 생활기반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인구 감소와 고령화, 빈집 증가, 주택 노후화 등 도심 쇠퇴 문제가 심각했던 곳이다. 시는 이 지역 내 폐공장 부지(옛 문화시멘트)에 행복주택 63호를 건립하고, 무형문화재인 윤규상 장인과 협업해 지우산 공동체를 활성화한다. 더불어 마을기업을 육성하고, 돌봄과 공동체 활동 등도 펼칠 계획이다. 더불어 마을기업을 육성하고, 돌봄과 문화 공동체 활동 등도 펼칠 계획이다. 아울러 작은 도서관, 무인택배함, 문화 카페도 조성된다. 빈집에 희망을 짓는 팔복동 신복마을 팔복1지역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빈집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한 특화재생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이곳은 1960년대 전주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발전했지만, 2000년대 들어 산업단지가 쇠퇴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유출됐다. 협소한 도로와 막다른 골목길, 수많은 빈집 등이 있어 정주 여건이 열악하다. 전주시는 15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오손도손 함께 가꾸는 그린신복마을’을 비전으로 팔복동을 활력 넘치는 마을로 바꿀 계획이다. 빈집 밀집 구역 등 10만㎡ 부지에 청년예술인 주택 18호, 고령자 안심 주택 32호 등 세대 교류 공공임대주택(50세대)과 건강생활지원센터, 노인 교실, 신복그린숲도서관 등 거점시설을 구축하고, 골목길정비사업과 그린 집수리 사업 등을 펼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주민공동시설을 조성하고, 사회혁신 활동과 예술 활동 등을 지원하며, 도시농업 등 새로운 마을사업을 창출해 마을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
#사람중심
#쾌적한마을로
전주관광거점도시 시민토론회 현장을 가다
시민과 함께 전주관광의 미래를 찾다
전문가들이 관광거점도시 전주에 건네는 당부봄볕이 짙어진 5월 3일 오전, 전주 관광거점도시 시민토론회의 포문은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열었다. ‘국가관광경쟁력과 관광거점도시’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박양우 전 장관은 “국가 관광 경쟁력을 향상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거점도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주가 아니면 보고, 듣고, 즐길 수 없는 전주만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발제한 김석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실장은 “지역 관광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디지털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강화하며, 관광 진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둘째 날인 5월 4일에도 전문가들의 강연과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주목받는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세계적인 관광 트렌드는 작고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라며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지역 콘텐츠의 힘이 어떻게 도시 브랜드가 되는지 사례를 중심으로 대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모종린 교수는 “한옥마을이 ‘살고 싶은 동네’로서 정체성을 회복하고, 과도한 상업화를 극복해야 한다”며 “서학동, 노송동, 중앙동 등 원도심에서 전주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조언하였다. 김영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장은 “도시 관광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거점 지역과 주변 지역이 조화를 이뤄야 하며 관광객과지역 주민의 상호 교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2021 전주 관광거점도시 사업의 발전 방향’ 주제토론을 위해 전문가들도 둘러앉았다. 금기형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 사무총장은 현실과 가상이 융복합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 및 관광상품 개발 방안에 대해, 이수범 경희대학교 교수는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다국어 안내와 안전하고 위생적인 여행 환경 조성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천의영 경기대학교 교수와 류인평 전주대학교 교수는 각각 지역의 주요 골목과 오래된 건물 자산을 바탕으로 게스트하우스와 이색식당, 특색매장, 문화공간 등을 연계하자는 로컬관광 콘텐츠에 관한 내용과 음식, 체험, 생태 관광 등 주제별 연계 상품의 강화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전주관광에 대한 청년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명사들의 강연 못지않게 주목받은 집담회도 열렸다. 전주 관광 미래 활동가 스물다섯 명이 참여한 집담회에서는 전주 관광산업에 대한 청년들의 솔직담백한 현장 이야기가 이어졌고,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더해졌다.전통 예술가와 한복 전문가, 디지털 분야 전문가, 청년 시의원 등이 참석한 분과에서는 전주 역사·문화의 세계화 방안으로 전통문화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시키는 방향성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시재생 전문가, 인디 음악가, 청년 시의원이 참여한 분과에서는 지역 관광 콘텐츠 시민 참여 전략으로 전주의 특색 있는 전통문화 예술과 시민 사이에 중간 단계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주 관광 DMO(지역관광추진조직) 대표와 관광상품 기획자들이 참여한 분과에서는 전주관광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부응하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문화관광재단 활동가들이 참여한 분과에서는 시·군을 아우르는 관광 거버넌스 구축이 크게 공감을 얻었다. 홍보 전문가들이 참여한 분과에서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홍보 방안들이 논의되면서 전주 음식을 소개하는 음식 지도와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 식품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구체적인 주장이 제시되어 주목받았다. 전주시 관광거점도시추진단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관광거점도시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정기적인 ‘전주관광포럼’을 진행하고, 관광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전주시 관광거점도시추진단 정명희 단장은 “전주관광거점도시 사업이 지난 20여 년간 한옥마을 중심의 전주관광을 새로운 단계로 전환하는 마중물 사업이 될 것”이라며 “이번 시민토론회가 전주관광의 미래 10년을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2021.05.24
# 관광거점도시
#릴레이 시민토론회
#청년 활동가
전주 음식
신중앙시장 vs 모래내시장
실속파들을 위한 전통시장 먹방 여행
골목골목 맛집 넘치는 신중앙시장 패션의 메카이자 맛있는 먹거리가 넘치는 곳, 서울에 동대문이 있다면 전주에는 신중앙시장이 있다. 좁은 시장 골목길을 따라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가다 보면 중앙떡집, 오뚜기떡집, 성가떡집, 무궁화떡집 등 떡집들이 모여 있는 ‘떡 골목’을 만날 수 있다. 백설기, 무지개떡, 꿀떡, 바람떡, 인절미 등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떡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이 골목의 풍경은 마치 명절이나 잔칫날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심 좋은 떡집 주인아주머니는 방금 쪄낸 백설기를 먹어보라며 건넸다. 따뜻한 백설기는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씹을수록 고소한 맛까지 더했다. 맛만큼 가격 또한 착하다. 떡 한 팩에 2, 3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먹고 싶은 떡을 마음껏 살 수 있다. 떡뿐만 아니라 3천 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떡볶이, 김밥, 잡채 등 요깃거리를 팔고 있다는 사실도 독특하다. 떡집에서 다양한 간식을 맛볼 수 있어 떡 골목은 맛 골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신중앙시장이 맛 골목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맛볼 수 없는 닭 내장탕 맛집들도 있기 때문이다. 얼큰한 국물을 자랑하는 닭 내장탕은 전주의 비빔밥, 콩나물국밥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전주만의 별미다. 인생 맛집 만날 수 있는 모래내시장신선한 식재료와 남녀노소 입맛에 착착 붙는 맛집으로 가득한 모래내시장은 로컬푸드의 성지로 불린다. 청정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박하고 투박하면서도 전주 본토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모래내시장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치킨. 생닭으로 튀겨 식어도 맛있는 가족통닭집의 치킨은 매일 깨끗한 기름에 튀겨내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소금만 찍어도 맛있는 프라이드와 매콤달콤한 양념치킨, 고소한 닭강정 등 브랜드 치킨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모래내 시장 통닭, 고창닭집, 인후통닭 등 치킨 맛집이 즐비했다. 알찬 맛을 자랑하는 수제만두 또한 모래내시장의 명물이다. 먹보왕만두, 만두한판, 정가네 손만두 등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만두 맛집들이 있다. 촉촉한 찐만두부터 바삭한 군만두, 팥앙금 가득한 찐빵 등 얇은 피와 꽉 찬 만두소로 식사 대용으로도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외에도 족발, 순대, 수제비, 국밥 등 단돈 만 원으로 두 명도 거뜬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들이 맛깔나게 차려진 모래내시장. 이런 맛깔스러운 음식에 현지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푸짐한 상차림으로 유명한 전주 막걸리 한 상을 모래내시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TV 프로그램인 에 나와 더 유명해진 서울식당은 3만 원 한 상 차림에 얼큰한 홍어탕과 오징어, 생선구이, 부침개, 과메기, 밤게 등 제철에 따라 30여 가지의 진귀한 음식을 푸짐하게 펼친다. 누구나 좋아할 맛의 음식들이 넉넉하게 리필 되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전통주의 맛에 흠쩍 취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이다. 푸짐한 먹거리, 맛있는 먹거리 가득한 모래내시장에서 나만의 미식 투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2021.02.23
#로컬푸드
#전통시장
#떡골목
#통닭
#만두
2021 전주시정 운영 방향
우리, 함께, 여기, 뜨거운 사회적 연대
전주형 지역 재생우리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전주시는 전주형 지역 재생 사업을 통해 쾌적한 시민의 삶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지엽적인 개념의 도시 재생을 넘어 천만 그루 정원도시 등 시정 핵심사업과 연계한 ‘전주형 지역 재생’을 추진해 간다. 지난 10월 수립한 ‘전주시 주거지 재생 기본구상 및 발전전략’을 바탕으로 주거격차 해소를 위한 저층 노후 주거지를 해소하고, 골목길과 빈집을 정비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갈 계획이다. 노인·장애인 등 수요 맞춤형 사회주택을 늘리고,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복지도 놓치지 않고 챙길 계획이다. 30년이 넘은 평화동 영구임대아파트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바꿔 갈 계획이다. 아동·청소년 친화 도시아이들의 시선으로 그려 가는전주시는 아동·청소년 5대 정책인 야호 숲 놀이터, 책 놀이터, 예술 놀이터, 야호학교 및 부모교육 등 5대 중점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첫 삽을 뜬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와 윤곽을 드러낸 에코시티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평화동 청소년 수련 시설 건립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덕진공원 옛 수영장 부지에 유니세프와 전주시가 공동으로 조성한 ‘맘껏놀이터’와 ‘맘껏하우스’가 새해부터 문을 열고,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전용 놀이터 공간으로 활용된다. 아동·청소년 보호 정책도 강화된다. 스무 명의 아동보호 및 학대방지 전담공무원을 단계적으로 배치하고, 국공립어린이집, 야호다함께돌봄센터, 공동육아 나눔터도 확충한다. 맞춤형 복지누구도 소외받지 않는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더욱더 따뜻하게 살피는 전주의 노력은 새해에도 계속된다. 완산구 어르신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통합돌봄 사업을 전주시 전역으로 확대하고, 대상도 어르신에서 장애인과 정신질환자로 확대한다. 장애인들의 삶을 보듬는 사업도 진행된다. 장애인 복지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장애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를 적극 발굴한다. 여성들을 위한 디지털 성범죄 선제 대응을 위한 특화상담소도 운영한다. 행복한 동물 친화 도시를 조성 중인 전주시는 반려인과 반려견을 위한 동물 동반 휴식공간 지원 등의 사업도 전개한다.
2020.12.24
#전주형지역재생
#사회적연대
#주거지재생
#사회주택
#맞춤형복지
벽화 속에 감춰진 역사의 길
자만마을 옥류 마을
너무 유명해서, 덜 유명한 마을‘자만동(滋滿洞)’이라는 이름은 ‘녹엽성음(綠葉成陰) 자만지운운(子滿枝云云)’이라는 옛 노래에서 나왔다고 전하지만 ‘자만’은 ‘滋滿’ 또는 ‘子滿’으로 ‘자식이 많이 불어나다’의 뜻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을의 이름은 이토록 풍요로웠으나, 우리에게는 6·25 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모여 살게 된 마을로 많이 알려져 있다. 농사지을 땅도 없는 척박한 달동네에서 사람들은 고단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마을은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대왕 이안사(李安社)가 나고 자란 곳으로 조선왕실의 성지이며, 이는 마을 한편에 단촐하게 서 있는 ‘자만동금표(滋滿洞禁標)’만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자만동금표는 이 지역을 수호하기 위해 나무를 베거나 몰래 묘지 쓰는 것을 금하는 표지석으로 1900년대에 고종이 만든 것이다. 자만마을의 이러한 역사는 ‘피우지 못한 오얏꽃’을 배경으로 한 조선의 마지막 왕자 이우 공의 초상화가 벽화로 남아 있다. 벽화마을로 유명해진 후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졌지만, 이런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관광객들에게 자만마을의 벽화 외에도 역사적인 가치를 알려 다시금 마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 시민들에 의해 입혀진 알록달록 그림 옷 자만마을은 입구부터 눈에 띄는 벽화들로 가득하다.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그림부터 다양한 캐릭터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사람들은 벽에 기대서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골목골목마다 다른 벽화들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골목마다 약간은 투박한 그림도 보이고, 아쉬운 캐릭터도 보이지만 이 모든 벽화들은 전문가가 아닌 자원봉사로 시민들이 동참하여 그린 것이기에 그 의미가 있다. 또한 투박하게 만들어진 계단, 시멘트를 손수 다져 만든 골목의 언덕들, 어릴 적에 봤던 작은 옥상의 밭 등을 만나보면 자만마을은 그저 예뻐 보이려는 벽화마을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색을 채운 마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권경섭 촌장은 자만마을의 벽화를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입혀졌다’고 표현한다. 이는 모두 2012년 마을 자체의 힘으로 시작한 마을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골목과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달라진 것들이다. 색색이 화려하게 자리 잡은 벽화들은 어두웠던 골목길을 환하게 만들고, 주민들의 마음까지도 환하게 바꿔 놓았다. 그럼에도 반듯한 길에 익숙해진 우리에겐 조금 불편한 길일 수 있고, 여전히 그곳에서 삶을 꾸려가는 주민들에게도 낯선 관광객들의 방문이 때론 불편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자만마을은 6년이라는 열정의 시간이 천천히 빚어낸 마을인 만큼 그 안에 내재된 힘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된다. 자만마을에는 지역 대학생들이 만든 단체 ‘나을자만’이 있다. ‘나아질 자만마을’을 뜻하는 이 단체는 지역 문화를 제대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꾸려졌으며, 청년들은 이곳에서 전시회,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 잊히고 사라져 버릴 뻔한 작은 달동네가 마을 주민들과 청년들의 힘으로 ‘모두가 찾아오는 마을’로 변화한 것에는 벽화와 더불어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끌어간 사람 냄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은 아닐까. 우리가 찾았던 그 날에도 마을의 낡은 벽화를 다시 칠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아름다운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소나무를 닮은 선비의 마음을 품은 곳, 옥류마을 자만마을을 내려오다 보면 바로 이어지는 곳이 옥류마을인데, 이 곳에도 현재 벽화가 입혀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옥류마을에는 아직도 1970~1980년대의 나무 전봇대가 남아 있다는 것. 자만마을보다는 덜 번화하여 아직은 조용한 골목길이 인상적이다. 옥류마을의 꼭대기에 자리한 조선시대의 서당 ‘옥류정사(玉流精舍)’ 지금의 ‘구강재’에 오르면 남천교와 청연루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현재는 목공예와 한지공예를 하는 주인에 의해 한옥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옥류마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학자가 있다. 고종 11년인 1874년 옥류동에서 태어난 금재 최병심 선생이다. 그는 한벽당을 처음 세운 월당 최담의 자손으로 간재 전우에게 수학하였고, 1901년 옥류동으로 돌아와 서당을 열어 ‘옥류정사(玉流精舍)’라 이름 짓고 후학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1910년 경술국치 소식을 들은 금재는 오목대에 올라 대성통곡한 후 7일 동안 단식하였다고 한다. 그는 평생 옥류동을 벗어나지 않았고, 이후 그를 따르는 선비들이 옥류동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현재 금재 최병심의 묘와 옥동사(玉洞祠)가 아쉽게도 방치되어 있는 상태여서 추후 돌봄이 필요해 보였다. 천천히, 더디 가도 행복하게 한 걸음씩 가난한 달동네인 줄만 알았던 자만마을과 옥류마을이 조선시대 왕실의 기운이 흐르고 선비들의 곧은 기상이 자리한 학문의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벽화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역사적 가치를 발굴해 내는 작업이 꼭 필요함을 깨달았다. 떠나는 마을에서 찾아오는 마을을 만들어낸 힘이 이제 벽화와 더불어 ‘역사를 풀어낸 스토리텔링’까지 함께한다면 자만마을과 옥류마을은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본다. 현재, 마을 입구의 표지판에는 마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나 국숫집, 까페 등을 ‘발자국’ 수치로 말해주고 있어서 정겨운 마음으로 골목길 산책을 시작할 수 있게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자국들이 모여 마을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자만마을과 옥류마을을 찾는 발자국들이 더 많아져 희망을 남기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이지선 | ‘잘 익은 언어들’ 책방 대표 전주시 송천동에서 ‘잘 익은 언어들’ 책방을 운영하는 이지선 씨와 자만마을공동체 권경섭 촌장이 함께 자만마을과 옥류마을 길을 걸었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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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책이다 - 전주 풍경
아름답고 충만한 삶의 흔적, 최명희문학관
키 작은 담장들 너머, 기와지붕이 오붓하게 이어져 정겨운 풍취를 자아내는 한옥마을. 경기전 뒤 아기자기한 골목길 사이로 한국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최명희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말에 깃들인 아름다운 혼을 소설 속에 녹여낸 작가 최명희의 문학 혼을 기리는 공간이다. 최명희 작가는 1980년에 등단한 후 1998년 난소암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17년간 오직 소설 에 온 열정을 쏟아부었다. 문학관 안 작가의 육필 원고와 엽서, 편지에는 그의 열정과 고뇌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뜨거운 여름, 한 생을 치열하게 살아낸 작가를 만나 보는 것도 또 하나의 피서가 되지 않을까. 최명희문학관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29 문의 | 063-284-0570운영시간 | 10:00~18:00(8월 한 달 19:00까지, 월요일․1월 1일․명절 당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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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바꾸는 전주의 도전
천만 그루의 나무, 함께 숨 쉬는 도시
‘생태도시’란 어떤 도시일까. 전주시가 그려 놓은 생태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그동안 전주는 생태도시로의 여정을 묵묵히 진행해 왔다. 하지만 ‘폭염’과 ‘미세먼지’에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 민선 7기 전주시가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이 두 가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숨 쉬기 편한 맑은 공기 도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를 위해 전주가 꺼낸 비장의 무기는 바로 ‘가든시티 전주’다. 전주 곳곳에 총 1,000만 그루 나무를 식재 해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주는 어떻게 도시를 하나의 ‘정원’으 로 만들어 갈까? 먼저 전주 곳곳의 공원과 공터, 학교 및 공공기관 옥상과 벽면에 녹지를 조성할 예정이 다. 팔달로·백제대로 등 주요 도로 노선마다 나무를 심어 가로 숲을 조성하고, 산림에는 ‘치유의 숲’을 만 들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도 늘려 나간다. 더불어 공공기관 및 공영 주차장 식물 담장 설치, 민간 기업의 나눔숲도 조성하는 등 다방면에서 녹지 조성에 힘을 쓸 계획이다. 전주 어디라도 시민 곁에 나무를 들여 놓겠다는 것, 이렇게 자연의 힘으로 폭염과 미세먼지를 극복하는 일은 가장 전주다운 해결법이 되지 않 을까. 도시의 일상을 건강하게 바꾸어 놓을 가든시티 전주. 천만 그루 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전주에서 시 민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 알아보자. 나무가 ‘열일’해요 도시의 온도를 낮춰요 도심 숲이 조성되면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이 3~7도 낮아지고, 습도가 9~23% 올라가요.공기가 맑아져요 느티나무 한 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고 1.8톤의 산소를 내놓아요.미세먼지가 줄어요 1ha 면적의 숲은 도심 미세먼지 농도를 25.6%, 초미세먼지 농도를 40.9% 절감시켜요.도시 소음이 줄어요 중앙분리대에 키 큰 침엽수를 심을 경우, 자동차 소음 75%, 트럭 소음 85%가 차단돼요. 도시를 바꿔봐요 어디에서든 초록을 볼 수 있어요 걸어서 5분 안에 공원이나 쉼터에 갈 수 있도록 마을 정 원, 골목길 정원 등 다양한 유형의 녹지를 조성해요. 매력 있고 가고 싶은 숲을 만들어요 멋진 가로수길, 테마가 있는 산림 숲·공원, 예쁜 꽃담 길 등 누구나 찾고 싶은 매력적인 숲을 조성해요. 옥상과 벽면이 푸르러져요 회색빛 가득했던 도시의 벽면과 가로변 콘크리트 구조물에 담쟁이 등을 심어 도시의 색깔을 푸르게 바꿔요. 시민과 함께해요 시민 모두 1인 1그루 심기 운동 시민 모두가 한 그루씩 나무를 심자는 ‘1인 1그루 심기 범시민 운동’을 펼쳐요. 택지와 건축물에 조경 면적 확대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에는 녹지 공간이 참 부족해요. 천연 공기청정기인 조경 면적을 함께 늘 려요. 기업·단체별 숲 만들기김우빈 숲, 마마무 숲처럼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숲, 근사하겠죠? 여러분도 함께 해 주세요.
202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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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미세먼지
전주 그곳
시민의 손으로 짓는 초록 도시 공간들
동네마다 초록이 고개를 내밉니다. 집 담벼락에, 매일 걷는 골목길에 나무와 꽃과 풀을 심는 정성스러운 손길 덕분입니다. 도심에서 초록 공간을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전주의 풍경을 푸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시민이 직접 ‘초록 도시’를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전주시와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손잡고 ‘전주 초록 도시 공모전’을 진행해 이렇게 반가운 얼굴들을 찾았습니다.노송동 문화1길에는 꽃길이 생겼습니다. 동네 어귀마다 화분을 놓는 이희손 어르신의 정성이 아담한 양옥과 골목을 온통 화사한 빛깔로 물들입니다. 서학동 예술마을의 80년 된 한옥이 눈에 띕니다. 유정숙 어머니의 바지런한 손길이 마을에 생기를 되돌립니다. 3대가 대를 잇고 살던 서신동의 나이 지긋한 주택은 근사한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정원을 개방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빛나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전주는 지금 초록과 한 몸이 되어 갑니다. 시민의 손으로 초록 도시 전주가 만들어집니다.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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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도시
#전주 초록 도시 공모전
멋진 하루
덕진교에서 조경단까지
알고 걸으면 더 잘 보이는 조선 역사를 만나는 길
덕을 지어 얻은 다리, 덕진교 옛날에 못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원님이 저승에 갔다 ‘덕(德)진이의 창고’에서 얻은 노잣돈 덕에 이승에 무사히 돌아오게 됐다. 그 후 노잣돈을 갚기 위해 방방곡곡 ‘덕진이’를 찾아 헤매다 한 주막에서 일하며 내(川)를 건너는 이들의 젖은 옷이나 버선 빨래를 해 주던 덕진이를 찾았다. 그간의 사정을 말하며 빚을 갚게 해 달라는 원님의 부탁을 한사코 거절하던 덕진이는 정 그러면 사람들이 옷을 적시지 않고 내를 건널 수 있는 다리를 하나 놓아 달라고 했다. 그렇게 생긴 다리가 덕진교(德津橋)였다고 한다. 못된 원님이 선한 마음을 갖게 하고, 그 덕에 찾아온 복마저 남을 위해 베푼 덕진이의 착한 마음씨 덕에 생긴 다리라 하니 왠지 건너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내딛는 발걸음에 덕 한 걸음, 복 한 걸음 지으며 걸어야 할 것만 같다. 넉넉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걷기 좋은 이 길은 사실 몇 해 전만 해도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다소 좁고 위험한 길이었다. 전주시가 차량을 통제하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으며 지금의 산책길이 완성됐다. ‘천년사랑둑길’이라는 이름처럼 걸으면 사랑이 퐁퐁 샘솟을지도 모를 일이니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것도 좋겠다. 혹시 아는가. 누군가와 함께 걷다 보면, 쓸쓸한 이 가을날이 햇살 눈부신 봄날처럼 따스하게 느껴질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이 콧잔등 간질이는 봄바람처럼 느껴질지 말이다. 덕진이의 설화를 들으며 산책하듯 걷는 덕진교를 지나면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건지산 아래 자리한 덕암마을은 끝날 듯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겨우 사람 한두 명이 어깨를 마주하고 걸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은 마을을 촘촘히 이어 주고 있다.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만나는, 황극단덕암마을을 빠져나와 조금 걷다 만나게 되는 황극단. 이곳은 부러 찾으려 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 마치 보물찾기 하는 기분마저 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황극단은 일제강점기 나라를 찾기 위해 싸운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단이다. 한가운데 고종 황제 비를 중심으로 김구 선생 비, 순국 5열사 비, 3·1운동 민족대표 33인 비, 이석용 의병장 비가 자리하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 보면 고종 황제를 호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기도 하다. 이 황극단은 임실 출신 이석용 의병장의 유언에 따라 그의 아들이 만들었다. 저승에 가서라도 일본을 꼭 망하게 하겠다는 굳은 다짐, 그리고 살아서 황제를 모시지 못했으니 황극단을 세워 선황제를 모시게 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해방 후 8년간 행상을 하며 모은 돈과 논밭을 판 돈으로 건립한 것이다. 황극단이 건립된 사연을 알고 보니, 죽어서라도 나라를 되찾고 싶었던 이석용 의병장의 마음, 그리고 살아생전 나라를 위해 험난한 길도 기꺼이 걸어갔던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떠올라 숙연해졌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아쉬운 큰 의미가 있는 곳이 보물찾기 하듯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렇게 다소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황극단 계단을 내려왔다. 자부심을 안고 걷는 길, 조경단 조경단까지 가는 길은 하늘과 함께 걷는 것이 좋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저 멀리 하늘을 보며 걷다 보면 조경단을 미리 만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조경단까지는 아직 한참을 걸어야 하지만 언덕에 자리한 까닭에 발길이 닿기 전에 눈길이 먼저 가닿는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조경단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비로소 조경단 초입에 들어선다.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들어서니 길게 이어진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오르니 또다시 문이 나온다. 문 위에는 뾰족한 창살, 홍살이 촘촘히 세워져 있다. 악귀가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제단을 가운데 두고 총 네 개의 문이 있는데 조선시대 그 신분에 따라 들어가는 문이 달랐다 한다. 조경단은 전주 이씨 시조 이한의 묘소로 경기전, 조경묘와 함께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원지임을 상징하는 곳이다. 고종은 1899년 건지산에 시조 묘역을 조성했으며, 이 시조 묘역을 조경단이라 명명하고 친필로 대한 조경단이라 써서 비를 세웠다. 이는 전주가 대한제국 황실의 시원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아쉽게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실제로 들어가 볼 기회가 적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기에 더욱 걷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현재 전주시에서는 이곳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니 말이다.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조경단이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자리매김하기를, 그리고 그럼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주가 대한제국 황실의 시원지라는 자부심을 갖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러니 행여 조경단까지 들어가지 못한다 해도 섭섭한 마음은 잠시 잊고 그보다 커다란 자부심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글 최수진 | 자유기고가최수진 씨는 잡지 기자를 거쳐 사보 기획자로 다양한 매체를 만들고 글을 써 왔다.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전방위적인 글을 쓰고 있다.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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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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