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하는 글 266건
멋진 하루
달하, 전주에서 정읍까지 비취오시라!
조선왕조실록과 정읍 선비‘풍패지관(豊沛之館)’이라 이름 붙은 객사와 경기전이 없었다면, 전주는 돈냥이나 좀 있는 그저 그런 도시가 되었을 것이다. 좌우익 양 날개를 거느린 객사는 우람하고 부성의 맨 오른쪽에 자리한 경기전은 섬세하다. ‘전주 이씨’ 나랏님의 국성(國姓)이 태어난, 경사스러운 터이기에 경기전(慶基殿)이라 했다. 성전이나 궁전 등, 하느님이나 임금이 계신 곳에만 ‘전’을 붙인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 즉 임금의 초상화는 임금이니, ‘전’이다. 거기에다 전주사고(全州史庫)가 자리한다. 조선왕조실록 말씀이다.임진년에 왜병이 쳐들어온다. 높은 양반들 먼저 피난하신다. 경기전을 지키던 9급 참봉 오희길과 유신은 실록과 어진을 지킨다. 공무원의 롤모델이다. 재난 대비 매뉴얼에 따라 태인의 유생 안의(安義)와 손홍록(孫弘祿)에게 토스한다. 두 분 다 정읍의 선비들이다. 폭서와 장마가 있었지만 비 한 방울 묻히지 않았다. 정읍 내장산에서 1년 하고도 18일을 지켜 내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이어지게 하니 그 아니 특별한가. 수레는 몇 대였을까? 과연 정읍으로 가는 길에 원평과 태인을 거쳤을까? 아니면 저쪽 구이를 돌아 산외 길을 택하였을까? 정읍의 두 선비는 자비로 말과 양식을 대며 보물을 지켜 냈다. 내장산의 용굴 은봉암이나 비래암에 몰래 모셨는데 첩자가 정보를 팔아먹지는 않았을까? 이 이야기는 왜 아직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하였을까? 동학농민혁명과 경기전400년 후, 동학농민군은 정읍 황토현에서 관군을 깬다. 올해 처음 제정된 국가기념일 5월 11일이 바로 그날이다. 장성 황룡강전투마저 승리한 농민군은 전주성에 무혈입성한다. 전봉준은 풍남문에 올라 전주부성을 조망한 뒤, 관찰사 집무실 선화당을 집강소로 사용한다. 열 받은 초토사가 관군을 이끌고 용머리고개에서 부성 안쪽으로 대포를 날린다. 정읍 가는 직행버스 간이 정류장에서 보이는 위쪽 언덕에서 말이다. 이런 이런, 경기전 경내까지 포탄이 날아든다. 전북 사람이면 이렇게 못 한다. 경기전 처마가 부서지고 조경단이 파손되자 전봉준은 양호초토사 홍계훈에게 편지를 쓴다.“대포를 쏘아 경기전을 무너뜨린 것은 옳으며, 군대를 동원해서 문죄를 한다면서 무고한 백성을 살해하는 것은 옳습니까?”공북문을 열고 동학군이 부성을 빠져나간 후 120년, 지금 전라감영 복원이 한창이다. 새로 짓는 선화당은 시민들이 직접 활용하는 공간이면 좋겠다. 게서 전주대사습이 열려도 좋겠다. 정읍과 전주, 제대로 즐기기전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오셨다면, 일단 한옥마을이다. 황산에서 왜구를 섬멸한 이성계가 풍년가를 읊은 오목대에 서면 한옥마을의 기와지붕이 주욱 늘어섬을 볼 수 있다. 어두울 것 같은데 오묘한 밝음이 있다. 경기전에서 푸른 곤룡포 입으신 이태조를 알현한 다음에는 서쪽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에 들르시라. 전주의 얼인 ‘꽃심’을 써 내려간 혼불의 한 자락을 붙들 수 있을 터. 경기전과 전동성당의 고딕양식과의 대조에 홀딱 반한 이분들 모시고 내처 향교로 간다. 은행나무 시즌이면 더 좋다. 향교 가는 길에 영화 에 등장한 한옥 학인당을 들르는 것은 필수. 한옥에서 한잠 주무신 후에는 정읍으로 길을 잡는다.‘새 시상’이 오길 바라던 드라마 의 촬영지 ‘정읍 김씨집’을 찾아가는 길은 산외 방면 길이 좋다. 세트 아닌 진땡이다. 여기서 이참에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까지 자동차로 15분이면 족하다. 서원의 태극 문양은 사진발을 잘 받게 만든다.내장산 가는 길 전봉준공원에 서면 18.94m의 동학100주년기념탑을 만날 수 있다. 내장산은 사람 사는 동네에 이렇게 가까운 국립공원은 세계에 드물다. 설악의 단풍보다 보름은 늦게 찾아온다. 해서 정읍의 가을은 길고 아름답다.한겨울 눈이 올 때 내장산을 찾는 사람은 고수다. 깎아지른 듯한 은적암 가는 길을 ‘실록길’이라 한다. 그냥 차 타고 왔던 길로 훅 돌아가면 바보다. 정읍경찰서 앞에서 쌍화탕을 마셔야 한다. 중스푼으로 쌍화차 안에 든 밤을 건져먹는 맛을 정읍 바깥에서는 흉내도 못 낸다. 한 끼 자신 듯 든든하다.이제 포털에 접근하면 왕조실록은 누구나 키워드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정읍 선비가 없었다면 조선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 사라졌을 것이다. 달님이 노피곰 도다샤 전주와 정읍을 서로 비추인다. 그 손길이 앞으로 남원에서 고창에서도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글 신귀백 | 영화평론가신귀백 씨는 영화평론가이자 작가이다. 장편다큐 감독으로, 전북독립영화제・무주산골영화제・전북비평포럼에서 활동했다. 저서로 , 가 있다.
2020.09.10
#객사
#경기전
#서원
#내장산
#동학
기획 특집
옛 어린이회관의 변신
전북어린이창의체험관
상상력을 키워주는 신나는 놀이터송천동에 위치한 어린이회관은 1990년 건립 이후 어린이 전용 공간으로서, 전시 및 관람의 기능을 담당해 왔으나 근래 들어 시설 노후화와 제한된 기능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새 단장을 마치고 10월 21일,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체험형 놀이공간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전북어린이창의체험관’으로 재탄생하게 됐다.전북어린이창의체험관은 지상 2층의 체험공간과 외부의 무장애 놀이터, 광장 등으로 조성됐다. 건물 1층의 특별체험관에서는 미술과 과학, 요리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 이뤄진다. 또 영・유아 오감 체험 시설인 ‘오색 비빔밥 나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체험을 할 수 있는 ‘우당탕탕 어드벤처’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연장과 카페, 도시락 룸, 수유실 등 어린이와 동반 가족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2층 상설체험관은 4개 구역(무지개마을, 무지개도시, 상상계곡, 디지털), 19개의 체험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역할놀이와 신체놀이, 과학과 감각놀이, 자연놀이 등을 통해 영・유아와 어린이들의 창의력과 오감발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이 외에도 체험관 입장 시 받을 수 있는 ‘어린이 여권’은 마치 체험관을 여행하는 것처럼 각각의 코너마다 도장을 받을 수 있어 쏠쏠한 재미와 더불어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어린이 여권’에 부착할 수 있는 여권 사진을 찍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어 흥미를 더한다. 누구나에게 열린 안전한 놀이터창의체험관의 남다른 시설 철학도 주목할 만하다. 창의체험관 건물은 에너지 효율 1+++등급과 녹색건축 그린 4등급 인증을 받았으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Barrier Free) 본인증을 취득했다. BF인증은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을 비롯한 모든 국민이 지역 및 개별 시설을 이용할 때 편리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자, 개별 시설이나 지역을 인증해 주는 제도다. 창의체험관은 이처럼 단순히 체험관 내 편리한 환경 조성에 그치지 않고, ‘모두 다 같이’라는 가치를 더한 무장애 복합문화시설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또한 장애인 단체 및 다양한 단체와 실시한 사전 점검으로 비장애 어린이뿐만 아니라 장애 어린이의 이용에도 불편함이 없고 안전한 시설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린이들의 단체 방문 시 안전한 하차를 할 수 있도록 ‘드롭 존’을 반영, 설치하는 등 시설 공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디자인과 생태적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해 준다.선선한 바람과 함께 성큼 다가온 가을, 신나는 놀이와 창의적인 체험으로 상상력이 피어나는 ‘전북어린이창의체험관’으로 소풍을 떠나 보자. 전북어린이창의체험관주소│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258-19운영시간│10시~18시(매주 월요일, 명절 당일 휴관)이용시간│2시간입장료│어린이 1인당 3,000원(36개월 이하 유아 무료)문의│063-290-6676
#어린이회관
#창의
#드롭존
당신과 더불어
달콤한 꿈을 꾸는 농부
청년 농부 강한별
전주에서 딸기 농사를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원래 저는 조경학을 전공했는데요. 졸업 후 학과와 관련된 직업을 구하게 되면서 농사와 조경을 합해 놓은 경관 농업에 관심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대단위 농지를 필요로 하는 경관농업은 전주의 작은 농지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서 일단 농업 쪽으로만 눈을 돌리게 됐는데요. 고수익 작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한참 한 결과 시설작물로 으뜸인 딸기를 선택하게 된 것이죠. 올해 처음으로 딸기 농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지요?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약 3천 명 정도의 체험객이 방문했어요. 물론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숫자상으로는 적지만 전주에서는 딸기 농장이 많지 않고 근거리에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전주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딸기를 직접 수확하는 것뿐만 아니라 딸기잼 만들기, 철판 아이스크림, 아트 화분 만들기와 비눗방울 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체험 객들과 함께 딸기 향 가득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유형 체험 농장도 준비 중에 있다면서요.농업 쪽은 특히 공유 시스템이 정말 필요한 분야예요. 농기계 임대부터 시작해서 비어 있는 공간까지, 시너지 효과가 훨씬 더 크거든요. 6차 산업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주변 농가들과 함께 체험 공간을 공유해서 함께 상생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 딸기 농장 주위를 둘러보면 포도, 멜론, 우리 밀 등 열 한 농가가 있는데요. 전주에서 이러한 농업 벨트는 별로 없어요. 함께 힘을 합치면 소득도 올라가고 체험객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겠지요. 혹시 진입장벽이 높아서 도전이 어려운 주위 농가가 있다면 제가 힘이 되어 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제가 조경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작물을 이용해서 주변 경관을 꾸며 보고 싶은 생각을 많이 해요. 작고 귀여운 애플 수박과 조경을 접목해서 농장 전체 공간을 예쁘게 꾸며 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애플 수박은 60일이면 하늘에 넝쿨처럼 주렁주렁 열리거든요. 경관적 가치가 있는 작물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인생 샷을 건지려고 멀리까지 여행 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 체험과 멋진 사진은 덤으로. 추억을 가져갈 수 있는 공간을 지금부터 만들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농장 운영의 꿈이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 주실 조언이 있다면요?일단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면 좋겠어요. 욕심을 내려놓아야 즐겁게 할 수 있거든요. 딸기 온실 한 동에 얼마의 양이 나와야 한다는 계산을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농사가 스트레스예요. 저는 농사를 지으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어요. 사람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요. 제가 처음엔 호미 한 자루 없이 시작했지만 즐겁게 하다 보니 또 다른 꿈을 꾸게 된 것처럼 미리 계산만 하지 말고 한번 실행해 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강한별 1985년생으로 전북대학교 조경학과 졸업 후 전주에서 딸기 체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 농가와 연대하여 포도, 멜론, 딸기, 우리밀 등 4개 품목, 열한 개 농가와 공유형 협업 체험 벨트를 구축하면서 지역 농가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특별히 올해는 남동생이 합류하여 형제가 함께 다양한 딸기 체험 프로그램을 꾸려 체험객을 받고 있다. 딸기 농장 체험을 하려면 3월부터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 예약 가능하며 비용은 단체 1인 당 만 원, 개인은 만 오천 원이다. 전주 딸기 체험 농장주소│전주시 덕진구 용덕길 47-1문의│010-9252-5810
#딸기
#딸기농사
#공유형
#체험
#농장체험
김승수 전주시장 새해 편지
끊임없이 변화하되 본질은 끝까지 지켜 내는 도시
얼마 전 카이스트 신임교수 연수회가 전주에서 열렸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제가 문화해설사가 되어 한옥마을과 구도심을 안내했습니다. 추운 날씨였고 늦은 시간이었지만 카이스트 교수들은 끝까지 집중하며 "매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겉치레로 훑고 간 한옥마을과 전주의 진짜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전주의 전통과 카이스트의 과학기술이 만나면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일도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우리는 의기투합했습니다. 얼마 후면 '미래에서 온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전주시와 카이스트의 협력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복원 전문가와 학예사 일행도 전주를 찾아왔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미적 감각이 뛰어나고 기준이 까다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그들은 전주의 한지와 한옥에 감탄했습니다. 특히 한옥마을 일대의 건축적 아름다움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밖에서 본 전주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도시입니다. 우리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특례시'에 도전하고 '수소 시범도시'에 응모하고 '관광거점도시' 선정에 뛰어드는 것은 그럴 만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첫술에 배부르지 않더라도 하루하루 조금씩 쌓이는 것들이 결국 위대한 전환을 가져옵니다. '날마다의 축적'만큼 무서운 것은 없습니다. 전주는 이미 많은 것을 보유하고 있고 문화·관광, 도시자원 측면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경제 분야는 좀 다릅니다. 경제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하곤 합니다. 내세울 만한 대기업 하나 없고, 경제지수는 늘 하위권이고 성장 동력 산업의 미래는 너무 멀리 있다는 것입니다. 새해 전주는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경제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국가 예산을 대거 확보하여 걸음에 힘이 붙었습니다. 375억 규모의 중소기업연수원을 건립할 수 있는 마중물을 확보하여 설계에 들어갑니다. 전북 지역 45만 중소벤처기업 재직자들이 그간 자체 연수원이 없어 경기도나 광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전북연수원이 건립되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인력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좋은 인재는 기업 성장의 제1요건입니다. 또한 청년창업 최강도시라는 비전을 세우고 4개 권역에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는 한편, 기술창업성장지원센터, 대학과 함께 성장하는 산학융합플라자, 민간기업의 창업플랫폼도 지속적으로 조성합니다. 수소경제 시범도시, 탄소국가산업단지 인프라 조성, 드론축구지원허브센터 구축도 지역 경제의 활로를 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경제와 더불어 문화·관광의 강점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관광거점도시에 선정되어 든든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한옥마을 관광트램 도입, 전라감영 2단계 복원, 전주부성 복원,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 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업들입니다. "왜 관광객에게만 신경 쓰느냐? 시민들의 삶에도 관심 가져라!"라는 말도 들립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관광객은 손님이고 시민은 주인입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통체계 개선과 마을버스·급행버스 도입, 도서관 확충, 복합문화공간 건립, 천만그루 정원도시, 통합돌봄과 치매안심도시 같은 앞서가는 시책을 꾸준히 추진합니다. 특히 매년 '독서대전'을 치르면서 '책 읽는 도시'로 거듭난 전주의 위상에 맞게 아중호수도서관, 동문거리 출판사도서관, 첫마중길과 다가동에 여행자도서관, 서학마을 예술전문도서관 같은 멋진 도서관들이 전주 전역에 들어섭니다. 12월 20일, 중화산동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이 문을 열었고 평화동도서관도 아이들이 책과 함께 뒹구는 '야호 책놀이터'로 바뀌어 재개관했습니다. 삼천동도 송천동도 금암동도 속속 변모하게 될 것입니다. 밥을 배불리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을 드높이고 살찌우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전주의 자부심은 '서울보다 부자일 순 없어도 서울보다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되 본질은 끝까지 지켜 내는 뚝심 있는 도시, 전주다움을 꼿꼿이 지켜 내고 자존심을 잃지 않는 도시, 세계 어디를 가든 전주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운 도시,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전주시장 김승수 올림
2020.09.09
#2020전주
#새해
평화동 학산
소나무 산에서 학의 마음을 품다
천년을 사는 소나무, 만년을 사는 학'천년 사는 소나무를 심고, 만년 사는 학을 불러들인다'는 '송수천년(松壽千年) 학수만년(鶴壽萬年)'을 기약하는 곳이 바로 학산(鶴山)이다. 전주는 전주천을 중심으로 동쪽으론 승암산과 기린산, 건지산 등 호남정맥 만덕산 줄기가 뻗어있다. 학산은 평화동과 서서학동에 있으며, 동쪽으로 고덕산에서 보광재를 거쳐 서쪽의 금성산으로 이어진다. 풍수지리에 의하면 학(鶴)이 전주천을 향해 깃들어 있는 형국으로, 이 일대엔 학소암 등 사찰 세곳과 평화동석실군 등 유적지 네 곳, 남고진사적비, 만경대 정몽주 우국시, 남고사 대웅전 불좌상 등 다양한 유물이 존재하고 있다.저 멀리로 불어난 계곡물은 서학동과 평화동을 에두르고 물이끼는 돌의 이마에서 한층 짙푸르다. 시나브로 청량한 바람은 맑고 청아해서 꿈길을 걷는 듯 행복한 새벽길을 펼쳐 놓는다. 그대여! 행여 시린 마음 달래려거든 '하늘 닮은' 사람들의 희망, '하늘 담은' 학산에 눈길 한 번만 주시기를. 엄동의 공수내로 물줄기가 향할지라도 윤슬은 더 찬란하고 이내 삶은 뜨거워진다.솔 내음으로 세상을 씻는 산행큰아들 기영이와 함께 오늘, 학산을 오르면서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얻는다. 들머리에 들어선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오솔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학산은 대부분 소나무로 이루어져 있어 솔 내음이 많이 난다. 황금색으로 물든 솔잎이 떨어져 길을 덮고 있다. 소나무를 만나 너무 반갑다. 과거엔 푸른 생솔가지를 꽂은 금줄을 치고 지상에서의 첫날을 맞았고, 산모의 첫 국밥도 마른 솔잎이나 솔가지를 태워 끓이지 않았나. 사람이 죽어서는 무덤가에 둥그렇게 솔을 심어 이승에다 저승을 꾸미지 않았나.투박한 등산화를 신었음에도 푹신함이 전해져 기분이 좋다. 삼삼오오 모여 운동을 하며 휴식을 즐기는 곳을 지나자 가파른 산길이 나타난다. 숨을 돌리며 산 아래로 시선을 돌리니 전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어느새 지붕 같은 하늘채에 흰구름이 윤무를 추고 침실 같은 대지와 하늘 밑엔 출렁이는 저 푸른 산과 꼬막 등 같은 사람의 집, 아름다운 우리네 산하가 천년의 세월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흐르고 있다.학이여,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아라전주시가 몇 해 전, 서학광장에 상징 조형물을 설치했다. 알과 둥지를 틀고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펼쳐 힘차고 우아하게 비상하는 학의 모습으로 말이다. 한쪽에서는 청솔모가 날뛰고, 다른 한쪽에서는 날다람쥐가 술래잡기를 하자고 유혹한다. 송글송글 배어난 이마 위의 땀방울이 때맞춰 불어오는 바람과 살포시 입맞춤하면서 실로 형언키 어려운, 묘한 쾌감을 맛보여 준다. 향긋한 숲 내음을 심호흡으로 삼킬 양이면 폐부에 거미줄 친 시름과 고뇌 또한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는다. 오늘, 여의치 않으면 내일을 기약해야 하고, 내일 여의치 않으면 모레를 기약하면 참 좋겠다. 고난에 시달린다 해도 희망은 있어야 하고, 역경에 시달린다 해도 기대는 있어야 한다. 근심에 시달린다 해도 내일은 있어야 하고, 걱정에 시달린다 해도 미래는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 학산의 가르침이다.천만그루 정원도시 만들기에 나선 전주시가 도시 근교 산림을 활용해, 장애물이 없어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권 숲을 만들었다. 사업 대상지인 학산 맏내제는 울창한 산림과 수변 공간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으로, 수변 주위 172m 구간에 보행 데크를 설치해 산림 휴양을 즐길 수 있게 했다.학소암 돌탑에 올리는 기도마음을 다잡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자 산불 초소가 보인다. 평화동 사람들은 이를 '정상'이라고 부른다. 능선을 더 타면 학산, 고덕산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번 산행은 학소암과의 대면을 기대하면서 내려오기로 한다.전북 문화재자료 제3호 학소암(鶴巢庵)은 고덕산 서쪽 산기슭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바, 마치 학(鶴)이 알을 품고 있듯 아늑하고 고요한 학의 둥지를 연상케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보광재 계곡의 시원스럽고, 흡족한 물줄기를 절기 때문에 보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며 학소암 위에 자리한 소원탑에 전주를 찾은 고려 때의 이규보처럼 돌 하나를 올렸다.별 하나 얹고, 바람 하나 얹고, 시 한 편 얹고, 그 위에 인고의 땀방울을 떨어뜨려 소망의 돌탑을 바라보면서 천년 학의 비상을 꿈꿔 본다. 글 이종근 │ 새전북신문 문화교육부국장 수필가, 다큐 및 창극작가, 문화비평가로 , , 등 25권의 한국 문화 관련 저서를 냈다. 전주시 문화의 집 초대 관장을 역임했다.
#전주여행
#학산
#학소암
#모악산
#신년산행
축구로 꾸는 청년들의 '꿈'
미디어마케팅 협동조합 누비온
협동조합 '누비온'을 만든 계기가 있었을까요?김진규_ 대학에서 스포츠미디어를 공부하고, 열혈 전북현대 서포터즈 활동을 해 온 저에게는 전북현대와 함께 미디어 사업을 해 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어요. 2014년에 1인 미디어 기업을 설립하고, 2015년 전북현대 매거진을 제작하면서 꿈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전북현대 콘텐츠 제작과 SNS 채널을 운영하면서 사진작가・영상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을 하게 되었고, 협동조합으로까지 성장하게 된 것이지요. 현재는 K리그 4개 구단의 홍보와 아마추어 리그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전북현대와 전주를 함께 홍보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허재무_ 중국, 일본, 동남아에서 온 수많은 원정 팬들이 전주에 머무르지 않고 서울로 가서 관광을 즐기는 것이 늘 안타까웠어요. 축구를 매개로 전주를 알리고 싶었죠. 그래서 전북현대에 건의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때 전주 관광지와 음식을 홍보하는 영상을 소개한 적이 있어요. 당시 제작한 영상을 중국 내 소셜 사이트인 '웨이보'에 올렸더니 순식간에 10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축구와 문화가 만났을 때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죠. 그 후 본격적으로 전주와 전북현대를 함께 알리는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되었고, 올해 3건의 영상 콘텐츠로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습니다.축구도시로서 '전주'의 매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김진규_ 지역문화와 프로축구가 가장 잘 융화될 수 있는 도시는 '전주'예요. 색깔이 너무 다양한 대도시나 이야깃거리가 부족한 공업도시는 축구와 지역을 연결해 브랜드로 만들기 쉽지 않아요. 그러나 오랜 역사와 전통, 전주 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 전북현대의 축구가 만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명문 축구클럽을 지역 연고로 내세운 유럽의 중소도시들의 사례만 봐도 그래요. 도시의 문화와 축구를 연결 지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죠.축구와 전주를 함께 홍보할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또 있을까요?허재무_ 오래전부터 '축구 여행'을 구상해 왔어요. 전주에 체류하는 중국이나 동남아 유학생들과 함께 자국의 축구클럽 유니폼을 입고 전주의 숨어 있는 명소들을 찾아 여행하는 거죠.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축구 예능'도 제작해 보고 싶어요. '이동국 선수와 함께 비빔밥 먹기 챌린지'와 같은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만한 리얼 예능이요.새해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허재무_ 전주시와 전북현대를 함께 홍보하는 프로젝트는 내년에도 계속 진행됩니다. 현재 다음 시즌을 앞두고 여러 가지 콘텐츠를 구상 중이에요. 특히 이번 시즌엔 전북현대가 우여곡절 끝에 우승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상위 팀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클럽 월드컵도 더욱 규모가 커진다고 하니 콘텐츠 생산자인 저희로서도 기대가 큽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간 전주에서 유소년 국제대회를 운영해 보고 싶기도 해요.축구 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립니다.김진규_ 전북현대 팬들만큼 열정적인 분들이 없다고 생각해요. 팬들 덕분에 저희가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팬들의 뜨거운 열정에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지역과 구단, 저희 청년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사업 모델과 재기 넘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누비온'이 제작하는 전북현대 공식 매거진 '온고을(전주)을 누비다'라는 의미의 '누비온'은 전북현대모터스의 콘텐츠 제작과 공식 SNS 채널을 운영하는 미디어 마케팅 협동조합이다. 2014년 설립되어 전주에 본사, 대구에 지사를 두고 전북현대를 비롯한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아산무궁화축구단 등 K리그 구단들의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누비온
#전북현대
잘 고쳤다 이 집
고물자골목의 옛 병원이 공유공간 '둥근 숲'이 되다
이름만큼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고물자골목낯설고도 재미난 이름 고물자골목. 하지만 이 골목은 오랜 역사를 가졌다. 옛 전주부성 지도에도 등장하고, 조선시대에는 은방골목으로 불렸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구호물자와 각종 미제 물품이 유통되면서 구호물자골목, 양키골목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1973년까지 이 골목의 끄트머리에는 배차장이 있어 배차장골목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오꼬시골목, 한복골목 등 여러 이름을 거쳐 현재는 구호물자를 빠르게 발음할 때의 고물자골목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고물자골목에는 공방을 열고, 생활을 꾸리는 청년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리고 올해 11월, 골목 사람들과 청년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공간 '둥근 숲'이 문을 열었다. 새로 문을 연 '둥근 숲'에 들어서면 곧바로 전시가 펼쳐진다. 일곱 쌍의 손 사진이 걸려 있는 벽에 눈길이 머문다. '여문 손에 새겨진 삶'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마디가 굵고 힘줄이 불거진 손, 꽃이 피듯 활짝 벌어진 손, 수줍은 듯 살짝 포개어진 손. 사람의 손은 다 다른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카이브 전시 '고물자골목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골목 주민들의 삶과 솜씨, 골목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다. 이 전시는 공유공간이 생기고 열리는 첫 전시이자, 손님맞이 인사인 셈이다.주민과 청년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도심 속 쉼터, 둥근 숲'둥근 숲'은 과거 여관과 요양원으로 쓰였던 건물이었으나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전주시와 전주 원도심 도지재생현장지원센터, 고물자골목 청년 모임 '둥근 숲'의 합작품이다. 그간 전통문화 중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과 장인들이 함께하는 골목 문화프로젝트가 추진돼 왔고, 그들이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 알찬 시간을 꾸려갈 수 있는 둥근 둥지가 생긴 것. 아카이브 전시가 진행 중인 1층 안쪽에는 널찍한 주방과 테이블이 놓인 공유주방 '고물자 식탁'이 있고, 2층에는 전시, 교육, 워크숍 등을 할 수 있는 공유작업소 '고물자 작업소'가 마련됐다."앞으로 이곳은 주민들의 쉼터이자 주민들이 가진 오랜 손기술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또 청년 공방과 생산자들이 서로 만나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라고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업총괄 코디네이터는 밝혔다.생각할수록 이곳의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국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이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이니까. 오래된 골목이 만든 시간의 궤적을 골목 사람들과 청년들이 씨줄과 날줄로 새롭게 엮어 낸다면 도심 속 숲이 될 만한 '둥근 숲'이 일구어지지 않을까. 공유공간 '둥근 숲' 주소│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98-4 문의│063-232-5119 운영시간│9:00~18:00(토, 일 휴무)
#도시재생
#공유공간
#둥근숲
#고물자골목
전주의 겨울은 '놀이'다
설 명절, 한옥마을에서 무엇을 할까?
전주소리문화관, 신명 나는 새해를 여는 우리 소리우리 소리와 전통놀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전주소리문화관은 어떨까? 판소리, 민요, 국악가요 등 볼거리 풍성한 설 특집 국악공연과 사물악기, 소리북, 투호, 고리던지기 놀이와 바람개비 피리, 소리 부채 만들기 체험 또한 흥겨움을 더할 것이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0771전주전통술박물관, 직접 빚어 보는 새해 차례주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역사가 담긴 전통주를 만나볼 수 있는 곳 전주전통술박물관을 소개한다. 이곳에서는 전통주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듣고 시음해 보는 '전통주 미각 체험'과 옛 방식 그대로 술을 빚어보는 '가양주 빚기' 체험이 마련됐다.일시 │ 1.24.(금)~1.27.(월) 문의 │ 063-287-6305전주부채문화관, 전주 한지와 부채의 매력 속으로전주부채문화관에서 나만의 부채를 만들어보자. 새해 소망을 부채에 그려보는 '선면화 그리기' 체험이 준비되어 있고, 문인화 서예가들의 '송구영신' 전시도 감상할 수 있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1774전주공예품전시관, 가장 한국적인 체험 가득고운 한복에 어울리는 '족두리와 화관 만들기', 안부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는 '복주머니 컬러링 카드 만들기', 재미있는 놀이를 즐길 수 있는 '14면체 주사위 달력 만들기' 등이 준비됐다.일시 │ 1.24.(금), 1.26.(일) 문의 │ 063-282-8886최명희문학관, 과 함께하는 새해맞이최명희의 과 함께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해 보자. '윷점으로 보는 새해 운세'와 ' 속 문장나눔', 나만의 생각 수첩을 만드는 '작가 최명희 취재 수첩, 길광편우 만들기' 등으로 알찬 새해를 준비하자.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84-0570완판본문화관, 새로운 한 해의 이야기를 새기다출판문화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완판본문화관으로 가 보자. 2020 새해맞이 '완판본 달력 만들기 체험'과 엽서를 채색하고 한지 봉투를 만들어보는 '목판화 한지 엽서 만들기 체험' 등 색다른 완판본 체험을 즐길 수 있다.일시 │ 1.24.(금)~1.26.(일) 문의 │ 063-231-2212경기전,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설 명절을 맞이해 경기전 나들이는 어떨까. 태조 이성계를 어진으로 만나보고, 경기전을 산책하며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해보자. 그리고 경기전 내 어진박물관에서 '세시풍속 한마당 설날'도 함께 즐기다보면 설 연휴가 두 배로 즐거워질 것이다.일시 │ 1.24.(금)~1.27.(월) 문의 │ 063-231-0090
#전주한옥마을
#전통놀이
#이색적인체험
#전시
오래된 철물점이 여행객 마중하는 '리슬'로
첫마중길 여행객 맞는 문화공간 '홍대점 오픈', '파리와 밀라노에서 패션 한복 선보이는 리슬', '와디즈펀딩 1억 돌파', 지난 2006년 '손짱'이라는 브랜드로 처음 한복 사업을 시작해 해를 거듭할수록 놀라운 성장을 일구어낸 '리슬'. 지난 2018년에 열린 '2018 멜론 뮤직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지민이 리슬의 옷을 착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간의 화제성만큼이나 새롭게 문을 여는 리슬 전주점도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한복 매장이 들어선 1층은 얼마 전까지 철물점이 있던 곳. 지하는 노래방을 운영하다가 폐점을 한 상태로 방치돼 있었고, 2층 역시 사무실로 쓰였지만, 당시에는 비어 있어서 삭막한 느낌을 주던 공간이었다. 한복의 진화를 이끌어 온 '리슬'의 황이슬 대표는 이 공간에도 진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노래방이 있던 지하 공간은 현재 한복 클래스,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 대관이 가능한 곳으로 바뀌었다. 2층은 '리슬'의 사무실 겸 물류창고로, 3층은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황이슬 대표는 "그동안에는 매장을 지하 공간에서 작은 규모로 운영을 하다가 이번에 1층으로 옮기게 됐는데요. '리슬'이 자리를 잘 잡으면 전주역의 풍경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첫마중길 조성 사업이 시작되기 전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지금의 변화는 정말 놀랍죠."라고 말한다. 여행자와 시민들에게 선물 같은 공간 '여행엔 리슬'이라는 콘셉트로 구성된 1층 공간은 여행지별, 상황별 입기 좋은 옷차림을 제안하고,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한복도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우수상품으로 선정한 화사한 한복부터 그에 곁들이는 장식품까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많지만, 이곳만의 특별함이 또 있다. 바로 리슬 공간 한편에 마련된 '로컬메이드'라는 이름의 팝업 존 구성이다. '로컬메이드'는 전주의 특색 있는 선물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1만~3만 원 정도의 상품들로, 헤이민(여권 케이스, 에코백), 리아라인(한국 문양을 재해석한 텍스타일 스튜디오), 봄그림(직접 그린 민화 디자인 소품), 역서사소(전라도 사투리 디자인 문구) 등 여러 가지 지역 브랜드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전주역 이용객 중 여유 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물론, 시민들의 방문도 점차 늘고 있단다. 황이슬 대표는 말한다. "리슬은 콘텐츠 회사라고 생각해요. 한복으로 패션 제품을 만들고, 패션 화보와 영상물을 제작하고, 다른 회사와 협업 작업도 하고 축제도 열어요. 한복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고요. 이곳에 오신 분들이 전주에 예쁜 가게들이 참 많다, 전주에서 파는 수공예 상품이라면 믿을 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라고. 모던 한복 '리슬' 주소 │ 전주시 덕진구 동부대로 68 문의 │ 070-4219-2293 운영시간 │ 10:00~18:00(일요일은 예약 방문)
#문화공간
전주의 꽃심
“개인의 일기도 시대를 읽는 생생한 기록물입니다”
박병익 씨가 소개하는 50여 년의 추억이 담긴 일기
일기를 쓰며 세상을 읽고 배우다 제 기억에 초등학교 5, 6학년 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5학년 때만 해도 학교에서 쓰라고 하니까 반강제적으로 썼고, 6학년 때부터는 자발적으로 쓰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쓰기 시작한 일기는 군대를 제대하고 결혼 전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일기에는 단순한 일과만이 아니라 그날그날 인상적인 일들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소소한 일상과 크고 작은 사회․문화․정치적인 이슈들까지 모두 아울렀던 것이지요. 이렇게 폭넓은 이야기를 썼던 것은 신문 배달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4~5년간 배달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문에 실린 기사들을 읽고 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감상까지 적은 거예요. 저는 일기를 쓰면서 세상을 읽고 배운 셈이죠. 다양한 이슈 중에서도 특히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무척 많은 소년이었습니다. 1972년 열린 제5회 킹스컵, 1973년 뮌헨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은 경기 모습을 그림까지 그려 가며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스포츠 캐스터의 꿈도 꿨어요. 형편이 어려워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면서 결국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요. 일기를 통해 시간여행을 떠나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남원에서 전주로 이사를 왔어요. 형님이 당시 전주에서 최고 명문 학교로 꼽히던 전주북중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온 가족이 남원을 떠나 전주에 온 겁니다. 그렇게 저희 가족은 형님이 판검사가 될 거라는 부푼 꿈을 안고 북중학교와 전주고등학교 인근 농원에 자리를 잡게 되었지요. 하지만 아버님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집안 형편은 말로 다 못 할 정도로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아버님은 집안 살림을 맡으시고, 어머님이 밖에 나가 돈을 버셨어요. 새벽 5시에 군산에 가서 사 온 갈치를 시청, 병무청 등을 돌아다니면서 파셨습니다. 어머님이 군산에서 도착하실 시간에 맞춰 리어카를 시청 앞 버스 정류장에 갖다 놓는 일은 제 몫이었어요. 그런데 커 가면서 그 일이 부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동네 여학생들을 피해 생선을 실은 리어카를 끌다 전봇대에 부딪힌 일이 일기에 남아 있거든요. 전주고등학교를 다닌 이종사촌 형에게 도시락을 전해 주러 가는 길에 깡패를 만나 10원과 목걸이를 빼앗긴 일도 고스란히 적혀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 시절 일기를 볼 때면 뭉클한 감정이 되살아납니다. 추억 어린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거죠. 나의 일상이 모두의 역사가 된다 사실 개인적인 삶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를 기증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철없던 시절의 내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개인적인 감상을 넘어 시대를 담은 자료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습니다. 1970년대 초만 해도 텔레비전 있는 집이 거의 없었어요. 만화방에 1원에서 1원 50전의 입장료를 내면 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곤 했지요. 그런데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박치기 왕'프로레슬러 김일 선수 경기가 종합경기장에서 열렸습니다.'김일 박치기, 천기덕 당수' 하면 온 국민이 열광하던 시대였습니다. 그 김일 선수가 전주에 왔으니 온 전주가 들썩였지요. 당시 프로레슬링 경기 입장권이 2원이었는데 할인권을 가져가면 얼마를 할인해 줬어요. 아직도 그 할인권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당시 데이트 장소로 유명했던 전주 시내 탁구장 이야기, '빈대극장'이라 불린 동시 상영관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본 일들도 모두 일기장에 기록되어 있답니다. 박병익이라는 개인의 일기를 통해 1970년대 전주 사람들의 일상을 만날 수 있는 거예요. 저는 이번 기록물 공모전을 통해 내가 쓴 매일의 기록이 내일의 역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한 줄이라도 좋으니 일기 쓰기를 권합니다. 나의 일상이 모두의 역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박병익(60) 씨는 2018년 제5회 전주기록물 수집 공모전에 50여 년 전의 일기장 등을 기증,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국제라이온스협회 전북지구 제1부총재로 활동하며 다양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주의꽃심
#전주기록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