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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절기음식
보름달같이 큰 마음을 담은
정월의 약밥
1,500년을 지켜 온 절기음식, 대보름 약밥 삼국유사에는 정월 대보름 약밥의 기원과 관련된 전설이 담겨 있다. 신라시대 임금 소지왕은 정월 대보름날 궁을 나섰는데, 까마귀와 쥐가 시끄럽게 울었다. 이에 쥐가 사람의 말로 왕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라가 보옵소서.” 임금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는데, 까마귀를 따라 어느 연못에 이르자 연못에서 노인이 나타나 편지봉투를 주며, “그 봉투 안의 글을 읽으면 두 사람이 죽을 것, 읽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라 말했다. 편지에는 “거문고 상자를 쏘라”라고 적혀 있었다. 임금이 활로 거문고 상자를 쏘자, 임금을 해치려 한 자들이 활에 맞아 죽었다. 이후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이라 하고 찰밥을 준비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생기게 되었고, 이 찰밥이 후에 약밥으로 발전했다. 약보다 더 좋은 밥 약밥은 흔히들 생각하기에 약(藥)으로 알고 있지만, 그 외에도 꿀을 사용한 음식이기에 ‘약’자가 붙는다. 한 해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시작하길 기원하는 뜻에서 유래했다. 찹쌀을 물에 잘 불려 시루로 찌면 그냥 먹어도 맛있는 찰밥이 완성된다. 여기에 꿀과 참기름을 넣어 향을 더하고, 간장을 약간 섞어 기본 간과 색을 내준다. 불포화지방산과 각종 영양소가 가득 들어 있는 밤과 대추 은행 등의 재료를 넣어 다시 한 번 쪄 주면 약밥의 완성이다. 부럼을 깨고 난 뒤 남은 견과류를 쓰면 더욱 좋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뒤 잣을 고명으로 얹으면 더더욱 손이 가는 약밥이 탄생한다. 전주의 전통을 식탁에 담아 특히 전주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약밥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볏짚 태우기, 다리밟기 등 농촌문화가 남아 있는 까닭이다. 전통술박물관에서는 약밥과 함께 “귀 밝아라, 눈 밝아라”라며 덕담을 나누며 마시는 귀밝이술도 즐길 수 있다. 음식문화가 꽃을 피운 전주답게 집집마다 약밥을 나물무침과 함께 먹는 전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월 대보름의 약밥 한 그릇은 가족과 함께 새해의 시작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특별한 만찬이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보름달을 바라보자. 대보름을 맞아 집에서 해 먹는 약밥 재료 찹쌀, 설탕, 계핏가루, 참기름, 밤, 잣, 흑설탕, 진간장, 소금, 은행, 대추, 건포도, 호두 1. 찹쌀을 4시간 정도 미리 불린다. 2. 대추 8개를 씻어 씨를 뺀 후 채 썬다. 나머지 대추와 대추 씨를 물에 삶는다. 3. 2의 대추 삶은 물을 체에 걸러 대추 물을 만든다. 4. 대추 물에 진간장, 소금, 흑설탕, 계핏가루를 넣고 섞는다. 5. 전기밥솥에 불린 찹쌀과 호두, 건포도, 은행, 밤을 넣고 대추 물을 부어 취사한다. 6. 완료된 5를 잘 섞은 후 다시 한 번 취사한다. 7. 참기름, 채 썬 대추, 잣을 넣고 섞은 뒤 틀에 넣어 식힌다. 8. 다 식은 이후 한입 크기로 자른다.
2023.12.21
#절기음식
#정월의 약밥
#정월 대보름
전주 문화유산
전주로 돌아온 보물
전 낙수정 동종 (傳 樂壽亭 銅鍾)
긴 시간 동안 전주시민의 사랑을 받아 온 국립전주박물관에는 역사적 가치를 품고 고아한 미를 뽐내는 많은 유물이 있지만 그중 오랜 시간을 넘어 전주의 품으로 다시 돌아온 유물이 있다. 바로 고려시대에 제작된 범종, ‘전 낙수정 동종’이다. 오래전 전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동종은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 것일까? 범종은 당외(堂外)에 종루를 걸어 놓고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타악기의 일종인데, 전 낙수정 동종은 원래 전주(全州) 개원사(開元寺)라는 절에 걸려 있었다. 세월이 흘러 개원사가 폐사된 후 그 자리에 ‘낙수정(樂壽亭)’이라는 정자가 들어섰는데, 정자의 소유자가 땅속에 묻혀 있던 동종을 발견하였다. 이후 1926년 3대 조선 총독 사이토 마코토에 의해 일본으로 유출된 동종은 1960년대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이후 1999년 다카하라 히미코 씨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동종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기증하게 되면서 동종은 기나긴 세월을 돌고 돌아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고요한 공간에 홀로 서 있는 동종의 우직한 자태에는 기나긴 세월을 묵묵히 버텨 온 견고함이 서려 있다. 아마 대한민국을 떠나 있던 때에도 그 모습 그대로 인고의 시간을 견뎌 왔을 것이다. 범종의 맑은 소리는 ‘부처의 소리’라고 한다. 부처의 마음으로 인내하며 결국에는 고향으로 돌아온 동종. 그 깊고 맑은 울림이 오래도록 전주시민과 방문객의 마음속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낙수정 동종
#국립전주박물관
기획 특집
전주한옥마을을 넘어
전주를 대표할 관광명소
왕의 발자취를 따라 거니는 ‘왕의 궁원’우리나라 최고의 고도(古都)인 전주는 후백제의 수도이며,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역사에 발자취를 남겨 온 ‘왕들의 도시’다. 이러한 명성에 걸맞은 왕의 궁원 프로젝트를 통해 볼거리가 늘어나고, 방문객들이 역사의 매력에 담뿍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광 콘텐츠가 마련된다. 앞으로 왕의 궁원 전주를 찾은 방문객들은 세 가지 테마에 맞춰 여행 일정을 준비하고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전라감영과 객사 등 구도심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는 ‘왕의 궁’, 아중호수와 승암산을 중심으로 레저 활동과 여가를 즐기기 좋은 ‘왕의 정원’, 전주 외곽 지역의 청정자연을 통해 힐링하는 ‘왕의 숲’이 그 내용이다. 이처럼 왕의 궁원은 전주가 가진 천년의 역사도시로서의 가치를 톺아보고, 조선왕조에 비해 관심도가 낮았던 후백제의 문화를 살피는 체류형 관광명소로 명실공히 거듭날 예정이다.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린 ‘덕진공원’덕진공원은 한옥마을에 이어 전주 관광의 두 번째 필수 코스로 새롭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대대적인 조성 사업을 거쳐 전주에서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덕진호수를 가로지르던 흔들다리를 전통 방식의 돌다리 ‘연화교’로 재건축하고 호수 위 연화정을 전통한옥도서관으로 지어 문을 열면서 덕진공원의 변신은 마무리됐다. 남은 것은 전주천의 1급수를 덕진호수에 채워 깨끗한 수질로 되돌리는 일이다. 시민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단옷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모습을 되찾을 날도 머지않았다. 오래된 담장과 도로는 새로 닦고, 은은한 색상의 조명이 산책로 곳곳을 밝혀 운치를 더한다. 새롭게 단장한 덕진공원은 연꽃 향기와 야간 경관의 아름다움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민에게 더 가까워진 친수공간 ‘아중호수’덕진호수와 더불어 전주의 또 다른 친수공간 아중호수 역시 전주 관광에는 빠질 수 없는 장소가 됐다. 왕의 궁원 프로젝트 중 ‘왕의 정원’의 핵심 공간으로 손꼽히는 아중호수는 도심 속에서 만나는 넓은 호수라는 점으로 시민과 여행객이 만나는 관광명소다. 아중호수 재창조는 한옥마을 찾고, 다른 지역으로 향하던 전주 방문객의 눈길을 승암산과 전주 동부권으로 돌리게 한다. 여기에 전주를 하늘에서 조망하는 케이블카, 후백제 역사공원이 더해지면 눈길은 손길, 발길이 되어 전주에 머무르는 시간을 더 길게 늘릴 것이다. 가장 먼저 바뀌는 옛 전라선 철도 폐터널(고덕터널)에서는 밤하늘 별을 바라보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가족들과 손을 잡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더 활기찬 시민의 공간이 된 아중호수의 정경을 보며 흐뭇한 추억을 쌓게 되지 않을까?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의 성지 ‘월드컵경기장·복합스포츠타운’‘전주성’에서 들려오는 응원의 함성은 2023년에도 사그라들 틈이 없었다. 전북현대모터스를 응원하는 서포터즈들은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집처럼 드나들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축구 팬들도 호남제일문을 넘어 월드컵경기장으로 모여든다.1977년 처음 세워진 호남제일문은 반세기에 걸쳐 호남의 일주문으로 수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아로새겨진 전주의 대표 랜드마크가 됐다. 인근에 세워진 전주월드컵경기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래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성지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이러한 성원에 보답하고자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관람석을 교체한 데 이어 올해 경관조명을 바꿔 더 당당한 자태로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에는 국제수영장, 육상경기장, 실내체육관, 야구장, 장애인체육복지센터, 드론스포츠센터에 이르는 공공체육시설이 한 자리에 모인 복합스포츠타운이 들어설 예정이니, 앞으로 호남제일문 일대가 축구뿐만 아니라 각양각색 스포츠의 성지로 사랑받을 미래가 기다려진다.
2023.11.27
#왕의궁원
#덕진공원
#아
#아중호수
#복합스포츠타운
《전주다움》으로 보는 2023
올해 전주는!
1. 도내기샘 국민체육센터7월의 여름날, 도내기샘 국민체육센터가 전주시민들을 찾아왔다. 지하에는 무더위를 날려 줄 수영장이, 1층에는 배드민턴과 농구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 체육센터는 서신동의 도내기샘 공원 안에 자리해 주민들이 생활권 내에서 쉽게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정식 개관한 체육센터에는 임시 개관 당시 비어 있던 2층 다목적홀에 탁구장이 생겨 시민들은 한층 더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2. 큰나루종합사회복지관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아동·청소년·노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 덕진구 최초의 사회복지관이 지난 2월부터 지역 주민을 맞이하고 있다. 1층에는 카페와 주민 공간, 2층은 건강관리실과 재봉틀이 있는 공방, 3층에는 청소년 아지트 등이 있어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이 되었다. 누구라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큰나루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늘도 신바람 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3. 경기전 여행자 라운지전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전주한옥마을 내에 경기전 여행자 라운지가 개관했다. 여행자 라운지에는 맛집, 관광지 등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내데스크, 무거운 짐을 맡길 수 있는 물품보관함이 있다. 이외에도 아기와 함께 방문한 방문객을 위한 수유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경기전을 바라보며 쉬어 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4.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한·중·일 3국 간 문화 다양성 존중이라는 기치 아래 전주에서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가 진행되었다. 전주와 함께 선정된 도시는 중국의 청두와 메이저우, 일본의 시즈오카현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전주는 전주만의 매력을 세계에 알려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5. 전주페스타 20231년 내내 축제가 열리며 흥겨운 도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뽐내 왔던 전주. 여기서 더 나아가 전주의 고유성을 가지면서도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태어난 축제, 이 10월 한 달간 개최되었다. 10월 6일 오프닝 축제로 성대한 축제의 신호탄을 쏜 은 전주의 문화를 담은 14개의 빛나는 축제에 약 65만 명이 찾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6. 청년키움식당 전주점젊음의 패기와 도전 정신을 응원하는 ‘청년키움식당 전주점’이 지난 5월 첫마중길에 그 문을 열었다. 청년키움식당은 외식 창업을 희망하는 지역 청년들에게 최대 3개월 동안 보증금과 임대료 없이 장사를 시작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청년키움식당의 첫 운영팀인 ‘늘봄’을 시작으로 ‘하잇’, ‘프리즘’ 팀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 이번 연말, 청년 식당에서 따듯한 한 끼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7. 빈집살래 in 전주1960년대 전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팔복동 산업단지의 빈집들이 음식점과 카페로 재탄생하였다. C 빈집살래 시즌3’를 통해 마을 재생과 동네 상권‘MBC 빈집살래 시즌3’를 통해 마을 재생과 동네 상권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팔복동은 , , , 에서 전주시민과 전주를 찾은 관광객을 맞이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팔복동은 앞으로도 새로운 공간들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그려 나갈 것이다.8.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어린이와 청소년의 문화기지,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가 지난 5월 그 문을 활짝 열었다. 복합문화센터는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꿈을 키울 수 있는 실내 놀이터다. 공부부터 창작 활동까지 할 수 있는 이곳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는 미래 세대를 위한 꿈과 희망이 넘치는 곳이 되어 앞으로도 전주시민과 함께할 예정이다.9. 한바탕 전주 여름철 물놀이장지난여름, 길고 긴 여름날의 무더위를 식혀 줄 도심 속 피서지 ‘한바탕 전주 여름철 물놀이장’이 전주시민을 다시 찾았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돌아온 물놀이장인 만큼, 전주시민들은 운영 기간 동안 야외 물놀이장을 찾아 몸도 마음도 시원하게 만들며 전주만의 피서법을 제대로 즐겼다. 신나는 워터 슬라이드, 드넓은 풀장이 펼쳐진‘한바탕 전주 여름철 물놀이장’에서 전주시민은 특별한 여름휴가를 보냈다.10. 2023 전주국제드론산업박람회드론산업 선도도시 전주에서 10월 27일에서 28일까지 가 개최되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번 드론 박람회는 가을밤 덕진공원의 하늘을 수놓은 600대의 군집 드론이 선보인 ‘야간 드론 라이트쇼’, 드론 축구와 드론 서바이벌을 홍보하는 ‘드론 레포츠 홍보관’ 등 다양한 드론 관 레포츠 홍보관’ 등 다양한 드론 관련 볼거리, 즐길 거리로 가득 차 드론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2023올해전주는
전주에 길이 있다
전주의 길을 따라 찾아보는 명소 기지로-중동로
혁신의 길 위에서 삶을 껴안다
혁신을 혁신하는 곳 혁신이라는 단어에는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다는 뜻이 있다. 그러니 혁신도시는 기존의 것을 뛰어넘는 도시다. 전주와 완주군 사이에 조성된 전북혁신도시 또한 개발된 이래로 기존 도시가 갖고 있던 기능에 혁신을 더해 꾸준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곳에 농촌진흥청,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국토정보공사 등 여러 공기업이 밀집한 이유도 그러하다. 나날이 늘어나는 인구와 기업, 상점, 근린시설로 인한 전북혁신도시의 팽창은 외적 팽창만이 아닌 내실 있는 팽창으로 이어진다. 모름지기 겉만 봐서는 모르는 게 사람이듯 도시도 그러하다. 외형에만 치우친 성장이 아닌 사람과 자연이 함께 성장하는 곳이야 말로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이다. 그런 면에서 혁신도시는 모두에게 공평한 성장을 도모한다. 이것이 전북혁신도시가 추구하는 혁신의 참모습이다. 혁신의 길은 인간과 자연의 놀이터 혁신도시에서는 서둘러 걸어야 할 것 같다. 이곳은 말 그대로 혁신도시이기에. 그런데 바삐 걷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천천히 걸으며 주변을 찬찬히 살핀다. 언뜻 보면 회색 건물이 병풍처럼 도시를 에워싼 것 같지만 사실 혁신도시는 태초부터 자연을 품었다. 그러니 도시 곳곳에 발길을 멈추고 싶게 만든 공간이 한두 곳이 아니다. 물푸레나무의 우듬지, 바람이 핥고 지나간 자리에 새겨진 수면의 잔물결, 청둥오리 가족의 투덕거리는 사랑싸움이 세상의 모든 소리를 삼키는 그곳을 바라보고 있자면 한없이 경건해진다. 마음이 겨울의 초입에서 소멸하는 모든 것에 다정한 눈길을 주게 된다. 혁신도시의 길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도시의 숲속 엽순근린공원 언덕배기를 올라갔다 싶으면 어느새 내리막길이고 또다시 구불구불한 길이 나오는 그야말로 걷는 재미가 있는 엽순근린공원이다. 잘 조성된 녹지 위로 나붓이 내려앉은 아담한 호수는 이곳의 명소다. 호수를 머리맡에 두고 낮잠에 빠져도 좋다. 자연의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발을 까딱이다 보면 뭉쳐진 마음이 어느새 스르르 풀린다.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기지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 놀이터를 비롯해 도서관, 창작실, 다목적홀 등 크고 작은 공간을 두고 아파트와 상가 밀집 지역에 위치한 복합문화센터는 각 층마다 목적에 맞게 ‘00기지’라고 표기하고 있다. 기지제의 기지와 다양한 활동의 거점이라는 뜻의 기지, 두 가지 뜻을 모두 갖고 있는 이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지를 한껏 발휘해 보자. 오늘 하루는 내가 영웅 VR플러스 전북전주점 VR플러스는 VR(virtual reality)로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진로 체험 ‘꿈길’에 까다로운 심사 조건을 통과하여 지정된 전북 최초 VR체험장이다. 공포게임부터 전투, 액션, 슈팅게임까지 다양한 게임을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스트레스 해소와 진로 체험을, 어른은 잠깐이지만 영웅이 될 수 있는 시간이다. 맛과 건강 모두 사로잡은 효모의 집 ‘효모의 집’은 앙버터부터 롱다리빵까지 주인이 직접 발효한 천연효모로 48시간 저온 숙성시켜 빵을 만든다. 맛도 맛이지만 먹는 이의 건강을 우선으로 여기는 주인장의 다정한 고집이 멀리서도 효모의 집을 찾는 이유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건강이 빵빵하게 차오른다. ‘효모의 집’ 외에도 혁신도시에는 소비자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빵집이 곳 곳에 있으니 방문해 봄직하다. 운동이 더없이 즐거워지는 곳 라온체육센터 즐겁다는 뜻의 라온체육센터는 아파트와 주택이 밀집된 곳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센터의 1층에는 개방형 로비 양쪽으로 수영장과 체육관이 있다. 체육관은 요일별로 배드민턴과 농구를 할 수 있고 수영장은 일반인과 유아를 위한 풀이 있다. 유아풀은 통유리창을 통해 안을 볼 수 있다. 언제든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풍요롭다. 윤슬을 눈동자에 새기는 시간 기지제 기지제는 풍부한 수량과 너른 녹지공간이 일품이다. 기지제 주변에 카페가 많은 이유다. 창 넓은 카페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놓고 기지제의 일품에 눈을 맞추면 자신도 모르게 호수에 반짝이는 윤슬만큼이나 아름다운 눈을 갖게 된다. 자연과 동화되는 순간, 삶이 반짝반짝 빛난다.
#혁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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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로
#엽순근린공원
#효모의집
#라온체육센터
전주사람, 전주 10미(味)
천하일미라 불리는 탱글함
전주 황포묵
청포묵에 노란 물을 들인 천하제일의 맛 황포묵의 주재료가 녹두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녹두는 연둣빛을 띄는 콩이고, 황포묵은 계란 노른자만큼이나 선명한 황색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청포묵만 해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일 터인데, 굳이 치자로 노란 물을 들인 까닭이 궁금해질 것이다. 황포묵이 노란빛을 가지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로 추측할 수 있다. 먼저 문화적 이유를 살펴보면 예로부터 노란색은 가장 중요한 것을 상징해 왔다. 전통적인 오방색에서 황색이 중앙을 뜻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황포묵이 묵 중에 왕이라는 것을 뜻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영양학적으로 봐도 뚜렷한 이유가 있다. 동의보감에서 치자는 차가운 것을 다스리고 신진대사를 좋게 한다고 적혀있다. 녹두와 궁합이 아주 좋은 식재료라는 것이다.좋은 묵을 만드는 좋은 물황포묵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길고 지루하다. 먼저 녹두를 물에 담가 껍질을 벗겨낸다. 속살만 남은 녹두는 대여섯 시간 동안 물을 흠뻑 먹도록 불려야 한다. 예전 같으면 맷돌로 그 작은 콩알을 다 갈아낸 뒤, 다시 물에 담가 전분 앙금만 모아 낸다. 치자를 끓여 우려낸 색물을 섞어 빛깔을 내면 비로소 묵을 쑬 준비가 된 것이다. 녹두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식재료가 있으니 바로 물이다. 한옥마을 옆 자만동의 지명 중 ‘묵샘골’의 유래가 여기서 왔다. 조선 건국의 태조 이성계가 묵샘골의 쌍샘 우물 맛을 보고 평생 잊지 못했다고 할 정도로 청량감이 좋은 귀한 물이다. 물맛이 묵맛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깨끗한 수질에 미네랄이 적절히 섞인 묵샘골의 쌍샘이야말로 황포묵의 주재료라 봐야 하지 않을까? 전주 황포묵이 천하일미가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 물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황포묵이 없는 비빔밥은 없다전주시내에서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비빔밥집들은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말한다. “전주 황포묵이 들어가지 않으면 비빔밥이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비빔밥 중앙에 올라가는 노른자는 집집마다 특색에 따라 빠지기도 하지만 황포묵만큼은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을 보면 더욱 확실한 증언이다. 1950년대 비빔밥이 식당의 메뉴로 팔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약 70년의 시간 동안 자만동 묵샘골의 황포묵은 빠지지 않고 비빔밥의 고명으로 올라갔다. 전주 황포묵의 탱글 쫄깃한 식감은 다른 재료와 섞지 않아도 맛이 좋다. 가볍게 간장과 참기름만을 더해 무침으로 만들어 먹으면 입안에서 감칠맛이 터져나온다. 겨울밤이 길다면 찹쌀떡과 메밀묵 대신 황포묵으로 입의 심심함을 달래 보는 것은 어떨까.
2023.11.24
#천하일미
#황포묵
예술적, 역사적 가치의 보존
전동성당 사제관
경기전 건너편에 위치한 커다란 성당. 한옥마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전동성당이다. 전동성당을 찾는 관광객은 백이면 백 모두 성당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에 몰두한다. 항상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본당 건물 바로 옆에 작은 벽돌 건물이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26년 지어져 한 세기 동안 원형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동성당 사제관이다. 사제관은 천주교 사제인 신부가 머무는 장소를 의미한다. 전동성당 사제관은 2대 주임신부였던 라크루 신부가 건축하였다. 이후 1937년 전동성당이 주교좌 성당으로 승격됨에 따라 전주교구청사와 교구장 숙소로 사용되었으며 1960년대부터는 전동성당의 주임신부와 보좌신부의 생활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였다. 전동성당 사제관은 르네상스양식을 바탕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을 가미한 절충식 건물이다. 좌우대칭을 통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사제관 정면에 있는 주 출입구는 2층 현관으로 연결되며 1층 출입구는 건물 남쪽에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건축 이후 몇 번의 개·보수를 거쳤지만 지어질 당시의 외관을 유지하고 있는 건물은 당시의 건축기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외관의 아름다움에서 오는 예술적인 가치와 건축 사료로서의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는 근대 건축물인 전동성당 사제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78호로 지정되었다. 100여 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 온 전동성당 사제관. 이번 주말에는 전동성당보다는 사제관 주변을 걸어 보며 사제관이 지켜 온 과거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
#전동성당
#사제관
#전라북도문화재
아름다운 시절
추억을 싣고 달리는
전라선
전주시내를 가로지르며 열차가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이리역에서 삼례를 지나 지금의 전주시청 자리에 있던전주역을 거쳐 남원을 향했던 전라선 열차. 어슴푸레한 새벽, 졸린 눈을 비비며등교와 출근을 위해 열차에 몸을 실은 그 시절. 열차 안은 사람들로 복작복작했다.그 당시 전라선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전주시민들의 삶과 추억이 깃들어 있는 철로였다.1981년 도심 확장으로 인해 사라진 전라선은 지금도 몇 가지 흔적으로 남아 있다.팔복동 이팝나무가 피는 철로를 달리는 화물열차, 태평문화공원에 남아 있는 완목 신호기는 옛 전라선을 회상하게 한다.도시와 도시를 이어 주던 옛 전라선은 이제 기억의 섬을 이어 주는 다리가 되어 시민의 추억을 싣고 힘차게 달리고 있다.
#전라선
#전주역
흔들림 없는 자강(自强)·자존(自尊)을 통해
전주의 기적을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65만 전주시민 여러분! 어느덧 2023년도 바삐 흘러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 등으로 불황에 놓여 있고, 국내는 물론 전북 경제 역시 고물가에 신음하며 저성장과 저출산의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전주는 강한 경제로 대한민국 대표도시, 전라도의 수도 전주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머무름’이 있는 체류형 문화관광도시로 나아갑니다 전주는 1,200만 관광객이 찾아오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입니다. 미래형 관광도시의 핵심은 ‘머무름’입니다. 이를 위해 전주는 잠시 둘러보고 떠나는 곳이 아니라, 1박 이상 머무르며 즐기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발돋움해야 합니다. 먼저, 아중호수 관광 명소화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바람터널 조성, 한옥마을과 연계한 관광 케이블카 설치, 호수 위 공공도서관 건립, 후백제 역사공원 조성으로 왕의 정원 아중호수의 품격을 높이겠습니다. 덕진공원 역시 수질 개선, 수변 쉼터 및 야간 경관 개발, 취향정 정리와 연꽃 군락지 조성을 진행해 명품 수변 공간으로 꾸미고자 합니다. 아울러, 월드컵경기장 일원에 복합 스포츠타운을 세우고, 세계 시니어 배드민턴 대회 등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스포츠 중심도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가을을 맞아 전주비빔밥축제, 국제한지산업대전, 전주독서대전, 한복문화주간 등 총 14개의 행사를 한데 엮어 을 개최한 것처럼, 전주의 정체성을 담은 전주 대표 축제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시민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전라도의 수도, 전주가 맞이할 지방화 시대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전주가 당도해야 할 길은, 진정한 지방화입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지방과 오늘날 지방의 의미는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앙에 기댄 발전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전주에는 전주의 관점으로 진단한 정책이 필요하며, 그 관건은 시민 공감입니다. 민선 8기 전주는 이를 토대로 경제산업 비전 2030, 왕의 궁원 프로젝트, 종합경기장 개발 등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마련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것처럼, 남들과 다른 비전과 계획으로 ‘전주의 기적’을 만들어 갈 때입니다. 조금은 저돌적이고 뻔뻔스럽게, 또한 새로운 관점으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질문의 두려움이라든지, 위험 감수의 어려움 등 아직은 많은 한계가 있지만 이를 깨고 도전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책임의식을 가슴에 새긴 전주시와 주인 된 마음으로 전주의 발전을 꿈꾸는 시민이 함께할 때, 비로소 전주는 온전한 도시로 완성되리라 믿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자강(自强)·자존(自尊)의 도시, 전주 존경하는 65만 전주시민 여러분! 우여곡절 많았던 2023년의 아쉬움을 훌훌 털어 버리고 이제 내일의 발디딤을 준비할 시간입니다. 결국, ‘자강(自强)’만이 살길입니다. 뼈저린 자각을 통해 어떤 시련과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혼신의 힘으로 뒤처짐의 ‘유지’ 단계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불가능에 도전하며 혁신과 변화를 놓치지 않는 시민의식을 한데 모아 우리 스스로 강해지는 내일이 필요합니다. 자강(自强)·자존(自尊)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 내는 전주가 되어야 합니다. 허와 실이 많은 지금의 지방화 시대의 현실을 우리는 그렇게 꿋꿋하게 이겨 가야 합니다. 전주시는 전주시민 여러분과 함께 당당히 디뎌 온 천년 전주의 역사와 미래를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전라도의 수도 전주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강한 경제로 빛나는 전주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2023. 11. 전주시장 우범기
2023.10.24
#우범기
#전주의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