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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주
지시제에서 맏내호수까지
물과 숲, 문화를 벗한 길
일상의 비타민, 지시제 생태공원평화동에는 전주 최초의 도심 습지로 형성된 지시제 생태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처음 2002년에 신혼살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지시제는 호수 전체에 연꽃이 가득한 공원이었다. 그러다 작년에 재공사를 하더니 올해 웨딩드레스 같은 이팝나무가 옷자락을 드리울 때 완벽하게 재탄생했다.아이들이 어릴 때 지시제 생태공원에 나오면 한 바퀴를 다 도는 동안 유치원 선생님, 소아과 간호사, 옆집 아주머니, 아이들 친구 엄마 등등 정겨운 이웃들을 만나기 일쑤였다. 호수가 커서 막연히 한바퀴 두 바퀴 돌던 과거에 비하면 지금의 지시제는 공간의 다양함이 생겨 산책하는 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지만, 시민들이 산책하기 편하도록 500m 구간을 탄성 포장하여 다리가 불편하신 분들도 무리 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수면 공간이 줄어든 대신 잔디밭과 여유 공간을 확보하여 아이들이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새로 설치된 정자에 잠시 걸터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이마를 맡기거나 동행한 가족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예전 수변무대는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 아래로 흐르는 도랑에는 지하수 관정을 통해 매일 깨끗하고 맑은 물이 공급되고 있다. 평화동 사람들에게 지시제 생태공원은 마음먹어야 가게 되는 장소가 아니다. 동네 슈퍼에 가거나 병원에 가거나 아이들 문구용품을 사러 갈 때 의식의 흐름 없이 그저 발걸음을 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곳. 앞으로도 평화동 사람들의 삶의 비타민으로서 더욱더 사랑받으리라 믿는다. 은빛 눈부심 가득한 맏내호수지시제 생태공원을 뒤로하고 학산으로 향한다. 이곳에는 보석상자 안에 꼭꼭 숨겨둔 비밀 같은 장소가 여럿 있다. 그중 하나인 맏내호수는 학산 밑자락에 있는 아담한 호수다.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을 때가 생각난다. 상쾌한 공기와 햇빛, 수면에 뿌려져 있던 은빛 눈부심이 첫인상으로 강하게 남아 있다. 울창한 산림과 수변 공간이 어우러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맏내호수는 ‘천만 그루 정원 도시 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 친절한 공간이 되었다. 장애물 없는 누구에게나 편안한 인권 숲 조성을 위해 보행 데크와 의자가 설치되면서 어르신과 장애인, 임산부도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다.두 귀에 이어폰을 꽂고 좋아하는 유행가요를 들으며 수변 데크를 걷는다. 맏내호수 왼편으로 반듯하게 닦인 길을 걷다 무심코 바라본 맏내호수의 풍경에 발걸음을 멈춘다. 짙은 물색의 저수지에 파란 하늘, 초록빛 머금은 나무들. 도심에서 이런 곳을 만날 수 있다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머리 위를 감싸는 나무 터널을 지날 즈음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전율 같은 힐링의 손길이 나를 감싼다.노래 멜로디와 학산의 입김 같은 상쾌한 바람이 전신을 훑고 지나간 것. 다시 맏내호수를 바라본다. 늦은 오후, 잔잔한 수면 위로 부서지는 태양의 조명이 물속으로 침잠한다. 이제 40대 중반이 되어 더는 아름다운 것에 기대하지 않고 무뎌져 있었는데, 집 가까이에 있는 맏내호수에 이르러 이런 광경과 마주하니 참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에 스며들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학산의 또 다른 보물, 학산숲속시집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맏내호수 바로 곁에 있는 도서관으로 전주시의 ‘책이 삶이 되는 도시’로의 확장을 위해 조성된 특화도서관 중 하나다. 이름처럼 숲속에 자리해서인지 그 어느 장소보다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학산 큰 나무 계단을 오르며 숨이 찰 무렵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이 눈앞에 나타난다. 외형부터 남다른 이곳은 책꽂이에 세로로 꽂혀 있는 시집을 연상시킨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시집 한 권이 서 있는 것처럼. 그 시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은 나만의 서재 같은 아늑한 공간이 드러난다. 오로지 나무와 통유리로만 되어 있어 숲과 맏내호수 풍경이 이질감 없이 다가온다. 이곳에서 책을 읽으면 사람이 자연이 되고 시가 노래가 된다.도서관 내부는 책 표지 색에 따라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등으로 시집을 구분해 진열했다. 색색의 크레파스가 서가에 꽂힌 것 같다. 키 낮은 다락방도 있어 오롯이 시집 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사랑, 휴식 등 카테고리별로 아름다운 글귀를 뽑을 수 있는 문학 자판기이다. 짧거나 긴 글에서 인생 글을 만나는 행운이 생길지도 모른다. 동공을 청량하게 해 주는 짙은 녹음과 맏내호수의 황홀한 눈부심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이곳이 평화동 주민뿐만 아니라 전주 시민 모두에게 시를 즐기며 쉬어 갈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 숲에서 놀고 배우는 학산유아숲체험원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서 나와 도서관 머리맡에 자리한 야호 숲속 놀이터인 학산유아숲체험원으로 간다. 생각해 보면 학산은 세대를 불문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그대로 내어주는 것 같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 하나 섭섭하지 않도록 살뜰히 챙겨 주는 마음 넓은 산이다.숲속으로 나 있는 야자 매트 길을 따라가 보면 닿게 되는 학산유아숲체험원은 유아들이 눈으로 보고 몸으로 숲을 체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조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끄럼틀, 나무 둥지, 터널 놀이, 흔들다리 건너기, 균형 놀이 등 아이들의 신체 발달에 맞춘 놀이 환경들이 숲 깊숙한 곳에 오밀 조밀 만들어져 있다. 우리 아이들이 유아기 때 여기 왔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거라는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면서도, 날이 갈수록 평화동에 좋은 문화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평화동 주민으로서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알록달록한 놀이기구를 매만지고 있을 때 어떤 부부가 아이 셋과 함께 이곳에 들어섰다. 미끄럼틀과 그네를 타며 까르르 웃는 아이들. 숲에 생기가 가득 도는 것 같았다. 20여 년을 평화동 주민으로 살면서 사는 게 바빠 주변에 좋은 곳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 무뎠다. 찬찬히 공기를 곱씹으며 길을 거닐어 보니 우리들의 삶이 더 살 만해지고 전주가 더 전주다워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 일상이, 전주 시민의 일상이 더 풍요로워지고 평화동이 더 사랑받길 소망해 본다. 글 안경희 | 평화동 주민광주광역시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대학 진학을 위해 전주에 처음 왔다. 결혼 후 평화동에 둥지를 틀고 아들, 딸을 키우면서 20년째 거주하는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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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내호수
#시집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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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집으로 온 전주 맛집, 전주산 밀키트
45년 전통의 전주식 소바 메르밀진미집전주의 숨은 맛 중 하나, 바로 소바다. 그리고 전주의 유명 소바집 중에서도 오랜 역사와 맛을 자랑하는 소바집이 있으니 바로 ‘메르밀진미집’이다. 삼대를 이어온 45년 역사의 ‘메르밀진미집’은 색다른 전주의 맛을 느끼기 제격이다. 혹시 소바는 여름 음식이라고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그런 편견은 잠시 넣어두시라. 일본식 소바를 한국인 입맛에 맞춰 만든 ‘메르밀진미집’의 소바는 언제 먹어도 그만이다. 그 맛의 비결은 삼대째 내려온 레시피와 다시마와 쥐포, 멸치 등 13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육수다. ‘메르밀진미집’소바 밀키트에는 이 육수와 쫄깃한 메밀 면, 그리고 김, 파, 고추냉이 등이 함께 들어 있다. 조리법도 간단하다. 면 삶고, 육수 붓고, 고명 얹으면 끝! 이제 집에서 시원한 소바를 즐겨보자. 향긋한 메밀 면과 감칠맛 도는 육수가 기분까지 올려 주리니. 온라인 구입처 l 옥션, GSSOHP, 쿠팡, 11번가 등 부들부들 마늘 닭볶음탕 기찻길 옆 오막살이맵지만 달고 칼칼한 닭볶음탕. ‘기찻길 옆 오막살이’ 마늘 닭볶음탕은 한마디로 ‘맛있게 맵다’. 달고 짭짤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끊임없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기찻길 옆 오막살이’ 닭볶음탕은 ‘단칼단칼’이라 할 수 있겠다. 기분 좋게 달고 칼칼한 맛이 자꾸 입맛을 당긴다. 양념을 아끼지 않아 매콤하면서도 진한 풍미를 자랑하는 것도 이집의 특징. 비법은 24년 내공의 숙성 양념장. 신선한 닭 사용은 기본, 마늘 양념으로 닭 특유의 잡내를 잡았다. 여기에 마늘과 양파, 그리고 배를 배합한 특제 레시피로 닭고기의 부드러움과 단맛까지 올렸다. 이러한 비법이 더해져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밀키트와는 차원이 다른 맛을 선사한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서는 신선한 제품을 위해 주문 후 당일 생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닭은 물론, 감자와 당근 등 채소도 당일 손질한다. 음식의 맛은 재료의 신선함에서 온다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만의 철칙이다. 이러한 철칙으로 하루 50개만 한정 판매한다. 많이 팔기보다 제대로 팔겠다는 소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밀키트는 숙성된 닭, 소스, 채소로 구성돼 있다. 소스에는 따로 마늘이 들어가고 있지 않으니 조리 시 마지막에 마늘을 첨가할 것. 온라인 구입처 l https://smartstore.naver.com/railroad 고소하고 든든한 칼밥 베테랑 칼국수‘베테랑 칼국수’는 전주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못지않은 전주 음식 대표 주자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전주 하면 ‘베테랑 칼국수’를 떠올린다. 그 유명한 ‘베테랑 칼국수’ 맛을 밀키트로 만날 수 있다. ‘베테랑 칼국수’ 칼밥 키트에 찬밥과 달걀만 있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 완성! 키트 구성은 단출하다. 육수와 소분된 김 가루, 들깻가루, 고춧가루가 끝. 육수는 아이스팩이 아닌, 얼음을 넣은 봉지에 들어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엿보인다. 육수와 고명을 인분별로 나눠서 더욱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조리법도 무척 간단하다. 육수가 끓어오르면 밥을 넣고 끓이다 밥이 퍼지면 불을 끈다. 미리 풀어 놓은 달걀을 넣고 저어주면 완성. 그릇에 담아 고명을 얹어주면 든든한 한 그릇 음식이 탄생한다. 담백하면서도 구수하고 칼칼한 칼밥 한 그릇으로 그리운 ‘베테랑 칼국수’를 만나 보자. 온라인 구입처 l https://smartstore.naver.com/veteran1977 엄마가 만든 불고기 전주 초담불고기엄마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초담불고기’는 엄마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며 만들기에 맛은 기본,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국내산 채소를 듬뿍 넣은 불고기 양념과 두 번 이상 숙성한 육수는 건강한 단맛을 낸다. 국내산 돼지 앞다릿살에 좋은 식재료를 더해 숙성 과정을 거치면 소불고기 못지않은 맛을 자랑한다. ‘초담불고기’ 키트는 불고기 팩과 채소 팩으로 구성돼 있다. 불고기 전골의 별미 당면은 서비스. 전골냄비에 육수와 함께 포장된 불고기와 각종 버섯, 양파, 당근, 고추 등 손질된 채소를 함께 넣고 끓이면 끝. 당면은 미리 넣지 말고 고기와 채소가 어느 정도 익은 뒤 넣어야 제맛이다. 당면을 미리 넣으면 육수를 흡수해 버리니 유의하도록 한다. 취향에 따라 고추와 쑥갓 등의 고명을 얹어주면 더욱 근사한 불고기 전골을 맛볼 수 있다. 남은 양념에 김가루, 참기름을 두르고 볶음밥을 해 먹어도 별미다. 온라인 구입처 l https://chodambulgogi.modoo.at 달큰한 애호박돼지찌개 열선수 애호박돼지국밥아직도 해장으로는 짬뽕만 외치는가? 여기 짬뽕보다 더 속 시원한 해장음식이 있다. 전주 ‘열선수 애호박돼지국밥’의 애호박돼지찌개다. 전라도 음식으로 소문난 애호밥돼지국밥을 전국 최초로 전문점으로 만든 식당이다. 열선수라는 상호는 기쁠 열(悅), 많을 선(詵), 거둘 수(收)를 조합해 지었다.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많은 이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한 마음이 담겨서일까. ‘열선수 애호박돼지국밥’의 애호박돼지찌개는 진하면서도 기분 좋은 달큰함이 느껴진다. 진한 사골육수에 특제소스를 넣고 푹 끓인 찌개 한 그릇은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그 양도 3~4인 가족이 먹기에도 충분할 정도로 넉넉하다. 밀키트는 특제소스가 더해진 사골육수와 애호박을 비롯한 각종 채소, 그리고 국내산 앞다릿살로 구성돼 있다. 든든한 집밥으로도, 특색 있는 캠핑 요리로도 손색없다. 온라인 구입처 l https://smartstore.naver.com/10sun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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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수록
닥터바이오(Dr.Bio)
좋은 성분으로 깐깐하게 승부한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 두 번째 도전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말한다. 하지만 모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는 아니다. 실패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깨달음을 얻을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 조명록 대표가 바로 그런 경우다. ‘닥터바이오’ 조명록 대표는 지난 2014년, 군 제대 후 첫 창업을 했다. 직장에 취직해서 월급을 받는 안정적인 진로 대신 창업을 택한 건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하지만 도전에는 그만큼 위험이 따르는 법. 첫 창업은 쓰라린 실패로 끝났다.당시 창업 아이템은 또봇, 로보카 폴리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유아용 목욕제품이었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캐릭터의 인기는 잠시였고, 조 대표의 첫 번째 도전은 얼마 가지 못해 막을 내렸다. 그 후, 오랜 연구 끝에 그가 다시 세상에 선보인 아이템은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순하고 안전한 화장품이다. 2018년 5월,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 스킨케어 브랜드를 내세우며 ‘닥터바이오’가 탄생했다. ‘닥터바이오’는 ‘겉모습보다는 내실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첫 번째 창업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세상에 나온 제품. 그렇게 조명록 대표는 용기 디자인의 거품을 빼고, 오직 제품의 성분에 집중한 ‘갓성비’ 좋은 제품을 탄생시켰다. 제품도 로션, 바디워시, 수딩젤, 크림 네 가지에서 현재 총 열일곱 가지로 늘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든든한 직원 열 명이 그와 함께한다. 글로벌 브랜드를 향해 한 걸음 더3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화장품의 성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을 정확하게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화장품 성분 기준은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의 등급을 기준으로 하는데, ‘닥터바이오’의 전 제품은 가장 안전한 등급인 그린 등급에 속한다. 유해성분을 싹 빼고 깐깐하게 만든 제품이 확실하게 인정받은 셈이다. ‘닥터바이오’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성분에 대한 ‘닥터바이오’의 집착은 제품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된다. ‘닥터바이오’는 제조사에서 제품을 받은 후, 외부에 다시 성분 검사를 맡긴다. 유해물질 발생을 막기 위한 ‘닥터바이오’만의 원칙이다. 그렇게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제조사와 7~8번 검수를 거친다. 그러한 노력은 값진 보상으로 돌아왔다. 올해 초 면세점 여러 곳에 입점했고, 유명 온라인 쇼핑몰 등에도 입점한 것이다. ‘닥터바이오’는 신뢰를 보내주는 소비자에 대한 고마움으로, 자연 재해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한 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이제, ‘닥터바이오’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우선 오는 7월에는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한다. ‘피부가 마시는 차’를 콘셉트로 차 성분을 사용한 프리미엄 라인을 준비 중이다. ‘닥터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온 가족이 함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닥터바이오’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 전주를 넘어 국내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쌓은 후, 수출을 통해 한국 제품을 널리 알리는 게 목표다. 실패를 딛고 더 높이 날아오르는 꿈을 꾸고 있는 ‘닥터바이오’. 바람대로 ‘닥터바이오’가 세계 속에 한국을 널리 알릴 그날을 기대해 본다. 닥터바이오, 여기서 구매하세요!‘닥터바이오’ 제품은 회사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다양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닥터바이오 인스타그램에서 수시로 공동구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제품 체험단도 모집하고 있으니 참고할 것. 홈페이지 | www.doctorbio.kr 인스타그램 | @dr.bio_official문의 | 063-717-8787
2021.04.26
#바이오
#화장품
#안전성
기획 특집
김승수 전주시장 인터뷰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연대, 그것이 전주의 자부심”
올해 시정 운영 방향으로 ‘상상력과 용기, 연대’를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좋은 도시에 관한 질문을 늘 합니다. 인구가 많다고, 자본이 넘친다고 좋은 도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도시만의 ‘자기다움’이 있어야 합니다. 매력적인 도시는 기존의 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상력, 관습과 관행을 타파하는 용기, 그리고 위기 앞에서 서로 연대하는 공동체 정신이 있습니다. 상상력이 없이는 그 어떤 새로움도 없습니다. 코로나19로 너무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돈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전주는 상상력에 기반한 새로운 정책과 따뜻한 연대를 통해 위기 속에서 가장 빛나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상상력, 용기, 연대는 돈을 뛰어넘는 도시의 가장 큰 자산이자 미래를 여는 동력입니다. 어려운 민생경제를 돌파하기 위해 ‘해고 없는 도시, 착한 선결제 캠페인’ 등을 추진했는데, 성과가 궁금합니다.일자리는 나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를 지키는 일종의 사회적 방파제입니다. 작년 봄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될 때 ‘해고 없는 도시 전주 선언’을 시작했습니다. 다들 너무 좋은 아이디어지만 비현실적인 아이디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개의 기업, 한 명의 실직이라도 막아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한 해고 없는 도시 선언에 무려 1,500곳이 넘는 기업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놀랍고 빛나는 시민 정신입니다. 최근 시작한 ‘착한 선결제’도 1만 명 가까운 시민들이 참여해 15억 원 이상을 소비해 지역경제의 숨통을 터 주고 있습니다. 위축된 경제를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봅니다. 아파트 불·탈법 세력 단속과 아파트값 안정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계시는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2019년 9월부터 2020년 12월경까지 아파트거래 광풍이 불어 닥쳤습니다. 특히 수도권에서 아파트 쇼핑족들이 전주 곳곳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전주시는 “사람 사는 집으로 장난치는 불법 세력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365일 가동되는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을 만들어 대응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불법 세력들의 수법이 고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는 경찰, 세무 기관, 현장 전문가 등과 함께 이에 대응할 전문성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과 주거 안정이 궁극적인 목표인 만큼, 공공주택 보급 방안과 실수요자 지원대책을 함께 수립하여 선량한 시민들이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문화·관광 분야의 새로운 사업들이 눈에 띕니다. 시장님이 생각하는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방향은 무엇인가요?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가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전주가 대한민국 관광의 대표 선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해 아쉽지만 글로벌 관광도시로서의 저력을 축적하는 중입니다. 특히, 한옥마을 7만 평에 머물렀던 구도심 관광거점을 구도심 100만 평으로 확장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전라감영이 1단계 복원을 마치고 완전복원 단계로 진입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 20년의 영광과 지향을 담아낼 ‘전주 독립영화의 집’이 부지를 확보해 곧 설계에 들어가고, 충경로 ‘제2 첫마중길’ 사업도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 1호 관광트램인 한옥마을 트램도 차질 없이 절차를 밟아가고 있습니다.완산동 충무시설 벙커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고, 치명자산 ‘세계평화의 전당’도 5월 준공하여 종교 관광도시로서의 위상도 찾아갑니다. 종합경기장과 옛 법원·검찰청사 중심으로 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로파크(법조 명예전당 등)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했고, 덕진공원도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천만 관광도시 전주의 첫 관문인 전주역도 곧 첫 삽을 뜨게 되는 등 전주 전역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행복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위기에 강한 도시는 돈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도시입니다. 전주 시민들이 가장 잘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더라도 “나는 전주 사람입니다” 이 한마디가 자랑이 되는 도시,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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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연대
#관광거점도시
#아파트값안정화
부동산 투기 세력 단속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전주시 ‘부동산 투기 칼 뽑았다’직장인이 오롯이 월급만으로 목돈을 만들어 아파트를 구매하려고 하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이마저도 대출금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단 서울과 수도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해 전주도 신도심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가격이 폭등하면서 직장인들의 월급만으로는 내 집 마련을 꿈꾸기 어렵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로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정부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지만, 아파트 매매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외부 투기 세력들이 전주를 비롯한 비규제 지역으로 몰려 아파트 가격을 단기간에 올렸다. 이에 지난해 5월, 전주시는 건전하고 투명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특별 단속을 시작했다. 6월에서 10월까지는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일부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권 전매 행위에 대해 국토교통부 합동조사반·한국부동산원·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 등과 합동 조사를 실시하여 224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불법 행위가 확인된 535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전주시가 신도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불법 행위 조사에 나선 것은 아파트 가격 거품을 부추기는 부동산 불법 거래 행위를 차단해 실수요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건전한 부동산 거래시장을 확립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전주시의 강력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등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계속되었고,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17일 전주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 지역이 된 전주는 부동산 관련 세금, 대출 등 각종 규제를 받게 되었다.적발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 안정이 목표전주시는 지난해 시민의 기본권인 주거 안정을 해치는 투기 세력을 몰아내고 부동산 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해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을 구성하였다.전주시는 지난해 12월 16일, ‘전주시와 완산·덕진경찰서가 함께한 아파트 가격 급등지역 특별조사 관련 간담회’를 가진 직후,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부동산 거래 조사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무원 여덟 명을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으로 임명하였고, 현재는 부동산 분야 전문인력 두 명을 채용해 아파트 특별조사단을 가동하고 부동산 거래 의심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속도감 있고 효율적인 조사를 위해 특별조사단 외에도 아파트 거래 동향 모니터링단, 업무협약을 맺은 한국부동산원 전주지사뿐 아니라 8개 관계기관, 인근 시·군과 공조 체제를 구축해 단속에 나서고 있다.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 구성 이후 12월부터 3월 말까지 1,905명을 조사하여 119건의 불법 행위 의심 사례를 적발했다. 유형은 편법증여가 50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9건, 분양권 불법전매 22건, 공인중개사법 위반 16건 등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23건은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이고, 금융위와 세무서에 70여 건을 통보했다. 현재도 1,800여 명(3. 18. 기준)의 조사 대상자에게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이다. 전주시는 공무원 부동산 투기 근절에도 나섰다. 공무원이 투기 목적으로 다주택을 소유하면 모든 인사에서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전주시도 내부 정보를 이용한 공무원 부동산 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천마지구, 전주역세권, 가련산 부지, 전주교도소 부지, 탄소산단 조성 부지, 만성지구, 효천지구, 에코시티 등 총 9곳이다. 시는 이들 지역에서 간부급 공무원 및 사업 관련 부서 직원과 그 가족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전주시는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과 함께 불법 거래 신고센터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시민 제보를 통해 단속 사각지대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불법 행위를 근절할 수 있도록 ‘부동산 거래 불법 행위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며, 신고자에게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할 경우 최대 1,000만 원의 포상금도 지급한다.전주시는 강력한 단속이 우선이지만, 적발이 목표가 아니라 부동산 가격과 주거 안정이 목표인 만큼, 공공주택 보급 방안과 실수요자 지원대책 등을 함께 수립하여 선량한 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다양한 주거 정책을 마련해 갈 계획이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로,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다수의 전주 시민들에게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전주시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 주요 일지 201911.~2020. 10. 전주시·국토부·한국부동산원·광역수사대,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분양권 전매제한 위반 합동 조사 202012. 7. 에코시티, 혁신도시, 만성지구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 3차 조사12. 10. 전주시와 완산·덕진경찰서, 아파트 가격 급등지역 실거래 특별조사 회의12. 17. 전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12. 23. 전주시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단 출범 20211. 22. 전주시·한국부동산원 전주지사 업무협약 체결, 공인중개사 모니터링 요원 위촉1. 23. 전주시,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 신고센터 운영1. 26. 아파트 거래 특별조사 관계기관 실무협의회개최(경찰서, 세무서, 한국부동산원, LH전북본부, 전북은행, 농협은행, 익산시, 군산시, 완주군)3. 16. 부동산 불법거래 3, 4차 1,905명 조사, 119건 적발(23건 경찰 수사 의뢰 등)
#부동산조정대상지역
#부동산범죄와전쟁
전주 덕진공원
새봄 새 얼굴, 40년 만의 변신
트리하우스에서 놀아요, 맘껏숲덕진공원에 도착해 처음 간 곳은 맘껏숲이다. 아이들은 나무집을 보자마자 ‘우와’ 하고 환호를 지르며 뛰어간다. 작년 김제에 있는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나무집)에 간 이후 기회만 있으면 나무집에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평소 소원하던 곳이 눈앞에 나타나자 너무 좋았나 보다.맘껏숲 나무집은 히말라야시다 나무 군락 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나무 수령이 오래되고, ‘U’자형으로 구부러져 자라면서 위로 가지를 뻗어 왠지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듬직한 히말라야시다 나무를 기둥 삼아 목재 계단과 데크, 오두막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채의 나무집이 흔들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나무집에 도착한 아이들은 쉼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나무줄기 주위를 돌아 오두막에 올라와서는 흔들다리를 거침없이 뛰어 지나간다. 얼굴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힐 만큼 놀이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 만일까? 아이들과 함께 한참 동안 나무집의 매력에 빠져서 신나고 재미있게 놀았다.트리하우스에서 한참을 놀다가 다음으로 발견한 곳은 커다란 칠판과 거울 벽이다. 아이들은 빨강, 노랑, 파랑 분필을 들고, 저마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모습을 그리고, 암호와 낙서 같은 문자들을 끄적끄적 칠판 가득 채운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작은도서관을 만들 때를 떠올리며, 텅 빈 공간이라도 칠판과 분필만 있으면 아이들은 그 공간을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체험도 하고 쉬어 가세요, 맘껏하우스맘껏숲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면 맘껏하우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맘껏하우스는 큰 건물은 아니지만 알차다.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공간이 되고, 책을 보는 작은도서관, 그리고 쉴 수 있는 쉼터도 된다. 그 외에도 수유실, 화장실 등 여러 편의시설들이 있고,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맘껏하우스 안에서 놀이 활동 선생님과 함께 ‘다빈치다리’라고 하는 상호지지구조 만들기 체험을 하였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선생님이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 주시니 금방 따라 만들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맘껏숲·맘껏하우스에서는 목공 놀이, 자연물로 왕관 만들기, 메타세쿼이아 팔찌 만들기, 미술 놀이 등의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고 한다. 건물 밖으로 나오니 밧줄을 이용한 팝업 놀이터가 있었다. 아이들이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제힘만으로 밧줄을 오르기가 쉽지 않을 텐데, 마치 커다란 범선에서 밧줄을 타고 오르는 해적이라도 된 것처럼 씩씩하게 밧줄을 오른다.건축 작품으로서 맘껏하우스의 특징은 박공 형태의 지붕과 외벽을 둘러싼 나무 루버(Louver, 가느다란 널빤지로 빗대는 창살)이다. 나무로 된 루버가 있어서 주변 환경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빛과 소리가 투과된다. 또한, 루버 안쪽에는 아늑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건물 2층 테라스 야외 공간에서 바라본 루버가 만들어 내는 박공지붕의 곡선이 무척이나 수려하고 아름답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아이들과 같이 갈 만한 실내 공간이 줄어들어 매주 주말이면 전주천·삼천, 동물원, 건지산에 있는 임금님숲·베짱이숲 등 야외 공간에 주로 갔는데, 맘껏숲 생태 놀이터를 보니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재미나고 안전한 놀이 공간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새롭게 인사드려요, 연화교맘껏숲·맘껏하우스에서 다음으로 향한 곳은 새로 개설한 연화교이다. 연화교는 원래 철재로 된 현수교였는데, 노후화되고 안전 문제가 있어 지난 2018년 철거하고 석재로 새로 지었다. 새로 조성한 연화교는 아이들과 나란히 손잡고 뛰어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어졌고, 단단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흔들리는 연화교를 걸으며 연인들이 데이트할 때의 설렘은 예전보다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남녀노소 가족들이 함께 올 수 있고, 노약자·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도 휠체어를 타고 큰 불편함 없이 연화교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연화교 북쪽에 아치 형태로 된 계단을 지나는데, 새로운 공간이 나오자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은 폴짝폴짝 뛰어 계단을 올라간다. 전망대 계단 위 난간에 서면 덕진연못 전경이 다 내려다보일 정도로 경치가 좋다. 아마 연화교를 설계한 사람은 수평적인 느낌이 강한 덕진연못과 석재 연화교에서 아치형 계단을 더해 수직적인 느낌을 살려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 연화정이 완공되기 전까지 아치형 계단이 덕진공원의 훌륭한 전망대 역할을 하게 될 듯하다.계단을 내려가면 지그재그 형태의 구간이 나오는데, 평소 미로찾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가 ‘미로다!’ 하면서 뛰어간다. 아마도 아이들은 쭉 뻗어 있는 길보다는 숨어 있다가 새로 나타나는 공간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연화교를 걷다 보면 덕진공원의 주요한 장소인 취향정, 연지교, 청사초롱 등이 다 시야에 들어온다.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여름에 연꽃이 만발하고, 전통 한옥 연화정도 완공되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연화교와 연화정은 덕진채련(德津採蓮) 풍경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원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룰 때연화교를 건너 덕진공원 남문 방향으로 걸어가는 길에 신석정 시인, 이철균 시인 등의 문학 시비와 동학농민혁명 전봉준 장군, 김개남 장군 등의 동상과 추모비가 있어 문학과 역사공부를 하기에도 좋은 장소이다. 그 옆 공터에는 전통 그네가 조성되어 있는데, 역시 아이들은 그네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놀이터 그네보다 훨씬 크고 길어 처음에는 좀 무서워했지만 이내 적응하여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그네를 탄다.많은 시민들의 추억과 기억의 공간 덕진공원, 오래전 단옷날 물맞이를 하며 머리를 감았고, 아이들은 소풍을 오거나 오리배를 탔을 것이고, 누군가는 연인과 함께 손을 잡고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화교도 건너 보았을 것이다. 아마 지금 맘껏숲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십수 년 후에 결혼하고 자기를 닮은 아이를 낳고 가족들과 함께 덕진공원에 오게 되지 않을까. 세월의 흐름에도 변함없이 전주 사람들의 공통의 기억과 추억들을 간직해 온 덕진공원이 새로 조성한 연화교·연화정, 맘껏숲·맘껏하우스를 통해 새로움과 고풍스러움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덕진공원과 같은 자연환경을 찾아 위로를 받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웃음과 뜀박질 가운데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며 마침내 코로나를 넘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글 장우연 | 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건축과 도시를 전공하고, 2015년부터 전주시 정책연구소에서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생태도시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현장 중심으로 연구하며 지역에 정착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트리하우스
#맘껏숲
#맘껏하우스
#연화교
#덕진공원
더 늦기 전에, 지구
포장하지 않아요
용기를 선택한 쌀집 ‘늘미곡’
취향껏 조금씩, 신개념 곡물 가게전주시 중화산동 선너머로에 자리한 ‘늘미곡’은 지구를 생각하는 착한 가게다. 갖가지 곡물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고, 지구를 지키는 다양한 친환경 용품을 살 수 있다. ‘늘미곡’은 오래전부터 생각해 온 서늘(33) 대표의 꿈의 공간이기도 하다.“어머니가 20년 넘게 잡곡을 유통해 오고 계시는데요, 한꺼번에 많은 양의 잡곡을 구매하면 신선도를 유지하는 게 문제였습니다. 뷔페처럼 먹고 싶은 잡곡을 그때그때 조금씩 사 가게 하고, 환경에 유해한 포장을 없애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서늘 대표는 해외 파머스마켓(정기적으로 여는 농산물 직거래 시장)을 보며 꿈을 구체화했다. 게다가 몇 년간 기업의 환경기사로 일하면서,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제로 웨이스트 가게를 열게 됐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환경에 관심이 많거나,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할 요량으로 오는 사람들이다. 가족단위 손님들도 많고, 익산·담양 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가게 안에 들어서면 곡물들이 따로 포장되어 있지 않고, 벽면에 부착된 용기에 전시되어 있다. 서리태, 백태, 적두, 수수, 기장, 율무, 찹쌀, 현미 등 종류도 다양하다. 손님들은 신선한 잡곡을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사 간다. 곡물을 담아 갈 용기를 가져오면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용기가 없다면 보증금 500원(반납 시 환불)에 생분해 용기를 대여할 수도 있고, 종이봉투를 이용해도 된다.1만 원 이상 구매하면 쿠폰 도장을 찍어 주는데 10개를 찍어 완성하면 3천 원 할인 혜택도 있다. 곡물 옆에는 야자 솔, 유기농 설거지 비누, 유기농 천연 세제 소프넛, 대나무 칫솔, 고체 치약, 대나무 빨대 등 지속 가능한 친환경 용품이 진열돼 있다. 서 대표가 직접 발품을 팔아 오래 쓸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발생이 적은, 환경을 생각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비용도 저렴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지구를 위해 욕심을 버린 착한 가게‘늘미곡’을 이용하는 손님들 대부분은 시중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신선하다고 말한다.“어머니 가게에서 갓 찧은 곡물을 저렴하게 가져오고 있어요. 영리를 추구하지만 욕심내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이윤을 적게 남기고 있지요. 손님들에게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가치, 그런 공익 목적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서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오늘보다 더 나을 내일의 지구를 생각하는 모임 ‘나슬’을 만들어 친환경 용품을 직접 제작하고 있다. ‘늘미곡’ 한편에서 일회용 랩을 대신할 천연 밀랍 다회용 랩을 만들고 있다. 자원 회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병뚜껑 30개를 모아 오면 찰보리 500g으로 바꿔 준다. 환경도 생각하고 몸에 좋은 곡물도 생기는 일석이조의 프로젝트다.“손님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방법을 안내해야 하니까 분리배출을 잘하고 친환경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려고 좀 더 노력하는 것이죠. 불편하지만 모두가 조금씩 실천하면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올해 상반기에 환경을 생각하는 협동조합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는 서늘 대표. ‘늘미곡’이 더 발전하면 공간을 넓히고, 세제와 화장품 등 대안 용품 리필과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단다. “녹색 소비가 지구를 살린다.”는 문구가 유독 눈에 띄는 ‘늘미곡’에서 착한소비, 건강한 소비를 해 보면 어떨까. 늘미곡주소 | 전주시 완산구 선너머로 16, 상가 2동 1호문의 | 070-4240-0225
2021.02.23
#제로웨이스트숍
#친환경
#곡물가게
신중앙시장 vs 모래내시장
실속파들을 위한 전통시장 먹방 여행
골목골목 맛집 넘치는 신중앙시장 패션의 메카이자 맛있는 먹거리가 넘치는 곳, 서울에 동대문이 있다면 전주에는 신중앙시장이 있다. 좁은 시장 골목길을 따라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가다 보면 중앙떡집, 오뚜기떡집, 성가떡집, 무궁화떡집 등 떡집들이 모여 있는 ‘떡 골목’을 만날 수 있다. 백설기, 무지개떡, 꿀떡, 바람떡, 인절미 등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떡들이 켜켜이 쌓여 있는 이 골목의 풍경은 마치 명절이나 잔칫날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심 좋은 떡집 주인아주머니는 방금 쪄낸 백설기를 먹어보라며 건넸다. 따뜻한 백설기는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씹을수록 고소한 맛까지 더했다. 맛만큼 가격 또한 착하다. 떡 한 팩에 2, 3천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먹고 싶은 떡을 마음껏 살 수 있다. 떡뿐만 아니라 3천 원 내외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떡볶이, 김밥, 잡채 등 요깃거리를 팔고 있다는 사실도 독특하다. 떡집에서 다양한 간식을 맛볼 수 있어 떡 골목은 맛 골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신중앙시장이 맛 골목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는 흔히 맛볼 수 없는 닭 내장탕 맛집들도 있기 때문이다. 얼큰한 국물을 자랑하는 닭 내장탕은 전주의 비빔밥, 콩나물국밥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전주만의 별미다. 인생 맛집 만날 수 있는 모래내시장신선한 식재료와 남녀노소 입맛에 착착 붙는 맛집으로 가득한 모래내시장은 로컬푸드의 성지로 불린다. 청정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박하고 투박하면서도 전주 본토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모래내시장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치킨. 생닭으로 튀겨 식어도 맛있는 가족통닭집의 치킨은 매일 깨끗한 기름에 튀겨내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소금만 찍어도 맛있는 프라이드와 매콤달콤한 양념치킨, 고소한 닭강정 등 브랜드 치킨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모래내 시장 통닭, 고창닭집, 인후통닭 등 치킨 맛집이 즐비했다. 알찬 맛을 자랑하는 수제만두 또한 모래내시장의 명물이다. 먹보왕만두, 만두한판, 정가네 손만두 등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만두 맛집들이 있다. 촉촉한 찐만두부터 바삭한 군만두, 팥앙금 가득한 찐빵 등 얇은 피와 꽉 찬 만두소로 식사 대용으로도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외에도 족발, 순대, 수제비, 국밥 등 단돈 만 원으로 두 명도 거뜬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음식들이 맛깔나게 차려진 모래내시장. 이런 맛깔스러운 음식에 현지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푸짐한 상차림으로 유명한 전주 막걸리 한 상을 모래내시장에서도 맛볼 수 있다. TV 프로그램인 에 나와 더 유명해진 서울식당은 3만 원 한 상 차림에 얼큰한 홍어탕과 오징어, 생선구이, 부침개, 과메기, 밤게 등 제철에 따라 30여 가지의 진귀한 음식을 푸짐하게 펼친다. 누구나 좋아할 맛의 음식들이 넉넉하게 리필 되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전통주의 맛에 흠쩍 취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어른들의 놀이터이다. 푸짐한 먹거리, 맛있는 먹거리 가득한 모래내시장에서 나만의 미식 투어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로컬푸드
#전통시장
#떡골목
#통닭
#만두
고맙습니다, 우리 곁의 전주 사람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올겨울, 자그마하게 피어난 불씨 하나에도 고마운 마음이 드는 시절이다. 코로나19와 매서운 한파로 한껏 움츠러든 전주 시민의 마음에 은근한 온기를 지펴 줄, 훈훈한 미담에 귀를 기울여 보자. 모두 어렵다고 입 모아 말하는 이때,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아껴 이웃을 돕는 데 쓰는 부부와 21년째 쉼 없이 선행을 베풀어 온 얼굴 없는 천사, 밥 굶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아침을 차려 주는 '엄마의 밥상' 업체 관계자들까지, 천사라 불러 마땅한 이들이 바로 우리 곁에서 살아가고 있다. 새뜰마을사업으로 도토리골에 찾아온 다섯 명의 사회복지사들은 동네 어르신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고마운 존재이다. 피보다 진한 정으로 맺은 가족의 탄생, 복작복작 정겨운 이야기를 함께 들어 본다. 주민들을 위한 고마운 공간도 새로 문을 연다. 옛 덕진지구대를 리모델링한 '온두레 덕진 아울터'와 한옥마을에 자리한 '온두레 완산 아울터'는 전주형 공동체인 온두레 공동체가 모여 온정을 나누고 온기를 나르는 따스한 공간으로 자리한다. 전주를 보다 아름다운 도시로 만드는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소리 내어 표현해 보면 어떨까? 진심이 담긴 감사의 말 한마디만으로도, 올겨울 전주의 온도는 1℃ 올라간다.
2021.01.25
#얼굴없는천사
#엄마의밥상
#온두레공동체
고마워요, 전주의 천사 바이러스
21년째 변함없는 천사의 날갯짓,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무려 21년, 세상의 풍경도 사람의 겉모습도 몰라보게 달라질 시간. 한 사람이 베풀어 온 변함없는 선행이, 꺼지지 않는 빛이 되어 전주의 겨울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2000년부터 매해 겨울마다 거액을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를 빛낸 자랑거리이자 모든 시민의 본보기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해마다 12월 크리스마스 전후로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기부금이 든 상자의 위치를 알려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당부의 말을 건네는 익명의 시민. 지금껏 그가 전달한 성금의 누적액은 총 7억 3,863만 3,150원이다. 2019년 도난 소동에도 지난해 코로나19 재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선행을 실천해 온 결과이기에 더욱 귀하고 값지다. 기부금은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 내의 저소득 가구와 홀로 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조손 가정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쓰였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려 전주시는 노송동을 '천사마을'이라고 칭하게 되었고,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우기도 했다. 또한, 노송동 일대에 '천사의 길'이 조성되고 '천사의 날개' 벽화가 세워진 데 이어, 노송동 주민들은 그의 뜻을 본받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하는 중이다. 특히, 전주 시내의 다른 주민센터에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돈이나 쌀을 놓고 가는 사례가 늘어 가는 기부문화를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 사람의 날갯짓이 전주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다. 6년째 '엄마의 밥상'을 배달하는 사람들, 전북외식산업 강철·이문화 부부 매일 아침 배달된 따끈따끈한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니나 식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 '엄마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기 때문이다. 도시락에 가득한 진심 어린 고민과 온기 어린 손길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덮혀 주고 있다. 꼬박 6년, 햇수로 7년째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을 차려 내는 중인 이문화 영양사.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새벽일로 인해 일상이 뒤바뀔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문화 영양사의 마음을 돌린 건 다름 아닌 남편의 한마디였다. 이문화 영양사와 함께 '엄마의 밥상' 일을 도맡아 온 전북외식산업 강철 대표에게도 어린 시절 배곯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지금 세상에 밥 굶는 아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말이 이문화 영양사의 마음에 가닿았다. 처음엔 1년만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아이들과 정이 깊이 들다 보니 어느덧 6년이 훌쩍 흘렀다. 새벽 1시, 모두 한참 깊은 잠을 자고 있을 시간 출근해서 밥을 짓기 시작한다. 200가구 300여 명의 아이들에게 7시까지 도시락을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밥과 국, 세 가지 반찬까지, 영양과 맛을 고루 갖춘 도시락이 완성되면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집으로 출발한다. '엄마의 밥상' 도시락 탓에 여가와 휴식이 있는 저녁은 사라진 지 오래. 그런데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까닭은 무얼까? “6년 동안 4백여 통이 넘는 손편지를 받았어요. 일어나기 싫어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편지들이 생각나 결국은 이불을 박차고 일터로 나오게 됩니다. '엄마의 밥상' 가족들의 편지가 큰 힘이 되는 것이지요.” 편지를 읽으며 교감을 나누는 사이, 알게 모르게 정이 두터워진 것이다. 도시락뿐 아니라, 생일 케이크와 명절 선물을 챙기며 특별한 날을 함께하기도 한다. 그러니 마음으로 맺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며 학교급식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날이 많았던 지난해에는 '엄마의 밥상' 도시락이 큰 몫을 톡톡히 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급식 지원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이문화 영양사는 “나의 건강이 곧 아이들의 건강”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키우는 일은, 곧 미래를 살찌우는 일이기도 할 테다. 그의 바람처럼, 전주 시민들과 다 같이 차리는 따뜻한 밥상이 아이들의 빈속을 든든히 채우기를 희망한다. 장애수당 모아 12년째 기부한 김규정·홍윤주 부부 중증장애를 지닌 김규정·홍윤주 부부의 선행은 2009년 그토록 기다리던 임신 소식과 함께 시작되었다. 연이은 임신 실패로 좌절하고 있던 부부에게, 어느 날 축복처럼 첫째 하람이가 찾아왔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5만 원권 한 장을 들고 사랑의 열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찾아갔어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이래로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부는 묵묵히 기부를 이어 왔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으로 받은 생활비 중 일부를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준 것이다. 오랫동안 이웃의 독거노인 어르신에게 월동난방비 명목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다가 최근에는 난치병을 앓는 어린아이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실제로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 아이를 딸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제 생이 끝날 때까지는 아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12세와 8세, 한참 성장기인 두 아이에게 들어갈 돈을 조금씩 쪼개서 이웃을 위해 쓰는 중이기에, 때로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나누는 삶을 꾸준히 실천하는 동력은 무얼까? 김규정 씨는 그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감'이라고 말한다. 삶에 감사하는 자세를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릴 적부터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도, 자연스레 고사리손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할머니나 이웃 어르신들에게 용돈을 받으면,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돼지 저금통에 넣는다.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인 아이들이 알아서 저금하는 모습이 그저 대견하다. 부부는 2021년에도 꾸준히 기부를 이어 갈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한참 어려운 시기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한 푼, 두 푼 아껴서 이웃을 위해 마음을 내줄 생각이다. 또한, 도움을 주고 있는 아이가 크고 작은 일을 겪을 때마다, 도와줄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거라고. 이 부부가 지닌 따뜻한 마음씨가, 얼어붙은 전주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영화 , 개봉했어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가 올해 1월 6일 개봉했다. 를 연출한 김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성일·이영아·전무송·문숙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실화 못지않은 감동적인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따스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매해 연말이면 기부 상자를 전달하고 홀연히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 그에 대한 소문을 들은 작가 지훈이 노송동을 찾아오며 우여곡절 드라마가 시작된다. 작가 지훈 역은 배우 박성일이, 고물상을 운영하는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 역은 배우 이영아가 맡았다. 특히 배우 이영아는 영화 촬영 후에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천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송동 사람들의 소통과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1월 20일부터 IPTV 3사(KT올레TV,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서 유료 VOD(주문형 비디오)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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