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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동하다
전주의 봄,
축제를 부르다
스크린과 정원에 찾아온 전주의 봄 전주국제영화제·전주정원산업박람회 전주의 5월을 축제로 물들이는 첫 주자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다. 작년에 이어 ‘우리는 늘 선을 넘지(Beyond the Frame)’라는 슬로건으로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등에서 펼쳐진다. 개막작인 미야케 쇼 감독의 을 비롯해 총 232편의 영화가 스크린을 수놓는다. 올해 영화제의 큰 변화 중 하나는 각 지역 독립영화계의 한 해 성과와 의미를 엿볼 수 있는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신설한 점이다. , 등 여러 작품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메가박스, CGV에서 관람할 수 있다. 또 장애인의 영화문화 향유 증진을 위해 지난해 처음 선보인 배리어프리 영화를 확대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청각 장애인도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음성해설과 자막을 삽입한 영화다. 올해는 작년보다 7편 많은 10편의 장·단편을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한다. 축제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특별한 야경과 함께 영화를 무료로 관람하는 ‘전주씨네투어×산책’이 전주대 대운동장과 전주월드컵경기장 광장 등에서 관객을 맞는다. 제4회 전주정원산업박람회도 전주의 봄을 누릴 수 있는 축제다.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138개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정원 소재를 선보인다. ‘나의 정원, 나의 도시, 우리의 내일’을 주제로 5월 2일부터 6일까지 전주월드컵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초청 전문작가와 시민작가가 꾸민 작가정원 6개를 비롯해 가족정원 20개, 협업정원 10개를 만날 수 있다. 올해 박람회의 특징은 ‘우수 정원식물 품종전시장’과 ‘야간 개장’이 운영된다는 것. 정원식물에 대한 정보 수집과 관심을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나의 정원&나의 도시 자랑’ 전시회, ‘정원 스탬프 투어’ 등 다양한 정원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하니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제4회 전주정원산업박람회 일시 : 2024. 5. 2. 목 ― 6. 월 | 장소 : 전주월드컵경기장 광장 일원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일시 : 2024. 5. 1. 수 ― 10. 금 | 장소 : 전주 영화의 거리, 전주시 일원 “더 풍성해진 영화제로 축제를 즐기세요” 장성호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처장 올해 영화제는 해마다 늘고 있는 관광객들이 한옥마을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전주와 영화제를 기억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예년보다 더 풍성한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 232편을 비롯해 1950년대 한국영화를 디지털로 상영하는 ‘다시 보다 : 25+50’, 상영작 100편을 100명의 디자이너가 포스터로 만든 ‘100films 100posters × 10’ 등이 있습니다. 많은 분이 전주의 따뜻한 봄날 속에서 소중한 기억을 안고 가시길 기대합니다. 동심 가득한 그림책, 흥이 넘치는 우리 소리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동심을 불러오는 그림책이 전주를 찾는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이 5월 31일부터 6월 23일까지 팔복예술공장 등에서 치러진다. ‘그림책 작가 초청 원화전’에서는 한국 권윤덕 작가와 독일 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작가의 원화와 더미북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슬기, 이사랏 등 그림책 작가 1인 극장과 북콘서트, 전시 등도 있다. 특히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진행하는 북마켓에서 10% 할인된 금액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국악의 고장 전주의 맥을 잇는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 제42회 학생전국대회도 축제의 대열에 동참한다. 5월 18일부터 6월 3일까지 전주대사습청 등에서 펼쳐진다. 18일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전야제가 진행되고, 명인·명창을 꿈꾸는 참가자들의 예선과 본선이 열린다. 제3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일시 : 2024. 5. 31. 금 ― 6.23. 일 | 장소 : 팔복예술공장·전주시립도서관·지역서점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일시 : 2024. 5. 18. 토 ~ 6. 3. 월 | 장소 : 전주 대사습청, 국립무형유산원 등 “책과 함께하는 특별한 봄날을 만끽하세요” 이강준 전주시 도서관 본부장 올해는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 최초로 팔복예술공장과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금암도서관을 둘러보는 그림책 버스를 주말에 운영합니다. 도서관에 관한 설명도 하고 그림책도 읽어 주는데요, 이용하신다면 책과 함께하는 특별한 하루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림책은 이제 어린이가 읽는 책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독자층이 넓어져 그림책을 읽고 공부하는 어른들이 증가했는데요, 과연 어떤 부분이 어른들을 그림책에 가까이하게 만드는지 이번 도서전에서 그 매력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밤에 보면 더 빛나는 전주문화유산야행 전주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밤에 만나는 2024 전주문화유산야행이 5월 마지막 날과 6월 첫째 날을 장식한다. 문화유산 전주마블, 경기전 좀비실록 등이 진행된다. 이틀 동안 펼쳐지는 야행에서 전주의 문화유산 매력에 푹 빠져 보자. 축제는 한자로 ‘빌 축(祝), 제사 제(祭)’를 써서 제사를 지내며 빈다는 뜻이 있다. 기원과 염원을 담고 있는 것. 5월에 펼쳐질 화사한 봄 축제처럼 전주 시민의 소망과 일상이 활짝 피어나길 기원한다. 2024 전주문화유산야행 일시 : 2024. 5. 31. 금 ― 6. 1. 토 장소 : 경기전·풍남문·전라감영·한옥마을 일원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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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사람
“경력도, 친절도, 안전도 베테랑입니다”
전주사랑콜 유연풍 택시기사
Q 택시기사님들 중에서도 큰형님으로 불리신다면서요.A 법인택시를 18년 몰았고, 개인택시는 21년 이상 운전해 왔지요. 전주시 주요 도로가 비포장도로일 때부터 지금까지 핸들을 잡았으니, 주변에서 베테랑 기사라고 하죠. 하지만 아무리 오래되었어도 조금만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처음 핸들을 잡았을 때의 긴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Q 운전 경력 40년 중에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A 가끔씩 손님이 인사라도 한 번씩 건네시면 그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뿌듯해요.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분은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손님이셨어요. 휠체어를 트렁크에 실어 드리고 부축도 해 드렸는데 내릴 때 감사하다는 말을 계속하셔서 저도 참 몸 둘 바를 몰랐던 기억이 있네요.Q 시민 여러분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A 저희 택시기사들은 전주의 얼굴이자 시민의 다리라는 자부심으로 친절한 봉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차량 관리와 친절 응대에 더욱 신경 쓰겠습니다. 아울러 전주사랑콜을 통해 ‘전주시민’과 ‘전주 택시기사’로 더 자주, 더 반갑게 만나기를 소망합니다.
2024.02.25
# 전주사랑콜
#베테랑
#택시기사
한장의 전주
청룡의 기상,
전주의 비상
청룡의 기상, 전주의 비상 2024 갑진년, 청룡의 기운이 실린 새해의 첫 햇살이 광명을 선사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전주를 밝혀 올 때, 전주호(號)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청룡의 기상으로 전진하는 전주호는 65만 전주시민의 소망을 가득 품고 다시, 힘찬 비상(飛上)을 시작합니다.
2023.12.21
#전주역
#전주호(號)
새로운 시작
용띠 시민들의
희망찬 새해 소망
“훌륭한 외교관이 될래요!” 권우찬 | 초등학생·12 안녕하세요. 한들초등학교에 다니는 권우찬입니다. 제 꿈은 외교관이 되는 것입니다. 5학년이 되고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는 외교관들이 멋있어 보여서 꿈을 키우게 되었어요. 지금은 독일어를 공부할 수 있는 책을 사서 독학하며 공부하고 있는데 2024년에는 독일어뿐만 아니라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도 공부해서 다국어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새해에는 우리 가족, 엄마, 아빠 그리고 형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으로 용기와 희망을 전할래요” 경이본 | 초등학생·12 안녕하세요? 저는 기린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경이본입니다. 저는 핸드벨로 예쁜 멜로디를 만드는 핸드벨 팀에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음악은 마음에 평온을 주기도 하고 힘들 때면 용기도 주는 좋은 친구 같아요. 이다음에 커서 음악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음악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올해에는 핸드벨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할 거예요.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해서 나중에 꼭 좋은 음악 심리상담사가 될 거예요!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어요” 정승용 | 취준생·24 저는 곧 4학년이 되는 대학생입니다. 동기들이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친구가 하나둘씩 취업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걸 보면 마음에 조바심이 생깁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군대를 다녀오니 어느덧 저도 취업 준비생이 되어있더라고요. 새해에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저를 위한 선택을 하려고요. 저는 운동을 좋아해서, 올해는 운동 관련 자격증을 따고 피지크 대회에도 나가 보고 싶습니다. “자영업자들 올해 모두 대박 나시길!” 김영수 | 자영업·36 전주대 앞에서 5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입니다. 코로나 이후 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대학로가 다시 활력을 찾았어요. 하지만 요즘 고물가, 고금리로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아직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올해는 경기도 풀리고 하는 일도 다 잘 풀려서 모두 대박 났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어려운 경기 속에서 자영업자들이 기댈 수 있는 전주시 지원 정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홀로 사업을 이끌어 오는 사장님들에겐 정부 지원이 큰 힘이 됩니다. “사업가와 작가, 두 역할 모두 잘 해내고 싶어요” 한아름 | 공예작가·36 저는 한지 공예작가이자 반려동물 장례용품 관련 사업가입니다. 2024년에는 지금 만들고 있는 반려동물 장례 수의, 유골함, 유골 주머니 외에도 반려동물 장례용품 관련 분야를 더 확장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요. 제가 만든 반려동물 장례용품으로 견주님들이 아이들을 잘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그리고 작가로서 16년째 한지 작품을 만들며 활동해 오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작가로서도, 사업가로서도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교통약자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김민성 | 직장인·48 저는 전주 문화의 자긍심을 만들어 가는 문화시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년도에는 예상치 못한 큰 수술을 겪으며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편해져야 비로소 보이는 ‘무심함’을 경험하면서 우리가 교통약자(장애인, 고령자, 임산부 등)에 대한 공감이 얼마나 부족한지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저부터, 그리고 제가 속한 공간부터 느낀 것을 개선해 나가는 진취적인 갑진년(甲辰年)이 되길 바라고, 주변 사람 모두가 넓은 마음과 열린 생각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 봅니다. “환갑을 맞아 의미 있는 전시를 열고 싶어요” 최분아 | 회화작가·60 전주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최분아입니다. 유화 작업을 시작한 지가 올해로 벌써 41년째 되었네요. 지금까지 활동해 오면서 작년에는 개인 전시를 했는데 올해는 사정이 있어서 못 했어요. 내년은 제가 환갑이 되기도 하고 푸른 용의 해이니 의미 있는 전시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전주시에 중년 여성 작가들이 활발하게 작업하고 활동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용띠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전주에 길이 있다
용머리로-쑥고개로
이야기를 품은 고갯길을 만나다
꿈틀거리는 용을 품고 있을 듯한 용머리고개 용머리고개는 그 이름만으로도 꿈틀거리는 푸른 용을 품고 있을 듯하다. 용의 머리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용머리고개! 이곳은 전주천에 살던 용이 하늘로 올라가려다 천 일에서 하루가 모자라 땅에 떨어져 생겼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강감찬 장군이 전주천을 건너는 초립동을 붙잡고 비를 내리라고 명령하자 초립동이 다시 용으로 변신하여 비를 내렸다는 신비로운 전설도 전해진다. 새해에는 완산칠봉과 다가산 사이에 쭉 뻗은 도로 어딘가에서 그 옛날 용이 다시 날아오를 것만 같다. 훨훨 날개를 펼치는 푸르른 용과 함께 맘껏 새날을 시작해 보자. 바위가 호랑이처럼 생겼다 하여 쑥고개 용머리고개는 효자동으로, 효천지구로, 김제 금구 방향으로 곧게 이어진다. 그 길은 전주 서부의 중심 도로인 쑥고개로와 만난다. 도심의 개발과 확장에 따라 도로도 넓고 편하게 바뀌었지만, 도로명은 예로부터 이어져 온 친숙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쑥고개는 숙호재, 숙호치라고도 불렸는데 중턱에 있는 바위가 호랑이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효자동에서 용복동까지 이어지는 꽤 험난한 고개로 도적이 들끓었다고 한다. 시간이 여유로운 날에는 삼천 마실길을 따라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호랑이바위를 찾아 쑥고개를 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알면 알수록 새로운 국립전주박물관 박물관에서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천천히 옥외 전시를 둘러보고 실내로 들어간다. 1층 선비서예실과 역사실, 2층에 미술공예실과 전주와 조선왕실을 관람하고 나면 점점 더 박물관에 빠져든다. 서예, 금동장식신발, 전 낙수정 동종, 전통 가구 전주장 등 다양한 전시품을 둘러보고 어린이박물관에서 다양한 체험까지 하면 박물관이 더욱더 궁금해진다. 충신 이흥발의 행적을 기리는 정려각 이흥발지려(李興渤之閭) 아픈 역사는 기억되고 알려져야 한다. 이흥발은 정묘호란 이전 해부터 임금에게 상소를 올려 나라 걱정을 하였으며, 병자호란에서 청나라에 패하자 관직을 버렸다. 이후 영조 때 그를 기리는 정려각이 천잠산 자락의 이흥발 묘소 아래 세워졌다. 쑥고개로를 지나는 길이라면 한 번쯤 들러서 그 뜻을 되새기는 것은 어떨까 싶다. 일상 속 여유를 주는 용호근린공원 도심 속 공원은 존재만으로도 일상의 여유를 준다. 전라북도교육청 건너편, 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 뒤쪽에 용호근린공원이 그렇다. 공원 내 용호저수지에 제멋대로 자란 갈대가 도심 속 자연의 여유로움을 더해 준다. 우뚝 솟은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은 언제든 이용 가능한 편안한 산책길로, 인근 직장인들은 잠깐의 휴식처로 공원을 즐겨 보자. 손짓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전주시수어통역센터 전주시수어통역센터는 농인들의 원활한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농인들에게 수어 통역 서비스와 수어 교육을 하고 있으며, 매년 수어문화제를 열어 농인에게는 공연 문화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청각·언어장애 인식을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힘찬 망치질과 담금질로 연장을 만드는 한일민속대장간 용머리고개는 대장간이 많기로 유명했다. 지금도 전통 그대로 화덕에서 시뻘겋게 쇠를 달구어 연장을 만드는 한일민속대장간이 그곳에 있다. 무형문화재 김한일 야장과 그의 아들이자 전승자 김창호 씨가 함께 지켜 가고 있다. 달구면 달굴수록 강해지는 무쇠 같은 강인함으로 오랫동안 대장간이 이어지길 소망해 본다. 넓고 쾌적한 체육시설 완산수영장 수영장에 들어서자마자 훅 끼치는 수영장 특유의 냄새가 반갑다. 음-파! 음-파! 어디선가 강습받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완산수영장은 레인이 많아서 강습, 자유 수영, 걷기가 모두 가능한 곳이며, 다이빙풀이 있어서 스킨스쿠버와 프리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다자녀가정에는 할인 혜택이 있으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 보자.
#용머리로
#쑥고개로
취향 따라 걷다
달이 둥실~ 정월 대보름맞이 마을 여행
한옥마을 만월, 복주머니에 소원을 달다전주한옥마을 오목대에는 수령 5백 살이 넘은 노거수(老巨樹)가 있다. 해마다 대보름이면 이 나무 옆에서 당산제를 지낸다. 밝은 달빛 아래서 제를 지내고 한 해의 소원을 비는 이유는 당산나무와 관련된 가슴 아픈 설화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까닭이다.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어린 남매를 둔 부부가 병에 걸리고 만다. 자식에게 옮길까 봐 부부가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부모를 찾겠다고 나선 첫째가 그만 폭설에 죽고 만다. 오라비를 기다리던 동생도 동사하고 마는데, 그 자리에서 싹이 올라오더니 거목의 당산나무로 자랐다고 한다. 이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어린 남매를 위로하며 대보름마다 제를 지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 당산나무에 사람들은 소원이 적힌 알록달록한 색색의 복주머니를 달아 놓고 한 해의 무탈과 안녕을 기원한다. 또, 한옥마을 서문 가까이 있는 ‘우리 놀이터 마루달’에서는 대보름을 맞아 ‘부럼원정대’를 진행한다. 2021년부터 진행된 정월 대보름 부럼원정대는 액귀들이 숨겨 놓은 보름달을 되찾는다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행사이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우리 놀이 미션을 해결하고 액귀를 쫓을 수 있는 부럼카드를 획득한 뒤 기념품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옥마을 당산나무에 무탈을 기원하는 복주머니도 달고, 마루달에 들러 고누·쌍륙·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도 체험하면서 액운을 쫓으며 부럼을 깨물어도 좋겠다.오목대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55 (※오목대 둘레길 현장 개선 공사로 2월 6일까지 출입 통제)세내에 뜬 달, 기접놀이 흥에 희망을 싣다전주의 대표적인 도농복합마을인 삼천동의 정동, 비아, 용산, 함띠 마을은 1940년대까지 기접놀이가 활발하게 이어져 내려오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희미해진 그 맥을 잇기 위해 1972년 ㈔전주기접놀이보존회를 결성했고,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세내’라고도 불리는 삼천에서 시민들과 함께 풍물과 어우러진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행사를 해 왔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중단했지만, 올해 정월 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예년에 진행했던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기접놀이를 시작으로 보름 음식을 나누어 먹고 체험마당과 얼쑤, 신나는 대동한마당 등 네 마당으로 짜여진 성대한 잔치가 열린다. “망월이야, 전주에 희망의 달이 떴구나!” 함성에 맞추어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전문 회원들의 맛깔나고 구성진 풍물이 함께 어우러져 흥이 넘치는 신명 난 보름맞이 한마당이 펼쳐질 예정이니, 세냇가에 밝게 타오르는 달집을 돌며 한 해 운수대통을 염원해 보면 어떨까.전주기접놀이 전수관 l 전주시 완산구 세내로 39서학동 흑석골에서 소망과 무탈을 기원하다서학동 흑석골 마을 입구에는 수령이 3백 년 된 당산나무가 서 있다. 이 나무 아래에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부녀자들이 좀도리쌀(‘밥할 때마다 한 줌씩 덜어내어 모은 쌀’을 이르는 전북 방언)을 모아 잔치를 연다. 마을의 안녕과 길운을 빌고, 한 해 소망과 무탈을 기원하는 것이다.사람들이 마을 길을 오가며 기복의 비손 문화를 이어 간 덕분에 맥이 이어져 온 당산제를 당산제전위원회에서 정식으로 복원한 건 2000년. 이후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흑석골 만남의 광장에서 당산제를 올리며 마을 주민과 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축제를 펼쳐 왔다.흑석골 당산제는 유교 의식의 절차대로 진행되는데, 전통을 그대로 전수하기 위해 복식을 갖추고 예를 다하여 제를 지낸다.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마을의 공동 우물가를 돌며 사람들은 한 해 건강을 기원한다. 이후 부럼을 나누고 투호와 윷놀이 등 전통 놀이를 체험하며 각자 한 해 소원을 적어 달집과 함께 태운다. 이번 대보름에는 더 풍성해진 전주 곳곳의 대보름 행사에 참여하여 둥글게 차오른 달 아래에서 삼복더위도 팔고, 새해 계획한 목표를 향해 힘차게 출발해 보자.흑석골 만남의 광장 l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986-6 인근
2023.01.17
#정월대보름
#오목대
#당산제
#부럼원정대
#기접놀이
전주사람, 전주 10미(味)
정정희 요리연구가
전주 10미(味)로 차려 내는 무궁무진 전주의 맛
전통은 보유가 아닌 동행이다정정희 요리연구가는 전통 음식에 대해 남다른 철학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전통 음식은 지켜야 할 대상이 아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함께 변화하는 동행자라고 말이다.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로 활동했던 그가 운명처럼 전주 전통 음식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 음식이 박제된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로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후 그는 전주 한정식의 대가인 박영자 명인에게서 20여 년 넘게 전주 음식을 배우며 전주의 맛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2017년에는 사단법인 전주한정식보존회를 출범시켜 전주 전통 음식의 맥을 잇기 위한 노력에도 앞장섰다.그의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역의 전통 재료인 전주 10미에 현대적 조리법을 더해 색다른 전주밥상을 선보여 온 것이다. 전주 음식의 뿌리인 전주 10미는 그의 손길을 거쳐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음식문화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주 10미로 만드는 전주밥상’을 주제로 꾸준히 쿠킹클래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전주의 맛을 소개하는가 하면, 과 같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양한 형태의 전주 음식을 알리기도 했다. 정체된 전주의 맛과 멋을 다시 한번 꽃피우기 위해 거침없이 대중 속으로 뛰어들었다.다양한 시도로 꽃피운 전주 밥상그에게 전주 10미는 단순한 전통 재료가 아니다. 이는 무궁무진한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음식이자 문화이다. 그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계절의 변화에 맞춰 전주 10미를 우리의 밥상 위에 올린다. 최소한의 양념으로 본연의 맛은 살리되,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혀 새로운 맛과 형태를 선보인다. 여기에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을 덧입히니 눈과 귀가 동시에 즐겁다.전통 재료인 전주 10미의 무한한 변화 속에서 대중들은 색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느낀다. 이 때문에 그의 진북동 작업실은 해마다 새로운 전주 음식을 배우기 위한 내·외국인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전주의 전통 음식이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시대가 변화하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요리 철학은 전주 10미를 활용한 ‘전주한정식 1인 상차림’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다. 코로나 이후 움츠러든 전주한정식의 위기 극복을 위해 간소하면서도 위생적인 1인 한정식 상차림을 개발한 것이다.정정희 요리연구가는 전주 전통 음식을 다시 한번 화려하게 꽃피우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전주 음식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이 전주 10미와 전주 음식의 건강한 변화로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정정희 씨가 추천하는 전주 10미(味) 1인 한정식 전주 10미를 활용한 1인 한정식에 정해진 틀은 없어요. 전주 10미(味)를 활용해 무궁무진한 음식을 선보일 수 있죠. 다만 ‘전주 10미 1인 한정식’은 전통적 재료에 현대적 조리법을 더해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음식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민물새우뭇국, 팥죽, 구절쌈, 애호박콩나물전, 육회, 잡채, 콩나물잡채, 홍어찜, 황포묵선, 모래무지열무지짐, 떡갈비, 고들빼기김치, 전주경단, 과일 등 다양한 제철 음식으로 1인 한정식을 구성할 수 있죠. 기존의 과한 상차림을 줄임으로써 효율적이고 위생적인 식사가 가능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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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첫날 해맞이로 한 해 운수대통!
모악산에서 새해를 맞자
바라는 꿈의 조각을 모악산 일출에 담아예로부터 ‘엄뫼’라고 불렀다는 모악산이 명산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모악산을 오르는 이들이 많겠지만, 새해 첫날에 오르는 모악산은 의미가 다를 것이다. 저마다 꿈 한 조각씩 들고 이루고픈 소망의 퍼즐을 맞춰 보고 싶은 까닭이다. 전주 시내에서 모악산 가는 길은 삼천을 건너 중인동에서 시작한다. 완주군 구이면과 김제시 금산면에서 출발하는 코스도 있지만, 완만한 산길을 걷기에는 중인동에서 시작하는 게 제일이다. 최근에는 서부신시가지와 효천지구가 개발되어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중인동 코스를 따라 모악산을 오르는 시민들이 늘었다.우림로 712번 국도를 따라 중인 1길에 접어들면 벼를 수확한 논과 빈 꼬투리만 남긴 채 가지런히 누워 있는 마른 콩 줄기가 보인다. 추수가 끝난 들판은 한숨 돌리고 휴식을 취하느라 평화롭다. 모악산 자락을 이루는 산맥의 등뼈를 의지 삼아 곳곳에 맛집과 예쁜 카페들이 있어 산길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모악산 입석이 보이고 어머니의 치마폭 속으로 포근히 들어선다. 달성사 능선길을 지나 편백 숲의 맑은 공기를 몇 모금 맡다 보면 정상으로 향한 길은 가까워지고 여기저기 작은 갈림길을 만나기도 한다. 선택은 오로지 걷는 사람의 몫이다.전북의 힘이 하나로 모이는 곳, 모악해맞이 명소로 모악산이 손꼽히는 이유, 그것은 그저 이곳이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어서만이 아니다. 모악은 민족의 정신이 오롯이 응집된 산이다. 미륵 사상의 발원지이며 신흥종교와 민간의 기복신앙이 정립된 곳이다. 동학혁명의 기치를 들고 민초들과 함께 권력과 외세에 대항한 전봉준도 모악산이 길러 낸 인물이다. 또한, 한반도의 큰 줄기 중 하나인 노령산맥의 한 자락을 이루고 너른 호남평야를 적셔 주는 샘물의 시작이며 생명의 근원이 되는 산이다. 남쪽 아래로 안덕저수지가 있으며 서쪽에는 금평저수지가 잔잔한 물결을 이루고, 불선제, 중인제, 갈마제를 모두 채워 주는 마르지 않은 젖줄이다.이렇듯 민족의 정신과 삶의 뿌리라고 할 수 있고, 전주정신과도 맟닿아 있는 모악산에 그 가치와 맥을 이어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뿌리인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전주의 미래정신으로 만들고, 전주정신을 바탕으로 전주시민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느덧 모악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봉우리 아래로 전주와 김제, 완주로 향하는 산길이 뻗어 내려가 있다. 길은 갈라지기도 하고 한곳으로 모이기도 한다. 외지 사람들도 많이 찾아와서 모악산이 전북의 산이자 전국의 명산으로 인식되기를 소망하며 새해 솟아오르는 희망의 빛을 안고 내려온다. 도심에서 만나는 해맞이 명소들 계묘년 해돋이를 보기 위해 꼭 먼 곳으로 떠날 필요는 없다. 도심에도 떠오르는 새해를 맞이하기에 좋은 곳이 많다. 송천동 건지산 편백숲을 따라 올라가 보자. 두 팔로 햇살을 힘껏 안아도 좋다. 전주 구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기린봉의 해맞이도 황홀하다. 기린토월, 달이 떠오를 때까지 종일 바라보아도 좋겠다. 행치봉과 아중호수는 덤으로 배경이 되어 준다. 한옥마을과 전주천이 내려다보이는 완산공원 해맞이 또한 남다르다. 뒷동산에 오르듯 인후동과 우아동을 곁에 두고 산길로 난 오솔길 따라 인후공원 팔각정에 올라서서 전주역에서 내리는 반가운 손님을 마음으로 맞이해 주면 어떨까.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사찰들을 만날 수 있는 황방산에서 만성동과 혁신도시를 내려다보며 새해를 맞는 것도 매력적이겠다.
2022.12.21
#새해
#일출
#모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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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당신과 더불어
전주에서 일 년 살이 “걷고, 쓰고, 반했습니다”
시인 김사인
지난해부터 전주에서 ‘일 년 살기’를 하고 계시는데요,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하루 중 많은 시간을 전주 시내 여기저기를 걷는 데 쓰고 있어요. 주로 한옥마을과 영화의거리, 객사길 등 원도심 쪽을 다녀요. 바람 쐬는 길도 즐겨 가고, 때로는 삼례와 고산, 덕치까지 가기도 해요. 저한테는 걷는 일이 참배하는 방식이에요. ‘3보 1배’ 하는 기분으로 틈만 나면 걷고 있습니다. 걷기는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을 움직이는 철학적인 행위라고 생각해요. 또, 전주와 전북지역의 역사·종교문화 유적지를 두루두루 답사하기도 했고요. 최근 두 달 동안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며 전주 시민을 만났습니다.전주에 계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무엇인가요?한옥마을이 속한 교동과 전동, 그리고 오목대와 전주천에는 전주의 긴 역사적 호흡이 살아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상업성을 허용하면서도 전통적인 격조를 잃지 않아 경이롭다고 느낍니다. 이는 전주 시민들의 미적 감각과 품위가 받쳐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았을 때도, 굉장히 소중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와 사적인 연이 없음에도 굉장한 편안함을 느낄 만큼, 인간적인 속도와 평화로움이 도시 속에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하루 이틀이 아닌 긴 역사 속에서 이룩한 문화의 힘이 느껴집니다. 또, 전주의 도서관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도서관은 책을 가득 쌓아 놓고 빌려주고 돌려받는 곳이라는, 틀에 박힌 사고를 해방시킬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도서관을 체험한 어린 세대들의 사유와 시야는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세대들에게 희망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요?시인을 일러 “시대의 온전치 못함을 ‘잘’ 우는 것으로 본분을 삼는 자”라고 책에 쓰셨는데, ‘잘 운다’라는 건 어떤 뜻일까요?저에게 시 쓰기는 무릇 ‘생명 가진 것을 성심껏 섬기는 일’입니다. ‘섬기다’는 제가 소중히 여기는 우리말 중 하나입니다. 저는 제 시 쓰기가, 적으나마 세상의 목숨들을 섬기는 한 노릇에 해당하기를 소망합니다. ‘잘 운다’는 첫째로, 소외되고 힘없는 이들의 고통을 대변한다는 뜻입니다. 나아가, 잘 울기 위해선 깊이 사무쳐야 해요. 아프지 않고 아픈 시늉만 해선 잘 울 수 없어요. 시를 쓴다는 건, 타자의 아픔과 슬픔, 편치 않음을 내 것으로 사무쳐 치르는 일입니다. 잘 사무치기 위해 애쓰는 것이 시인 노릇의 중요한 부분이지요.올봄 광화문 글판에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 섰기도 하는 일’이라는 시구가 새겨졌는데요, 독자에게 어떤 의미로 가닿기를 원하시나요?라는 시는 어머니가 편찮으시고 돌아가시는 걸 지켜보면서 나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서 썼던 시입니다. 누군가는 가고 아이들은 태어나고, 봄이 가고 겨울이 오는 순리를 지켜보며 슬퍼하기도 했다가 그것이 지니는 불가피함을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생을 살아나가면서 누구나 하게 되는 공부가 아닐까 싶어요. 섣부른 이해와 아전인수식 결론으로 손쉬운 희망을 갖자는 뜻은 아니고, 묵묵히 긴 호흡으로 슬픈 날은 슬픔을 깊이 치르고 기쁜 날은 기쁨을 깊이 치르는 것을 공부로 삼는 시로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전주에서 일 년 살기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려요.제가 전주에 진심으로 반해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건 시 쓰기나 글쓰기 속에 ‘전주’가 반드시 묻어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주의 아름다움이 북돋워지는 과정에 종이 한 장만큼이라도 보태 보려 애쓰는 것이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주에 오기 전 3년 동안 일해 온 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하던 일을 이어,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 주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려 합니다. 해외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누릴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그들로부터 마음을 열고 배우며, 시대에 맞추어 한국문학의 진로를 찾는 작업의 한 축을 거들 생각입니다. 김사인 시인1981년 ‘시와 경제’에 동인으로 참가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소외되거나 잊혀 가는 존재들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는, 시인의 말에서 ‘시 쓰기’를 “생을 연금(鍊金)하는, 영혼을 단련하는 오래되고 유력한 형식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했다. 저서로는 , , 까지 3권의 시집과 , 등의 시 해설서, 그리고 산문집 이 있다.
2022.06.22
#시인 김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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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일 년 살기
#전주
한평생 반려견과 함께한 뜨개 장인 김정례 씨
강아지들이 온전한 사랑의 존재
60년 전부터 시작된 반려견들과의 동행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린 시절 속에도 강아지가 있었다는 김정례 씨. 동네 똥개부터 셰퍼드, 바둑이 등 다양한 품종의 강아지들이 적으면 두 마리부터 서너 마리까지 함께였다. 60여 년 전,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개로 혹은 식용으로 개를 키우는 게 일반적이었던 그 시절, 돼지 뼈를 정성으로 고와 자식들보다 강아지들의 밥부터 챙기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머니가 강아지를 지극정성으로 키우셨어요. 자식들만큼 예뻐하셨죠. 제 기억엔 강아지가 없었던 적이 없었을 만큼, 아마 태어날 때부터 강아지와 저는 떼려야 뗄 수 없었던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 시골집을 떠나 전주로 독립해 뜨개방을 처음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여섯 마리의 강아지를 키웠다. 첫 시작을 함께한 강아지는 ‘쏭이’. 지금의 에스키모 자리로 이사 오기 전에 만난 인연이다. 건물 주인이 키우던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는데 그중 가장 마지막까지 입양을 보내지 못한 한 마리를 키우게 됐다. 그 후 3년이 지날 무렵 지금 에스키모 자리에 터를 잡으며 쏭이가 낳은 ‘쏭이 주니어’도 함께 자랐다. 쏭이 주니어가 낳은 ‘이쁜이’가 어느 날 사라진 쏭이의 빈자리를 채워 주었다. 그 이쁜이가 자라서 낳은 ‘장군이’는 18년 동안 가장 오래 김정례 씨의 옆자리를 지켰다. 장군이가 죽은 2010년도는 많은 아픔이 있었던 해였다. 그해 4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5월 신장이 좋지 않았던 장군이마저 떠나게 된 것이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 있던 김정례 씨는 이제 강아지를 키우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마음먹고, 작품 활동에만 매진했다. “장군이가 떠나고 난 뒤에 보니까 키우면서 정말 많은 일을 했더라고요. 장군이와 손님들을 위해 가게를 더 청결하게 돌봐야 했고, 하루라도 씻기는 일을 소홀히 해본 적도 없었고요. 일로써는 가장 많은 작품을 만들며 뜨개질에 정점을 찍었지만, 심적으로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가족을 연이어 잃은 슬픔은 1년 반 이상 계속됐다. 그렇게 아픔과 상실감에 젖어 있을 때 정말 거짓말처럼 어느 날 불쑥 가게로 뽀얀 강아지가 들어왔다. 영원한 내 가족이 되어주‘개’ 깨끗하고 단정한 외모가 눈에 띄는 이 뽀얀 아이는 아무래도 주인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길을 잃은 것 같았다. 지금이야 목줄을 하고 다니는 것이 의무화됐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강아지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다니던 때이지 않았나. 이빨로 추정한 나이는 여덟 살. 주인을 찾을 때까지 잠시 임시 보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도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고, 장군이가 엄마 그만 슬퍼하라고 보내준 강아지인가 싶어 ‘장금이’라고 불렀다. 그 무렵 친한 지인의 개가 낳은 새끼를 입양했다. 그렇게 오리지널 포메라니안 ‘똘이’까지 두 마리가 함께 에스키모의 마스코트로 활약했다. 그동안 많은 강아지와 지내 왔던 김정례 씨에게 똘이는 가장 특별한 존재다. 똘이처럼 생활 습관에 굉장히 유별난 강아지는 처음이었기 때문. “사료도 입에 맞지 않으면 아무리 배가 고파도 먹지 않더라고요. 간식도 때에 맞춰 주던 간식을 줘야 먹고요. 가게 안에 간식 먹는 자리, 선잠 자는 자리, 숙면하는 자리 다 따로 있어요. 키울수록 알아 가는 재미가 많은 아이예요.”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똘이가 네 살이었을 적 살짝 열린 가게 문틈 사이로 나가, 가게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 사고로 현재는 고관절 쪽에 철심이 박혀 있고, 꼬리털이 반절 이상 빠졌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하다. 똘이까지 여섯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에스키모를 지켜 온 시간만큼 어느덧 70을 바라보는 김정례 씨는 뜨개질도, 반려견 돌보는 일도 점점 힘에 부쳐 온다. 그만큼 똘이와 함께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똘이를 위해 좋아하던 여행도 다니지 않는다.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럼 똘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하잖아요. 이제 똘이는 저밖에 없는데…. 제 생에 마지막 강아지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서 돌보고 있어요.” 김정례 씨의 소망은 단 하나. 오늘도 잠들기 전 함께했던 강아지들을 위해 소원을 빈다. “제가 키웠던 강아지들 모두 다음 생에 사람으로든, 동물로든 다시 태어나거든 저한테 다시 와 줬으면 좋겠어요. 더 사랑해줄 자신이 있거든요.” “강아지들과 함께하며 느낀 것은 사랑은 하는 거더라고요. 어떠한 이유도 없이, 바라는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주고 싶은 대로 사랑은 하는 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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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개 장인 김정례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