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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지구

세이빙 그레이스 '꽁초깅'

걸으면서 담배꽁초를 줍는 사람들

2022.02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무려 1,246만여 개, 이 중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담배꽁초는 45만 개에서 많게는 230만 개에 달한다. 담배꽁초의 필터를 구성하는 인공섬유는 수중에서 쉽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 담배꽁초를 먹은 해양생물을 사람이 섭취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사람이 담배꽁초를 먹는 꼴. 이러한 심각성을 알려 담배꽁초 문제를 개선하고자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Saving Grace)의 ‘꽁초깅’ 프로젝트가 발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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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초깅으로 담배꽁초 없는 거리 만들기

밤낮으로 수많은 사람의 걸음이 오가는 평화동, 이 일대에서 허리를 숙여 담배꽁초를 줍는 손길이 하나둘 늘기 시작한 것은 2021년 6월, ‘꽁초깅’ 프로젝트가 시작되고서부터이다. ‘꽁초깅’은 ‘담배꽁초’와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의 합성어로, ‘길을 걸으면서 담배꽁초를 줍는 환경 정화 활동’을 의미한다. ‘꽁초깅’을 운영하는 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는 2021년 초에 결성되었으며, 결성 직후 전주의 청년들과 함께 ‘플로깅’ 프로젝트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한 달여간의 활동 기간 동안 매일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시상하며 서로를 독려했다. 이후, 일회성 이벤트로만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어 가고자 참여자들과 함께 2차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담배꽁초를 소재로 새로운 플로깅 프로젝트가 탄생했다. 지역에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이 없어, 거리 곳곳에 함부로 버려진 담배꽁초가 많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리하여 2021년 6월, 약 스무 명의 회원들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꽁초깅’ 활동은 간단하다. 언제든 어디서든 500ml 페트병을 들고 다니며 담배꽁초가 눈에 띌 때마다 주워 페트병에 가득 채운 뒤, 뚜껑을 닫아 청년봉공센터 입구에 위치한 담배꽁초 수거함에 넣으면 끝. 이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정도 ‘꽁초깅 데이’를 지정해, 회원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활동에 나섰다. 청소년과 청년, 그리고 지역 어르신들이 너나없이 손을 보태어 담배꽁초를 줍는 모습이 평화동의 거리를 훈훈하게 채웠다. 또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인 ‘세이빙 그레이스 꽁초 플로깅 프로젝트(https://open.kakao.com/o/gGvyitbd)’를 개설했다. 채팅방에는 저마다 활동 내용을 공유하는 메시지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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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 고민의 실천의 장 모색

그렇다면, 수거된 담배꽁초는 어떻게 처리될까? 담배꽁초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페트병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담배꽁초 필터의 주된 구성 성분인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라는 플라스틱 원료를 가구와 벽돌 등의 제조에 재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담배꽁초에서 플라스틱 필터를 분리해 다시 사용하는 공정 과정을 모색하고 있다.

‘꽁초깅’ 프로젝트의 의의는 단순히 담배꽁초를 줍거나 청소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것에 있다. 지역 주민과 청년들, 청소년들이 한뜻으로 환경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고 인식을 넓혀, 궁극적으로는 지자체와 국가 정책에 반영되게끔 돕는 것이 ‘세이빙 그레이스’를 비롯해 참여자들이 지향하는 목표이다.

‘세이빙 그레이스’의 활동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플로깅’과 ‘꽁초깅’ 프로젝트에 이어, ‘탄소중립 일기장 챌린지’를 구상 중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매뉴얼에 해당하는 활동을 저마다 실천한 뒤, 이를 자유로이 기록해 공유하는 것이다. 또, 평화동 전주평화1단지 내 ‘Young-求 희망상가’ 청년봉공센터에 쓰레기 없는 가게(제로웨이스트샵)를 준비 중이며, 채식주의자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활동으로 발을 넓혀 갈 생각이다. ‘세이빙 그레이스(은혜를 되갚다)’라는 의미에 알맞게, 자연에게서 받은 혜택을 자연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활동으로 2022년 한 해에도 분주히 움직일 예정이다.

‘세이빙 그레이스’의 팀장 이홍원 씨는 “환경문제는 우리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예요. 자연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자각하고, 자연 파괴를 멈추기 위해,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함께 ‘덜 개발하고, 덜 만들고 덜 쓰는 3덜운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꽁초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보호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며 올해에도 전주 시민들과 함께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쳐갈 것을 다짐했다. 이처럼 환경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우리네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다 일상적인 소재로 뻗어 나가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희망을 만드는‘꽁초깅’ 프로젝트에 동참해 보면 어떨까?


세이빙 그레이스

주소 | 전주시 완산구 덕적골2길 18, 2층

문의 | 010-3910-3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