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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2023년 전주의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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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전주
#축제
#JUMP
#전주가맥축제
당신과 더불어
스크린에‘함께 사는 세상’을 담다
영화 <학교 가는 길> 김정인 감독
Q. 영화 은 어떤 영화인가요? A. 지난해 3월 서울시 강서구에 문을 연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둘러싼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서진학교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인데요,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어머니들의 강단과 용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아빠가 딸에게, 그 딸의 친구들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이기도 하고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한 의미와 고민을 담아 만들었습니다.Q. 이 영화를 연출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A. 2017년, 어느 날 인터넷에서 특수학교 1차 토론회가 무산됐다는 짧은 뉴스를 보고 2차 토론회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당시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장면이 이때 나왔는데요, 발달장애인 학생의 엄마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학교 건립을 호소하던 모습입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아이 아빠라서 그랬는지 여운이 오래 남더라고요. 단순한 호기심에 참석한 토론회에서 고성과 비난에 맞서 또박또박, 강단 있게 말하는 장애아 부모님들의 모습을 작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모님들을 찾아가 동의를 구했습니다. 처음부터 따뜻하게 맞아주신 어머니들 덕분에 무사히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Q.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나요? A. 유독 장애가 있는 학생들에게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인 교육받을 권리가 너무나 제한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머니들의 시선을 통해 ‘장애’가 초점이 아닌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재능을 바라보고 싶었어요. 편을 나누기보다는 장애인들에 대한 우리의 편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편견을 깨기 위해 우리에게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이 영화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존과 통합을 생각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면 좋겠습니다.Q. 도 만드셨는데, 전주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전주는 제 뿌리지요. 비록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현재 부모님과 친척들이 전주에 계시고, 어릴 때 살던 곳이니 전주는 제게 ‘집’과 같은 곳입니다. 언제 와도 편안하게 몸과 마음을 뉠 수 있는 곳이지요. 한옥마을의 변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을 촬영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는데요, 언젠가 전주에 내려와 지역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습니다.Q. 마지막으로 전주 시민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A. 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들의 일이 더는 남 일 같지 않게, 그리고 장애인들과 가족들에게는 작은 위로나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상업 영화는 아니지만 이 꽤나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전주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준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감사드립니다. 김정인 감독김정인 감독은 전주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예술사·전문사를 졸업했다. , 등 다큐멘터리 영화를 연출했다. 전북독립영화제,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등에서 각종 상을 받은 실력 있는 감독이다. 영화 은 모두가 누리고 있는 교육의 권리로부터 외면받아온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해 무릎까지 꿇으며 특수학교 개교에 발 벗고 나선 부모들의 가슴 뜨거운 여정을 담았다. 이 영화는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 분야에 선정되었고,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작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의 극장 상영은 사실상 끝났지만,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 전국적으로 단체 관람 행사가 계속되고 있다. 단체 관람은 배급사에 문의하면 된다. 문의ㅣ영화사 진진(02-3672-0113)
2021.06.23
#장애인
#특수학교
#학교 가는 길
#김정인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꽃피운 예술가
사진작가 장근범
선미촌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은 공간과 사람을 중심으로 구도심의 변화를 이끄는 사업이에요. 기존에 있는 공간을 일거에 부수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문화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사업이지요. 저희는 꽃과 텃밭 그리고 골목을 매개로, 예술가들과 주민의 협업을 통해 ‘선미촌 골목길 가드닝’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원이나 텃밭에서 심고 거두고 나누는 시민 장터와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립예술제’도 계획하고 있고요. 이런 사업들이 하나둘 진행되면 선미촌이 인권의 공간으로 자연스레 자리를 잡게 되지 않을까요. 이번 도시재생 사업 총괄 기획자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목표가 있다면요? ‘선미촌이라는 공간은 시민들에게 어떤 공간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요. 지금 선미촌은 우리가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유리성’ 같은 공간이잖아요. 선미촌 재생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시작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요. 시민들의 인식 변화 없이는 선미촌의 변화는 있을 수 없을 테니까요. 예술가들이 뿌린 변화의 씨앗으로 선미촌이 예술과 보편적 인권의 공간으로 활짝 꽃피웠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어떤 누군가는 저처럼 이곳에서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날도 오리라 믿어요. 최근 SK텔레콤과 함께 특별한 전시를 기획하셨는데요. 어떤 전시회인가요?SK텔레콤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대리점 업무 공간을 청년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제공해 주셨어요. 첫 전시는 제가 속한 ‘아티스트 랩 물왕멀’ 팀 작가들과 함께 준비했는데요, 선미촌과 관련한 일곱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저도 이번에 사진작가이자 기획자로 참여했어요. 3개월에 한 번씩 작품을 교체하며 전시를 이어 갈 예정이니 궁금하시면 지나가시는 길에 한번 들러 주세요.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요?우선, 주민과 예술가들이 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관계가 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선미촌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배우고 느꼈던 일들을 바탕으로 다시 현장에서 다른 고민과 일들을 시작할 것 같아요. 내년쯤 계획하고 있는 개인전 준비도 잘하고 싶고요. 언제나 제 삶의 중심인 전주에서 주변 사람들과 더 즐겁고 흥미롭게 놀아 보고 싶습니다. 사진작가 장근범 장근범 작가는 백제예술대학 사진과 졸업 후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선미촌 예술책방 ‘물결서사’를 꾸려가는 물왕멀 팀의 멤버이자 ‘2019 선미촌 문화적 도시재생 총괄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장근범 작가는 선미촌 예술책방 ‘물결서사’의 작가들, SK텔레콤, 사회적기업인 ‘위누’가 손을 맞잡고 청년갤러리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들은 ‘물결, 연결로 서사하다’라는 주제로 미디어 영상과 사진, 100행의 시 등을 통해 선미촌 지역 사람들의 삶을 작품 속에 담았다. 전시는 8월 2일까지 열린다.
2020.09.22
#선미촌
#도시재생
#골목길
#독립영화제
#물결서사
멋진 하루
달하, 전주에서 정읍까지 비취오시라!
조선왕조실록과 정읍 선비‘풍패지관(豊沛之館)’이라 이름 붙은 객사와 경기전이 없었다면, 전주는 돈냥이나 좀 있는 그저 그런 도시가 되었을 것이다. 좌우익 양 날개를 거느린 객사는 우람하고 부성의 맨 오른쪽에 자리한 경기전은 섬세하다. ‘전주 이씨’ 나랏님의 국성(國姓)이 태어난, 경사스러운 터이기에 경기전(慶基殿)이라 했다. 성전이나 궁전 등, 하느님이나 임금이 계신 곳에만 ‘전’을 붙인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 즉 임금의 초상화는 임금이니, ‘전’이다. 거기에다 전주사고(全州史庫)가 자리한다. 조선왕조실록 말씀이다.임진년에 왜병이 쳐들어온다. 높은 양반들 먼저 피난하신다. 경기전을 지키던 9급 참봉 오희길과 유신은 실록과 어진을 지킨다. 공무원의 롤모델이다. 재난 대비 매뉴얼에 따라 태인의 유생 안의(安義)와 손홍록(孫弘祿)에게 토스한다. 두 분 다 정읍의 선비들이다. 폭서와 장마가 있었지만 비 한 방울 묻히지 않았다. 정읍 내장산에서 1년 하고도 18일을 지켜 내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이어지게 하니 그 아니 특별한가. 수레는 몇 대였을까? 과연 정읍으로 가는 길에 원평과 태인을 거쳤을까? 아니면 저쪽 구이를 돌아 산외 길을 택하였을까? 정읍의 두 선비는 자비로 말과 양식을 대며 보물을 지켜 냈다. 내장산의 용굴 은봉암이나 비래암에 몰래 모셨는데 첩자가 정보를 팔아먹지는 않았을까? 이 이야기는 왜 아직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하였을까? 동학농민혁명과 경기전400년 후, 동학농민군은 정읍 황토현에서 관군을 깬다. 올해 처음 제정된 국가기념일 5월 11일이 바로 그날이다. 장성 황룡강전투마저 승리한 농민군은 전주성에 무혈입성한다. 전봉준은 풍남문에 올라 전주부성을 조망한 뒤, 관찰사 집무실 선화당을 집강소로 사용한다. 열 받은 초토사가 관군을 이끌고 용머리고개에서 부성 안쪽으로 대포를 날린다. 정읍 가는 직행버스 간이 정류장에서 보이는 위쪽 언덕에서 말이다. 이런 이런, 경기전 경내까지 포탄이 날아든다. 전북 사람이면 이렇게 못 한다. 경기전 처마가 부서지고 조경단이 파손되자 전봉준은 양호초토사 홍계훈에게 편지를 쓴다.“대포를 쏘아 경기전을 무너뜨린 것은 옳으며, 군대를 동원해서 문죄를 한다면서 무고한 백성을 살해하는 것은 옳습니까?”공북문을 열고 동학군이 부성을 빠져나간 후 120년, 지금 전라감영 복원이 한창이다. 새로 짓는 선화당은 시민들이 직접 활용하는 공간이면 좋겠다. 게서 전주대사습이 열려도 좋겠다. 정읍과 전주, 제대로 즐기기전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오셨다면, 일단 한옥마을이다. 황산에서 왜구를 섬멸한 이성계가 풍년가를 읊은 오목대에 서면 한옥마을의 기와지붕이 주욱 늘어섬을 볼 수 있다. 어두울 것 같은데 오묘한 밝음이 있다. 경기전에서 푸른 곤룡포 입으신 이태조를 알현한 다음에는 서쪽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에 들르시라. 전주의 얼인 ‘꽃심’을 써 내려간 혼불의 한 자락을 붙들 수 있을 터. 경기전과 전동성당의 고딕양식과의 대조에 홀딱 반한 이분들 모시고 내처 향교로 간다. 은행나무 시즌이면 더 좋다. 향교 가는 길에 영화 에 등장한 한옥 학인당을 들르는 것은 필수. 한옥에서 한잠 주무신 후에는 정읍으로 길을 잡는다.‘새 시상’이 오길 바라던 드라마 의 촬영지 ‘정읍 김씨집’을 찾아가는 길은 산외 방면 길이 좋다. 세트 아닌 진땡이다. 여기서 이참에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까지 자동차로 15분이면 족하다. 서원의 태극 문양은 사진발을 잘 받게 만든다.내장산 가는 길 전봉준공원에 서면 18.94m의 동학100주년기념탑을 만날 수 있다. 내장산은 사람 사는 동네에 이렇게 가까운 국립공원은 세계에 드물다. 설악의 단풍보다 보름은 늦게 찾아온다. 해서 정읍의 가을은 길고 아름답다.한겨울 눈이 올 때 내장산을 찾는 사람은 고수다. 깎아지른 듯한 은적암 가는 길을 ‘실록길’이라 한다. 그냥 차 타고 왔던 길로 훅 돌아가면 바보다. 정읍경찰서 앞에서 쌍화탕을 마셔야 한다. 중스푼으로 쌍화차 안에 든 밤을 건져먹는 맛을 정읍 바깥에서는 흉내도 못 낸다. 한 끼 자신 듯 든든하다.이제 포털에 접근하면 왕조실록은 누구나 키워드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정읍 선비가 없었다면 조선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 사라졌을 것이다. 달님이 노피곰 도다샤 전주와 정읍을 서로 비추인다. 그 손길이 앞으로 남원에서 고창에서도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글 신귀백 | 영화평론가신귀백 씨는 영화평론가이자 작가이다. 장편다큐 감독으로, 전북독립영화제・무주산골영화제・전북비평포럼에서 활동했다. 저서로 , 가 있다.
2020.09.10
#객사
#경기전
#서원
#내장산
#동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