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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향교노랑×밤
더위야 물렀거라! 여름 스포츠
승리의 열정이 불타오른다, 전북현대모터스 축구 야간 경기 찌는 듯한 더위가 가시고 해가 지면, 다시 낮이 찾아온 듯 밝게 빛나고, 승리를 향한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전주성’으로 더 유명한 이곳은 K리그 최초 5연패, 9회 최다 우승 프로축구 새 역사를 써낸 명문 구단 전북현대모터스의 홈구장이다. 여느 경기보다 8월의 홈경기가 특별한 이유는 ‘축구 덕후’들을 설레게 하는 빅매치 경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K리그 후반기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현대축구단과 포항스틸러스 두 팀을 만난다. 8월 7일 일요일 19시에는 울산현대축구단과 현대가(家) 더비(Derby)를 치른다. 디펜딩(Defending) 챔피언 전북현대모터스와 현재 K리그 1위 울산현대축구단의 승점이 좁혀진 상황.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8월 28일 일요일 18시에는 3위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공격이라면 물러서지 않는 두 팀의 흥미진진한 경기도 놓칠 수 없다. ‘축알못’들 역시 축구장에서 여름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낮 더위가 한풀 꺾인 저녁,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적정한 습도는 축구 경기를 응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경기장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녹색 전사들도 우승을 향해 축구화 끈을 단단히 묶었다. 홍정호, 백승호, 김보경, 이승기, 한교원, 김문환, 문선민, 구스타보 등 선수들의 화려한 공격과 철벽 수비 플레이가 기대된다. 여름이 오자 우승 DNA가 살아난 전북현대모터스. 우승을 향한 추격전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전북 현대모터스 앱과 티켓링크 앱, 당일 현장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면 된다. 모름지기 스포츠의 꽃은 직관. 전주성에서 함께 승리의 오오렐레를 외쳐 보자. 문의|전북현대모터스FC 사무국(063-273-1763~5) 열대야를 풋살로 이겨내자, 야간 풋살장 너무 더워 잠도 오지 않는 여름밤. 한밤중의 열기를 풋살로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 SBS 예능 의 인기에 힘입어 풋살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풋살의 매력은 무엇일까? 소수 인원으로도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해 경기를 뛰는 선수도, 응원하는 사람도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주에는 한밤중에도 경기를 뛸 수 있는 풋살구장들이 있다. 2개의 풋살구장을 운영하는 전주월드컵경기장 풋살장과 3개를 운영하는 덕진체련공원 풋살장은 가장 늦은 저녁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규모도 크다. 저녁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아중체련공원 풋살장은 구장 한 곳과 원형광장, 피크닉장, 발 지압장 등 경기를 응원 온 사람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눈에 띈다. 샤워 시설, 조깅로 등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완산생활체육공원 풋살장도 인기다. 늦은 저녁이 아니어도 괜찮다면 지난해 조성된 솔내생활체육공원 풋살장도 추천한다. 현재 시범 운행 중이라 9시부터 18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평일 9시부터 18시까지 전화 예약을 하면 된다. 이곳에 소개된 풋살구장을 이용하기 위한 꿀팁! 먼저 전주시설관리공단 누리집(www.jjss.or.kr)에서 클럽 등록을 신청한다. 등록 후에는 각 풋살장의 이용 시간과 요금 등을 확인하고 예약 신청을 하면 된다. 골망을 흔드는 짜릿한 기분에 어느새 더위는 생각에서 사라진 지 오래. 스포츠 활동으로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자. 문의|월드컵경기장(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1055, 063-239-2707) 덕진체련공원(전주시 덕진구 소리로 54, 063-239-2561) 아중체련공원(전주시 덕진구 한배미6길 23, 063-239-2564) 완산생활체육공원(전주시 완산구 모악산자락길 22, 063-239-2569) 솔내생활체육공원(전주시 덕진구 고내천변로 58, 063-239-2728) 여름이 더 특별해지는 빙상경기장과 인공암벽장 여름 피서지로 도심 속 얼음 왕국, 빙상경기장만 한 곳이 없다. 링크장에 들어서면 서늘한 추위도 만끽할 수 있고, 은반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 스케이팅으로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재능이 있는 유소년은 물론 성인들을 위한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수업도 운영한다. 전주시설관리공단 누리집(www.jjss.or.kr)에서 일정 확인 후 전화 또는 방문 신청하면 된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 물놀이 못지않은 시원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빙상경기장으로 떠나자. 태양을 피해 짜릿한 레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실내·외 인공암벽 타기가 딱이다. 완산생활체육공원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외 인공암벽장이 있다. 보조 장비 없이 팔, 다리로만 바위에 오르는 실내 인공암벽장은 냉방 시설을 갖춰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다. 실외 인공암벽장도 윗면과 양 옆면에 설치된 벽체가 뜨거운 햇볕을 막아줘 여름에도 암벽 타기에 좋다. 하루 체험과 전문가의 강습 모두 가능하니 초보라도 용기를 내 보자. 문의|전주시설공단 빙상경기장(063-239-2578) 완산생활체육공원 인공암벽장(063-239-2617)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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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전주시장 퇴임 편지
“상상력과 용기로 빛났던 시간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전주시장 김승수입니다.8년 전 전주시민께서는 마흔다섯 살의 저에게 전주시장이라는 중책을 맡겨 주셨습니다.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시민과 함께 달려왔던 8년의 여정을 이제 마무리합니다. 가장 훌륭한 시장은 아니었을지라도, 가장 시민을 사랑한 시장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전주라는 도시가 가진 힘을 믿었습니다. 다른 어떤 도시에도 없는 전주만의 저력, ‘전주다움’에 몰입한 이유입니다. 사람, 생태, 문화라는 3대 핵심 가치를 중심에 놓고 한발 앞서 미래에 닿고자 했습니다. 전주정신을 정립하고, 전라감영을 복원하고, 문화의 원형과 정수를 간직한 도시로 우뚝 세우고자 했습니다.가장 부자 도시가 되기보다는 가장 행복한 도시가 되길 꿈꾸었습니다. 가장 자본이 많은 도시보다 가장 인간적인 도시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대규모 토목 개발보다는 가장 아픈 곳에 ‘공공장소’를 만드는 ‘도시 침술’로 자기 힘으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60년 넘도록 성매매 집결지로 남아 있던 선미촌을 예술촌으로 바꾸었습니다. 폐허로 남아있던 팔복동 산단 공장을 예술공장으로 바꾸었습니다. 동물들의 감옥 같았던 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바꾸었습니다. 속도와 자동차 위주로 설계된 도로를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로 바꾸고, 정원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열어 가도록 천만 그루 정원도시를 가꾸어 왔습니다. 도시의 ‘공공장소’는 그 시대를 가장 의미 있게 상징합니다. 공공장소를 보면 그 시대는 어떤 가치를 추구했는지, 시민들은 어떤 삶을 살고자 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도서관은 우리 시대와 시민들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누구나 망설임 없이 들어가고, 누구나 책으로 놀고 즐기는, 또 누구나 차별 없이 존중받는 놀라운 도시 혁신의 역사가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은 지 40년이 넘은 금암도서관을 비롯해 독서실 수준의 낡고 오래된 도서관이 즐겁고 자부심 넘치는 공간으로 속속 혁신되고 있습니다. 첫마중길과 다가여행자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책 쓰는 완산 자작자작도서관, 팔복 그림책도서관, 시청 책기둥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등이 대한민국 도서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덕진공원 연꽃 한가운데 최근 개관한 연화정도서관은 다른 도시들이 따라올 수 없는 인문도시 전주의 품격을 복원해 냈습니다. 앞으로 완판본 열린 수장고와 조선 시대 서포거리가 재현되면 책의 도시 전주는 세계 속에서 압도적 위상을 갖게 됩니다. 밖에서 바라보는 전주의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국가관광거점도시, 수소경제시범도시, 통합돌봄 선도도시에 지정되었고 세계 최초 드론 축구 개발과 탄소 산단 착수로 경제적 기반도 다지게 되었습니다. 기초단체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지식산업센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건립되었고, 바이오헬스 산업으로 미래산업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구도심의 핵심이 될 전주독립영화의집, 새롭게 신축될 종합경기장과 야구장, 실내체육관,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할 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체험전시관, 전주역사 신축 등은 전주의 도약을 이끌 거점이 될 것입니다.모든 도시가 숨을 죽이던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전주형재난기본소득, 착한임대인운동, 해고없는도시 상생선언 등 선도적인 혁신정책으로 전주만의 저력과 연대의 힘을 보여 주었습니다. 불가능을 뛰어넘는 상상력과 용기, 사회적 연대가 만든 힘이었습니다. 그 연대, 그 마음, 그 따뜻한 손을 잊지 않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모두가 저에게는 스승이었고 동반자였습니다. 이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역적으로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정치, 새로운 언어가 필요합니다. 그 새로움은 기존의 자리 위에서 저절로 생겨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더 많은 성찰과 공부, 배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저는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다시 용기와 연대의 힘으로 만날 것을 기대하며, 함께 마음 모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제38·39대 전주시장 김 승 수 올림
202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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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특집 2 | 민선 6·7기를 결산하다
전주를 더 전주답게 민선 6·7기 정책 베스트 10
1 해묵은 난제, 해결하다전주시는 전국 최초로 ‘시민의 버스위원회’를 구성해 시민과 사회단체, 그리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함으로써 민선 6기 시작 20일 만에 시내버스 파업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함께 변화된 도시 여건에 맞춰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개편했다.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던 전주교도소 이전 문제도 해결하면서 평화동이 새롭게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12년간 진척이 없었던 항공대대 이전 문제를 해결, 도도동을 항동대대 부지로 지정해 북부권 개발의 물꼬를 텄다. 2 혁신 정책, 시민 삶 바꾸다민선 6기 김승수 전주시장 취임 후 첫 결재인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은 지방자치단체 우수사례로 손꼽히며 전주를 대표하는 복지 사업이 되었다. 효성임대아파트 부도 문제는 정답이 없는 난제 중의 난제였으나 정치권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 국토부를 설득한 끝에 국가매입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더불어 전국 최초로 주거복지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주거복지과를 신설하여 서민들의 주거권 보호에 앞장섰다. 전주시가 제안하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인재 30% 의무 채용을 법제화해 지역인재의 취업 문을 열어 주었다. 3 책의 도시, 사랑받다 지난 8년,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전주가 ‘책이 삶이 되는 도시’가 되었다는 점이다. 도서관이 그저 책을 읽고 빌리는 공간이 아닌,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바뀐 것. 2019년,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이 전라북도 최초 학습실 없는 개방형 도서관으로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구태의연했던 도서관들이 책 놀이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전주시립평화․삼천․금암․인후․송천도서관이 리모델링을 통해 완전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했다. 책기둥․첫마중길여행자․다가여행자․학산숲속시집․서학예술마을․연화정․이팝나무그림책․봉사자도서관 등 세상에 하나뿐인 특화도서관을 조성해 전국이 부러워하는 책의 도시로 성장하였다.4 전주다운 도시재생, 빛나다가장 전주다운 도시재생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지켰다. 첫마중길을 조성해 특색 있는 전주의 첫인상을 심어 주고, 침체된 역세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라감영을 복원해 전주의 위상을 드높이고, 전라감영을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구도심 활성화를 이끌었다. 서노송 예술촌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 성매매 집결지였던 서노송동 일대를 예술과 인권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팔복동은 팔복예술공장이 들어서면서 되살아났고, 서학동 예술마을은 예술가들과 도시재생 사업을 연계하여 예술테마거리 등 예술이 접목된 다양한 볼거리 조성을 통해 새로운 관광지로 발돋움하였다.5 대한민국 리더도시로 도약하다전주시는 관광, 경제, 복지 분야 3대 선도사업을 추진하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주의 발전을 이끌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선도하는 대표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국가관광거점도시, 수소경제 선도도시, 통합돌봄 선도도시가 그것이다. 더욱이 국가대표 관광거점도시 선정에 이어 2023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전주시는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관광도시로 발돋움하였다. 수소시범도시로서 주거와 교통 분야에서 친환경 수소에너지를 활용하고,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어르신, 장애인 등이 살던 집에서 건강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전주형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통해 시민의 삶을 따뜻하게 돌보고 있다. 6 창업·중소기업, 함께하다전주시는 도시 곳곳에 지식산업센터 등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의 든든한 후원군이 되었다. 먼저 중소기업 창업기지인 ‘혁신창업허브’를 건립하여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창업에서 성장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산업융복합지식센터’, ‘기술창업성장지원센터’를 건립해 신산업 분야를 지원하였다. 또한, 대학과 기업, 지자체가 협력하여 지역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산학융합플라자를 건립하였다. 중소기업 인력 양성을 지원하고, 고용산업 활성화와 제조업 육성 등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중소벤처기업 전북연수원 건립을 추진했다.7 국가사업, 전주 미래 이끌다전주의 새로운 미래를 열게 될 국가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주탄소융합기술원이 국가기관으로 지정되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출범하였고, 중소기업부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연수원, 법무부가 운영하는 로파크(law park)를 유치하여 지역발전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전주 독립영화의집’ 건립 및 K-Film 제작 기반과 영상산업 허브 구축 사업을 통해 전주가 세계적인 독립영화 메카로서 자리매김할 예정이며, 전주역을 전통과 미래 가치가 어우러진 역사(驛舍)로 탈바꿈하는 전면 개선 사업도 진행된다.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전시관을 건립하여, 한민족 고유의 정서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신한류 콘텐츠 생산의 전초기지도 마련될 예정이다. 8 생태도시로 되살리다전주시는 지난 8년간 사람과 환경을 살리는 지속 가능한 생태도시를 만드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전주생태도시종합계획’과 ‘천만 그루 정원도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슬픈 동물원으로 불렸던 전주동물원은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생태동물원으로 거듭났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2050 탄소중립도시를 선언하고, 에너지자립 30%, 전력자립 40% 달성을 위한 ‘에너지디자인 3040’을 실행하여 탄소 저감 실천 행동을 확산시켰다. 또한, ‘새활용센터 다시봄’, ‘전주에너지센터’, ‘전주형 친환경판매장’ 등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거점 공간을 조성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반을 구축했다.9 따뜻한 복지 펼치다전주 시민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복지정책도 추진했다. 전국 최초로 수어(手語)를 모어(母語)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수어 통역사를 도서관에 채용하고, 발달장애인 특수직렬을 신설해 발달장애인 사서를 채용했다. 공공기관과 연계해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사업장을 개소하고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장애인맞춤훈련센터와 발달장애인훈련센터, 치유농장, 어울림국민체육센터 등을 통해 장애인이 재활부터 문화 활동까지 마음껏 즐기도록 했다. 10 연대로 코로나 극복하다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사회적 연대의 힘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냈다. 기업, 근로자, 지역사회가 고통을 함께 분담하는 ‘해고 없는 도시’로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구해 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외출 자제 등으로 매출 감소의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 경영 피해 회복 프로젝트 ‘착한 선결제 캠페인’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몫 톡톡히 했다. 전주시와 건물주, 그리고 임차인이 협력하는 전주형 상생모델인 ‘착한 임대인 운동’은 전국적인 확산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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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행
동네 마실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중인동
아파트에도 텃밭이 자리한 동네 현관문을 나서 신발 끈을 조이고 모악산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예전엔 중인리가 완주군이었으나 30년 전에 전주시로 편입되면서 명칭도 중인동으로 변경이 되었다. 대문을 나서 뒤안길을 따라 올라가면 옥성골든카운티 아파트 단지 후문에 이른다. 아파트는 중인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한눈에 중인동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아파트가 건축되면서 상하수도나 오폐수관, 도시가스와 같은 기반시설이 다른 외곽 지역보다 먼저 설치되어 중인동에 사는 주민들의 삶이 일찍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면 한 평 정도 고랑으로 나뉜 대규모 텃밭이 조성되어 있다. 처음 노인복지주택으로 허가가 나 분양을 하면서 세대별로 텃밭도 분양하였는데, 주민들이 가꾸는 채소들은 누런 잎 하나 없이 새파랗고 싱싱하여 전문가 솜씨가 부럽지 않다. 조석으로 매달려 있는 주민들을 보면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세월이 흘러도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먹기가 쉽지 않은 우리 부부는 주민들의 텃밭이 부럽기만 하다. 마을 깊이 들어서서 만나는 풍경 아파트 옹벽을 둘러 산책길을 걷다 보면 벼농사를 위해 물을 댄 논과 과수마다 종이봉투가 매달린 과수원을 마주하게 된다. 농촌 생활은 해만 뜨면 할 일이 끊이지 않다 보니 여기저기 논밭에서 일하는 주민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족까지는 아니어도 만나면 안부 정도는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 우리도 원주민의 일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원래 이 마을은 배 과수원으로 유명하였다. 중인동의 사계절은 과수원의 변화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봄이 시작되면 겨우내 휴식을 취하던 과수원들이 잠에서 깨어나 배나무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중인동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것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곤 한다. 지금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개발을 하여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과수원이 많이 남아 있다. 배꽃이 눈비처럼 떨어지고 나면 적과와 봉지 싸기로 5월 한 달은 온 동네가 시끌시끌하다. 과수원 사이로 좁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인1길로 건너가는 굴다리가 나온다. 그곳은 외지인이 하나둘 들어와 정착하다 보니 마을 이름도 없고 주택도 각자 개성이 넘치고 예쁘다. 안쪽에 몇 채만 있어 큰길에서 보면 동네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도 어렵다. 한 발 한 발 걸으며 주택 한 채 한 채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산책의 소소한 재밋거리이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체육공원과 어두제 하봉교를 지나 조금 가다 보면 완산생활체육공원이 새겨진 돌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완산생활체육공원은 중인동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고, 몇 해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 전에 두 달 동안 특훈을 하였던 곳이기도 하여 우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이다. 순례길 300㎞를 걷기로 계획하고 항공권을 예매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이 걷기 훈련이었다. 퇴근하고 오면 식사만 하고 곧장 완산생활체육공원으로 달려와 매일 10㎞ 정도를 걸었다. 코로나19가 오기 전만 해도 해가 지면 운동을 하기 위해 완산생활체육공원을 찾는 동호인들로 매일 불야성을 이루었다. 대낮같이 환한 완산생활체육공원에서 땀에 흠뻑 젖어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건강해지는 것 같고 기분도 상쾌하여 우리 부부가 자주 찾는 곳이다. 완산생활체육공원 내에는 ‘어두제’라는 연못이 있다. 연못 한쪽 면에는 다양한 연꽃이 견본으로 심겨 있고, 연못에는 홍색과 백색의 연꽃이 피어난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연못은 지친 시민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연꽃이 피면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 자주 찾아 거닐곤 한다. 아버지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새벽 일찍 금산사를 찾아 가장 큰 연등을 사서 누구보다도 먼저 대웅전 마당의 중앙에 걸곤 하셨다. 자식들이 잘되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 그리움이 더해 간다. 맛집과 등산객으로 북적이는 시내버스 종점 이쯤 되면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한다. 주말이라 아내의 수고로움도 덜어줄 겸 점심은 사 먹기로 한다. 오래된 맛집이 많은 중인동 시내버스 종점으로 향한다. 종점이라 하면 더는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뭔가 아련하기도 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포근함도 간직하고 있어 좋다. 종점은 출발하는 곳이라 시간만 맞추면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고 항상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 돌아올 때도 정거장을 지나칠까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특별히 바쁜 경우가 아니고 짐이 없는 날이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종점에 다다르니 벌써 등반을 마치고 내려온 등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중인동이 모악산으로 가는 초입이다 보니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등산객의 왕래가 잦다. 그래서 종점 부근에는 유독 맛집이 많다. 젊은이보다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이용하다 보니 청국장이나 순대, 김치찌개, 닭볶음탕과 같은 토속 음식이 주메뉴이다. 우리도 식당을 정해 자리를 잡고 앉는다. 지금 중인동은 농촌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도시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8년 전만 해도 저녁 식사를 하고 동네에 나오면 대부분 집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마을 전체가 절간처럼 고요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외지인들이 들어와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물론 생활이 편리해져 좋은 점도 있으나 뭔가 아쉽다. 8년 전과 지금은 상전벽해를 실감케 할 정도의 엄청난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현재도 동서를 가르는 고속도로 공사와 진입로 4차선 공사가 한창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변화가 중인동에 찾아올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아직은 대문 앞에 채소나 과일을 놓고 가시는 이웃의 훈훈한 정이 남아 있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지내는 마을의 모습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이 멋진 중인동에 사는 우리 부부도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글 송재영 에세이스트 2019년부터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을 출간하였으며, 주로 시와 산문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주관하는 생나눔교실 멘토로 참여하여 글쓰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다. 완산생활체육공원에 가면 완산생활체육공원은 축구장, 테니스장, 족구장, 농구장, 실내인공암벽장, 골프장, 풋살장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어 많은 체육 동호인이 찾는 곳이다. 체육시설은 종류별로 이용 요금이 다르니 관리사무소(063-239-2566~9)로 문의할 것. 공원 내에는 ‘어두제’라는 연못을 빙 둘러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계절을 느끼며 자전거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거나 애완동물을 데리고 산책하기에도 좋다. 지압 산책길, 야외공연장 등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두루 갖췄고,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한다.
#완산생활체육공원
# 중인동
#어두제
#모악산
전주 도서관, 여름의 첫 페이지를 열다
새로 만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옛이야기도서관’
6월, 여의주마을에 문을 여는 특별한 도서관 여의주마을은 현재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하나로 조성되는 생태숲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생태숲에는 다양한 나무를 만날 수 있는 생태공원과 산책로, 운동시설을 조성한다. 더불어 특별한 도서관, 면적 32㎡ 규모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는 것이다. 유명 건축가이자 전주역 앞 첫마중길을 설계한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가 설계를 맡아 생태숲과 조화를 이루는, 숲을 품은 도서관을 완성했다. ‘옛이야기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가벽이다. 일정 높이를 띄운 가벽을 전면에 둘러 특색 있는 외관을 만들었다. 건물 안 의자에 앉으면 통유리 너머로 담장과 처마, 하늘, 그리고 자연 등 한옥의 마루에 앉아 있는 듯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벽과 건물 사이에 새하얀 자작나무를 심어 마치 자작나무 숲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마저 든다. 외부와 차단된 답답한 느낌 대신, 기분 좋은 착각을 안겨 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잠시 현실을 잊고, 사색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다. 건물 입구에 대한 고정관념도 유쾌하게 깨 준다. 생태숲 산책로와 맞닿은 옥상이 전망대 겸 진입로다. 완산칠봉 후면부가 얼핏 보이는 옥상에서 계단으로 내려가면 도서관 입구가 나온다. 이름처럼 마을의 옛날이야기를 비롯한 전래동화 위주의 책을 배치하고, ‘이야기보따리단’도 운영한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6월, 오래된 마을에 문을 연 도서관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자.옛이야기도서관주소 | 전주시 완산구 서완산동1가 37문의 | 063-281-5323 새로운 책 놀이터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6월 개관하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이 도서관은 미술과 음악, 사진, 공연과 관련된 예술 도서를 갖춘 예술도서관이다. 헌책도서관이 6월 말 동문거리 안 기존 건축물(동문길 51)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다. 이곳에는 명사들의 기증 도서 코너가 마련되는데, 첫 기증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천만 그루 정원 도시 전주의 꿈을 담은 정원문화도서관도 6월 문을 연다. 중산공원 내 정원문화센터에 조성되는 작은도서관으로, 정원 관련 책들을 주로 만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긴 도서관, 아중호수도서관은 음악·치유·생태 도서관으로 올해 10월에 만날 수 있다. 길이 101m의 목재로 짓는 이 도서관에서는 아중호수의 멋진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완산도서관은 책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서신·쪽구름·효자·건지도서관들은 내년까지 새로운 모습의 책 놀이터로 조성된다.
2022.05.25
#옛이야기도서관
#여의주마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완산동
숫자로 보는 책이 삶이 되는 도시
우리 곁에 도서관 수 151개전주는 전국에서 인구 대비 도서관이 가장 많은 도시이다. 숲속, 호숫가, 시청 로비 등 도시 어디서든 10분이면 문화와 놀이가 있는 책 놀이터,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전주시는 전주 대표 도서관인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을 비롯해 시립도서관 12개, 책기둥도서관,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 등을 포함한 특성화 도서관, 공립 작은도서관을 합쳐 총 45개의 도서관을 직영하고 있다. 기관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작은도서관도 106곳에 달한다.제일 오래된 도서관 15,356일5월 초 기준, 현존하는 전주시립도서관 중에서 가장 오래된 전주 도서관은 어느 곳일까? 얼마 전 새롭게 변신한 금암도서관이다. 1980년 4월 15일 문을 연 전주 최초의 시립도서관으로, 당시 중앙일보와 동양방송이 전주시 문화 발전을 위해 기증한 건물이다. 그 후 40년 가까이 금암도서관은 수많은 청춘이 꿈을 키운 곳이다. 가장 어린 도서관 100일5월 초 기준, 전주에서 가장 신참내기 도서관은 어디일까? 전주 웨딩의거리 옛 다가파출소를 리모델링해 지난 1월 문을 연 다가여행자도서관이다. 이곳은 여행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과 여행자들을 위한 특화 도서관으로, 여행 도서 1,761권을 비롯해 아티스트북 52권, LP판 146점이 갖춰져 있다. 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 20전주책사랑포인트 ‘책쿵20’은 전주시립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반납하거나, 지역 서점에서 도서를 구매할 때마다 쌓인 포인트로 책값의 20%를 할인받는 포인트 제도이다.전주시도서관 책 보유 권수 1,147,984권도서관에 가면 얼마나 많은 책들을 만날 수 있을까? 전주시립도서관과 공립 작은도서관이 보유한 책은 3월 말 기준 총 1,147,984권이다. 도서관마다 철학부터 종교,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역사 등을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단,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시집 특화 도서관인 만큼 총 1,862권의 시집만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이 기증한 시집을 만날 수 있다. 전주시 활동 독서동아리 수 369개책을 통해 생각과 삶을 나누는 독서동아리는 얼마나 될까? 지난 4월 말 기준, 전주시에서 활동 중인 독서동아리는 총 369개다. 초등학생부터 청소년, 성인,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만큼 그 주제도 다양하다. 시, 소설 등 문학은 물론, 자기계발, 철학, 종교학, 역사, 심리, 교육 등을 이야기한다. 전주시립도서관에서는 읽고, 쓰고, 토론교육을 진행, 독서동아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전주 독서마라톤 거리 3,324.705km책과 함께 숨 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전주 전 시민 독서운동, 독서마라톤. 이는 독서 활동을 마라톤에 접목해 마라톤 1m를 책 1쪽으로 환산해 경기 전에 설정한 독서량으로 완주하는 경기다. 2021년 독서마라톤 거리는 총 3,324.705km. 경기는 3km부터 5km, 10km, 하프코스(20km), 책의도시(30km), 풀코스(42.195km)로 구성돼 있다. 5세 이상 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각 종목별 완주자에게는 완주증을 발급하고, 다음 연도 대출 권수를 두 배로 확대하는 혜택을 준다.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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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숲속시집도서관
전주의 봄은 축제다
전주의 봄은 한 편의 영화다, 전주국제영화제
관객과 함께하는 영화제다운 영화제 전주의 5월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다. 해마다 이맘때면 영화의 거리는 전 세계 영화인들과 영화 팬들로 붐비고, 엔딩 크레딧(엔딩 크레딧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자막으로 나오는 참여 인원 명단을 말함)이 끝난 뒤 시작된 박수갈채는 영화의 감동을 끝 모르고 이어 갔다. 21세기의 첫해인 2000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주국제영화제는 전주의 봄을 깨우는 전령이었다. 해를 거듭하며 전주의 대표적인 봄 축제로 자리매김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보다 영화 같은 장면으로 전주 시민의 기억 속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라는 표제로 4월 28일부터 열흘간 펼쳐진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옛 옥토주차장에 마련되는 전주 돔에서 열리며, 영화의거리의 5개 극장과 팔복예술공장, 영화관 밖 야외상영관에서 관객을 기다린다. 온라인 상영은 온피프엔(www.onfifn.com)을 이용하자. 티켓 예매는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jeonjufest.kr)에서 가능하다. 올해는 57개국의 영화 217편이 스크린을 채운다. 언제나 그랬듯 독립·대안 영화의 최전선으로 관객을 안내하며, 낯설고 새로운 시선으로 관객과 눈을 맞춘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일까? 첫째, 오프라인 대면 행사의 정상화로 축제의 성격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다. 지난 2년간 한 걸음 물러났던 ‘축제로서의 영화제’가 다시 돌아온다. 고강도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운영되니, 안전하면서도 즐거운 축제를 기대해도 좋다. 둘째로, ‘전주다움’을 부각하는 것이다. 독립, 실험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한국 영화의 위상을 보여 줄 다양한 특별전을 준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특별전 과 1980~199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태흥영화사를 돌아보는 등이 대표적이다. 축제의 흥을 돋울 영화와 음악이 만나는 다양한 공연과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볼거리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4월 27일 저녁에는 전야제 공연이, 5월 5일과 6일에는 10CM, 소란, 스텔라장, 이민혁, 재만, 김필, 선우정아, 홍이삭이 출연하는 ‘HAVE A NICE DAY’ 행사가 전주 돔에서 펼쳐진다. 영화의거리에서는 버스킹 공연도 진행된다. 상영관 밖에서도 영화제의 물결에 자유로이 몸을 실으면 어떨까? 골목상영은 영화의거리 일원과 남부시장 하늘정원, 동문문화센터 주차장에서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또 5월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야외상영은 에코시티 세병공원과 혁신도시 엽순공원에 4월 29일과 30일 무대를 연다. 영화제 기간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되는 전시 는 빼놓을 수 없다. 디자이너 100명이 제작한 상영작 100편의 포스터를 관람할 수 있다. ‘영화’라는 교집합 속 팝콘처럼 통통 튀는 문화예술을 고루 즐겨 보길 권한다. 영화인들과 만남도 놓치지 말자. 영화계를 대표하는 영화인 2,000여 명이 전주를 찾아온다. 영화산업을 이끄는 거장부터 세계 유수 영화제의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들이 마스터 클래스,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영화를 향한 열정 가득한 얼굴들을 눈앞에서 마주해 보자. 5월을 닮아 언제나 푸른 영화제. 제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어도 늙지 않는 젊은 영화제. 어김없이 봄이 돌아오는 한, 전주국제영화제는 멈춤 없이 계속된다. 전주국제영화제 일시 | 4. 28.목 ∼ 5. 7.토 장소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전주고사, 씨네Q, 전주시네마타운, 전주 돔 온라인상영 | 온피프엔(www.onfifn.com ) 예매 | www.jeonjufest.kr 추천 영화 개막작 | 코고나다 / 미국 / 96분 감독 코고나다의 두 번째 작품. 미래에 사는 제이크 가족이 수양딸 미카를 위해 안드로이드 ‘양’과 함께 사는 이야기 특별전 | 이창동 / 한국 / 28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이창동 감독의 최신작이자 첫 단편영화. 개인과 한국 사회의 우울증을 주제로 전개되는 이야기 다큐멘터리 | 세르히 로즈니챠 /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미국 / 248분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소련으로부터 리투아니아 독립운동을 이끈 비타우타스 란즈베르기스의 도전과 영광, 좌절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 영화제 사람들 “축제다운 축제, 전주다운 영화제를 준비할게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열쇠 말은 ‘정상화’입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여파로 잃었던 축제로서의 성격을 되찾고, 수많은 관객과 국내·외 영화인들의 발걸음 속에서 함께 보고 함께 즐기는 영화제를 치르려 합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좋은 영화뿐 아니라 한국 영화의 위상을 보여 줄 특별전 등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창동 감독의 특별전이 대표적인데요, 감독의 예술세계의 근원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이창동 감독의 첫 단편영화도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문석 | 프로그래머·54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지프지기가 될게요” 저는 공연예술학을 전공하는 배우 지망생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했었는데요, 극장 안에서 영화 시작을 기다리며 느꼈던 설렘과 행복감이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 있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자원활동가인 ‘지프지기’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지프지기 활동을 통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영감을 얻고 자극을 받으며 성장하고 싶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저와 같이 행복하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밝은 미소와 에너지로,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한혜인 | 자원봉사자·22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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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나
바람을 타고 풍경을 싣고, 버스 여행
‘백지 공포증’이라는 게 있다. 백지를 앞에 두면 글을 쓰는 것이 막막하고 두려워져 계속 고민하게 되는 증상인데, 재밌는 건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들 역시도 이 백지 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끔 시간 앞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앓게 될 때가 있다. 반짝, 여유가 생겼는데 그 속에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할까 궁리하느라 어떤 것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그럴 때는 무작정 집을 나서 첫발을 떼보는 것도 방법이다. 백지 앞에서 아득하고 막연할 때 우선 떠오르는 거로 첫 문장을 써보라고 많은 작가가 권하는 것처럼. 그저 한 발 떼는 게 답일 때가 있다. 모처럼의 여행, 전주 한옥마을을 슬렁슬렁 걸어서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완주 한옥마을까지 버스 여행을 떠나기 위해.3월의 바람을 타고, 버스를 타고 나에게 전주 한옥마을은 앞마당 같은 곳이다. 한옥마을 근처에서 10년 가까이 살고 있어서 수시로 산책하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눈 감고도 골목 구석구석 그릴 수 있다. 봄이면 산수유 노란빛이 화사한 전주향교 대성전 뜰과 매화향 그윽한 전주동헌 뒷담, 홍매화의 안부가 궁금한 경기전, 그립고 살뜰한 이들의 일터인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부채문화관….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이집 저집 기웃대며 걷는다. 반가운 이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어쩌면 진짜로 곧 만날지도 모르니까.완주 오성 한옥마을로 가려면 전동성당 인근의 전동버스정류장에서 82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여행을 즐기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것도 제각각일 테지만 단출하고 홀가분하게 잠깐 떠났다가 돌아오고 싶을 때는 버스 여행도 꽤 괜찮다. 조금 느리고, 또 그래서 불편한 구석도 있지만, 버스 여행만의 다른 ‘높이’가 있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과 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 무심히 넘긴 일상의 모습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아파트 사이의 앙증맞은 파란색과 주황색의 지붕들. 건물과 건물 사이 숨겨진 좁고 가파른 계단. ‘선비집’, ‘동쪽가맥’, 눈에 띄는 간판들을 소리 내 읽으면서 버스와 같이 출렁인다. 여행은 익숙함 속에 매몰되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내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3월의 바람을 타고,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중앙시장, 모래내, 기린네거리, 징검돌 같은 버스정류장을 건너 징검징검 완주로 간다. 풍경을 가득 싣고 달리는 마을버스전주를 벗어나 ‘아래삼거리’, ‘웃삼거리’ 정류장을 지나면 완주 소양에 닿는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소양면 소재지까지는 20여 분 거리. 소양농협 앞 정류장에서 내린 다음, 이곳에서 완주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지난 2월 19일 전주시 버스 노선이 개편되면서 전주에서 완주를 오가는 차편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전주 시내버스를 완주군 각 마을 구석구석까지 운행해서 오성 한옥마을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읍면 소재지까지만 운행하기 때문에 환승이 필요해졌다. 전주 시내버스가 완주 구석구석 오가며 생기는 비효율성을 보완해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려는 개편이니 풍경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것으로 버스 여행의 번거로움을 잠시 잊는다. 행여 버스 시간이 터울이 진다고 해도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있을 건 다 있다. 3천 원이면 깔끔한 멸치육수로 맛을 낸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국숫집도 있고, 소머리국밥을 파는 집도 있고, 중화요릿집도, 편의점도, 마트도 있다. 군것질거리를 사서 지척에 있는 소양초등학교 운동장을 휘휘 어슬렁거려 보는 것도 좋겠다. 한심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이다. 그게 또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앞멀’과 ‘상망표’를 오가는 ‘소양82-1’번과 ‘소양82-2’번 버스가 오성 한옥마을로 가는 버스. 장난감처럼 작고 귀여운 마을버스에 올라 소양천을 오른쪽 허리춤에 끼고 달리다 보면 둥치 굵은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는 짧고 강렬한 벚나무길을 지난다. 오성제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오도천과 나란히 달리는 버스 안에 있으면 어딘가 먼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소양정류장에서 12개의 정류장을 거치면 ‘오성풍류학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내리막길을 몇 발짝 내려디디면 비로소 오성한옥마을이다.한옥과 아름다움 사이의 작은 길들, 오성한옥마을오성 한옥마을은 한옥 20여 채가 모여있는 마을. 평지 위에 자리한 전주 한옥마을과는 다르게 오성 한옥마을은 가파른 언덕길에 마을이 조성돼 있다. 검은 기와지붕 위에서 미끄러지는 햇살, 대숲을 빠져나와 담 밑을 어슬렁거리는 바람과 함께 사이좋게 걷는다. 오성 한옥마을이 가까운 전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아원고택과 소양고택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소양고택은 호남 지역에 있던 전통 한옥들을 이축한 것이다. 100년이 넘은 ‘일(一)’자 형태의 안채는 전남 무안에서 옮겨 온 것. 숙소로 활용되는 안채와 낮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카페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소다. 카페 안에서 보든, 야외 테이블에 앉든, 감탄스러운 경치가 펼쳐진다. 소양고택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플리커’도 매혹적인 공간. 서가마다 단정하게 놓인 책들, 은은하게 베인 커피 향, 고풍스러운 고가구와 개나리꽃만큼이나 색이 또렷한 기념 상품들이 한데 모여 평화롭고 다붓하다.BTS가 영상과 화보를 찍으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게 된 아원고택 자리는 원래 산비탈과 논밭이었다. 250년 된 경남 진주의 고택과 150년 된 전북 정읍의 고택을 옮긴 뒤, 지금의 아름다움을 갖게 되었다. 아원(我園)은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 아원고택에 들기 위해서는 아원갤러리를 통과해야 한다. 현대적인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는 1년에 두세 차례 전시회가 열린다. 건물 바깥으로 난 좁은 계단을 오르면 다른 세상이다. ‘만사 제쳐놓고 쉼을 얻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만휴당 대청에 앉으면 종남산이 가깝다. 오성 한옥마을은 종남산과 서방산, 위봉산과 원등산이 에워싸고 있어 그야말로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만휴당을 비롯해 안채와 사랑채의 마루에 앉으면 보이는 것이 조금씩 달라서 풍경을 머금는 호사로움이 있다. 두고 온 애틋한 이를 떠올리듯 전주 한옥마을의 골목들을 그려본다. 걷기 좋은 평지 위에 실핏줄 같은 골목들이 이어지는 전주 한옥마을에는 경기전, 오목대와 같은 역사유적이 있고, 소원을 이뤄준다는 500년 수령의 당산나무가 산다. 17년간 대하소설을 집필한 집념의 소설가, 최명희 작가의 생가터에는 늦봄부터 늦가을까지 진분홍 꽃 내거는 배롱나무가 길목을 밝힌다. 전주와 완주, 서로 다른 어여쁨이 있는 한옥마을의 골목을 찬찬히 음미해 보는 것도 좋겠다. 두 곳 어디든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사이’가 좋아진다. 지붕과 대청마루 사이, 창과 풍경 사이, 토석담과 마당 사이, 집과 자연 사이. 전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이들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았다. 전주에서 시내버스 타고 완주 가는 길 전주에서 완주 오성한옥마을로 시내버스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이제 810번과 820번을 기억하자. 전주-완주 지간선제 시행에 따라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소양면에서 완주군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전주 시내버스는 평화동 종점에서 출발하는 810번 또는 이서 회차지에서 출발하는 82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소양작은도서관 정류장에서 하차해 82-1번 완주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오성풍류학교 정류장에서 내리면 산비탈에 자리한 오성한옥마을의 꼭대기부터 내려오며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글 김정경 l 시인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2022.02.25
#버스여행
#한옥마을
#BTS
#아원고택
당신과 더불어
아름답고 대담하게 춤추고 사랑하라!
현대무용가 강명선
강명선 현대무용단이 창단 24주년을 맞았는데, 쉽지 않은 여정이었겠어요.대학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전국 콩쿠르, 무용제 등에서 안무상, 지도자상을 탄 게 100회 가까이 돼요. 그만큼 출중한 제자도 많았죠. 이 아이들이 졸업 후 다시 저를 찾아왔어요. 당시 우리 지역에는 대학 두 곳에만 현대무용단이 있었고 현대무용 수준이 높지가 않았어요. 그런 현실에 갈증을 느끼고 있을 때 제자들이 모이니 결심이 섰어요. 제가 현대무용단을 창단한 1999년에 고작 스물아홉 살이었어요. 어린 나이에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이 창단해 처음엔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지만, 꾸준히 신작을 발표하고 새로운 기획들로 무용수들과 제자들을 끌어내며 자리를 잡아갔죠.강명선의 현대무용만이 갖는 특징은 무엇인가요?힘을 강조하기보다 선이 아름다운 현대무용을 추구해요. 몸을 길게 써서 깨끗하고 선이 고운 동작을 만드는 거죠. 타악기 반주에 강렬한 동작 위주였던 예전의 현대무용계에서 뉴에이지 피아노곡에 서정적인 안무를 하는 저의 작품은 새롭다는 평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모던발레와 동양적인 한국 춤의 선이 겹쳐 보인다는 평도 많이 들었고요. 정답은 없지만, 여러 현대무용의 요소들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아름답고 감성이 풍부한 몸짓을 만들어내는 것이 저만의 춤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평범한 무용수도 제 작품 안에 있다 보면 아름답게 변화하죠.직접 무대를 연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춤만 이어지는 무대는 관객에게 너무 어렵잖아요. 게다가 현대무용은 동작 자체도 난해하고, 추상적인 표현들이 많다 보니 더욱 대중과 괴리가 생겨요. 그래서 연출이 중요한 거예요. 조금 더 구체적인 콘셉트와 음악, 무대미술, 조명 등 춤 이외의 요소들을 활용해 관객에게 작품을 해설하는 게 연출이니까요. 보통 대중들은 무용하는 사람은 춤만 춘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무용연출가는 흔치 않죠. 요즘엔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알려지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제자들에게도 무용가의 새로운 진로에 대한 다양한 길을 안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지난해 현대무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운동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어요. 우리 지역에 현대무용 전공생이 한 해 6~7명밖에 배출이 안 돼요. 학교에서 무용 수업이 없어지니 아이들이 현대무용이 뭔지도 잘 몰라요. 현대무용이 존속하고 확산하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만 하죠. 무대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현대무용과 대중의 거리를 좁혀 더 많은 사람이 현대무용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해요. 일반인을 위한 현대무용 취미반도 운영해봤는데 진입장벽이 좀 높았어요. 그래서 오랜 연구 끝에 ‘모던탄츠필라핏’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현대무용 동작과 필라테스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근육을 길게 늘여 몸의 선을 살려주고 하체의 속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에요. 우울증이나 척추측만증에 대한 무용치료 효과도 탁월하죠.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모던탄츠필라핏’은 1단계부터 3단계까지의 과정이 있거든요. 1단계는 자세와 속 근육을 강화하고, 2단계는 움직임을 덧입혀 신체를 확장해서 몸의 라인을 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3단계는 무용에 재능과 열정을 가진 일반인 무용단을 만드는 거예요. 지금 6개월 정도 운영했는데, 올해 안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용을 사랑하는 비 전공생을 찾고 육성해서 일반인 성인 무용단을 창단할 계획이에요. 내년에 무대에 오를 수 있게요. 물론 모두가 무용단이 될 필요는 없죠. 대중들은 각자의 필요와 수준에 맞게 현대무용을 즐기면 돼요. 그리고 지역 무용계의 꿈나무가 될 어린이 무용단도 커리큘럼을 더 보강하고요, 내년이 현대무용단 창단 25주년이라 기념 작품집도 준비하고 있어요. 많이 기대해주시고, 전주 시민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몸을 더 사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현대무용가 강명선 강명선 무용가는 자연 설화, 역사적 공간, 음악, 미술을 창작 모티브로 무용의 불모지였던 전북지역 현대무용을 우리나라에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주목받았다. 1999년 을 창단했고, 안무가․연출가․무용평론가로서의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경희대, 전북대, 중국 연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인재양성에 힘써왔고, 일반 아이들을 중심으로 어린이 무용단을 창단해 5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대무용
#모던탄츠필라핏
#강명선현대무용단
뜻밖의 전주
오랜 청춘의 터, 전북대를 거닐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전북대를 걷다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보름, 이제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전북대로 향한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정말로 멋진 한옥 정문이다. 쪽문이 있던 곳에 1990년대 중반 번듯한 신(新)정문이 들어섰고, 그것이 2020년에 한옥 정문으로 바뀌었다. 한옥 정문은 전북대 캠퍼스를 가장 잘 상징하는 건물이다. 차를 타고 바쁘게 지나간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오늘은 대학생이 된 기분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서 통과한다.먼저 대학 생활의 낭만을 누리던 인문대로 향한다. 그런데 목련이 안 보인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허무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니 인문대 소운동장이라고 부르던 곳에 한국적인 멋을 가미한 인문사회관이 들어서 있다. 가까이 가 보니 아주 웅장하고 멋진 건물이다. 하지만 소운동장이 사라진 것은 아쉽다. 과 연극을 준비하면서 발성 연습을 하느라고 소리를 질러대던 젊은 날의 내가 생각나서 더 그럴 것이다. 변한 것은 인문대 소운동장만이 아니었다. 여름방학을 반납하고 연극 연습을 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던 후생관도, 역시 발성 연습 후 쉬다가 갑자기 번개가 쳐서 깜짝 놀랐던 대운동장 중앙 본부석도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그간 전북대 곳곳에는 한옥 건물들이 많이 생겼다. 한옥 정문옆에 있는 강의실인 심천학당, 법학전문대학원, 백제 양식으로 지어져 옛 분수대 자리에 아름답게 서 있는 ‘문회루(文會樓)’, 신축된 박물관 앞 배롱나무 연못에 들어선 정자 ‘고향정’, 그리고 한창 공사 중인 한옥 국제컨벤션센터까지 전북대학교는 지역 거점대학답게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로 거듭나고 있다.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둥지대학은 많은 학문이 서로 만나는 곳이다. 전북대학교 홈페이지를 보니 110개의 학과가 있다고 한다. 75년 역사를 가진 전북대는 110개의 뿌리가 깊이 내려 있는 큰 나무가 되었다. 새는 안정감이 있는 나무 위에 둥지를 튼다. 전북대라는 거목 위에서 2만 4천여 명(30년 전에는 1만 6천 ‘애국전대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의 빛나는 청춘들이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여린 날개를 가진 그네들에게 세상의 바람은 너무도 거세다. 그래서 전북대학교와 전주시가 학생들의 비상을 힘껏 돕고 있다.‘예비 대학생들’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필자는 진로 교육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졸업 후 대학에 가서 어떻게 발전하고 또 사회에 나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평소에도 많은 생각을 한다. 그들의 대학 생활도 매우 궁금하다. 이번 기회에 전북대에 재학 중인 제자 한 명을 만났다. 이젠 대학 후배가 되어 미래를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반갑고 또 대견했다. 교사라는 직업의식이 발동하여 진로 준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두 곳을 함께 탐방했다. 하나는 청년소통공간 ‘비빌’이다. 2017년에 운영을 시작했고 만 18~39세 청년들이 창업과 취업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비빌’은 청년들에게 회의와 모임, 정보 공유 및 네트워크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간을 제공한다. 현재는 커피마리안(전북대 사대부고 사거리), 스페이스코웍 전북도청점, 다부부컴퍼니(전북대 구정문), 리젠카페(덕진구청 사거리) 등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덕진동 ‘다부부컴퍼니’에 들렀다. 전북대 구정문 앞 골목에 자리한 다부부컴퍼니에는 녹음 등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또 다른 하나는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육성하고 지원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거점 공간인 ‘Orange Planet(오렌지플 래닛) 전주센터’다.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는 전북대 정문앞 코앞빌딩에 있었다. 내부는 산뜻하게 꾸며져 있었고 스타트업이 사업 구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는 현재 전국에 4개가 있는데 창업 생태계에 지속가능한 선순환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차세대 스타트업 성장 플랫폼이다. 그동안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투자 연계부터 사무 환경 및 인프라지원, 회사 구축을 위한 멘토링 등을 지원했다고 한다.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을 만나다한옥 정문부터 문회루까지 이어지는 건지대로가 캠퍼스 안대학로라면, 한옥 정문부터 덕진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캠퍼스 밖 대학로이다. 2009년에 철제 울타리를 없애고 꽃과 나무를 심어서 캠퍼스로 연결되는 산책길(걷고 싶은 길)도 만들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구(舊)정문 옆에 조그만 비석이 하나 있다. 전북대가 4·19혁명의 진원지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1960년 4월 4일과 4월 20일, 4월 22일에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고 한다. 다시 캠퍼스 안으로 들어간다. 제1학생회관 부근에 있는 이세종 열사 추모비를 보러 가는 것이다. 열사는 1980년 5월 18일 0시경 계엄령이 발포된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최초 희생자이다. 추모비 옆으로 사범대 과학관 건물 외벽에 전봉준 장군의 얼굴이 보인다. 30년 전에도 장군은 거기 계셨다. 동학의 사상은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다. 동학농민혁명에서 4·19로 또 5·18로 치열한 역사의 한복판에 전주가 있었다. 그렇다. 이곳은 오랜 청춘의 터였다.흔히 사람을 소(小)우주라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주를 이루는 요소들이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뤄 오늘의 우주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들 역시 조화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한옥에 빗대어도 그리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 전북대 한옥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마음속에 전통미와 개성미를 두루 갖춘 세련된 한옥을 한 채씩 지어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재료가 서로 어우러져 한옥을 이루고 한옥마을을 이루듯이, 다양한 학문을 하는 ‘큰 사람들’이 한옥 캠퍼스에서 ‘큰 세상’을 만들고 있다.전국 각지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세계를 선도할 준비를 하는 전북대는 전주를 커다란 한옥마을로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을 보고 싶으면 전주로 오면 된다. 전주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한옥마을이다. 글 김응용 | 유일여자고등학교 교사 인성 교육,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교육, 평화운동(위한부 피해자 고 김학순 님을 기리는 평화비 공동 건립, 평화나무 헌수),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정신을 잇는 ‘천사기금’ 마련 활동 등 ‘전주다운’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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