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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주
바람쐬는길 120
평화의 바람이 분다 '세계평화의전당'
새로 문을 여는 세계평화의전당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120. 주소만 읊조려도 바람결이 느껴지는 이 집은 치명자 성지에 새로 문을 여는 '세계평화의전당'이다. '치명자'는 '목숨을 바치는 자'라는 뜻으로, 이곳에는 1801년 신유년 천주교 박해 때 순교한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그 가족의 묘역이 있다. 이들의 유해는 완주군 이서면에 묻혀 있다가 1914년 이곳으로 이전한 것인데, 최근 이서면에서 한국 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 권상연의 유해가 처형된 지 230년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엄숙한 마음이 들 법한 장소이지만, 긴 세월 동안 이곳은 종교인뿐만 아니라 전주를 찾는 누구에게나 안식과 휴식을 주는 장소로 사랑받았다. 한옥마을 가까운 거리에 있어 언제든 찾아가기 쉽고, '바람쐬는길'이라는 사색하기 좋은 길이 있기 때문이다. 일행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외롭지 않을 만큼 눈과 마음으로 만나는 모두가 이 길에서는 길동무가 된다.'세계평화의전당'은 2019년 성지 내 옛 장막 성당이 있던 자리에 착공되어 오는 10월 준공식을 하고 문을 연다. 약 1만㎡ 넓은 부지에 복합문화관과 피정연수관이 들어서는 '세계평화의전당'은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어 주겠다는 의미리라. 넓어진 품과 이름의 의미만큼 이 집에서 만나게 될 평화의 바람에 마음이 설렌다.숨결마저 평화로워지는 길'세계평화의전당'으로 가는 여정은 한옥마을에서 춘향로를 따라 승암교를 건너며 시작된다. 바쁘고 복잡했던 도시에서 이 다리를 건너는 순간 자연의 숨결을 따라 여유로워진다.사뿐한 걸음으로 가로수 길을 걷다 보면 성지 주변을 안내하는 소박한 나무 표지판과 만나게 된다. 표지판이 난무하는 도시의 길과 다르게 성지에서는 길을 잃을 일이 없다. 여러 갈래로 나누어지는 마음의 길조차 하나로 모이기 때문이다.한 개의 이정표가 순교자 묘역과 산상 기념 성당으로 오르는 순례 길을 안내한다. 한 시간쯤 오르내리는 순례 길에서 친구와 가족들을 향한 마음속 기도가 흘러나온다. 잠시라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가 되는 곳, 거칠었던 내면이 둥글둥글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곳. 그 길에서 온화한 사랑의 바람을 느낀다.바람쐬는길, 기품 있게 줄지어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넓은 잔디 광장을 놀이터 삼아 노는 잠자리들의 날갯짓이 가볍다. 기도 숲이다. 기도 숲에는 옹기가마 경당과 십자가 동산이 자리한다. 천주교가 박해를 받던 시절 옹기를 굽는 가마는 성전과 기도 생활의 장소였다고 한다. 작은 골방처럼 초라한 곳에서 박해 속 신앙을 지켰던이들의 기도는 얼마나 절절하고 뜨거웠을까. 그들의 기도를 발굴하듯 따라가다 보면 종국엔 지금의 평화로운 땅과 정경 그리고 그 땅을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과거로부터 이어 온 수많은 이들의 기도는 현재의 시간 위에 공명을 더한 듯하다. 수난의 역사를 보듬은 터는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주는 땅으로 변모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과 즐거운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숨결마저 평화로워지는 길에서 드디어 '세계평화의전당'을 마주한다.낯선 듯, 이국적인 모습의 복합문화관설레기도 하고 낯설기도 한 '세계평화의전당',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요한 루갈다 동정 부부가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한옥마을의 한국적인 모습과 다르게 '세계평화의전당'은 다소 이국적인 모습을 갖췄다. 고대 건축양식과 붉은 벽돌, 아치형 입구 상단에 설치된 7개의 종과 지붕 탑의 외관은 일상을 떠나 새로운 세계에 닿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세계평화의전당' 입구로 들어서는 길 마치 유럽의 어느 성지에 찾아온 듯한 생경한 느낌에 그 안의 세계가 더욱 궁금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눈앞으로 펼쳐지는 순백의 공간은 일순간 마음의 교란을 평정하고 만다.방문자를 맞이하는 첫 공간인 복합문화공간 내 보두네홀. 보두네홀의 이색적인 풍경은 정면의 벽을 가득 채운 순백의작품에 있다. 성전임에도 성전의 상징이 두드러지지 않은 편안한 조화로움에 한동안 작품 감상에 빠져들었다. 작품 제목은 이다. 한지 조형 예술가 박동삼 작가가 만든 세계 최대의 한지 조형 작품으로 가로 18m, 세로 5.2m 크기의 성 미술품이다. 무엇일까. 멀리서 보면 어떤 형상인지가늠할 수 없는 순백의 음영은 다름 아닌 천주교 박해로 순교한 124명의 복자 모습이다. 124명의 순교자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거나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아련히 형상화했다. 그들의 실루엣 하나하나를 짚어가다 보면 저절로 200년 전 그 현장, 그 대열에 머무는 듯 숙연한 바람이 느껴진다. 무언의 힘과 용기를 채우고 다른 내실 탐방에 나섰다. 3층으로 이루어진 전당의 모든 장소는 방문자들에게 반갑게 열려 있다. 1층 보누네홀과 3층 유항검홀이 있는 복합문화관은 모임이나 회의, 전시회,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 시설 공간이다. 지금은 순교자 현양 뮤지컬 와 한국 103위 순교 성인화전이 열리고 있다.복합문화관을 나와 피정연수관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와 기도실, 경당이 마련되어 있다. 밤을 묵어야 하는 순례객이나 방문객들에게 편안하고 조용한 쉼터가 되어줄 공간이다. 식당과 작은 카페도 눈에 띈다. 차 한 잔 들고 나서면 머무는 자리가 전망 좋은 카페가 된다.누구에게나 열린 종교 문화시설전당 내 모든 공간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친구, 걷는 걸 좋아하는 가족, 문화 예술에 목말라 있는 지인들, 방문객의 위치임을 잊고 마치 내 집처럼 그들을 초대하고 싶은 마음으로 설렌다.세계평화의전당은 밖에서 보면 석류처럼 견고한 건물 안에 꽉 들어찬 내실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뜻밖의 환희의 공간이 있다. 엄중한 보안을 뚫고 만나는 귀한 명화처럼 안으로 한 발짝 더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공간, 섬이정원이다. 밖으로 보이는 외관의 크기만큼 비워낸 중정에서 느끼는 하늘과 구름과 바람이 더없이 평온하고 충만하다. 마음속 미움도, 욕심도, 두려움도 어느 결에 고운 하늘색으로 물들어 가는 것을 느낀다. 구름도 잠시 그림이 되어 머무는 이곳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섬이정원에서는 결혼식, 음악회, 공연 같은 다채로운 행사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보지 않아도 이곳의 사계절은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과 평화로움으로 채워질 듯하다.바람이다. 따듯한 본성을 되살리고, 생명의 힘을 회복시키는 바람이다. 누구나 찾아오면 몸과 마음의 쉼터가 되어 주는 집, 바람쐬는길 120에서 발송되는 초대장이 세상 곳곳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소망해 본다. 글 이순미 | 동화작가 2012년 눈높이 아동문학 대상과 KB창작 동화 공모전 우수상을, 2015년 푸른 문학상을 받았다. 동화 , , 과 청소년 단편 소설 를 냈다. 아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2021.09.24
#전주여행
#바람쐬는길
#세계평화의전당
기획 특집
책으로 가을을 부르는 사람들
12년째 함께 책 읽는 어르신들, 책속愛(애) 2010년 11월부터 시작해 올해 햇수로 12년째 독서 모임을 이어 오고 있는 '책속愛(애)'. 결성 당시 40~60대였던 회원들은 이제 50~60대가 되었다. 모임을 이끄는 길잡이 장연주(59세) 진행자를 비롯해 여인술(69세) 회장 등 예닐곱 명의 회원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20명 넘는 회원과 함께했지만 코로나19로 인원이 줄었다.매월 넷째 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모이는 회원들. 원래 독서 모임 시간은 10시지만 일찍 와서 서로의 근황도 살피고 모임 준비도 한다. '책속愛(애)'는 책 한 권을 정해 읽은 후 작품에 대한 감상평, 인상적인 구절 낭독 등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건축, 청소년, 그림책 등 편식 없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지금까지 130회 정도 여인술 회장과 장연주 진행자는 오랫동안 모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해 책에 대한 사랑이 우선이고 독서 모임이라는 본질에 충실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또한 책 주제에 맞는 시낭송으로 융합독서토론을 진행하거나 역사책을 읽고 답사를 가는 등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모임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코로나19로 대면 모임이 어려울 땐 온라인으로 비대면 모임을 이어 갈 만큼 독서 모임에 열정적인 회원들, 변함없는 책 사랑으로 '책속愛(애)'가 꾸준히 활동하길 기대한다.중년 여성들의 쉼 없는 독서 사랑, 새길전주시립도서관의 독서동아리 길잡이 사업으로 2016년 3월에 출발한 '새길'은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독서 모임이다. 한 달에 두 번, 첫째 주와 셋째 주 금요일 10시에 '덕진품애작은도서관'에서 만나 두 시간 동안 발제자의 주도하에 깊이 있는 독서 시간을 갖는다. 박요순(56세) 회장은 1년 동안 읽을 책을 회원들과 함께 정한 후 모든 회원이 돌아가면서 발제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또한 회원 스스로 모임을 이끌어가면서 모두가 조금씩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임은 미리 읽어 온 책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진행된다. 회원들은 모임을 통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기쁨을 맛보고,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알게 돼 희열을 느낀단다. 책을읽으며 서로의 가치관을 나누는 시간이 즐겁고 유익하다고. 첫 모임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의 쉼도 없이 모임을 이어 가고 있는 '새길'은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비대면 만남을 갖기도 했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가자'는 의미를 품은 '새길'의 독서 사랑이 회원 모두를 더 넓은 지식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독서를 사랑하는 젊은이들, 전주북살롱책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독서 모임인 '전주북살롱'은 2019년에 시작했다. '전주북살롱'의 첫 이름은 원래 '책 읽는 시간'을 줄인 '책시'였다. 회원들이 다 함께 모여 책을 읽는 모임이었는데 단순히 책을 읽기보다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책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공유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름을 바꿨다.'전주북살롱'은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에 카페에서 만나 2시간 동안 책을 읽고 1시간 동안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공통된 책을 읽고 만나는 보통의 독서 모임과는 달리 본인이 읽고 싶은 책을 정해 모임에 참가한다. 정준호(35세) 대표는 회원 대부분이 20~30대 직장인들로, 책을 선정하거나 발제를 준비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자유롭게 책을 선택한 후 각자 읽은 책에 대해 회원들과 나눈다고 말한다. 회원들은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어 좋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모임에 출석한다. 자유로운 독서 문화를 조성해 더 많은 젊은이를 독서의 세계로 이끄는 '전주북살롱'의 앞날을 응원한다.
2021.08.24
#독서모임
#책속애
#새길
#전주북살롱
전주의 낮 11시 30분
가벼운 브런치 타임, 여기 어때요?
이국적인 식사 유럽식 브런치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전주에서 유럽식 브런치를 맛볼 수 있다. '레터스프롬포지티브즈'와 '이토록'은 오븐에서 바로 조리하는 독일식 팬케이크인 더치베이비를 즐길 수 있게 선보이고 있다. 호주식 브런치를 만날 수 있는 '멜브'는 베이컨 카프레제 샌드위치와 에그 베네딕트 등이 인기. '헤이스트릿브런치'에서는 호주식 아침을, '어반라운지'에서는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다. '투리스타'에서는 이탈리아 음식인 라자냐와 토마토소스에 채소와 달걀을 넣어 만든 스튜인 에그인헬도 즐길 수 있다. 레터스프롬포지티브즈 l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45-10 헤이스트릿브런치 l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74-19 이토록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137 멜브 l 전주시 완산구 전룡로 11 투리스타 l 전주시 완산구 마전중앙로 21 어반라운지 l 전주시 덕진구 인교9길 35 건강한 한 끼 비건 브런치 건강과 맛을 동시에 추구한다면 비건(채식) 브런치가 제격이다. 비건 카페 '플랜티카'는 버섯, 호두, 검은콩 등을 듬뿍 넣어 만든 수제 패티가 들어간 샌드위치가 일품이다. 식물성 재료로 고기 질감을 살린 불고기 샌드위치도 맛있다. '더비거닝'은 쌀과 건강한 식재료로 직접 만든 식빵, 콩 패티를 이용해 샌드위치와 버거를 만든다. 일반 패스트푸드보다 단맛이 적고 자극적이지 않아 비건 브런치를 즐기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비건 재료만 사용하는 '채식주의자의 무화과'의 수제 비건 요구르트는 두유 요거트, 귀리, 현미 등이 들어가 있어 든든한 한 끼로도 그만이다. 더비거닝 l 전주시 솟대1길 63 채식주의자의 무화과 l 전주시 완산구 선너머로 36 플랜티카 l 전주시 완산구 충경로 49 낯설지 않은 아점 한식 브런치 메뉴에서 익숙한 식재료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한식 브런치는 이름부터 낯설지 않아 입맛을 당긴다. 카페 '메르헨'은 순대와 고추장 양념으로 만든 순대 파스타, 크림소스와 들깻가루가 가래떡과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뛰어난 빠네 들깨치즈떡볶이, 들기름과 깻잎 향이 향긋한 소시지 파스타 등 한국식과 서양식이 조화를 이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수제청으로 유명한 '고하우스'도 한식 브런치를 만든다. 빵과 빵 사이에 불고기와 떡갈비, 채소 등을 듬뿍 담은 불고기 겹빵과 떡갈비 겹빵이 그것. 양이 푸짐해 식사 대용으로도 좋다. 카페 메르헨 l 전주시 완산구 서곡7길 3-10 고하우스 l 전주시 완산구 홍산북로 11-10
2021.07.22
#전주브런치
#비건브런치
#유럽식브런치
전주의 저녁 18시
석양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해 볼까
석양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해 볼까 한옥마을 여행자가 되어 체험과 인생샷으로 멋진 추억을 남겼다면, 그 열기를 식혀 줄 시원한 추억 하나를 더 만들어 보자. 멋진 기와지붕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즐길수 있는 라한호텔 야외 수영장은 시민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곳은 약 1.2m의 성인 풀과 0.5m의 키즈 풀을 갖추고 있어 나이에 제한 없이 누구나 물놀이를 할 수 있다. 더 신나는 물놀이를 위해 튜브나 공을 미리 준비해도 좋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루프톱 뮤직 나잇(Rooftop Music Night) : 한옥 바이브'는 디제이와 함께 1부와 2부로 나누어 분위기 있는 밤을 선사한다. 1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운영되고, 2부는 어른들을 위한 감성 가득한 뮤직 나잇이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펼쳐진다. 현지 상황에 따라 2부 때는 무알콜 맥주도 준비된다. 야외 수영장 외에도 느긋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 '전주산책'이 1층에 있다. 책을 보며 커피도 한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주 밀맥주와 쌀맥주, 와인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전주 여행을 기념하는 다양한 제품들도 눈길을 끈다. 2층 카페 '하녹당'은 탁 트인 한옥마을 뷰를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이다. 전주 로컬 수제 맥주와 칵테일, 와인이 있어 더위에 지친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85 문의 l 063-232-7000 이용시간 l 매일 10:00~22:00(유료입장) 언제든 갈 수 있는 노송광장 생태 놀이터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은 아이들의 훌륭한 물놀이터이자 자연 놀이터다. 노송광장 한가운데 놓인 지름 6m 원형의 작은 바닥분수는 여름 더위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인기 만점 물놀이터. 바닥에서 솟아오른 분수는 이곳을 찾은 아이들에겐 야외 워터파크 못지않은 신나는 물놀이터다. 다양한 형태의 물줄기가 하늘 위로 뻗을 때마다 아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뛰어오르기도 하고 물을 피해 도망가기도 한다. 그렇게 한창 20분 정도 놀다 보면 충전하기 위한 분수의 휴식 시간이 찾아온다. 물에 흠뻑 젖은 아이들의 아쉬운 탄식도 잠시, 10분이 지나니 다시 분수에 생기가 솟는다. 노송광장 주변으로 파라솔이 있는 테이블이 설치돼 바닥분수를 찾는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노송광장은 아이들의 생태 놀이터로도 인기가 많다. 소나무와 꽃나무로 둘러싸인 잔디광장은 넘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아 맘 놓고 뛰놀 수 있다. 광장 곳곳에는 균형 놀이, 짚라인, 연결 놀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이 배치돼 있다. 광장 한쪽에 놓인 참나무 고목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기구다. 나무 위를 올라타거나 걸터앉아 동심의 세계를 맘껏 펼친다. 노송광장에 있는 여러 시설 중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은 짚라인.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잽싸게 내려가는 짚라인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나무와 나무 사이를 연결한 키 작은 흔들다리, 통나무 터널, 그네, 트리하우스도 아이들이 즐겨 찾는다. 시간 l 10:00~19:00(9월 초까지)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10 문의 l 전주시 야호아이놀이과(063-281-2356)
#한옥마을
#야외수영
#자연물놀이
#생태놀이터
제3회 거버넌스 지방정치 대상 수상
아픔을 넘어 세상 밖으로, 서노송 예술촌 프로젝트
선미촌으로 우리가 들어가자 옛 전주역, 지금의 전주시청 뒤편에 60여 년간 도심 속 그늘과 아픔으로 자리했던 선미촌. 전주시는 2004년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제정된 후 수차례 정비를 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후 10년이 지난 2014년 여성단체, 시민단체, 지역주민, 행정, 학계가 모여 선미촌 민관정비협의회를 꾸리고, 선미촌 정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인권 유린의 공간에서 인권 존중의 공간으로 선미촌의 기능을 전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방법은 쉽지 않았다. 다른 곳처럼 공권력의 힘으로 강제 철거를 하거나 대규모 민간자본으로 재개발 사업을 하는 쉽고 빠른 길도 있었다. 그러나 전주는 어렵고 느린 길을 택했다. 선미촌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시청의 본질은 시청이라는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비어 있던 성매매업소를 사들여 전시를 하고, 여성단체와 함께 낮에 선미촌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6년부터 국토부 공모사업으로 도로와 골목길 정비 등을 통해 환경 개선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선미촌 안에 현장 시청 사무실을 열었고, 성매매 피해자를 돕는 ‘상담과 생계비·직업훈련비·주거비·자립지원금 지원’ 등을 명시한 자활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물론 반발도 컸다. 전국 단위 성매매 조직이 몰려와 집단 시위를 했고, 협박과 민원이 끝없이 이어졌다. ‘자발적 성매매에 왜 공적 자금을 쓰느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으로 결국 2017년 3명, 2018년 9명, 2019년 6명, 2020년 20명이 선미촌을 벗어나 사회로 돌아왔다. 현재 38명의 여성이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 자립지원금을 받고 있다. 2014년 49곳(88명 종사)이던 업소가 2021년에는 4곳(5명 종사)으로 줄었다. 어둡고 음침했던 성매매 거리에서 문화예술 골목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이제 서노송 예술촌으로 불린다.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들어 가는 서노송 예술촌전주시는 처음 여성들과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 공간, 인권·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선미촌 내 건물 5개소를 매입했다. 매입 1호점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시티가든, 기억 공간을 조성하고 여성 예술가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선미촌 최초의 전시회였다. 두 번째 매입한 공간은 문화예술인들이 전시와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 ‘뜻밖의 미술관’이 되었고, 세 번째 매입한 공간은 환경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새활용 문화와 산업을 키우기 위한 복합문화시설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으로 재탄생했다. 또 한 곳은 ‘물결서사’라는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책방이 되었다. 시인, 화가, 성악가, 사진작가 등 지역 청년예술가 7인이 운영하는 물결서사는 북토크, 전시, 공연,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2018년 시가 매입한 다섯 번째 공간인 ‘선미촌 5호점’에서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고, 이후 이 공간은 대한민국 1호 소통 협력공간인 ‘성평등 전주’가 되었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을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380m 도로를 곡선화하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업소밖에 없었던 공간에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 들어서며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이런 선미촌 변화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의 힘이 컸다. 주민들은 2018년 5월 선미촌 문화기획단을 발족하고, 주민들과 함께 동네잔치와 마을 장터를 열었다.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식물을 구매하고, 음식을 맛보고, 청년 작가들의 공예품을 사고 팔면서 마을에 활기와 온기가 채워졌다. 2020년 1월 마을사 박물관인 ‘노송늬우스 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주민과 예술가가 서노송 예술촌 변화의 중심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올해 1월에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인디’가 설립되었다. 이처럼 선미촌 문화 재생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직접 단체를 만들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재생과 차원을 달리한다. 다시 보고 새로 쓰다서노송 예술촌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6호점으로 매입한 서로돌봄플랫폼은 2022년까지 노인 교실, 작은도서관 등 주민 생활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7호점은 예술협업창작지원센터로 조성해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할 것이다. 시민과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반짝 가게)도 6월에 문을 열었다. 서노송 예술촌 여행길(여성이 행복한 길) 조성을 위한 팝업스토어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리빙랩 지원사업으로 빈 업소를 임대하여 전시와 판매, 체험 등이 이뤄진다. 동남아 전통음식점, 팝업갤러리, 아트굿즈 판매점 등을 만날 수 있고, 요리 강습과 한지공예체험 등이 가능하다. 문화와 예술, 인권이 꽃피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서서히 문을 열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 선미촌은 민간 자본 개발 방식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기능을 전환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2015년 선미촌 민관협의회가 지속발전 공모전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 도시로 인증 받는 성과도 이뤘다. 2018년 이후 현장시청을 찾아온 기관만 해도 약 125여 개에 이른다.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은 이제 ‘다시 보고 새로 쓰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인권과 평화’를 담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21.06.23
#서노송예술촌
#도시재생
#인권과문화예술의공간으로
함께, 넘다
업소에서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한 예술촌 공간들
문화예술복합공간, 뜻밖의 미술관 복잡한 골목에서 뜻밖에 만날 수 있는 미술관. 이곳은 기존 성매매 업소 건물을 매입해 철거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전시를 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2길 3-6 문의 l 063-281-2682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폐자원에 새로운 기능과 가치,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이곳은 업사이클(Up-cycle, 새활용) 제품 판매장, 업사이클 소재 전시장, 공구를 대여하는 수리도서관, 창업 보육공간과 체험 교육공간으로 꾸며졌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00-5 문의 l 063-231-6600 예술 전문서점, 물결서사 청년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예술 도서 전문서점으로 문학, 음악, 사진, 그림 등 예술 관련 책을 판매한다. 성매매 업소를 예술가들이 직접 리모델링한 서점 곳곳에는 짧은 글귀들이 붙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작은 서점이지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예술가들이 다달이 돌아가며 다양한 문화예술 워크숍도 진행한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2길 9-6 문의 l 010-5143-9398 소통 협력공간 1호점, 성평등 전주 과거 성매매 업소였던 곳을 새로 단장했다. 선미촌의 역사를 담은 상설 기록전시관과 여성 인권 및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여성협동조합 ‘오늘’이 운영하는 카페와 페미니즘 전문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3길 7 문의 l 063-273-5050 혁신 허브, 전주도시혁신센터 공동체와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 등 지역의 건강한 혁신정책을 실행하는 중간지원조직과 공동체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다. 세미나실, 교육실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모임과 행사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3길 29 문의 l 063-281-9301 업소가 시청으로, 현장 시청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글귀가 인상적인 현장 시청. “시청의 본질은 시청이라는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살아가는 현장에 있다”는 민선 7기 시정 방침이 실현되는 현장이다. 서노송 예술촌팀 공무원들이 이곳에서 상주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주변 일대를 예술촌으로 바꿔가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권삼득로 43 문의 l 063-281-5320 마을 역사관, 노송늬우스박물관 마을사 박물관으로 노송동 사람들의 역사와 삶,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다. 현재 1층에는 제로 웨이스트 팝업스토어(쓰레기 없애기를 실천하는 반짝 가게) ‘소우주’가 입점해 있고, 2층에 노송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예술가들의 사진과 작품이 전시돼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권삼득로 43 문의 l 063-281-2680 소통 협력 공간 2호점, 사회혁신전주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두 번째 소통 협력공간 ‘사회혁신 전주’.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협업 활동 공간으로 사회혁신가 입주사무실 등이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09 문의 l 063-273-9669
#시민공간
#도시재생 뉴딜사업
낡음을 넘어 활력 있는 마을로
사람과 기술이 만난 용머리여의주마을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완산동 용머리여의주마을은 총 75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노후 주택 정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생태숲 공원과 주민 공동이용시설을 12월까지 조성한다. 여기에 마음 치유를 위한 꽃밭 조성, 제빵교육 등 주민공동체 활동으로 마을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이곳은 최근 국토교통부의 생활밀착형 도시재생 스마트 기술 지원사업 공모사업에도 선정되었다. 이 사업은 이 사업은 IoT(사물인터넷) 센서와 지능형 CCTV 등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의 정주 여건 회복을 돕는 게 핵심이다. 내년 4월까지 총사업비 8억 원을 투입해 스스마트 안심귀가 서비스, 사물인터넷(IoT) 기반 통합플랫폼 등 스마트 기술을 마을에 적용한다. 늦은 밤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안전한 정주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행복주택도 짓는 인후·반촌지역2018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지난해 3차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된 인후·반촌지역. 모래내시장과 가까운 진북동⋅인후동⋅서노송동 일원에 총사업비 약 351억 원이 투입돼 ‘서로의 우산이 되는 지우산 마을’을 만든다. 인후·반촌지역은 2016년 재개발 정비사업 예정지구에서 해제되면서 상·하수도 등 생활기반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인구 감소와 고령화, 빈집 증가, 주택 노후화 등 도심 쇠퇴 문제가 심각했던 곳이다. 시는 이 지역 내 폐공장 부지(옛 문화시멘트)에 행복주택 63호를 건립하고, 무형문화재인 윤규상 장인과 협업해 지우산 공동체를 활성화한다. 더불어 마을기업을 육성하고, 돌봄과 공동체 활동 등도 펼칠 계획이다. 더불어 마을기업을 육성하고, 돌봄과 문화 공동체 활동 등도 펼칠 계획이다. 아울러 작은 도서관, 무인택배함, 문화 카페도 조성된다. 빈집에 희망을 짓는 팔복동 신복마을 팔복1지역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빈집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한 특화재생 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이곳은 1960년대 전주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발전했지만, 2000년대 들어 산업단지가 쇠퇴하면서 인구가 급격히 유출됐다. 협소한 도로와 막다른 골목길, 수많은 빈집 등이 있어 정주 여건이 열악하다. 전주시는 15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오손도손 함께 가꾸는 그린신복마을’을 비전으로 팔복동을 활력 넘치는 마을로 바꿀 계획이다. 빈집 밀집 구역 등 10만㎡ 부지에 청년예술인 주택 18호, 고령자 안심 주택 32호 등 세대 교류 공공임대주택(50세대)과 건강생활지원센터, 노인 교실, 신복그린숲도서관 등 거점시설을 구축하고, 골목길정비사업과 그린 집수리 사업 등을 펼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주민공동시설을 조성하고, 사회혁신 활동과 예술 활동 등을 지원하며, 도시농업 등 새로운 마을사업을 창출해 마을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
#사람중심
#쾌적한마을로
더 늦기 전에, 지구
불모지장 ‘바꾸다’ 캠페인
내가 바뀌면 지구가 바뀐다
쓰레기 없는 장터를 열다모악산 산세가 그린 듯 선명했던 5월의 마지막 일요일,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장’이라는 뜻의 ‘불모지장’이 열렸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행사 당일과 마무리까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로 약속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푸른 잔디밭 위에 장터를 꾸렸다.‘불모지장’은 2020년 9월에 이어 두 번째이다. 1년이 조금 안 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첫째로, 여러 단체의 후원을 받은 것이 큰 변화이다. 그만큼 ‘불모지장’이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이 예년보다 늘어났다는 뜻이다. 둘째로는 새로운 팀원의 합류이다. 작년, 숙소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을 찾던 ‘모아’와 지역에 부족한 것을 채우는 일을 기획하던 ‘페퍼’가 첫 ‘불모지장’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불모지장’을 더욱 꼼꼼히 살피는 ‘시리’와 지구를 사랑하는 ‘진아’가 함께하게 되었다. ‘환경’이라는 공통분모로 똘똘 뭉친 네 친구는 개인적인 실천을 넘어 연대와 확장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두 번째 ‘불모지장’의 틀을 그려 나갔다.“행사장에는 쓰레기가 몹시 많이 배출돼요. 저희는 전주에서도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 참여자들의 환경적 실천을 유도하고 싶었어요. 판매자와 구매자, 기획자 모두를 ‘환경’이라는 가치로 연결하는 것이 저희의 운영 철학입니다.”‘불모지장’은 ‘아나바다’, 즉, ‘아끼다’, ‘나누다’, ‘바꾸다’, ‘다시 쓰다’로 나눈 뒤, 각 코너에 맞는 판매자를 모집하고 부스를 설치했다. 장터의 현장에는 환경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고민이 엿보인다. 포스터와 가격표 팻말을 인쇄하는 대신 상자에서 잘라낸 골판지에 글씨를 쓰고, 일회용 포장 용기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다회용기와 장바구니를 챙겨 오도록 안내했다. 처음엔 방문객뿐 아니라 구매자들도 이러한 방식을 다소 생소해 했지만, 점점 적응하며 익숙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쓰레기의 새로운 쓸모를 찾다이들은 ‘불모지장’을 열기에 앞서 ‘아나바다’ 중 하나인 ‘바꾸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바꾸다’ 캠페인은 쓰레기를 쓸모 있는 것으로 바꿀 수 있도록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그 첫 번째로 ‘종이팩 분리배출’을 선정했다. 종이팩은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재활용되기 좋은 원료로, ‘종이류’와 구분하여 배출해야 화장지로 재탄생된다. 종이팩의 분리배출 방법은 간단하다. 두유와 우유, 주스팩의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이 씻은 뒤, 펼쳐서 바짝 말리면 끝. 하지만 종이팩의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고 행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지난봄, ‘불모지장’ 팀원들은 종이팩의 분리배출 방법과 새로운 쓰임새를 알리기 위해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 광장에 거대한 수거함을 설치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동참했으며, 전주 시내의 카페와 초등학교 등 30여 곳에서 협력이 잇따라 상당히 많은 양의 종이팩이 모였다. 수거된 종이팩들은 주민센터에서 화장지로 교환한 뒤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 전북대학교 광장을 떠난 수거함은 남부시장 청년몰로 옮겨 간다. 더불어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 새로운 수거함을 비치할 예정이다. 종이팩 캠페인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캠페인과 그다음 캠페인을 하나하나 추가하며 꾸준히 이어 간다. 올해 두 번째 캠페인은 하반기 ‘불모지장’에 맞춰 9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불모지장’ 멤버들은 환경을 주제로 한 크고 작은 프로그램이 전주 곳곳에서 펼쳐지기를 꿈꾼다. 나아가 소소한 몸짓들이 일상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커다란 움직임으로 변화될 것을 믿는다.‘건강한 삶’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 자신의 건강만큼이나 함께 살아가는 곳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건강에 대해 물음표를 띄워야 함을 일깨우는 네 명의 청춘. 이들이 있기에 지구의 앞날은 여전히 푸르다. 불모지장 인스타그램 @bulmoji.jang
#제로 웨이스트
#불모지장
#장터
생명의 초록, 초록의 위로
일상에 푸른 에너지를 주는 향기로운 정원
우아한 카페 정원, 조은정갤러리모악산 자락 아랫마을, 돌담을 사이에 두고 고즈넉한 찻집이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갤러리 카페인 ‘조은정갤러리’는 근사한 정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초봄엔 연둣빛, 초여름엔 초록빛 바탕에 흰색과 보라색이 수 놓인 은은한 색감의 정원이 이 집의 자랑이다. 색색의 꽃 무리로 빽빽하진 않지만, 푸른 바람 드나드는 여백이 운치를 더한다. 갤러리의 주인인 조은정 씨는 전문적으로 가드닝을 배우는 대신, 미국의 동화작가 ‘타샤 튜더’의 책을 보며 좋아하는 꽃들을 손수 심었다. 그를 닮아 정원의 자태 또한 우아하다.이곳에서 자라는 식물 종류는 200~300여 종. 특히, 작약과 모란, 수국 등 꽃송이가 큰 꽃들이 띄엄띄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어우러져 있다. 갤러리 뒷문에서 발을 떼어 슬렁슬렁 정원을 지나면, 조은정 씨와 그의 남편인 김윤식 씨가 머무는 가정집이 나타난다. 부부는 아침이면 잠옷 바람에 카디건을 걸치고 정원으로 아침 산책을 나선다. 밤새 꽃들이 안녕했는지 안부를 묻고 풀을 뽑으며 일과를 시작한다.‘남편을 조르고 조른 끝에’ 도심을 떠나와 이곳에 정착한 때는 2년 전. 600여 평 널찍한 터에, 어릴 적부터 꿈꿔 온 풍경을 원 없이 펼쳤다. 조은정 씨는 갤러리를 지키다가도 틈만 나면 정원으로 내려가 소매를 걷는다. 차를 마시러 온 손님이 그를 찾으러 정원을 헤매고 다니기도 한다고. 조은정 씨의 손이 거칠어질수록 정원은 찬란히 물오른다. 빨간 파라솔 아래 벤치에 앉아 책 한 권 펼치노라면, 한 폭의 수채화 못지않은 풍경이 완성된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중인3길 70 치유의 정원, 유영수·조연주 부부의 ‘유포리아’하얀 울타리 너머로 어여쁜 꽃들이 고개를 내민 이곳은 유영수·조연주 부부의 아늑한 보금자리다. 2015년, 맨땅에 집을 짓고 하나둘 꽃을 심기 시작해 6년여가 흐른 지금 다채로운 빛깔로 너른 마당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이곳을 ‘행복’이라는 뜻의 ‘유포리아’라 이름 붙였다. 겨우내 잠들었던 꽃이 봄을 잊지 않고 같은 자리에 고개 내밀기를 여섯 차례. 사시사철 피고 지는 지고지순한 자연의 순리가 부부의 삶에 스며들었다.유영수 씨 부부가 정원을 가꾸고자 결심했을 때는 딸아이를 떠나보낸 2014년. 맨손으로 흙을 만지며 아픔을 깊숙이 묻었다. 손가락 걸고 약속하지 않아도 꽃은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났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꽃들이 오히려 그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그렇게 꽃이 지닌 치유의 힘을 자연스레 깨우쳤다. 사람마다 타고난 개성이 다르듯이 꽃의 성격도 생김새만큼이나 제각각이다. 고된 시간을 이겨내고 더디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짧은 한때 반짝이다 곧 지는 꽃까지, 소박한 꽃과 화려한 꽃이 한데 어울려 사는 풍경이 우리네 인간사를 닮았다. 제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찬찬히 들여다보는 동안 내면의 시야 또한 넓어졌다.유영수·조연주 부부는 공들여 가꾼 꽃밭과 텃밭을 이웃과 나누고자 담을 없앴다. 그러자 이웃과 스스럼없이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그를 반긴다. 꽃구경 온 사람들이 연일 모여들어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 자연을 매개로 사람과 교류하는 일상이 이 부부의 낙이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능안자구길 아낌없이 주는 숲, 전주여명교회일평생 나무와 벗하며 살아온 도성숙 목사를 따라 성도들도 정원 가꾸기에 열심이다. 어린나무를 옮겨 심어 키 높은 나무로 자라기까지, 손에 손을 보태 식물을 돌봐온 시간이 무려 22년이다. 아담한 건물을 둘러싼 나무가 5천 그루에 달한다니, 규모가 작은 식물원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도심 속 숲으로 온 동네에 이름날 만하다. 온종일 푸른 숨 내뿜는 정원은 행인들에게 더없는 선물이다.모두가 가난한 시대에는 먹는 것, 입는 것이 귀했다면, 요즘 시대에는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과 풍요로움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온종일 푸른 숨 내뿜는 정원은 행인들에게 더없는 선물이다. 무얼 내주는 것을 어려워하는 시대라지만, 자연은 방어기제가 없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생명은 아낌없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몸을 숙인 꽃 잔디는 겸손함이 미덕이며, 꿋꿋한 자태의 소나무는 그 자체로 기품 있고, 겹겹이 꽃잎을 포갠 꽃 백일홍은 무더운 여름을 충만하게 채워준다.고령의 목사님부터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까지 너나없이 보살핀 정원이기에 그 의미도 남다르다.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잡초를 뽑고 가지를 솎으며 삶의 과정을 배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노동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는 자세를 익히는 것이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 꽃과 나무, 돌과 잔디 등 다양한 자연물이 조화를 이루며, 참새와 까치부터 직박구리, 딱따구리, 청둥오리까지 보기 드문 손님들도 종종 다녀가니 지루할 새 없다. 언제 누가 찾아와도 넉넉한 품으로 맞아주는 고마운 정원이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배학1길 8
2021.05.24
#나무
#정원
#공모전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