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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여름은 책이다-책과 공간
마음만 있다면 어디든 도서관
자연과 호흡하며 독서삼매경, 건지산 숲속작은도서관전북대 캠퍼스 둘레 길로 들어서서 숲길을 조금 걷다 보면 전주 유일의 숲속도서관 ‘건지산 숲속작은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2천여 권의 책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한 이곳에서는 딱딱한 도심 속 도서관과 달리 산책 후 잠시 들러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고, 통유리를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독서를 즐길 수 있으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치유가 된다. 책은 물론 사람과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올여름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책 한 권 읽어 보기를 권해 본다. 위치│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2가 산 2-132 이용시간│9:00~18:00(주말 9:00~17:00) 연락처│063-714-2812영화와 카페가 어우러진 시네마천국, 전주영화도서관영화인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영화도서관이다. 1895년에 제작된 세계 최초의 영화를 비롯해 영상자료, 전문서적, 영화 관련 잡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위치│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 2길 28-27, 전주영화호텔 2층 이용시간│9:00~18:00(토·일요일 9:00~20:00) 연락처│063-230-5000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 전주시청 전주책방시청은 딱딱한 민원 업무만 보는 곳이라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시청사 로비 2층에 자리한 전주책방은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이자 독서 공간이다. ‘전주의 모든 것’이란 주제로 전주에 관한 책을 비롯해 어린이 그림책, 인기 도서, 신간 도서 등 1,500여 권이 비치되어 있다. 1층에는 중증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꿈앤카페’가있으니, 착한 가격의 커피 또는 시원한 수제청 음료와 함께 시청에서 놀아 보자. 위치│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 전주시청 로비 이용시간│9:00~18:00(토·일요일 휴관) 연락처│063-281-2889고즈넉한 독서 공간, 국립무형유산원 ‘라키비움 책마루’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라키비움 책마루’는 자료실로 사용하던 공간에 공공 도서관의 기능을 더한 곳이다. 무형문화재에 관한 도서가 주를 이루지만, 한편에 문학과 어린이 도서, 소모임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책상과 의자가 곳곳에 놓여 있는 데다, 유리벽 너머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져 혼자만의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에 그만이다. 무형문화재 기증품과 전승공예대전 수상자들의 작품도 진열되어 있어 전통의 향기도 물씬 느낄 수 있다.위치│전주시 완산구 서학로 95 국립무형유산원 이용시간│10:00~18:00(일요일 휴관) 연락처│063-280-1400민원도 보고 책도 본다, 전북도청도서관전북 도민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전북도청도서관은 신문, 잡지, 신간 도서 등 6만여 권이 넘는 도서들을 열람, 대여할 수 있다. 일반자료실과 더불어 어린이·다문화실, 공동보존서고,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어 민원도 보고, 책도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더불어 인문학 강의와 명사 초청 등 도민들을 위한 다양한 특강 프로그램들이 수시로 마련되니 골라 듣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위치│전주시 완산구 효자로 225 전북도청도서관 이용시간│9:00~18:00(토·일요일 휴관) 연락처│063-280-2454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이 되는 열린점자작은도서관점자도서, 녹음도서, 디지털도서 등을 제작하고 시각장애인에게 대출해 준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테마 독서 여행, 어린이 독서 지도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위치│전주시 덕진구 학산길 26-3 이용시간│9:00~18:00(둘째·넷째 주 토요일 9:00~12:00, 일요일 휴관)연락처│063-288-0046어르신 맞춤형 큰나루작은도서관전주 최초 어르신들을 위한 도서관이다. 독서테마교실, 독서동아리 등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위치│전주시 덕진구 송천중앙로 36 이용시간│9:00~17:00(토요일 9:00~12:00, 일요일 휴관) 연락처│063-271-9337책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꿈밭장애인작은도서관장애인 특화 작은도서관으로 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2층에 위치한다. 일반 도서 열람공간과 장애인 이용자들을 위한 낭독실이 있고, 오디오북과 DVD 영상, 대활자본 등을 비치하고 있다. 위치│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20-41이용시간│9:00~18:00(토·일요일 휴관)연락처│063-229-0633전주 최초 어린이 전문 도서관, 전주책마루어린이도서관책과 함께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어른과 어린이, 자원 활동가들이 힘을 모아 만든 전주 최초의 어린이 전문 도서관. 조용히 책만 보는 도서관이 아니라 배우고 즐기고, 친구들과 맘껏 뒹굴며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책 놀이터다. 위치│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솔내2길 21이용시간│10:00~18:00(토 10:00~17:00, 일 12:00~17:00, 월요일 휴관)연락처│063-252-1612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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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꽃심
“하찮은 것이라도 소중하게 보관하면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김용철 어르신의 전주 출판 기록물
책과 더불어 살아온 인생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습니다. 꼭 공부 때문만은 아니었고, 책은 하나의 놀이와 같았어요. 여행을 많이 해 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게 책은 성장의 자양분이었지요. 전주시에서 발간한 시정 소식지 창간호를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2000년을 목전에 둔 때였는데, 갖가지 세기말 루머와 함께 새로운 21세기에 대한 희망이 교차하던 시기였지요. 전주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최초로 시민들이 민선 시장을 선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전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민선 시장 취임 후 1999년 1월, 전주시의 새로운 시정 소식지 가 처음 발간되었어요. 예전 관에서 배포하던 책자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잡지였어요. 잡지의 구성이나 편집, 디자인이 이전의 것과는 격이 달랐어요. 를 보며 ‘아, 전주에 뭔가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작은 기록들이 모여 만드는 역사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잡지도 자주 접하게 되었어요. 잡지 창간호에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실리게 마련입니다. 통상 창간호에는 창간사가 있는데 그걸 보면, 이 잡지가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건지 확실히 알 수가 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창간호가 눈에 자주 띄는 거예요. 그래서 창간호를 모은 게 한 30~40종은 되는 것 같습니다. 잡지는 뉴스나 가십, 이야깃거리 등을 통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의 행태를 생생히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오래된 잡지를 들춰 보면 그때 그 당시의 일들이 줄줄이 연상되어서 잠깐 동안 회상에 잠기기도 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기록을 하고 삽니다. 일기나 편지, 요즘 젊은이들은 블로그 등에 쉬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록들을 얼마나 잘 보존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역사는 기록입니다. 하찮은 것이라도 소중하게 보관한다면 그것이 의미 있는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평생을 모은 기록물을 기증하다 셈 다루는 걸 좋아한 게 인연이 되었는지 전북은행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은 은행이었지만,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아 작품들도 꽤 모았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생활비를 쪼개서 구입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 유화와 서예 작품, 조각품들은 모두 그때 구입한 것들입니다. 얼마 전에 전주시에 기증한 기록물들도 평생 모아온 것들입니다. 전주시청에서 만든 소식지 창간호, 번영로·까치고을·마당발 같은 생활 정보지 창간호, 전북도민신문·전주일보·전라일보 창간호 등입니다. 개인의 자료가 전주의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게 되어 영광입니다. 나이가 드니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아서 자료를 모으거나 책을 읽는 일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눈도 침침하고 자꾸 깜빡깜빡합니다. 이제는 잘 모아온 소중한 자료들을 저보다 더 필요로 하는 기관에 기증하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인생도 한 권의 책과 같아요. 책의 마무리가 중요하듯이, 제 인생의 멋진 마무리를 위해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용철(73) 어르신은 전북은행에서 30년 넘게 근무하셨다. 퇴직 후 대한노인회에서 주관하는 취약노인 상담 등 재능 나눔 봉사에 참여하거나 영화에 보조 출연을 하기도 한다. , , , 등 어느덧 출연한 영화 가25편이나 된다.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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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
덕진교에서 조경단까지
알고 걸으면 더 잘 보이는 조선 역사를 만나는 길
덕을 지어 얻은 다리, 덕진교 옛날에 못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원님이 저승에 갔다 ‘덕(德)진이의 창고’에서 얻은 노잣돈 덕에 이승에 무사히 돌아오게 됐다. 그 후 노잣돈을 갚기 위해 방방곡곡 ‘덕진이’를 찾아 헤매다 한 주막에서 일하며 내(川)를 건너는 이들의 젖은 옷이나 버선 빨래를 해 주던 덕진이를 찾았다. 그간의 사정을 말하며 빚을 갚게 해 달라는 원님의 부탁을 한사코 거절하던 덕진이는 정 그러면 사람들이 옷을 적시지 않고 내를 건널 수 있는 다리를 하나 놓아 달라고 했다. 그렇게 생긴 다리가 덕진교(德津橋)였다고 한다. 못된 원님이 선한 마음을 갖게 하고, 그 덕에 찾아온 복마저 남을 위해 베푼 덕진이의 착한 마음씨 덕에 생긴 다리라 하니 왠지 건너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내딛는 발걸음에 덕 한 걸음, 복 한 걸음 지으며 걸어야 할 것만 같다. 넉넉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걷기 좋은 이 길은 사실 몇 해 전만 해도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다소 좁고 위험한 길이었다. 전주시가 차량을 통제하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으며 지금의 산책길이 완성됐다. ‘천년사랑둑길’이라는 이름처럼 걸으면 사랑이 퐁퐁 샘솟을지도 모를 일이니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것도 좋겠다. 혹시 아는가. 누군가와 함께 걷다 보면, 쓸쓸한 이 가을날이 햇살 눈부신 봄날처럼 따스하게 느껴질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이 콧잔등 간질이는 봄바람처럼 느껴질지 말이다. 덕진이의 설화를 들으며 산책하듯 걷는 덕진교를 지나면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건지산 아래 자리한 덕암마을은 끝날 듯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겨우 사람 한두 명이 어깨를 마주하고 걸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은 마을을 촘촘히 이어 주고 있다.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만나는, 황극단덕암마을을 빠져나와 조금 걷다 만나게 되는 황극단. 이곳은 부러 찾으려 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 마치 보물찾기 하는 기분마저 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황극단은 일제강점기 나라를 찾기 위해 싸운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단이다. 한가운데 고종 황제 비를 중심으로 김구 선생 비, 순국 5열사 비, 3·1운동 민족대표 33인 비, 이석용 의병장 비가 자리하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 보면 고종 황제를 호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기도 하다. 이 황극단은 임실 출신 이석용 의병장의 유언에 따라 그의 아들이 만들었다. 저승에 가서라도 일본을 꼭 망하게 하겠다는 굳은 다짐, 그리고 살아서 황제를 모시지 못했으니 황극단을 세워 선황제를 모시게 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해방 후 8년간 행상을 하며 모은 돈과 논밭을 판 돈으로 건립한 것이다. 황극단이 건립된 사연을 알고 보니, 죽어서라도 나라를 되찾고 싶었던 이석용 의병장의 마음, 그리고 살아생전 나라를 위해 험난한 길도 기꺼이 걸어갔던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떠올라 숙연해졌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아쉬운 큰 의미가 있는 곳이 보물찾기 하듯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렇게 다소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황극단 계단을 내려왔다. 자부심을 안고 걷는 길, 조경단 조경단까지 가는 길은 하늘과 함께 걷는 것이 좋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저 멀리 하늘을 보며 걷다 보면 조경단을 미리 만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조경단까지는 아직 한참을 걸어야 하지만 언덕에 자리한 까닭에 발길이 닿기 전에 눈길이 먼저 가닿는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조경단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비로소 조경단 초입에 들어선다.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들어서니 길게 이어진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오르니 또다시 문이 나온다. 문 위에는 뾰족한 창살, 홍살이 촘촘히 세워져 있다. 악귀가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제단을 가운데 두고 총 네 개의 문이 있는데 조선시대 그 신분에 따라 들어가는 문이 달랐다 한다. 조경단은 전주 이씨 시조 이한의 묘소로 경기전, 조경묘와 함께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원지임을 상징하는 곳이다. 고종은 1899년 건지산에 시조 묘역을 조성했으며, 이 시조 묘역을 조경단이라 명명하고 친필로 대한 조경단이라 써서 비를 세웠다. 이는 전주가 대한제국 황실의 시원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아쉽게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실제로 들어가 볼 기회가 적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기에 더욱 걷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현재 전주시에서는 이곳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니 말이다.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조경단이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자리매김하기를, 그리고 그럼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주가 대한제국 황실의 시원지라는 자부심을 갖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러니 행여 조경단까지 들어가지 못한다 해도 섭섭한 마음은 잠시 잊고 그보다 커다란 자부심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글 최수진 | 자유기고가최수진 씨는 잡지 기자를 거쳐 사보 기획자로 다양한 매체를 만들고 글을 써 왔다.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전방위적인 글을 쓰고 있다.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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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100주년, 전주 그날의 기억
시민의 기록물로 떠나는 시간여행
독립운동가의 빛나는 활약상 ‘독립혈사’을사조약 이후부터 8·15까지,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의 활약상을 담은 독립혈사(獨立血史). 1949년 4월 발간된 이 책은 안중근 의사,유관순 열사, 이봉창 의사,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활동이 기록돼 있다. 기증자 김은성 씨는 이 책을 아버지의 서재에서 발견하여 소장하게 되었다. 김은성 | 38·전주시 가련산로 3·1정신을 밝히노라 ‘민족선언서’민족의식을 고취하고 3·1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1952년 3·1운동 33주년 기념식에서 발표한 선언서. 대중적 보급을 위해 국한문혼용체(한글토)로 제작 간행되었으며, 이기연 어르신이 그의 부친 고 이정갑 선생에게 1980년 대 초반 물려받아 소장해 온 것이다. 이기연 | 74·전주시 진버들1길 일상에서 기억하는 방법 ‘잡지와 숙제장’잡지나 기념 노트 등은 일상에서 3·1운동을 기억하게 하는 민간 기록물들이다. 오늘날은 이런 민간 기록물들이 보존 가치가 높은 기록물로 인정받고 있다. 형근영 씨가 기증한 1970년 3월 호 잡지는 제51회 3·1절 기념식 사진을 표지로 사용하고 있다. 백성신 씨가 기증한 1980년대 숙제장은 유관순 열사 그림과 문구가 인상적이다.형근영 | 53·군산시 나운2길, 백성신 | 42·전주시 천잠로김구와 윤봉길의 투쟁사 ‘도왜실기’1932년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한인애국단의 투쟁상을 중국인에게 알리기 위해 김구 선생이 약술하고 1946년 엄항섭이 한글로 번역하여 간행한 책이다. 이 책에는 김구의 독립운동 활약상, 윤봉길 상해 폭탄 사건의 진상이 실려 있다. 고서 수집에 관심이 많은 기증자 이만호 씨가 소장하고 있던 책으로 전주시 기록물로 보존되기를 희망하여 기증하게 되었다.이만호 | 62·전주시 서신로우표는 역사다 ‘60주년 기념우표’우표는 많은 의미를 담아 발행되고 있는 기록물 중 하나다. 우표를 취미로, 또는 연구 목적 및 투자 수단으로 모으는 ‘우표수집가’가 많은 이유도 그 때문. 우표 수집가인 기증자 문정자·신순영 씨도 1969년 3·1절 50주년 기념우표 발행 설명 리플릿과 1979년 발행된 60주년 20원 권 기념우표를 수집, 보관하다 전주시에 기증하였다. 문정자 | 73·전주시 인봉2길, 신순영 | 50·군산시 동지곡길전북 독립운동 산역사 ‘3·1운동과 광복절 자료’3·1운동에서 평화통일운동에 이르기까지 전북의 항일운동과 통일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만날 수 있다. 전주YMCA가 발행한 신문·광복절 기념 조찬기도회 안내장·리플릿, 전북인권선교협의회가 발행한 전북의 3·1운동 자료집 등이다. 또, 전북지방 3·1운동 일기 및 민족대표 진술 내용이 실린 전북향토문화연구회의 회보인 전북문화 신문도 만날 수 있다. 조정현 | 52·전주시 견훤왕궁로, 이치백 | 93·전주시 안덕원로민족대표 33인의 결의 ‘독립선언서’민족적 항일운동의 도화선이 된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발표. 이 독립선언서를 1981년 3·1정신선양회가 일반인이 알기 쉽게 풀이해 책으로 발간했다. 이 책에는 기미독립선언서의 내용과 전라도 출신 독립운동가 백용성, 박준승 선생 등 민족대표 33인에 대한 소개 글이 담겨 있다. 이종근 | 54·전주시 따박골로 태극기 휘날리며 ‘3·1운동 태극기’1980년대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태극기. 기증자 김세신 어르신은 1980년대 3·1운동 기념행사에 사용된 ‘태극기’를 38년 동안 고이 보관해 왔다. 고문서 수집가이기도 한 김세신 어르신은 전주시에 기증한 태극기는 손잡이는 대나무로, 태극기는 종이로 각각 만들어졌으며 총 15점으로 그날의 정취가 지금까지도 살아 있다. 김세신 | 71·전주시 용머리로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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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김제까지
모험과 탐험의 놀이터에서 걷고 뛰고 오르며 놀다
햇살·바람·나무와 친구 되는 띵까띵까 베짱이숲 아이들에게 숲은 그냥 숲이 아니다. 흙도 만지고,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친구 얼굴도 만들고, 통나무를 오르며 성취감도 맛보고, 개미를 쫓아 한참을 기어가기도 하는, 모험과 탐험의 공간이다. 숲에서는 그 어떤 규칙도 필요 없다. 그렇기에 아파트 놀이터의 놀이기구와는 사뭇 다른 놀이기구들 앞에서 아이들은 절대 기죽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내 상상대로 놀면 그만이다. 이러한 숲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전주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숲 놀이터 '야호 아이 숲'이 여덟 군데나 있다. 각각의 숲 놀이터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임금님숲, 딱정벌레숲, 떼구르르 솔방울숲, 꼬불꼬불 도토리숲, 띵까띵까 베짱이숲, 신기방기 도깨비숲, 알콩달콩 고슴도치숲, 들락날락 두더지숲. 오늘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목적지는 건지산에 있는 띵까띵까 베짱이숲. 유치원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베짱이처럼 신나게 놀기를 바라며 찾은 곳이다. 덕진 체련공원 옆 화장실을 지나 50m 정도의 숲길을 걸으면 띵까띵까 베짱이숲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늘어지게 놀 요량으로 찾은 숲 놀이터는 하늘로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이 반긴다. 그 나무들 사이로 나무로 만든 갖가지 놀이기구들이 있다. 사다리를 타고 오두막에 오르니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놀이기구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게 없었다. 얼핏 보면 무심하게 툭 걸쳐 놓은 것 같은 통나무에는 아이들 보폭에 맞게 홈이 파여 있다. 실로폰, 징검다리, 그네, 구름다리 등 모든 놀이기구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 철저하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놀이터에서 어른들이 할 일은 그저 지켜보는 일뿐이다. 그러니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은 잠시 넣어 두기로 한다. 옷과 신발에 흙이 좀 묻어도, 손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잔소리는 금물이다. 징검다리를 건너다 갈 곳을 잃어 주춤하고, 나무 미끄럼틀을 타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난다. 그렇게 아이들은 햇살과 바람 아래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 한참을 놀았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노송광장 상상놀이터 신나는 숲속 탐험을 마치고 발길이 향한 곳은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 상상놀이터다. '띵까띵까 베짱이숲'이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곳이라면, 노송광장 상상놀이터는 아이들이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하기 충분했다. 도심 한가운데 드넓게 펼쳐진 푸르른 잔디밭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 모양이다. 광장에 도착하자 앞뒤 잴 것 없이 뛰어나가는 아이들 앞에서 “천천히 달려라”라는 말은 무색하기 짝이 없다. 그저 달리며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나는 눈빛을 바라보는 수밖에. 전주시민들의 쉼터였던 광장이 활기 넘치는 아이들을 위한 생태놀이터로 변신했다. 통나무 터널과 징검다리는 방금 다녀온 숲 놀이터에서의 가시지 않은 여운을 달래 준다. 그중에서도 커다란 통나무를 그대로 옮겨 놓은 통나무 터널은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정겹다. 아이들은 누워 있는 나무가 신기한지 만져 보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하면서 그 곁을 떠날 줄을 모른다. 통나무 터널을 몇 번을 더 통과하고서야 아쉬움 가득한 발길을 옮긴다.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짚라인(zipline)을 타며 잠시나마 하늘을 나는 새가 되기도 한다. 찰나지만, 아이의 작은 눈, 코, 입에 바람이 와 닿는 느낌이 참 좋았나 보다. 얼굴을 간질이는 바람을 다시 맞겠다며 다시 출발선에 선다. 다시 한번 바람을 가른 아이들 얼굴이 한껏 상기된 것은 8월의 뜨거운 햇볕 때문만은 아니리라. 흐르는 땀도 식히고 잠시 숨도 고를 겸 해먹으로 향했다. 해먹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던 아이들은 금세 웃음꽃을 터트린다. 뭐가 그리 좋을까 궁금한 마음에 그 이유를 물으려는데 아이들의 시선이 한 방향에 꽂힌다. 분수다. 말릴 새도 없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옷이 젖는 것쯤은 일도 아니라는 듯이 물속을 달리는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보았다. 생태 놀이터는 그렇게 아이들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가르치는 곳이 아닌, 어떻게 놀아도 되는 놀이터가 바로 생태 놀이터였다. 동화 속 나무집, 김제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 푸른 잔디밭을 나와 도심을 가로질러 한참을 달리니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창밖으로 따라오는 구름과 함께 구불구불 시골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동화 속에서 본 듯한 집 이 눈에 들어온다. 김제시 만경읍 대동리의 명물,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다. 일본인 미즈노 씨가 아내와 다섯 자녀들을 위해 나무 위에 지은 집이다. 200여 년 마을을 지켜 온 당산나무는 미즈노 씨의 손길로 마을 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대동리 피터 팬'이라 불리는 미즈노 씨는 2009년 아내의 고향인 김제에 터를 잡았다. 이사한 지 2년이 지난 어느 날, 집 앞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달리 보였다.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집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2013년 여름에 시작된 트리하우스 짓기는 반년 만에 마무리됐다. 동화 속 톰 아저씨네 오두막을 현실에서 본다면 이런 모습일까? 사다리를 타고 트리하우스에 오르다 보니 머릿속에 동화 속 장면들이 펼쳐진다. 먼저 집에 오른 아이들은 어느새 창밖 풍경에 푹 빠져 있다. 그 곁에 서니 여름 소리가 들린다. 매미 우는 소리, 푸른 잎사귀들이 부딪치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가 어우러져 여름날을 노래한다. 왁자지껄 떠들던 아이들도 잠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해 웃음이 샌다. 이 독특한 나무집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미즈노 씨는 3년 전부터 집 전체를 체험 공간으로 쓰고 있다. 60년이 넘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안집의 거실은 카페로, 남은 방 하나는 사랑방으로 쓴다. 안집은 트리하우스와는 닮은 듯 다른 느낌이었다. 똑같이 나무로 만들었지만, 트리하우스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트리하우스와 안집을 찬찬히 둘러보다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 이 바람은 전주의 숲과 광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 숲 놀이터와 생태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그저 그 마음뿐이었다. 글 최수진│자유기고가 최수진 씨는 잡지 기자를 거쳐 사보 기획자로 다양한 매체를 만들고 글을 써 왔다. 현재는 두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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