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신청
기사목록(30건)
한장의 전주
솟아라, 태양아! 전주의 새 아침
새해, 새로운 태양이 떠오릅니다.어머니의 품처럼 한없이 넉넉하고 강인한 전주정신을 담은 민족의 영산 모악산에 미래 천년을 품은 밝은 태양이 떠오르고 있습니다.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희망을 가득 안고,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일구겠다는 모두의 마음으로 풍요와 행복을 기원하는 새 아침이 환히 밝아오고 있습니다.- 계묘년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모악산
2022.12.21
#모악산
#새해
#해맞이
#계묘년
기획 특집
첫날 해맞이로 한 해 운수대통!
모악산에서 새해를 맞자
바라는 꿈의 조각을 모악산 일출에 담아예로부터 ‘엄뫼’라고 불렀다는 모악산이 명산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모악산을 오르는 이들이 많겠지만, 새해 첫날에 오르는 모악산은 의미가 다를 것이다. 저마다 꿈 한 조각씩 들고 이루고픈 소망의 퍼즐을 맞춰 보고 싶은 까닭이다. 전주 시내에서 모악산 가는 길은 삼천을 건너 중인동에서 시작한다. 완주군 구이면과 김제시 금산면에서 출발하는 코스도 있지만, 완만한 산길을 걷기에는 중인동에서 시작하는 게 제일이다. 최근에는 서부신시가지와 효천지구가 개발되어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중인동 코스를 따라 모악산을 오르는 시민들이 늘었다.우림로 712번 국도를 따라 중인 1길에 접어들면 벼를 수확한 논과 빈 꼬투리만 남긴 채 가지런히 누워 있는 마른 콩 줄기가 보인다. 추수가 끝난 들판은 한숨 돌리고 휴식을 취하느라 평화롭다. 모악산 자락을 이루는 산맥의 등뼈를 의지 삼아 곳곳에 맛집과 예쁜 카페들이 있어 산길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는다.모악산 입석이 보이고 어머니의 치마폭 속으로 포근히 들어선다. 달성사 능선길을 지나 편백 숲의 맑은 공기를 몇 모금 맡다 보면 정상으로 향한 길은 가까워지고 여기저기 작은 갈림길을 만나기도 한다. 선택은 오로지 걷는 사람의 몫이다.전북의 힘이 하나로 모이는 곳, 모악해맞이 명소로 모악산이 손꼽히는 이유, 그것은 그저 이곳이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어서만이 아니다. 모악은 민족의 정신이 오롯이 응집된 산이다. 미륵 사상의 발원지이며 신흥종교와 민간의 기복신앙이 정립된 곳이다. 동학혁명의 기치를 들고 민초들과 함께 권력과 외세에 대항한 전봉준도 모악산이 길러 낸 인물이다. 또한, 한반도의 큰 줄기 중 하나인 노령산맥의 한 자락을 이루고 너른 호남평야를 적셔 주는 샘물의 시작이며 생명의 근원이 되는 산이다. 남쪽 아래로 안덕저수지가 있으며 서쪽에는 금평저수지가 잔잔한 물결을 이루고, 불선제, 중인제, 갈마제를 모두 채워 주는 마르지 않은 젖줄이다.이렇듯 민족의 정신과 삶의 뿌리라고 할 수 있고, 전주정신과도 맟닿아 있는 모악산에 그 가치와 맥을 이어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뿌리인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전주의 미래정신으로 만들고, 전주정신을 바탕으로 전주시민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느덧 모악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봉우리 아래로 전주와 김제, 완주로 향하는 산길이 뻗어 내려가 있다. 길은 갈라지기도 하고 한곳으로 모이기도 한다. 외지 사람들도 많이 찾아와서 모악산이 전북의 산이자 전국의 명산으로 인식되기를 소망하며 새해 솟아오르는 희망의 빛을 안고 내려온다. 도심에서 만나는 해맞이 명소들 계묘년 해돋이를 보기 위해 꼭 먼 곳으로 떠날 필요는 없다. 도심에도 떠오르는 새해를 맞이하기에 좋은 곳이 많다. 송천동 건지산 편백숲을 따라 올라가 보자. 두 팔로 햇살을 힘껏 안아도 좋다. 전주 구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기린봉의 해맞이도 황홀하다. 기린토월, 달이 떠오를 때까지 종일 바라보아도 좋겠다. 행치봉과 아중호수는 덤으로 배경이 되어 준다. 한옥마을과 전주천이 내려다보이는 완산공원 해맞이 또한 남다르다. 뒷동산에 오르듯 인후동과 우아동을 곁에 두고 산길로 난 오솔길 따라 인후공원 팔각정에 올라서서 전주역에서 내리는 반가운 손님을 마음으로 맞이해 주면 어떨까.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사찰들을 만날 수 있는 황방산에서 만성동과 혁신도시를 내려다보며 새해를 맞는 것도 매력적이겠다.
#일출
#운수대통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전주초록×숲
쉼이 필요한 시간, 바다보다 숲이다
피톤치드 그윽한 숲으로, 건지산 편백숲&오송제도심 속에 숨은 푸른 숲, 전주 생태계의 보고로도 알려진 건지산에는 숲캉스를 즐기기 제격인 곳이 있다.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높이 뻗은 가지들은 뜨거운 태양을 가리기에 적당하고, 겹겹의 가지들 사이로 스치듯 보이는 푸른 하늘은 무더위를 잊게 할 만큼 청량한 편백숲.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듯 편백은 피톤치드를 내뿜는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는 피톤치드의 효능을 증명이라도 하듯 숨 막히는 더위를 피해 삼림욕을 즐기러 오는 발길이 제법 많다. 사방팔방 길이 나 있어 어디로든 걸어도 좋은 곳. 숲속 공기를 마시고, 여름에 핀다는 자줏빛 엉겅퀴도 만나고 나면 시선이 닿는 그곳엔 숲만큼 푸르른 호수, 오송제가 펼쳐져 여름 휴가지로 이곳을 택한 것에 결코 후회는 없을 것이다. 특히 여름의 오송제는 분홍빛 연꽃이 수줍게 고개를 들기 시작해 1년 중 이맘때만 볼 수 있는 장관을 이룬다. 기분 좋은 편백 향에 향긋한 연꽃 향이 스며들어 오감이 즐거운 곳, 일상의 고민은 잠시 잊은 채 숲속에 자리한 벤치에 앉아 숲이 주는 여유를 만끽해 보자. 폭염도 비껴간다는 편백숲과 오송제의 절경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귀여운 다람쥐와 청설모가 친구가 되어 줄는지도 모르니 말이다.주소|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640-8숲에서 얻는 생기와 활력, 완산공원 삼나무숲 녹음이 짙어 가는 여름에 더 빛나는 완산공원 삼나무숲. 꽃동산으로도 유명한 완산공원의 삼나무숲을 만나기 위해서는 공원 입구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완산공원 안내판을 지나면 곧바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길은 꽃동산, 오른쪽 길로 향하면 삼나무숲이 나타난다. 여기까지 무사히 왔다면 다음은 걱정할 것 없다. 고개를 한껏 뒤로 젖혀야 겨우 끝이 보이는 울창한 삼나무숲은 그 자체로 벌써 더위를 잊게 해 준다. 편백나무 못지않게 피톤치드를 내뿜는 삼나무. 그래서 더욱 숲캉스가 어울리는 이곳에서 호젓한 걸음으로 몸과 마음에 생기를 더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하지 않을까.주소|전주시 완산구 곤지산1길 인근흙길 산책로를 걷는 즐거움, 황방산 숲길산이라고 겁먹지 말라. 등산의 부담은 덜고 숲캉스의 즐거움은 배가 되는 곳이 있다. 해발 217m로 그리 높지 않은 황방산. 여름철 더위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등산로를 걸어 보자. 넓은 폭과 깔끔한 등산로는 온 가족이 함께 걷기에도 안성맞춤. 사부작사부작 흙길을 걷다 보면 황방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뜻밖의 선물도 있다. 전주의 서방을 지키는 천년 고찰, 서고사의 자태에 한 번, 파란 하늘 아래 전주시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풍경에 또 한 번 반하는 감동. 싱그러운 풍경의 멋과 옛이야기가 흐르는 황방산 숲길에서, 올여름 특별한 추억을 기대한다.주소|전주시 완산구 서곡5길 인근한적한 길에서 얻는 위안, 모악산 마실길 산악인이 아니어도,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풍경에 반한다는 모악산 마실길. 김제와 완주까지 이어지는 코스도 있지만, 뜨거운 여름엔 무리하기보다 가볍게 걷기 좋은 짧은 거리의 전주 코스만 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추동마을과 원당마을 등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한적한 풍경을 벗 삼아 걷다 보면 마을이 주는 평화와는 또 다른, 웅장한 노송 군락지와 갈마제가 한 폭의 풍경화를 선물할 것이다.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는 한가로운 길목에서, 찬란한 여름을 누려 보자.주소|전주시 완산구 중인동 인근
2022.07.25
#편백숲
#건지산
#완산공원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향교노랑×밤
더위야 물렀거라! 여름 스포츠
승리의 열정이 불타오른다, 전북현대모터스 축구 야간 경기 찌는 듯한 더위가 가시고 해가 지면, 다시 낮이 찾아온 듯 밝게 빛나고, 승리를 향한 열정으로 불타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전주성’으로 더 유명한 이곳은 K리그 최초 5연패, 9회 최다 우승 프로축구 새 역사를 써낸 명문 구단 전북현대모터스의 홈구장이다. 여느 경기보다 8월의 홈경기가 특별한 이유는 ‘축구 덕후’들을 설레게 하는 빅매치 경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K리그 후반기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현대축구단과 포항스틸러스 두 팀을 만난다. 8월 7일 일요일 19시에는 울산현대축구단과 현대가(家) 더비(Derby)를 치른다. 디펜딩(Defending) 챔피언 전북현대모터스와 현재 K리그 1위 울산현대축구단의 승점이 좁혀진 상황.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8월 28일 일요일 18시에는 3위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공격이라면 물러서지 않는 두 팀의 흥미진진한 경기도 놓칠 수 없다. ‘축알못’들 역시 축구장에서 여름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낮 더위가 한풀 꺾인 저녁,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적정한 습도는 축구 경기를 응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경기장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녹색 전사들도 우승을 향해 축구화 끈을 단단히 묶었다. 홍정호, 백승호, 김보경, 이승기, 한교원, 김문환, 문선민, 구스타보 등 선수들의 화려한 공격과 철벽 수비 플레이가 기대된다. 여름이 오자 우승 DNA가 살아난 전북현대모터스. 우승을 향한 추격전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전북 현대모터스 앱과 티켓링크 앱, 당일 현장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면 된다. 모름지기 스포츠의 꽃은 직관. 전주성에서 함께 승리의 오오렐레를 외쳐 보자. 문의|전북현대모터스FC 사무국(063-273-1763~5) 열대야를 풋살로 이겨내자, 야간 풋살장 너무 더워 잠도 오지 않는 여름밤. 한밤중의 열기를 풋살로 이겨보는 것은 어떨까. SBS 예능 의 인기에 힘입어 풋살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풋살의 매력은 무엇일까? 소수 인원으로도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해 경기를 뛰는 선수도, 응원하는 사람도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주에는 한밤중에도 경기를 뛸 수 있는 풋살구장들이 있다. 2개의 풋살구장을 운영하는 전주월드컵경기장 풋살장과 3개를 운영하는 덕진체련공원 풋살장은 가장 늦은 저녁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고 규모도 크다. 저녁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아중체련공원 풋살장은 구장 한 곳과 원형광장, 피크닉장, 발 지압장 등 경기를 응원 온 사람들을 위한 부대시설이 눈에 띈다. 샤워 시설, 조깅로 등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완산생활체육공원 풋살장도 인기다. 늦은 저녁이 아니어도 괜찮다면 지난해 조성된 솔내생활체육공원 풋살장도 추천한다. 현재 시범 운행 중이라 9시부터 18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평일 9시부터 18시까지 전화 예약을 하면 된다. 이곳에 소개된 풋살구장을 이용하기 위한 꿀팁! 먼저 전주시설관리공단 누리집(www.jjss.or.kr)에서 클럽 등록을 신청한다. 등록 후에는 각 풋살장의 이용 시간과 요금 등을 확인하고 예약 신청을 하면 된다. 골망을 흔드는 짜릿한 기분에 어느새 더위는 생각에서 사라진 지 오래. 스포츠 활동으로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자. 문의|월드컵경기장(전주시 덕진구 기린대로 1055, 063-239-2707) 덕진체련공원(전주시 덕진구 소리로 54, 063-239-2561) 아중체련공원(전주시 덕진구 한배미6길 23, 063-239-2564) 완산생활체육공원(전주시 완산구 모악산자락길 22, 063-239-2569) 솔내생활체육공원(전주시 덕진구 고내천변로 58, 063-239-2728) 여름이 더 특별해지는 빙상경기장과 인공암벽장 여름 피서지로 도심 속 얼음 왕국, 빙상경기장만 한 곳이 없다. 링크장에 들어서면 서늘한 추위도 만끽할 수 있고, 은반 위에서 춤을 추는 듯한 스케이팅으로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재능이 있는 유소년은 물론 성인들을 위한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수업도 운영한다. 전주시설관리공단 누리집(www.jjss.or.kr)에서 일정 확인 후 전화 또는 방문 신청하면 된다. 무더위에 지친 여름, 물놀이 못지않은 시원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빙상경기장으로 떠나자. 태양을 피해 짜릿한 레포츠를 즐기고 싶다면 실내·외 인공암벽 타기가 딱이다. 완산생활체육공원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외 인공암벽장이 있다. 보조 장비 없이 팔, 다리로만 바위에 오르는 실내 인공암벽장은 냉방 시설을 갖춰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다. 실외 인공암벽장도 윗면과 양 옆면에 설치된 벽체가 뜨거운 햇볕을 막아줘 여름에도 암벽 타기에 좋다. 하루 체험과 전문가의 강습 모두 가능하니 초보라도 용기를 내 보자. 문의|전주시설공단 빙상경기장(063-239-2578) 완산생활체육공원 인공암벽장(063-239-2617)
#전주빙상경기장
#전주성
#전북현대
#풋살장
#암벽장
전주 여행
동네 마실
도시와 농촌의 경계에서, 중인동
아파트에도 텃밭이 자리한 동네 현관문을 나서 신발 끈을 조이고 모악산을 향해 기지개를 켠다. 예전엔 중인리가 완주군이었으나 30년 전에 전주시로 편입되면서 명칭도 중인동으로 변경이 되었다. 대문을 나서 뒤안길을 따라 올라가면 옥성골든카운티 아파트 단지 후문에 이른다. 아파트는 중인동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 한눈에 중인동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아파트가 건축되면서 상하수도나 오폐수관, 도시가스와 같은 기반시설이 다른 외곽 지역보다 먼저 설치되어 중인동에 사는 주민들의 삶이 일찍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서면 한 평 정도 고랑으로 나뉜 대규모 텃밭이 조성되어 있다. 처음 노인복지주택으로 허가가 나 분양을 하면서 세대별로 텃밭도 분양하였는데, 주민들이 가꾸는 채소들은 누런 잎 하나 없이 새파랗고 싱싱하여 전문가 솜씨가 부럽지 않다. 조석으로 매달려 있는 주민들을 보면 농작물은 농부의 발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세월이 흘러도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먹기가 쉽지 않은 우리 부부는 주민들의 텃밭이 부럽기만 하다. 마을 깊이 들어서서 만나는 풍경 아파트 옹벽을 둘러 산책길을 걷다 보면 벼농사를 위해 물을 댄 논과 과수마다 종이봉투가 매달린 과수원을 마주하게 된다. 농촌 생활은 해만 뜨면 할 일이 끊이지 않다 보니 여기저기 논밭에서 일하는 주민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가족까지는 아니어도 만나면 안부 정도는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니 우리도 원주민의 일원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원래 이 마을은 배 과수원으로 유명하였다. 중인동의 사계절은 과수원의 변화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봄이 시작되면 겨우내 휴식을 취하던 과수원들이 잠에서 깨어나 배나무에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중인동 전체가 하얀 눈으로 덮여 있는 것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곤 한다. 지금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개발을 하여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과수원이 많이 남아 있다. 배꽃이 눈비처럼 떨어지고 나면 적과와 봉지 싸기로 5월 한 달은 온 동네가 시끌시끌하다. 과수원 사이로 좁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중인1길로 건너가는 굴다리가 나온다. 그곳은 외지인이 하나둘 들어와 정착하다 보니 마을 이름도 없고 주택도 각자 개성이 넘치고 예쁘다. 안쪽에 몇 채만 있어 큰길에서 보면 동네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도 어렵다. 한 발 한 발 걸으며 주택 한 채 한 채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산책의 소소한 재밋거리이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체육공원과 어두제 하봉교를 지나 조금 가다 보면 완산생활체육공원이 새겨진 돌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완산생활체육공원은 중인동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고, 몇 해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기 전에 두 달 동안 특훈을 하였던 곳이기도 하여 우리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이다. 순례길 300㎞를 걷기로 계획하고 항공권을 예매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것이 걷기 훈련이었다. 퇴근하고 오면 식사만 하고 곧장 완산생활체육공원으로 달려와 매일 10㎞ 정도를 걸었다. 코로나19가 오기 전만 해도 해가 지면 운동을 하기 위해 완산생활체육공원을 찾는 동호인들로 매일 불야성을 이루었다. 대낮같이 환한 완산생활체육공원에서 땀에 흠뻑 젖어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나까지 건강해지는 것 같고 기분도 상쾌하여 우리 부부가 자주 찾는 곳이다. 완산생활체육공원 내에는 ‘어두제’라는 연못이 있다. 연못 한쪽 면에는 다양한 연꽃이 견본으로 심겨 있고, 연못에는 홍색과 백색의 연꽃이 피어난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연못은 지친 시민들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휴식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연꽃이 피면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 자주 찾아 거닐곤 한다. 아버지는 힘든 생활 속에서도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새벽 일찍 금산사를 찾아 가장 큰 연등을 사서 누구보다도 먼저 대웅전 마당의 중앙에 걸곤 하셨다. 자식들이 잘되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 그리움이 더해 간다. 맛집과 등산객으로 북적이는 시내버스 종점 이쯤 되면 배고픔을 느끼기 시작한다. 주말이라 아내의 수고로움도 덜어줄 겸 점심은 사 먹기로 한다. 오래된 맛집이 많은 중인동 시내버스 종점으로 향한다. 종점이라 하면 더는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뭔가 아련하기도 하고 고향에 온 것 같은 포근함도 간직하고 있어 좋다. 종점은 출발하는 곳이라 시간만 맞추면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고 항상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 돌아올 때도 정거장을 지나칠까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특별히 바쁜 경우가 아니고 짐이 없는 날이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종점에 다다르니 벌써 등반을 마치고 내려온 등산객들로 북적거린다. 중인동이 모악산으로 가는 초입이다 보니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등산객의 왕래가 잦다. 그래서 종점 부근에는 유독 맛집이 많다. 젊은이보다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이용하다 보니 청국장이나 순대, 김치찌개, 닭볶음탕과 같은 토속 음식이 주메뉴이다. 우리도 식당을 정해 자리를 잡고 앉는다. 지금 중인동은 농촌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도시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8년 전만 해도 저녁 식사를 하고 동네에 나오면 대부분 집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 마을 전체가 절간처럼 고요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외지인들이 들어와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물론 생활이 편리해져 좋은 점도 있으나 뭔가 아쉽다. 8년 전과 지금은 상전벽해를 실감케 할 정도의 엄청난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현재도 동서를 가르는 고속도로 공사와 진입로 4차선 공사가 한창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변화가 중인동에 찾아올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아직은 대문 앞에 채소나 과일을 놓고 가시는 이웃의 훈훈한 정이 남아 있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지내는 마을의 모습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이 멋진 중인동에 사는 우리 부부도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글 송재영 에세이스트 2019년부터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을 출간하였으며, 주로 시와 산문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주관하는 생나눔교실 멘토로 참여하여 글쓰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다. 완산생활체육공원에 가면 완산생활체육공원은 축구장, 테니스장, 족구장, 농구장, 실내인공암벽장, 골프장, 풋살장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어 많은 체육 동호인이 찾는 곳이다. 체육시설은 종류별로 이용 요금이 다르니 관리사무소(063-239-2566~9)로 문의할 것. 공원 내에는 ‘어두제’라는 연못을 빙 둘러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계절을 느끼며 자전거를 타거나 유모차를 끌거나 애완동물을 데리고 산책하기에도 좋다. 지압 산책길, 야외공연장 등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을 두루 갖췄고,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한다.
2022.06.22
#완산생활체육공원
# 중인동
#어두제
더 늦기 전에, 지구
불모지장 ‘바꾸다’ 캠페인
내가 바뀌면 지구가 바뀐다
쓰레기 없는 장터를 열다모악산 산세가 그린 듯 선명했던 5월의 마지막 일요일,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장’이라는 뜻의 ‘불모지장’이 열렸다. 준비 과정에서부터 행사 당일과 마무리까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로 약속한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푸른 잔디밭 위에 장터를 꾸렸다.‘불모지장’은 2020년 9월에 이어 두 번째이다. 1년이 조금 안 되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첫째로, 여러 단체의 후원을 받은 것이 큰 변화이다. 그만큼 ‘불모지장’이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이들이 예년보다 늘어났다는 뜻이다. 둘째로는 새로운 팀원의 합류이다. 작년, 숙소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을 찾던 ‘모아’와 지역에 부족한 것을 채우는 일을 기획하던 ‘페퍼’가 첫 ‘불모지장’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불모지장’을 더욱 꼼꼼히 살피는 ‘시리’와 지구를 사랑하는 ‘진아’가 함께하게 되었다. ‘환경’이라는 공통분모로 똘똘 뭉친 네 친구는 개인적인 실천을 넘어 연대와 확장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두 번째 ‘불모지장’의 틀을 그려 나갔다.“행사장에는 쓰레기가 몹시 많이 배출돼요. 저희는 전주에서도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자리를 만들어, 참여자들의 환경적 실천을 유도하고 싶었어요. 판매자와 구매자, 기획자 모두를 ‘환경’이라는 가치로 연결하는 것이 저희의 운영 철학입니다.”‘불모지장’은 ‘아나바다’, 즉, ‘아끼다’, ‘나누다’, ‘바꾸다’, ‘다시 쓰다’로 나눈 뒤, 각 코너에 맞는 판매자를 모집하고 부스를 설치했다. 장터의 현장에는 환경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고민이 엿보인다. 포스터와 가격표 팻말을 인쇄하는 대신 상자에서 잘라낸 골판지에 글씨를 쓰고, 일회용 포장 용기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다회용기와 장바구니를 챙겨 오도록 안내했다. 처음엔 방문객뿐 아니라 구매자들도 이러한 방식을 다소 생소해 했지만, 점점 적응하며 익숙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변화였다. 쓰레기의 새로운 쓸모를 찾다이들은 ‘불모지장’을 열기에 앞서 ‘아나바다’ 중 하나인 ‘바꾸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바꾸다’ 캠페인은 쓰레기를 쓸모 있는 것으로 바꿀 수 있도록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그 첫 번째로 ‘종이팩 분리배출’을 선정했다. 종이팩은 천연펄프로 만들어져 재활용되기 좋은 원료로, ‘종이류’와 구분하여 배출해야 화장지로 재탄생된다. 종이팩의 분리배출 방법은 간단하다. 두유와 우유, 주스팩의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이 씻은 뒤, 펼쳐서 바짝 말리면 끝. 하지만 종이팩의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고 행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지난봄, ‘불모지장’ 팀원들은 종이팩의 분리배출 방법과 새로운 쓰임새를 알리기 위해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 광장에 거대한 수거함을 설치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동참했으며, 전주 시내의 카페와 초등학교 등 30여 곳에서 협력이 잇따라 상당히 많은 양의 종이팩이 모였다. 수거된 종이팩들은 주민센터에서 화장지로 교환한 뒤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 전북대학교 광장을 떠난 수거함은 남부시장 청년몰로 옮겨 간다. 더불어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 새로운 수거함을 비치할 예정이다. 종이팩 캠페인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다음 캠페인과 그다음 캠페인을 하나하나 추가하며 꾸준히 이어 간다. 올해 두 번째 캠페인은 하반기 ‘불모지장’에 맞춰 9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불모지장’ 멤버들은 환경을 주제로 한 크고 작은 프로그램이 전주 곳곳에서 펼쳐지기를 꿈꾼다. 나아가 소소한 몸짓들이 일상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커다란 움직임으로 변화될 것을 믿는다.‘건강한 삶’이 화두로 떠오른 시대, 자신의 건강만큼이나 함께 살아가는 곳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건강에 대해 물음표를 띄워야 함을 일깨우는 네 명의 청춘. 이들이 있기에 지구의 앞날은 여전히 푸르다. 불모지장 인스타그램 @bulmoji.jang
2021.06.23
#제로 웨이스트
#불모지장
#장터
생명의 초록, 초록의 위로
일상에 푸른 에너지를 주는 향기로운 정원
우아한 카페 정원, 조은정갤러리모악산 자락 아랫마을, 돌담을 사이에 두고 고즈넉한 찻집이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갤러리 카페인 ‘조은정갤러리’는 근사한 정원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초봄엔 연둣빛, 초여름엔 초록빛 바탕에 흰색과 보라색이 수 놓인 은은한 색감의 정원이 이 집의 자랑이다. 색색의 꽃 무리로 빽빽하진 않지만, 푸른 바람 드나드는 여백이 운치를 더한다. 갤러리의 주인인 조은정 씨는 전문적으로 가드닝을 배우는 대신, 미국의 동화작가 ‘타샤 튜더’의 책을 보며 좋아하는 꽃들을 손수 심었다. 그를 닮아 정원의 자태 또한 우아하다.이곳에서 자라는 식물 종류는 200~300여 종. 특히, 작약과 모란, 수국 등 꽃송이가 큰 꽃들이 띄엄띄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어우러져 있다. 갤러리 뒷문에서 발을 떼어 슬렁슬렁 정원을 지나면, 조은정 씨와 그의 남편인 김윤식 씨가 머무는 가정집이 나타난다. 부부는 아침이면 잠옷 바람에 카디건을 걸치고 정원으로 아침 산책을 나선다. 밤새 꽃들이 안녕했는지 안부를 묻고 풀을 뽑으며 일과를 시작한다.‘남편을 조르고 조른 끝에’ 도심을 떠나와 이곳에 정착한 때는 2년 전. 600여 평 널찍한 터에, 어릴 적부터 꿈꿔 온 풍경을 원 없이 펼쳤다. 조은정 씨는 갤러리를 지키다가도 틈만 나면 정원으로 내려가 소매를 걷는다. 차를 마시러 온 손님이 그를 찾으러 정원을 헤매고 다니기도 한다고. 조은정 씨의 손이 거칠어질수록 정원은 찬란히 물오른다. 빨간 파라솔 아래 벤치에 앉아 책 한 권 펼치노라면, 한 폭의 수채화 못지않은 풍경이 완성된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중인3길 70 치유의 정원, 유영수·조연주 부부의 ‘유포리아’하얀 울타리 너머로 어여쁜 꽃들이 고개를 내민 이곳은 유영수·조연주 부부의 아늑한 보금자리다. 2015년, 맨땅에 집을 짓고 하나둘 꽃을 심기 시작해 6년여가 흐른 지금 다채로운 빛깔로 너른 마당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이곳을 ‘행복’이라는 뜻의 ‘유포리아’라 이름 붙였다. 겨우내 잠들었던 꽃이 봄을 잊지 않고 같은 자리에 고개 내밀기를 여섯 차례. 사시사철 피고 지는 지고지순한 자연의 순리가 부부의 삶에 스며들었다.유영수 씨 부부가 정원을 가꾸고자 결심했을 때는 딸아이를 떠나보낸 2014년. 맨손으로 흙을 만지며 아픔을 깊숙이 묻었다. 손가락 걸고 약속하지 않아도 꽃은 해마다 어김없이 피어났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꽃들이 오히려 그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그렇게 꽃이 지닌 치유의 힘을 자연스레 깨우쳤다. 사람마다 타고난 개성이 다르듯이 꽃의 성격도 생김새만큼이나 제각각이다. 고된 시간을 이겨내고 더디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짧은 한때 반짝이다 곧 지는 꽃까지, 소박한 꽃과 화려한 꽃이 한데 어울려 사는 풍경이 우리네 인간사를 닮았다. 제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찬찬히 들여다보는 동안 내면의 시야 또한 넓어졌다.유영수·조연주 부부는 공들여 가꾼 꽃밭과 텃밭을 이웃과 나누고자 담을 없앴다. 그러자 이웃과 스스럼없이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고,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그를 반긴다. 꽃구경 온 사람들이 연일 모여들어 웃음꽃이 끊이질 않는다. 자연을 매개로 사람과 교류하는 일상이 이 부부의 낙이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능안자구길 아낌없이 주는 숲, 전주여명교회일평생 나무와 벗하며 살아온 도성숙 목사를 따라 성도들도 정원 가꾸기에 열심이다. 어린나무를 옮겨 심어 키 높은 나무로 자라기까지, 손에 손을 보태 식물을 돌봐온 시간이 무려 22년이다. 아담한 건물을 둘러싼 나무가 5천 그루에 달한다니, 규모가 작은 식물원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도심 속 숲으로 온 동네에 이름날 만하다. 온종일 푸른 숨 내뿜는 정원은 행인들에게 더없는 선물이다.모두가 가난한 시대에는 먹는 것, 입는 것이 귀했다면, 요즘 시대에는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과 풍요로움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온종일 푸른 숨 내뿜는 정원은 행인들에게 더없는 선물이다. 무얼 내주는 것을 어려워하는 시대라지만, 자연은 방어기제가 없다. 자연에서 나고 자란 생명은 아낌없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몸을 숙인 꽃 잔디는 겸손함이 미덕이며, 꿋꿋한 자태의 소나무는 그 자체로 기품 있고, 겹겹이 꽃잎을 포갠 꽃 백일홍은 무더운 여름을 충만하게 채워준다.고령의 목사님부터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까지 너나없이 보살핀 정원이기에 그 의미도 남다르다.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잡초를 뽑고 가지를 솎으며 삶의 과정을 배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고 노동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는 자세를 익히는 것이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 꽃과 나무, 돌과 잔디 등 다양한 자연물이 조화를 이루며, 참새와 까치부터 직박구리, 딱따구리, 청둥오리까지 보기 드문 손님들도 종종 다녀가니 지루할 새 없다. 언제 누가 찾아와도 넉넉한 품으로 맞아주는 고마운 정원이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배학1길 8
2021.05.24
#나무
#정원
#공모전
#꽃
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임실까지
눈이 부시도록 이마가 붉게 물드는 곳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 임실 옥정호와 국사봉해맞이를 굳이 머나먼 동해나 전국 명산의 정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몇 시간씩 정체되는 자동차의 꼬리를 따라잡느라 힘을 빼앗길 필요 없이 당신의 바로 곁, 가깝고 호젓한 풍광과 함께 새해 일출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명소가 지척에 있다. 전주에서 새벽길을 달려 모악로로 접어들어 15㎞를 더 달리다 보면 경사가 가파르고 굴곡이 심한 국사봉로를 접하게 된다. 아직은 칠흑 같은 어둠의 장막에 한 치 앞을 분간할 수 없어 자동차 불빛에 의존하면서 국사봉 자락의 구불구불한 능선을 달릴 때, 갑자기 너구리나 고라니가 튀어나오는 걸 맞닥뜨린다. 소스라치게 놀라는 건 고라니보다 운전대를 쥐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저들의 영역을 무단으로 질주하고 있는 것은 사람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임실 옥정호 붕어섬 전망대에 도착한다. 암막 커튼처럼 드리워진 어둠이 서서히 걷히더니 금세 하늘빛과 산자락의 음영과 실루엣이 분리되면서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병풍처럼 에워싼 산의 검은 능선이 모로 누운 어머니의 품 같다. 동쪽 하늘은 해가 솟아오르기 전 희부연 기운을 뿌려 놓는다. 지구의 자전축이 해가 떠오르는 쪽으로 더 기울었을 것이다. 순식간에 구름 사이로 발그레한 빛이 돌기 시작했다. 산등성이가 황소의 등처럼 기운이 넘쳤다. 붉은 구름과 산의 능선이 어우러져 전시실을 채우고도 남을 유화 한 폭이 눈앞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저녁노을과 오버랩했다. 뿜어져 나오는 밝고 말간 해의 살을 만져 보았다. 눈이 부셨다. ‘소원을 말해 봐!’라고 부추겼다. 국사봉의 능선과 구름이 토해 내는 붉은 햇덩이는 어머니의 자궁에서 오는 새 생명처럼 순식간에 미끄덩하고 빠져나왔다. 풍경은 이제 온전한 제 모습을 드러냈다. 한겨울의 앙상한 잔가지들이 산등성이를 솜털처럼 덮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말없이 잔잔한 옥정호(玉井湖)와 붕어섬! 호수는 붕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커다란 어항 속에 한 마리 붕어가 유유자적하는 모습이라니!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섬의 생김새를 보고 붕어섬이라고 부르지만, 이곳 토박이들은 ‘외앗날’이라고 부른다. ‘산 바깥에 보이는 능선의 날등선’이라는 뜻이다. 옥정호는 섬진강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인공호수다. 기술은 이렇게 예술이 되기도 한다. 1965년 임실군 강진면과 옥정리, 정읍 산내면과 종성리 사이에 있는 섬진강 댐을 만들면서 수위가 높아지자 마을의 집과 들판은 수몰되었다. 낮은 산야는 물이 차올라 호수가 되고 높은 지역은 자연스럽게 육지 섬이 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 붕어섬, 외앗날이다. 섬이 된 산이라니! 사람들은 어찌 짐작이나 했을까. 범인(凡人)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조선 중기에 한 스님이 숲이 우거진 국사봉 근처를 지나다가 훗날 맑은 물이 찰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그 사연의 이름을 붙여 옥정호라고 불렀다. 사연은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 살이’의 역사가 된다. 바람의 언덕을 올라 국사봉 전망대에 선다. 산의 능선과 호수가 만나서 절묘한 한 폭의 산수화를 또 감상한다. 한겨울의 고요한 잔물결들이 붕어섬 허리와 옆구리쯤에서 살짝 부딪치며 찰방거렸을 것이다. 그 반동으로 붕어섬은 또 한 번 물결을 밀어내고 있었다. 파문은 파동으로 번져 마음에 일렁였다. 구불구불한 물길은 붕어섬 꼬리에 부딪혀 물안개를 피어 올리고 있었다. 안개는 보는 사람의 마음속으로 번져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전주 모악산과 기린봉에서 만나는 시간의 풍경모악산 금산사에 들러 들뜬 마음을 잠재운다. 모악산의 품에 살포시 들어앉은 금산사는 그 이름난 역사만큼이나 웅장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사찰이다. 정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경내를 둘러본다. 고즈넉한 고찰의 마당 위를 작은 새 한 마리가 빠르게 선회하다 5층 석탑 탑신의 꼭대기를 한 바퀴 돌아 모악산 자락 빽빽한 숲에 내려앉는다. 범상치 않은 장면 같아서 그 기운을 이어, 미륵전 앞에서 한 해의 무사 안녕을 기원해 본다. 오래되어 희미하게 남은 미륵전 외벽의 관음보살님께 지난해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던 것들에서 벗어나고, 무탈과 안녕을 바라 본다. 모악산 둘레길은 어머니의 치맛자락처럼 푸근하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와 계곡물 흐르는 소리는 외부의 소음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을 다독여 준다.해는 서산으로 기울어 다시 전주 기린봉 동고사로 향한다. 어제의 일출과 오늘의 일몰과 다시 떠오를 내일의 태양을 올려 주고 밀어 주는 곳, 기린봉은 전주에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치명자산에서 떠오르는 해와 동고사에서 찬란히 지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후백제의 꿈과 견훤의 전설이 깃든 기린봉 자락에 오르면, 차오르는 것은 숨이 아니라 벅찬 가슴이다. 풍남동 간납대길을 따라가다 보면 정겹고 오래된 마을이 일렬로 늘어선 낙수정길과 만난다. 길은 가다가 끊어지는 것 같더니 급경사를 올라가니 바로 그곳이 신라 헌강왕 때 도선(道詵)이 창건했다는 아담한 동고사이다. 암자 밑에는 사람들의 새해 소원이 차곡차곡 쌓인 돌탑이 보인다. 한겨울에도 서늘하게 푸른 대숲은 저녁해를 받아 주느라 댓잎 사이로 가늘고 쇠리쇠리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사그락사그락 댓잎끼리 비비는 그 소리에 응답하느라 지구의 자전축이 한 번 더 기운다. 저녁 예불을 방해할세라 조심스럽게 암자의 뒤란으로 올라가서 보니, 저 멀리 모악산이 눈썹 높이에 있다. 발아래는 전주천이 서녘 햇빛에 반사되어 금빛으로 물든다. 동맥처럼 뻗어 흘러가 사람들의 마음을 적신다. 임실 국사봉의 일출에서부터 동고사 미륵상 아래서 일몰을 기다린다. 멀리 서쪽 산맥과 잇닿은 하늘이 복숭앗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새벽 일출 때 보았던 비슷한 기운이 번진다. 하나의 풍경이 두 얼굴의 시간을 동시에 보여 주는 듀얼 타임. 가는 해와 새롭게 떠오르는 해는 잘 가라는 ‘안녕’과 만나서 반갑다는 ‘안녕’의 인사가 동시에 겹친다. 사무치는 마음에 손을 흔들기도 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손을 맞잡기도 한다. 저 반대편에 짝꿍처럼 맞대고 있는 하루의 앞면과 뒷면, 내일 다시 떠오를 해를 그려 본다. 당신과 내가 마주 보고 있는 자리에 이마를 맞대고 있는 일몰의 뒷면을 만져 본다. 글 하기정|시인임실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다. 2010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시집 , 교육·교양서 를 출간했다. 5·18작품문학상, 불꽃문학상, 작가의눈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2020.12.24
#옥정호
#국사봉
가을, 전주에 새바람이 분다
새롭게 단장한 체육 공간에서 운동할 준비 되셨나요?
‘공인 1급’ 수영장으로 새로 태어난 완산수영장더 깔끔하고 편리한 모습으로 시민 곁에 돌아온 시설들도 있다. 먼저 올봄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변신을 준비해 온 완산수영장이 전국체육대회를 마치고,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민들을 맞는다. 일단 건물 외관부터 깔끔해졌고, 이용객들의 편의도 강화했다. 수영을 마친 후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도록 체온조절실과 샤워장, 탈의실도 깔끔하게 고쳤다. ‘수영장’ 본연의 품격도 높아졌다. 특히 ‘물’이 달라졌다. 여과기를 설치하고 이물질 청소도 자주 진행하니 안심하고 수영을 즐겨도 좋다. 또 경영, 다이빙 등 다양한 수영 종목을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풀장을 구성했다. 세계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공인 1급’ 수영장으로 당당히 새로 태어나게 된 것.바깥 날씨와 계절에 따라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야외 체육 공간들도 크게 변신했다. 완산수영장 |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 366-7, 063-239-2580쾌적한 모습으로 돌아온 생활체육공간들솔내생활체육공원 야구장이 보수 공사를 마치고 지난 9월 쾌적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인조잔디를 깔고 배수로를 넓힌 덕에 비가 내려도 큰 걱정 없이 야구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펜스를 교체해 안전도도 높아졌다. 경기 진행에 꼭 필요한 ‘덕아웃’도 두 곳 생겼다. 쏟아지는 비에도 야구 열정을 식힐 수 없어 발을 굴렀던 야구인들에게 ‘전천후’ 야구장이 생긴 셈이다.완산생활체육공원 인공암벽장도 외부에 노출된 특성상 겨울철 이용에 제한이 컸다. 하지만 앞으로는 추위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곱은 손을 호호 불지 않고도 쾌적하게 등반 훈련을 할 수 있는 실내 연습실이 들어섰기 때문. 또 암벽타기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들도 안전하게 연습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암벽장도 달라졌다. 한 발 한 발 오를 때마다 줄을 걸며 등반하는 ‘리드’ 코스만 있었는데, 처음부터 천정에 줄을 걸고 빠르게 정상을 딛는 ‘스피드’ 코스가 새로 생겼다. 더 쾌적해진 체육 시설에서,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다면 전주의 체육 열기는 365일 언제나 뜨거울 것이다. 이처럼 새 단장을 마치고 돌아온 전주의 체육 공간에서 올가을 운동 삼매경에 빠져 보면 어떨까.솔내생활체육공원 | 전주시 덕진구 고내천변로 58, 063-239-2726완산생활체육공원 인공암벽장 | 전주시 완산구 모악산자락길 22, 063-239-2617
2020.11.30
#운동장
#완산수영장
#솔내생활체육공원
#인공암벽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