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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행
스물다섯 스물하나, 전주의 봄을 달리다 ‘자전거 여행’
‘꽃싱이’를 타고 드라마 속 전주를 달리자온라인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editor, 편집자)에게 드라마 속 풍경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출퇴근길에 만나는 동네 풍경보다도 익숙한 그림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소가 내가 사는 ‘전주’의 풍경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것을 알려준 드라마가 최근 tvN에서 인기리에 종영된 다.는 나희도와 백이진의 아름다운 청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등장인물들의 모습에 설레는 사람들도 있고, 1990년대 후반의 시대상에 공감하는 시청자도 있다. 하지만 전주 사람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감상 포인트가 있는데, 바로 드라마의 배경에 자꾸 익숙한 전주의 모습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매번 지나다닐 때는 몰랐는데, 우리 동네의 풍경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단 말이야?나는 이 드라마가 끝난 기념으로 에 등장하는 전주의 촬영지를 여행하기로 했다. 각각의 공간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만 있다면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나의 담대한 포부를 듣고 있던 동료는 나지막이 말했다. “선배, 그곳에 간다고 선배가 백이진이 될 순 없어요.”여행의 시작은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전주향교’다. 전주향교의 입구에서 전주천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전주시 공영자전거 대여소’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전주시 공영자전거 일명 ‘꽃싱이’를 빌려 이동한다는 것이 바로 내가 가진 계획이다. 전주시 공영자전거는 한옥마을 혹은 전주를 가로지르는 천변을 따라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인 이동 수단이다. 심지어 1,000원만 있다면, 하루 동안 이용이 가능하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자전거를 타본 기억이 고전 영화만큼이나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타는 자전거 앞에 막상 긴장이 되었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쓰고 공영자전거 대여소 아래의 천변길로 내려갔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자전거의 바퀴가 굴러갔다. 그러자 잊고 있었던 자전거의 즐거움이 찾아왔다. 희도의 집에서 바라보는 한옥마을 풍경쭉 뻗은 전주천 옆의 길을 따라 신나게 자전거를 타다가 원래의 목적을 잊을 뻔했다.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를 찾아 떠났다. 그곳은 바로 의 주인공 ‘나희도의 집’이다.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주택으로 이곳에서 두 주인공의 만남이 시작되는 상징적인 장소다. 드라마 속에서 주소를 말할 때는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전주에 있었단 말이야?그렇다. 나희도의 집은 한옥마을의 언덕 ‘오목대 길’에 있었다. 자전거를 끌고 언덕을 오르면서부터 드라마 속에 빠진 듯 감상이 찾아왔다. ‘아, 이런 언덕을 오가며 등하교를 했다니, 혹시 주인공이 국가대표 펜싱선수가 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이 언덕이 아닐까?’ 하는 심오한 설정을 말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익숙한 계단과 울타리가 나타났다. 나희도의 집이다. 세트장이 아니라 진짜 똑같이 생긴 집이 있었구나.이곳은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집이 개방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멀찌감치 서서 집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 속 나희도와 백이진의 이야기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고개를 돌렸을 때 일어난다. 언덕 아래에 보이는 한옥마을의 풍경에 감탄이 나온다는 것. 드라마 속 풍경도 보고, 한옥마을 경치까지 감상할 수 있다니 일석이조가 아닌가.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며 자전거를 이끌고 언덕을 내려왔다. 내려오는 언덕길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평화로운 동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사람이 차분해지고 멀리 풍경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느낌이다. 이곳을 걸으며 학교에 다녔을 나희도, 그리고 이곳을 오가며 신문 배달을 했을 백이진 역시 그런 기분이 아니었을까.한벽굴을 따라 청춘의 이야기 속으로‘나희도의 집’이 드라마의 시작이었다면, 담쟁이덩굴이 둘러싸였던 터널 ‘한벽굴(한벽터널)’은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이야기를 갈무리해 주는 장소였다. 터널이라는 공간이 서로 다른 두 공간을 이어 주듯, 드라마 속에서 터널은 새로워지는 관계를 상징하는 장소다. 그러니 드라마를 본 사람들에게 이 터널이 특별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한벽굴은 드라마가 방영되기 이전부터 자전거 여행, 산책길로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한옥마을 근처, 전주천 옆에 있기도 하고, 한벽굴을 지나면 푸르른 나무와 맑은 전주천의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드라마 속의 모습까지 한층 더 매력이 겹쳐졌다. 드라마 속 주인공을 따라 자전거의 페달을 밟았다. 화면이 어두워지듯 주변은 어두워지고, 이내 입구에서 밝아졌다. 그곳에는 드라마 속 자전거를 탄 남자 주인공 백이진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분명 그를 기다렸겠지, 터널에서 등장한 게 나였다는 게 함정이었겠지만. 그래도 그 전까지 즐겼던 아련한 여운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드라마는 끝났지만, 우리의 드라마는 계속된다한벽굴을 지나 바로 가까운 곳에 있는 전주자연생태관에서 목을 축였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드라마 촬영지에 몰입해 있던 내 눈에 새로운 여행의 풍경이 펼쳐졌다.자전거 옆으로 지나가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오손도손 전주자연생태관으로 들어간다. 또 바로 앞에 흐르는 전주천 길을 따라 산책을 하는 시민들의 표정, 그리고 그 뒤에 흐르는 맑은 강까지 모두 그림 속 장면 같았다. 한옥마을이 구석구석을 둘러보면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면, 이곳은 쭉 뻗은 길과 자연의 시원한 풍경으로 얻는 힐링 같은 코스였다.그것이 드라마 속에서 등장한 장소와 시간이 지나가고, 내가 살고 느낄 수 있는 ‘전주’의 여행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나는 전주천을 따라 조금 더 이 길을 여행하기로 했다. 드라마 속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고 페달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전주자연생태관을 지나 전주천을 따라 치명자산 쪽으로 향했다. 바람쐬는길을 따라 근심과 걱정을 씻고 있을 때 마지막 도착지 ‘전주 세계평화의전당’에 도착하게 되었다. 웅장하고 엄숙한 건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마음을 한층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곳에 자리한 전주시 공영자전거 대여소에 꽃싱이를 반납하고 오늘의 여행을 돌아봤다. 취향이 담긴 전주의 자전거 여행을 말이다. 같은 공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의 공간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여행지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드라마나 영화의 감동을 다시 불러오는 공간이 된다. 덕분에 우리가 걷고, 보고, 즐기는 전주 여행의 이미지는 모두 다르고, 다르기에 더욱 아름답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당신의 시선과 취향이 담긴 전주 여행은 어떤 이미지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전주시 공영자전거 ‘꽃싱이’ 사용설명서 전주시는 시민들이 ‘꽃싱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옥마을 인근 4개 대여소(향교, 자연생태관, 평화의전당, 오목대) 외에 삼천·송천·아중·대성·평화 대여소까지 총 9곳의 ‘꽃싱이’ 대여소를 운영한다. 4~5월 중 이용 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용료는 단돈 1,000원이다. 휴대폰 인증 한 번이면 어느 ‘꽃싱이’ 대여소에서나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다. 또, ‘꽃싱이’ 이용자 모두를 위한 ‘공영자전거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사고에도 걱정 없다. 매주 월요일, 명절 당일은 휴무다. 글 김신철 l 에디터‘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는 국내 최고의 음료 미디어 의 에디터다. 마시즘에서 작성한 음료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의 외부 크리에이터, 문화 무크지 등의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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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굴
당신과 더불어
지지 않는 꽃, 한지 꽃을 피우다
한지플로리스트 이미나
한지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낯선데요, 소개 부탁드려요.한지플로리스트는 한지로 꽃을 만드는 공예가예요. ‘플로리스트’가 살아 있는 꽃을 다루는 직업이라면, 한지플로리스트는 종이로 꽃을 탄생시키는 사람인 거죠. 사실 한지공예라고 하면 가구나 소품의 문양을 만드는 일을 흔히들 생각하세요. 저 역시 처음에는 일반적인 한지공예를 배웠는데, 날이 갈수록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어요. 저만의 것을 찾고 싶다는 생각 끝에 시작한 일이 지화(紙花, 종이꽃)공예예요. 꽃을 워낙 좋아하거든요. 지화공예를 하는 선배가 있는 김제까지 2시간 거리를 버스를 갈아타고 오가며 배웠는데요, 꽃 한 송이를 만들어서 돌아오는 길이 그저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생화와는 다른 지화공예의 매력은 무엇인가요?한지는 자연에서 태어난, 살아 있는 종이예요. 자연으로 자연을 표현하니 자연스러운 느낌이 배가 돼요. 유해하지 않은 친환경적인 소재이기에 꽃이라는 자연물에 더없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또, 일반 종이와는 다른 한지 특유의 질감이 은은한 꽃잎의 결을 표현하기에 알맞아요. 한지 꽃을 받아 보신 분들 중 “조화 맞아요? 진짜 꽃 같아요!”라고 반응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한지는 천 년을 간다는 말이 있지요. 꽃을 사면 길어야 1~2주일이면 시드는데, 그에 비해 오래 두고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작가님의 대표적인 지화공예 작품을 소개해 주세요.지화공예를 하다 보니 우리 뿌리인 전통 꽃에 관한 관심이 생겼고,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 왕실에서 잔칫상에 올리던 꽃인 ‘궁중상화’를 알게 되었어요. ‘궁중상화’에 쓰이는 홍도화(복숭아꽃)는 영생과 장수를 나타내어 오래 살길 바라는 바람을 표현하며, 모란은 부귀영화를 상징한다고 해요. 옛 그림을 보면 꽃 주변에 나비와 꽃을 놓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자연을 벗 삼았던 우리 선조들의 멋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지요. 옛 문헌과 그림을 바탕으로 삼고 현대적인 색감을 가미해 저만의 궁중상화를 재현했는데요, 이 작품은 잡지와 드라마에서 촬영 소품으로 쓰이기도 했어요. 특히, 세계적 패션잡지인 한국판 300호 특집 기사에 실리기도 했는데 제 꽃이 더더욱 빛나 보였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를 인정받는 느낌이었어요. 현재 궁중상화의 맥을 이어 오고 계신 분들이 다들 연로하신데요, 제가 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는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전통을 이어 가겠다는 각오로 꾸준히 연구하고 있어요.대표님만의 작업 철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자연만큼 완벽한 존재가 없다고 생각해요. 본래부터 완벽한 것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에 부딪히곤 해요. 그 한계점 안에서 저만의 색감과 색채를 살리려 합니다. 같은 종류의 꽃을 같은 물감으로 만들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꽃이 탄생하기 마련이에요. 제 꽃은 저를 닮아서 따뜻하다는 말을 많이 듣곤 하는데요, 앞으로도 제 꽃을 보는 분들이 따스함과 편안함을 느끼셨으면 해요.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한지공예를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문화축제에 참여하며 지화공예를 알려 왔어요. 10년 차가 된 올해부터는 주기적으로 개인전을 열 계획이에요. 때때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왜 이 일을 하고 있지?’라고 자문하곤 했는데요, 그 답을 조금은 찾은 것 같아요. 저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세계에서 인정한 전통문화유산인 한지로 만든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많은 분이 지화공예의 가치를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우리 꽃 문화로도 한류를 일으킬 날이 오지 않을까요? 지화공예에 관심이 있어도 엄두를 내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먼저 나서서 잘하고 있다는 걸 보여 드리며, 궁극적으로는 다 같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한지플로리스트 이미나학창 시절부터 손재주가 좋아 만들기를 즐기던 이미나 대표는 어린 시절 미술 수업에서 접한 한지공예에 흥미가 생겼다.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뒤 유치원 교사로 근무하던 때, 공방에 다니면서 한지공예를 배웠고, 이윽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2013년도부터 한지공예를 공부했으니 올해 10년 차가 된 베테랑 공예가이다. 손을 의미하는 ‘핸드’와 꿈을 의미하는 ‘드림’을 합쳐, 손으로 꿈을 이루겠다는 뜻을 담은 브랜드 ‘한드림’을 운영하고 있다.
2022.03.24
#한지플로리스트
#지화공예
#궁중상화
#한지공예
물러서지 않는 열정, 전주라는 무대를 장악하다
뮤지컬수컴퍼니 박근영 대표
뮤지컬수컴퍼니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뮤지컬수컴퍼니는 전주를 본거지로 문화예술 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기획부터 제작, 공연까지 총괄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창작이 주된 사업으로 수도권에 밀리지 않는 뮤지컬을 제작해 지역민이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문화예술 저변 확대를 위해 문화 소외 지역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 주며 다양한 직업 체험의 기회를 얻도록 하고 있습니다.뮤지컬수컴퍼니 대표가 되기까지 과정이 무척 궁금합니다.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중 아내와 함께 전주에 여행을 왔다 고즈넉한 풍경과 전통을 지키는 온건함이 좋아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배우를 했던 경험을 살려 뮤지컬수컴퍼니를 창업했고 사회적 기업 인증까지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전주에서 만난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룬 성과입니다. 뮤지컬수컴퍼니는 저만의 기업이 아닌 뮤지컬을 사랑해 주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만들어 낸 기업입니다.창작 뮤지컬을 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뮤지컬 배우가 직업이었지만 저의 오랜 꿈은 창작 뮤지컬 제작이었습니다. 전주에 와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죠. 첫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기 전, 배우들의 현장감을 키우고 뮤지컬수컴퍼니를 알리기 위해 객사, 서부 신시가지로 나가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입장권 판매까지 이어졌으니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죠. 덕분에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두 편의 창작 뮤지컬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2020년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원으로 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무대에 올렸습니다. 객석을 꽉 채운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지역에서 제작한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보았습니다.‘뮤직뮤비’는 정확하게 어떤 장르의 예술인가요?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무대 공연이 무산되었습니다. 배우들은 떠나고 뜨겁던 열정은 식어 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전주시에서 지원하는 ‘사업개발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를 ‘뮤직뮤비’로 제작했습니다.음악, 영화, 영상을 하나에 담은 은 유튜브 업로드 하루 만에 구독자 삼천 명을 넘겼고 영상을 본 사람만 만 명이 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의기소침해 있던 차에 전주시의 지원이 꺼져 가는 희망에 불씨를 댕겨 준 것입니다.‘2021년 이팝예술상’을 수상하셨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전주문화재단이 후원하는 ‘2021년 이팝예술상’은 한 해 예술분야에서 꾸준한 활동과 성과를 낸 예술가에게 주는 상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제가 ‘이팝예술 기획자’ 상을 받았습니다. 기획은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라 생각지 못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다시금 힘을 낼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실 코로나19로 공연은 사라지고 배우들은 생계를 이유로 극단을 떠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아무리 좋은 기획이 있다 한들 배우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제 자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자책으로 힘들었습니다. ‘이팝예술상’을 계기로 다시 발돋움하겠습니다.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저희 뮤지컬수컴퍼니는 여태 그랬듯 본업에 충실해지려 합니다. 더불어 시대에 걸맞은 뮤지컬 웹드라마를 제작해 다양한 채널로 소통을 이어 가려 합니다. 다시 배우들을 모집해 교육하고 무대에 세울 계획도 있습니다. 뮤지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언제든 저희 뮤지컬수컴퍼니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취미반도 모집중이니 한때 배우를 꿈꿨거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은분들은 대환영입니다. 뮤지컬수컴퍼니 대표 박근영 충북 청주 태생으로 대학에서 IT를 전공하다 연기에 뛰어들었다. 뮤지컬 배우인 아내 이주현 씨와 함께 2014년 전주에 내려와 뮤지컬수컴퍼니를 열었다. 뮤지컬수컴퍼니는 지역의 콘텐츠를 살린 뮤지컬을 제작하고, 보유하고 있는 공연 콘텐츠를 음반, 영화업계와 협업을 통해 뮤직무비, 웹드라마 등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202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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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2021 핫한 전주시 유튜브 채널 10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꾸욱
전주시 공식 유튜브 전주성 개설일|2020년 8월 전주시가 운영하는 수많은 유튜브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채널은? 바로 전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인 ‘전주성’입니다. 지난해 ‘전주성’이라는 채널명으로 바꿔 달고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이날치의 를 패러디한 영상은 조회 수가 20만 회를 훌쩍 넘으며 대박을 터트렸답니다. 또한, 전주시 유튜브 담당 공무원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해 제작하는 는 찐전주살이를 만날 수 있는 코너로, 인기몰이 중인데요, 딱딱하고 재미없는 시정 홍보에서 벗어나 정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구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이 밖에 시의 공식 홍보 영상이나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영상도 소개하고 있으니, 지금 바로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꾸욱 누르세요! 전주정원문화박람회 개설일|2020년 3월 하루하루 초록으로 무성해진 도시, 전주를 유튜브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요, 바로 전주정원문화박람회 유튜브랍니다. 이곳에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열린 ‘2021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 당시 행사를 생생한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원 작가인 권춘희·정주현·안계동·최원만 작가들이 전주에 조성한 정원이 소개되어 있고요, 도시 공공정원을 꾸민 작가들이 직접 소개하는 정원 소개 영상도 만날 수 있답니다. 정원과 나무, 식물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식물과 정원문화 특강을 듣고, 호동골·금암분수정원 등 전주 대표 정원에서 예술인들이 펼치는 무대를 아름다운 하모니와 함께 즐겨 보세요! 행복의경제학 국제회의 전주 개설일|2020년 5월 세계화에 맞서는 지역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마련된 국제 포럼인 행복의경제학 국제회의 전주. 7회를 맞은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기후 위기와 지역화’라는 주제로 유튜브 생중계로 열렸는데요, 의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를 비롯한 알프 호른보리 스웨덴 룬드대학 교수 등 4개국 3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답니다. 기후 위기에 맞선 지역먹거리·기후금융·일자리 등에 대한 국내외 석학들의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만나 보세요. 전주독서대전 개설일|2020년 7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에서 해마다 열리는 책 축제. ‘당신의 서재, 전주’라는 주제로 다섯 번째 문을 연 올해 전주독서대전은 코로나19로 인해 온·오프라인 형식으로 더 여유롭게, 더 풍성하게 펼쳐졌는데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꼭 만나고 싶었던 강연을 놓쳤다면 전주독서대전 유튜브를 통해 다시 만나 보세요. 또, 김용택 시인을 비롯한 명사와 시민들이 추천하는 ‘내 인생의 책’ 소개 영상과 안도현 시인 등이 참여한 ‘지역작가와 함께하는 공감 낭독’도 만날 수 있으니, 전주독서대전과 함께 책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비짓 전주 개설일|2020년 9월 ‘전주성’이 ‘전주시’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면, ‘비짓 전주(Visit Jeonju)’는 ‘전주 관광’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유튜브 채널인데요, 이곳에는 전주의 문화와 매력을 직접 체험한 영상, 전주의 아름다운 명소를 배경으로 하는 댄스 영상, 전주 음식 먹방 등 전주 여행을 위한 필수 콘텐츠들이 넘쳐납니다. 혹시 ‘비짓 전주’ 유튜브에 접속했는데 넘쳐나는 영어 표기에 겁먹지는 마세요. 글로벌 관광거점도시를 지향하는 전주가 외국인들에게 전주를 알리기 위해 영어 자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니까요. 지금 바로 ‘비짓 전주’를 방문해 보세요. 가장 트렌디하고, 젊은 감성의 영상으로 전주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조선팝TV 개설일|2020년 12월 여러분, 혹시 그거 아시나요? 소리의 고장 전주가 알고 보면 조선팝의 성지라는 것을! 지난 10월이었죠? 우리 전통의 소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조선팝을 글로벌 공연 콘텐츠로 키우기 위한 ‘2021 전주 조선팝 페스티벌’이 개최되었는데요, 행사에는 공개 모집으로 선발된 신예 국악 뮤지션 20개 팀이 참여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였답니다. 전주 조선팝 페스티벌의 모든 행사는 조선팝TV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었는데요, 혹시 놓쳤더라도 채널에 들어가면 모든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답니다. 이 밖에도 서도밴드, 행락객, 악단광칠 등 실력파 국악 밴드들의 공연 실황들도 준비되어 있으니, 다 같이 조선팝에 빠져 봅시다! 전주문화재야행 개설일|2020년 3월 깊어 가는 가을, 달빛이 머물고 별빛 내리는 어둠이 깔리면 경기전과 전라감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을 만날 수 있는데요, 바로 전주문화재야행입니다. 전주문화재야행은 한국관광공사가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한 전라북도 유일의 축제인데요,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 모든 프로그램이 사전 예약 5분 만에 매진되었을 정도였죠. 하지만 올해 즐기지 못했다고 걱정할 것 없습니다. 왕과의 산책, 좀비실록, 전라감영 야외 방 탈출 등 이름만 들어도 재미있어 보이는 이 행사들을 전주문화재야행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고스란히 영상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답니다. 전주시 라이브 개설일|2020년 11월 가장 가까운 곳의 이야기지만 정말 놓치기 쉬운 전주시의 이야기를 아주 쉽게 만나는 방법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전주시 라이브(LIVE)’ 유튜브 채널에서는 전주시 시정 현장이 지속적으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긴급 기자회견, 비대면 토론, 실내체육관 건축설계 공모 심사 등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은 이슈들을 투명하게 모두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전주시 라이브(LIVE)’로 들어오세요. 야호학교 개설일|2019년 7월 전주형 창의학교인 ‘야호학교’에서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에서도 수준 높은 강연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우리 아들딸들을 어떻게 키울까 고민이 있으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지금 접속하세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 산업혁명과 자녀의 역할, 학부모들의 공감·소통 능력을 높여주기 위한 야호 아카데미 강연, 아이들이 직접 만든 톡톡 튀는 영상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전주시 평생학습관에서 운영하는 ‘평생학습도시 전주’에서도 시민들의 소양을 책임지고 있는 다양한 강연과 행사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는데요, 특히 ‘유쾌한 인문학’이나 ‘역사 기행’ 영상들은 지역의 인문학적 자원을 공부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니 놓치지 마세요. 2021 전주비빔밥축제 개설일|2020년 9월 전주를 대표하는 미식 축제인 전주비빔밥축제. 올해는 전주 시민들의 소울 푸드(Soul Food, 영혼을 보듬어 주는 음식)를 주제로 한 달간 열렸는데요, 한층 젊어진 축제로 관광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끌어냈답니다. 올해 축제들은 전주비빔밥축제를 공식 유튜브에서 모두 다시 볼 수 있는데요, 감각적인 15초 분량의 짧은 영상으로 제작되어 MZ세대(2030세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답니다. 특히, 4회 차로 편성된 웹드라마 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콘텐츠였으니, 잊지 말고 꼭 보세요.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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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아침상에 꽃이 피었습니다
늦잠을 쫓는 조식 맛집
가성비 갑 조식 뷔페, 라마다 전주 호텔검색창에 '라마다 전주'를 치면 '라마다 전주 조식'이 '자동완성'될 정도로 후기가 많은 라마다 전주 호텔의 조식 뷔페. 시내 중심에 있어 위치까지 좋다. 거기다 낮은 건물이 주를 이루는 구도심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뷰 맛집'으로도 손꼽힌다. 뷔페는 호텔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진회색의 대리석과 벽돌이 어우러진 차분한 인테리어, 은은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과 노란빛의 조명까지, 품격 있는 아침 식사를 즐기는 공간으로서도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와인 진열장은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을 돋워 준다. 안쪽으로 깊이 꺾인 구조의 뷔페에는 먹음직스러운 메뉴가 한가득. 제일 먼저 등장하는 건 역시 한식이다. 밥과 국, 밑반찬이 정갈하게 갖춰져 있다. 각종 빵, 스크램블드에그, 베이컨, 소시지 등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스타일은 가장 안쪽에, 그 옆으로는 딤섬과 만두, 당면 잡채, 소불고기 등 '퓨전 아시안 스타일 코너'와 '셀프 코너'가 있다. 스프류, 샐러드류, 시리얼류와 주스는 각 코너 사이사이에, 각종 과일과 커피와 차는 한식 바로 맞은편에 있어 후식을 가지러 올 때의 동선을 최소화했다.현재 조식 뷔페는 코로나로 인해 일요일에만 운영한다. 총 100여 명이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규모라 '거리 두기'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충분히 여유로운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다.운영 l 시간 일요일 7:00~10:00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팔달로 227문의 l 063-711-9000툇마루에 앉아 즐기는 크로플, 부경당70년 된 고택을 매만져 한옥스테이로 문을 연 지 어느새 8년이 지나, 정원의 꽃과 돌멩이들도 이제 제 자리를 단단히 잡았다. 상냥한 미소를 지닌 모녀가 운영하는 '부경당'은 전주시에서 선정한 '예쁜 정원'을 품은 곳이다. 곧 관광 코스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곳에 묵는 이는 일석이조의 행운을 누리는 셈이다.아담한 8개의 객실에는 저마다 조금씩 다른 콘셉트의 툇마루가 딸려 있다. 이 툇마루에 앉아 한 폭의 그림 같은 정원을 바라보며 즐기는 조식으로 꽃잎 모양의 '크로플'과 흑임자죽보다 더 어울리는 건 없을 듯하다. 마치 정원을 쟁반 위에 옮겨 내온 것처럼 활짝 핀 아침상이다.먹는 순서도 있다. 먼저 따뜻한 흑임자죽으로 속을 달래고, 그다음 쫄깃하고 달콤한 와플로 속을 채우고, 끝에는 계절 과일과 주스로 입을 정돈한다. 보기보다 양도 넉넉해 먹고 나면 꽤 배가 불러 온다. 윤기가 흐르는 흑임자죽은 큰 사장님이 정성으로 직접 재배한 흑임자로 만들어 짭조름하면서 더욱 고소하다. 작은 사장님이 틈틈이 직접 만든 그릇들은 모두, 우리처럼, 조금씩 다 다르게 생겼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99-5문의 l 010-5327-8736황손 집에서 먹는 떡국, 승광재'승광재'는 고종 황제의 직계 손자가 거주하는 '황손의 집'이다. 총 4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치 박물관처럼 꾸며진 방은 세월의 흔적이 구석구석 쌓여 건물 자체만으로도 유적의 가치가 있다. 잘 손질된 정원수와 반짝반짝 닦인 장독대, 나지막한 돌담 등 소박하면서도 단정한 바깥 풍경에서도 황손의 기품이 느껴진다. 안주인이 문을 열어 주는 순간부터 귀한 손님 대접이 시작된다. 꽃차에 건과일과 양갱을 곁들인 다과상을 받으며 가을 여행의 향기가 몸속까지 스미는 기분을 즐겨 본다. 낮 동안 다도, 천연 염색,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돼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하루가 모자랄 만큼 할 것이 많다. 무엇보다 여기 하룻밤 묵어 가는 누구든 빈속으로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게 승광재 황손의 신념이다. 새소리로 깨어나는 이른 아침, 묵직한 유기그릇에 곱게 담겨 나오는 떡국은 그러한 마음으로 정성 들여 끓여낸 '요리'이다. 한 숟가락 입에 넣는 순간, 담백한 국물의 깊은 감칠맛에 남은 아침잠이 다 달아난다. 옛것 그대로의 조선 시대 반에는 떡국과 어울리는 호박전, 깻잎, 콩자반, 깍두기, 오이장아찌 등 직접 재배하고 만든 밑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함께 나온다. 그릇이 하나하나 비워져 갈수록 이것이 바로 조선 시대부터 '손'을 대하던 우리 조상의 자세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감사가 밀려온다. 넘침도 모자람도 없이 든든하게 속을 채워 주는 아침 떡국, 그 따뜻한 환대에 마음마저 충만해진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12-6문의 l 063-284-2323마성의 국밥 한 그릇, 왕의지밀긴 잔디밭을 따라 위엄 넘치는 2층 한옥들이 이어지는 '왕의지밀' 한옥 호텔의 왼쪽 끝에 '천실'과 '지실'로 이루어진 '삼태극' 식당이 있다. 일반적인 호텔이었다면 건물 중간층 어딘가에 조식 레스토랑이 있었겠지만, '왕의지밀'은 한옥 호텔이라 객실은 물론 식당까지 독채다. 따스한 아침 햇살에 일광욕을 즐기며 천천히 잔디밭을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식당에 다다른다. 입구에서부터 풍겨 오는 구수한 냄새가 가을 입맛을 한껏 돋운다. 널찍한 식당에는 6인용의 큼지막한 테이블들과 푹신한 의자가 무게감을 드러내며 자리하고 있다.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들 사이가 전부 통유리창이라 어느 자리에 앉아도 가을볕이 넉넉히 든다. 조식 메뉴는 단 두 가지, '콩나물국밥'과 '황태콩나물국밥' 중 단연 인기가 좋은 건 '황태콩나물국밥'이다. 수북한 콩나물 뭉텅이에 식감 좋은 황태와 담백한 두부를 적당히 올리고 달걀 하나 톡 깨 올려 한소끔 끓여낸 뒤, 그 위에 다시 다진 풋고추와 태양초 고춧가루까지 곁들인 모양새가 한 뚝배기만으로도 잔칫상이 따로 없을 정도로 풍성하다. 여기에 새우젓을 약간 넣어 주면 안 마신 술도 깬다는 마성의 황태콩나물국밥이 완성된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김 사이로 숟가락이 오르락내리락, 바쁘다. 한쪽의 셀프 코너에는 빵과 샐러드, 시리얼, 우유, 주스가 마련돼 있어 아이들 아침밥도 걱정 없다. 운영 l 1부 7:30~8:30, 2부 8:30~9:30(투숙객 대상 연중무휴)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춘향로 5218-20문의 l 063-284-1004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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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낮 14시 30분
피서도 하고 영화도 보고
폭염주의보가 일상인 8월, 한낮의 뙤약볕을 피해 시원한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 보며 무더위를 날려 보자. 전주의 영화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올여름 추천 영화는 인도 영화인 다. 8월 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시골 마을의 푸줏간에서 도망친 물소 한 마리가 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마을의 남자들이 물소를 잡기 위해 발 벗고 나서면서 펼쳐지는 추격전을 담았다. 해외 유수 영화제가 초청한 이 영화는 누구에게나 통하는 작품성과 영상미로 올여름 극장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게다가 인도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으니, 올여름 이 영화를 놓치지 말자. 외에도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엄마 '오복'이 성폭행을 당한 후 자신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과정을 담은 , 18세 소녀들의 치기 어린 방황과 자신의 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를 그린 , 어린 딸을 홀로 키우며 빵집을 운영하는 아블라와 일자리와 지낼 곳을 구하는 만삭의 여인 사미아의 연대를 그린 드라마 도 추천한다. 단, 상영 시간은 변경될 수 있으니 극장 방문 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홈페이지에서 상영 시간 확인은 필수!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22, 전주영화제작소 4층 문의 l 063-231-3377(매주 월요일 휴관) 홈페이지 l https://jeonjucinecomplex.kr/
2021.07.22
#전주영화제작소
#추천영화
어쩌다 학교, 어쩌다 놀이터
학생 스스로 배우고 만드는 학교, 야호학교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학교2월 6일 토요일 오후 1시, 이날은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한 야호학교 아이들의 목공 아트 돔 만들기 프로젝트가 있던 날이다. 야호학교의 또 다른 공간인 덕진틔움공간 공사로 3월 정식 운영에 앞서 시범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 아이들은 야호학교 옥상에 설치될 시설물을 직접 옮기고 조립해 프로젝트를 끝마쳤다. 제 키보다 훨씬 높은 시설물에 올라가 성취감을 맛보는 아이들, 자신의 손으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얼굴에 번졌다.야호학교는 그동안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청소년 자치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100명을 모집해 10명씩 한 팀을 만들어 각자 하고 싶은 주제를 정하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 사업계획서도 작성했다. 청소년들의 길라잡이인 ‘틔움활동단’도 청소년들의 활동에 힘을 보탰다. 청소년들은 상·하반기와 방학 중에 모여 청소년 자치 프로젝트와 지역·학교 연계 특화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아이들은 이 시간을 통해 보드게임 제작, 뮤지컬 공연, 국악 버스킹, 전주 탐험, 요리법 개발, 생태종 관찰, 악기와 노래 배우기, 일러스트와 공예 활동 등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해야 할 일’이 아닌 ‘하고 싶은 것’을 할수 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대전에서 야호학교를 찾는 청소년도 있었다.청소년 전용 공간이 생긴 첫해인 올해는 목표를 크게 잡았다. 야호학교는 올해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자치 프로젝트를 운영할 계획이다. 청소년 동아리 프로그램과 방과 후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청소년문화의집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아이들이 앞으로의 삶을 스스로 설계해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전환 교육과정 도입을 준비하고, 틔움단·야미단 등 전주형 교육활동가들을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야호학교 학부모 교육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꾸민 청소년 공간오는 3월 문을 여는 인후동 야호학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청소년이 직접 디자인과 공간 이름 짓기에 참여했다. 또한, 시민자문단의 워크숍을 통해 방향성을 정하고 꾸몄다. 공간의 큰 주제는 청소년을 상징하는 ‘하이틴호의 항해’다. 1층 ‘아라마루’는 ‘레디 포(Ready for) 항해’로 ‘항해의 첫걸음을 준비하고 내디딘다’는 의미가 있다. 항해의 콘셉트답게 배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키가 설치돼 있다. 부드럽게 키를 돌리면 바로 위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가오리가 지느러미를 하나하나 움직인다. 키 뒤로 파도 모양을 연상케 하는 테이블과 카페, 요리실이 있다. 한쪽 벽면에는 표지가 파란 책들이 놓인 책장이 있다. 바로 옆은 접이문(폴딩도어)이 설치돼 있다. 상황에 따라 개폐해 전시, 공연, 강연 등을 할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2층 ‘아트마루’는 ‘창작의 항해’다. 동적인 공간으로 워크룸 1·2, 오픈스페이스, 스터디룸 등이 있고 천장에 정글짐 형태의 시설물도 있다. 워크룸에 있는 목공 테이블과 의자는 야호학교 활동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 목공 활동을 원하는 아이들은 이곳에서 프로젝트를 개설해 활동할 수 있다. 목공 아트 돔 만들기 프로젝트도 2층에서 진행됐다. 3층‘꿈속의 항해’ 콘셉트의 ‘청마루’는 신발을 벗고 따뜻한 바닥에 누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둥근 기둥에 설치한 야호 북에서 책을 꺼내 읽어도 되고, 해먹이나 그물 의자에 누워 가만히 있어도 좋다. 이곳에서는 방과 후 교실도 함께 열린다.영화 관람실도 있어 편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벽면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한지 패널 액자로 꿈을 뜻하는 ‘꿈(DREAM)’과 배, 고래 모양을 꾸몄다. 바다의 물결을 표현한 3층의 커튼도 인상적이다. 빨간 벽과 커다란 고래 조형물이 있는 4층은 ‘세계로 항해’다. 청소년들이 맘껏 춤추고 공연하는 강당과 밴드실이 있고, 공간 한가운데 트램펄린 일명 방방이가 있어 자유롭게 놀거나 쉴 수 있다. 간단한 요리와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바(bar)도 있다.학생들 스스로 책임감을 키우고,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 야호학교. 더 넓고 쾌적한 둥지를 마련한 만큼 많은 청소년들이 따뜻한 성장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주길 바란다.야호학교주소 | 전주시 덕진구 진버들5길 15-1문의 | 063-281-6582
2021.02.23
#학교 밖 배움터
#청소년 복합문화공간
#창의교육
#야호학교
고맙습니다, 우리 곁의 전주 사람
고마워요, 전주의 천사 바이러스
21년째 변함없는 천사의 날갯짓,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무려 21년, 세상의 풍경도 사람의 겉모습도 몰라보게 달라질 시간. 한 사람이 베풀어 온 변함없는 선행이, 꺼지지 않는 빛이 되어 전주의 겨울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2000년부터 매해 겨울마다 거액을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를 빛낸 자랑거리이자 모든 시민의 본보기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해마다 12월 크리스마스 전후로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기부금이 든 상자의 위치를 알려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당부의 말을 건네는 익명의 시민. 지금껏 그가 전달한 성금의 누적액은 총 7억 3,863만 3,150원이다. 2019년 도난 소동에도 지난해 코로나19 재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선행을 실천해 온 결과이기에 더욱 귀하고 값지다. 기부금은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 내의 저소득 가구와 홀로 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조손 가정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쓰였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려 전주시는 노송동을 '천사마을'이라고 칭하게 되었고,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우기도 했다. 또한, 노송동 일대에 '천사의 길'이 조성되고 '천사의 날개' 벽화가 세워진 데 이어, 노송동 주민들은 그의 뜻을 본받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하는 중이다. 특히, 전주 시내의 다른 주민센터에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돈이나 쌀을 놓고 가는 사례가 늘어 가는 기부문화를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 사람의 날갯짓이 전주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다. 6년째 '엄마의 밥상'을 배달하는 사람들, 전북외식산업 강철·이문화 부부 매일 아침 배달된 따끈따끈한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니나 식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 '엄마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기 때문이다. 도시락에 가득한 진심 어린 고민과 온기 어린 손길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덮혀 주고 있다. 꼬박 6년, 햇수로 7년째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을 차려 내는 중인 이문화 영양사.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새벽일로 인해 일상이 뒤바뀔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문화 영양사의 마음을 돌린 건 다름 아닌 남편의 한마디였다. 이문화 영양사와 함께 '엄마의 밥상' 일을 도맡아 온 전북외식산업 강철 대표에게도 어린 시절 배곯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지금 세상에 밥 굶는 아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말이 이문화 영양사의 마음에 가닿았다. 처음엔 1년만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아이들과 정이 깊이 들다 보니 어느덧 6년이 훌쩍 흘렀다. 새벽 1시, 모두 한참 깊은 잠을 자고 있을 시간 출근해서 밥을 짓기 시작한다. 200가구 300여 명의 아이들에게 7시까지 도시락을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밥과 국, 세 가지 반찬까지, 영양과 맛을 고루 갖춘 도시락이 완성되면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집으로 출발한다. '엄마의 밥상' 도시락 탓에 여가와 휴식이 있는 저녁은 사라진 지 오래. 그런데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까닭은 무얼까? “6년 동안 4백여 통이 넘는 손편지를 받았어요. 일어나기 싫어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편지들이 생각나 결국은 이불을 박차고 일터로 나오게 됩니다. '엄마의 밥상' 가족들의 편지가 큰 힘이 되는 것이지요.” 편지를 읽으며 교감을 나누는 사이, 알게 모르게 정이 두터워진 것이다. 도시락뿐 아니라, 생일 케이크와 명절 선물을 챙기며 특별한 날을 함께하기도 한다. 그러니 마음으로 맺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며 학교급식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날이 많았던 지난해에는 '엄마의 밥상' 도시락이 큰 몫을 톡톡히 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급식 지원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이문화 영양사는 “나의 건강이 곧 아이들의 건강”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키우는 일은, 곧 미래를 살찌우는 일이기도 할 테다. 그의 바람처럼, 전주 시민들과 다 같이 차리는 따뜻한 밥상이 아이들의 빈속을 든든히 채우기를 희망한다. 장애수당 모아 12년째 기부한 김규정·홍윤주 부부 중증장애를 지닌 김규정·홍윤주 부부의 선행은 2009년 그토록 기다리던 임신 소식과 함께 시작되었다. 연이은 임신 실패로 좌절하고 있던 부부에게, 어느 날 축복처럼 첫째 하람이가 찾아왔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5만 원권 한 장을 들고 사랑의 열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찾아갔어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이래로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부는 묵묵히 기부를 이어 왔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으로 받은 생활비 중 일부를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준 것이다. 오랫동안 이웃의 독거노인 어르신에게 월동난방비 명목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다가 최근에는 난치병을 앓는 어린아이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실제로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 아이를 딸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제 생이 끝날 때까지는 아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12세와 8세, 한참 성장기인 두 아이에게 들어갈 돈을 조금씩 쪼개서 이웃을 위해 쓰는 중이기에, 때로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나누는 삶을 꾸준히 실천하는 동력은 무얼까? 김규정 씨는 그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감'이라고 말한다. 삶에 감사하는 자세를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릴 적부터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도, 자연스레 고사리손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할머니나 이웃 어르신들에게 용돈을 받으면,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돼지 저금통에 넣는다.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인 아이들이 알아서 저금하는 모습이 그저 대견하다. 부부는 2021년에도 꾸준히 기부를 이어 갈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한참 어려운 시기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한 푼, 두 푼 아껴서 이웃을 위해 마음을 내줄 생각이다. 또한, 도움을 주고 있는 아이가 크고 작은 일을 겪을 때마다, 도와줄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거라고. 이 부부가 지닌 따뜻한 마음씨가, 얼어붙은 전주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영화 , 개봉했어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가 올해 1월 6일 개봉했다. 를 연출한 김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성일·이영아·전무송·문숙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실화 못지않은 감동적인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따스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매해 연말이면 기부 상자를 전달하고 홀연히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 그에 대한 소문을 들은 작가 지훈이 노송동을 찾아오며 우여곡절 드라마가 시작된다. 작가 지훈 역은 배우 박성일이, 고물상을 운영하는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 역은 배우 이영아가 맡았다. 특히 배우 이영아는 영화 촬영 후에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천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송동 사람들의 소통과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1월 20일부터 IPTV 3사(KT올레TV,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서 유료 VOD(주문형 비디오)로 만날 수 있다.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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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책이다-이렇게 읽는다
<전주다움> 추천 책, 휴가 때 챙겨 가세요
반가운 지역 작가들의 신간 손바닥에 시를 쥐어 봐유강희 창비│2018새로운 시 형식을 탐구해 온 작가가 손바닥 안에 쓸 수 있을 만큼 간결한 100편의 동시를 써 냈다. 기발한 상상력과 자연의 다양한 풍경이 담겨 있는 동시집. 연령을 불문하고 읽는 즐거움이 쏠쏠할 것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정혜윤 창비│2018라디오 PD로 일하며 끊임없이 책을 써오고 있는 정혜윤 작가가 ‘책에서 배우는 삶의 기술’이라는 부제로 사랑과 우정, 살아가는 법 등을 풀어냈다. 삶이 힘들고 무의미해질 때 책 속에서 ‘뜻밖의 좋은 일’을 발견해 보자. 시는 살아내는 일 김형미 푸른사상│2018‘시는 쓰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일’이라고 말하는 김형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가 그동안 살아낸 삶이 궁금해진다. 딱 하나만 용서하고, 딱 하나만 사랑하는 세상이면 충분하다는 시인의 시편 곳곳에 비움의 미학이 담겨 있다. 원로 작가의 첫 동시집김남곤 신아출판사│2018여든한 살의 노시인이 2년 동안 쓴 67편의 동시로 첫 시집을 냈다. 손자, 손녀에게서 얻은 교훈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써 내려간 동시들. 살포시 피어나는 웃음과 함께 독자의 동심도 살아날 것이다. 시내버스가 늦게 오는 이유 허혁 수오서재│2018늦깎이 버스기사로 전주에서 5년째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허혁 기사. 하루 18시간씩 운전을 하며 발견한 일들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고, 그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모였다. 거침없고 솔직한 버스기사의 일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이제 막 나왔어요, 기대되는 신간 마음을 비우면 단단해진다김금희 창비│20182017년 봄부터 겨울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하며 문단의 호평과 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김금희 작가의 글이 첫 장편소설로 출간됐다. 마음을 공부하며 스스로 단단해져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싶은 곳유현준 을유문화사│2018내가 살고 싶은 곳은 어떤 곳일까? 도시 디자인과 삶의 연관성을 연구해 온 유현준 교수가 도시에 필요한 것은 ‘점’이 아닌 ‘선’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미숙했던 지난날 나를 위한 위로최은영 문학동네│2018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10만부를 돌파하며 주목받았던 최은영 작가가 2년 만에 새 소설집을 냈다. 미숙했던 과거의 자신을 위해 쓴 작품으로, 서로 사랑하지는 못해도, 잔인해지지는 않았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다. 따라 쓰기 좋은 필사 책도 있어요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김용택 예담│2015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화제가 된 책으로 김용택 시인이 권하는 따라 쓰기 좋은 시들을 엄선해서 묶었다. 김소월, 이육사, 윤동주 등 친근한 국내 작가뿐만 아니라 외국 작가들의 시도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마음 필사박혜란 토트│2015여성학자이자 육아 전문가인 저자가 엄마들을 향해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책이다. 칠순이 넘은 저자가 깨달은 행복한 육아법을 한 자 한 자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이에 대한 걱정이 믿음으로 바뀐다. 법정 스님이 남긴 소박한 지혜법정 샘터│2017법정 스님이 남긴 말씀과 아껴 읽었던 불교 명언을 담은 책. “그래, 자네는 어떻게 밥해 먹고 사나?” 밥 먹고 살기 벅찬 사람들, 밥때도 놓치는 사람들에게 스님의 말씀을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2020.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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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주에 새바람이 분다
새 집 새 가족이 생겼어요, 전주동물원
동물원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얼마 전, 대전의 동물원을 탈출한 퓨마 사살 소식이 뭇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후 한동안 SNS에서는 동물원 존폐 논쟁이 뜨거웠다. 동물원 폐쇄를 주장하는 국민 청원운동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동물을 가둬두고 구경하는 오락시설’이라는 과거의 동물원 개념을 떠올려서 그렇다. 전주는 2014년부터 동물원의 변화를 통해 이러한 논란의 해결책을 마련해왔다. ‘사람과 동물이 모두 행복한 생태동물원’이 바로 그것. 가장 먼저 쇠창살과 시멘트로 지어진 옛 사육장들이 생태 사육장으로 탈바꿈했다. 사자·호랑이사가 수풀 우거진 생태 우리로 변신했고, 물새장의 경우 먹이를 직접 새들이 채집할 수 있도록 연못을 만들고 수목을 심어 ‘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또 늑대사는 자연석과 여러 수목을 심어 은신처와 뛰어놀 공간을 마련했다. 그저 공간만 넓힌 것이 아니라, 원래 서식하는 자연 환경과 최대한 비슷한 여건을 누릴 수 있도록 세심한 설계를 통해 개선을 진행해 왔다. 삭막한 콘크리트에 갇혀 풀 죽은 동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자연 속 동물들을 만날 수 있어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넓고 쾌적해진 새 곰사, 동물원에 새식구 수달 전주동물원 관람객의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동물이 바로 10여 마리의 곰이다. 듬직한 외모와 위엄 있는 울음소리로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때문에 곰사 환경 개선에 대한 관람객들의 요구가 많았다. 전주동물원은 좁은 우리를 대대적으로 넓히는 공사를 10월 초 마무리하면서, 확 달라진 풍경으로 시민들을 맞이하게 됐다. 옛 곰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시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대변신’이 아닐 수 없다. 기존보다 10배나 공간이 넓어졌고, 단단한 시멘트 바닥은 부드러운 흙바닥으로 바뀌었다. 또 곰이 놀 수 있는 나무 놀이대를 짓는가 하면, 연못도 세 곳을 만들어 여름철에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뜻깊은 변화는 10여 마리의 곰들이 관람객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 이전 곰사는 은신 공간이 따로 없었던 탓에 철창을 사이로 언제나 사람을 마주 보아야 했다. 그러나 새 곰사는 관람객은 곰을 볼 수 있지만 곰들은 사람을 볼 수 없도록 공간을 구성해 곰들의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게 됐다. 이곳을 보금자리로 삼은 총 열 마리 곰들은 한 달간 방사 훈련을 거친 뒤 11월 중으로 이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전주천에 돌아온 반가운 손님, 수달도 전주동물원의 새식구로 합류했다.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수달이 전주천에서 여러 번 목격되면서 그동안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는데, 이제는 전주동물원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방사되지 않고 사육사들의 돌봄을 받고 있는데, 적응 훈련을 거쳐 조만간 시민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또 전주동물원은 전주동물원의 새 얼굴로 수달 캐릭터를 개발했다. 앞으로도 전주동물원의 변신은 계속된다. 2019년에는 시베리아호랑이와 원숭이가 새 집을 얻는다. 또 과나코, 라마 등 초식동물들을 위한 전용 사육장인 ‘초식동물의 숲’도 들어선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 전주동물원은 지금 그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다. 가을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지금, 한결 여유로워진 동물들과 만나고 싶다면 이 가을이 가기 전 전주동물원에 들러 보는 것이 어떨까.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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