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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자유롭게 꿈꾸고 뜨겁게 예술하라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한 화가 이주리
화가 이주리 이주리 작가는원광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인간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사람', '몸' 그림으로 형상화해 주목받았다. 199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22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수많은 기획전과 해외 아트페어에도 참가했다. 전북도립미술관 전북 청년 2015 선정 작가를 비롯해 해외 전시지원 선정 작가, 전북위상작가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16년 만에 부활한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소감이 어떠신가요?사실 30년 동안 그림을 그려 오면서 조금 지쳐 있었거든요. 전북청년미술상은 그런 제게 힘내라는 응원처럼 다가왔습니다. 마침 미술상 참가 나이 제한도 만 49세까지더라고요. 그래서 50을 맞이해 청년 시절의 삶과 과정을 되짚어 보는 의미로 도전하게 되었어요. 영광스럽게 상을 타게 되었고, 다시 힘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이번 수상이 저 혼자만의 영광에 그치지 않고 젊은 작가들을 위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뒤엉켜 있는 인간 군상이나 뒷모습을 주로 그리시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왜 작품 속 인물들이 정면을 보지 않느냐는 건데요. 언젠가 저를 만나고 돌아가는 친구의 뒷모습에서 감출 수 없는 표정과 감정이 느껴졌어요. 뒷모습은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었죠. 그걸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사람을 특정 짓는 머리카락, 옷가지 등을 빼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롯이 사람 본연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예요. 거기에 뒤엉킨 형태로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여기에 그림의 가운데를 비워 놓음으로써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 주고 싶었어요.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 ‘살다’는 어떤 의미인가요?늘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모두 안정적인 삶을 갈망하면서도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는 것일까?’ 하는 질문을 나에게, 세상에 끊임없이 던져 왔어요. 또 당신은 정말 행복한지, 그렇다면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도 묻고 싶었고요. 그런 생각들이 모이다 보니 ‘살다’라는 단어로 귀결되더군요. 그래서 ‘살다’를 주제로 그림을 통해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 주고, 삶에 관한 질문도 던지고자 한 거예요.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은 없으신지요?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이죠. 계획적인 삶을 살 수 없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그때는 그림 그리는 게 마냥 재밌었는데, 직업이 되면서 생각할 게 많아졌어요.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은데 그게 참 어려워요. 하지만 여전히 온전한 자유를 꿈꾸고, 제 그림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작업이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느낍니다. 언젠가 힘들어하던 친구가 제 그림을 보며 큰 위안을 얻었다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늘 제 그림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길 바랐는데, 그 마음이 통한 것 같아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 좀 소개해주세요.11월에 한옥마을 문화공간 ‘플랜 씨(Plan C)’에서 개인전을 열고요, 10월 5일부터 유휴열 미술관에서 전북청년미술상수상 작가 개인전도 잡혀 있습니다. 송도에서 열리는 ‘인천아시아아트쇼’에도 참여하고요. 다른 장르와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 ‘19×19챌린지’에 드로잉 퍼포먼스로 참여했는데 참 재밌었거든요. 요즘 더 신나게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 중입니다.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서 재미난 작업을 만들어 보려 해요. 여러분의 관심이 예술가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지켜봐 주세요. 전북청년미술상 1990년 젊은 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서양화가 유휴열 작가가 만든 상이다. 전북 최초 민간 주도의 미술상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들을 대상으로 청년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출발했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2005년 중단됐다. 지난해 유휴열 작가가 중심이 되어 사단법인 모악재를 설립해 올해 만 16년 만에 부활, 제13회 전북청년미술상 수상자로 이주리 작가를 선정했다.
2021.08.24
#전북청년미술상
#화가
기획 특집
올여름 전주의 하루, 새벽부터 밤까지
새벽부터 밤까지, 여름에 만난 전주의 하루
어김없이 8월이 찾아왔습니다. 8월은 왠지 더위를 잊기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디론가 훌쩍 떠나야 할 것 같은 그런 달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모두의 안전을 위해 거리 두기와 생활 방역이 필요한 때입니다. 대신 올해는 우리의 일상이 펼쳐지는 전주에서 안전하면서도 조금은 특별하게 여름을 보내 보면 어떨까요?여행은 ‘살아 보는 거’라고 합니다. ‘여행이 곧 일상이고 일상이 곧 여행’이라는 얘기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여름 특집호는 멀리 떠나기 부담스러운 시민들에게 특별한 전주의 하루를 제안합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거리 두기를 하며 전주의 하루를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남부시장 도깨비시장에는 힘차게 하루를 여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명상음악으로 주말을 여는 시민들의 이야기와 슬리퍼 신고 동네 산책하듯 자연의 품에서 여유를 즐기는 이웃들의 말소리가 싱그럽게 들려옵니다.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전주의 도서관으로 여행을 떠나고, 휴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브런치로 여유를 느껴 보세요. ‘뜻밖의 미술관’에서 전시도 보고,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색다른 영화도 한 편 보면서 알찬 문화생활을 즐기세요. 숨 가쁜 도시의 리듬을 뒤로하고 시민이지만 여행자처럼 한옥마을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시원한 간식으로 더위를 잊고, 밤에 열리는 공연과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야외 테라스에서 맥주 한잔으로 추억을 쌓는 것도 좋습니다.낯선 곳에서만 여행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익숙한 도시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한다면, 그것도 멋진 여행이 아닐까요?
2021.07.22
#전주여행
#도깨비시장
#도서관여행
#한옥마을
전주의 아침 10시~17시
꽉 찬 하루를 만들어 주는 도서관 여행
책기둥도서관, 시청인가? 도서관인가?도서관 여행은 전주시청에서 시작된다. 전주에 사는 시민이지만 특별한 업무가 아니면 찾아갈 일이 없었던 시청이 도서관으로 변신한 후, 시민들의 쉼터가 되었다. 고개를 뒤로 젖혀야 보이는 2층 높이의 기둥 서가와 벽면을 가득 메운 서가가 시선을 압도한다. 1층을 둘러보면서 도서관에 대한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기가 바쁘게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의자가 되어 주는 계단, 푹신한 바닥 소파까지, 책에 풍덩 빠질 수밖에 없는 도서관이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폴라로이드 촬영을 하고 엽서 꾸미기 이벤트도 하면서 책기둥도서관 여행을 기념해 본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 전주시청 1층 로비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 그림책도 보고 점심도 먹고책기둥도서관을 떠나 도착한 곳은 팔복예술공장 안에 있는 '이팝나무 그림책도서관'이다. 세계적으로 희귀한 그림책을 전시하고 있어 전주에 사는 어린이라면 꼭 한번은 가볼 만한 도서관이다. 현재 팝업북 전시가 한창인데, 작은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는 터널 북을 보기 위해 키를 낮춘다. 팝업북은 다 큰 어른도 매료시키는 매력 있는 책이란 걸 여기 와서 깨닫는다. 도서관 옆 식당에서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자유롭게 관람하거나 작은 정원에서 잠시 쉬어도 좋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 팔복예술공장 내학산숲속시집도서관, 호수를 보며 시도 읽고팔복동에서 출발해 도심을 지나 도착한 전주의 평화동 학산. 빨간 버스에서 내려 5분여를 걸어가다 보면 숲속에 아담한 호수와 초록 세상 한가운데에 작은 도서관이 나온다. 김용택·안도현 시인 등의 친필 사인 책과 문학 전문 출판사의 시집이 서가에 빼곡하다. 입맛 당기는 대로 골라 읽기에 넉넉하다. 학산과 맏내호수의 풍경이 통창으로 투영돼 도서관에 있지만, 자연에 머문 듯하다. 학산에 종종 다니던 시민이라면 도서관 안에서 바라보는 숲 풍경에 새롭게 반할 것이다. 도서관에서 색연필로 자유롭게 그림도 그리고 엽서에 멋진 시구를 적는 필사 체험을 해 본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2가 산 81번지(학산기도원 인근)전주시립도서관 '꽃심', 대한민국 일등 도서관 관람대한민국 공공도서관의 혁신으로 소문난 전주시립도서관. 이곳에 발걸음을 디디면 전주 시민인 것이 행복해진다. 공간마다 콘셉트가 명확하고, 디자인 가구들이 더해진 공간이라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없이도 도서관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곳에서는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는 것이 곧 체험이고, 여행이다. 특히, 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트린 개방형 창의도서관답게 아이들은 책 놀이터에서 창의력을 키우고, 트윈세대(12~16세) 전용공간인 '우주로1216'에서 꿈을 키운다. 숲을 콘셉트로 자료실을 꾸민 '앤(N)의 서재'는 특히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 겹겹이 쌓인 서가가 책 숲을 연상케 한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306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여행자 감성으로 아트북 보기도서관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빨간 컨테이너 2동이 시선을 사로잡는 전주역 앞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이다. 여행자도서관이지만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희귀한 책들이 가득하다. 여행 책,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 그림 등의 아트북이 서가를 빼곡히 채우고 있다. 이곳에서는 첫마중길 엽서 색칠하기, 작가 작품 전시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특히 상자에서 뽑은 두 개의 단어를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는 전주 여행 글감 상자가 인기다.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3가 746, 첫마중길 내 도서관 여행, 이렇게 참여하세요 도서관 여행은 다섯 곳의 도서관을 돌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다양한 체험과 시설을 즐기는 여행이다. 매주 토요일 아침 10명 미만 시민들만 참여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으니 미리미리 '찜'해 두자.기간 l 7. 24.(토)~12. 25.(토) 매주 토요일 10:00~17:00체험비 l 성인 2,000원, 학생과 장애인 1,000원, 7세 이하 무료 (식비와 여행자보험 미포함)신청 l 전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lib.jeonju.go.kr)에서 신청문의 l 전주시립도서관(063-230-1831)
#책기둥도서관
#그림책도서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꽃심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전주의 낮 13시
오후의 선물, 일곱 개의 반짝 상점
식후에는 어슬렁어슬렁 서노송 예술촌 마을 구경에 나서 보자. 오래된 건물들을 하나둘 단장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중인 서노송 예술촌. 예술 전문서점 '물결서사'와 소통협력공간 '성평등전주'에 이어 '뜻밖의 미술관',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이 얼마 전 문을 열었고, 최근에는 일곱 개의 반짝 상점(팝업스토어)도 들어섰다. 전시와 버스킹 공연을 여는 전북여성문화예술인연대의 복합문화공간 '자와(JAWA)', 3D 입체 퍼즐 '풍남문'을 체험·판매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하는 문화밀당의 '밀당가게', 아중리 맘 공동체가 운영하는 쿠킹 스튜디오와 디저트 판매장 'ㅇ다움(이응다움)'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인접한 다른 골목에는 장애 청년들의 자립을 위한 비영리단체 '어쩌다청년'이 운영하는 체험 공방 '구디 로그(GOODIE LOGUE)', 한지공예·가죽공예·냅킨아트 체험과 제품을 판매하는 '새털구름공작소', 폐자재 새활용품을 판매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청년예술단체 노마드의 '제로 디렉션(ZERO DIRECTION)'이 나란히 붙어 있다. 동남아 전통음식 쌀국수와 반미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포담'까지 있어 먹고 즐기기에 딱 좋은 여행길이다. 여행길 스탬프투어도 놓치면 손해. 각 상점에 비치된 스탬프투어 안내문에 7개 공간과 '성평등전주'까지 총 8개 도장을 찍어 완성하면 친환경 대나무 칫솔을 선물로 준다. 반짝 상점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일부 반짝 상점은 야간과 주말에도 문을 연다. '뜻밖의 미술관'에서는 특별한 전시도 만날 수 있다. 7월 20일부터 8월 14일까지 이 열린다. 텃밭이나 정원이 있는 노송동 마을 주민과 전주 청년 예술가들이 협업해 텃밭 작물과 함께 노송동 주민의 삶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전시뿐만 아니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원데이 클래스(일일 특강)도 진행한다.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에서도 전시가 한창이다. 오래된 마을이지만 새로운 마을로 변신한 서노송 예술촌에서 나에게 깜짝 선물을 해 보자.
#서노송예술촌마을
전주의 오후 16시
오늘은 나도 여행자, 인생 사진 찰칵!
전주한옥마을은 여행객뿐만 아니라 전주 시민에게도 훌륭한 여행지이자 놀이터다. 올여름엔 전주에서만 가능한 체험들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전 안에 자리한 어진박물관은 여름방학 특별체험으로 '여름 체험존'을 7월 17일부터 8월 15일까지 매주 주말 오전 10시~오후 5시 기획전시실 지하 1층에서 운영한다. 왕의 초상화인 어진 도안에 자신만의 색깔로 채워 나가는 '어진 컬러링 체험'과 그림을 그려 부채를 완성하는 '나만의 합죽선 만들기', 자개를 조금씩 끊어 한복 모양의 자석에 붙이는 '자개공예 마그네틱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여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로 동시 입장 20명 제한이 있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그럴 땐 당황하지 말고 체험 키트를 구매해 집에서 영상을 보며 즐겨 보자. 한옥마을에 나온 김에 명소에서 인생 사진을 남겨 보자. 전주천 돌다리는 요즘 가장 뜨는 사진 명소 중 하나. 커다란 징검다리와 저 멀리 남천교가 어우러져 멋진 작품이 완성된다. 색다른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한복을 곱게 차려입어도 좋겠다. 올 초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향교길68' 루프톱도 새롭게 주목받는 사진 명소다. 4층 루프톱의 노란색 '천국의 문(moon)'을 열면 하늘이 나온다. 전시도 보고 하늘 문이 열리는 특별한 순간도 기록해 보자. 인근 자만벽화마을에서는 감성 가득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부터 등 영화와 만화 속 주인 공들과 추억여행을 떠나 보자.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경기전 경내), 어진박물관 문의 l 063-231-0090
#특별체험
#향교길
#자면벽화마을
#전주천돌다리
제3회 거버넌스 지방정치 대상 수상
아픔을 넘어 세상 밖으로, 서노송 예술촌 프로젝트
선미촌으로 우리가 들어가자 옛 전주역, 지금의 전주시청 뒤편에 60여 년간 도심 속 그늘과 아픔으로 자리했던 선미촌. 전주시는 2004년 성매매방지 특별법이 제정된 후 수차례 정비를 하려 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이후 10년이 지난 2014년 여성단체, 시민단체, 지역주민, 행정, 학계가 모여 선미촌 민관정비협의회를 꾸리고, 선미촌 정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그리고 인권 유린의 공간에서 인권 존중의 공간으로 선미촌의 기능을 전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방법은 쉽지 않았다. 다른 곳처럼 공권력의 힘으로 강제 철거를 하거나 대규모 민간자본으로 재개발 사업을 하는 쉽고 빠른 길도 있었다. 그러나 전주는 어렵고 느린 길을 택했다. 선미촌 안으로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시청의 본질은 시청이라는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비어 있던 성매매업소를 사들여 전시를 하고, 여성단체와 함께 낮에 선미촌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6년부터 국토부 공모사업으로 도로와 골목길 정비 등을 통해 환경 개선도 시작했다. 2017년에는 선미촌 안에 현장 시청 사무실을 열었고, 성매매 피해자를 돕는 ‘상담과 생계비·직업훈련비·주거비·자립지원금 지원’ 등을 명시한 자활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물론 반발도 컸다. 전국 단위 성매매 조직이 몰려와 집단 시위를 했고, 협박과 민원이 끝없이 이어졌다. ‘자발적 성매매에 왜 공적 자금을 쓰느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소통과 설득으로 결국 2017년 3명, 2018년 9명, 2019년 6명, 2020년 20명이 선미촌을 벗어나 사회로 돌아왔다. 현재 38명의 여성이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 자립지원금을 받고 있다. 2014년 49곳(88명 종사)이던 업소가 2021년에는 4곳(5명 종사)으로 줄었다. 어둡고 음침했던 성매매 거리에서 문화예술 골목으로 탈바꿈한 이곳은 이제 서노송 예술촌으로 불린다. 주민과 예술가들이 만들어 가는 서노송 예술촌전주시는 처음 여성들과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 공간, 인권·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선미촌 내 건물 5개소를 매입했다. 매입 1호점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시티가든, 기억 공간을 조성하고 여성 예술가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선미촌 최초의 전시회였다. 두 번째 매입한 공간은 문화예술인들이 전시와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 ‘뜻밖의 미술관’이 되었고, 세 번째 매입한 공간은 환경부 국가 예산을 확보해 새활용 문화와 산업을 키우기 위한 복합문화시설 전주새활용센터 ‘다시봄’으로 재탄생했다. 또 한 곳은 ‘물결서사’라는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책방이 되었다. 시인, 화가, 성악가, 사진작가 등 지역 청년예술가 7인이 운영하는 물결서사는 북토크, 전시, 공연,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2018년 시가 매입한 다섯 번째 공간인 ‘선미촌 5호점’에서 선미촌 아카이브 전시회가 열렸고, 이후 이 공간은 대한민국 1호 소통 협력공간인 ‘성평등 전주’가 되었다. 성매매 집결지라는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을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380m 도로를 곡선화하고 꽃과 나무도 심었다. 업소밖에 없었던 공간에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 들어서며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이런 선미촌 변화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의 힘이 컸다. 주민들은 2018년 5월 선미촌 문화기획단을 발족하고, 주민들과 함께 동네잔치와 마을 장터를 열었다.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식물을 구매하고, 음식을 맛보고, 청년 작가들의 공예품을 사고 팔면서 마을에 활기와 온기가 채워졌다. 2020년 1월 마을사 박물관인 ‘노송늬우스 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주민과 예술가가 서노송 예술촌 변화의 중심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올해 1월에는 마을관리협동조합 ‘인디’가 설립되었다. 이처럼 선미촌 문화 재생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직접 단체를 만들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재생과 차원을 달리한다. 다시 보고 새로 쓰다서노송 예술촌의 변신은 계속되고 있다. 6호점으로 매입한 서로돌봄플랫폼은 2022년까지 노인 교실, 작은도서관 등 주민 생활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7호점은 예술협업창작지원센터로 조성해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할 것이다. 시민과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팝업스토어(반짝 가게)도 6월에 문을 열었다. 서노송 예술촌 여행길(여성이 행복한 길) 조성을 위한 팝업스토어는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리빙랩 지원사업으로 빈 업소를 임대하여 전시와 판매, 체험 등이 이뤄진다. 동남아 전통음식점, 팝업갤러리, 아트굿즈 판매점 등을 만날 수 있고, 요리 강습과 한지공예체험 등이 가능하다. 문화와 예술, 인권이 꽃피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서서히 문을 열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 선미촌은 민간 자본 개발 방식이 아닌 시민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기능을 전환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고, 2015년 선미촌 민관협의회가 지속발전 공모전 대통령상을 받았고 2019년에는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 도시로 인증 받는 성과도 이뤘다. 2018년 이후 현장시청을 찾아온 기관만 해도 약 125여 개에 이른다.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서노송 예술촌은 이제 ‘다시 보고 새로 쓰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고, ‘인권과 평화’를 담은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2021.06.23
#서노송예술촌
#도시재생
#인권과문화예술의공간으로
함께, 넘다
업소에서 시민 공간으로 재탄생한 예술촌 공간들
문화예술복합공간, 뜻밖의 미술관 복잡한 골목에서 뜻밖에 만날 수 있는 미술관. 이곳은 기존 성매매 업소 건물을 매입해 철거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전시를 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2길 3-6 문의 l 063-281-2682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폐자원에 새로운 기능과 가치,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전주시새활용센터 ‘다시봄’. 이곳은 업사이클(Up-cycle, 새활용) 제품 판매장, 업사이클 소재 전시장, 공구를 대여하는 수리도서관, 창업 보육공간과 체험 교육공간으로 꾸며졌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00-5 문의 l 063-231-6600 예술 전문서점, 물결서사 청년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예술 도서 전문서점으로 문학, 음악, 사진, 그림 등 예술 관련 책을 판매한다. 성매매 업소를 예술가들이 직접 리모델링한 서점 곳곳에는 짧은 글귀들이 붙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작은 서점이지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예술가들이 다달이 돌아가며 다양한 문화예술 워크숍도 진행한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2길 9-6 문의 l 010-5143-9398 소통 협력공간 1호점, 성평등 전주 과거 성매매 업소였던 곳을 새로 단장했다. 선미촌의 역사를 담은 상설 기록전시관과 여성 인권 및 성평등 실현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여성협동조합 ‘오늘’이 운영하는 카페와 페미니즘 전문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3길 7 문의 l 063-273-5050 혁신 허브, 전주도시혁신센터 공동체와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 등 지역의 건강한 혁신정책을 실행하는 중간지원조직과 공동체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다. 세미나실, 교육실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모임과 행사 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물왕멀3길 29 문의 l 063-281-9301 업소가 시청으로, 현장 시청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글귀가 인상적인 현장 시청. “시청의 본질은 시청이라는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살아가는 현장에 있다”는 민선 7기 시정 방침이 실현되는 현장이다. 서노송 예술촌팀 공무원들이 이곳에서 상주하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하면서 주변 일대를 예술촌으로 바꿔가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권삼득로 43 문의 l 063-281-5320 마을 역사관, 노송늬우스박물관 마을사 박물관으로 노송동 사람들의 역사와 삶,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다. 현재 1층에는 제로 웨이스트 팝업스토어(쓰레기 없애기를 실천하는 반짝 가게) ‘소우주’가 입점해 있고, 2층에 노송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예술가들의 사진과 작품이 전시돼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권삼득로 43 문의 l 063-281-2680 소통 협력 공간 2호점, 사회혁신전주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두 번째 소통 협력공간 ‘사회혁신 전주’.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협업 활동 공간으로 사회혁신가 입주사무실 등이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09 문의 l 063-273-9669
#시민공간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생활 정책 BEST 10
1. 도서관, 혁신 아이콘 되다전주가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를 차근차근 만들어 가고 있는데요,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은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평화·삼천도서관 등 오래된 시립도서관들은 ‘책놀이터’로 새롭게 바뀌었지요. 학산 숲속, 첫마중길, 팔복예술공장 등에 작지만 알찬 테마별 특화도서관들은 시민들의 관심 속에 새로 문을 열었답니다. 현재 덕진구에 있는 송천·금암·인후도서관들은 책놀이터로 조성하는 중이고, 아중호수도서관 등 세상에서 하나뿐인 특별한 도서관도 만들 계획이니, 신나는 책 놀이터로 놀러 오세요! 2. 놀이터, 신나다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인 전주시는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반성에서 5대 야호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건지산·천잠산 등 숲속에서 뛰놀 수 있는 ‘야호 생태·숲놀이터’, 우주로1216 등 책과 함께 상상력을 키우는 ‘야호 책놀이터’, 예술이 놀이가 되는 팔복예술공장 ‘꿈꾸는 예술터’와 전통놀이 전용 공간 우리놀이터 ‘마루달’, 청소년 무한상상 학교인 야호학교, 건전한 가정을 위한 ‘야호 부모교육’이 그것이지요. 전주시는 앞으로도 꿈과 상상력을 키워줄 야호 프로젝트를 통해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겠습니다. 3. 마을버스, 달리다전주시가 버스 타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대중교통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최초로 어디를 가더라도, 몇 번을 타더라도 걱정 없는 전주 시내버스 정기권을 도입했는데요, 특히, 30일권 4만 원짜리 정기권은 쓰면 쓸수록 혜택이 커 큰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시민이 부르면 바로 온다’는 작고 귀여운 마을버스 ‘바로온’도 도심 외곽을 달리고 있지요? 지난해 11월 전주 외곽 지역과 길이 좁아 시내버스가 다니지 못했던 조촌·여의동, 혁신·만성동 등 6개 방면 20개 노선에 마을버스가 운행되고 있답니다. 이어 올 하반기, 전철·도심·마을버스로 지·간선제 본격 시행할 예정인데요, 지하철처럼 빠르고 편리한 버스, 많이 기대해 주세요! 4. 전라감영, 되살리다조선왕조 오백 년간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했던 관청이자 동학농민혁명 때 전주화약을 맺었던 장소인 전라감영이 지난해 70년 만에 다시 복원되었는데요, 선화당을 비롯해 소실되었던 일곱 채의 건물이 복원되었답니다. 건물 외관은 고증으로 전라감영 원형 그대로를 고스란히 되살렸으며, 내부는 건물별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로 생동감을 불어넣고 미디어파사드로 화려하게 수놓았답니다. 앞으로도 전주시는 전라감영 서편 부지의 임시 정비에 이어 완산경찰서 부지 이전 논의 등을 거쳐 전라감영 완전 복원을 끌어낼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5. 천만 그루, 싹트다민선 7기 전주가 첫 번째 과제로 내세운 ‘천만 그루 정원 도시’는 시민들의 삶 속에 정원을 끌어들여 산업으로 키워내는 일인데요, 전주시는 도도동에 소재 생산에서부터 유통, 산업에 이르기까지 정원 관련 지원 기관과 단체들이 집적된 정원산업 클러스터(cluster, 집적지)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6월 초에는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가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정원사인 ‘초록정원사’를 양성하고, 동네 곳곳에 ‘어울림정원’도 조성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전주시는 백제대로 명주골 사거리부터 꽃밭정이 사거리까지 13km 거리에 ‘도시 바람길숲’을 만들 계획인데요, 도심에 꽃과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을 줄이는 ‘천만 그루 정원 도시’ 사업은 앞으로도 쭈~욱 계속됩니다. 6. 수소 산업, 이끌다대한민국 수소경제를 이끌 국토부 수소 시범도시 사업에 선정된 전주시는 수소 에너지 생산과 운송·활용 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은 2022년까지 3년간 국비 200억 원 등 총 430억 원이 투입됩니다. 먼저, 대한민국 1호 친환경 수소 시내버스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송천동에는 수소충전소가 문을 열었고, 삼천동 충전소를 포함해 네 곳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시는 2022년까지 수소 시내버스 50대와 수소 승용차 800대를 보급하고, 수소저장용기 기술 개발과 한옥마을 수소놀이체험관(홍보관)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7. 관광거점도시, 문을 열다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가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전주시. 전주 전역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행복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전주 독립영화의 집’이 부지 기초조사 중 전주부성 유적이 발굴돼 성곽을 살리는 형태로 설계를 할 예정이고, 충경로를 보행자 친화도로로 만드는 ‘제2 첫마중길’, 남부시장 여행자 광장, 한옥마을 내 웰컴센터 건립도 차근차근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광거점도시 전주’를 대표할 브랜드(BI)도 개발했습니다. 종합경기장과 옛 법원·검찰청사 중심으로 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로파크(법조 명예전당 등) 등이 국가 예산을 확보해 사업을 시작했고, 덕진공원도 연화정을 새로 짓는 등 쾌적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변화를 지켜봐 주세요! 8. 통합돌봄, 함께하다시민의 삶을 따뜻하게 돌보는 전주시가 국가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는데요, 통합돌봄은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시설이 아닌 자신이 살던 집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입니다. 전주 전역에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의료기관, 복지단체와 함께 협력을 통해 건강증진 및 질병 예방에서부터 일반 만성질환자 관리, 중증 만성질환자 관리, 마을주치의 집중관리 등으로 구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이 사업을 관찰한 결과, 마을주치의 제도로 1인당 외래 진료비가 월 1만 7천 원, 입원비가 월 115만 원까지 줄었으며, 통합돌봄 선도사업 추진 후 대상자의 삶의 만족도가 상승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주형 통합돌봄이 전국 복지 현장에서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결과 때문 아닐까요? 9. 돼지카드, 사랑받다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전주사랑상품권’ 일명 돼지카드가 지난해 11월 처음 발행되었는데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최대 10% 적립금, 소득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쏠쏠하게 누릴 수 있어 1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용하는 등 큰 사랑을 얻고 있답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로 위축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고요. 하지만, 전주시는 지난 5월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부득이 월 발행 금액을 30만 원으로 제한했는데, 앞으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돼지카드 사업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10. 장애인 일자리, 늘리다전주시가 장애인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정책을 세심하게 추진해 가고 있답니다. 일자리를 통해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전국 최초 발달장애인 맞춤훈련통합센터를 개소했으며, 장애인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또, ‘생활밀착형(장애인형) 생활SOC 복합화 사업’ 공모에 선정, 장애인들의 건강을 챙기고, 평생학습을 지원해 주며, 일자리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장애인 체육복지센터도 여의동에 들어선답니다. 장애인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예정입니다.
#야호프로젝트
#통합돌봄도시
#수소
전주 음식
무더위 날리는 내공의 맛
시원한 전주 면 요리
아사삭 얼음 육수에 쫄깃 면발, 우천칡냉면 점심시간이면 좁은 골목으로 사람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난다. 아하, 저 골목 안에 틀림없이 맛집이 있겠구나, 감 잡았다면 빙고! 숨은 맛집들이 으레 그렇듯 신발 벗고 들어가는 집이니, 방문 전 발바닥 상태를 먼저 확인해주면 당황할 일이 없을 것이다. 식당 곳곳에 친절하신 여사장님이 직접 그린 그림들이 걸려있다. 어쩐지 감성 충만해진 기분으로 메뉴판을 바라보니 비빔냉면과 물냉면이 고민 말고 둘 다 맛보라고 유혹한다. 기분 좋게 넘어가 준다. 곧 빛깔 좋은 여름 미식이 눈앞에 차려진다. 비빔냉면에서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확 올라와 입맛을 먼저 돋운다. 매콤 새콤한 양념과 쫄깃한 면이 쉴 새 없이 호로록호로록 넘어간다. 물냉면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시원한 맛이 일품, 여기에 튀김만두를 하나씩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시원하게 냉면 한 그릇 먹고 나와 서늘해진 저녁 바람 만끽하며 잘 닦인‘전라감영길’을 슬슬 걸어준다. 아, 지금 동문거리‘전주시민놀이터’에서 사장님의 다른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고 하니 거기까지 산책이 이어진다면 살짝 들러 반가운 인사 한번 건네도 좋겠다.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로 46-4문의 l 063-284-8583운영 시간 l 매일 11:00~21:00, 명절 휴무 단-짠 시원한 사발 메밀국수, 금암소바 여름 면 요리로 메밀국수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줄 서서 먹는 유명 맛집인 ‘금암소바’의 사발 메밀국수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와 얼룩얼룩한 메밀면이 따로따로 제공된다. 물론 받자마자 육수를 면 그릇에 확 붓는 것이 한국 사람답게 먹는 방법! 넉넉한 전주 인심을 가득 담아 한 그릇만 먹어도 든든하다. 약간 심심한 듯하면서도 먹을수록 간이 딱 좋은 메밀국수 국물은 감칠맛이 예술이다. 여기에 겨자를 살짝 뿌려주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일단 메밀면을 한 젓가락 가득 빨아올린 후 단무지 한 입 아작아작 씹고,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 얼른 또 한 젓가락 들어 입 안 가득 오물오물~ 이렇게 단-짠-단-짠을 만끽하다 보면 그 많던 면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한 사발이 뚝딱 비워진다. 반찬이랄 것은 단무지와 김치뿐이지만 이 김치가 또 예사롭지 않다. 고춧가루를 최소한으로 써서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살아있는 잘 익은 김치다. ‘추가 반찬은 셀프’라고 큼지막하게 붙어있으니 눈치 없이 사장님 여기요~ 하고 부르지 말고 마음대로 가져다 먹자.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400-75문의 l 063-278-0945 운영 시간 l 매일 11:00~20:00, 첫째‧셋째 화요일 휴무 새콤달콤 깔끔한 냉국수, 이연국수 노란 옷을 입은 단독 건물이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이연국수’는 전주사람이라면 안 가본 이가 없다는 국수 맛집이다. 꼭 장난감 집처럼 재미있게 생긴 이 건물을, 못 알아보고 지나쳐 근처를 헤매고 다닐 일은 절대 없으리라. 냉국수는 주문하자마자 순식간에 나온다. 오이냉국 같기도 한 맑은 국물을 한 숟갈 떠 입어 넣는 순간 새콤달콤한 맛이 혀를 탁! 치는 듯 입맛이 살아나고, 살얼음 머금은 멸치육수가 너무너무 시원해 더위가 싹 가신다. 거기에다 얇은 소면이 국물을 잘 머금어 간도 좋다. 고명은 오이채와 절인 무채 두 가지로 단출하다. 반찬 역시 김치와 고추, 쌈장 등으로 국수 맛집 반찬의 정석이다. 그런데 이 고추, 엄청 맵다. 매운맛에 약한 사람은 딸꾹질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매일매일 담아 맛있을 만큼 적당히 익혀 내놓는다는 김치는 새콤하게 잘 익어 국수와 궁합이 좋고, 가성비 맛집답게 면은 ‘무제한 리필’되니 배불리 맘껏 먹어도 좋다.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견훤왕궁로 286-3문의 l 063-242-0036운영 시간 l 매일 11:00~일몰까지, 연중무휴 크림 같은 콩물 콩국수, 태평집콩국수 먹는 방법도 지역마다 다른데, 전주에서는 예전부터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었다. 태평집에서는 주인장이 설탕을 뺄 것인지 미리 물어본다. 전주만의 콩국수를 즐겨보고 싶다면 넣어달라고 하고, 입맛에 딱 맞게 먹고 싶다면 빼달라고 얘기해서 일단 진득한 콩물을 맛본 후 기호에 따라 테이블에 마련된 설탕이나 소금을 알아서 넣어 먹으면 된다. 콩이 가지고 있는 단맛과 고소함 덕분에 아무것도 넣지 않고 그냥 먹어도 맛있다. 특히 언제 가도 만석인 ‘태평집’의 콩물은 정말 진국이다. 뻑뻑하게 느껴질 만큼 진득한 콩물이 먹을수록 구수하고 담백하다. 콩물만 별도로 주문할 수도, 포장해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면과 콩물이 만나야 진정한 콩국수만의 콩물이 완성된다는 콩국수 마니아들의 주장이 영 틀린 말은 아니니, 크림 같은 콩물에 흠뻑 적셔진 부드러운 메밀면과 마침내 완벽해진 콩물을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긁어먹는 기쁨을, 웬만하면 놓치지 말기를.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3-6문의 l 063-255-2252운영 시간 l 하절기 매일 11:00~20:00, 동절기 매일 11:00~17:00(월요일 휴무) 생활의 달인이 만드는 냉우동, 고자루 이것이 바로‘생활의 달인’이라는 유명 TV 프로그램에서 우동 달인으로 명패를 받은 ‘면의 고수’가 만든 냉우동이다. 먼저 눈으로 먹어보자. 오동통한 면 뭉텅이에 튀긴 고명이 존재감 있게 올라앉고, 간 무와 생강, 파 등이 살포시 튀김을 꾸며주는 가운데, 짙은 간장색의 육수가 그 주위를 자작하게 감싸고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뽀얀 면이 돋보이는데, ‘고자루’의 우동은 밀가루와 소금물만을 사용해 매일 반죽하고 숙성시키는 건강한 면이다. 이 잘 만든 면을 차갑게 먹으니 식감이 거의 탱탱볼 수준이다. 짭조름한 쯔유에 적신 면과 고소한 튀김, 바삭한 텐카츠(튀김옷 부스러기)까지 각기 다른 맛과 식감이 입안에서 한데 어우러지니 잃어버린 입맛 찾아주는 여름 미식으로 나무랄 데 없다. 주문 즉시 조리에 들어가는 데다 냉우동은 면 삶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하니 너무 배가 고파 성미가 급해지는 때를 피해 가서 면의 명인이 내는 정성 가득한 명품 우동을 느긋하게 음미하기를 추천한다.운영 시간 l 매일 11:00~21:00(휴식 시간 15:30~17:00, 월요일 휴무)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2길 46-12문의 l 010-7525-3688
#냉면
#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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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적 한미동맹으로 인한 안보 및 통일 딜레마 조정과 영향 고찰 _ 성기섭
Ⅰ. 서론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와 지역 현안에서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한미동맹에 중대한 위기를 맞게 할 수도 있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현시점에서 한미동맹에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북한이며 역설적이게도 지금까지 한미동맹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도 북한이다. 한미동맹은 직접적으로는 북한이라는 실제적 위협의 실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존재해 왔고 간접적으로는 한·미·일, 북·중·러 간 동북아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존재해 왔다. 오늘날 한반도에서의 미국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외부요인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당시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중국이었다. 전쟁은 우리가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전협정에서 우리만 빠져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것에 대한 전시작전권 행사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미국이 한다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렇다 보니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시작전권 반환 문제가 한미는 물론이고 동북아지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도 핵심 이슈로 떠오른 전시작전권 반환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중국의 대국화와 일본의 보통 국가화, 아직도 현재 진형형인 북한의 핵 위협,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등 세계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본 논문에서는 한반도에서 현상 유지를 원하는 미국과 현상 변화를 추구하는 한국 간 생길 수밖에 없는 한미동맹의 정책적 갈등, 그리고 정책 조율의 한계성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한미동맹의 조정과 그 영향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Ⅱ. 한미동맹의 정책적 갈등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48년 8월과 9월, 한반도의 남부와 북부에서는 각각 이승만을 수반으로 하는 대한민국과 김일성을 수반으로 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세워졌다. 이후 남북 양측은 서로 자신들이 한반도에 세워진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주장하며 정통성에 대한 다툼으로 이어졌고, 결국 북한의 도발 때문에 민족 최대의 비극으로 기록된 한국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전쟁을 경험하고 난 후 남북 양측은 무력에 의한 남북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깨달음을 가지게 되었지만, 불행히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채 남북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치 중인 정전 상태로 남아 있다. 박태균, 2012, 「갈등하는 동맹, 한미 관계 60년: 잘못 끼운 첫 단추, 이승만-아이젠하워 정부 시기」, 서울: 역사비평사, 17~19면. 냉전 시대 반공 보수 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이승만 정부의 북진 무력 통일론 등 주로 경쟁적 통일정책에 편중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1970년 닉슨독트린 발표로 국제적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반도에도 대결이 아닌 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통일정책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박정희 정부에 이르러 남북 최초의 공동합의문인 7.4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는 등 남북 간 체제 경쟁 속에서도 평화통일정책으로 전환되었고, 1989년, 노태우 정부에 이르러 3단계 평화통일구상을 발표하는 등 마침내 한반도 통일정책이 체계화되었다. 냉전이 종식된 1991년과 1992년 각각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이 체결되었고, 90년대 말부터 진보 정치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한국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 대결이 아닌 화해 협력을 통한 통일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화준, 노미진, 2019, 「대북정책과 한국 정부의 인식」, 『사회과학연구』 제35집 제1호, 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31~35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집권 10년 동안 대북 화해 협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등 남북관계에 가시적인 많은 성과를 가져왔다. 이와 달리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등 보수정치 세력이 집권하던 시기에는 북핵 폐기를 목표로 한 대북 압박 정책을 강하게 시행했으나 구체적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한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의 방향성을 떠나서 이러한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민족국가 통일, 즉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협력, 그리고 나아가 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보수 정부와 진보 정부의 차이는 집권 이념에 따라 생기는 의제의 차이와 한반도통일의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수단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보수 정부인 박정희 정부에서는 6.23선언을 통해 내정불간섭, 상호불가침, 유엔 동시 가입을 주장하며 처음으로 분단의 현실을 인정하고 남북 평화공존을 강조했으며, 노태우 정부 들어서는 7.7선언을 통해 최초로 북한을 적이 아닌 동반자로 규정했고 더 나아가 통일 이전 공존의 과도기인 남북연합 단계를 설정함으로써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인 6.15 남북공동선언문에 “통일을 위한 남한의 연합제안과 북한의 연방제안의 공통점을 인정하고 함께 노력한다”라는 조항을 넣게 되는 기초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한반도통일은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우리의 궁극적 목표이므로 한반도통일에 있어서 보수와 진보의 목표가 다를 수는 없다. 허영, 2019, 「통일을 대비한 국가적 과제」, 『공법연구』 제48집 제2호, 한국공법학회, 88~90면.한국의 한반도 정책은 오랫동안 미국으로부터 간섭과 제약을 받아왔다. 미국은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진영의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유엔의 이름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북한 주도의 무력 통일을 막음으로써 한반도에 한국이라는 대소 대중 반공 전초기지를 만들 수 있었다. 이승만은 1950년 7월 14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19일 만에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에 한국군의 평시작전통제권과 전시작전통제권을 자진해서 이양했다. 이후 1994년 12월 1일 대한민국 국군은 평시작전통제권만을 44년 만에 주한미군으로부터 이양받았으며 전시작전통제권은 여전히 미군이 가지고 있어 한반도에서의 전쟁 수행 여부는 미군이 결정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정욱식, 2020, 「전시작전권 환수는 왜 번번이 무산되어왔나?」, 『황해문화』, 새얼문화재단, 219~221면. 한국 전쟁 이후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미국은 이승만 정부의 북진통일 정책을 지지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한 양국 간 정책 갈등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종식되었다. 이화준, 노미진, 2019, 「대북정책과 한국 정부의 인식」, 『사회과학연구』 제35집 제1호, 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31~32면. 한국전쟁이 끝난 후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공산주의 진영의 교두보가 되어 미국에 의존한 국방 안보를 확보할 수는 있었으나 그 반대급부로 국가의 자율성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양국 관계의 비대칭성은 한미동맹의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 잡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1961년 5월 정권을 잡은 박정희정부는 경제건설이 시급하다는 판단하에 월남전 파병을 약속했고 그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안전 보장과 경제 원조를 약속받을 수 있었다. 이후 1969년 닉슨은 괌에서 대아시아 외교정책인 닉슨독트린을 발표하고, 아시아 각국의 침략에 대하여 이제는 군사적 또는 정치적인 과잉개입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1970년대 초 미소 간 데탕트가 진행되고 미·중 관계도 극적으로 개선되면서 국제적으로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닉슨은 1970년 한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주한미군 7사단 철수를 결정하고 주한미군 감축을 실행했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첫째, 남북 간 긴장 완화의 하나로 1972년 분단 이후 남북 간 최초의 공식 접촉을 하고 양측은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했으며, 둘째, 비밀리에 핵무장을 시도했으며, 셋째,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첫 문호개방을 모색했다. 1972년 남과 북은 최초의 공식 합의 문서인 7.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 통일 3대 원칙을 발표했고 1973년에는 6.23선언을 통해 내정불간섭 상호불가침 유엔동시가입 등을 주장하면서 사실상 분단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남북 평화공존을 강조한 것이다. 중앙일보, 2015.7.8. 「월남서 발 빼려는 닉슨 “5년 뒤엔 주한미군 완전 철수” 통보...박정희 집념 “미군 언제 떠날지 몰라, 우리도 핵무기 가져보자”」, https://news.joins.com/article/18191960 (2021/3/5)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통일정책은 이러한 토대 위에서 추가 보완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1970년대 전반에 걸쳐 미·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정책도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되었다. 포드와 카터 정부 때 미국은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했으나 오히려 한국은 베트남 공산 통일로 인해 국가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 이러한 이유로 1977년 박정희 정부는 자주국방을 민족의 생존권과 자주성을 담보하는 대전제로 꼽았다.심세현, 2017, 「1970년대 자주국방 담론과 정책에 관한 연구」, 『전략연구』 제73호, 한국전략문제연구소, 60~61면. 이 시기 한미동맹 간 기본 갈등은 미국은 한국에 끌려다닐 것을 염려하고 한국은 미국에 버림받을 것을 우려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양국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양국은 한미군사 훈련을 강화했으며, 1971년부터 한미 간 연례 안보협의회의를 개최하고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를 설치해 국제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02, 「한미군사 관계사, 1871~2002」, 서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593~594면. 1990년대 소련 동구 등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고 탈냉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도 남한의 경제력이 성장하고 민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남북 간 체제 경쟁에서 사실상 남한의 승리로 귀결되었다. 북한이 1992년 상호 체제인정과 평화공존을 의미하는 ’불가침과 화해 및 교류 협력에 관한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에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이에 따라 노태우 정부는 더 진취적인 평화통일외교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고 북방정책 추진으로 민족통일을 위한 외교적 자주를 추구할 수 있었다. 남북이 상호 체제를 인정하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한중수교, 한소수교 등이 모두 이때 이루어진 대사건들이다. 김근식, 2008, 「남북관계 60년과 남북대화: 평가와 과제」, 『북한경제리뷰』, 한국개발연구원, 27~28면.이와 같은 체제 경쟁의 승리로 한껏 자신감을 얻은 노태우 정부는 1988년 7.7선언을 통해 북한을 적이 아닌 동반자로 처음 규정했고 1989년 발표한 한민족 공동체 통일방안에서는 남북이 완전히 통일되기 전까지 그 이전 단계로 남북연합의 과도기를 규정하면서 북한과 통일 문제에 대한 논의의 폭을 넓혔으며 1989년부터 시작된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해 1990년엔 남북 교류에 관한 법률과 남북협력기금법을 제정하기도 했다.1993년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어떤 동맹도 민족보다 좋을 수 없다"라며 민족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실제 김영삼 정부의 속내는 흡수통일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므로 이후 북한 당국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더 나아가 김영삼 정부는 1차 북핵 위기 이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접근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냉전 종식 이후 한국의 여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북정책에서 한미 간 이견을 보인 첫 사례가 됐다. 이후 양국은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 문제, 대북 군사 공격 문제, 대북 핵 포기 보상 문제 등에 관해서도 일련의 논쟁을 벌이며 한미 간 정책적 이견을 노출하기 시작했다.21세기 들어 미국에게 한반도 정책의 핵심 이익은 북핵 문제의 해결과 북한 인권 개선이었으며, 이를 위해 부시 정부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고 제재 압박을 계속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김대중 정부 들어 햇볕정책을 추진하면서 남북관계가 기존 적대와 대결국면에서 화해와 협력국면으로 전환되게 된다. 김대중, 노무현을 비롯한 한국의 진보 정부는 평화통일이야말로 민족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 판단하고 북핵 위기와 북미 간의 적대관계가 남북한 간의 화해와 협력을 통한 '사실상의 통일'을 이루는 데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통일부, 2003, 「통일백서」, 서울: 통일부, 26면. 노무현 대통령은 집권 후 자주국방을 강조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및 자주국방 실현을 요구하였고 정욱식, 2020, 「전시작전권 환수는 왜 번번이 무산되어왔나?」, 『황해문화』, 새얼문화재단, 221~224면. 그로 인해 한미동맹은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의 강경일변도인 접근 방법과 대북 압박도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진보 정부와는 달리, 북한의 군사 위협이 갈수록 엄중해지는 상황 속에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한미 전략 동맹 강화로 노선을 바꾸며 두 차례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기했다. 미국과 보수 정부의 대북정책은 비교적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강도 높은 대북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이 붕괴되기를 바랐다.김강녕, 2019, 「문재인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과 한반도 평화증진과제」, 『통일전략』 제19권 제2호, 한국통일전략학회, 20~21면.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대북 인내 정책을 견지하며 이명박 정부의 공격적 대북정책에 대해 지지를 거부했다.정용일, 지은영, 2013, 「전시작전권 반환: 정상적 반환으로 자주국방 실현해야」, 『민족21』, BOOK MAGAZINE 민족21, 98~100면. 박근혜 정권 시절 사드 배치 문제는 한미 양국 핵심 이익에 따른 정책 갈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이다. 미국은 북핵 문제의 신속한 해결보다는 오히려 북핵 문제를 이용해 한국을 글로벌 전략 방어 시스템에 포함시켜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에 활용하려 했고 한국은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등 상호 핵심 이익 간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에게 한반도 정책의 자주성을 높이고 한미동맹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 되었다.김강녕, 2019, 「문재인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과 한반도 평화증진과제」, 『통일전략』 제19권 제2호, 한국통일전략학회, 37~45면.첫째, 북미 적대관계에 따른 남북관계 악화를 피하고자 한국 정부는 자주국방 실현을 목표로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외교정책을 수립할 때도 민족 간 공조와 동맹 간 공조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으며 이러다 보니 남북당사자 해결원칙도 쉬운 일이 아닐 수밖에 없다. 둘째, 한국의 정책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뿐 아니라 남북 간의 교류협력과 통일, 즉 한반도 현상 변화를 포함하고 있으나, 미국 정책의 핵심 목표는 북한 핵 개발로 인한 동북아지역 힘의 균형이 깨지는 것을 저지하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이 중시하는 안보 문제와 한국이 중시하는 통일과 협력 문제 사이에는 큰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고 항상 미국의 안보 중시 정책이 한국의 통일과 협력 중시 정책을 억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셋째,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일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군사적 압박과 대북 제재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녕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렇듯 한미동맹 간 정책 갈등 요소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대북 대응 수단을 다각도로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더 나아가 한·미 한·중 등 다자외교의 틀 속에서 한미동맹의 정책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즉, 미국의 패권 속에 갇히는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한·미 양측의 한반도 정책은 '동맹 딜레마' '북핵 딜레마' '통일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냉전 종식 이후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 틀 내의 불평등한 지위를 개선하고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기 위해 다자주의 외교로 한반도 정책에 대한 주변국의 지지를 얻어내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미 동맹체제 안에서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제약을 타파하려 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와 한반도통일 문제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 최소한 이러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는 한미동맹체제를 더욱 굳건히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북핵 위협 요소와 한국의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치 않고 한미동맹을 벗어나기에는 정치적 리스크와 군사 안보적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러므로 한반도 통일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주노선과 동맹노선을 분리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두 노선을 균형 있게 채택하여 동맹 위주의 자주노선을 택하든 자주적인 동맹노선을 택하든 해야 할 것이다. Ⅲ. 한미동맹 간 정책 조율의 한계한국 입장에서 볼 때, 지금의 한미동맹은 힘의 비대칭성과 불균형이라는 중대한 결함을 가지고 있다.정형희, 김주찬, 2020, 「체계이론을 적용한 한미연합 방위체계 구조변화에 관한 연구」, 『한국 군사』 제8호, 한국 군사 문제연구원, 2~10면. 이로 인해 한반도통일 문제에 미국의 정책적 방향성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반도 정책에서 북핵 딜레마와 통일 딜레마, 동맹 딜레마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중대 과제로 떠올랐다. 남·북·미, 한·미·일, 북·중·러 등 복잡한 관계 구조 속에서 한미동맹의 한반도 정책 딜레마를 피하려면 문재인 정부는 평화와 협력, 통일이라는 3대 목표 사이에 발생하는 현실적 갈등을 조정해 나가야만 한다. 남북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한반도 내 평화가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 내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 화해협력과 한미동맹의 조화, 북미 관계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문재인 정부는 대북 화해 정책 원칙과 정신을 계승하고 남북관계를 자주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2017년 7월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통일부, 2017,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연설문”, https://www.unikorea.go.kr/unikorea/policy/koreapolicy/berlin/?boardId=bbs_0000000000000063&mode=view&cntId=54162&category=&pageIdx=7 (2021/3/1).'을 발표하면서 '남북관계 로드맵 통일부, 2017, “한국의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 https://www.unikorea.go.kr/unikorea/policy/project/task/precisionmap/ (2021/3/1)'을 공개했으며, 그해 11월 발표한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 통일부, 2017,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 서울: 통일부, 11면.'을 통해 ’평화공존과 공동번영 실현, 북핵 문제 해결, 남북관계 지속발전, 새로운 경제공동체 건설'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2018년 4월과 9월, 남북은 잇따라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으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전쟁위험 제거, 교류 협력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문 대통령은 정책 자율성 강화를 위해 임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요구했는데 이는 한국이 추진하는 국방개혁 2.0과 자주국방 강화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은 2007년 2월 국방장관 회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2012년 4월까지 한국에 이양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북핵 미사일 위협을 빌미로 전작권 환수를 미룬 바 있다.한겨레, 2013.7.17, 「박 대통령, 전작권 환수 공약 뒤집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596110.html (2021/3/5) 문재인은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미에서 전작권 환수 문제를 다시 꺼냈으며 여건이 되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이양한다는 미국 정부의 동의를 끌어냈고 지난 5월에 있었던 바이든 정부와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전작권 문제에 대해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였으며 문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목표로 현재 진행 중이다.미국의 시점에서 핵을 가진 북한은 전 세계적 핵확산 위험을 초래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동북아 힘의 균형이 깨질 우려가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 사거리 능력 향상으로 미국 국가안보에 직접적으로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이다. 한국에게도 북핵 폐기는 대북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에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는 한미동맹의 공통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북미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적극적으로 중재했고, 북핵 폐기와 북미 관계 정상화로 북미 갈등의 약화, 남북 협력관계의 강화와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안정을 기대했다. 한국의 중재로 2018년 6월 역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졌으나 이 회담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한 뒤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임을 명확히 했다. 즉, 선 완전한 핵 폐기를 주장하는 미국과 단계적 핵 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장하는 북한 사이에 견해차만 확인하는 수준에서 회담은 끝이 났다.박병철, 2020,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동맹의 딜레마 – 한국의 전략적 선택」, 『통일전략』 제20권 제4호, 한국통일전략학회, 11면.북미회담 결렬 이후, 화해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민족자주통일 실현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제재 상황에서도 남북 간 화해와 협력 기조를 유지해 나가길 원했고, 반면, 미국은 남북 교류와 화해 협력으로 대북 압박 강도가 약해지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에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미 간 견해차를 드러냈다. 결국 한반도 정책에서 안보가 우선이냐, 남북협력이 우선이냐를 둘러싼 한미 간의 갈등과 긴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양측은 이러한 정책 차를 먼저 조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등을 통해 민족자주통일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임기 내 전시작전권 환수 또한 한미동맹 안에서 한국의 자주성을 강화하고 민족자주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또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 개선의 부산물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이며 한반도 문제에서 주인의식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사적 경험에서 알 수 있다"라고 강조했으며, 2018년 9월 평양 방문 중에도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김정은도 "전 세계가 보는 가운데 분단의 고통과 불행한 과거를 딛고 한민족이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라고 화답했다.2018년, 4.27 판문점선언 제1조를 보면 "남북은 민족의 혈맥을 다시 이어 공동번영과 자주통일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은 온 민족의 변함없는 꿈이자 시대적 요구인 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합의이다. 이 중 1항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자주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하였다"라고 강조했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은 민족자주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통일이 될 때까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온 민족의 지향이자 소망 통일부, 2019, 「통일백서」, 서울: 통일부, 55~64면. ”이라고 밝혔다.정책 수단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한미 양국의 견해 차이는 그대로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군사적 타격, 북한 정권 전복 등을 포함한 정책 옵션을 검토한 끝에 ‘최대의 대북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미 핵 협상이 실패할 경우 미국은 무력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라는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경제적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최대한 북한을 압박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17년 광복절 연설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는 미국이 대북 무력 행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는 북미 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 시행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며, 분야별 대북 협력을 지속 추진함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고자 했다.그러나 북미 비핵화 협상 기간 중 한국이 추진하려던 대북정책은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첫째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 유엔사령부가 경의선 철도 공동시찰에 나섰을 뿐 아니라 미 국무부도 남북 도로 철도 연결사업 개시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 해결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둘째는 비무장지대 비행금지구역을 한미 연합훈련구역과 겹치게 설정한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미국이 반발했으며, 셋째는 5·24 대북 제재 해제를 모색하는 한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의 없이 한국은 행동에 나서지 말 것"이라며 한국을 압박했다. 이렇듯 미국이 한국에게 비핵화 속도에 맞춰 남북관계 속도 조절을 요구한 것은 한국이 아닌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결정하겠다는 의미이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한국은 한미동맹의 프레임 안에서 남북관계를 다시 재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핵심 이익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반도통일 또는 그에 준하는 남북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자주국방 실현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Ⅳ. 한미동맹 관계의 조정과 그 영향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정책의 중요한 버팀목이며, 한국의 군사안보와 경제사회 발전뿐만 아니라 한국의 동아시아 외교 정치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전 종식 이후 국내 정치와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한미동맹 관계도 조금씩 느슨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정식, 2007, 「한국의 자주적 대북정책은 가능한가」, 서울: 한울아카데미, 86~88면.. 한미동맹은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남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을 유발시켜서 오히려 한국을 지역 안보의 위기 속으로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추구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 체제를 굳건히 유지하면서도 한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제약을 예방하고 줄이는 방향으로 한미동맹 정책의 큰 틀을 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한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 관계 조정은 크게 두 가지 목표에 집중되어야 한다. 우선 전시작전권을 환수해 군사적으로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여전히 한미 간 미묘한 입장 차가 느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병철, 2020,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동맹의 딜레마 – 한국의 전략적 선택」, 『통일전략』 제20권 제4호, 한국통일전략학회, 13면. 계획에 따르면 전작권 전환 평가는 1단계는 기본 운용 능력, 2단계는 완전 운용 능력, 3단계는 완전 임무 수행 능력 평가 등 세 단계로 이뤄진다. 우리 군은 2019년에 1단계 평가를 마치고 2020년 2단계 평가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계획에 차질을 빚으며 전작권 전환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음으로 안보 문제와 통일문제 상의 갈등, 자주와 동맹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자주국방' 구축을 통해 자율적인 대북 억제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주한미군 대폭 감축이나 철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는 한반도 안보의 진공상태 등에 대한 대비를 미리 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미군 문제는 우리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니며 미국의 필요에 따라 미국의 자국 이익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임을 분명히 알고 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북핵 미사일 문제가 진전될수록 미국의 관심은 핵확산 방지, 동맹국에 대한 핵우산 및 핵확산 억제, 지역의 평화와 안녕 유지에 쏠릴 수밖에 없다.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미국은 자국의 안보적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지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정형희, 김주찬, 2020, 「체계이론을 적용한 한미연합 방위체계 구조변화에 관한 연구」, 『한국 군사』 제8호, 한국 군사 문제연구원, 5~6면. 미국은 한국이 한미 무역에서 얻는 이익이 크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 억제력을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군사비 분담금을 지불해야 하고, 미 군비 투입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략무기 배치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런 정책 논리 아래 트럼프 행정부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문제까지 꺼내 한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2019.11.20., 「에스퍼, ‘미군 감축’ 질문에 “추측 않겠다”... 방위비 연계 가능성」,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2&aid=0002975981 (2021/3/5)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와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연계한 트럼프의 협상 전략에 문재인 대통령은 양보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한미가 한반도 안보 책임 분담에 대한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이 서로 다름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판단된다. 박병철, 2020,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동맹의 딜레마 – 한국의 전략적 선택」, 『통일전략』 제20권 제4호, 한국통일전략학회, 30~31면.한미동맹 조정은 한국 국내정세,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통일 전망뿐 아니라 동북아지역 세력 재편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우선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한미동맹 조정은 한반도 정세의 혼란과 동북아 정세에 심각한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한미동맹과 한반도통일 사이에서 한미 간 의견 차이가 얼마나 완화되고 해결되느냐의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의 진전에 달려 있다고 본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핵 폐기와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견지하고 있는데 이는 한미동맹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한국 정부가 어떤 한반도 정책을 취하든 간에 미국이 핵 폐기 우선 정책을 고수하는 한 한국 정부의 한미동맹에 대한 조정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데는 사실상 한계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비대칭적인 한미동맹을 잘 조정해 낼 때 남북관계 및 한중관계 등 우리의 국가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동북아 평화안정과 지역 공동체의 경제적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Ⅴ. 결론장기적 추세로 볼 때 현재와 같은 비대칭적 한미동맹 체제의 변형과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동맹이 해체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관점에서든 미국의 관점에서든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북한 요소는 물론 중국 요인도 중요하다. 한미 동맹관계가 아무리 조정돼도 한미 양측이 동맹 발전론을 견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이 주한미군의 한반도 철수를 원치 않는다는 것은 향후 동북아지역 정세의 변화와 그에 따른 지정학적 위협을 고려한 판단이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세계 초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한반도통일이 되더라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주한미군 문제는 북미 비핵화 협상이나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의 한미동맹 조정 정책은 자국의 이익과 미국의 패권이 한반도 안보 문제와 통일문제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고려해 조정되어질 것이다.마지막으로 한미동맹의 형성과 발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쳐온 것이 북한이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미동맹이 현재와 같이 비대칭성, 비균형성으로 발전해 온 것도 북한의 위협 때문이었다. 문제는 현재의 비대칭적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통일 실현에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러한 한미동맹 조정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 시도해오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자국 국익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문재인의 남북 화해 협력 프로세스를 견제 또는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방력을 크게 강화하고 자주국방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주적은 당연히 북한으로만 규정되어 있었고 따라서 북한의 도발에 초점을 맞춰 군 전력화가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북한의 위협요인 이외에도 중국의 대국화와 일본의 보통 국가화 등에 따라 가속화되는 동북아 군비경쟁과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대응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이렇듯 동북아 안보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생겼고 북한을 넘어선 잠재적 주변 위협 요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주국방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지난 5월에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이 자주국방으로 가는 하나의 전환점이 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선언이다. 한국군의 미사일 개발에 있어 족쇄로 여겨졌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42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면서 미사일 주권을 온전히 회복하게 된 한국은 사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두 번째로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을 공동선언문에 명시함으로써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한 공감대를 명확하게 재 확인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연합뉴스, 2021.5.22.,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https://www.yna.co.kr/view/AKR20210522035500001 (2021.6.7.)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한미동맹을 상황에 맞게 잘 조정해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도 우리의 능력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랑스런 통일한국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성기섭 (成基燮) 1985. 2. 전주 영생고 졸업1991. 2.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학사)2017. 6. 중국정법대학교 대학원 졸업(석사)2021. 10. 중국정법대학교 대학원 졸업 예정(박사) 그동안 연구를 지도해 주신 중국정법대학교 교수님들 특히 지도교수인 웨이링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感谢一直以来指导研究的中国政法大学老师们,特别是卫灵指导教授) 연구논문김강녕. 2019. “문재인 정부의 대북 통일정책과 한반도 평화증진과제”, 『통일전략』 제19권 제2호, 한국통일전략학회.김근식. 2008. “남북관계 60년과 남북대화: 평가와 과제”, 『북한경제리뷰』, 한국개발연구원.박병철. 2020.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동맹의 딜레마 – 한국의 전략적 선택”, 『통일전략』 제20권 제4호, 한국통일전략학회.심세현. 2017. “1970년대 자주국방 담론과 정책에 관한 연구”, 『전략연구』 제73호, 한국전략 문제연구소.이화준, 노미진. 2019. “대북정책과 한국 정부의 인식.”, 『사회과학연구』 제35집 제1호, 경성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정용일, 지은영. 2013. “전시작전권 반환: 정상적 반환으로 자주국방 실현해야”, 『민족21』, BOOK MAGAZINE 민족21.정욱식. 2020. “전시작전권 환수는 왜 번번이 무산되어왔나?”, 『황해문화』, 새얼문화재단.정형희, 김주찬. 2020. “체계이론을 적용한 한미연합 방위체계 구조변화에 관한 연구”, 『한국 군사』 제8호, 한국 군사 문제연구원.허영. 2019. “통일을 대비한 국가적 과제”, 『공법연구』 제48집 제2호, 한국공법학회. 단행본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2002, 「한미군사 관계사, 1871~2002」, 서울: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박태균, 2012, 「갈등하는 동맹, 한미 관계 60년: 잘못 끼운 첫 단추, 이승만-아이젠하워 정부 시기」, 서울: 역사비평사안정식, 2007, 「한국의 자주적 대북정책은 가능한가」, 서울: 한울아카데미통일부, 2003, 「통일백서」, 서울: 통일부통일부, 2017,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 서울: 통일부통일부, 2019, 「통일백서」, 서울: 통일부 기타자료중앙일보, 2015.7.8. 「월남서 발 빼려는 닉슨 “5년 뒤엔 주한미군 완전 철수” 통보...박정희 집념 “미군 언제 떠날지 몰라, 우리도 핵무기 가져보자”」, https://news.joins.com/article/18191960 (2021/3/5)통일부, 2017, “문재인 대통령, 베를린연설문”, https://www.unikorea.go.kr/unikorea/policy/koreapolicy/berlin/?boardId=bbs_0000000000000063&mode=view&cntId=54162&category=&pageIdx=7 (2021/3/1)통일부, 2017, “한국의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 https://www.unikorea.go.kr/unikorea/policy/project/task/precisionmap/ (2021/3/1)한겨레, 2013.7.17., 「박 대통령, 전작권 환수 공약 뒤집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596110.html (2021/3/5)경향신문, 2019.11.20., 「에스퍼, ‘미군 감축’ 질문에 “추측 않겠다”... 방위비 연계 가능성」,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2&aid=0002975981 (2021/3/10)연합뉴스, 2021.5.22.,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https://www.yna.co.kr/view/AKR20210522035500001 (2021.6.7.)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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