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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전주 견문록

전주 기지제에서 만경강 억새밭, 완주 우석대 W-SKY23 전망대까지

빛깔을 찾아 힐링하는 길

2024.12
작별의 시간이다. 붉은 해가 서편 너머로 인사를 고할 때 스쳐 지나간 한 해의 자질구레한 일들이 단편영화처럼 흘러간다. 지금 저물어 가는 저 마지막 석양도 기억 한편에 아스라이 남게 되겠지. (글. 박월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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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 속에 스며드는, 전주 기지제 수변 산책로 

베틀처럼 생긴 전주 기지제, 데크길을 걷는다. 흰뺨검둥오리가 마름풀 사이에서 바쁘다. 그리고 가족들의 웃음들, 애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 아장아장 걷는 아기들도 모두 지는 해를 마주한다. ‘석양미애’ 커다란 액자 틀 사이에 앉아 석양빛을 기다린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 기다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친구와 함께 나무 벤치에 앉아서 기다린다. 아파트 사이로 노을빛이 스며들어 수면 위로 퍼진다. 아파트 건물 그림자가 물그림자로 대칭되어 기지제(호수) 위로 데칼코마니처럼 떠오른다. 하루 동안 떠 있던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서서히 잠기면 잊힌 상념들이 다시 스친다. 연잎이 갈색으로 꼬부라져 있다. 꼬부라진 연잎들이 따뜻한 노을빛으로 섞였다. 빛은 말라비틀어짐도 감싸 안아 준다. 내 마음속에 노을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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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억새가 빚어내는 에너지, 만경강 억새밭 

만경강 줄기를 따라 억새가 새처럼 날고 있다. 억새는 새가 되어 새만금 방조제까지 날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늘은 파랗다. 맑은 하늘 아래 은빛 억새꽃이 만경강 맑은 물줄기로 흩날리며 은빛 물고기처럼 파닥거린다. 만경강 철교 위에 위치한 비비정 예술열차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끝없이 펼쳐진 만경강 억새길을 걷는다. 억새의 부드러운 감촉과 온화한 색채는 자연이 주는 치유와 회복의 힘을 갖고 있다. 바람과 억새가 만들어 내는 이 풍경 속에서, 나는 에너지를 얻는다. 끝없이 걷고 싶다. 잠시 도심을 벗어나면 볼 수 있는 힐링의 장소들. 우리는 잊고 살고 있다. 나무들의 호흡 소리들, 담쟁 이들의 오그라드는 소리들, 억새꽃들의 화려한 외침들. 우리는 귀를 막고 있다. 이 자연의 소리들을 듣지 못하고 있다. 태양은 억새들의 은빛을 스치고 지나가더니 강렬한 빛으로 소곤거린다. 빛은 마법사인가. 노을빛이 만경강 억새꽃들을 스치고 지나가더니 은빛에서 주황빛으로 황금빛으로, 그리고 컬러로 외친다. 컬러는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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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들판 위로 전하는 색채의 평온함, 우석대 W-SKY23 전망대 

완주 우석대 본부 빌딩의 W-SKY23 전망대에 오르면 완주의 전경이 넓게 펼쳐진다. 봉황이 감싸안아 주는 완주의 산과 주변 지명들(위봉산, 봉실산, 비봉, 봉상, 위봉, 봉림, 봉실, 봉동), 용이 앞으로 나아가는 완주의 강과 주변 지명들(용진, 용암리, 용흥리, 운룡리, 용계원, 와룡리) 을 높은 곳에서 아주 넓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해가 서서히 저물며 붉고 주황빛이 섞인 보랏빛으로 변 하는 하늘은 자연이 주는 색채의 컬러테라피적 효과를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붉은색은 생명력과 열정을 상징하며 내면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색이다. 보랏빛은 내면의 평온과 명상을 돕는 색으로, 이곳에서 마주하는 강렬한 붉은빛과 고요한 보랏빛은 심리적으로 하루의 피로를 덜어내 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햇무리가 아름답다. 타오르는 노을은 넓은 들판을 물들이며 치유와 위안을 안겨 준다. 태양은 파란 가을 하늘과 춤을 추듯 뒤틀려 섞이더니 만경강 위로 떴다. 마치 강물을 따라 바다로 둥둥 떠가듯 물결 따라 출렁인다. 동그랗게 떴다. 동그란 형체는 구름 속에서 흔들거리더니 사라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 눈앞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오늘 하루가 지고 또다시 태양이 떠오르겠지. 그렇게 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것이다. 희망의 미래를. 우리에게 희망이 기다리고 있다. 



알아 두면 재미 100배

이곳도 들러보세요 

총 31km / 차로 약 1시간 1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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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립 콩쥐팥쥐도서관 

지역 특색을 살린 어린이 테마 도서관으로, 차분한 색감의 공간에서 책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어 편안함을 준다. 또 ‘누구나 갤러리’ 공간이 있다. 현재 <무용가 정승준의 나날> 전시가 진행중이다.

완주군 이서면 갈산로 40 / 063-290-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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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오목대는 1380년 태조 이성계가 승전을 자축하는 연회를 열었던 곳이다. 한옥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뜻밖에도 감성 넘치는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로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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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병공원( 자연, 생태공원) 


전주에서 해넘이 명소로 알려진 세병공원은 억새밭과 강변이 어우러져 가을 노을을 감상하기에 좋다. 붉고 따스한 노을빛이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잔디밭에 앉아 석양을 보는 화목한 가족들의 뒷모습이 참 아름답다.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2가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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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 예술열차카페 


만경강을 배경으로 철길 위에 자리한 카페, 노을 속에서 은은한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노을의 따스한 색이 감성을 자극하며 힐링을 선사한다. 자연이 빚어내는 색채와 빛의 치유 효과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다.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길 73-21 / 063-211-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