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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학교 다녀올게요’, 아침이면 부리나케 문밖으로 사라지며 아이들이 던져놓고 가는 말. 오늘 하루도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귀한지 지난 2년 우리는 온몸으로 배웠다. 매서운 추위와 더욱 만연해진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고 기다리던 봄이 찾아왔다. 새봄, 전주의 소중한 일상은 배움으로 시작된다.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다양한 학교가 봄을 맞아 문을 활짝 연다. 청소년이 스스로 하고픈 일을 찾아 익히는 ‘야호학교’는 올해 용감한 도전을 시작한다. ‘내가 누구일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지?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고민하는 17세~19세 청소년들을 위한 일종의 전주형 대안학교인 ‘야호전환학교’를 운영한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어르신들을 위한 ‘전주희망학교’도 새 학기가 되어 다시 문을 활짝 연다. ‘전주희망학교’는 늦깎이 학생들에게 한글 기초 교육부터 간단한 덧셈, 뺄셈, 그리고 알파벳까지 문해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로 올해 22개소에서 배움의 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 문을 연 전주문화재단의 ‘팔복예술대학’은 예술가와 시민 누구나 예술을 누리고 즐기고 배우고 익히는 배움의 장이다. 평소 접하기 힘든 배우, 성악가, 작가 등을 올해로 팔복 명사특강에서 만날 수 있다. 또 25년간 전주 시민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질을 올려준 전주시민대학은 ‘전주시민독서학교’로 새롭게 태어났다. 책을 기반으로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총 27개 과목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기다린다. 이밖에도 중․장년을 위한 50+인생학교, 청년 창업자들을 위한 전북청년창업사관학교, 장인들의 솜씨를 직접 배우는 한국공예장인학교 등 수많은 이름의 학교들이 새봄을 맞아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꽃피는 봄날, 다시 돌아온 귀한 일상을 배움으로 채워보자. 하루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삶을 더 풍요롭게 가꾸어 줄 학교에 가자.
2022.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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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꽃피는 강의실, 팔복예술대학
예술가·시민, 즐기며 배우고 누린다‘팔복예술대학’은 예술가와 시민 누구나 예술을 누리고 즐기고 배우고 익히는 마당을 제공하기 위해 전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과정은 총 네 과목의 정규 강좌와 명사 특강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예술인과 시민 교육과정을 통합해 운영한다. 모든 강좌는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 수업으로 진행된다.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만큼 전문성과 대중성이 공존한다. 먼저 예술인들은 현장 전문가들로부터 문화예술의 융·복합 사례에 대한 이해와 함께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을 효과적으로 브랜딩하고, 자신을 직접 홍보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시민들은 깊이 있는 수업을 통해 아마추어 예술인으로 나아가는 첫발을 내디딘다. 대중음악 평론가의 영화음악 강의는 예술인과 시민 모두 시대를 읽고,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줄 것이다. 지난해 예술인과 시민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은 팔복 명사특강이 올해도 열린다. 평소 접하기 힘든 배우, 성악가, 작가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등 ‘흥미’와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충분한 강연들이 올해도 계속된다.올해는 비대면 시대에 맞춘 온라인 강좌를 늘려 더 많은 이들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팔복예술대학 1기와 2기 교수진과 지역 문화예술인,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교육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노력도 더한다. 모두에게 열린 대학인 팔복예술대학은 전주 시민과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다. 팔복예술대학에 입학하는 수강생들에게 입학 키트(꾸러미), 수료증 발급, 출석률에 따른 수강료 환급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수강 신청은 (재)전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jjcf.or.kr)를 통한 온라인 접수와 현장 접수 모두 가능하다. 그러니 역량을 키우고픈 지역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에 목마른 시민은 팔복예술대학의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전주문화재단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문의 l 063-211-0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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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복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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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여행
바람을 타고 풍경을 싣고, 버스 여행
‘백지 공포증’이라는 게 있다. 백지를 앞에 두면 글을 쓰는 것이 막막하고 두려워져 계속 고민하게 되는 증상인데, 재밌는 건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작가들 역시도 이 백지 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끔 시간 앞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앓게 될 때가 있다. 반짝, 여유가 생겼는데 그 속에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할까 궁리하느라 어떤 것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그럴 때는 무작정 집을 나서 첫발을 떼보는 것도 방법이다. 백지 앞에서 아득하고 막연할 때 우선 떠오르는 거로 첫 문장을 써보라고 많은 작가가 권하는 것처럼. 그저 한 발 떼는 게 답일 때가 있다. 모처럼의 여행, 전주 한옥마을을 슬렁슬렁 걸어서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완주 한옥마을까지 버스 여행을 떠나기 위해.3월의 바람을 타고, 버스를 타고 나에게 전주 한옥마을은 앞마당 같은 곳이다. 한옥마을 근처에서 10년 가까이 살고 있어서 수시로 산책하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눈 감고도 골목 구석구석 그릴 수 있다. 봄이면 산수유 노란빛이 화사한 전주향교 대성전 뜰과 매화향 그윽한 전주동헌 뒷담, 홍매화의 안부가 궁금한 경기전, 그립고 살뜰한 이들의 일터인 최명희문학관과 전주부채문화관….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이집 저집 기웃대며 걷는다. 반가운 이를 만나러 가는 것처럼, 어쩌면 진짜로 곧 만날지도 모르니까.완주 오성 한옥마을로 가려면 전동성당 인근의 전동버스정류장에서 82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여행을 즐기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것도 제각각일 테지만 단출하고 홀가분하게 잠깐 떠났다가 돌아오고 싶을 때는 버스 여행도 꽤 괜찮다. 조금 느리고, 또 그래서 불편한 구석도 있지만, 버스 여행만의 다른 ‘높이’가 있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과 버스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의 모습. 무심히 넘긴 일상의 모습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아파트 사이의 앙증맞은 파란색과 주황색의 지붕들. 건물과 건물 사이 숨겨진 좁고 가파른 계단. ‘선비집’, ‘동쪽가맥’, 눈에 띄는 간판들을 소리 내 읽으면서 버스와 같이 출렁인다. 여행은 익숙함 속에 매몰되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찾아내는 연습인지도 모른다. 3월의 바람을 타고, 덜컹거리는 버스를 타고, 중앙시장, 모래내, 기린네거리, 징검돌 같은 버스정류장을 건너 징검징검 완주로 간다. 풍경을 가득 싣고 달리는 마을버스전주를 벗어나 ‘아래삼거리’, ‘웃삼거리’ 정류장을 지나면 완주 소양에 닿는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소양면 소재지까지는 20여 분 거리. 소양농협 앞 정류장에서 내린 다음, 이곳에서 완주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지난 2월 19일 전주시 버스 노선이 개편되면서 전주에서 완주를 오가는 차편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전주 시내버스를 완주군 각 마을 구석구석까지 운행해서 오성 한옥마을까지 한 번에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읍면 소재지까지만 운행하기 때문에 환승이 필요해졌다. 전주 시내버스가 완주 구석구석 오가며 생기는 비효율성을 보완해 시민들의 편의를 높이려는 개편이니 풍경 속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것으로 버스 여행의 번거로움을 잠시 잊는다. 행여 버스 시간이 터울이 진다고 해도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있을 건 다 있다. 3천 원이면 깔끔한 멸치육수로 맛을 낸 국수를 맛볼 수 있는 국숫집도 있고, 소머리국밥을 파는 집도 있고, 중화요릿집도, 편의점도, 마트도 있다. 군것질거리를 사서 지척에 있는 소양초등학교 운동장을 휘휘 어슬렁거려 보는 것도 좋겠다. 한심할 정도로 한가한 사람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이다. 그게 또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앞멀’과 ‘상망표’를 오가는 ‘소양82-1’번과 ‘소양82-2’번 버스가 오성 한옥마을로 가는 버스. 장난감처럼 작고 귀여운 마을버스에 올라 소양천을 오른쪽 허리춤에 끼고 달리다 보면 둥치 굵은 벚나무들이 터널을 이루는 짧고 강렬한 벚나무길을 지난다. 오성제저수지까지 이어지는 오도천과 나란히 달리는 버스 안에 있으면 어딘가 먼 곳으로, 더 깊은 곳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소양정류장에서 12개의 정류장을 거치면 ‘오성풍류학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내리막길을 몇 발짝 내려디디면 비로소 오성한옥마을이다.한옥과 아름다움 사이의 작은 길들, 오성한옥마을오성 한옥마을은 한옥 20여 채가 모여있는 마을. 평지 위에 자리한 전주 한옥마을과는 다르게 오성 한옥마을은 가파른 언덕길에 마을이 조성돼 있다. 검은 기와지붕 위에서 미끄러지는 햇살, 대숲을 빠져나와 담 밑을 어슬렁거리는 바람과 함께 사이좋게 걷는다. 오성 한옥마을이 가까운 전주를 넘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아원고택과 소양고택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소양고택은 호남 지역에 있던 전통 한옥들을 이축한 것이다. 100년이 넘은 ‘일(一)’자 형태의 안채는 전남 무안에서 옮겨 온 것. 숙소로 활용되는 안채와 낮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카페도 사람들로 북적이는 장소다. 카페 안에서 보든, 야외 테이블에 앉든, 감탄스러운 경치가 펼쳐진다. 소양고택에서 운영하는 북카페 ‘플리커’도 매혹적인 공간. 서가마다 단정하게 놓인 책들, 은은하게 베인 커피 향, 고풍스러운 고가구와 개나리꽃만큼이나 색이 또렷한 기념 상품들이 한데 모여 평화롭고 다붓하다.BTS가 영상과 화보를 찍으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치르게 된 아원고택 자리는 원래 산비탈과 논밭이었다. 250년 된 경남 진주의 고택과 150년 된 전북 정읍의 고택을 옮긴 뒤, 지금의 아름다움을 갖게 되었다. 아원(我園)은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 아원고택에 들기 위해서는 아원갤러리를 통과해야 한다. 현대적인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루어진 이곳에서는 1년에 두세 차례 전시회가 열린다. 건물 바깥으로 난 좁은 계단을 오르면 다른 세상이다. ‘만사 제쳐놓고 쉼을 얻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만휴당 대청에 앉으면 종남산이 가깝다. 오성 한옥마을은 종남산과 서방산, 위봉산과 원등산이 에워싸고 있어 그야말로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만휴당을 비롯해 안채와 사랑채의 마루에 앉으면 보이는 것이 조금씩 달라서 풍경을 머금는 호사로움이 있다. 두고 온 애틋한 이를 떠올리듯 전주 한옥마을의 골목들을 그려본다. 걷기 좋은 평지 위에 실핏줄 같은 골목들이 이어지는 전주 한옥마을에는 경기전, 오목대와 같은 역사유적이 있고, 소원을 이뤄준다는 500년 수령의 당산나무가 산다. 17년간 대하소설을 집필한 집념의 소설가, 최명희 작가의 생가터에는 늦봄부터 늦가을까지 진분홍 꽃 내거는 배롱나무가 길목을 밝힌다. 전주와 완주, 서로 다른 어여쁨이 있는 한옥마을의 골목을 찬찬히 음미해 보는 것도 좋겠다. 두 곳 어디든 한옥마을을 걷다 보면 ‘사이’가 좋아진다. 지붕과 대청마루 사이, 창과 풍경 사이, 토석담과 마당 사이, 집과 자연 사이. 전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이들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보았다. 전주에서 시내버스 타고 완주 가는 길 전주에서 완주 오성한옥마을로 시내버스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이제 810번과 820번을 기억하자. 전주-완주 지간선제 시행에 따라 전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소양면에서 완주군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전주 시내버스는 평화동 종점에서 출발하는 810번 또는 이서 회차지에서 출발하는 820번 버스를 타면 된다. 소양작은도서관 정류장에서 하차해 82-1번 완주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오성풍류학교 정류장에서 내리면 산비탈에 자리한 오성한옥마을의 꼭대기부터 내려오며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글 김정경 l 시인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가 있다. 자칭 ‘산책중독자’. 오래된 골목을 유람하며 채집한 이야기로 시도 쓰고, 산문도 쓰며 살고 있다.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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