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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2019, 새로운 공간 새로운 가치
완전히 새로운 공간, 전주시민기록관과 사회혁신 맛집
전주기록보존소, 전주시민기록관전주시의 역사가 담긴 각종 기록물을 보관해 온 ‘전주정신의 숲’이 새롭게 태어났다. ‘전주시민기록관’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이 기증한 기록물을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옛 보훈회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전주시민기록관 1층에는 보이는 수장고와 시민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 미디어실이 자리한다. 시민들이 기증 기탁한 기록물 총 4,528여 점이 오랜 시간 보존될 수 있도록 항온 항습, 방균, 소방, 방범 등 수장고의 기본 기능을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2층에는 수집 기록물을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보존서고와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이관작업실이 갖춰졌다.리모델링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첩의 공간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를 토대로 그동안 보관해 온 자료를 통합하고, 기증한 이들에 대한 존중을 표하고, 개방적인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새로운 모습의 전주시민기록관은 전주와 관련된 자료들의 인문학적 집대성을 통해 전주 역사와 문화의 지평을 넓히고, 시민의 사람을 기록함으로써 시민 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를 바꾸는 유쾌한 공간, 사회혁신 맛집 10전주는 사회혁신도 맛있게 한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지역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사회혁신 소통 공간을 ‘전주 사회혁신 맛집’으로 선정했다.전주시의 문제를 시민과 함께 토론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꾸며진 전주시장실이 사회혁신 맛집 1호로 뽑혔다. 사회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커먼즈필드’와 성평등 플랫폼인 ‘성평등 전주’도 선정됐다. 이 공간에서는 일상에서 겪는 변화를 꿈꾸는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실험해 보는 100여 개 팀의 리빙랩(생활실험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을 펼치는 공간 꼭두, 공예 작가 아홉 명이 재능을 품앗이하는 착한공작소도 사회혁신 맛집으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동네 서점인 책방 토닥토닥과 청년몰 1호 가게인 카페나비, 오래된 동네 목욕탕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 기린토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마실, 서서학동 주민들이 모여 나눔과 봉사를 펼치는 공간인 소나무공동체 등도 사회혁신을 이끄는 전주 대표 맛집으로 선정됐다.
2020.09.11
#기록
#수장고
#커먼즈필드
#사회혁신
우리가 사랑하는 축제의 계절
세월이 피워 낸 무형유산의 꽃
전주가 만들고 세계가 주목하는전주세계무형유산대상 & 세계슬로포럼전주만의 빛깔로 숙성된 문화와 생활양식은 전주를 이루는 정체성이 되었고, 전주는 가장 한국적인 색채를 고이 간직한 무형유산의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세계인들이 전주의 문화와 역사를 만나기 위해 9월 27일 전주에 모인다. 테러와 전쟁, 난개발로부터 무형유산을 지켜 낸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주가 만든 시상식 ‘제1회 전주세계무형유산대상’이 전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올해 처음 열리는 세계무형유산대상에는 전 세계 36개국 48건의 신청서가 도착, 치열한 참가 경쟁이 벌어졌다. 수상 팀들은 무형유산 보호 활동 사례를 전주 시민들에게 알릴 계획이고, 국내외 시민 단체와 무형문화재・문화재단 관계자 등과 함께 ‘무형유산의 보호와 활용’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전주가 시작한 행사는 또 있다. 제3회 전주세계슬로포럼과 슬로어워드가 그것. ‘2019 국제슬로시티 어워드’에서 최고 대상인 ‘오렌지 달팽이상’을 수상한 전주시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벌써부터 참가 열기가 뜨겁다.올해 전주세계슬로포럼의 주제는 ‘행복과 도시숲(가제)’으로, 도시와 자연의 어우러짐을 통한 ‘삶의 질 개선’을 논의한다. 또 국내외에서 ‘슬로시티’ 운동이 지향하는 바를 실천하는 개인·단체를 슬로어워드로 선정하고 그 의미를 되새긴다. 아울러 포럼 기간 내내 홍보·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국악 공연도 펼친다니 구경거리에도 부족함이 없다. 무형문화 도시 전주에서 만나는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한자리에서 무형문화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전시와 공연, 그리고 관객을 위한 체험까지 한꺼번에 준비한 ‘무형문화 종합선물세트’, 바로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다.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에서는 각 기능 분야 장인들의 합동 공개 행사가 3일간 진행된다. 중정에서는 판소리·농악·남사당놀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인류무형유산 특별기획 공연 ‘조선의 기록, 미래의 기억’이 펼쳐진다. 무형문화재 명인들의 공연도 만날 수 있고, 영화 에서 멋진 곡예를 선보인 권원태 명인의 줄타기 등도 배울 수 있다. 야외공연장과 얼쑤마루 로비 등은 무형문화재를 직접 체험해 보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전통음식 등 다양한 체험도 한가득이다.어울마루에서는 세계무형문화유산포럼과 작은 전시회가 열린다. 무형문화유산이라는 주제로 지역과 국가를 넘어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된다. 또, 누리마루에서는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작품전이 열린다. 특히 짧은 행사 기간으로 아쉬워할 관객을 위해 200여 점 이상의 작품들을 특별히 10월 20일까지 공개한다고 하니, 넉넉한 마음으로 행사장에 들러 보자. 영화의 도시에서 더 특별한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2019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가 기대되는 이유는 ‘영화의 도시’이자 ‘무형유산의 도시’ 전주에서만 열릴 수 있는 특별한 영상 축제이기 때문이다.영상 축제에서는 전통문화와 의상, 생활상은 물론 춤과 음식에 이르기까지, 무형유산 다시 보기를 주제로 하는 영화 20편이 관객들을 찾아온다.개막작 는 이미 토론토와 뉴욕 등지에서 인정받아 영화 마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또한 개막작은 김태용 감독의 영상에 국립국악원의 실시간 연주가 더해져,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또 행사 기간 동안 ‘유튜브 영상 공모전’ 수상작과 ‘단편 애니메이션’, 고전 영화를 상영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작으로는 안종화 감독의 가 뽑혔다. 1934년 탄생한 이 작품은 가장 오래된 한국 영화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변사, 뮤지컬 배우, 악단이 등장해 당시의 상영 방식과 분위기를 재현한다니,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영상 축제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아 보면 어떨까.
2020.09.08
#뮤형유산
#슬로
#문화재
#영화
전주의 꽃심
“꼭두는 단순한 인형이 아닌 시대를 담은 문화유산입니다”
소빈 닥종이 인형 작가가 소개하는 상여 조각상 ‘꼭두’
먼 길 떠나는 망자의 길동무, 꼭두그렇게 처음 접하게 된 꼭두는 왠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시골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상여로 장지까지 모시는 일이 흔했어요. 동네 사람들이 화려하게 장식한 꽃상여에 망자를 태우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로 시작되는 상여 매김 노래를 하며 걷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심지어 대여섯 살 때 6~7㎞ 떨어진 장지까지 상여를 타고 간 적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에 대해 보다 빨리 깨닫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상여에 장식하는 꼭두도 두렵다기보다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왔던 거죠. 꼭두는 그 종류가 다양한데 보통 시종과 광대처럼 사람의 형상과 용과 봉황, 호랑이 같은 동물의 형상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 꼭두는 각각 주어진 역할이 있어요. 길을 안내하는 안내 꼭두, 망자를 나쁜 기운에서 지켜 주는 호위 꼭두, 흥을 돋우고 즐겁게 해 주는 광대 꼭두가 그것입니다. 각자 맡은 역할은 다르지만 모두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망자의 길동무입니다. 보내는 사람에게는 떠나는 사람을 잘 모시고 갈 거라는 위로를 건네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먼 길 떠나는 망자의 길동무, 꼭두그렇게 처음 접하게 된 꼭두는 왠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시골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상여로 장지까지 모시는 일이 흔했어요. 동네 사람들이 화려하게 장식한 꽃상여에 망자를 태우고 ‘이제 가면 언제 오나’로 시작되는 상여 매김 노래를 하며 걷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심지어 대여섯 살 때 6~7㎞ 떨어진 장지까지 상여를 타고 간 적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에 대해 보다 빨리 깨닫게 됐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상여에 장식하는 꼭두도 두렵다기보다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왔던 거죠. 꼭두는 그 종류가 다양한데 보통 시종과 광대처럼 사람의 형상과 용과 봉황, 호랑이 같은 동물의 형상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 꼭두는 각각 주어진 역할이 있어요. 길을 안내하는 안내 꼭두, 망자를 나쁜 기운에서 지켜 주는 호위 꼭두, 흥을 돋우고 즐겁게 해 주는 광대 꼭두가 그것입니다. 각자 맡은 역할은 다르지만 모두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망자의 길동무입니다. 보내는 사람에게는 떠나는 사람을 잘 모시고 갈 거라는 위로를 건네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꼭두 전시 공간 마련, 이루고 싶은 한 가지 꿈‘꼭두’에 대한 연구는 자연스럽게 꼭두 수집으로 이어졌습니다. 꼭두를 모으기 위해 서울, 대구 등 각지의 골동품 가게를 무작정 찾아갔어요. 그렇게 발품을 팔아서 한두 개씩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다 보니 골동품 가게에서 먼저 연락이 오더군요. 좋은 꼭두가 있는데 구매할 생각이 있느냐면서 말이죠.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모은 꼭두가 총 150여 점 정도 됩니다. 전주시에 기탁한 아홉 점의 꼭두는 이 150여 점의 꼭두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작품들입니다. 승려, 광대, 상인 등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얼굴만 있는 꼭두는 상여 매김을 하는 사람이 들던 꼭두인데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꼭두예요. 꼭두의 차림새를 통해 시대에 따라 달라진 의복 문화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꼭두는 단순히 조각품이 아니라, 시대를 담고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입니다. 꼭두를 어느 정도 모은 후부터 꼭두를 전시하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꼭두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고 꿈꿔 왔어요. 꼭두를 통해 사람들이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꼭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그러던 중 전주시에서 기록물수집공모전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지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 열리는 공모전에서 한국적인 존재 꼭두를 소개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꼭두를 알리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전주시에 꼭두 기탁을 계기로, 제 바람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꼭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나아가 관심을 갖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소빈(50) 작가는 남원 출신으로 원광대 조형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4년 대한민국 한지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닥종이 인형 작가로 활동 중이며, 현재 그동안의 작품을 총망라한 ‘소빈의 삶’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각상
#꼭두
#닥종이인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