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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저장고
1940년의 기억
먹통, 베솔, 북, 인두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생활용품들이 있다. 현대로 접어들면서 그 기능과 쓰임새를 잃고 잊혀져 버린 물건들. 김영수 씨는 북, 베솔, 먹통, 인두를 기증하며 과거 우리 조상님들의 생활상을 더듬어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북은 베틀로 직물을 짤 때 사용하는 도구다. 실을 넣고 고정시켜 날의 틈으로 왕복시키면 실이 풀리면서 피륙이 짜여진다. 베솔은 실올에 풀을 골고루 먹이면서 서로 붙지 않도록 하는 솔이다. 먹통은 자재를 가공하기 위해 선을 긋는 연장이다. 한쪽엔 먹솜 칸을 두고 다른 한쪽은 먹줄을 감는 타래를 끼워 놓았다. 인두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물건으로 다림질 시 불에 달구어 천의 구김살을 눌러 펴는 데 사용한다. 물자가 부족했던 시절, 밤새워 베틀을 돌리고 옷을 다리며 자식들을 키워 낸 할머니의 모습이 사뭇 아련하게 떠오른다.━ 전주시민기록관 소장
2024.12.22
#1940
#생활용품
취향 따라 걷다
달이 둥실~ 정월 대보름맞이 마을 여행
한옥마을 만월, 복주머니에 소원을 달다전주한옥마을 오목대에는 수령 5백 살이 넘은 노거수(老巨樹)가 있다. 해마다 대보름이면 이 나무 옆에서 당산제를 지낸다. 밝은 달빛 아래서 제를 지내고 한 해의 소원을 비는 이유는 당산나무와 관련된 가슴 아픈 설화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까닭이다. 마을에 전염병이 돌아 어린 남매를 둔 부부가 병에 걸리고 만다. 자식에게 옮길까 봐 부부가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부모를 찾겠다고 나선 첫째가 그만 폭설에 죽고 만다. 오라비를 기다리던 동생도 동사하고 마는데, 그 자리에서 싹이 올라오더니 거목의 당산나무로 자랐다고 한다. 이때부터 마을 사람들은 어린 남매를 위로하며 대보름마다 제를 지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 당산나무에 사람들은 소원이 적힌 알록달록한 색색의 복주머니를 달아 놓고 한 해의 무탈과 안녕을 기원한다. 또, 한옥마을 서문 가까이 있는 ‘우리 놀이터 마루달’에서는 대보름을 맞아 ‘부럼원정대’를 진행한다. 2021년부터 진행된 정월 대보름 부럼원정대는 액귀들이 숨겨 놓은 보름달을 되찾는다는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행사이다. 참가자들이 다양한 우리 놀이 미션을 해결하고 액귀를 쫓을 수 있는 부럼카드를 획득한 뒤 기념품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옥마을 당산나무에 무탈을 기원하는 복주머니도 달고, 마루달에 들러 고누·쌍륙·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도 체험하면서 액운을 쫓으며 부럼을 깨물어도 좋겠다.오목대 l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55 (※오목대 둘레길 현장 개선 공사로 2월 6일까지 출입 통제)세내에 뜬 달, 기접놀이 흥에 희망을 싣다전주의 대표적인 도농복합마을인 삼천동의 정동, 비아, 용산, 함띠 마을은 1940년대까지 기접놀이가 활발하게 이어져 내려오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 이후 희미해진 그 맥을 잇기 위해 1972년 ㈔전주기접놀이보존회를 결성했고,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세내’라고도 불리는 삼천에서 시민들과 함께 풍물과 어우러진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행사를 해 왔다.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중단했지만, 올해 정월 대보름에는 달집태우기 행사 등 예년에 진행했던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기접놀이를 시작으로 보름 음식을 나누어 먹고 체험마당과 얼쑤, 신나는 대동한마당 등 네 마당으로 짜여진 성대한 잔치가 열린다. “망월이야, 전주에 희망의 달이 떴구나!” 함성에 맞추어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전문 회원들의 맛깔나고 구성진 풍물이 함께 어우러져 흥이 넘치는 신명 난 보름맞이 한마당이 펼쳐질 예정이니, 세냇가에 밝게 타오르는 달집을 돌며 한 해 운수대통을 염원해 보면 어떨까.전주기접놀이 전수관 l 전주시 완산구 세내로 39서학동 흑석골에서 소망과 무탈을 기원하다서학동 흑석골 마을 입구에는 수령이 3백 년 된 당산나무가 서 있다. 이 나무 아래에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 부녀자들이 좀도리쌀(‘밥할 때마다 한 줌씩 덜어내어 모은 쌀’을 이르는 전북 방언)을 모아 잔치를 연다. 마을의 안녕과 길운을 빌고, 한 해 소망과 무탈을 기원하는 것이다.사람들이 마을 길을 오가며 기복의 비손 문화를 이어 간 덕분에 맥이 이어져 온 당산제를 당산제전위원회에서 정식으로 복원한 건 2000년. 이후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흑석골 만남의 광장에서 당산제를 올리며 마을 주민과 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축제를 펼쳐 왔다.흑석골 당산제는 유교 의식의 절차대로 진행되는데, 전통을 그대로 전수하기 위해 복식을 갖추고 예를 다하여 제를 지낸다.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마을의 공동 우물가를 돌며 사람들은 한 해 건강을 기원한다. 이후 부럼을 나누고 투호와 윷놀이 등 전통 놀이를 체험하며 각자 한 해 소원을 적어 달집과 함께 태운다. 이번 대보름에는 더 풍성해진 전주 곳곳의 대보름 행사에 참여하여 둥글게 차오른 달 아래에서 삼복더위도 팔고, 새해 계획한 목표를 향해 힘차게 출발해 보자.흑석골 만남의 광장 l 전주시 완산구 서서학동 986-6 인근
2023.01.17
#정월대보름
#오목대
#당산제
#부럼원정대
#기접놀이
경제 특집
전주의 슈퍼★스타
세계가 주목하는 전주의 슈퍼스타, 비나텍㈜․육육걸즈
최초에서 최고로, 세계가 손꼽는 전주 기업 비나텍㈜ 기업 평판이 좋고, 선진적인 복지 시스템을 갖춘 회사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팔복동에 있는 친환경 에너지 전문 기업 비나텍㈜이 그렇다. 대기업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직원들의 복지와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도 아끼지 않는다.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요즘, 비나텍㈜이 청년들을 다시 전주로 불러 모으는 이유이다. 비나텍㈜은 초고용량 전자축전지인 커패시터(Capacitor) 중에서도 가장 높은 용량을 지닌 3.0V급 슈퍼커패시터를 세계 최초로 생산해 낸 기업이다. 커패시터는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제품에 활용되는 필수 부품으로, 최근에는 전기자동차는 물론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로 떠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슈퍼커패시터 사업화에 성공한 기업이 60여 개에 불과한 가운데, 비나텍㈜은 국내 특허 등록 55건, 출원 156건, 해외 특허 등록 6건, 출원 9건을 하며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9년엔 전라북도 기업 중 최초로 대한민국 강소기업 100에 선정되었고, 2020년엔 오랜 목표였던 코스닥(KOSDAQ) 상장도 이뤄냈다. 커패시터에 이어 이제는 새로운 사업으로 수소연료전지 생산에 매진하고 있는 비나텍㈜. 성도경 대표는 기술 개발에 쏟는 열정만큼 기업 문화 정립과 직원 복지를 중요시한다.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신념으로 매달 직원들에게 책 한 권을 선물할 뿐만 아니라, 회사 내 소통의 날을 정해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세계에 전주의 이름을 당당히 알리고 있는 비나텍㈜의 남다른 행보. 역시, 전주를 강한 경제 도시로 견인할 슈퍼스타 기업답다. 비나텍㈜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운암로 15 문의 l 063-715-3020 누리집 l www.vinatech.com 전주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글로벌 쇼핑몰, 육육걸즈 수백억 원대 연 매출을 달성하고 있는 글로벌 의류 기업이 전주에 있다. 옷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그 쇼핑몰 이름은 바로 ‘육육걸즈’다. 육육걸즈는 마른 모델을 앞세운 온라인 의류 시장에서 이름부터 당당히 66 사이즈를 앞세우며 경쟁력을 확보해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다. 육육걸즈의 박예나 대표는 열여섯 살에 육육걸즈 쇼핑몰을 창업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66 사이즈 쇼핑몰’이라는 타 쇼핑몰과의 차별성과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실 속 여성들은 대부분 그렇게 마르지 않았잖아요. 66 사이즈 쇼핑몰의 수요는 이미 충분했던 거죠.”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사업이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때까지 피나는 노력이 있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판매할 옷을 고르는 것부터 코디와 배송, 고객 관리까지 모두 박예나 대표가 직접 뛰어 만든 것이다. 2017년, ‘육육걸즈’는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서울 상수동에 열었다. 이후 2019년엔 일본의 백화점에 입점했고 이어 대만과 중국, 영어권 등 4개국 버전의 해외 자사 쇼핑몰을 추가하며 글로벌 진출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수원과 부산 등에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4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관리하는 본사는 4,650㎡(약 1,410평)의 물류센터와 함께 전주에 자리 잡고 있다.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뒤따르는 사회적 책임도 잊지 않았다. 5년간 1억 원 이상을 기부해야 가입할 수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에 이름을 올리고 2015년부터 7년째 지역사회를 위한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전주를 대표하는 글로벌 의류 기업으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육육걸즈’의 당당한 스타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육육걸즈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호동길 24 문의 l 1688-1360 누리집 l www.66girls.co.kr
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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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꽃심
“전주의 뿌리를 찾는 일에 함께하겠습니다”
송현석 씨가 소개하는 보물 같은 수집품
묵은 추억을 한 권 책으로 지금은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 한복판에 낙타표 문화연필 공장이 있었다고 해요. 1940년대니까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이에요. 문화연필은 전주에 본사가 있는 향토 기업이었지요. 공장 전경이 담긴 안내서를 비롯해 여러 장의 포스터와 연필 케이스까지 문화연필에 관련된 이 많은 자료를 어떻게 가지고 있냐고요? 수집 활동을 하는 이들과 교류하던 중, 각종 자료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낡은 연습장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었어요. 말 그대로 고물이었어요. 아마 쓰레기 더미에 버려져 있었을 거예요. 그 자료들을 일일이 오려서 시험지 종이 위에 붙이고 비닐을 씌운 뒤 앨범에 철을 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책을 완성했어요.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묵은 추억을 새로이 옮겨 보물로 되살려 냈다고 생각해요. 평범한 졸업 앨범이 기록 유산으로 전주농고와 전주여고 졸업 앨범 역시 수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구했어요. 각각 1937년과 1940년도 앨범인데 상태가 썩 좋은 편이에요.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의미 있는 사진이 눈에 띄어요. 운동장에서 일장기를 올리는 장면을 통해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만날 수 있어요. 풍남문과 오목대, 한벽굴 같은 명소들의 당시 풍경을 발견하면 새삼 반가운 마음이 들지요. 학생들의 모습을 엿보는 것도 재미있고요. 80여 년 시간 동안 대부분의 졸업 앨범이 불에 타거나 분실되고, 제지공장에 팔리는 등 수명을 다했을 거예요. 지금껏 용케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희소가치가 충분한 기록 유산이지요. 이 밖에도 전주 소재의 양조회사인 월성소주에서 만든 달력, 전주 태생인 김해강 시인 친필 편지 등 전주의 근현대사를 통과해 온 자료들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은 사라진 것들을 찾아서 예전엔 각 도별로 ‘도민증’이라는 게 있었어요. 지금의 신분증이었죠. 1948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팀의 참가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올림픽 후원권’이 발행되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복권인 셈이죠. 이 외에도 우표와 옛날 동전, 호롱불과 성냥갑까지.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한때는 서민들과 일상생활을 함께하던 것들을 수집하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한 건 20여 년 전이에요. 어릴 적부터 우표나 동전 모으기를 즐기다가 성인이 된 후까지 쭉 이어 왔으니 꽤나 오랜 취미이지요. 단순히 소장을 목적으로 수집을 시작했는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수집품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요. 학창 시절과 비교해 오늘날의 전주 풍경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특히 등․하굣길을 걷던 기억이 향수로 남아 있어요. 완주군 소양에서 출발해 아중리를 지나 시내에 이르는 도로 양옆으로 포플러 가로수가 아름드리 늘어서 있었어요. 그 풍경이 사라진 게 안타까워요. 하물며 사람들의 생활상이 변화한 건 말할 것도 없겠지요. 기록물이 없었다면 그 변천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리의 뿌리를 잇는 뜻깊은 일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모든 것이 훗날에는 기록물이 될 수 있겠죠. 지난날의 기록물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속속들이 이해하듯이, 지금 우리의 삶을 내일에 알릴 귀한 사료가 될 거예요. 하찮은 물건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에요. 그런 마음으로 모아 온 물건들을 전주시의 기록물 공모전에 꾸준히 출품할 생각이에요. 전주시에서 뜻깊은 일을 하는 만큼, 저도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요. 기록물 중에는 부식되기가 쉬워 보관이 까다로운 것들이 많거든요. 개인이 보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는데, 전주시가 나서서 관리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앞으로도 우리의 뿌리를 찾고 이어가는 작업에 동참하겠습니다. 완주군 소양면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송현석 씨는 전북을 거의 떠나본 적 없는 우리지역 토박이이다. 어릴 적부터 수집이 취미였던 타고난 수집가이다.
2020.11.04
#복원
#역사
#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