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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남원까지
정원, 도시에 자연의 시간과 공간을 담다
계절의 물감을 흩뿌려 놓은 전주수목원 가장 먼저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1974년에 조성된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찾을 일이다. 요즘은 "봄날은 연둣빛 물감을 흩뿌리며 온다"라는 어느 시인의 감탄사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는 때다. 5월이 되면 정문 양쪽으로 줄지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팝나무가 하얀 꽃구름으로 떠 있는 경이로운 자태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목원이 자랑하는 제1 절경이다. 수목원 중앙의 랜드마크 광장에도 5월이면 신비로운 색감과 모양을 가진 알리움이 만발한다. 광장 아래로 허브원을 지나면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는 연못이 펼쳐진다. 수목원 전체가 포토존으로서 손색이 없지만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단연 이곳 수생식물원의 풍경 쉼터다. 유리온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6월이 되어 어디선가 진한 꽃향기가 진동한다면 최근 조성된 장미원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수천 품종의 아름다운 장미는 동서양의 장미 원종을 교잡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러한 의미를 되새겨 새롭게 조성한 장미정원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이색적인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다. 전주에서 정원을 조성하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그리고 자주 찾아야 할 곳이 바로 전주수목원이다. 이곳 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는 3천600여 종의 식물은 내가 조성하고 싶은 정원에 심어도 잘 자라줄 수 있는 식물들이니 정원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곳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연꽃과 창포의 전통 정원을 품은 덕진공원 전주시민이라면 저마다 덕진공원과 관련된 추억 하나쯤을 안고 산다. 전주를 찾는 외지인들은 한옥마을을 먼저 떠올리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는 덕진공원이었다. 단오 즈음의 창포와 한여름 홍련과 백련이 드넓은 덕진호수를 가득 메운 모습은 공원을 찾아오는 모두를 감탄하게 만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4월에 찾은 덕진공원에 연못을 가로지르는 연화교와 연화정은 사라지고 없었다. 40년 비바람을 견디며 수명을 다한 것이다. 대신 그 자리에는 덕진공원을 가장 한국적인 전통정원으로 만들어 줄 새로운 연화교와 정자가 조성되고 있다. 연화교는 기존 현수교 형태에서 전통 석교 기법으로 가설된다. 길이 283m, 폭 3.06m로 그동안 비좁은 현수교 위에서 연꽃을 스치듯 바라보고 지나쳐야 했던 아쉬움이 조금은 덜어질 듯싶다. 연화정은 연못 중앙부의 섬을 넓힌 후 393㎡ 규모의 전통 한옥 형태로 신축된다. 한옥 주변에 전통 정원이 조성되고 와담을 두르고, 누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연꽃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도 허락된다고 하니 덕진공원이 옛 명성을 되찾는 일도 멀지 않았다. 연화교는 올해 7월, 연화정은 연말 완공 예정이다. 전통 정원 양식의 모체, 남원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처럼 봄꽃을 활짝 피운 남원 광한루원은 달나라 항아가 사는 월궁을 본떠 광한루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광한루원은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우리나라 제일의 누각 정원(누원)이자 전통 정원 양식의 모체로 평가받고 있다. 광한루 앞 호수는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맑은 물을 끌어와, 주변에 석축을 쌓은 후 동서로 긴 장방형의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은하수를 지상에 옮겨 놓음을 상징한다. 조성 당시에는 연꽃을 가득 심고 견우와 직녀가 칠월 칠석에 단 한 번 만난다는 오작교를 놓았다. 이 돌다리에는 무지개 모양의 아치 네 개가 있어 양쪽 물이 서로 통하게 했고, 400년 넘은 짙은 초록의 버드나무는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광한루원의 누각과 정자 대부분이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과 달리 오작교는 처음 만들어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현존하는 우리나라 연지교 중 가장 큰 규모이자 한국 누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대표하는 다리로 손꼽힌다. 광한루의 낮이 새소리와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초록의 세상이라면, 밤은 호수 위로 비친 은은한 반영이 멋을 더해 황홀한 야경을 선사한다. 봄의 마지막 자락이 여름을 향해 나풀댄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는 의미 없어지는 날, 숨을 옥죄는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도심 속 정원을 찾아 맘껏 맑은 공기를 들이켤 날이 빨리 와 주길 기대해 본다. 글 강유정│전북플라워가든연구소 대표 꽃과 정원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타샤스쿨'을 운영하고, 2018년 순천만국가정원공모전에서 비빔밥을 모티브로 한 정원을 조성해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0.09.02
#전주여행
#전주수목원
#덕진공원
#남원광한루원
잘 고쳤다 이 집
작은도서관의 이유 있는 변신
간납대작은도서관
아담한 동네도서관이 달라졌다전주한옥마을 공용주차장 건너편, 천주교 교구청이 바라보이는 곳에 넓은 창을 가진 2층짜리 도서관이 눈에 띈다. 지난겨울까지 이곳은 1층짜리 아담한 동네도서관이던 곳이었다. 2013년, 전주시는 오랜 시간 공터였던 곳에 작은도서관을 지었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도서관을 전주 곳곳에 만들어 '책 읽는 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문을 연 작은도서관의 이름은 동네 지명인 '간납대'를 붙였다. '간납대'는 전주에서 존경받았던 한산이씨(韓山李氏) 가문의 인재, 이기발의 벼슬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기발(李起渤, 1602~1662)은 인조 때 사간원 헌납이라는 벼슬에 올랐는데, 병자호란 이후 벼슬을 그만두고 이곳에 내려와 살았다. 사간(司諫)의 '간(諫)' 자와 헌납(獻納)의 '납(納)' 자에서 온 이름이 '간납대(諫納臺)'인 것이다.벌써 7년째 운영되고 있는 간납대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의 작은 쉼터이자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좁디좁은 공간이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기회가 생겼다. 정부가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공모하면서부터다. 전주시와 간납대작은도서관이 이 공모사업에 선정되었고, 정부의 지원으로 1층의 협소한 공간은 2층짜리 여느 북카페 부럽지 않은 근사한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약 4,257권의 책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넓은 창과 시원한 마루가 있는 도서관 간납대도서관의 가장 큰 변화는 1층 건물을 2층으로 증축, 외관에서부터 확실하게 달라졌다. 1층은 아이들을 위한 아동 도서 중심으로 마련되어 있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더없이 좋다. 이곳을 지나 작은 나무 계단을 오르면 감탄사가 나올 만한 2층 공간과 마주한다. 북카페 같은 실내장식에 비스듬한 나무 천장까지, 공간을 더욱더 멋스럽게 만들어 준다. 한쪽 벽면 가득 온통 어른들을 위한 책이 꽂혀 있는 나무 서재, 여기에 공간을 더욱더 은은하게 해 주는 노란빛의 조명등은 책 읽기에 딱 좋은 조도를 선물한다. 도서관이면서도 카페 같은 2층 공간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책 한 권 읽으며 더 오래 머무르고 싶게 만든 보물 같은 책 공간이다.새롭게 변신한 간납대작은도서관이 때로는 아이들의 책 놀이터로, 때로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수다카페로,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주민들의 동네 사랑방으로 작지만 더 크게 자리 잡길 소망해 본다. 간납대작은도서관 주소│전주시 완산구 간납로 8-6 문의│070-4503-5919 운영시간│월~금 10시~18시(주말·공휴일 휴무)
#간납대작은도서관
#작은도서관
#전주도서관
기획 특집
'우리, 함께' 위기를 이겨내는 힘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되고 있다. 지난겨울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후,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감탄할 만큼 확진자 치료와 방역에 성공을 거두었다. K방역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였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발 빠른 대처, 의료진들의 노고, 시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어떤 선진국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전주시 역시 방역은 물론 시민들의 경제적 위기, 심리적 위기까지 고려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재난기본소득, 임대료 인하, 해고 없는 도시 등 전주에서 시작된 따뜻한 연대 정신은 전국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우리는 그간 잊고 있던 공동체와 지역의 가치, 가족과 이웃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즈음,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장마와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가 한창인 와중에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 지역 감염도 심상치 않다. 비교적 청정 지역이었던 전주에서도 40여 일 만에 다시 확진자가 발생했고, 연달아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첫 확산 때보다 위기감은 더 크다. 확진자 동선과 감염 경로, 접촉자 등이 더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쉽게 끝나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더 긴 싸움이 예상된다. 전국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전주시도 더욱 철저하고 엄격한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 가을을 기다려 왔던 전주의 다양한 행사와 축제들은 온라인으로 방향을 돌렸고, 공공시설들은 다시 문을 닫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최우선에 두었다. 시민 개인의 위생과 방역 지침도 강화되었다. 한 사람의 일탈이 도시 전체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시민 모두의 긴장과 주의가 필요하다. 어느 때보다 우리가 공동 운명체임을 실감하는 지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주시의 대책과 시민들이 꼭 지켜야 할 수칙들을 살펴본다.
2020.08.28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
#우리함께
#위기극복
역대급 폭우에 '함께'의 힘 빛났다
폭우에 넘치고 무너지고 잠기고 피해 속출그칠 줄 모르는 강한 빗줄기에 전주천은 넘치고, 경사지는 무너졌으며, 일부 마을과 도로가 잠겼다. 긴 장마가 끝을 보일 즈음 내린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월 8일과 9일 전주에는 35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역대급 폭우로 주택이 파손되거나 침수되는 등 시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거나 안전에 위협을 받았다. 농경지가 물에 잠겨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빗물이 가득 차 자동차가 떠다니고, 매설된 하수도관이 파손되면서 도로까지 내려앉은 곳도 있었다. 전주천과 삼천은 갑자기 불어난 강물로 하천 쓰레기와 폐사한 물고기 떼가 산책로에 떠밀려 오기도 했다. 천변 산책로와 언더패스, 그리고 전주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들은 출입이 통제됐다. 다행히 사상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전례 없는 폭우로 도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하지만 행정과 시민 모두 힘을 합쳐 위기 극복에 나섰고, 그 결과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예상보다는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한 그 힘은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다 함께, 신속하게, 위기 극복에 나선 전주시전주시는 시민들과 힘을 모아 폭우가 휩쓸고 간 도시 곳곳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14일 '일제 대청소의 날'을 운영하며, 공공기관과 단체를 비롯해 군 장병, 자원봉사자 등 시민 2,300여 명과 함께 하천변과 생활공간을 정비했다. 전주천과 삼천을 권역별로 나눠 집중호우에 떠내려온 부유물과 잔재물 등을 모아서 치웠고, 시민들은 내 집 앞과 내 가게 앞, 인근 공원 등을 정리하며 생활공간 정비에 힘을 더했다. 전주시는 이에 앞서 침수된 마을 주민들을 위해 인근 학교와 경로당 등에 임시 대피처를 마련했다. 하수도 역류, 맨홀 파손, 토사와 제방 등이 유실된 지역과 담장과 농수로가 붕괴한 곳에 대해 응급 복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완산구청과 덕진구청 공무원들과 시민들도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완산구는 도로 침수, 싱크홀 발생, 경사지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한 곳에 장비들을 긴급 투입했다. 침수된 도로는 배수관을 점검하고, 도로가 파인 곳은 포대 아스콘으로 응급 보수를 했다. 경사지가 붕괴한 곳은 특수 방수포를 제작해 2차 피해를 막음으로써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앞장섰다. 피해를 본 수재민들에게는 구호 물품을 지급하며 힘을 실어 주었다. 또한, 이번 집중호우로 발생한 피해 복구뿐만 아니라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덕진구는 부서별 응급복구반을 편성하고 이재민 구호 물품을 지급하는 등 복구 작업에 온 힘을 모았다. 하천으로 유입된 쓰레기를 수거하고, 토사가 유출된 공원에 방수포를 설치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도로가 파인 곳들은 응급 보수를 진행하고 재포장하기로 했다. 상습적으로 침수가 계속되는 도로에 대해서는 기존 관로를 분산하거나 횡단 관로를 추가로 매설하고 강제 배수 시설을 설치하는 등 중장기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민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재난재해가 발생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봉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전주시자원봉사센터다. 이번 집중호우에도 '재난재해 어벤저스' 전주시자원봉사센터 직원들과 봉사자들의 활약은 빛났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는 원불교전북교구봉공회, 바르게살기운동전주시협의회, 완산구해바라기봉사단, 덕진구사랑의울타리봉사단 등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전주시 재난재해 자원봉사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축대가 무너진 완산동과 침수 피해를 본 삼천3동, 우아동, 효자4동을 찾아 침수된 주택의 토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가재도구를 정리했다. 방역작업까지 진행해 감염을 원천 봉쇄했다. 갑작스러운 재난에 눈물 흘리는 방방곡곡을 찾아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했다. 지난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전북 장수와 남원, 전남 구례에서 피해 복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군 장병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현대자동차와 함께 이동 밥차를 지원했다. 이웃을 향한 전주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 전주시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국제라이온스협회, 카네기클럽 회원 등 많은 단체와 개별 시민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성금을 전주시와 전주시자원봉사센터에 전달했다. 이처럼 전주시와 시민들은 너나없이 함께 힘을 모아 신속하고 슬기롭게 폭우로 인한 피해를 극복해 가고 있다.
#일제대청소의날
#전주시자원봉사센터
당신과 더불어
민낯 그대로의 완산동을 기록하다
사진작가 소영섭
완산동 일대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1990년대 완산동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육교를 지나 대장간 거리의 모습, 수많은 점집과 완산칠봉, 그때의 완산동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느껴지는 장소였죠. 하지만 지금 완산동은 오래된 콘크리트 길, 회색의 슬레이트 지붕, 또 버려진 것들이 옛 모습을 잃은 채 을씨년스럽기까지 하죠. 재개발이 예정된 마을 안에서 만난 공·폐가의 모습을 통해 30년 전 옛 모습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소외와 재개발이 작품 세계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완산동은 무채색의 회색 느낌이 강합니다. 앙상하게 콘크리트 뼈대만 남아 있는 폐건축물들을 보면 그 공간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가 은유적으로 녹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오브제(사물)를 통해서 과거와 공감하게 되고, 추억을 소환하게 됩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사람들의 모습, 치열한 삶을 살았던 그때 시절의 물건들까지, 그 모든 것들이 제 사진 속에 그대로 각인되고 있습니다. 작가 소영섭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인가요? 사진은 소멸하는 역사와 개인의 삶을 기록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통해 공동의 기억과 개인의 삶을 바라볼 기회를 얻는다고 믿어요. 그래서 사진을 시작했고, 사진을 찍는 행위를 통해 역사와 개인의 삶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주의 숨은 이야기와 전설, 전주가 갖는 지역성을 제 특유의 질감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저의 작업을 통해 기억되는 전주, 이야기와 상상력이 담긴 전주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재개발지역을 촬영하면서 주민들과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이 일대에 사는 주민들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신데요. 이분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용머리 여의주마을 현장지원센터 직원들과 주민협의회 위원님들과 의기투합해 ‘용머리 여의주마을 청춘사진관’을 기획했고 ‘장수 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어르신들을 촬영해 드리게 되었어요. 소영섭 작가가 생각하는 전주 그리고 전주문화는 무엇인가요? 전주는 역사와 전통의 이야기가 풍성한 도시입니다. 동학농민운동, 초록바위 이야기 등 스토리텔링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시인 것이지요. 구도심의 마을 이야기와 콘텐츠가 합쳐진다면 ‘이야기가 있는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고,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으뜸이 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도시가 전주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사진작가 소영섭 씨가 걷는 길은 어떤 길일까요? 현대의 삶의 기록은 먼 훗날 미래 기록의 가치로서 중요한 자료입니다. 완산동을 시작으로 구도심 동네와 동네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꾸준히 기록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는 완산동을 주제로 사진집을 준비해 볼 계획입니다. 전주시의 동네를 계속 카메라에 담고 싶습니다. 소영섭 작가 전주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에서 사진과 영상을 전공했다. 2018년부터 전주국제사진전을 비롯해 동문길예술거리 전시에 참여했으며, 현재 지역 서사를 기반으로 아카이빙과 사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블로그 │ https://blog.naver.com/youngsupe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soyoungseop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oyoungseop/
#사진
#전주동네
#완산동
공연장에서 책방까지
'꼭두'의 새집, 새 놀이터
주민들과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전주 차이나거리, 작고 앙증맞은 사회적기업 '꼭두' 간판이 수줍게 손짓을 하며 사람들을 이끈다. 바로, 인형극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재미와 꿈을 선사해 온 '꼭두'의 새집이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한 꼭두의 새집은 인형극은 물론 아이부터 일상에 지친 어른들까지 꿈과 재미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꼭두'가 이곳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전주시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에 선정되었기 때문. 주민이 직접 참여해 침체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된 이 사업을 통해 꼭두는 4층 규모로 지어진 이곳에 터를 잡았다. 건물 1층은 청년창업자에게 임대를 내줘 현재 음식점 겸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2층은 인형극 공연장 겸 휴게공간, 3층은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스 공간, 4층은 커뮤니티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작은 인형극이 펼쳐지는 2층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도록 소파와 탁자가 준비되어 있다. 한쪽 벽면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작은 집도 있다. 혼자 책을 읽거나, 놀이를 즐기거나 이곳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주민들에게는 지나가다 잠시 들러서 쉴 수 있는 공간이고, 동아리나 단체들을 위한 회의 공간으로 대관도 가능하다. 3층은 총 3개의 레지던스 공간이 있다. 이곳은 예술가들의 작업실 겸 숙박실로 예약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1년 단위로 예약할 수 있으며, 현재는 만실이다. 레지던스 사용 시 4층 커뮤니티실도 회의실로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그야말로 주민들과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차이나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꼭두 새집 생활을 시작한 사회적기업 '꼭두'는 새로운 분야에도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극장 인형극에서 벗어나 관객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소규모 인형극을 시작했다. 책을 쓰고 만드는 출판업과 함께 책방 운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꼭두'가 제작한 한스타일 팝업북은 중국까지 진출하였다. 팝업북이란 책을 펼치면 3D처럼 사물이 펼쳐지는 책이다. 단순한 동화가 아닌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인 셈이다. 또한, 그림책을 통해 일상에 찌든 어른들에게도 치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 주부와 함께 동화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양한 작가들을 초청해 교류하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창작의 길도 독자와 함께 걸어가고 있다. 꼭두 2대 노지인 대표는 "우리는 주민들과 예술인들과 열심히 놀고 있어요. 놀다 보면 우리의 놀이가 문화가 되고 지역의 문화가 되고 새로운 지향점이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꼭두의 요즘 관심사는 전라감영 마을 이야기이다. 토박이 어르신들과 이곳을 찾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거리가 무대이고 다양한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는 마당극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문화 콘텐츠와 다가동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매달 마지막 주말이면 다가동 주차장에서 플리마켓도 진행한다. 오늘도, 차이나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사회적기업 '꼭두'의 새집이자 새로운 놀이터에 놀러가 보자. 사회적기업 '꼭두' 주소 │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2길 37 문의 | 꼭두(063-232-1416) 운영시간 │ 평일 9:00~18:00(저녁, 야간공연 진행 시 운영시간 변동) 홈페이지 │ www.kkokd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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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
#사회적기업
달리는 공기청정기
수소 버스, 전주를 누빈다
전주, 수소 시범도시에 박차를 가하다전주시는 지난해 12월, 완주군과 손을 잡고 수소 산업을 육성, 선도하는 수소 시범도시에 선정됐다. 앞으로 전주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완주군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다양한 수소 사업을 전개하게 된다. 수소 도시는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이송, 그리고 활용이 연결되는 도시를 말한다. 전주시는 이러한 수소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실생활에서 수소를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에 최초로 운행된 양산형 수소 버스는 수소 시범도시 전주의 첫 결과물인 셈이다. 이번에 전주에서 운행을 시작한 수소 버스는 완성된 형태의 첫 번째 수소 버스이다. 전주시는 이 양산형 1호 수소 버스의 운행을 시작으로 수소 시범도시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환경까지 살리는 수소 시내버스, 첫 운행전주시와 현대자동차는 지난 7월 29일 양산형 1호 수소 시내버스 전달식을 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수소 버스가 대망의 첫 운행을 시작했다. 이 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성능과 내구성을 대폭 향상해 생산한 첫 양산형 수소 시내버스로, 송천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아중리 양묘장을 오가는 103번 노선에 투입됐다.수소 버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공기 정화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시는 수소 시내버스가 운행되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고 대기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 버스는 운행 시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오로지 물만 배출하면서 외부의 오염된 공기를 맑은 산소로 정화한다. 수소 버스 한 대가 1㎞ 주행 시 4.8kg의 공기가 정화된다. 이는 성인 76명이 1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효과와 다름없다. 한마디로 움직이는 대형 공기청정기라 할 수 있다. 수소 시내버스는 디젤 엔진 대신 연료전지를 탑재한다.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없다. 소음과 진동이 적으니 자연히 승차감도 좋다."뒷좌석에 탔는데도 덜컹거리는 느낌이 적었어요. 평소 아이들과 버스를 자주 타는데 확실히 일반 버스와는 다르더라고요. 둘째가 아직 어려 안고 탔는데 앞 좌석과 여유가 있어 편안했어요." 여의동에 거주하는 정다혜(33) 씨는 다섯 살, 세 살 두 아이와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그동안 타온 버스와는 확연히 달랐다며 수소 버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주시와 현대자동차는 매년 15대가량씩 노후화된 기존 시내버스를 친환경 수소 시내버스로 교체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4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20%에 해당하는 80여 대를 수소 시내버스로 바꿀 예정이다.수소 자동차 늘리고, 수소 충전소 만들고 전주시는 수소 시내버스 운행과 함께 올 연말까지 총 118대의 수소 자동차를 추가 보급한다. 상반기 보급된 140대를 포함하면, 올해 총 258대의 수소 자동차를 보급하게 된다. 수소 자동차 신청 자격은 30일 이상 전주시에 주소를 둔 만 18세 이상 개인과 전주시에 주소지를 둔 법인 등이다. 지방세 등의 세금 체납이 없어야 하며 개인과 법인 모두 각 한 대씩 보급받을 수 있다. 장애인과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 국가유공자, 다자녀가구 등에 24대가 우선 배정된다. 신청을 원하는 경우, 오는 12월 11일까지 주민등록등본과 사업자등록증 등 구비서류를 지참한 뒤 자동차 영업점에 방문해 구매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단, 신청 기간 이내라도 예산이 소진될 경우 사업이 종료될 수 있으니 발 빠른 방문은 필수다. 수소 자동차 보급 확대와 함께 수소 충전소도 구축할 계획이다. 먼저 송천동 버스 회차지 옆에 전주시 1호 충전소가 9월에 문을 연다. 이어서 내년 6월, 삼천동 버스 회차지에 2호 충전소가 문을 열 계획이다. 수소 시내버스 운행으로 수소 시범도시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딘 전주시. 수소 자동차 보급과 다양한 수소 사업을 통해 시범도시를 넘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으뜸 수소 산업 도시로 우뚝 설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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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음식
더울수록 네가 생각나
호로록 시원한 전주 여름 음식
수학 여행, 역사 여행, 독서 여행…. 수많은 여행 중 최고는 역시 미식 여행이 아니겠는가. 올여름, 전주에 오면 가슴 속 뻥 뚫어줄 시원한 음식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무더위로 오를 대로 오른 짜증까지 한 방에 해결해 줄 청량감 넘치는 전주 현지 여름 음식들을 맛보면서 올여름 미식의 행복을 누려보자. 빙수계의 얼굴 천재, 비빔 빙수드디어 빙수의 계절이 다가왔다. 머릿속까지 꽁꽁 얼렸다가 달콤하게 스르르 녹여주는 빙수는 무더운 여름에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최강 디저트. 연일 25~30도를 넘나드는 때가 다가오면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이색 빙수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들 사이에서도 절대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빙수가 전주에 있다는 사실. 이름부터 푸짐한 비빔 빙수다. 전주가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 비빔 빙수는 바로 그 전주비빔밥을 형상화한 빙수다. 밥은 우유를 얼린 우유 얼음으로, 나물은 수박․키위․황도․블루베리와 같은 과일로, 달걀부침은 젤리로 흰자와 노른자까지 만들어 비빔밥 고유의 멋과 색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조금 떨어져서 보면 비빔밥이라고 착각할 만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비빔 빙수는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보냉 효과가 뛰어나서 빙수를 다 먹을 때가지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비빔 빙수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고추장처럼 딸기 퓌레를 뿌리고, 팥과 찹쌀떡을 얹어 모든 재료를 비벼 먹는 것.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비빔 빙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비빔 빙수는 한국전통문화전당 내 ‘부븸온’에서 맛볼 수 있다.가볍게 즐기는 한잔, 전주 가맥뜨거운 여름이 기다려지는 건 다 맥주 때문이다. 더위로 찌든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쓸며 내려가는 맥주의 청량감은 여름이 아니면 절대 맛볼 수 없으니 말이다. 이번 여름 전주에서 맥주를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가맥집으로 가보자. 가맥은 전주에서 시작된 독특한 음주문화다. 말 그대로 가게에서 마시는 맥주로 안주에 술 한 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맥집은 겉보기에 평범한 슈퍼지만 들어가는 순간, 맥주 덕후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기 충분하다.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몸을 식히고 있는 맥주들도 유혹적이지만, 가맥집마다 특색 있는 안주들도 술을 부른다. 경원동‘영동슈퍼’에서는 튀김옷에 청양고추 콕콕 박혀있는 청양통닭을, 스타일 넘치는 가맥집으로 SNS에서 핫한 ‘풍남슈퍼’에서는 산오징어와 같은 싱싱한 제철수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맥집의 원조격인 ‘전일슈퍼’에서는 연탄불에 구워주는 황태구이와 갑오징어가 별미인데, 특제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전주는 가맥의 도시라 할 만큼 곳곳에 수많은 가맥집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어딜 가야 하냐고? 고민할 건 없다. 어느 가맥집을 가도 기대 이상이다. 크림이야, 콩물이야? 콩국수 냉면이 지겹다면 콩국수는 어때? 콩 국물의 고소함으로 시작해 메밀면의 시원함으로 마무리되는 완벽함, 전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콩국수를 추천하는 이유다. 전국에 콩국수 맛집들이 즐비하지만, 전주식 콩국수를 맛본다면 생에 최고로 꼽는 콩국수 순위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유는 바로 콩물! 국내산 콩으로 만드는 콩물은 걸쭉하고 진하다. 면발 사이로 콩물이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걸쭉하다. 그렇다고 목 넘김이 팍팍한 것은 아니다. 마치 라떼 크림을 먹는 듯 부드럽다. 미식가들 사이에서‘콩물이 아니라 콩 크림이다.’라는 찬사가 쏟아질 정도. 콩국수에 맛을 더하는 건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메밀면이다. 전주 콩국수는 일본식 메밀국수에 들어가는 메밀면을 쓰는데, 쫄깃쫄깃 찰기 있는 면이 콩물과 함께 부드럽게 넘어간다. 콩국수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갓 담은 김치. 자칫 물릴 수 있는 콩물의 느끼함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전주식 콩국수는 기본적으로 달곰하게 설탕이 뿌려져 나온다. 소금파라면 미리 빼달라고 할 것. 금암동 태평집과 금암소바, 남부시장 진미집, 한옥마을 베테랑 등에서 전주식 콩국수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육수는 처음일걸? 소바무더위에 지친 입맛 살리는 데는 소바 만한 것이 없다. 살포시 내려앉은 살얼음 육수가 뒷골을 짜릿하게 강타한 순간, 더위도 순식간에 사라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다. 전주에서는 여름 더위잡는 소바가 어디까지 맛있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바 맛을 좌우하는 육수부터가 깊은 맛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육수는 가다랑어와 멸치, 다시마로 우려내는데, 여기에 단맛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다. 덕분에 은은하면서도 달고 짠 육수 맛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데, 육수 한 방울 남김없이 다 먹을 만큼 감칠맛이 살아있다. 메밀면도 꽤 감동적. 가위질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부드러운 면발은 깊은 맛의 육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전주에서 소바를 먹을 때에는 육수에 면을 적셔 먹기보단, 냉면처럼 면 사발에 육수를 부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육수가 짜지 않아 후루룩후루룩 면치기 하면서 먹는 맛이 좋다. 전주에는 명성 자자한 소바 명가들이 즐비하다. 전라감영길 서울소바, 인후동 해밀소바, 한옥마을 베테랑, 금암동 태평집과 금암면옥, 아중리 겐도소바 등이 대표적. 집마다 개성이 다른 만큼 군데군데 찾아다니며 인생 소바집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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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리 두 기 여 름 나 기 - 밤에 즐겨요
호젓한 한여름 밤, 전주를 걸어요
해가 저문 뒤, 낮에는 감추어 두었던 전주의 숨은 얼굴이 드러나는 시간. 달빛처럼 은은하고 별빛처럼 총총한 도시의 불빛에 시민의 눈빛도 초롱초롱 반짝인다. 낮보다 아름다운 전주의 밤 풍경이 곳곳에서 유혹하니, 서둘러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혼자여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여도 좋다. 여름밤에 걷기 좋은 전주의 산책길 네 곳으로 안내한다. 전주의 야경이 한눈에, 승암산 중바위 전망대어둠을 배경으로 채색된 도시는 낮과는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전주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경 명소, 치명자산이라고도 불리는 승암산이다. 승암산 동고사에서 출발하여 호젓한 산길을 20여 분 걷는다. 천주교 성지를 지나 정상인 중바위 전망대에 오르노라면,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장관에 야간 산행 고생길은 절로 잊힌다. 전주 시내를 땀땀이 메운 빛의 무리가 별 무리처럼 반짝이면, 전주가 이토록 다채로운 빛깔을 지닌 도시였음에 새삼 감탄사가 나온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바람쐬는길 89 치명자산은근한 등 빛 따라, 한옥마을 처마 등 산책팔작지붕을 뜨겁게 달구던 한낮의 열기가 가신 뒤의 한옥마을. 뉘엿뉘엿 해가 저물면 가로등이 골목길의 어둠을 밝힌다.한옥마을 처마 등을 따라 이색적인 밤풍경을 즐겨 보자. 전주중앙초등학교 담벼락에서 최명희문학관으로 이어지는 골목길과 오목대관광안내소 삼거리 위, 가원당 실개천 주변과 전통문화연수원, 완판본문화관, 전주국악방송, 전주소리문화관, 전주김치문화관까지 어느 골목을 거닐어도 예스러운 정취를 넉넉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99 부근젊음과 낭만이 물씬, 전북대 건지광장 문회루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 전북대학교 건지광장 한가운데에 있는 ‘문회루’를 거닐어 보는 건 어떨까? 문회루는 논어의 인연 편에 나오는 ‘학문으로써 친구를 모으다’라는 뜻의 ‘이문회우’에서 이름을 따온 전통 누각이다. 문회루는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밤이 되면 더욱 멋스러운 장관을 연출한다. 등 빛이 그린 누각의 자태가 거울못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처마 선은 하늘을 향해 우아한 곡선을 긋는다. 문회루는 청춘의 싱그러움이 더해져 한층 낭만적인 분위기를 돋운다.주소 │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67물바람 넘실대는 산책길, 삼천변느릿느릿 걸으며 여름밤을 만끽하고 싶다면 삼천변을 추천한다. 삼천은 완주 구이면에서 서신동에 이르는 천으로, 모악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가 북쪽으로 흐르며 전주의 도심을 가로지른다. 삼천변은 전주를 대표하는 산책로로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곳은 밤이면 아파트와 고층 건물의 불빛을 되비추며 도시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특히 효자다리 주변은 색색의 조명이 불을 밝히며, 고요한 밤하늘과 잔잔한 수면을 찬란하게 수놓는다. 주소 │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3가 효자다리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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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행
거 리 두 기 여 름 나 기 - 떠나봐요
오붓한 드라이브, 어디까지 가 봤니?
여행다운 여행을 언제 다녀왔었던가. 멀리 떠나고도 싶고 사람 북적이는 관광지도 싫다면, 드라이브하며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풍광 여행을 떠나 보자.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뻥 뚫린 도로를 달리다 보면 모든 스트레스와 걱정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으니 말이다. 구불구불 호수 주변을 달려 보자, 옥정호 국도 30호선과 지방도 749호선 울창하게 드리운 나무숲 풍경과 호수를 도는 옥정호 낭만 드라이브 코스. 국도 30호선과 지방도 749호선이 동시에 지나는 총 32km 구간의 옥정호 드라이브 길은 은빛 물결이 일렁이는 호수가 펼쳐지고, 옹기종기 자리를 잡은 작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사봉에서 내려다보는 붕어섬은 꼭 눈에 담고 돌아가야 할 옥정호의 대표 명소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며 산골짜기를 지날 때는 다랑논이 다정한 시골 정감을 느끼게 한다. 운 좋은 날은 물안개 피어오른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코스 길이 l 23km, 25분코스 l 임실군 운암면사무소~옥정호~강진면사무소물빛과 신록을 만나다, 용담호에서 메타세쿼이아 길까지 드높은 하늘과 맑고 깨끗한 물이 맞닿은 용담호, 수려한 절경을 맛보며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정천면~용담면~용담댐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용담호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도로를 달리다 수몰된 실향민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조성된 ‘망향의 동산’에서 보는 푸른 용담호가 압권이다. 용담댐을 지나 진안의 또 다른 명소 메타세쿼이아 길을 가기 위해 모래재에 들어서면 첩첩산중에 나 홀로 있는 것만 같은 신비함에 마음을 뺏긴다. 구불구불한 도로에 인적이 닿지 않은 듯 자연 그대로의 짙푸른 신록을 간직한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보면 더위도 씻겨나가는 기분이다. 코스 길이 l 17.2km, 22분코스 l 진안군 정천면사무소~용담댐코스 길이 l 1.5km, 5분코스 l 용담호~진안 모래재 (메타세쿼이아길)구불길 따라 섬들을 달리다, 고군산군도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 푸른 바다에 모여 섬의 성지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해상공원 고군산군도. 전주에서 1시간 30분가량을 신나게 달리다 보면 고군산군도에 도달할 수 있다. 군산 앞바다 50km 반경에 63개의 섬이 늘어선 곳, 고군산군도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신시도와 무녀도를 잇는 400m 길이의 고군산대교이다. 선유도를 중심으로 청정 해역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서해 최고의 비경이 흔치 않은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선유 8경’이라 일컬어지는 이곳은 여름이란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장소다. 이번 휴가철에는 고군산 연결 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더 높아진 서해의 보물, 고군산군도로 섬 여행을 떠나 보자.코스 길이 l 24km, 25분코스 l 새만금 방조제~고군산대교~장자도멀리 여행 가듯 떠나 보자, 완주군 고산면~대아저수지 전주에 인접한 고산의 휴양림과 대아저수지는 대둔산, 화암사 등과 함께 완주 9경으로 손꼽힌다. 대아저수지의 청아한 빛깔을 품은 대아저수지 호반 도로는 20km로 약 20~30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도시민들이 도심 속 일상을 벗어나 짧은 시간의 드라이브로 잠시 먼 여행을 떠나온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대아저수지를 감돌아 동상저수지를 관통하는 이 길은 사시사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데 인근의 위봉사, 위봉폭포도 뛰어난 풍경에 한몫한다. 대아저수지 호반 도로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가면 30여만 그루의 관상수를 자랑하는 대아수목원의 정갈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코스 길이 l 16.8km, 30분코스 l 완주군 고산 미소시장~대아저수지~수만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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