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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전주의 겨울은 '놀이'다
책, 자연, 예술과 더불어 맘껏 놀아요. 전주 야호놀이터
'책으로 노는' 평생의 놀이터, 전주시립도서관 '꽃심'·평화도서관사람에게 도서관은 평생의 놀이터이다. 한글을 막 뗀 아이부터 세상사에 통달한 어르신까지, 인생의 전 시기에 걸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놀이가 바로 책 읽기이기 때문이다. 새로이 문을 연 전주시립도서관 '꽃심'과 평화도서관이 남녀노소 전 세대가 함께하는 책 놀이터로 사랑받고 있다.시립도서관 '꽃심'은 엄숙한 학습공간이 아닌, 흥미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했다. 어린이자료실은 아동용 도서뿐 아니라, 보드게임 등 놀이 콘텐츠를 제공한다. 북카페처럼 꾸며진 종합자료실은 활짝 열린 공간으로 시민을 맞이하고, 트윈세대 전용공간인 '우주로1216'에서는 12세에서 16세 트윈세대들의 다채로운 활동이 이루어진다.평화도서관 역시 몰라보게 달라졌다. 오르락내리락 계단을 뛰어다니고, 술래잡기, 블록 맞추기로 왁자지껄 뛰놀다가 뒹굴뒹굴 쉬어 가는 어린이 책 놀이터가 생겼다. 종합자료실엔 딱딱한 의자 대신 안락한 소파가 놓였다. 활자에 중독된 다독가들은 물론이고, 독서 습관을 기르는 초보 독서가들도 독서삼매경이다. 열람실은 독서실형에서 카페 분위기의 개방형으로 바뀌었다.'책으로 노는' 도시, 전주의 변화를 직접 느껴 보고 싶다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과 평화도서관으로 책 나들이 가자.전주시립도서관 꽃심 │ 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306(063-230-1840)평화도서관 │ 전주시 완산구 평화14길 27-51(063-281-6240)'자연과 친구 되는' 생태놀이터, 노송광장·금암체련공원아이들 손잡고 나들이를 갈 수 있는 생태놀이터가 하나둘 조성되고 있다. 놀이공원보다 훨씬 생기로운 우리 동네 놀이터.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과 금암체련공원 생태놀이터의 풍경을 엿본다.시민들이 슬렁슬렁 산책하고 쉬어 가던 시청 앞 노송광장이 활기로 가득한 놀이터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어울려서 운동장처럼 탁 트인 광장을 자유롭게 뛰논다. 짚라인, 전국 유일의 통나무터널, 징검다리 등 도심에서 흔히 접할 수 없던 흥미진진한 놀거리가 동심을 사로잡는다. 나무에 오르거나 매달리고,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학교에서 발산하지 못했던 에너지를 마음껏 뿜어낸다. 금암체련어린이공원도 자연친화적인 생태놀이터로 탈바꿈했다. 금암동 지역 아이들과 주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평지만 있었던 놀이터에 잔디언덕과 모래광장, 흙마당을 만들었고, 미끄럼틀과 모험놀이대도 설치했다. 이렇듯 전주는 아이들에게 '놀 장소'를 내어주며 아이들의 '놀 권리'를 찾아 주고 있다.노송광장 │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 전주시청금암체련공원 │ 전주시 덕진구 매봉16길 8'예술로 자라나는' 신나는 놀이터, 팔복야호예술놀이터팔복야호예술놀이터는 '놀이'로서의 예술이 친근하게 손짓하는 공간이다. 상상력과 감수성, 협동심까지, 영혼의 근육을 키우는 아이들로 매일같이 북적이며, 눈부신 성장기가 펼쳐지고 있다.팔복예술공장 2단지에 들어선 팔복야호예술놀이터는 아동・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센터이다. 널찍한 활동실과 야외창작・전시실, 팔복꿈틀 그림방, 팔복꿈틀 만화책방, 분위기 좋은 카페 '써니'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식당 '써니 부엌' 등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선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문학, 사진, 국악, 무용, 음악, 영화, 만화까지 다양한 장르가 무궁무진한 형태로 어우러지는 복합예술을 체험할 수 있다.팔복야호예술놀이터 │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1길 46(063-283-9221)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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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김제까지
모험과 탐험의 놀이터에서 걷고 뛰고 오르며 놀다
햇살·바람·나무와 친구 되는 띵까띵까 베짱이숲 아이들에게 숲은 그냥 숲이 아니다. 흙도 만지고,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친구 얼굴도 만들고, 통나무를 오르며 성취감도 맛보고, 개미를 쫓아 한참을 기어가기도 하는, 모험과 탐험의 공간이다. 숲에서는 그 어떤 규칙도 필요 없다. 그렇기에 아파트 놀이터의 놀이기구와는 사뭇 다른 놀이기구들 앞에서 아이들은 절대 기죽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내 상상대로 놀면 그만이다. 이러한 숲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전주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숲 놀이터 '야호 아이 숲'이 여덟 군데나 있다. 각각의 숲 놀이터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임금님숲, 딱정벌레숲, 떼구르르 솔방울숲, 꼬불꼬불 도토리숲, 띵까띵까 베짱이숲, 신기방기 도깨비숲, 알콩달콩 고슴도치숲, 들락날락 두더지숲. 오늘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목적지는 건지산에 있는 띵까띵까 베짱이숲. 유치원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베짱이처럼 신나게 놀기를 바라며 찾은 곳이다. 덕진 체련공원 옆 화장실을 지나 50m 정도의 숲길을 걸으면 띵까띵까 베짱이숲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늘어지게 놀 요량으로 찾은 숲 놀이터는 하늘로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이 반긴다. 그 나무들 사이로 나무로 만든 갖가지 놀이기구들이 있다. 사다리를 타고 오두막에 오르니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놀이기구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게 없었다. 얼핏 보면 무심하게 툭 걸쳐 놓은 것 같은 통나무에는 아이들 보폭에 맞게 홈이 파여 있다. 실로폰, 징검다리, 그네, 구름다리 등 모든 놀이기구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 철저하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놀이터에서 어른들이 할 일은 그저 지켜보는 일뿐이다. 그러니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은 잠시 넣어 두기로 한다. 옷과 신발에 흙이 좀 묻어도, 손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잔소리는 금물이다. 징검다리를 건너다 갈 곳을 잃어 주춤하고, 나무 미끄럼틀을 타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난다. 그렇게 아이들은 햇살과 바람 아래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 한참을 놀았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노송광장 상상놀이터 신나는 숲속 탐험을 마치고 발길이 향한 곳은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 상상놀이터다. '띵까띵까 베짱이숲'이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곳이라면, 노송광장 상상놀이터는 아이들이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하기 충분했다. 도심 한가운데 드넓게 펼쳐진 푸르른 잔디밭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 모양이다. 광장에 도착하자 앞뒤 잴 것 없이 뛰어나가는 아이들 앞에서 “천천히 달려라”라는 말은 무색하기 짝이 없다. 그저 달리며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나는 눈빛을 바라보는 수밖에. 전주시민들의 쉼터였던 광장이 활기 넘치는 아이들을 위한 생태놀이터로 변신했다. 통나무 터널과 징검다리는 방금 다녀온 숲 놀이터에서의 가시지 않은 여운을 달래 준다. 그중에서도 커다란 통나무를 그대로 옮겨 놓은 통나무 터널은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정겹다. 아이들은 누워 있는 나무가 신기한지 만져 보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하면서 그 곁을 떠날 줄을 모른다. 통나무 터널을 몇 번을 더 통과하고서야 아쉬움 가득한 발길을 옮긴다.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짚라인(zipline)을 타며 잠시나마 하늘을 나는 새가 되기도 한다. 찰나지만, 아이의 작은 눈, 코, 입에 바람이 와 닿는 느낌이 참 좋았나 보다. 얼굴을 간질이는 바람을 다시 맞겠다며 다시 출발선에 선다. 다시 한번 바람을 가른 아이들 얼굴이 한껏 상기된 것은 8월의 뜨거운 햇볕 때문만은 아니리라. 흐르는 땀도 식히고 잠시 숨도 고를 겸 해먹으로 향했다. 해먹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던 아이들은 금세 웃음꽃을 터트린다. 뭐가 그리 좋을까 궁금한 마음에 그 이유를 물으려는데 아이들의 시선이 한 방향에 꽂힌다. 분수다. 말릴 새도 없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옷이 젖는 것쯤은 일도 아니라는 듯이 물속을 달리는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보았다. 생태 놀이터는 그렇게 아이들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가르치는 곳이 아닌, 어떻게 놀아도 되는 놀이터가 바로 생태 놀이터였다. 동화 속 나무집, 김제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 푸른 잔디밭을 나와 도심을 가로질러 한참을 달리니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창밖으로 따라오는 구름과 함께 구불구불 시골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동화 속에서 본 듯한 집 이 눈에 들어온다. 김제시 만경읍 대동리의 명물,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다. 일본인 미즈노 씨가 아내와 다섯 자녀들을 위해 나무 위에 지은 집이다. 200여 년 마을을 지켜 온 당산나무는 미즈노 씨의 손길로 마을 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대동리 피터 팬'이라 불리는 미즈노 씨는 2009년 아내의 고향인 김제에 터를 잡았다. 이사한 지 2년이 지난 어느 날, 집 앞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달리 보였다.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집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2013년 여름에 시작된 트리하우스 짓기는 반년 만에 마무리됐다. 동화 속 톰 아저씨네 오두막을 현실에서 본다면 이런 모습일까? 사다리를 타고 트리하우스에 오르다 보니 머릿속에 동화 속 장면들이 펼쳐진다. 먼저 집에 오른 아이들은 어느새 창밖 풍경에 푹 빠져 있다. 그 곁에 서니 여름 소리가 들린다. 매미 우는 소리, 푸른 잎사귀들이 부딪치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가 어우러져 여름날을 노래한다. 왁자지껄 떠들던 아이들도 잠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해 웃음이 샌다. 이 독특한 나무집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미즈노 씨는 3년 전부터 집 전체를 체험 공간으로 쓰고 있다. 60년이 넘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안집의 거실은 카페로, 남은 방 하나는 사랑방으로 쓴다. 안집은 트리하우스와는 닮은 듯 다른 느낌이었다. 똑같이 나무로 만들었지만, 트리하우스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트리하우스와 안집을 찬찬히 둘러보다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 이 바람은 전주의 숲과 광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 숲 놀이터와 생태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그저 그 마음뿐이었다. 글 최수진│자유기고가 최수진 씨는 잡지 기자를 거쳐 사보 기획자로 다양한 매체를 만들고 글을 써 왔다. 현재는 두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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