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구독신청
기사목록(149건)
전주의 꽃심
오선 어르신과 선친의 시대를 읽는 기록물
“우표 한 장, 일기 한 줄에도 역사와 시대가 담겨 있어요”
반복된 일상에서 만난 즐거움, 우표 수집2010년 퇴직할 때까지 40년간 전북대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했어요. 우표 수집은 그 당시 반복되는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안겨준 소중한 취미 활동이었지요. 도서관으로 매일 수십 권의 학술지들이 우편으로 배달돼 왔고, 그 책들을 정리하는 나날들이 이어졌습니다. 하루는 독일에서 온 학술지를 봉투에서 꺼내 정리하려는데 우표가 눈에 띄더라고요. 참 화려하고 예뻤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이후 우표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우표 수집하는 재미에 빠져 동료들과 우표수집 모임을 만들기까지 했지요. 네댓 명이 서로 경쟁하듯 우표를 모았는데, 그땐 그게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그러다 보니 점점 적극적으로 우표를 모으게 됐어요. 단순히 우편물에서 우표를 떼어 모으는 걸 넘어 우체국 우표 수집가 모임까지 가입한 거예요. 1970년대 당시, 우체국에서 모임에 가입한 우표 수집가들을 대상으로 기념우표를 판매하곤 했거든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대회는 물론, 나라에서 진행된 행사나 일어난 사건들을 기념한 우표들은 그렇게 모았답니다. 그렇게 1973년부터 2007년까지 모은 우표 도록을 쭉 살펴보면 나라 안팎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요. 우표 한 장으로 시대를 읽을 수 있는 거죠. 집안 대소사 기록물, 아버지의 일기장기념우표 도록과 함께 전주시에 기증한 아버지 일기장은 단순한 일기장이 아니에요. 그날의 감상을 적은 일기이자, 그날 무엇을 샀는지 기록한 가계부이며, 자식들의 생일을 비롯한 집안 대소사가 적힌 우리 집안의 역사 기록지이지요. 1971년부터 돌아가시던 해인 1998년까지 근 30년간 써 오신 아버지의 일기장에는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일례로, 세탁기를 샀다며 아버지가 금액까지 꼼꼼하게 적어 놓으셨는데, LG전자의 옛 이름인 금성전자의 상품이더라고요. 치약이며, 비누 같은 생필품 가격도 적혀 있고, 일기장에는 1983년 고속버스 승차권도 있더군요. 그 짧은 기록에서 우리 가족의 사는 이야기와 더불어 물가 변동까지 읽을 수 있어요. 아버지의 작은 기록이 세월을 읽는 지표가 된 거죠. 친척 결혼식은 물론, 누가 아이를 낳았다는 기록까지 있지요. 하루의 일과를 길게 쓴 여느 일기장과는 다른, 말 그대로 그날의 기록이 담겨 있는 거예요. 새 대통령 취임 때마다 짧은 감상문도 적어 놓으셨더라고요. 어떤 대통령이 당선됐고, 당신은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에요. 제 기억 속 아버지는 늘 무언가를 기록하고 모으는 모습으로 남아 있어요. 해마다 연말이면 늘 다음 해 쓰실 수첩을 구입하는 게 아버지만의 새해맞이 의식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무엇이든 잘 버리지 못하고 모으는 제 습관이 아버지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소유가 아닌, 공유로 빛나는 기록물의 가치언젠가 누군가 묻더군요. 소중한 취미이자,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기록물을 전주시에 기증하는 게 아쉽지 않았느냐고요. 솔직히 처음엔 아쉬운 마음도 든 게사실이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보관하는 것보다 전주시에서 보관하는 게 더욱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시대를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것, 그게 바로 기록물의 가치를 가장 빛나게 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저 혼자의 ‘소유’보다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갖는 ‘공유’를 택한 거예요. 전 전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일평생을 전주에서 보낸 전주 토박이예요. 그만큼 전주에 대한 애착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전주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참 많이 찍어 주셨는데 그중 전주천, 한벽루, 한벽루 철길 등지에서 찍은 사진들은 2006년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온고을 씨가 들려주는 전주이야기’ 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했어요. 어찌 보면 전 참 운 좋게 여러 기회를 얻었다 생각해요. 추억을 함께 나누고, 나아가 후대에까지 남기는 일, 참 근사하잖아요. 그러한 근사한 일,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오선(67) 어르신은 전주에서 태어나 자라고, 전북대학교 도서관 사서로 40년간 근무한 전주 토박이다. 얼마 전 전주 생활을 정리하고 임실로 귀촌,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2020.10.16
#기념우표
#일기장
#승차권
#수첩
#공유
멋진 하루
전주동물원
모두를 품에 안은 숲속 동물원
가성비 높은 놀이터, 전주동물원어젯밤, 가족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넘실대는 봄기운을 이기지 못해 집을 나서자고 했다. 상춘(賞春) 시즌에 ‘방콕’은 봄을 능멸하는 행태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봄볕에 널어두고 춤추게 하고 싶었다. 목적지가 문제였다. 괜찮은 식당을 찾아 헤맬 때와 같은 난제였다. 그나마 이를 닦던 중에 전주동물원을 떠올린 것이 다행이었다. 식당 선택으로 고심하던 중 잊고 있던 가성비 좋은 맛집을 떠올렸을 때와 같은 반가움이었다. 딱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거리가 먼 것도 아니면서 공원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생태동물원으로 탈바꿈했다니 저비용 고효율의 알짜배기는 바로 코앞에 있었던 게 아닌가. 그래, 전주동물원이다.전주 사람이라면 하나쯤 있는 동물원의 추억짐이랄 것도 없이 간단한 물과 간식만 챙긴 채 집을 나섰다. 아침 시간이라 동물원 진입로도 한산했다. 가는 길은 벚꽃이 가득,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주동물원에도 꽃비가 넘실대겠지,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전주 토박이인 나에게 ‘동물원’은 고유명사다. 어릴 적 가족 나들이에서부터 초등학교 소풍, 아내와의 연애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로 동물원의 추억이 개입돼 있다. 그리고 가정을 꾸린 지금, 나는 다시 어릴 적 부모님의 역할을 물려받아 토깽이 같은 아들딸을 데리고 동물원을 다닌다. 그래서 전주 사람에게 동물원이란 단순히 동물을 가두어 놓고 구경하는 기능적 공간이 아니라 과거와 오늘이 동시에 공존하는, 다양한 이야기와 추억이 배어 있는 곳이다.문을 연 것이 1978년이라고 하니 나보다 다섯 살이 어린 동물원. 연상인 줄 알았는데 연하라니 좀 더 편하게 바라봐야겠다. 형, 동생과 나란히 앉아서 사진 찍었던 곳이 눈에 들어오고, 초등학교 소풍 때 반 친구들과 모여 앉아 있던 잔디밭, 대학 시절 야학 사람들과 함께 김밥을 먹던 벤치, 그리고 결혼 전 아내와 탔던 대관람차가 나를 잠시 과거로 이끈다. 밖에 나오면 마냥 기분 좋은 늦둥이 딸아이는 연신 웃음이다. 나도 그랬을까. 그때 어머니 아버지도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작은 행복 한 조각을 똑같이 간직하셨겠지 생각하니 눈앞의 풍경이 잠시 흐릿해진다.생태동물원, 잘했다, 잘됐다, 참 다행이다마치 나만의 추억을 고이 간직해 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한동안 변한 게 없었던 동물원이지만 요즘에는 가장 도드라진 변화가 생겼다. 바로 생태동물원으로의 탈바꿈이다. 바뀐 동물원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동물원 앞에 붙인 생태라는 말이 단순한 홍보용 꾸밈말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늑대, 호랑이, 사자, 곰 등 각각의 동물이 지닌 특성을 감안해서 야생의 자연 서식지와 유사하면서 생태적인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공간 자체도 넓혀서 지형에 볼륨감을 부여했다. 이전과 비교해 보면 동물원의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걸 알 수 있다.이런 변화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당연히 동물 친구들이다. 말 못 하는 짐승이라고 해서 차가운 철재 우리와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대한 불만이 없었을 리 없다. 인간이 듣지 못했을 뿐, 이미 동물 친구들은 끊임없이 외치고 저항하면서 개선을 요구해 왔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전주생태동물원은 동물 친구들이 자신들만의 몸짓과 언어로 싸워 오며 이루어 낸 동물 복지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싶다.보는 이의 입장에서도 미안한 마음이 덜해서 좋다. 자연이 아니라면 최대한 자연에 근접한 환경을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다. 사파리처럼 광활한 공간이 아니라면 인테리어라도 다시 제대로 해 줬어야 했다. 잘했다, 잘됐다, 참 다행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 효과도 기대해 본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이란 차가운 바닥에 나뒹굴어도 되는, 원래 그런 존재라는 고약한 생각을 굳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올 때면 그게 늘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눈앞의 풍경이 잘못된 것이라고 꼭 일러 주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많지 않을 것 같다.동물원의 또 다른 식구들, 숲과 꽃오전 10시가 넘어가니 사람들이 한둘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가족이 태반이고 연인들도 눈에 띈다. 이런 풍경은 변함이 없다. 한적한 동물원도 좋지만 북적이는 풍경도 좋다. 어차피 봄바람에 춤추며 내리는 꽃비를 우리 네 식구만 독식할 수는 없는 일이다. 꽃을 좋아하고 꽃에 대해서 꽤 많이 아는 아내는 딸아이와 함께 쪼그려 앉아서 꽃을 매만지고 있다. 딸아이가 엄마가 일러주는 꽃 이름을 제법 따라하는 걸 보니 신통방통하다. 튤립과 팬지꽃이며, 능수버들, 산수유, 명자나무, 그리고 흩날리는 절정의 벚꽃까지, 동물원에는 동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동물원은 이제 생태동물원으로서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의 변화는 생태학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한 전주 시민의 작은 발걸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이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주생태동물원을 찾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생태동물원으로서의 면면을 확대해 나가자는 목소리도 더욱 커졌으면 한다. 무엇보다 입주자인 동물 친구들의 몸짓을 경청해서 생태동물원의 내일을 설계하는 데 적극 반영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글 문동환 | 전라북도의회사무처 정책연구원예비역 대위 출신으로 전라북도의회사무처 정책팀에서 8년째 일하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에서 일하는 한지영 씨의 남편으로 불리다가 몇 년 전부터는 제 이름으로 불리는 두 아이의 아빠다.
#생태동물원
#가족여행
#봄소풍
#전주동물원
당신과 더불어
자유를 꿈꾸는 바람의 악사
가야금 연주자 백은선
25현 가야금으로 연주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처음 개량 악기를 사용한 것은 국악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였어요. 개량 악기가 전통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징검다리였으니까요. 현재는 꼭 국악만을 보여 주고 싶다는 욕심은 많이 내려놨어요. 25현 가야금을 통해 다양한 음색으로 음악을 들려줄 때마다 관객들이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나거든요. 물론 기회가 되면 전통 가야금의 울림이 얼마나 좋은지도 들려주고 싶지만 저만의 장점을 알고 사람들에게 최상의 소리를 들려주면 되는 거지, 악기와 장르를 꼭 정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은 없어진 것 같아요. 음악적인 영감은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궁금합니다.저는 여행을 통해서 많이 얻어요. 작년에 ‘바람의 악사’라는 타이틀로 첫 앨범을 냈는데요. 이 앨범 콘셉트도 바로 여행이거든요. 제가 직장과 가정에 매여 있어서 그런지 언젠가는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여러분도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질 때 이 음악을 듣게 되면 바람의 여정을 따라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거예요. 제 꿈이 있다면 밴드 ‘바람의 악사’ 팀원들과 보헤미안처럼 관객이 있는 곳 어디든 즐겁게 연주하면서 다니는 건데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거리의 악사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랜 시간 동안 팀을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어떤가요?2003년부터 오감도라는 퓨전 그룹의 팀 활동을 시작했어요.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이곳에서 야생의 경험을 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식상한 건데 이곳에서는 팀원들과 끊임없이 다양한 음악을 함께 공유하고 연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회성 공연이나 경력을 쌓으려 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 벌써 함께한 세월이 이렇게 흘렀네요. 얼마 전에 서울에서 특별한 공연을 하셨는데요.지난해 천년전주사랑모임 ‘천인갈채상’을 수상했어요. 이 상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신진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기금을 마련해서 주는 상이에요. 예술인들에게는 시민들이 주는 상이니 굉장히 특별하죠. 상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공연을 하자는 생각을 했고,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밴드 ‘바람의 악사’ 단원들이 총출동하는 공연이라 그런지 서울 관객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고, 의미 있는 공연을 하고 왔어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음악이 있을까요. 계획이 궁금합니다.현재 민속학 공부를 하고 있어요. 하반기에는 굿, 음악 등 민속학으로만 구성된 공연을 하고 싶어요. 전통과 퓨전, 두 가지를 다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담은 없어요. 퓨전음악을 오랫동안 했어도 저의 시작은 전통에서 출발했으니까요. 지금은 25현 가야금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면 또 전통음악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전에는 몰랐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민속학을 공부할수록 전통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이걸 바탕으로 저만의 새로운 음악이 또 나오지 않을까요? 가야금 연주자 백은선 25현 가야금으로 관객들과 호흡하는 백은선 연주자는 전북대학교 졸업,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소속으로 있다. 퓨전 그룹 ‘오감도’ 멤버이자 밴드 ‘바람의 악사’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악의 영역 확대와 다양한 실험으로 폭 넒은 음악을 고민하고 있는 실력 있는 연주자다. 앨범 ‘바람의 악사’가야금과 기타, 두 악기의 앙상블을 중심으로 바람의 악사가 선사하는 여행 같은 앨범이다. 연주자 백은선과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안태상의 구성으로 퓨전그룹 오감도에서 오랜 시간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며 정리한 7곡이 담겨 있다. 25현 가야금의 다채로운 음색이 그루브한 기타 사운드와 어울려 대중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만든 바람의 악사. 그 신비로운 여정으로 함께 떠나 보면 어떨까?
2020.10.12
#25현
#가야금
#바람의악사
#천인갈채상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꽃피운 예술가
사진작가 장근범
선미촌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은 공간과 사람을 중심으로 구도심의 변화를 이끄는 사업이에요. 기존에 있는 공간을 일거에 부수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문화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사업이지요. 저희는 꽃과 텃밭 그리고 골목을 매개로, 예술가들과 주민의 협업을 통해 ‘선미촌 골목길 가드닝’을 준비하고 있어요. 정원이나 텃밭에서 심고 거두고 나누는 시민 장터와 예술가들이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립예술제’도 계획하고 있고요. 이런 사업들이 하나둘 진행되면 선미촌이 인권의 공간으로 자연스레 자리를 잡게 되지 않을까요. 이번 도시재생 사업 총괄 기획자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목표가 있다면요? ‘선미촌이라는 공간은 시민들에게 어떤 공간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해요. 지금 선미촌은 우리가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유리성’ 같은 공간이잖아요. 선미촌 재생은 주민과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시작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요. 시민들의 인식 변화 없이는 선미촌의 변화는 있을 수 없을 테니까요. 예술가들이 뿌린 변화의 씨앗으로 선미촌이 예술과 보편적 인권의 공간으로 활짝 꽃피웠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어떤 누군가는 저처럼 이곳에서 함께 살고 싶어 하는 날도 오리라 믿어요. 최근 SK텔레콤과 함께 특별한 전시를 기획하셨는데요. 어떤 전시회인가요?SK텔레콤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대리점 업무 공간을 청년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제공해 주셨어요. 첫 전시는 제가 속한 ‘아티스트 랩 물왕멀’ 팀 작가들과 함께 준비했는데요, 선미촌과 관련한 일곱 작가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저도 이번에 사진작가이자 기획자로 참여했어요. 3개월에 한 번씩 작품을 교체하며 전시를 이어 갈 예정이니 궁금하시면 지나가시는 길에 한번 들러 주세요.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 있다면요?우선, 주민과 예술가들이 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관계가 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선미촌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배우고 느꼈던 일들을 바탕으로 다시 현장에서 다른 고민과 일들을 시작할 것 같아요. 내년쯤 계획하고 있는 개인전 준비도 잘하고 싶고요. 언제나 제 삶의 중심인 전주에서 주변 사람들과 더 즐겁고 흥미롭게 놀아 보고 싶습니다. 사진작가 장근범 장근범 작가는 백제예술대학 사진과 졸업 후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는 선미촌 예술책방 ‘물결서사’를 꾸려가는 물왕멀 팀의 멤버이자 ‘2019 선미촌 문화적 도시재생 총괄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장근범 작가는 선미촌 예술책방 ‘물결서사’의 작가들, SK텔레콤, 사회적기업인 ‘위누’가 손을 맞잡고 청년갤러리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들은 ‘물결, 연결로 서사하다’라는 주제로 미디어 영상과 사진, 100행의 시 등을 통해 선미촌 지역 사람들의 삶을 작품 속에 담았다. 전시는 8월 2일까지 열린다.
2020.09.22
#선미촌
#도시재생
#골목길
#독립영화제
#물결서사
기획 특집
천년의 이야기를 품은 숲, 같이 걸을까요?
전주 마실길
천년의 시간을 품은 숲, 천년전주 마실길국립무형유산원을 출발해 좁은목약수터 방향으로 걷다 보면 처음 마주하게 되는 길이 억경대에서 만경대 구간이다. 해발 630m 고덕산 초입에서 숲을 오르다 보면 낯선 풍경과 조우하게 된다. 여름의 숲, 우거진 녹음에 감춰진 흙빛 돌 산성이 이질적이면서도 정겹다. 숲길을 벗어나 남고산성을 걷는다. 돌을 이고 지고,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간절한 무게들이 발걸음을 더디게 붙잡는다.남고산성은 가팔랐으나 단아했고 산세와 어우러져 고즈넉했다. 남고산성은 삼국 통일 이후 남북국시대에 지어진 석축 산성으로 후삼국시대 후백제의 도읍이던 전주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견훤이 쌓았다 한다. 하지만 지금 남아 있는 성벽은 임진왜란 때 전주 부윤을 지낸 이정란이 왜군 방어를 위해 보수한 산성이다. 지키고자 하는 생의 간절함을 품은 숲, 천년전주 마실길이 숨겨 놓은 이야기가 장엄하다.천년전주 마실길은 남고산성을 지나 억경대와 만경대로 발걸음을 이끈다. 억경대에 올라 드넓게 펼쳐진 전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가빴던 숨을 돌린다. 한눈에 들어오는 전주 풍경에 가슴이 벅차다. 고층 빌딩에서 바라본 전주와는 천양지차. 그 풍경에 넋을 잃을 무렵, 문득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바람을 머리에 인 숲이 무겁게 일렁인다. 천길 바위 머리 돌길을 돌고 돌아,나 홀로 다다르니 가슴 메는 시름이여청산에 깊이 잠겨 맹세하던 부여국은누른 잎이 어지러이 백제성에 쌓였도다구월 소슬바람에 나그네의 시름이 깊은데백년기상 호탕함이 서생을 그르쳤네하늘가 해는 지고 뜬구름 덧없이 뒤섞이는데하염없이 고개 들어 송도만 바라보네- 정몽주 만경대를 지나 충경사를 향하면서 만경대 암각서에 새겨진 시구를 읊조린다. 새로운 나라와 기울어져 가는 나라에 대한 걱정. 포은 정몽주와 태조 이성계 그들에게 길은 우국과 충정이었고 새로운 시대의 도래였다. 어디 그뿐일까? 관직에서 물러난 64세의 노부인 이정란이 다시 칼을 잡고 적진으로 뛰어든 길 역시 우국과 충정이었고 백성에 대한 애민이었다. 남고산성 숲에는 우국과 충정과, 새로운 시대의 도래와 애민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천년전주 마실길, 그 숲 곳곳에 역사가 짙은 녹음을 드리운다.싸전다리를 지나 초록바위에서 완산칠봉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마실길이라는 이름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마실길’이란 이웃에 놀러 가는 길을 뜻한다. 사부작사부작 걷는 걸음마다 삼나무 잎사귀나 편백나무 향이 밟힌다. 여름에는 매미 소리와 청량한 숲 내음으로, 가을에는 붉은 단풍으로, 겨울에는 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로 가득하다. 완산칠봉 오르는 길은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자연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그뿐일까? 장군봉 팔각정을 만나고 금송아지 바위의 전설을 듣고, 크고 작은 돌탑과 가람시비를 만난다.천년전주 마실길을 두른 숲은 천년의 삶과 문화와 역사를 안고 있다. 그 숲속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가만히 귀 기울이면, 고목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올 것 같다.천년전주 마실길국립무형유산원-억경대-만경대-남고산성-충경사-매화봉-장군봉-완산공원-금송아지바위-용두봉-용머리고개-다가공원-완산교-매곡교-초록바위-남천교-국립무형유산원 기억을 재생하는 숲, 모악산 마실길과 삼천마실길전주 모악산 마실길은 모악산이 품은 길이다. 길은 마을에서 시작해 마을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고, 바람과 나무와 숲을 잇는다. 추동마을 입구에서 시작해서 고개 너머 독배마을까지 이어지는 12.3km의 구간 동안 위뜸에 살았다는 강릉 함씨와 비선골에 살았다는 김해 김씨의 이야기, 마을 사람들이 아프면 굿을 해 주는 무녀 쟁인이 살았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험한 산이 아닌 고즈넉한 평야의 숲길이 마을과 마을이 지닌 이야기를 품고, 뒤 숲이 지닌 이야기와 앞 숲이 품은 이야기로 마을 지도를 만든다. 천년전주 마실길의 숲이 삶과 역사를 품은 숲이라면 모악산 마실길의 숲은 옛 풍경과 잊힌 기억을 재생하는 숲이다.가래나뭇골(추동마을)을 지나고 원당마을을 지나 시앙골을 넘고 학이 날아든다는 학전마을을 지나 만나게 되는 노송 군락지는 곧게 뻗은 노송들이 푸른 하늘을 이고 우뚝 서 있다. 고즈넉하고 단아한 숲이 아니라 하늘 향해 곧게 뻗은 노송들이 장엄한 분위기를 내뿜는 숲이다. 마치 마을과 마을을 지키고 사람과 사람을 지키는 장승처럼 우람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삼천 마실길은 마을과 역사를 잇는 길이다. 옛 전주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외부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 길이라고 할 수 있다.탐진 안씨의 집성촌인 능안마을에서는 탐진 안씨들이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흔적을 엿볼 수 있고, 능안이라는 이름의 유래도 찾을 수 있다. 소란소란 걷다 만나는 국립전주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에도 한번 들러 보자. 탐진 안씨가 지킨 마을 이야기와 더불어 전주의 옛이야기에 빠져보는 즐거운 기회가 될 것이다. 모악산 마실길추동마을-원당마을-학전마을-완산생활체육공원-노송 군락지-신금마을-화정마을-봉암마을-독배마을-독배고갯마루
2020.09.11
#마실
#모악산
#충경사
#정몽주
#만경대
숲에서 체험하고, 놀며 배운다
전주 야호 아이숲
편백 향 가득한 숲속 놀이터, 임금님숲계절에 상관없이 숲속의 모든 자연물을 장난감 삼아 자연 속에서 놀며 배우는 숲속 놀이터. 조선 태조 이성계의 시조인 이한 공의 묘소, 조경단 인근에 위치한 임금님숲이다. 전주 ‘야호 아이숲’ 1호로 조성된 임금님숲은 잡관목 등 장애물이 없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기 최적의 장소. 나무 그네, 나무 실로폰 등 자연 친화적인 놀이기구로 마음껏 뛰놀며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아이들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만든다. 더욱이 이곳은 자연 항균에 탁월한 편백나무로 대부분 숲이 구성되어 우리 아이들 아토피 완화에도 효과 만점이다.주소│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640-8(조경단 주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떼구르르 솔방울숲녹색 풀 속에 노란 들꽃 꽃내음이 향기롭게 펼쳐지는 떼구르르 솔방울숲. 숲속 놀이터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길쭉하고 둥그런 솔방울이 긴 끈에 매달려 반갑게 방문객들을 맞이해 준다. 이곳에는 아담한 생태연못도 있어 작은 생명들의 소중함을 아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다. 더불어 오두막과 나무 의자가 휴게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어 지친 아이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혀 주기 딱 좋다. 단, 여름철에는 모기가 많으니 진입로에 구비된 해충 기피제 자동분사기는 잊지 말고 꼭 뿌리자.주소│전주시 완산구 천잠로 3038 모든 날이 좋았다, 신기방기 도깨비숲전주 완산칠봉 삼나무 도깨비숲에 아기자기한 눈, 코, 입이 달린 나무들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존에 있던 운동기구들이 통나무 흔들다리와 그네 미끄럼틀로 멋지게 탈바꿈해 숲속 놀이터를 찾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고 있다. 양은 냄비를 뒤집어 만든 띵까띵까 악기와 자연물을 이용해 만든 근사한 악기도 만날 수 있다. 또, 지치지 않고 산 중턱쯤 가다 보면 마치 커다란 보물을 발견한 듯 정말 큰 바둑판을 만난다. 커다란 바둑판 위에 검은 돌멩이와 흰 돌멩이로 오목을 두며 온 가족의 행복이 충전되는 기쁨을 누려보자.주소│전주시 완산구 완산3길 31-13 다람쥐를 만나러 가자, 꼬불꼬불 도토리숲푸드득, 하는 날갯짓과 새들의 지저귐이 즐거운 전주 서곡지구 도토리숲. 이곳은 참나무 열매인 도토리의 싱그러움을 더욱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꼬불꼬불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타나는 제법 큰 외나무다리, 통나무로 만든 징검다리는 아이들에게 도전의식을 갖게 만드는 놀이터다. 넓은 하늘을 올려다보면 ‘톡톡’ 도토리를 굴리는 다람쥐도 행운처럼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곳이다. 숲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생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배운다. 이번 주말엔 사랑 넘치는 숲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는 건 어떨까?주소│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3가 1578 베짱이처럼 놀아 보자, 띵까띵까 베짱이숲울창한 활엽수림이 쭉쭉 뻗은 하늘 아래,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드는 건 단연코 여름 숲 사이 바람을 가르는 짚라인이다. 짚라인을 타는 아이들의 우렁찬 ‘야~호’ 소리가 쩌렁쩌렁 숲을 울린다. 체련공원 화장실 위쪽으로 50m만 가면 한눈에 들어오는 띵가띵가 베짱이숲은 과도한 시설물 설치는 지양하고, 최대한 자연물을 활용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또한, 놀이터 말고도 가까이에 전주동물원이 있으며, 전주에서 유일한 숲속 작은도서관도 만날 수 있다. 맑은 공기 속에서 뛰놀고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다.주소│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640-8(동물원 주차장옆) 딱정벌레와 여름 나기, 딱정벌레숲도심에서 보지 못한 신기하고 재밌는 곤충을 만날 수 있는 숲. 동서학동 남고사 부근에 자리한 자연놀이터 딱정벌레숲은 봄부터 가을까지 아이들에게 최고의 자연학습장이다. 딱정벌레가 많이 서식하여 붙여진 이름인 딱정벌레숲에서는 참나무, 키가 큰 리기다 소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아이들은 숲에서 흙을 밟고 자유롭게 뛰어놀거나 자연물을 모으고 관찰하면서 창의력이 발달한다. 딱정벌레숲 체험 장소까지 진입로가 오르막길이라 떠나기 전 얼음물은 필수!주소│전주시 완산구 남고산성1길 33-31(남고사 입구) 오늘은 내가 숲의 주인공, 야호인후공원 유아숲체험원인후공원 시사제 일원에 자리 잡은 전주시 최초 ‘유아숲체험원’. 참나무 군락지에 수목과 자연 재료를 활용한 고래터널, 통나무 건너기 등 40종 81점의 숲 놀이 시설을 설치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으로 가꿔 가고 있다. 유아숲체험원은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나눠 하루 최대 2개 기관만 이용할 수 있다. 또, 유아숲 체험 시설 전문가인 ‘유아숲지도사’가 더 즐겁고 알차게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아숲지도사의 도움으로 아이들은 숲에서 허클베리 핀이나 톰 소여, 타잔이나 로빈훗이 되어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편다. 올여름, 아이들 데리고 유아숲체험원을 방문해 숲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마음껏 뛰놀게 하면서 오감을 발달시켜 주자. 주소│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1가 산4-6
#야호
#놀이숲
#놀이터
#편백
#솔방울
숲에서 살아요
전주 숲속에는 어떤 동식물이 살고 있을까요?
산성천을 수놓는 운문산반딧불이여름밤을 동화처럼 수놓는 작고 노란 반딧불. 반딧불을 도심에서 발견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깨끗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환경지표곤충이기 때문이다. 전주 동서학동 산성마을에 나타난 반딧불이가 더욱 반갑고 대견한 이유다. 지난 6월 산성마을에 처음 등장한 반딧불이는 ‘운문산반딧불이’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개체 수가 많은 반딧불이다. 6월 초순에 출현해 육상에서 서식하는데, 산성마을에서 대량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산성마을 외에 전주 삼천에도 늦반딧불이가 산다. 상림동 야산에 등장한 담비지난 5월, 전주 도심과 가까운 상림마을 야산에서 담비가 까치 둥지를 덮치는 장면이 한 시민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잡혔다. 모악산 일대에 담비가 살았다는 자료는 있지만 전주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담비는 멸종위기야생동물이다. 본래는 야행성이지만 봄, 여름에는 낮과 밤 구분 없이 활동한다니, 상림동 근처에서 긴 꼬리에 날렵한 담비를 만나더라도 놀라지 말자. 달밤 전주천의 너구리도시 개발로 너구리의 야생 서식지가 파괴되고, 호랑이나 늑대 같은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서 오히려 도심에서 너구리가 자주 관찰되고 있다. 전주천에도 너구리가 자주 출현하는데,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주로 여름철에 만날 수 있다.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 먹이 활동을 하는데, 겁이 없는 성격이고 건드리지 않으면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는 않는다. 전주천은 야생 너구리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기린봉에 새집 마련한 맹꽁이장마철이 시작되면 전주에서는 곳곳에서 맹꽁이 소리가 요란하다.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는 삼천도서관 연못과 치명자산 주차장 주변 등에 서식하고 있는데, 전주시는 삼천 주변의 쓰레기를 제거하고 맹꽁이 서식지와 생태학습장 등을 만들 계획이다. 전주시는 지난 2015년에도 기린봉 주변 지역에 맹꽁이 서식지를 복원하였다. 전주에서 처음 발견된 전주물꼬리풀늦여름에 붉은 보랏빛의 꽃을 피우는 전주물꼬리풀. 멸종위기 식물 2급인 전주물꼬리풀은 1912년 일본 식물학자인 ‘모리’가 전주에서 처음 발견했고, 1969년 대한식물도감을 편찬한 이창복 씨가 최초 발견된 전주의 지명을 따 명명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전주 일대에서는 서식이 확인되지 않아 2013년 국립생물자원관이 대량 증식하여 건지산 오송제 생태공원에 3,000포기를 이식하였고, 2015년에 기린봉 주변 생태공원에 서식지를 복원하였다. 전주천에 터를 잡은 흰뺨검둥오리전주천에 살고 있는 새들 중에서 가장 많은 새는 어떤 새일까?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여름 오리이며 텃새이기도 한 흰뺨검둥오리이다. 도심 하천에서부터 시골 냇가, 개울 등 전국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 암컷과 크기와 모습이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전주천과 삼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2018년 전주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주천에만 29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주천의 반가운 친구 수달산책을 즐기러 전주천을 찾는 시민들을 웃음 짓게 하는 동물이 있다. 수달 가족이 그 주인공. 수달은 족제비과 동물로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이다. 하천생태계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종으로 전주천과 삼천에 최대 1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전주시는 삼천에 수달 서식지를 조성하는 등 체계적인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사람과 자연의 메신저인 수달, 자연성을 회복한 전주천이 보낸 선물이다.
#반딧불이
#담비
#너구리
#맹꽁이
#전주물꼬리풀
2019 새로운 공간 새로운 가치
전주는 언제나 변화한다. 머무르거나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낸다. 2019년, 전주는 1년 열두 달을 ‘새로움’으로 빼곡하게 채웠다. 도시재생 현장부터 어르신 통합 돌봄 현장까지, 아무리 길어 올려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무한히 새로운 이야기와 사업들로 채워졌다. 전주의 위상을 새롭게 세울 전라감영의 중심건물 대부분이 복원 완료되었고, 옛 보훈회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전주시민기록관도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또한 전주시민축구단처럼 눈부신 활약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사람들도 있었다. 2019년, 전주에 새롭게 선보인 공간, 새로운 가치를 더해 온 사람들을 만나 보자.
#새로움
#돌봄
#전라감영
#복원
달하, 전주에서 정읍까지 비취오시라!
조선왕조실록과 정읍 선비‘풍패지관(豊沛之館)’이라 이름 붙은 객사와 경기전이 없었다면, 전주는 돈냥이나 좀 있는 그저 그런 도시가 되었을 것이다. 좌우익 양 날개를 거느린 객사는 우람하고 부성의 맨 오른쪽에 자리한 경기전은 섬세하다. ‘전주 이씨’ 나랏님의 국성(國姓)이 태어난, 경사스러운 터이기에 경기전(慶基殿)이라 했다. 성전이나 궁전 등, 하느님이나 임금이 계신 곳에만 ‘전’을 붙인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 즉 임금의 초상화는 임금이니, ‘전’이다. 거기에다 전주사고(全州史庫)가 자리한다. 조선왕조실록 말씀이다.임진년에 왜병이 쳐들어온다. 높은 양반들 먼저 피난하신다. 경기전을 지키던 9급 참봉 오희길과 유신은 실록과 어진을 지킨다. 공무원의 롤모델이다. 재난 대비 매뉴얼에 따라 태인의 유생 안의(安義)와 손홍록(孫弘祿)에게 토스한다. 두 분 다 정읍의 선비들이다. 폭서와 장마가 있었지만 비 한 방울 묻히지 않았다. 정읍 내장산에서 1년 하고도 18일을 지켜 내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이어지게 하니 그 아니 특별한가. 수레는 몇 대였을까? 과연 정읍으로 가는 길에 원평과 태인을 거쳤을까? 아니면 저쪽 구이를 돌아 산외 길을 택하였을까? 정읍의 두 선비는 자비로 말과 양식을 대며 보물을 지켜 냈다. 내장산의 용굴 은봉암이나 비래암에 몰래 모셨는데 첩자가 정보를 팔아먹지는 않았을까? 이 이야기는 왜 아직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어지지 못하였을까? 동학농민혁명과 경기전400년 후, 동학농민군은 정읍 황토현에서 관군을 깬다. 올해 처음 제정된 국가기념일 5월 11일이 바로 그날이다. 장성 황룡강전투마저 승리한 농민군은 전주성에 무혈입성한다. 전봉준은 풍남문에 올라 전주부성을 조망한 뒤, 관찰사 집무실 선화당을 집강소로 사용한다. 열 받은 초토사가 관군을 이끌고 용머리고개에서 부성 안쪽으로 대포를 날린다. 정읍 가는 직행버스 간이 정류장에서 보이는 위쪽 언덕에서 말이다. 이런 이런, 경기전 경내까지 포탄이 날아든다. 전북 사람이면 이렇게 못 한다. 경기전 처마가 부서지고 조경단이 파손되자 전봉준은 양호초토사 홍계훈에게 편지를 쓴다.“대포를 쏘아 경기전을 무너뜨린 것은 옳으며, 군대를 동원해서 문죄를 한다면서 무고한 백성을 살해하는 것은 옳습니까?”공북문을 열고 동학군이 부성을 빠져나간 후 120년, 지금 전라감영 복원이 한창이다. 새로 짓는 선화당은 시민들이 직접 활용하는 공간이면 좋겠다. 게서 전주대사습이 열려도 좋겠다. 정읍과 전주, 제대로 즐기기전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오셨다면, 일단 한옥마을이다. 황산에서 왜구를 섬멸한 이성계가 풍년가를 읊은 오목대에 서면 한옥마을의 기와지붕이 주욱 늘어섬을 볼 수 있다. 어두울 것 같은데 오묘한 밝음이 있다. 경기전에서 푸른 곤룡포 입으신 이태조를 알현한 다음에는 서쪽에 있는 최명희문학관에 들르시라. 전주의 얼인 ‘꽃심’을 써 내려간 혼불의 한 자락을 붙들 수 있을 터. 경기전과 전동성당의 고딕양식과의 대조에 홀딱 반한 이분들 모시고 내처 향교로 간다. 은행나무 시즌이면 더 좋다. 향교 가는 길에 영화 에 등장한 한옥 학인당을 들르는 것은 필수. 한옥에서 한잠 주무신 후에는 정읍으로 길을 잡는다.‘새 시상’이 오길 바라던 드라마 의 촬영지 ‘정읍 김씨집’을 찾아가는 길은 산외 방면 길이 좋다. 세트 아닌 진땡이다. 여기서 이참에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된 ‘무성서원’까지 자동차로 15분이면 족하다. 서원의 태극 문양은 사진발을 잘 받게 만든다.내장산 가는 길 전봉준공원에 서면 18.94m의 동학100주년기념탑을 만날 수 있다. 내장산은 사람 사는 동네에 이렇게 가까운 국립공원은 세계에 드물다. 설악의 단풍보다 보름은 늦게 찾아온다. 해서 정읍의 가을은 길고 아름답다.한겨울 눈이 올 때 내장산을 찾는 사람은 고수다. 깎아지른 듯한 은적암 가는 길을 ‘실록길’이라 한다. 그냥 차 타고 왔던 길로 훅 돌아가면 바보다. 정읍경찰서 앞에서 쌍화탕을 마셔야 한다. 중스푼으로 쌍화차 안에 든 밤을 건져먹는 맛을 정읍 바깥에서는 흉내도 못 낸다. 한 끼 자신 듯 든든하다.이제 포털에 접근하면 왕조실록은 누구나 키워드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정읍 선비가 없었다면 조선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 사라졌을 것이다. 달님이 노피곰 도다샤 전주와 정읍을 서로 비추인다. 그 손길이 앞으로 남원에서 고창에서도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글 신귀백 | 영화평론가신귀백 씨는 영화평론가이자 작가이다. 장편다큐 감독으로, 전북독립영화제・무주산골영화제・전북비평포럼에서 활동했다. 저서로 , 가 있다.
2020.09.10
#객사
#경기전
#서원
#내장산
#동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