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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골목마다 김이 모락모락
남부시장 야시장이 돌아왔다!
전주 대표 야간관광 명소, 다시 불을 켜다!2014년 10월에 개장해 전주시민은 물론 전주를 찾는 관광객이 꼭 가 보고 싶어 하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해 왔던 남부시장 야시장이 3년여 만에 재개장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 무색할 만큼 풍성한 먹을거리, 즐길 거리, 볼거리를 선사하며 다시금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남부시장 야시장은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부터 11시 30분까지 운영한다. 금요일 저녁에도 퇴근 후 서둘러 찾는 사람들로 붐비지만, 토요일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개장 직후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야시장만의 특징. 남부시장 동문, 서문, 남문 어디로 들어가든 우측통행만 지키면 큰 혼잡을 피할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말자. 각 입구에 마련된 인포메이션(정보) 매대에서 야시장 지도와 안내 소책자를 미리 살펴보고 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온갖 맛과 향으로 방문객을 유혹하는 음식 매대들은 열십자 모양으로 뻗어 있는데, 한쪽에 사람이 너무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인기 메뉴가 분산되어 있다. 공연무대 역시 야시장 중심부가 아닌 청년몰 하늘정원과 샛길 골목 등으로 옮겨졌다. 이로 인해 방문객들의 밀집도가 낮아지면서 훨씬 쾌적하고 안전하게 야시장을 둘러볼 수 있게 됐다. 그래도 골목이 비좁은 건 어쩔 수 없으니 혹시 짐이 많거나 외투가 너무 두껍다면 골목 중간 지점에 마련된 물품 보관함을 이용해 보자. 단,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미리 준비해 가는 걸 잊지 말 것.이 맛에 야시장 오는 거지~ 먹고, 보고, 즐기자!입맛대로, 또 취향대로 먹고, 보고, 즐길 것으로 가득한 남부시장 야시장. 먼저 육해공 식사류부터 디저트까지 골고루 갖춘 야시장의 메뉴를 살펴보자. 육전과 삼겹살야채말이 등 기존의 인기 메뉴부터 미트파이, 육회김밥, 마라닭떡볶이 등 새로 떠오르는 메뉴, 거기다 퀘사디아, 반차에우, 로띠 등의 아시안 음식까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가짓수가 워낙 많으니 첫 번째 매대부터 지갑을 열기보다는 전체 매대를 차분히 둘러본 후 몇 가지를 신중히 고르는 걸 추천한다.식기 전에 바로 먹으려면 시장의 각 입구 쪽에 배치해 둔 의자를 이용하면 된다. 좁은 골목이나 점포 입구 사이에 삼삼오오 모여 서서 먹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음식들을 적은 양으로 판매하니 선 채로 먹어도 큰 불편함이 없고, 한 가지씩 사 먹으면서 이동하는 재미가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가요, 댄스, 재즈 등 다양한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는 공연은 두 배로 재밌다. 청년몰 하늘정원에서는 12월 1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저녁 6시에 ‘하늘정원 달빛버스킹’이 열리고, 샛길 골목에도 상설공연 디제이 부스가 마련돼 있다.없는 것 빼곤 다 있는 남부시장에 와서 먹고만 가긴 아쉽지 않은가? 수제 액세서리와 은제품 등을 판매하는 수공예품 매대들도 빼놓지 말고 들러 보자. 그릇 가게, 옷가게, 소품 가게 등 터줏대감 점포들도 좀 더 늦은 시간까지 환히 불을 밝히고 손님들을 맞는다.3년의 기다림 끝에 전주의 밤을 다시 밝히게 된 남부시장 야시장. 사람들의 온기와 상인들의 활기로 다시금 북적이는 활기찬 시장의 모습이 무척이나 반갑다. 앞으로 청년 사장, 시장 상인, 전주시민, 관광객까지 모두를 배부르게 하는 전주 대표 관광명소로 더욱 승승장구하길 기대한다.남부시장 야시장주소 |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49
2022.11.23
#남부시장
#야시장
#전주야간관광
가을, 전주에 새바람이 분다
새롭게 문을 열어요,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치매안심센터
수공예의 모든 것, 전주공예품전시관 지난 2002년 문을 연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주 수공예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문화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은 운영 주체가 바뀌거나 공예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등 그동안 운영에 굴곡이 많았다. 그런 전주공예품전시관이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수공예품 전시 와 판매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주 수공예 중심 거점’으로 확장된다는 것. 공예 창작과 교육, 체험을 진행해 시민들에게 수공예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 작가들의 대관 전시도 이루어진다. 또 전주만의 명품 수공예 브랜드 ‘온(ONN)’의 기획 전 시실이 마련되고, 우수한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종합 판매관 이 운영된다. 방문객 휴식 공간도 들어선다. 말 그대로 전주 수공예의 모든 것이 모인 공간으로 모습을 바꾸게 된 것. 이렇게 ‘환골탈태’를 거친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오는 11월 말 시민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전주공예품전시관 |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15, 063-281-2225 치매 걱정 없는 삶을 위해, 전주시 치매안심센터 시민들이 치매 걱정 없는 삶을 누리고, 누구라도 치매 예방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 곳이 있다. 바로 ‘전주시 치매안심센터’다. 전주시 치매안심센터는 지난 9월 중순 중화산동에서 전주시 보건소 3층으로 이전했다. 또, 검진실과 치매 환자 쉼터 등 공간을 깔끔하게 새롭게 단장하고 전문 인력을 크게 늘렸다. 치매안심센터는 전주시 보건소 내 공터에 치매상담실도 새로 만들 예정이다. 전주시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치료는 물론 환자의 마음까지 보듬는 ‘전방위’ 치매 관리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짐을 덜어줄 새 거점이 된 셈이다.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노년의 삶은 훨씬 건강해지지 않을까. 치매가 걱정된다면 이제 주저 하지 말고 들러 보자. 전주시 치매안심센터가 언제나 도움의 손길을 건네줄 테니 말이다. 전주시 치매안심센터 |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로 33 전주시보건소 내 3층, 063-281-6248
2020.11.30
#수공예
#전주공예품전시관
#치매
#치매안심센터
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진안까지
세상의 모든 예술은 ‘수작’으로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수작,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목우헌등잔 밑이 어두울 때가 있다. 지척에 두고도 그 매력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이 속담은 유효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위치한 태조로를 거닐며 뜻하지 않게 늦가을의 햇살을 선물로 받는다. 길게 늘어선 회화나무와 간간 알맞게 서 있는 단풍나무 그리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방짜 유기 같은 그림자를 도량에 맞게 펼쳐낸다. 그 순간 나무의 그림자를 통해 제 존재를 드러내는 늦가을의 마지막 햇살이 마치 판소리의 한 대목처럼 반갑기만 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 전통 정원 앞 작은 연못에 잠시 발길을 묶는다. 마침 연못에는 어디에서 날아들었는지 단풍잎 몇 장이 수면 위 가을 하늘을 덮고 있다. 그 옛날 전주 땅에 이름 붙이고 살았을 이름 모를 장인의 거친 손처럼 단풍잎이 유독 붉다. 작은 연못에서 단풍잎에 깃든 손 하나를 주워 든다. 붉은 단풍잎 하나를 주워 들고 옛사람이 새긴 무늬를 요모조모 상상하고 있을 즈음, 전주공예품전시관의 육중한 나무 대문이 빗장을 연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손의 도시’ 전주의 수공예품 문화를 다각적으로 느끼게 하고 체험하고 판매하는 ‘수공예 종합 플랫폼’이다.여섯 채의 한옥 중 명품관과 판매관 사이 앞마당이 유독 눈에 환하다. 한옥에 산다면 이런 마당 하나쯤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불현듯 솟구친다. 명품관 옆에 전시된 까치호랑이 목공예품도 그 욕심에 한몫 더한다. 한옥 처마를 비집고들어서는 공짜 햇살을 오래 밟고 서 있다가 판매관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판매관은 전국 수공예품 740여 종을 전시·판매하는 공간답게 눈요깃거리가 가득하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여 마치 수공예가들의 재미있는 수다를 한자리에서 듣는 기분이다. 어떤 수공예품은 굳이 그 쓰임을 모르더라도, 오묘한 기품을 선물하기도 한다.그런 뜻밖의 감정을 더 오래 간직하고 만끽하고 싶다면 곧장 명품관으로 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명품관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가장 전주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만약 마음에 드는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다가 오리무중 갈피를 잃는다면, 그곳에 상주하는 해설사에게 설명을 청해보는 것도 좋은 수공예 감상법 중 하나이다. 나머지 명인명장관과 전시1관은 판매보다는 전시를 주목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마침 명인명장관에 발길을 더 했을 때는 특별기획전 전시가 한창이다. 과거 조선의 사내들이 전장(戰場) 혹은 의례나 심신 단련을 위해 사용했을 활과 화살 앞에서 오목대 전통 정원 앞 작은 연못에서 만났던 동심원이 오랜 호흡을 붙든다.순간 명인명장관에서 쏘아 올린 화살이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지척에 있는 목우헌에 날아가 꽂힌다. 목우헌은 전주한옥마을 목공예 공방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장소다. 명인명장관에서 본 화살촉은 어쩌면 목우헌의 주인장인 김종연 명장의 손때 묻은 조각도가 되어 전통 목침과 다식, 약과 틀, 서각 등의 장식품을 그동안 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목우헌 공방에 놓인 한 쌍의 까치호랑이를 다시 보면서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목우헌은 어쩌면 처음부터 서로에게 아름다운 수작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고 아득한 수작, 진안 손내옹기와 도통리 청자 요지전주가 등잔 밑이 어두웠다면, 진안은 멀고 아득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진안 백운면 평장리에 있는 손내옹기를 찾아가는 길에서 스치는 마령 뜰은 잘 빚은 옹기를 닮았다. 태초에 그 뜰에서 흙을 떠다 옹기를 구웠을 옹기장이들의 손은 과연 어떤 모양이었을까. 끝내 불을 이기고 돌아온 옹기를 마주하며 미소 지었을 그 표정은 홀연 어떤 빗살무늬토기를 닮아 있었을까.손내옹기의 주인장인 이현배 진안고원형 옹기장을 만난다. 그의 손끝에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라는 시간이 모두 한 옹기의 빛깔에 담긴다. 이현배 옹기장은 1993년부터 진안 백운면 평장리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후 독자적으로 손내옹기를 빚어오면서 다양한 전시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하기에 이른다. 특히 2018 평창올림픽에서는 ‘평화의 밥상’이라는 주제로 남과 북의 화합을 기원하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단다. 요즘에는 아이들과 노인을 위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도 마음 한 조각을 내주면서 진안 전통 옹기에 스며 있는 옛 무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복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현배 옹기장과 몇 마디 대화를 섞다 보면 어느샌가 둘의 대화는 잔잔한 섬진강의 물줄기를 타고 흐른다. 어느 지점에서는 의미의 물살이 빠르고, 어느 지점에서는 대화의 물살이 한없이 느리다. 또 어느 지점에서는 징검돌을 놓을 수 있을 만큼 옹기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잔잔하고 고요하기도 하다. 그 대화는 마치 옹기를 굽는 전통 가마처럼 아늑하고 웅숭깊다. 물레를 왼발로 수없이 당기며 수시로 흙과 물과 침묵을 섞어 손내옹기의 넓은 어깨를 다듬어 나갈 때도, 그는 반은 알아듣고 반은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로 시간을 건넌다. “이 장독에 두른 띠를 눈썹이라고 불러요.” 그 말과 동시에 이현배 옹기장은 장독의 눈썹에 일곱 개의 점무늬를 연이어 찍어 낸다.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느냐고 묻는 물음에 그는 소리 없는 웃음만 빚어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면서 물레를 멈춘다.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말의 의미가 마치 1,000도가 넘는 불길을 견디고 나온 잘생긴 손내옹기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는 옹기를 굽는 가마 앞에서도 불을 넣을 때는 뜸을 들이듯 지긋이 지펴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그래야 흙이 불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들릴 듯 말 듯 곁들인다. 마지막 인사 끝에는 진안역사박물관의 매사냥 특별전에 전시한 새 모양 토기에 관한 이야기를 곁두리로 전한다. 문득 생각한다. 흙이 한 마리의 새로 빚어져 비화하기까지는 얼마나 뜨거운 시간을 견뎌 내야 하는 걸까. 그 시간을 돌이키며 다시 텅 빈 가마 안을 들여다보니, 모든 옹기가 멀고 아득하게만 보인다.손내옹기를 빠져나와 성수면 중평마을에 있는 도통리 청자 요지를 찾는다. 마을 사람에게 물어물어 찾은 도통리 청자 요지에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함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득 이현배 옹기장의 ‘특별한 의미가 없다’라는 말이 순간 떠올라 한참을 혼자 웃는다. 어쩌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가마터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켜켜이 쌓아 온 ‘산산조각의 힘’일지도 모른다. 도통리 청자 요지 작은 느티나무 아래 무더기로 쌓여 있는 그 옛날의 청자 조각들을 보면서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라고 말하던 한 시인의 문장이 전주와 진안의 여행길을 이으며 오랜 수작을 걸어 온다. 글 김정배 | 글마음조각가, 원광대 교수진안 달구름 마을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글을 쓰고, 왼손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가장 무명한 예술가. 시평집 와 포토 포엠 를 펴냈으며, 현재 원광대학교 융합교양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0.11.23
#목우헌
#손내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