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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사람, 전주 10미(味)
춘곤증을 날리는 별미
모래무지 & 오모가리탕
늦봄 강바닥을 누비는 모래무지늦봄, 지금이 딱 제철인 모래무지는 전주 10미(味) 중 하나이다. 모래마자, 모래무치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름부터에서 ‘모래가 쌓인 더미’, 혹은 ‘모래 속에 숨는 성향’의 뜻을 가지고 있다. 모래무지는 그 이름처럼 모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물고기다. 작은 곤충이나 동물을 먹기 위해 모래와 함께 흡입해 아가미로 걸러내는 먹이 사냥법이 특이하다. 때문에 수질을 정화하는 작용도 있어 기특한 어류가 아닐 수 없다. 잉엇과의 물고기로 몸통이 원통형으로 길게 자라며 보통 10~20cm, 최대 25cm까지도 자라 제법 먹음직스럽다. 소금만 뿌려 구워 먹거나, 매운탕으로 끓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잡는 방법도 간단한 지렁이 낚시, 주낙으로도 잘 잡히는 편이라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좋다.1급수 모래알 속 보약이렇게 귀한 모래무지지만, 전주를 제외한 다른 곳의 낚시꾼들에게는 잡어(雜魚)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모래’ 때문이다. 민물 뻘 속에서 살기에 자칫하면 비린내가 날 수도 있다. 아주 깨끗한 물에서만 살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3급수까지도 활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전주천 모래무지는 예외다. 1급수의 깨끗한 물, 그 물에 부드럽게 깔린 자갈과 모래에서는 비린 맛이 느껴지지 않을 터다. 덕분에 전주 모래무지는 ‘별미 중의 별미’로 유명하다. 땅이 품은 고소함과 물이 주는 시원함이 만나 매운탕이나 조림으로 먹었을 때 그 맛을 더한다.흐르는 천변을 보며 즐기는 모래무지 오모가리탕모래무지 매운탕은 뚝배기도, 투가리도 아닌 오모가리에 끓여야 맛이 난다. 전국 어디서나 먹는 ‘뚝배기’보다는 전주 사람의 손맛으로, 살짝 작은 듯한 ‘투가리’보다는 ‘오모가리’가 제격이다. 민물새우와 작은 피라미들을 먼저 끓여 어육수가 은은하게 우러나면 잘 말린 무청 시래기와 고춧가루가 듬뿍 곁들여진다. 토박이 미식가들 중에는 이 ‘시래기’가 더 맛있는 밥도둑이라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통의 매운탕이라면 맞는 말씀이다. 그러나 이 오모가리탕의 주인공은 모래무지다. 수북하게 쌓인 재료 위로 모래무지 3마리 정도를 내 천(川)자 모양으로 턱 올리면 숟가락을 들 차례다. 갖은양념 속에서도 꼬들꼬들한 식감으로 입맛을 돋우는 역할은 오직 모래무지뿐이다.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든든함이 차오르면 봄날의 나른한 기운이 썩 물러간다. 모래무지와 함께 할 볼거리입으로 모래무지를 맛본다면 눈으로는 한벽당을 담아보자. 전라북도 유형문화재이자 호남의 명승으로 알려진 한벽당은 옥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한벽당 아래에는 민물고기 매운탕을 판매하는 식당가가 줄지어 있으니 식후경 하기도 좋다.한벽당주소 | 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2
2023.04.24
#모래무지
#오모가리탕
#춘곤증
전주 음식
조현주 약선요리 전문가
전주 맛은 전주사람이 지킨다
열 가지 전주 맛이 사라지고 있다전통 약선요리 전문가인 조현주 대표는 음식이란 무릇 철이 있어야 하며, 철든 음식을 먹어야 사람도 철이 든다고 말한다. 그는 새벽이면 농장에서 이슬 맞은 싱그러운 채소를 채취하여 감로헌을 찾는 손님들에게 대접한다. 음식은 혀에서 느끼는 맛뿐만 아니라 몸의 보약이고 섭생의 기본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 전국 어딜 가나 ‘전주식당’이라는 간판을 내건 음식점이 있을 만큼 맛의 고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전주는 예부터 내려오는 10味가 있다. 민물 게, 황포묵, 모래무지, 무, 미나리, 담배, 애호박, 열무, 콩나물, 그리고 여름에 익는 감인 파라시다. 열 가지 전주의 맛은, 우리 고장의 땅과 기운과 바람과 햇빛이 어우러진 맛이자 멋이다. 그래서 전주 10味는 전주 10美와 다르지 않다. 전주 10味가 들어가는 대표 음식으로는 오모가리탕과 콩나물국밥, 황포묵이 반드시 들어가는 비빔밥 등이 있다.그런데 식재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모래무지가 사라지고 파라시도 지금은 볼 수 없다. 조 대표는 이런 현실 속에서 현재 남아 있는 무, 열무, 콩나물, 황포묵, 미나리, 애호박 등 여섯 가지 재료로 음식을 개발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전주의 맛’을 지키고자 한결같이 외길을 걷고 있다.전주 10味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전주는 2012년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되어 세계인의 맛을 이끌어 가는 도시 브랜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조 대표가 전주 10味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들이는 노력은 남다르다. 그는 최불암 선생이 진행하는 등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주 10味를 홍보하는 것을 비롯해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전주 10味를 활용한 약선음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전통 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뛰고 있다. 또한, 직접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땅과 먹거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 융·복합 6차산업 인증을 받았고, 약소금, 약간장 등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한 제품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나리 묵, 무쌈말이 등 현대인의 취향과 입맛에 맞는 다양한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음식에는 문화와 역사와 기후, 정서가 골고루 스며 있다. 그것이 전주 10味를 지켜 가야만 하는 이유다. 그는 전주다운 음식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심하면서 전주 10味를 소재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식 인문학’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주의 맛은 전주사람들이 지켜야 한다. 그는 무, 열무, 콩나물, 황포묵, 미나리, 애호박의 여섯 가지 재료를 가지고 앞으로 땅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전주의 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천직처럼 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힌다.감로헌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247문의 l 063-275-8811 조현주 대표가 추천하는 가을 식재료 조현주 대표의 음식 철학은 철 따라 사람들의 몸도 자연이 주는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 가을은 찬 바람이 부는 시기라 백색 뿌리채소가 제철이다. 도라지, 더덕, 고구마, 생강, 인삼 등이 있지만, 가을 식재료의 왕은 단연 무다. 깍두기, 장아찌, 무나물은 물론이고 생선 조림에도 빠질 수 없는, 산삼보다 낫다고 하는 식재료다. 무채를 썰어 목이버섯과 당귀 잎을 넣고 미나리로 묶어 무쌈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무는 식재료 중에서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채소다. 무는 소화 효능이 뛰어난 성분이 들어 있어서 무밥을 먹으면 절대 체하는 법이 없다.
2022.09.22
#약선요리
#감로헌
#조현주대표
#전주10미
#한국인의밥상
투박하고 얼큰한 전주천 오모가리탕 3형제
1년 간 천일염에 재운 시래기, 한벽집한벽집은 바로 1년 간 천일염에 재워둔 시래기로 깊은 국물을 우려낸다는 것이다. 특별한 육수를 사용하지 않고 시래기만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메기, 동자개, 쏘가리 등 민물고기 본연의 맛을 잘 살린 것이 음식의 비결이다.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4 / 063-284-2736대를 잇는 맛집, 남양집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대를 이어가며 맛을 지켜오고 있는 남양집은 쌀뜨물로 우려낸 육수가 특징.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감칠맛이 충분하다. 매일 최고급 재료만을 선별해 밑반찬을 만들기 때문에 언제 먹어도 신선한 풍미가 입안을 채운다.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10 / 063-284-1912갈치속젓이 별미, 화순집화순집 메기매운탕은 비린 맛을 잡아주는 시래기를 듬뿍 넣고 화순집만의 얼큰한 국물 조리법으로 요리해 개운하고 해장에도 좋다. 매운탕도 좋지만 검은콩밥과 갈치속젓이 별미로 제공된다. 깊은 향을 주는 갈치속젓은 매운탕과의 궁합이 뛰어나다.전주시 완산구 기린대로 1-1 / 063-284-6630
2020.11.23
#한벽루
#전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