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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
퀼트 동호회 ‘골무, 반지 되다’
낡은 헝겊이 작품이 되는 시간
바느질로 엮어 낸 관계의 가치 전주 서학예술촌의 아늑한 한구석,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려오는 작은 공간이 있다. 바로 퀼트 동호회 ‘골무, 반지 되다’의 모임이다. 이곳은 바느질을 통해 일상의 귀한 가치를 나누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특별한 공고나 모집 없이 10여 년 전 젊은 엄마들이 의기투합한 퀼트 모임에서 출발했다. 본격적으로 활동이 시작된 지는 어언 5년, 많을 때는 10명, 보통 7~8명이 모인다.골무가 반지가 되기까지퀼트 동호회의 이름은 정영미 작가의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골무를 낀 시간이 반지를 낀 시간보다 길다’는 농담 섞인 고백에서 시작된 이름은, 반지가 관계를 지속하자는 상징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동호회의 철학을 대변한다. 회원들은 서로 퀼트의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바느질 작업뿐 아니라 삶의 경험까지도 나눈다. 한숙 작가는 특히 돌아가신 언니와 함께 한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1년 반 동안 밤잠을 줄이며 작업한 그 작품에는 단순한 바느질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젊은 감각과 연륜 있는 경험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하는 이곳에서 월요일은 ‘기다려지는 날’이다.일상의 느림에서 찾는 행복작업 방식은 헝겊 조각을 이어 붙이는 전통적인 방식과 아플리케 기법을 사용한다. 한 조각 한 조각을 잇는 과정은 단순한 작업을 넘어서는 집중과 인내의 시간이다. 예를 들어, 퀸사이즈 이불 하나를 만드는 데 숙련자는 3개월, 초보자는 2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느림의 미학을 경험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시기와 질투 없이 함께 성장해 나간다. 2025년 1월 전시회에서는 ‘빨간 망토’를 모티프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겨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빨간색과 녹색이 주된 컬러로 사용되었으며, 각자의 작품에는 개성과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내년 전시회의 주제는 각자 이불 한 채씩 준비하는 것이다.‘골무, 반지 되다’는 앞으로도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실천하며, 쉼과 치유를 누리는 모임으로 남고자 한다. 퀼트를 통해 이어진 관계는 가족처럼 단단하고 따뜻했다. 이들이 만들어 갈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골무, 반지 되다 |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64-17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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