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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여름은 숲이다-숲에서 만나요
그 숲이 알고 싶다
우리 가족 숲속 캠핑장, 나들목가족공원푹푹 찌는 더위, 먼 길 떠날 필요 없이 가까운 공원에서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 전주CBS방송국 뒤편 ‘나들목가족공원’에선 어느 때나 단란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널찍한 평상에 텐트를 치고 누워 여유를 부리고, 숲 사이로 난 오붓한 산책길을 손잡고 걷는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야영과 취사는 할 수 없지만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비롯해 쉼터와 운동시설, 편의시설이 곳곳에 갖춰져 있어 가족 캠핑장으로 그만이다. 우리가족 모두를 위한 여름 휴가지, ‘나들목가족공원’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 보자.주소│전주시 덕진구 용정동 124-41 한 권의 여유, 한 편의 추억, 건지산숲속작은도서관여름에도 푸른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건지산숲속작은도서관’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 또한 한창이다. 건지산 둘레길을 슬렁슬렁 거닐다 다리를 쉬고 싶을 때쯤, 아담한 건물 한 채가 눈에 띈다. 문학 도서와 아동 도서, 생태 관련 도서까지. 2천여 권의 책이 책장에 빼곡하니, 한 권의 여유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한 달에 한 번,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늦은 저녁까지 불을 밝힌다.주소│전주시 덕진구 덕진동1가 640-8문의│063-287-6417 숲에서 만나는 김우빈·마마무, 전주 스타숲7천900여 그루의 나무가 더불어 자라는 나들목가족공원, 그 안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숲이 있다. ‘마마무숲’과 ‘김우빈숲’이다. ‘마마무숲’은 걸그룹 마마무의 데뷔 2주년이던 2016년에 팬들이 조성한 숲이다. 배롱나무와 이팝나무 등 나무 네 그루에는 전주 출신의 ‘휘인’과 ‘화사’를 비롯해 멤버 각각의 이름표를 달아 주었다. 그 옆엔 전주 출신 배우인 ‘김우빈’의 생일을 기념해 2015년 7월 16일에 조성한 ‘김우빈숲’도 있다.주소│전주시 덕진구 용정동 124-41 깊은 산속 힐링 계곡, 모악산 중인리 계곡북적이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가까이서 느껴 보고 싶은 날이라면, 모악산 중인리 계곡으로 가자. 모악산 자락에 꼭꼭 숨어 있던 ‘중인리 계곡’은 등산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어느새 전주의 물맞이 명소로 떠올랐다. 녹음이 우거진 수풀 사이 바위에 걸터앉아 차디찬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그야말로 신선놀음. 무더위가 비켜난 자리에 선선한 바람이 드나드니, 마음에도 모처럼 여유가 찾아온다. 바람의 감촉마저 남다른 이곳에서 뜨거운 여름을 한 발짝 쉬어 가자.주소│전주시 완산구 중인1길 257-271 행복을 노래하는 숲속 버스킹, 오송제 사람들지친 마음에 휴식이 필요한 날, 오송제 숲속으로 마실 가보자. 작은 무대를 감성으로 채우는 두 남자 ‘오송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최규성’ 씨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정성진’ 씨로 이루어진 이들 듀오 공연은 어느덧 200회를 훌쩍 지났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요와 영화음악, 동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며 시민들과 호흡해 왔다. ‘오송제 사람들’, 이들이 있기에 숲은 더욱 아름답게 물들어 간다.주소│전주시 덕진구 송천동1가 산 1-1 오송제 편백숲 야외무대문의│네이버밴드 ‘오송제 사람들’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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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숲이다-숲에서 놀아요
숲에 갈 때 꼭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
안전한 보관함, 곤충 채집통숲에서 새로운 곤충 친구들을 채집하는 것보다 신나는 일은 없다. 곤충을 더 자세히 관찰하거나 키우기 위해서 담아 갈 무언가가 필요할 때 채집통을 이용하면 된다. 확대 관찰경이 부착된 제품을 구입하면 보다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가격│5,000원~20,000원 피부 지킴이, 자외선 차단제와 모자피부를 괴롭히는 자외선, 그늘이 우거진 숲에서도 방심은 금물이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피부 질병이 생기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수시로 덧발라 주거나 모자를 착용해 피부를 보호하자.가격│자외선 차단제 8,000원·모자 5,000원부터 야외 나들이 구급약품, 해충·벌레 퇴치제 및 비상약숲에서 활동하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다치게 될 경우 응급처치가 중요한데,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간단한 비상약품이나 해충과 벌레 등을 퇴치할 수 있는 약품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가격│퇴치제 5,000원부터,밴드와 연고 1,500원부터 걸어 다니는 곤충대백과사전, 곤충앱국립생물자원관에서 개발한 곤충앱인 ‘생활 속 곤충 찾기’는 생소한 곤충을 발견했거나 곤충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때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곤충대백과사전. 최근 화제가 되는 곤충이나 생김새가 비슷한 곤충들의 정보를 비교해서 제공하는 것이 특징. 가볍게 들고 다니는 곤충앱으로 더 많은 곤충들을 공부해 보자.앱 다운받기│휴대전화 플레이스토어 앱에서 ‘생활 속 곤충 찾기’ 검색 펼치는 곳이 곧 쉼터, 그늘막어느 곳에서나 간편하고 자유로운 설치로 훌륭한 쉼터를 만들어 주는 그늘막. 자외선과 눈부심을 차단해줄 뿐만 아니라 비 오는 날 방수가 되는 그늘막도 있다고 하니 날씨에 걱정 없이 숲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가격│15,000원부터 뚜렷하고 크게 보자, 휴대용 확대경작은 곤충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싶다면? 확대경을 이용해 보자. 자세하고 실감 나게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다. 휴대용 확대경은 크기가 작고, 목에 걸 수 있는 줄이 달려 있어 숲 나들이 갈 때 휴대하기 좋다.가격│3,000원~5,000원 편하게 쉬었다 걷자, 접이식 의자와 돗자리오랫동안 서 있거나 걷다 보면 앉을 의자가 간절해진다. 편하게 앉아 쉬어 가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접이식 의자와 돗자리를 추천한다. 풀밭에 앉는 것보다 돗자리를 깔고 앉거나 의자를 이용하면 각종 해충과 벌레에 물리는 일도 예방할 수 있다. 휴대가 편하면서 물과 오염에 강한 제품들이 인기다.가격│5,000원부터 곤충의 눈으로, 하늘 보기 유리거울땅에 사는 곤충들은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유치원 아이들에게 하늘 보기 유리거울을 통해 여러 방법으로 숲을 바라보게 하자. 거울을 옆으로 기울여 보고, 아래로 내려도 보고 곤충들이 보는 숲을 함께 느껴 보자.가격│2,500원 ~ 5,000원 내 손 안의 시원함, 부채·휴대용 선풍기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손에서 절대 놓을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으니 바로 부채와 휴대용 선풍기. 한 손에 가볍게 들 수 있으면서 시원한 바람으로 숲에서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과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가격│부채 3,000원부터,휴대용 선풍기 10,000원부터 곤충 채집계의 일인자, 잠자리채날아다니는 나비와 잠자리, 높은 곳에 매달려 있는 매미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싶다면 잠자리채로 잡아 보자. 곤충이 다치지 않게 잡을 수 있다. 길이 조절이 가능하거나 접을 수 있는 다양한 잠자리채들이 있다.가격│3,000원~5,000원 거울로 만든 요술 상자, 만화경거울을 이용해 생물의 신기한 색채 무늬를 볼 수 있는 만화경. 나뭇가지와 열매, 씨앗과 같이 숲에서 찾은 자연물들을 새로운 형태로 관찰 해 보자.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형태의 자연물들을 보여줄 것이다.가격│4,5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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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사람
숲을 닮은 사람들, 나는 숲을 편애한다
나무를 심어요, 김영섭 어르신선선한 나무 그늘 가득한 완산공원 꽃동산. 이곳은 김영섭 어르신이 1970년부터 40년 동안 애지중지 가꿔온 곳이다. 아버지를 생각하며 나무를 심어 온 일이 어느덧 1,500여 그루가 자리한 꽃동산이 되었다. 왕벚나무를 비롯한 배롱나무, 철쭉 등 다양한 나무가 심어져 있다. 많은 나무를 돌보고 정비하는 일이 점차 버거워지면서 어르신은 2009년 전주시에 꽃동산을 매각했다. 그 후 전주시는 꽃동산을 정비한 후 2010년에 다시 개방했다. 어르신은 지금도 매일 꽃동산에 들러 나무의 상태를 살피고 환경 정리를 하며 꽃동산을 가꾼다. 어르신에게 제일 큰 보람은 꽃동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완산공원 꽃동산│전주시 완산구 매곡로 숲을 가꿔요, 손광진 완주편백나무숲 대표생업은 치과 의사이지만, 숲을 치료하는 숲 생태관리인을 꿈꾸는 손광진 완주편백나무숲 대표. 그는 전주에서 10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완주 상관면 편백나무 숲의 주인이기도 하다. 완주편백나무숲은 곧게 뻗어 오른 건강한 편백나무 20여만 그루가 일품인 곳. 이곳은 피톤치드 가득한 ‘치유의 숲’과 영화 ‘최종병기 활’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다. 침엽수림 중에서도 피톤치드 함유량이 가장 높다는 편백나무는 면역력을 높여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는 등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산림 치유를 목적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그는 주말마다 숲을 가꾸고 있다.완주상관편백숲│완주군 상관면 죽림편백길 숲을 그려요, 유대수 판화가“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는 숲이라는 공간을 좋아한다.”는 판화가 유대수 씨. 20여 년 동안 일상생활의 소소한 단면을 그려 왔던 그는 2년 전부터 숲에서 느꼈던 모든 감정들을 판화 가득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공간 가득 채운 나무들 속에서 때로는 즐겁고, 슬프고, 생각을 비워 내는 중인 ‘나’라는 사람을 통해 숲에 담긴 삶의 애환을 그려 냈다. 그는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3년 전 한옥마을에 판화카페 ‘대수공방’을 열었다. 작품을 판매하는 공방 겸 개인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누구나 오가며 쉽게 들릴 수 있는 쉼터 같은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숲에 관한 다양한 표현과 많은 이야기를 작품에 담을 예정이다.대수공방│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86 숲을 알려요, 임락삼 숲 해설가숲을 소개하는 임락삼 씨는 숲 해설가이다. 숲 해설가는 40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 후 새로 얻게 된 제2의 직업이다.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전주 숲 체험학교 신청자를 대상으로 숲을 소개하는 역할을 3년째 이어 오고 있다. 건지산, 남고산, 전주자연생태체험학습원, 천잠산 아이숲 등에서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그가 추천하는 올여름 숲 체험 프로그램은 ‘건지산 오송제 습지식물 이야기’이다. 이곳에서는 ‘전주’라는 지명을 유일하게 간직하고 있는 전주물꼬리풀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숲 체험을 통해 자연과 가까워지는 사람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숲 체험 문의│온고을숲사랑센터(063-254-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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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쳤다 이 집
은행에 문화를 더하다, JB문화공간
은행에서 놀고, 배우고, 휴식하다창립 50주년을 맞이한 전북은행과 (사)문화경제포럼이 손을 잡고, 오래된 은행을 새로운 문화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11월 12일 개관한 ‘JB문화공간’이 그 주인공.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예술을 체험하며, 루프탑에서 휴식과 버스킹까지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은행을 ‘문화 쉼터’로 재탄생시켰다.‘JB문화공간’에 들르면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단장한 외관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1층 은행 옆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50석 규모의 널찍한 카페가 방문객을 반긴다. 시민들은 공연을 관람하며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고, 관광객 역시 풍남문과 전동성당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위치 덕에 멋스러운 풍경을 만끽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3층까지 올라가면 예술 교육이 진행되는 60석 규모의 다목적홀, 음악과 영화를 취향대로 감상하기 좋은 음악 감상실이 나온다. 이 공간들은 동호회나 직장인 밴드의 연습 공간으로 대관이 가능하다. 또 요가, 수공예, 춤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주말엔 음향과 무대 시설이 완비된 옥상에서 초대 가수들이 펼치는 공연을 관람하거나, 직접 버스킹을 펼칠 수도 있다. 공간은 자유롭게, 시민이 만들어 가는 문화 공간“JB문화공간은 이미 운영 중인 은행에 문화 체험이 가능한 여러 공간을 새롭게 추가해서 만든 공간이에요. 중요한 점은 저희가 모든 것을 주도해서 운영하기보다는 시민들이 직접 공연도 하고 교육도 진행하면서 공간에 정체성을 부여하도록 설계했다는 것이죠.”운영 위탁을 맡은 (사)문화경제포럼 성재환 대표의 말처럼, 이곳은 여느 문화 공간과는 다른 독특한 운영 방식을 택했다. 일반적인 문화 공간들과는 달리 운영 주체가 주도권을 쥐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공간을 독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경제포럼이 운영하는 세미나와 인문학 강의 등이 진행되기도 하지만, ‘시민 대관’을 적극 활용해 ‘시민이 만들어 가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기 때문.JB문화공간은 시민들이 직접 공연·행사를 운영할 때, 홍보 활동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시민 프로그램을 온·오프라인으로 홍보하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기획하고 실행한다. 시민을 ‘문화기획자’로 발돋움시켜 ‘공간은 자유롭게, 도움은 확실하게’라는 운영 철학을 실현하겠다는 것.“문화 교육도 다채롭게 준비했습니다. 심도 깊은 전문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을 ‘문화 전문가’로 양성하는 것이 이 공간의 최종 목표죠.”하지만 이런 복잡한 생각을 담고 이곳에 들를 필요는 없다. 그저 가볍게 발걸음하고 휴식을 취해도 좋다. 일단 들러 보시라. 깊게도, 가볍게도 문화를 즐기기에 제격인 ‘문화 쉼터’니 말이다. JB문화공간주소│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5 2층문의│010-3905-1957운영시간│10:30 ~ 19:00(화~금),11:00~21:00(토) 일, 월 휴무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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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품은 시민의 놀이터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개방형 창의 도서관으로 조성된 전주시립도서관중화산동에 위치해 중화산도서관이라고 불렸던 도서관이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이라는 이름으로 12월 20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전주화산체육관과 근영여고 중간 지점에 위치한 전주시립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각 층별로 이용자들의 눈길을 끄는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1층은 유아·어린이 자료실과 중증장애인 일자리 카페가 있다. 2층은 일반자료실과 열람실, 3층은 트윈세대 전용 공간과 문화 강좌 전용 공간, 4층은 행사가 열리는 다목적실 등이 배치되어 있다.이곳은 기존의 도서대출・열람실 등 일반적인 도서관의 기능뿐만 아니라 동아리 활동부터 명사 강의까지 다채로운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그간 완산도서관이 해 왔던 전주 대표 도서관의 역할도 이곳으로 옮겨져 전주시 공공도서관을 연결하는 중추적인 역할과 함께 시민 독서문화 조성을 이끌게 된다.전주시립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방형 창의 도서관’이라는 점이다. 개방형 창의 도서관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 공간이자 어른들의 휴식을 지켜줄 행복한 책 놀이터다. 전주시는 그동안 전주시립도서관을 조성하기 위해 아이들과 시민들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댔다.공간도 대표 도서관답게 꾸며졌다. 먼저 각 공간의 문을 없앴다. 문 여닫는 소리에 신경 쓰일 일 없이 자유롭게 각 공간을 오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 도서관과 달리 북 카페와 다목적 강당, 아이・청소년을 위한 전용 공간 등을 갖췄다. 앞으로 이곳에서 강연과 문화 강좌 등 다양한 행사도 열어갈 예정이다. 문화를 향유하는 공동체를 통해 도서관 이용자들 사이에 피어나는 정은 덤. 앞으로 지역 대표 도서관으로서 시민들의 문화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가 주인이 되는 공간, 우주로1216전주시립도서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공간은 전국 최초로 조성되는 트윈세대(초등 5학년~중학생) 전용 공간 ‘우주로1216’이다. 트윈세대는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로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낀 세대를 뜻한다. ‘우주로1216’은 트윈세대가 직접 만들어 나가는 공간으로, 이름도 아이들이 직접 지었다. ‘우리만의 행성’, ‘우리가 주인이 되는 공간’ 등 이곳에서 탐험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공간의 이름뿐만 아니라 주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며, 각 공간별로 지켜야 할 규칙과 이용 방법도 트윈세대가 함께 고민해서 만들었다.이곳은 아동・청소년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4개의 체험공간으로 꾸며졌다. 트윈세대가 함께 소통을 나누는 ‘톡톡존’과 악기 연주, 장기자랑 공연을 펼치는 ‘쿵쿵존’, 원하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슥슥존’, 독서와 휴식 등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곰곰존’이 있다. 이 외에도 언제든지 원하는 체험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평소 독서와 도서관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단체 프로그램 ‘트윈탐험, 우주로1216’을 통해 학교에서 공간 또는 콘텐츠의 제약으로 하기 어려웠던 체험도 도전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체험을 통해 도서관이 트윈세대에게 또래들과 함께 편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아지트가 되길 바란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주소│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306문의│063-230-1814, 1808
#개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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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자골목의 옛 병원이 공유공간 '둥근 숲'이 되다
이름만큼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고물자골목낯설고도 재미난 이름 고물자골목. 하지만 이 골목은 오랜 역사를 가졌다. 옛 전주부성 지도에도 등장하고, 조선시대에는 은방골목으로 불렸다. 한국전쟁 직후에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구호물자와 각종 미제 물품이 유통되면서 구호물자골목, 양키골목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1973년까지 이 골목의 끄트머리에는 배차장이 있어 배차장골목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오꼬시골목, 한복골목 등 여러 이름을 거쳐 현재는 구호물자를 빠르게 발음할 때의 고물자골목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고물자골목에는 공방을 열고, 생활을 꾸리는 청년들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리고 올해 11월, 골목 사람들과 청년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공간 '둥근 숲'이 문을 열었다. 새로 문을 연 '둥근 숲'에 들어서면 곧바로 전시가 펼쳐진다. 일곱 쌍의 손 사진이 걸려 있는 벽에 눈길이 머문다. '여문 손에 새겨진 삶'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마디가 굵고 힘줄이 불거진 손, 꽃이 피듯 활짝 벌어진 손, 수줍은 듯 살짝 포개어진 손. 사람의 손은 다 다른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카이브 전시 '고물자골목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골목 주민들의 삶과 솜씨, 골목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다. 이 전시는 공유공간이 생기고 열리는 첫 전시이자, 손님맞이 인사인 셈이다.주민과 청년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도심 속 쉼터, 둥근 숲'둥근 숲'은 과거 여관과 요양원으로 쓰였던 건물이었으나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원도심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전주시와 전주 원도심 도지재생현장지원센터, 고물자골목 청년 모임 '둥근 숲'의 합작품이다. 그간 전통문화 중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과 장인들이 함께하는 골목 문화프로젝트가 추진돼 왔고, 그들이 앞으로 더 자주 만나고 알찬 시간을 꾸려갈 수 있는 둥근 둥지가 생긴 것. 아카이브 전시가 진행 중인 1층 안쪽에는 널찍한 주방과 테이블이 놓인 공유주방 '고물자 식탁'이 있고, 2층에는 전시, 교육, 워크숍 등을 할 수 있는 공유작업소 '고물자 작업소'가 마련됐다."앞으로 이곳은 주민들의 쉼터이자 주민들이 가진 오랜 손기술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장소가 됐으면 합니다. 또 청년 공방과 생산자들이 서로 만나 기회를 탐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라고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업총괄 코디네이터는 밝혔다.생각할수록 이곳의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국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이고, 공간에 머무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일이니까. 오래된 골목이 만든 시간의 궤적을 골목 사람들과 청년들이 씨줄과 날줄로 새롭게 엮어 낸다면 도심 속 숲이 될 만한 '둥근 숲'이 일구어지지 않을까. 공유공간 '둥근 숲' 주소│전주시 완산구 풍남문2길 98-4 문의│063-232-5119 운영시간│9:00~18:00(토, 일 휴무)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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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남원까지
정원, 도시에 자연의 시간과 공간을 담다
계절의 물감을 흩뿌려 놓은 전주수목원 가장 먼저 계절을 느끼고 싶다면 1974년에 조성된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을 찾을 일이다. 요즘은 "봄날은 연둣빛 물감을 흩뿌리며 온다"라는 어느 시인의 감탄사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는 때다. 5월이 되면 정문 양쪽으로 줄지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이팝나무가 하얀 꽃구름으로 떠 있는 경이로운 자태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목원이 자랑하는 제1 절경이다. 수목원 중앙의 랜드마크 광장에도 5월이면 신비로운 색감과 모양을 가진 알리움이 만발한다. 광장 아래로 허브원을 지나면 습지식물이 자라고 있는 연못이 펼쳐진다. 수목원 전체가 포토존으로서 손색이 없지만 인생 샷을 찍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단연 이곳 수생식물원의 풍경 쉼터다. 유리온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6월이 되어 어디선가 진한 꽃향기가 진동한다면 최근 조성된 장미원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수천 품종의 아름다운 장미는 동서양의 장미 원종을 교잡해 만든 결과물이다. 이러한 의미를 되새겨 새롭게 조성한 장미정원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이색적인 모습으로 조성되어 있다. 전주에서 정원을 조성하고 싶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그리고 자주 찾아야 할 곳이 바로 전주수목원이다. 이곳 수목원에서 자라고 있는 3천600여 종의 식물은 내가 조성하고 싶은 정원에 심어도 잘 자라줄 수 있는 식물들이니 정원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곳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 연꽃과 창포의 전통 정원을 품은 덕진공원 전주시민이라면 저마다 덕진공원과 관련된 추억 하나쯤을 안고 산다. 전주를 찾는 외지인들은 한옥마을을 먼저 떠올리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는 덕진공원이었다. 단오 즈음의 창포와 한여름 홍련과 백련이 드넓은 덕진호수를 가득 메운 모습은 공원을 찾아오는 모두를 감탄하게 만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4월에 찾은 덕진공원에 연못을 가로지르는 연화교와 연화정은 사라지고 없었다. 40년 비바람을 견디며 수명을 다한 것이다. 대신 그 자리에는 덕진공원을 가장 한국적인 전통정원으로 만들어 줄 새로운 연화교와 정자가 조성되고 있다. 연화교는 기존 현수교 형태에서 전통 석교 기법으로 가설된다. 길이 283m, 폭 3.06m로 그동안 비좁은 현수교 위에서 연꽃을 스치듯 바라보고 지나쳐야 했던 아쉬움이 조금은 덜어질 듯싶다. 연화정은 연못 중앙부의 섬을 넓힌 후 393㎡ 규모의 전통 한옥 형태로 신축된다. 한옥 주변에 전통 정원이 조성되고 와담을 두르고, 누마루에 앉아 담소를 나누며 연꽃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도 허락된다고 하니 덕진공원이 옛 명성을 되찾는 일도 멀지 않았다. 연화교는 올해 7월, 연화정은 연말 완공 예정이다. 전통 정원 양식의 모체, 남원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처럼 봄꽃을 활짝 피운 남원 광한루원은 달나라 항아가 사는 월궁을 본떠 광한루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광한루원은 신선의 세계관과 천상의 우주관을 표현한 우리나라 제일의 누각 정원(누원)이자 전통 정원 양식의 모체로 평가받고 있다. 광한루 앞 호수는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맑은 물을 끌어와, 주변에 석축을 쌓은 후 동서로 긴 장방형의 형태로 만든 것이다. 이것은 하늘의 은하수를 지상에 옮겨 놓음을 상징한다. 조성 당시에는 연꽃을 가득 심고 견우와 직녀가 칠월 칠석에 단 한 번 만난다는 오작교를 놓았다. 이 돌다리에는 무지개 모양의 아치 네 개가 있어 양쪽 물이 서로 통하게 했고, 400년 넘은 짙은 초록의 버드나무는 멋스러움을 더해 준다. 광한루원의 누각과 정자 대부분이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과 달리 오작교는 처음 만들어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데, 현존하는 우리나라 연지교 중 가장 큰 규모이자 한국 누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대표하는 다리로 손꼽힌다. 광한루의 낮이 새소리와 물소리가 잔잔하게 들리는 초록의 세상이라면, 밤은 호수 위로 비친 은은한 반영이 멋을 더해 황홀한 야경을 선사한다. 봄의 마지막 자락이 여름을 향해 나풀댄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더는 의미 없어지는 날, 숨을 옥죄는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도심 속 정원을 찾아 맘껏 맑은 공기를 들이켤 날이 빨리 와 주길 기대해 본다. 글 강유정│전북플라워가든연구소 대표 꽃과 정원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타샤스쿨'을 운영하고, 2018년 순천만국가정원공모전에서 비빔밥을 모티브로 한 정원을 조성해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2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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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도서관의 이유 있는 변신
간납대작은도서관
아담한 동네도서관이 달라졌다전주한옥마을 공용주차장 건너편, 천주교 교구청이 바라보이는 곳에 넓은 창을 가진 2층짜리 도서관이 눈에 띈다. 지난겨울까지 이곳은 1층짜리 아담한 동네도서관이던 곳이었다. 2013년, 전주시는 오랜 시간 공터였던 곳에 작은도서관을 지었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도서관을 전주 곳곳에 만들어 '책 읽는 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문을 연 작은도서관의 이름은 동네 지명인 '간납대'를 붙였다. '간납대'는 전주에서 존경받았던 한산이씨(韓山李氏) 가문의 인재, 이기발의 벼슬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기발(李起渤, 1602~1662)은 인조 때 사간원 헌납이라는 벼슬에 올랐는데, 병자호란 이후 벼슬을 그만두고 이곳에 내려와 살았다. 사간(司諫)의 '간(諫)' 자와 헌납(獻納)의 '납(納)' 자에서 온 이름이 '간납대(諫納臺)'인 것이다.벌써 7년째 운영되고 있는 간납대작은도서관은 마을 주민들과 아이들의 작은 쉼터이자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좁디좁은 공간이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해 기회가 생겼다. 정부가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작은도서관 조성사업을 공모하면서부터다. 전주시와 간납대작은도서관이 이 공모사업에 선정되었고, 정부의 지원으로 1층의 협소한 공간은 2층짜리 여느 북카페 부럽지 않은 근사한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약 4,257권의 책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넓은 창과 시원한 마루가 있는 도서관 간납대도서관의 가장 큰 변화는 1층 건물을 2층으로 증축, 외관에서부터 확실하게 달라졌다. 1층은 아이들을 위한 아동 도서 중심으로 마련되어 있어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더없이 좋다. 이곳을 지나 작은 나무 계단을 오르면 감탄사가 나올 만한 2층 공간과 마주한다. 북카페 같은 실내장식에 비스듬한 나무 천장까지, 공간을 더욱더 멋스럽게 만들어 준다. 한쪽 벽면 가득 온통 어른들을 위한 책이 꽂혀 있는 나무 서재, 여기에 공간을 더욱더 은은하게 해 주는 노란빛의 조명등은 책 읽기에 딱 좋은 조도를 선물한다. 도서관이면서도 카페 같은 2층 공간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책 한 권 읽으며 더 오래 머무르고 싶게 만든 보물 같은 책 공간이다.새롭게 변신한 간납대작은도서관이 때로는 아이들의 책 놀이터로, 때로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수다카페로, 더위를 피해 마실 나온 주민들의 동네 사랑방으로 작지만 더 크게 자리 잡길 소망해 본다. 간납대작은도서관 주소│전주시 완산구 간납로 8-6 문의│070-4503-5919 운영시간│월~금 10시~18시(주말·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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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김제까지
모험과 탐험의 놀이터에서 걷고 뛰고 오르며 놀다
햇살·바람·나무와 친구 되는 띵까띵까 베짱이숲 아이들에게 숲은 그냥 숲이 아니다. 흙도 만지고, 나뭇잎과 나뭇가지로 친구 얼굴도 만들고, 통나무를 오르며 성취감도 맛보고, 개미를 쫓아 한참을 기어가기도 하는, 모험과 탐험의 공간이다. 숲에서는 그 어떤 규칙도 필요 없다. 그렇기에 아파트 놀이터의 놀이기구와는 사뭇 다른 놀이기구들 앞에서 아이들은 절대 기죽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내 상상대로 놀면 그만이다. 이러한 숲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전주에는 이렇게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숲 놀이터 '야호 아이 숲'이 여덟 군데나 있다. 각각의 숲 놀이터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임금님숲, 딱정벌레숲, 떼구르르 솔방울숲, 꼬불꼬불 도토리숲, 띵까띵까 베짱이숲, 신기방기 도깨비숲, 알콩달콩 고슴도치숲, 들락날락 두더지숲. 오늘 아이들과 함께 여행할 목적지는 건지산에 있는 띵까띵까 베짱이숲. 유치원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베짱이처럼 신나게 놀기를 바라며 찾은 곳이다. 덕진 체련공원 옆 화장실을 지나 50m 정도의 숲길을 걸으면 띵까띵까 베짱이숲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늘어지게 놀 요량으로 찾은 숲 놀이터는 하늘로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이 반긴다. 그 나무들 사이로 나무로 만든 갖가지 놀이기구들이 있다. 사다리를 타고 오두막에 오르니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놀이기구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게 없었다. 얼핏 보면 무심하게 툭 걸쳐 놓은 것 같은 통나무에는 아이들 보폭에 맞게 홈이 파여 있다. 실로폰, 징검다리, 그네, 구름다리 등 모든 놀이기구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 철저하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놀이터에서 어른들이 할 일은 그저 지켜보는 일뿐이다. 그러니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은 잠시 넣어 두기로 한다. 옷과 신발에 흙이 좀 묻어도, 손이 흙투성이가 되어도 잔소리는 금물이다. 징검다리를 건너다 갈 곳을 잃어 주춤하고, 나무 미끄럼틀을 타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아이들은 그저 신이 난다. 그렇게 아이들은 햇살과 바람 아래서 자연과 친구가 되어 한참을 놀았다.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노송광장 상상놀이터 신나는 숲속 탐험을 마치고 발길이 향한 곳은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 상상놀이터다. '띵까띵까 베짱이숲'이 아이들의 모험심을 자극하는 곳이라면, 노송광장 상상놀이터는 아이들이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하기 충분했다. 도심 한가운데 드넓게 펼쳐진 푸르른 잔디밭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는 모양이다. 광장에 도착하자 앞뒤 잴 것 없이 뛰어나가는 아이들 앞에서 “천천히 달려라”라는 말은 무색하기 짝이 없다. 그저 달리며 더욱 반짝반짝 빛이 나는 눈빛을 바라보는 수밖에. 전주시민들의 쉼터였던 광장이 활기 넘치는 아이들을 위한 생태놀이터로 변신했다. 통나무 터널과 징검다리는 방금 다녀온 숲 놀이터에서의 가시지 않은 여운을 달래 준다. 그중에서도 커다란 통나무를 그대로 옮겨 놓은 통나무 터널은 투박하지만 그래서 더 정겹다. 아이들은 누워 있는 나무가 신기한지 만져 보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하면서 그 곁을 떠날 줄을 모른다. 통나무 터널을 몇 번을 더 통과하고서야 아쉬움 가득한 발길을 옮긴다.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짚라인(zipline)을 타며 잠시나마 하늘을 나는 새가 되기도 한다. 찰나지만, 아이의 작은 눈, 코, 입에 바람이 와 닿는 느낌이 참 좋았나 보다. 얼굴을 간질이는 바람을 다시 맞겠다며 다시 출발선에 선다. 다시 한번 바람을 가른 아이들 얼굴이 한껏 상기된 것은 8월의 뜨거운 햇볕 때문만은 아니리라. 흐르는 땀도 식히고 잠시 숨도 고를 겸 해먹으로 향했다. 해먹 안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던 아이들은 금세 웃음꽃을 터트린다. 뭐가 그리 좋을까 궁금한 마음에 그 이유를 물으려는데 아이들의 시선이 한 방향에 꽂힌다. 분수다. 말릴 새도 없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옷이 젖는 것쯤은 일도 아니라는 듯이 물속을 달리는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보았다. 생태 놀이터는 그렇게 아이들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 가르치는 곳이 아닌, 어떻게 놀아도 되는 놀이터가 바로 생태 놀이터였다. 동화 속 나무집, 김제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 푸른 잔디밭을 나와 도심을 가로질러 한참을 달리니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창밖으로 따라오는 구름과 함께 구불구불 시골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동화 속에서 본 듯한 집 이 눈에 들어온다. 김제시 만경읍 대동리의 명물,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다. 일본인 미즈노 씨가 아내와 다섯 자녀들을 위해 나무 위에 지은 집이다. 200여 년 마을을 지켜 온 당산나무는 미즈노 씨의 손길로 마을 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대동리 피터 팬'이라 불리는 미즈노 씨는 2009년 아내의 고향인 김제에 터를 잡았다. 이사한 지 2년이 지난 어느 날, 집 앞의 커다란 느티나무가 달리 보였다. 아내와 자녀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집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2013년 여름에 시작된 트리하우스 짓기는 반년 만에 마무리됐다. 동화 속 톰 아저씨네 오두막을 현실에서 본다면 이런 모습일까? 사다리를 타고 트리하우스에 오르다 보니 머릿속에 동화 속 장면들이 펼쳐진다. 먼저 집에 오른 아이들은 어느새 창밖 풍경에 푹 빠져 있다. 그 곁에 서니 여름 소리가 들린다. 매미 우는 소리, 푸른 잎사귀들이 부딪치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가 어우러져 여름날을 노래한다. 왁자지껄 떠들던 아이들도 잠시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해 웃음이 샌다. 이 독특한 나무집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미즈노 씨는 3년 전부터 집 전체를 체험 공간으로 쓰고 있다. 60년이 넘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안집의 거실은 카페로, 남은 방 하나는 사랑방으로 쓴다. 안집은 트리하우스와는 닮은 듯 다른 느낌이었다. 똑같이 나무로 만들었지만, 트리하우스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트리하우스와 안집을 찬찬히 둘러보다 한 가지 바람이 생겼다.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 이 바람은 전주의 숲과 광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자연에 감사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 숲 놀이터와 생태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그저 그 마음뿐이었다. 글 최수진│자유기고가 최수진 씨는 잡지 기자를 거쳐 사보 기획자로 다양한 매체를 만들고 글을 써 왔다. 현재는 두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이다.
2020.08.28
#베짱이숲
#노송광장
#상상놀이터
#트리하우스
거 리 두 기 여 름 나 기 - 만들어요
꽃과 나무와 함께 향기로운 집콕 생활
반년이 넘게 집콕이 지속되는 요즘, 나만의 공간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꽃과 나무를 가꾸며 개인 정원을 꾸미는 사람들도 그들 중 하나다. 2020 아름다운 정원 공모전 수상자들을 만나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담아 정원을 만드는 이야기를 듣는다. 향기로운 아파트 정원 왕태삼‘꽃처럼 향기로운 사람들, 새들이 좋아하는 햇빛찬’, 중화산동 광진햇빛찬아파트 입구에 놓인 푯말 문구다. 언뜻 생각하기에 아파트와 정원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왕태삼 햇빛찬아파트 관리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정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꽃과 나무가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사람들 사이의 갈등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햇빛찬아파트의 공동체 정원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리고 이 공동체 정원의 탄생에는 김용신 입주자대표회의 전 회장의 노력이 뒷받침됐다. 2007년, 주민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 정원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꽃과 나무를 심었다. 처음 45가지 정도의 초목과 교목으로 시작된 정원은 현재 160여 가지로 늘었다. 해마다 새 꽃을 더해 새로움을 더했다. 그 결과, 햇빛찬아파트는 365일 꽃이 피어 있는 향기로운 아파트로 거듭났다. 행복을 주는 뜰 정광량전주시 평화동 끝자락 원당마을의 한 전원주택.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원예 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정광량 씨의 집이다. 2013년 퇴직 후 아파트 생활을 정리하고 정원이 있는 집을 지었다. 그는 세 가지 원칙을 토대로 정원을 가꾸고 있다. 첫째,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이다. 둘째, 실용적이어야 한다. 셋째,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나무도 있고 꽃도 있고 채소도 있어야 하며, 가꾸면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어야 하고,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정원에는 130종 이상의 나무와 200여 종의 꽃과 30가지의 채소가 자란다. 올해는 포토존을 만들기 위해 핑크뮬리도 심었다. 정광량 씨의 하루는 정원의 꽃과 나무,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일로 시작된다. 정성을 다해 가꾸느라 여행도 마음 편히 떠나지 못한다. 힘이 닿는 한 정원을 정성껏 가꾸겠다는 정광량 씨. 오늘도 그는 보면서 행복하고 수확하면서 행복한 공간에서 땀을 흘리며 즐거움을 느낀다. 꿈꾸는 마당 이종숙전주시 외곽 한적한 마을 골목 끝에 다다르니 활짝 열린 문 앞으로 뜻밖의 풍경이 펼쳐진다. 얕은 오르막 너머 형형색색의 꽃들이 마치 비밀의 정원처럼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라는 푯말처럼 그야말로 꿈같은 풍경이다. 이종숙 씨가 2007년부터 가꾸기 시작한 이곳은 작은 식물원이라 해도 될 정도로 많은 꽃과 나무들로 가득했다. 240여 평의 공간에 400종류 이상의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종숙 씨는 매일 소풍 가듯 나와서 자신만의 비밀의 정원을 가꿨다. 원래 집을 지으려 했으나, 집터를 잡다 보니 꽃밭이 망가져서 집을 포기하고 대신 자그마한 쉼터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정리되면, 혼자만의 공간이었던 이곳을 개방할 계획도 갖고 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차 한잔 마시며 꽃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정원을 가꾸는 비법도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내린 결정이다. 꽃이 좋아 나만의 정원을 꿈꿨다는 이종숙 씨는 이제 혼자가 아니라, 함께 그 즐거움을 누리고 싶다. 정원 방문, 대관 문의 │ 010-2816-3569 채소가 자라는 마당 정정희정정희 원장은 20여 년간 도심 한가운데에서 요리학원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 4년 전 구도심 골목에 자리한 지금의 집을 발견하고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정정희 씨가 정원을 가꿀 때 원칙은 하나였다. 요리하는 공간이다 보니 음식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들을 심는 것. 그렇게 그녀의 정원은 먹을 수 있는 채소들로 채워졌다. 한련화, 백리향, 각종 허브 등은 모두 이런 생각으로 정원에 자리하게 됐다. 정원의 식물 중 먹을 수 없는 식물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어린순, 어린 꽃도 먹을 수 있는 것을 심어 놓았다. 단순히 보기 좋은 것을 떠나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심고 키웠다. 그 자체가 음식 재료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음식의 냄새를 잡고 향을 더하는 향신료 역할도 톡톡히 한다. 미처 먹지 못한 식물들이 피워내는 꽃은 정원을 가꾸면서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접시 위에 꽃잎을 얹어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유리잔에 줄기를 휘감아 청량감을 더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녀의 마당에 있는 식물들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2020.07.27
#개인정원
#집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