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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내 삶을 바꾸는 전주의 도전
천만 그루의 나무, 함께 숨 쉬는 도시
‘생태도시’란 어떤 도시일까. 전주시가 그려 놓은 생태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그동안 전주는 생태도시로의 여정을 묵묵히 진행해 왔다. 하지만 ‘폭염’과 ‘미세먼지’에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 민선 7기 전주시가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이 두 가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숨 쉬기 편한 맑은 공기 도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를 위해 전주가 꺼낸 비장의 무기는 바로 ‘가든시티 전주’다. 전주 곳곳에 총 1,000만 그루 나무를 식재 해 도시 전체를 정원으로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주는 어떻게 도시를 하나의 ‘정원’으 로 만들어 갈까? 먼저 전주 곳곳의 공원과 공터, 학교 및 공공기관 옥상과 벽면에 녹지를 조성할 예정이 다. 팔달로·백제대로 등 주요 도로 노선마다 나무를 심어 가로 숲을 조성하고, 산림에는 ‘치유의 숲’을 만 들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도 늘려 나간다. 더불어 공공기관 및 공영 주차장 식물 담장 설치, 민간 기업의 나눔숲도 조성하는 등 다방면에서 녹지 조성에 힘을 쓸 계획이다. 전주 어디라도 시민 곁에 나무를 들여 놓겠다는 것, 이렇게 자연의 힘으로 폭염과 미세먼지를 극복하는 일은 가장 전주다운 해결법이 되지 않 을까. 도시의 일상을 건강하게 바꾸어 놓을 가든시티 전주. 천만 그루 나무가 빼곡히 들어찬 전주에서 시 민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지 알아보자. 나무가 ‘열일’해요 도시의 온도를 낮춰요 도심 숲이 조성되면 여름 한낮 평균 기온이 3~7도 낮아지고, 습도가 9~23% 올라가요.공기가 맑아져요 느티나무 한 그루는 연간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고 1.8톤의 산소를 내놓아요.미세먼지가 줄어요 1ha 면적의 숲은 도심 미세먼지 농도를 25.6%, 초미세먼지 농도를 40.9% 절감시켜요.도시 소음이 줄어요 중앙분리대에 키 큰 침엽수를 심을 경우, 자동차 소음 75%, 트럭 소음 85%가 차단돼요. 도시를 바꿔봐요 어디에서든 초록을 볼 수 있어요 걸어서 5분 안에 공원이나 쉼터에 갈 수 있도록 마을 정 원, 골목길 정원 등 다양한 유형의 녹지를 조성해요. 매력 있고 가고 싶은 숲을 만들어요 멋진 가로수길, 테마가 있는 산림 숲·공원, 예쁜 꽃담 길 등 누구나 찾고 싶은 매력적인 숲을 조성해요. 옥상과 벽면이 푸르러져요 회색빛 가득했던 도시의 벽면과 가로변 콘크리트 구조물에 담쟁이 등을 심어 도시의 색깔을 푸르게 바꿔요. 시민과 함께해요 시민 모두 1인 1그루 심기 운동 시민 모두가 한 그루씩 나무를 심자는 ‘1인 1그루 심기 범시민 운동’을 펼쳐요. 택지와 건축물에 조경 면적 확대 우리가 살고 있는 건물에는 녹지 공간이 참 부족해요. 천연 공기청정기인 조경 면적을 함께 늘 려요. 기업·단체별 숲 만들기김우빈 숲, 마마무 숲처럼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숲, 근사하겠죠? 여러분도 함께 해 주세요.
2020.12.07
#생태도시
#가든시티
#정원
#폭염
#미세먼지
맑은 호수공원으로 돌려드립니다
유서 깊은 전주의 공원 1호, 덕진공원후백제의 도읍이었던 전주. 덕진연못은 후백제 창업 군주인 견훤이 도성을 방어하기 위해 늪을 조성한 것을 그 시초로 보고 있다. 처음 만들어진 이래 언제나 연꽃이 만발하고 창포가 무성하게 자라났으며, 단옷날 이 창포물에 머리를 감아 건강을 기원하는 것이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예나 지금이나 전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덕진공원은 소중한 쉼터이자 휴식처로 사랑받아 왔다. 전주 시민이라면 덕진공원에서 나들이 한 번 즐겨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터. 덕진공원은 항상 시민들로 북적거린다. 덕진공원이야말로 시민 추억이 가득한 ‘전주 공원 1호’인 것이다.덕진연못의 ‘깨끗한 귀환’을 준비한 전주시 이렇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공원이니만큼, 물이 순환되지 않아 썩어 가는 덕진연못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 누구나 연 못 수질 개선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공사 비용만 수백억 원에 달해 쉽사리 손을 대지 못했다. 전주시는 2016년부터 덕진연못에 맑은 물결을 되돌릴 수 있도록 환경부에 수질 개선 지원을 건의해 왔다. 특히 김 승수 전주시장이 끈질기게 20여 차례 환경부와 국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설득을 진행해 왔다. 지난 8월 13일 비로소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환경부가 덕진연못을 ‘국가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하고 국비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저 수지 중에서 ‘국가 중점관리저수지’로 지정된 사례는 덕진연못이 최초다. 이에 따라 덕진연못은 2022년까지 250억 원이 투입되는 등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집중 관리를 받게 되었다. 전주시가 3년간 준비해 온 덕진연못의 ‘깨끗한 귀 환’은 이제 시작이다. 생태하천 부활, 연화교 재가설 덕진연못은 앞으로 수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 립·시행하게 된다. 관건은 ‘연화천’의 부활. 덕진연못 수질 악화의 근본 원인은 산업화를 거치며 이곳에 신선한 물 을 공급하던 ‘연화천’의 물길이 사라진 탓이 크다. 전주시는 연화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오염원인 하 수관을 정비해 오염 자체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또 수십 년간 오염 물질이 퇴적된 연못 바닥을 파내 물속 생태계 복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호수 공원’의 특징을 살려 시민들을 위한 친수 공간도 폭넓게 확대할 예정이다. 시민과 관광객이 맑아진 물을 직접 살펴보고 접촉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을 공원 내에 조성할 계획. 덕진공원의 랜드마크인 연화교도 새로 놓는다. 연못 중앙을 가로지르며 놓인 연화교는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진 탓에 철거가 불가피해진 상황. 현재 교량은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연화교를 놓을 계획이다. 덕진공원을 상징하는 연꽃 문양을 접목해 생태적으로 디자인된 연화교는 덕진공원의 풍광과 어우러져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연화교 재가설 공사는 2020년 말까지 진행된다. 풍수와 전설이 깃든 오래된 공원이자 시민들의 놀이 공간, 나들이 공간으로 사랑받아온 덕진공원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시민들의 ‘공원 1호’로 사랑받길 기대해 본다.
#덕진공원
#국가 중점관리저수지
#연화천
이 가게 가게
우리 동네 쌀집 나이 무려 쉰 살
전주시 미래유산, 중화산동 성수미점
성수 사람이 연 쌀가게, 성수미점가게 이름이 ‘성수미점’이다. 이강덕 씨의 고향이 임실군 성수면인 까닭이다. 그때 당시 성수면에서 전주로 온다는 것은 서울에 가는 것보다도 더 힘들었던 시절이다. 성수면은 아주 골짜기 산골 동네였다. 그 동네에서 유일한 교통수단인 기차는 동네에서 3㎞ 넘게 걸어 나가야만 탈 수 있었다.하루는 동네에 교회 전도사가 찾아왔다. 이강덕 씨도 그 때 처음으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다. 이강덕 씨는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장남이었다. 경제력이나 학력이나 어디에 내놓을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 전도사가 이강덕 씨의 성실한 모습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 전도사가 나중에 이강덕 씨의 동서가 됐다. 이강덕 씨가 장사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장사를 하려면 도회지에서 해야 한다면서 전주에 있는 자기 집 옆방을 빌려주었다. 전주로 이사를 온 이강덕 씨는 1965년 지금 자리에 쌀집을 열었다.짐빠 자전거는 씽씽 달린다1960~1970년대는 모두가 가난했고, 하루 밥 세끼가 절실했던 시절이었다. 이강덕 씨는 자전거 한 대로 장사를 시작했다. 그 당시 ‘짐빠’라고 불리던 쌀 배달 자전거 한 대를 몰고 삼례로, 고산으로, 임실로 사방으로 물건을 가지러 다녔다. 차가 없던 때라 짐빠는 이강덕 씨의 재산 1호였다. 짐빠에 곡물을 가득 싣고 집에 오면, 곡물을 쌀·보리·콩 등 종류별로 조금씩 나누어 놓는다. 그 시절에는 보리를 팔아도 한 되, 두 되 이렇게 팔았다. 외상 거래도 많아서, 한 70~80%는 전부 외상 거래였다. 한번은 어떤 할머니가 밤에 등불을 들고 손자의 손을 잡고 가게를 찾아 왔다. 내일 아침 손자 도시락을 싸줄 쌀을 한 되만 외상으로 달라는 것이다. 말이 외상이지 나중에 쌀값을 못 받을 게 불 보듯 뻔했지만 할머니를 따라온 아이 눈을 보니 차마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동네 식량 창고 역할을 하는 이강덕 씨 쌀집에는 왕왕 있었던 일이다. 그래도 내가 그 사람들보다야 조금이라도 낫지 싶어 그냥 넘길 때가 많았다.선너머길 유일한 동네 쌀집옛날엔 이곳이 ‘선너머 미나리’라고 불리던 미나리꽝이었다. 성수면에서 맨 처음 이곳으로 왔을 때에는, 방 한 칸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윗목에는 곡물 자루를 죽 늘어놓고, 아랫목에서 셈을 하고 그랬다. 몇 년을 그렇게 지낸 후, 옆방을 얻어서 제대로 모양을 갖춘 게 지금의 가게다. 가게를 조금씩 손을 보기는 했어도 옛날 모습 그대로다. 세월과 함께 살짝 뒤틀린 문짝, 손때 묻어 번질번질한 됫박과 투박하고 무거워 보이는 저울 등 모두 이곳 주인 이강덕 씨와 50년 넘는 세월을 함께 지나온 것들이다. 골목골목 쌀가게, 채소가게가 이제는 하나둘 사라져 가지만 ‘성수미점’은 수십 년 세월 동안 변치 않는 모습으로 꿋꿋하게 동네 길목을 지켜왔다. 얼마 전 이 가치를 전주시 문화자산으로 인정받아 전주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다.“오래된 쌀집이라는 것 빼고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겠어요. 쌀을 팔러 오는 동네 주민들 덕에 큰 도움을 받으며 살았어요. 그분들 덕에 딸 셋, 아들 하나도 훌륭하게 키웠는데, 이렇게 전주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얻게 되었습니다.”언젠가 ‘성수미점’도 문을 닫을지 알 수 없다. 다만, 여든의 쌀집 사장님은 오늘도 동네 손님들을 위해 구석구석 가게를 쓸고, 형형색색의 잡곡을 정갈하게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성수미점주소 | 전주시 완산구 선너머3길 5-14 문의 | 063-284-9276
2020.12.01
#쌀집
#성수미점
#짐빠
전주의 꽃심
“하찮은 것이라도 소중하게 보관하면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김용철 어르신의 전주 출판 기록물
책과 더불어 살아온 인생 저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습니다. 꼭 공부 때문만은 아니었고, 책은 하나의 놀이와 같았어요. 여행을 많이 해 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게 책은 성장의 자양분이었지요. 전주시에서 발간한 시정 소식지 창간호를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2000년을 목전에 둔 때였는데, 갖가지 세기말 루머와 함께 새로운 21세기에 대한 희망이 교차하던 시기였지요. 전주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최초로 시민들이 민선 시장을 선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전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민선 시장 취임 후 1999년 1월, 전주시의 새로운 시정 소식지 가 처음 발간되었어요. 예전 관에서 배포하던 책자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잡지였어요. 잡지의 구성이나 편집, 디자인이 이전의 것과는 격이 달랐어요. 를 보며 ‘아, 전주에 뭔가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작은 기록들이 모여 만드는 역사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잡지도 자주 접하게 되었어요. 잡지 창간호에는 가장 중요한 내용이 실리게 마련입니다. 통상 창간호에는 창간사가 있는데 그걸 보면, 이 잡지가 무엇을 위해 만들어진 건지 확실히 알 수가 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창간호가 눈에 자주 띄는 거예요. 그래서 창간호를 모은 게 한 30~40종은 되는 것 같습니다. 잡지는 뉴스나 가십, 이야깃거리 등을 통해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삶의 행태를 생생히 보여주는 것 같아요. 오래된 잡지를 들춰 보면 그때 그 당시의 일들이 줄줄이 연상되어서 잠깐 동안 회상에 잠기기도 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기록을 하고 삽니다. 일기나 편지, 요즘 젊은이들은 블로그 등에 쉬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록들을 얼마나 잘 보존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역사는 기록입니다. 하찮은 것이라도 소중하게 보관한다면 그것이 의미 있는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됩니다. 평생을 모은 기록물을 기증하다 셈 다루는 걸 좋아한 게 인연이 되었는지 전북은행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은 은행이었지만,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많아 작품들도 꽤 모았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생활비를 쪼개서 구입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소장하고 있는 유화와 서예 작품, 조각품들은 모두 그때 구입한 것들입니다. 얼마 전에 전주시에 기증한 기록물들도 평생 모아온 것들입니다. 전주시청에서 만든 소식지 창간호, 번영로·까치고을·마당발 같은 생활 정보지 창간호, 전북도민신문·전주일보·전라일보 창간호 등입니다. 개인의 자료가 전주의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게 되어 영광입니다. 나이가 드니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아서 자료를 모으거나 책을 읽는 일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눈도 침침하고 자꾸 깜빡깜빡합니다. 이제는 잘 모아온 소중한 자료들을 저보다 더 필요로 하는 기관에 기증하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인생도 한 권의 책과 같아요. 책의 마무리가 중요하듯이, 제 인생의 멋진 마무리를 위해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용철(73) 어르신은 전북은행에서 30년 넘게 근무하셨다. 퇴직 후 대한노인회에서 주관하는 취약노인 상담 등 재능 나눔 봉사에 참여하거나 영화에 보조 출연을 하기도 한다. , , , 등 어느덧 출연한 영화 가25편이나 된다.
#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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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역사
#책
멋진 하루
금암동 거북바우로
혼자 빨리 가는 길보다 함께 멀리 가는 길
우리가, 여기서 살아가는 이유 금암도서관 앞, 좁다면 좁은 2차선 도로인 ‘거북바우로’가 금암2동을 가로지르며 죽 뻗어 있다. 조금은 낡은 상가 건물, 그 뒤로 새로 놓인 커다란 아파트 단지. 눈에 들어오는 모습 모두가 전주의 경관과 잘 섞여드는 평범한 마을이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발을 들여놓으면 고정된 풍경을 바꾸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거북바우로’의 청년들이다.모인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바람은 같다. ‘세상을 좀 더 신나고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품고 카페며 공방, 청소년 스카우트 활동 공간과 교육 시민단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왜 ‘거북바우로’냐고, 휘황찬란한 번화가를 마다하고 유서 깊은 바위 터에 자리 잡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고 싶다면 걸어 보면 된다. 그러면 마주치게 된다. 이 동네가 숨겨둔 아주 솔깃한 매력을 말이다. 전주의 ‘화룡정점’으로 탄생한 거북바위천 년도 더 전부터 이 자리를 지켜 왔다고 보기엔 낯선 모양새다. 전주의 미래유산 10호로 지정된 ‘거북바위’는 높이 뻗은 아파트 단지 앞에 담담히 몸을 웅크리고 들어서 있다. 큰 조경석을 얹고 계단을 깔아둔 덕에 바위가 앉은 야트막한 언덕까지 오르기가 수월했다. 가까이서 보니 위용이 보통은 아니다. 이 바위에는 꽤 격조 높은 설화가 서려 있다. 거북바위는 후백제의 도읍이었던 전주에서 ‘사방신’ 역할을 맡았던 바위라고 전해 온다. 후백제를 만든 견훤이 전주를 지켜 줄 상징물들을 찾다가 ‘용머리 고개’와 ‘기린봉’, ‘승암산’을 지명했다. 그리고 이곳 금암동에 바위를 거북이 모양으로 깎아 이 자리에 둔 것이다. 그러니까 애초에 이 바위는 전주의 ‘화룡정점’으로 탄생한 셈이다.지금은 아파트 주민들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지만, 거북바위는 여러 차례 사라질 위기를 겪었다. 1982년엔 전주KBS방송국 정비 사업 도중 철거될 위기에 처했고, 2011년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며 또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천 년의 역사를 견뎌온 거북바위는 앞으로도 전주를 지켜줄 수 있을 듯하다. 가만히 바위 밑 마을을 바라보자니 청년들이 모여든 이유도 짐작이 간다. 이렇게 오래 묵은 마을이야말로 신선한 영감을 불어넣기엔 가장 적격인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청년들은 마을 공동체의 심장에 희망 하나 콕 찍어준 ‘정점’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거북바위’에 기대어 꿈꾸는 청년들 거북바위를 지나 부지런히 길을 따라 걸어 가다 보면 탁 트인 도시 경관을 내려다보며 커피 한잔 즐길 수 있는 카페, ‘해달별커피’가 나온다. 이 카페 덕에 동네에서 마주치기 힘든 20~30대 청년 관광객들을 한 번씩 만날 수 있다. 다둥이 아빠인 청년 사장이 운영하는데, 카페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은 모두 동네 주민이다. 또 매달 수익의 일부를 원도심 지역 청소년들에게 후원하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서 거북바우로의 이웃 길인 ‘매봉16길’로 잠깐 걸음을 옮긴다. ‘땅콩방리본’이라는 작고 예쁜 공방을 찾기 위해서다.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실내 분위기가 포근함이 매력이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땅콩 어린이 시장’이나 ‘골목시장’을 열어 마을 주민과 교류를 하고 있다. 삭막한 동네에 화사함을 선물하는 마을 사랑방이라고 보면 되겠다.마지막으로 ‘코끼리가는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우리들이 생활하는 곳에 들렀다. ‘사단법인 아름다운배움 전북나래’의 보금자리이기도 한 이곳은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을 ‘세계 시민’으로 키워 내는 공간이다. 또 학교를 떠나 일찍 사회로 진출한 청소년들이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도전할 수 있는 상담소이기도 하다. 거북바우로 위에 모인 청년들은 마을과 지역의 든든한 공동체 의식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한다. 마을이 살고, 주민이 행복해야 결국 청년들도 희망을 싹틔울 수 있다는 뜻이다. 거북바우로를 걷는 걸음걸이가 경쾌하면서도 무거워진다. 길 위에 새겨진 청년들의 꿈이 거북바위처럼 묵직하게 다가와서가 아닐까.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듬직하게 완만한 언덕 도로를 따라 내리막이 나올 때까지, 걸음은 제법 걸었어도 마음은 넉넉해진다. 거북바우로를 완주하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물론 걷는 사람이 무엇을 보고 싶은가에 따라 시간은 달라진다. 먼저 청년들을 만나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길만 따라 걷기보다는, 길에 올라선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더 즐거우니까 말이다.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돌아보지 않는다면, 사람들과 같이 가려는 것이 아니라면 빠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곳 ‘거북바우로’의 산책 방식은 그렇지 않다. 급히 색칠하고 빨리 발전하려는 걸음법보다는, ‘거북이’처럼 느리더라도 듬직하게 마을 주민과 나란히 걷는 걸음법이 더 어울린다. 전주의 ‘정점’을 찍고 싶은 청년들이 거북이처럼 걸음을 느리게 시도해 보는 풍경, 언젠가 전주의 마을 곳곳에서 마주칠 미래가 아닐까. 글 이동훈 | 코끼리가는길 대표이동훈 씨는 서울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 전주로 내려온 청년 활동가이다. 현재는 ‘코끼리가는길’, ‘사단법인 아름다운배움 전북나래’ 대표로 활동하며 청소년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거북바위
#거북바우로
#코끼리가는길
#해달별커피
#땅콩방리본
가을, 전주에 새바람이 분다
장애가 없는 새로운 시민체육 성지, 전주어울림국민체육센터
운동을 좋아하는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나 반가워할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 10월 초 송천동 옛 론볼링장 부지에 문을 연 ‘전주어울림국민체육센터’다. 이곳은 전국에 단 세 곳뿐인 장애인 이용이 가능한 국민체육센터 중 하나로, 개관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전주어울림국민체육센터는 올가을 장애인들에게 찾아온 귀한 선물이다.어울림국민체육센터는 장애인을 배려한 맞춤형 소재와 공간 설계가 단연 돋보이는 공간이다. 휠체어 등 부대 장비가 많아 넓은 활동 공간이 필수인 장애인들을 위해 화장실부터 샤워실까지 내부 공간을 큼직큼직하게 만들었다. 장애인 전용 스포츠 공간도 부족함 없이 설계했다. 휠체어 농구, 좌식 배구, 장애인 스포츠 중의 하나인 보치아 등 일반 체육 시설에서는 즐길 수 없는 장애인 전용 체육 단련장이 2층에 꽉꽉 들어차 있다. 전용 공간이 없어 장애인 종목을 연습하기 힘들었던 전주 장애인 선수들에게도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공간이랄까. 1층은 장애인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어울림’ 공간으로 조성했다. 공용 홀에는 체육 경기에 참여한 선수와 대기하고 있는 이용객, 그리고 동반 가족들을 위한 휴게 공간인 카페테리아와 생동감 넘치는 트릭아트 포토존을 설치했다. 체육 동아리를 위한 동아리실과 운동 처방실, 다목홀 등도 마련되어 있어 ‘전천후 체육 둥지’로도 손색이 없다. 또 앞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체육 프로그램을 받고, 경기를 치르는 등 본격적인 어울림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체육에는 장애가 없어야 하는 법, 앞으로 이곳이 시민 체육의 성지가 되길 소원해 본다. 전주어울림국민체육센터주소 | 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258-19문의 | 063-239-2708
2020.11.30
#운동
#전주어울림국민체육센터
올가을 전주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한눈에 보기
전주에서 먹고 보고 세계와 놀자!
느린 삶을 꿈꾸는 세계인을 만나다 2018 전주세계슬로포럼 & 슬로어워드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2회 전주 세계슬로포럼&슬로어워드는 세계 곳곳에서 느린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먼저 세계슬로포럼에서는 ‘슬로와 삶의 질’을 주제로 세계인들이 토론을 진행한다. 또, 독일 언론인 프란츠 알트가 ‘태양에너지 혁명과 녹색 경제’를 주제로 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지표를 제시한다. 또 세계 슬로어워드 수상자들의 시상과 경험담 발표도 준비되어 있다. 느린 삶의 방식을 공유하고 배우고 싶은 시민이라면, 놓치지 말고 들르자. 일시 | 10월 24일(수)~10월 25일(목) 장소 | 국립무형유산원, 오목교 아래 슬로시티 전주 홍보관 문의 | 063-281-5059 행복한 미래를 위한 해법을 찾다 2018 행복의 경제학 국제회의 전주 올해로 4회째를 맞는 ‘2018 행복의 경제학 국제회의 전주’ 가 11월 8일과 9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리며,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여사가 기조강연을 한다. 악성 빚 독촉에 시달려온 60여 명의 부실채권을 태우는 ‘부실채권 소각행사’도 진행된다. 풍남문 광장에서 11월 9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2018 전주 사회적경제 박람회’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회적 기업 생산품을 구입할 수 있고, 사회적 경제의 가치를 현장에서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일시 | 11월 8일(목)~11월 9일(금) 장소 | 한국전통문화전당 문의 | 063-281-2257 비벼봐 신나게, 즐겨봐 맛나게! 제12회 전주비빔밥축제 전주비빔밥축제가 올해도 전주 시민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이번 축제에서는 전주 음식은 물론 세계 대표 음식까지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시민과 방문객 10,000명이 대규모로 펼치는 ‘35동 우리 동네 비빔밥’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까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아시아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6개 나라 셰프의 요리 시연과 음식을 즐기는 ‘UCCN 마스터셰프 쿠킹 콘서트’도 진행된다. 올해 축제의 주제인 ‘맛보고 느끼고 즐기자’는 말이 실감나는 이유다. 일시 | 10월 25일(목)~10월 28일(일) 장소 | 전주한옥마을 및 국립무형유산원 일원 문의 | 063-231-8969 무형유산의 힘을 엿보다 2018 세계무형유산포럼 세계를 대표하는 세계무형유산 전문가들이 무형유산의 발전 방향을 논의 하기 위해 아시아문화심장터에서 머리를 맞댄다.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세계무형유산포럼이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진행되기 때문. 올해 포럼이 선택한 주제는 ‘무형문화유산과 평화’. 세계 곳곳에서 무형유산이 사회의 평화에 기여하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고, 나아가 상생을 끌어나갈 원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할 계획이다. 일시 | 10월 25일(목)~10월 27(토) 장소 | 국립무형유산원 문의 | 063-277-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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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소환하는 그때 그 술집
추억의 학사주점 전북대 앞 길손네
늙지 않는 가게 전북대 구정문 앞에 자리한 길손네는 35년 째 같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 오래된 학사주점이다. 1983년 처음 문을 연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전북대학교 학생들과 온갖 풍상을 함께 겪으며 뚜벅뚜벅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내 왔다. 가게 모습도 처음 문을 연 그때와 똑같다. 나무 테이블이며 실내 장식, 가게 안쪽에 쏙 박혀 있는 구석방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가게 전체가 똑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었다.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다른 요즘 세상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위안이 된다. 20년 전 가게를 인수받은 마둔자(58) 대표는 길손네 ‘이모’로 통한다. 변함없는 손맛으로 손님들의 배를 두둑이 불려주고 있지만, 이모 손에는 세월이 주름살을 제법 쌓아 두고 떠나갔다. 마 대표가 장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길손네에서 제일 잘 팔리는 메뉴는 막걸리였다. 그때는 손님들이 가게 문을 닫아걸고 새벽 두 시가 넘도록 막걸리를 마시곤 했다. 시대가 점차 바뀌면서 지금은 술손님보다는 밥 손님이 더 많아졌다. 담백하면서도 걸쭉한 맛에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꼭 다시 시킨다는 길손네 닭볶음탕이 효자 메뉴다. 처음엔 김치찌개와 두부 김치가 주메뉴였는데, 10여 년 전 닭볶음탕으로 바꾼 후로 밥 손님이 크게 늘었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이면 역시 막걸리에 파전 먹으러 들르는 주객들이 빠지질 않는다. 변하지 않았다는 반가움 지금도 학생 시절 자주 왔던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종종 찾아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변함없는 가게 풍경에 새삼스레 감탄하곤 한다. 변함없는 가게 모습에 변함없는 음식 맛까지, 그리고 역시 변함없는 사장님까지! 길손네는 무엇보다 재료가 신선하다. 주재료인 닭도 매일매일 주문해 쓰기 때문에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다른 건 몰라도 재료만큼은 제대로 쓰자는 게 마 대표의 생각이다. 옛날 시골집 같은 정겨운 분위기에 어머니 손맛으로 차려 주는 닭볶음탕이 일품이다. 자동으로 따라오는 김치전, 파전 맛은 예기치 않은 덤이다. 장사는 목이 최고라는데, 아무래도 자리 덕인지 가게를 인수받은 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운영해 왔다. 그런데 조류독감 때에도 잘 견뎌 온 장사가 올해만큼은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올여름은 정말 너무 더웠어요. 날씨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모두가 힘든 시절인데 우리만 괜찮겠어요? 다들 그러려니 하고 버티고 있어요.” 마음씨 고운 이모 같은 마 대표 말이다. 어려움을 이겨 내는 추억의 힘 예전엔 방학 때만 되면 우석대, 전주대 학생들이 모두들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때는 전주 시내 대학생만이 아니라 방학 때 고향에 내려온 수도권 대학생들도 다 이곳 전북대 구정문 앞으로 약속 장소를 잡았다. 지금은 서부신시가지와 객사길에 손님을 많이 빼앗겼지만, 다시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상인회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길손네도 거기에 한 ‘손’ 힘을 보탤 생각이다. 마 대표는 손님들이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할 때가 제일 감사하단다. “오래오래 하셔야 합니다. 없어지면 안 돼 요.” 손님에게서 이런 당부를 들을 때면 일하는 보람을 느 낀다는 길손네 주인장. 작은 잇속에도 이리저리 쏠리는 세상인심이 야속해지는 요즘, 옛사람 인심이 남아 있는 작은 가게의 존재가 더욱 소중히 다가온다. 길손네 학사주점 주소 |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21 문의 | 063-271-6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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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그곳
에코시티 세병호 가을밤 낭만 음악회
“가족과 함께 세병호 산책를 나왔는데, 특별한 음악회를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세병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잔디밭에 앉아 연주를 듣는 에코시티 주민 장소현(29) 씨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어납니다. 노을이 잠기는 호숫가에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탁 트인 잔디밭은 객석이 되었다지요. 지난 10월 4일 전주시립예술단이 마련한 ‘세병호의 가을밤’ 공연 때문입니다.연주자들의 현란한 손놀림 속에서 웅장한 선율이 퍼져 나옵니다. 카르멘 오페라 서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연주와 한국의 가곡 ‘못 잊어’ 등 아름다운 음악이 펼쳐집니다. 가을밤 호수공원을 물들인 선율에 풀벌레마저 청중이 되었다지요. 산책 나온 시민들도 늦은 밤까지 낭만이 깃든 가을밤 추억을 한 아름 안고 가네요.“시원한 바람과 아름다운 경치로 더욱 멋진 음악회가 된 것 같아요.” 이날 공연을 총지휘한 전주시립교향악단 최희준 상임지휘자의 표정에도 웃음이 번졌습니다. 세병호의 가을밤은 음악과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전주시립예술단은 시민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멋진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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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당당하게 도도하게 음악으로 날다
싱어송라이터 ‘고니’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어요.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음악과 연관된 것이라면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학 전공을 뮤지컬로 택한 것도 그런 까닭이에요. 그런데 입학하자마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 힘든 시기에 ‘인디밴드 크림’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죠. 무대에서 제 노래가 관객들의 환호로 되돌아올 때 뜨거운 전율에 푹 빠져들었죠. 전주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셨는데요, 어려움은 없었나요?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하다 보면, ‘서울로 갈까, 고향에 남을까?’라는 고민을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돼요. 저도 20대 내내 그런 고민을 한 것 같아요. 전주는 실용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해요. 그러다 보니 무대에 오를 기회도 부족해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저희도 무대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 가 노래를 불렀어요. 한옥마을에서는 ‘버스커’가 되었고, 무대를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전주에서 40대, 50대가 되어서도 노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컸어요. 하지만 ‘좋은 음악을 만들면 언 젠가는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생각했어요. 전주라는 무대를 한계가 아니라 발판으로 삼을 수 있어야 정말 뛰어난 음악인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고니밴드’라는 새로운 밴드를 결성하셨는데요, 시민들에게 소개 부탁드려요. 20대 후반, 음악적으로 긴 방황의 시간을 보냈어요. 음악인으로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듯 한 느낌에 좌절도 했고요. 그때 만난 사람들이 지금의 ‘고니밴드’입니다. 고니밴드는 전북 출신 음악인 4명이 모여 올해 3월 결성한 혼성 4인조 밴드예요. ‘고니’는 어릴 적 제 본명이에요. 백조를 순우리말로 고니라고 부릅니다. 도도한 모습으로 날면서도 순수한 자태를 뽐내는 고니처럼, 당차고 높게 세상을 날아보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 주셨대요.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음악 그 자체의 즐거움과 힘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밴드 이름을 ‘고니’로 붙였습니다. 고니밴드의 첫 앨범 의 특징이 있다면서요? 첫 앨범답게 고니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을 고스란히 담고 싶었어요.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카르페디엠’, ‘진인사대천명’ 등 곡마다 인문학적인 주제를 담아 작업한 것입니다. 음악인으로서의 고민과 철학을 담아 보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카르페디엠’이란 곡은 청년들이 겪는 좌절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주제로 한 노래지요. 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서정적인 멜로디를 사용했어요. 첫 앨범을 ‘깊은 감성, 짙은 울림, 잔잔한 철학’이라고 소개하면 너무 거창할까요?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역에서 음악을 하는 후배들의 ‘멘토’가 되고 싶어요. 군산과 전주에서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어요. 더불어 지역 예술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실용 음악에 예술성을 더하는 활동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어려운 청년과 이웃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사회에 환원하고 싶어요. 객석에서 제 음악을 들으며 미소 짓는 분들이 있는 한 ‘고니’의 노래가 멈출 일은 없을 거예요 고니밴드 ‘고니밴드’는 올해 3월 결성된 혼성 4인 조 신인 밴드다. 보컬리스트 고니, 기타 윤상연, 베이스 유현진, 드럼 김성하 씨로 구성된 고니밴드는 10월 20일 첫 앨범 발매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특히 메인 보컬인 고니 씨는 백제예술대학에서 뮤지컬을, 서울예술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으며, 그동안 전주에서 ‘인디밴드 크림’의 보컬리스트이자 작사·작곡가로 활동해 왔다. 이번 앨범은 고니 씨가 모든 곡을 직접 작사·작곡했으며, 청년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정체성에 대한 물음, 낭만과 사랑과 예술로 버무려진 우리 인생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담아 고니밴드만의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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