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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전주, 도시는 살아 있다
도시는 움직인다 도시가 성장한다
민선 7기 전주시는 지난 2년 반 동안 많은 변화와 성장을 거듭했다. 시민들의 삶을 촘촘히 챙기고, 문화로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지금, 전주는 또 다른 변화 앞에 서 있다.새로운 미래를 여는 전주의 담대한 변화는 디지털 뉴딜 사업으로 시작된다. 전주시는 미래 디지털 신산업 전문인력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할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를 전북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거점센터에 조성한다. 벤처기업 신규 창업과 관련된 전북 중소기업연수원은 현재 부지를 선정하고 있고, 전주첨단벤처단지 지식산업센터는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기업들의 입주가 시작됐다. 탄소 소재 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민들이 산책하듯 찾아가는 삶 속의 도서관 만들기 사업은 한창 진행 중이다. 책 놀이터로 변신에 들어간 삼천도서관은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고, 나머지 시립도서관도 점진적으로 바꿔 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학산 시집 도서관 등 특화 도서관도 연말에 문을 열 계획이다.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진행되는 천만 그루 정원 도시 사업. 미세먼지로부터 시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크고 작은 숲이 전주 곳곳에 들어서고, 전주를 대표하는 지방 정원은 전주시 양묘장 인근에 조성된다. 도시의 ‘기억’을 보전하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전주형 지역 재생은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구도심부터 역세권, 도토리골, 남노송동 등에서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구도심은 주거지 지원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 등을 통해 빈집을 정비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해 가고 있다.국가 관광거점도시 전주는 천만 관광객 도시 전주의 명성을 되살릴 문화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한옥마을에 글로벌 웰컴센터를 건립하는 등 국제 수준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도심에는 독립영화의 집이 건립되고, 서노송 예술촌에는 문화예술복합화공간과 새활용센터가 막바지 공사에 한창이다. 앞으로도 전주는 변화와 혁신을 멈추지 않고 이어 갈 것이다. 새롭게 들어설 전주의 공간 북부권 에코시티 복합커뮤니티센터 2018∼2022 체육시설, 작은도서관, 주민 문화공간 등 육상경기장·야구장·실내체육관 2019~2024 전주혁신창업허브(지식산업센터) 2016∼2020 미래지향적 임대형 지식산업센터 드론산업혁신지원센터 2020∼2021 드론 장비 구축 통한 드론기업 지원 기술창업성장지원센터 2020∼2023 창업성장센터, 시장출시제품 제작 공간 탄소산단 도시 숲2017∼2024 탄소산단과 주거지 사이 도시 숲 탄소 소재 국가산업단지 조성 2021∼2024 팔복동 청년문화예술공간 2020∼2022 팔복 청년 예술놀이터, 철길 명소화 사업 백석 호수공원 2020∼2024 주민 생태휴식공간 조성 송천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2019∼2021 송천 수소충전소 2020 덕진공원 연화정 재건축, 정원도서관 2016∼2021 공동체 덕진 공유공간 2020 옛 법원·검찰청 로파크,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2019~2023 금암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2020∼2021 금암분수 정원 2019∼2020 시민의숲1963 조성 및 시립미술관 2021∼2024 서부권 기지제 어린이 생태체험장 2021∼2022 전라북도 대표 도서관 2019∼2023 전북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 2018∼2022 어린이 놀이·체험공간, 부모 커뮤니티 공간 조성 전주시 승화원·봉안당 현대화 사업 2019∼2023 서부권 국민체육센터 2019∼2021 효자4동주민센터 신축 2020∼2022 컬링경기장 조성 2020∼2022 전북 중소기업연수원 2020∼2023 중소벤처기업 우수인력 양성 연수원(장소 미정) 전주푸드직매장 효천점 2019∼2021 사회연대 상생마당 2011∼2023 남부권 흑석골 전통한지 생산시설 2019∼2020 학산 치유의 숲 2019∼2024 학산 숲속 시 전문도서관 2019∼2020 지시제 생태공원 2019∼2020 삼천 수소충전소 2020∼2021 삼천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2019∼2020 구도심 완산도서관 복합문화공간 2019∼2022 작가 창작공간, 책공방, 독립출판물 전시 등 서로돌봄 플랫폼 2021~2023 어린이, 어르신 공유 활동 공간 신산업융복합 지식산업센터 2017∼2021 선미촌 문화예술복합공간 2018~2020 새활용센터 ‘다시 봄’ 2017~2020 전시실, 공동 작업장, 체험 교육 공간 주민소통자활복합공간 2019~2020 전통문화중심 도시재생 거점 공간 2020∼2021 창작음악공간, 수공예거점공간 독립영화의 집 2018~2023 독립영화 전용상영관 조성 청년청 건립 2019∼2022 출판사 도서관 2020~2021 구 다가파출소 리모델링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2018∼2020 전주부성 복원 2018∼2030 관광트램 2021∼2023 한옥마을 글로벌 웰컴센터 2020∼2022 한옥 형태의 종합관광안내소 마당창극 야외공연장 2019∼2020 쌍샘우물 복원 2019∼2020 여행자광장 조성 등 관광거점도시 육성 2020∼2024 전주 무형유산 복합문화시설 2019~2023 예술인 행복주택관,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서학마을 예술전문도서관 2020∼2021 완산칠봉 한빛마루 공원 2021∼2024 치명자성지 세계평화의전당 2018~2021 복합문화관, 교육연수관, 생태체험공원 동부권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 2020∼2023 디지털 핵심 인재 양성 교육공간 전주한옥풍경역 2018∼2024 덕진보건소 건립 2019∼2021 첫마중 도서관 2020 인후도서관 야호 책 놀이터 2020∼2021 야호학교 2018∼2020 청소년 복합문화공간 전주 꽃심 지방정원 2019∼2025 14개 주제가 있는 정원 조성 아중호수 공공도서관 2020∼2022 일러스트 │ 정윤성
2020.09.23
#디지털뉴딜사업
#전주형지역재생
#국가관광거점도시
찬란했던 역사 전라감영에서 되살아나다
옛 위엄 고스란히,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 굴곡진 세월을 거치며 터만 남았던 전라감영의 동편 부지가 3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오는 10월 7일 문을 연다. 일제 강점기 때 소실되었던 44채 중 7채의 건물을 복원한 것으로, 1951년 화재로 인해 선화당이 유실된 이후 67년 만의 부활이다. 전라감영은 조선 시대를 관통하여 1896년도까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다스리던 관청이며, 동학농민혁명 때 전주화약을 맺었던 장소이다. 전주시는 이러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전라감영을 2014년 복원하기로 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전라감영 재창조위원회를 구성했다. 재창조위원회는 전라감영의 원형을 고스란히 되살리기로 결정하고, 한옥 건축의 최고봉인 최기영 대목장을 비롯해 미장·온돌·창호까지 최고의 기능장들이 참여한 대공사에 착수했다. 19세기 후반 제작된 완산부 지도로 큰 틀을 잡고 각종 사진과 고지도, 문헌을 바탕으로 꼼꼼히 고증했으며,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흔적을 샅샅이 찾은 끝에 외관은 물론 내력과 생활상까지 구현했다.그저 옛 모습을 박제한 문화재가 아니라, 시민이 공감하며 동참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건물별로 3D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로 생동감을 불어넣고 미디어파사드로 화려하게 수놓는다. 역사적 지식으로 스토리텔링한 투어와 게임을 운영하며, 전라감영의 진상품을 손수 만드는 체험 교육과 전통음악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전주대사습놀이가 열리는 무대가 된다. 또한, 전라감영을 친근하게 안내할 청소년 문화유산 해설사를 운영한다. 전라감사의 집무실 ‘선화당’과 민심을 살피던 ‘관풍각’ 관청을 드나드는 세 번째 관문인 내삼문을 열고 들어가 찬찬히 둘러보자. 내삼문에서 뻗은 길을 쭉 걸어가면 선화당에 다다른다. 이곳은 전라감사가 도정을 수행하던 집무실로, 전라감영의 중심 건물이다. 웅장한 외관과 우아한 곡선의 팔작지붕이 돋보이며, 내부에는 미국 공사 대리 ‘조지 클레이튼 포크’ 중위가 찍은 사진을 참고하여 제작한 병풍형 가리개와 기물 등으로 장식했다. 또한, 디지털 병풍과 와이드 프로젝트 비전을 설치해 감사의 지방 통치와 감영의 조직 및 문화에 관한 내용을 상영한다. 선화당 동쪽에는 감사가 민정과 풍속을 살피던 누각인 관풍각이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시간여행(타임슬립) 만리경을 통해 전라감사 순력(巡歷, 관찰사나 원 등이 관할 지역을 순회하던 일)에 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선화당과 관풍각의 현판은 일제 강점기 때 촬영된 사진 속의 글씨를 컴퓨터그래픽으로 복원했다. 수령 200년의 회화나무는 선화당 북쪽에 우뚝 솟아 새 모습을 갖춘 감영을 바라보고 있다. 전라감사의 휴식처 ‘연신당’과 식구들이 거처하던 ‘내아’북쪽에는 전라감사가 휴식을 취하던 연신당이 있다. 이곳 역시 실감형 콘텐츠를 통해 전라감영 건축과 감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와 함께 감사의 가족들이 거처하던 내아와 내아 행랑이 지어졌다. 내아에서는 교육 체험이 이루어지며, 내아 행랑에서는 통인청(소리), 선자청(부채), 지소(한지), 인출방(출판)에 관한 내용을 만나볼 수 있다. 이렇듯, 천년 고도 전주의 역사성과 전통성, 그리고 오랫동안 간직해 온 문화적 정체성까지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전라감영. 살아 있는 역사 교육의 현장이자 문화의 장으로 거듭날 날을 앞두고 있다. 수백 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시민과 호흡할 날이 머지않았다.
#조선시대호남의수부
#전라감영
#10월7일문을엽니다
잘 고쳤다 이 집
문화로 희망을 불어넣다
노송늬우스 박물관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만든 마을사 박물관노송동 선미촌은 지난 60여 년간 가장 어두운 공간이었다. 어둠이 깔리면 환해지고 낮이 되면 어두워지는 이 지역에, 노송늬우스 박물관이 들어섰다. 욕망이 얼룩진 성매매 집결지라는 치부를 고스란히 보듬어 안은 채 노송동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재탄생한 마을사 박물관이다.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꾸며진 박물관은 과거의 어두웠던 공간에서 노송동의 과거·현재·미래 이야기를 예술로 새롭게 조명한 곳이 되었다. 잊지 말아야 할 공간의 기억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노송늬우스 박물관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었다. 1층은 주민들의 전용 전시 공간인 ‘물왕갤러리’와 커뮤니티 공간, 사무 공간으로 구성되었으며, 2층은 과거 성매매 영업을 했던 13개의 방을 갤러리로 바꿨다. 조형 예술가인 이재형·김범준·강현덕·정하영·정인수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진 ‘예술가의 방’, 서정시의 대가로 평가받는 ‘신석정 시인 방’, 노송동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록 보전한 ‘노송다큐21’, 현재 노송동의 모습을 신문 형식으로 만든 ‘노송늬우스’,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동네 그리기’, ‘마을 희망 메시지’를 담아낸 방, 주민들의 얼굴과 주민들의 인터뷰를 전시하고 있는 방 등으로 구성되었다.노송늬우스 박물관의 콘텐츠 구성을 위해 주민·예술가·학생 등 다양한 노송동 사람들이 참여했고, 연구원 두 명이 마을 일대를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해 왔다. 소통을 통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면서, 지역 안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픔이 예술을 만나 희망으로 날갯짓 노송늬우스 박물관은 감추고 싶었던 역사를 최대한 보존한 상태에서 예술과 함께 다채로운 인간사와 생활사를 접목했다. 예술가들과 함께 집마다 존재하는 주민들의 이야기, 주민들이 손수 만든 작품으로 공간을 채운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과거의 슬픔과 아픔이 예술과 문화로, 주민들의 새로운 희망으로 변모하고 있다.노송늬우스 박물관 장근범 작가는 “도시 이면에 숨겨진 과거의 욕망 속에서 주민들의 삶과 예술이 공존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공간이길 바라요. 이러한 문화적 시도가 지역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감정이 메말라가는 요즘, 예술과 인권을 주제로 한 노송늬우스 박물관의 걸음은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어두웠던 과거의 허물을 벗어 버리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날갯짓을 펴는 한 마리 나비와 같이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변모될 선미촌의 미래가 화창하다. 노송늬우스 박물관주소 │ 전주시 완산구 권삼득로 43운영시간 │ 11:00~18:00(월요일 휴무)문의 │ 063-287-1141
#선미촌
#서노송예술촌
#문화적도시재생
당신과 더불어
한지 드림캐처로 더 큰 꿈을 꾸다
공예작가 전소리
한지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때 미술 선생님의 권유로 한지공예를 접하게 되었고, 선생님께서 저의 재능을 보시고 한지공예 작가를 소개해 주셨어요. 저의 급한 성격과 반대로 차분하고 섬세한 작업인 전통 한지공예가 색달라 사춘기 소녀인 저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하지만, 진주는 한지나 공예가 발달하지 않아 한지를 배우러 전주까지 유학 아닌 유학을 오게 되었고, 지금은 전라감영길에서 작은 공방을 운영하며 저만의 손맛이 담긴 한지공예를 하고 있어요. 소찌제작소의 대표 작품인 ‘드림캐처’를 소개해 주세요.한지만의 ‘결’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한지만의 색감을 좋아해요. 그런 것들을드림캐처에 입혀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드림캐처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중에서 판매되는 드림캐처로 생각하기보다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바라봐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제가 만들고 있는 드림캐처는 지역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요. 경주와 전주, 제주의 드림캐처를 만들었는데요, 전주는 경기전과 전동성당, 풍남문, 덕진공원을 디자인한 네 종류의 드림캐처가 있어요. 전통문화도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매듭까지 달았고요. 소찌제작소만의 철학이나 운영 방침이 있나요?제가 제작하는 모든 작품들은 이미지가 따로 놀지 않도록 색상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뜯고, 붙이고’를 계속 반복하면서 완벽한 제품으로 소비자들과 만나려고 노력하죠. 또한, 드림캐처가 누군가의 꿈을 지켜 주는 거잖아요, 제 드림캐처를 통해 다른 이의 꿈을 지키고 꿈을 담아낸다고 생각하다 보니, 항상 즐겁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전소리 작가가 느끼는 전주만의 매력을 소개해 주세요.학창 시절을 지낸 진주와 꿈을 펼치고 있는 전주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봐요. 대신 진주에 비해 전주는 전통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라고 할까요? 한옥마을을 비롯해 전주 곳곳이 전통과 잘 조화를 이루는 도시예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기에 예술가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에요. 공예를 하는 저로서는 가장 흥미로운 도시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기도 하죠. 공예작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있을까요?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아요. 그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예술 활동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묵묵히 제 길을 걷고 싶어요.지금까지 만든 지역 이외에도 전국의 많은 도시를 드림캐처로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하루하루 노력하다 보면, 10년 뒤쯤에는 제가 운영하는 소찌제작소가 전주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멋진 공방으로 성장해 있지 않을까요? 소찌제작소전라감영길에 있는 ‘소찌제작소’는 작가의 작업실 겸 작은 공방이다. 공방 이름은 작가의 이름에서 파생된 별명 ‘소찌’를 따서 ‘소찌제작소’로 이름 붙였다. 현재는 개인 작업 외에 예약제로 일일 특강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온라인 강의를 통해 제작반과 홈키트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공방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은 휴무다.주소 │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2길 4인스타그램 │ instagram/sojji.factory 네이버쇼핑 │ 소찌제작소
#전주한지
#드림캐처
전주의 꽃심
“사라져 버린 곳들도 사진 속에는 그대로 살아 있어요”
이영무 어르신이 추억하는 1970년대 전주의 풍경들
20대 시절, 걸으면서 만난 1970년대의 전주 제 나이 스물다섯 살에 성경 공부를 하기 위해 전주신학원에 입학했어요. 제가 1946년생이니 1970년도였지요. 그 당시 전주신학원이 신흥고등학교 정문 맞은편 언덕에 있었습니다. 왼쪽에 신일아파트가, 오른쪽에 예수병원이 있었고, 지금의 엠마오사랑병원 자리에 예수병원이 있었지요. 제가 남원 출신이에요. 그래서 전주신학원에 다닐 당시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전주를 참 많이 걸어 다녔지요. 그때 본 전주 풍경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 가장 즐겨 찾던 곳이 다가공원이에요. 신학원 바로 건너편에 있어서 틈날 때마다 산책하러 갔었지요. 다가공원은 지금도 가끔 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일요일이면 신흥학교를 지나서 천변을 따라 대성리에 있는 교회까지 걸어갔어요. 전주천변은 참 많이도 바뀌었지요. 그 시절에 비해 산책로로 정리가 많이 된 느낌입니다. 사라진 풍경들도 생각이 나는데요. 싸전다리 건너편 오른쪽 산의 초록바위 순교 터도 길을 넓히면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요. 지금은 조형물만이 그곳이 순교 성지였다는 사실을 말해주지요. 한옥마을 모습도 참 많이 바뀌었어요. 제 기억에 오목대에 샘터가 있었거든요. ‘쌍샘길’로 불리던 그 길이 세월이 흐르고, 골목길을 넓히면서 샘터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쌍샘이 복원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라져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는데 복원된다니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완산동 집에서 기린로나 모래내까지 걸어 다니는데 신학원 다니던 시절이 가끔 생각납니다. 달라진 전주의 모습도 떠오르고요. 사진으로 다시 만나는 전라북도박물관 옛 모습 1971년, 신학원 2학년 때, 전라북도박물관에 갔어요. 사실 정확히 언제, 왜 갔는지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당시 신학원 친구들과 함께 갔던 기억만 납니다. 두 친구와 함께 갔는데 한 친구는 김제 출신이고, 다른 한 친구는 진안 출신이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셋 다 전주 사람이 아니어서 시내 구경 한번 가 보자 하고 갔던 모양입니다. 매화꽃이 활짝 핀 것으로 보아 아마도 2~3월경이었나 봅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친구들이 시내 구경을 나가니 얼마나 신이 났겠어요? 기념사진도 찍겠다고 카메라까지 챙겨 갔지요. 박물관 안을 구경하고 나와서 정원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시 태조비가 박물관 안에 있었다는 사실을 사진 보고 알았어요. 제가 태조비 옆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아, 그때 그 태조비가 경기전 앞으로 옮겨 왔구나’ 하고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사진을 보니 50년 전 박물관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났어요. 지금 성심여고 네거리에 있는 구둣방이 바로 박물관 정문 자리였어요. 그런데 박물관이 경기전 자리에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드물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도 믿지를 않더라고요. 내가 직접 가서 보고 찍은 거라며 사진을 보여주면 그제야 믿더군요. 백 번 말하는 것보다 사진 한 번 보여 주는 게 더 빨랐던 셈이죠. 전주신학원 사진도 찍어 뒀는데요. 제가 나오고 난 뒤, 4~5년 후에 전주신학원이 없어졌다고 해요. 사라진 건물이 사진 속에 남아 있는 거지요. 그러니 얼마나 신기해요? 자리를 옮긴 곳도, 사라져 버린 곳도 모두 사진 속에는 그대로 살아 있으니 말이에요. 사진은 역사적 자료이자 자랑스러운 기록물제가 사진을 기증한 이유가 바로 그거예요. 비록 사라져 버렸지만, 사진 속에 남아 있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옛 모습을 떠올리고 믿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으로 1971년 찍은 전라북도박물관 사진을 기증했습니다. 그러니 직접 보거나 겪어 보지 않았지만, 사진으로나마 그 시절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옛것에 관심이 참 많아요. 옛것에는 우리 조상들의 얼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옛 물건들을 보면 우리 조상들이 이렇게 살아오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제 사진을 보고 ‘전라북도박물관이 예전에는 이런 모습이었구나’하고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사진을 보고 난 뒤, 경기전에 가면 ‘이곳에 전라북도박물관이 있었구나.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옛날 박물관이 있던 자리구나’ 하고 한 번 더 생각했으면 해요. 전주는 그 어느 곳보다 우리 문화가 많이 남아 있고, 계승하고 있는 곳이잖아요. 그러니 젊은 사람들이 옛날 전주의 모습과 우리 문화유산에 관심과 애착을 보였으면 해요. 아끼고 보호하면 더더욱 좋겠지요. 그리고 될 수 있다면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사진은 증명인 동시에, 자랑할 수 있는 자료거든요. ‘나 이것 봤다, 여기 가 봤다’ 하는 자랑 말이지요. 그러니 관심을 쏟고, 보고, 기록하길 바랍니다. 이영무(74) 어르신은 남원 출신으로 전주에서 40여 년간 목회 생활을 했다. 지난해 전주에서 출간한 종교 간행물 을 전주시에 기증한 데 이어 올해 1971년에 찍은 전라북도박물관 사진을 기증했다.
#전라북도박물관
#경기전
#기록물
전주 음식
하늘 맑은 가을에 만나는
소확행 피크닉 도시락 열전
상상 그 이상의 당근 맛 오선모 옛날 김밥 소풍 도시락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김밥. 하지만 김밥이라고 다 같은 김밥 은 아니다. 여기 아주 평범한 것 같지만, 특별한 김밥집이 있다. 전주 사람들 에게는 상호보다 ‘당근 김밥’ 혹은 ‘마약 김밥’으로 유명한 바로 그 김밥집이다. ‘오선모 옛날 김밥’이라는 상호는 낯설어도 당근 김밥 하면 다들 그 맛을 떠올리는 곳이다. 당근과 단무지, 달걀만 들어간 다소 단출한 김밥이지만, 그 맛은 절대 단순하지 않다. ‘당근이 얼마나 맛있겠어?’ 하는 섣부른 생각은 금물. 포장을 열자마자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한 입 베어 물면 아삭한 당근의 식감과 달콤한 당근 맛에 은은하게 퍼지는 마늘 맛이 어우러져 눈을 번쩍 뜨게 해 준다. 김밥이 터질 듯 가득 들어간 당근에 혹시나 옆구리가 터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넣어 두시라. 김밥 가운데 김 반 장을 덧대서 당근을 담뿍 넣어도 터질 일이 없다. 단순한 재료로 눈이 번쩍 뜨일 맛을 내는 비법은 양념에 있다. 당근은 참기름을 넣고 찐 마늘을 으깨서 양념하고, 콩나물 끓인 물로 밥을 지 어 맛을 올렸다. 그 덕에 햄도, 시금치도 없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영업시간은 새벽 5시부터 오후 5시까지지만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오후에 방문할 경우, 방문 전 전화는 필수.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송정1길 1 연락처 l 063-221-3057 건강한 전주 대표 수제버거 도시락 집앤버거 보통 햄버거는 패스트푸드라 불리며 건강과는 거리가 먼 음식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집앤버거의 버거는 맛과 건강 모두 생각한 수제버거로 슬로우푸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실제로 집앤버거는 뚝심 있게 세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첫째,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둘째, 홈메 이드(Home-made), 번과 패티 그리고 소스를 직접 만든다. 마지막으로 슬로우,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가 다소 느리지만 그만큼 최상의 상태로 제공 한다. 그러니 밥이 아닌, 색다른 도시락을 원한다면 집앤버거를 추천한다. 단품과 세트 메뉴는 물론 다양한 사이드 메뉴도 준비돼 있으니 취향껏 고르기만 하면 된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농장버거. 신선한 상추와 양파, 토마토, 달걀프라이, 베이컨, 치즈, 패티로 구성된 농장버거는 자극적이지 않은 건강한 맛이다. 버거 는 자극적이어야 맛있다는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깨 준다. 감자튀김에 체더치즈와 모차렐라 치즈를 듬뿍 얹은 써니치즈프라이와 매콤한 닭튀김도 별미다. 엄마가 차려준 집밥만큼 정성 가득한 수제버거와 함께 색다른 피크닉을 즐겨 보자.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천잠로 227-12 연락처 l 063-225-0312 한식과 양식의 환상 궁합, ‘겹빵’ 고하우스 자고로 음식은 풍성해야 제맛 아니던가. 그런 점에서 평범한 샌드위치 집으로 불리기를 거부하는 전주겹빵집 ‘고하우스’는 이미 합격점이다. 샌드위치가 아니라 ‘겹빵’이라 부르는 이곳의 겹빵은 빵이 터질 듯 가득 채워진 속 재료가 보는 순간, 입맛을 자극한다. ‘고하우스’의 겹빵은 불고기 겹빵, 떡갈비겹빵, 달걀겹빵, 프렌치겹빵 등 모두 네 종류다. 빵과 불고기의 만남이 궁금해 선택한 불고기겹빵은 양식과 한식의 맛있는 만남을 완성한다. 두툼한 빵 사이에 신선한 양상추와 그 안을 가득 채운 불고 기가 어우러져 고소하면서도 달콤하고, 상큼하다. 불고기 쌈과 쫀득한 빵을 동시에 먹는 느낌이 재미나기까지 하다. 달콤한 쨈과 새콤한 소스를 바른 빵 사이에 달걀이 넘치도록 들어간 달걀겹빵은 불고기겹빵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다. 다소 느끼할 수 있는 달걀의 맛을 쨈과 소스가 잡아 주는 느낌이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조화를 이루며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두툼한 겹빵으로 목이 막힌다면 오렌지 필링을 추천한다. 상큼하고 달콤한 데다 씹히는 맛까지 더한 오렌지 필링은 겹빵과 찰떡이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흥산북로 11-10 연락처 l 063-223-6554 종이 도시락에 담긴 전주 한정식 오우리 도시락 전주 한정식이 도시락 속에 들어왔다. 수제도시락 전문점 오우리 도시락은 전주 한정식에 감성을 더해 도시락을 채운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오늘의 도시락’은 말 그대로 오늘의 도시락이다. 메인 메뉴와 국물, 그리고 밑반찬을 매일 달리 구성해 판매한다. 메인 메뉴는 제육불고기, 소불고기, 떡갈비, 오삼불고기, 닭갈비 등 육류로 구 성돼 있으며, 시래깃국이나 미역국, 콩나물국, 계란국 등을 곁들인다. 밑반찬 여섯 가지는 그날그날 장을 봐 온 식재료들을 활용해 신선함을 더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처럼 정이 느껴진다. 담백하지만 정성 가득한 오우리 도시락의 특징은 포장 용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종이 상자에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마저 엿보인다. 당일 주문은 오늘의 도시락만 가능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보다 다양한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한식 도시락뿐만 아니라 스팸무스비를 비롯해 다양한 샐러드류와 샌드위치 등도 준비돼 있다. 건강까지 생각한 오우리 도시락과 함께 근사한 소풍을 떠나 보자. 주소 l 전주시 덕진구 건지3길 9-3 연락처 l 1588-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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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으로 되살아난 오래된 건물, 공간을 소개합니다.
출판사 옛 편집실이 갤러리로, F갤러리
갤러리가 하나도 없는 곳이니까 바로 여기죠!F갤러리의 ‘F’는 ‘Free’, 카메라 조리개와 포커스 등의 첫머리 글자 ‘F’를 의미한다. 그리고 바이올린의 머리 부분도 ‘F’를 닮았다는 것이 갤러리를 운영하는 권은경 대표의 설명이다. 사진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예술 장르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갤러리가 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란다. 그 이름에 걸맞게 F갤러리는 사진뿐만 아니라 서예, 회화, 조각 등 다채로운 장르의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인다.갤러리의 건물은 지역의 출판문화를 이끌어 온 신아출판사가 확장하기 전 사용했던 공간. 갤러리가 들어선 1층 공간은 편집실로 쓰였던 곳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오래된 주택가에 갤러리를 열게 되었을까? “다른 곳도 찾아보긴 했어요. 접근성이 좋은 곳은 아니니까요. ‘이 동네는 갤러리가 하나도 없네?’, ‘문화생활을 즐길 만한 곳이 없네?’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오히려 끌렸고요. 요즘에는 거꾸로 사명감이 생겼어요. 인근에 중학교가 있는데, 학생들이나 동네 주민들이 이곳에서 문화생활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하고 그녀는 갤러리가 들어선 곳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동네에 이런 게 생겼네! 동네가 좋아지겠네!사진작가로도 활동 중인 권은경 대표는 작가들의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많다. 사진작가들이 국내에서 성장하는 것 못지않게 해외에 작가와 작품을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마침내 지난해 6월 ‘제1회 국제 포토 앤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국제사진전을 열었다. 피렌체에서의 전시가 끝난 후, 다시 F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이런 일들은 든든한 동지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녀와 함께 이곳을 운영하는 곽풍영 사진작가이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서의 첫 번째 국제사진전에 이어 두 번째 전시도 기획하고 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해외 전시를 진행할 예정. 지난 2018년 4월에 개관해 이제 겨우 1년을 넘긴 참이지만,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가슴 벅찼던 순간도 많았다. 그중 하나는 동네 주민으로부터 “아이고야, 이 동네에 이런 게 생겼네. 이렇게 자꾸 예술가들이 모이면 동네가 좋아지겠네!”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다. 그녀의 바람과 똑같았던 까닭이다. 그 마음을 읽은 듯 덕담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것. F갤러리가 꿈꾸는 내일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이 작가들의 발판이 됐으면 좋겠어요.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딛고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했으면 하고요. 여기가 주민들에게는 문턱이 낮은 곳, 만만한 곳이었으면 해요. 어릴 때부터 문화생활을 당연하게 누릴 수 있게요. 작가한테는 항상 새로운 숙제들이 주어지는데, 그 질문들을 흘려보내지 않고 계속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죠.” F갤러리주소 │ 전주시 완산구 공북 1길 16문의 │ 010-8645-5633운영시간 │ 오전 11시~ 오후 6시(점심시간 12시 30분~2시 관람 제한, 월요일 휴관)
2020.09.22
#갤러리
#F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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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라면, 여름이라면
전주 가맥 3대 천왕
전주 가맥의 ‘갑’ 전일갑오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웨이팅’이 더 길어졌지만, 전주 시민들에겐 가장 친숙한 가맥집이다. 여름밤에는 테이블로 변신한 맥주 박스가 가게를 둘러싼다. 가게 안 자리가 모자라서, 여름밤의 낭만의 즐기고 싶은 ‘노천 가맥’의 풍경은 각박한 마음마저 씻어내기도 한다. 지금은 기계를 이용해 갑오징어를 눌러내지만, 본래 망치를 사용해 일일이 다 손으로 두드리고 연탄에 구워내는 갑오징어가 먼저 이름을 떨쳤다. 갑오징어 두드리는 소리는 전일갑오를 대표 하는 또 다른 상징이었다. 이렇게 두드려지고, 눌려 굳건함을 잃고 한껏 부드러워진 갑오징어 살들은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불에 구워낸 구수함과 이 집만의 특제 간장 소스는 맥주 ‘한 짝’쯤은 거뜬히 비워내게 했다. 가게 앞 연탄 화로에서 종일 몸을 말리고 있는 황태는 말린 생선만이 선사하는 포슬포슬함의 결정체다. 여기에 간장, 물엿, 청양고추, 깨가 수북이 들어간 특제 소스를 먹기 위해 안주를 추가할지도 모를 일.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2길 16 전화 l 063) 284.0793 바삭 황태·촉촉 먹태 초원편의점아는 사람만 가게 안쪽에서 간단히 맥주를 즐기는 ‘초원편의점’. 지금 이곳도 가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되었다. 이곳의 대표 안주는 황태와 먹태다. 전주 대표 가맥 집들이 연탄불에 구워낸 황태의 맛을 고수하듯이 초원편의점도 오랜 시간 지긋이 구워낸 황태가 대표 안주다. 이곳은 노릇 바삭하게 구워진 황태를 접시가 아닌 커다란 쟁반에 내어준다. 워낙 바삭한 터라 통으로 구워진 황태를 찢을 때 가루가 사방에 날리기 때문에 널찍한 쟁반이 제격. 바삭한 황태 못지않게 초원편의점 고수들이 찾는 건 바로 먹태다. 먹태는 ‘황태가 되지 못한 촉촉함’을 품고 있다. 마른안주의 바삭함보다 쫄깃함을 즐기고 싶다면 황태보다는 먹태가 좋다.‘꾸덕꾸덕’한 식감이 황태 못지않다. 이곳에서도 물엿과 간장을 넣은 소스 장을 내어 주는데, 마요네즈를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두 종류 모두를 맛볼 수 있다. 다른 집의 수북한 깨 대신 초원편의점에서는 송송 썬 대파를 얹는데, 그 향과 맛이 이 집 만의 소스로 변신시켜 준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3길 32-1 전화 l 063) 287.1763 ‘치맥’과 ‘가맥’의 궁합 영동슈퍼이곳에 도착해 맥주 세 병을 내려놓으면 나타나는 ‘닭발’ 튀김. 가맥의 짝꿍 황태나 마른안주도 당연히 있지만, 영동슈퍼는 ‘치맥’ 이다. 소금이나 각종 향신료로 간을 하지 않은 시장 닭을 바로바로 튀겨 내주는 매콤한 고추 통닭과 쫄깃한 똥집 튀김, 그리고 떡하니 쫙 벌어진 통 닭발 튀김은 끝없이 맥주잔을 채우게 하는 맛이다. 서비스로 내어주는 닭발 튀김 덕에 진즉에 명성이 높아진 영동 슈퍼도 전주 경원동의 터줏대감이다. 전북대학교 앞으로 잠시 자리를 옮긴 적도 있지만, 다시 가맥의 원조 경원동으로 돌아와 치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통닭은 물론 닭의 다양한 부위를 고루 맛볼 수 있어 젊은이들이 특히 즐겨 찾는다. 튀김 반죽에 송송 썰어 넣은 청양고추의 알싸한 맛은 맥주와 찰떡 궁합. 쫄깃하게 뜯는 맛이 일품인 닭발 튀김은 메뉴판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만큼 인기 안주가 됐다. 비교적 젊은이들의 걸음이 잦아 한복을 입고 방문하거나 SNS에 게시하면 서비스가 제공되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주소 l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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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여름과 놀다!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한 톨의 흙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보리라.” 하고 노래했습니다. 작디작은 흙 알갱이와 들꽃 한 포기에도 세상과 우주의 신비가 담겨 있다는 크고 깊은 뜻이겠지요. 또 ‘한 톨의 흙과 한 송이의 들꽃만 있어도 세상은 천국이 될 수 있다’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생명이 터를 잡은 곳에 다른 생명이 살을 붙이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흙과 꽃과 수풀로 우거진 숲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깃들어 저마다의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을까요. 봄이면 꽃 잔치가 열리는 완산칠봉, 편백으로 울울한 건지산 등 전주는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입니다. 그래서 전주에서는 건물로 빽빽한 도심에서 10분 정도만 차를 타고 달리면 산과 숲을 만날 수 있지요. 마음속까지 초록으로 물들이는 방법을 여름 특집호에서 소개합니다. 후백제 역사를 마주하고, 전주의 구도심을 걸어 보는 ‘천년전주 마실길’, 전주의 명산 모악산과 농촌 마을을 만나는 ‘모악산 마실길’을 미리 걸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책과 영화를 음미할 수 있는 ‘건지산숲속도서관’과 숲속 음악회를 여는 ‘오송제 사람들’도 푸른 바람을 불러들일 겁니다. 숲에서 진행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숲을 다룬 다양한 책들로 이번 이 풍성해졌습니다. 싱싱한 열매로 가득한 전주의 여름 숲을 당신께 드립니다.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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