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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어쩌다 학교, 어쩌다 놀이터
마을과 학교를 잇는 사람들, 온고을교육공동체
시민의 힘으로, 교육공동체 열정으로지역사회 교육 환경으로 마을을 기반으로 한 교육공동체가 새로운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 교육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온고을교육공동체는 일찍부터 전주에서 교육공동체 활동을 펼쳐온 교사와 전문가, 사회단체 활동가 등 2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온고을교육공동체의 뿌리는 ‘전주원도심교육공동체’로 전주시와 교육기관,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2012년 5월에 출범했다.“전주 원도심의 급속한 인구 유출로 지역공동체가 붕괴 위기에 몰리면서 이 지역의 학교도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학교의 쇠락은 원도심의 인구 유출을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학교가 더 위축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학교에서부터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전주원도심교육공동체 대표를 겸하고 있는 온고을교육공동체 김종표 이사장은 학교가 살아야 원도심이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원도심 작은 학교를 지역공동체 복원의 중심에 뒀다. 전주원도심교육공동체는 우선 중앙초등학교와 완산초등학교를 시범 학교로 정해 교사와 학부모, 동문,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단위 학교별 교육공동체 조직과 활동을 지원했다. 잘 갖춰진 문화 환경과 촘촘한 시민단체의 네트워크가 든든한 힘이 됐다. 모임을 만들고 설명회를 진행하며, 학생 공동캠프와 멘토교실, 체험활동, 학부모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교가 지역공동체 복원의 중심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주민과 학교, 마을이 함께하는 축제도 기획했다. 중앙초등학교의 ‘덩더쿵 한옥마을 축제’, 완산초와 곤지중이 함께 여는 ‘완산골 몽실넘실 마을 축제’가 그것이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학생과 학부모·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학교-마을 축제는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 10년 가까이 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지속 가능한 마을교육공동체 위한 플랫폼이러한 전주원도심교육공동체의 활동으로 해마다 급격히 줄던 원도심지역 초등학교 학생 수가 점차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러자 전주원도심교육공동체는 활동 영역을 원도심으로 제한하지 않고 공간적 범위를 확장해 체계적인 사업을 할수 있도록 법인격을 갖춘 조직인 사회적협동조합을 꾸리기로 뜻을 모았다. 지역의 모든 아동·청소년들이 삶터에서 자신의 소질을 찾고, 역량을 키우며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전주시와 교육청, 지역사회의 소통과 협력을 끌어내자는 목표도 세웠다.그렇게 원도심에서 전주 전역으로 범위를 확대해 출범한 온고을교육공동체는 전주시와 교육기관에서 추진하는 교육복지 사업의 중간 지원조직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마을 교육공동체 활동 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범위가 커진 만큼 기존 원도심에 있는 교육공동체에서 전주 전역의 교육공동체로 지원 대상을 넓혔다.현재 전주에는 중앙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중앙교육공동체와 완산초-곤지중 중심의 완산골교육공동체를 비롯해 중화산동, 송천동 등 곳곳에서 20여 개의 교육공동체가 활동하고 있다. 온고을교육공동체는 지역 공동체의 요청이 있으면 전주 어디라도 달려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대부분의 교육공동체는 방과 후 마을학교 사업 등 교육청의 보조금사업에 의존하고 있어 활동 공간과 인적 자원 확보 등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온고을교육공동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각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을교육공동체 활동가를 육성하고, 신규 교육공동체의 활동 방향을 제시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거나 활동가 역량 강화 교육, 학부모 강좌, 마을 돌봄교실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교육공동체의 활동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애로 사항과 문제점을 살피는 자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마을을 연결해 주는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올해는 에코시티 등 신도심지역 학교 신설 및 원도심 작은 학교 통폐합 등 최근 다시 이슈가 된 학교 재배치 문제를 공론화해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자치단체와 교육 당국,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전주의 모든 아동·청소년이 학교와 마을에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는 온고을교육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배움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나아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이들의 걸음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다.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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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안전하고 차질 없이
11월 완료 목표로 2월 말 백신 접종 시작지난 1월,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세부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전주시도 안전한 백신 접종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현재 전주 시민 중 백신 접종 대상은 만 18세 이상 54만 8,000여 명이다. 전주시는 이 대상자에 대한 접종 계획을 꼼꼼히 수립하고 있다. 의사 1인당 1일 접종 인원에 제한이 있어 시일은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 정확하고 안전하게 접종을 하기 위해서다. 2월 말부터 접종을 시작하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인 11월까지 접종이 완료된다. 정부의 우선 접종 순서에 따라 1분기에는 코로나19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의료진과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입원자, 중증환자의 이용이 많은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 119구급대 등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을 우선 접종한다. 2분기에는 65세 이상 어르신과 재가 노인복지시설 등 취약시설 이용자와 종사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3분기에는 만성질환자와 18~64세 성인을 대상으로, 4분기에는 2차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시행된다. 노인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2,700여 명은 보건소 직원들로 구성된 방문 접종팀이 직접 찾아가 접종한다.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와 노인 요양병원은 의료 인력이 상주해 있어 자체 접종을 시행한다. 이외 시민들은 접종 센터와 위탁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는다.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단 구성 등 만반의 준비예방접종 기관은 백신의 종류에 따라 접종 센터(mRNA 백신)와 위탁 의료기관(바이러스벡터백신)으로 구분된다. 접종 대상자가 백신종류를 선택할 수는 없다. 현재 선별진료소로 사용하고 있는 화산체육관을 포함해 2개소의 접종 센터를 설치하고, 200개의 위탁 의료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접종 센터는 완산구와 덕진구에 1곳씩 운영하는데, 완산구는 화산체육관에 덕진구는 후보지 선정 중이다. 접종 센터는 대규모 접종과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하고, 교통 편의성이 높으며 냉·난방시설이 갖춰진 공공시설을 활용할 계획이다.시는 안전하고 신속한 접종을 위해 의료진을 포함한 약 4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단’을 운영한다. 시행 총괄팀, 대상자 관리팀, 접종 기관 운영팀, 이상 반응 관리팀, 백신 수급팀, 홍보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된 추진단은 총괄계획을 수립하고 대상자 및 백신 수급 관리, 의료기관 점검, 예방접종 홍보, 이상 반응 대응 등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지역사회 전문가와 병원, 경찰서, 소방서, 전주시설공단, 전주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역사회협의체’도 꾸렸다. 이들은 의료 인력 지원과 접종 이상 반응 발생 시 신속 대응 협조, 예방접종 센터 치안 및 교통 관리, 응급상황 시 환자 이송 등을 하게 된다. 콜센터도 가동해 접종 전 문의, 접종 예약관리,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한 상담 등을 진행한다. 전주시 백신접종 추진단은 지역사회 전문가 및 협력 기관과 함께 모의훈련과 반복연습을 통해 안전한 접종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전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우리가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길인 만큼 시민들의 전폭적인 협조, 행정과 의료진 만반의 준비, 지역사회 전반의 철저한 대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오고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차질 없는 백신 접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이것이 궁금해요 Q. 무증상 감염자 및 과거에 감염되었던 사람도 백신접종이 필요한가요?A. 무증상 감염 또는 코로나19 감염력과 상관없이 백신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으며, 예방접종 여부 결정을 위해 백신 접종 전 진단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Q.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발생 여부 관찰을 몇 분간 해야 하나요?A. 예방접종 후 접종받은 기관에서 15~30분간 머무르며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이상 반응 여부를 충분히 관찰하고 귀가 후 평소와 다른 신체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Q.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면역 획득까지 시일이 얼마나 걸리나요?A. 일반적으로 백신 접종 후 방어 항체가 형성되는 데는 2주가량 걸립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각종 자료에 따르면 백신 2차 접종 7~14일 후 항체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대 백신 효과를 위해 백신별 권장 기간 내에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합니다.Q. 백신 접종을 해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나요?A. 백신 접종으로 100% 면역이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예방접종 후에 면역이 형성되지 않거나 면역이 형성되기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접종했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와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합니다.Q. 내 접종 시기가 되었을 때 맞지 못하면 순서가 밀리게 되나요?A. 예약 후 접종 당일 발열(37.5℃ 이상) 등 급성병증이 있으면 회복 후 접종을 위해 예약 조정 가능합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거부하여 예방접종을 기한 내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예방접종 순위는 후 순위가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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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겠다
전북현대모터스 김상식 감독
전북현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으셨는데요,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전북현대 역사상 구단 출신 감독은 처음이라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전북현대에서 선수 생활도 했고, 코치로서도 7년 가까이 있었습니다. 축구 명가 전북현대의 감독이 되어서 부담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동계 훈련을 해 보니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 줬습니다. 12년 동안 함께 뛰었던 선수도 있고, 코치 때 스승과 제자로 뛴 선수들도 있습니다. ‘감독님을 위해서 꼭 우승하겠다’고 말해 주는 선수들이 있어서 부담감이 서서히 자신감으로 변하고 있습니다.지난 시즌 K리그1과 FA컵 더블 우승으로, 올해 부담감이 크실 것 같은데 목표는 무엇인가요?전북현대는 선수, 팬, 코칭 스태프 모두 3개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K리그 5연패이고요. K리그1 우승은 당연히 해야 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코로나19로 힘들겠지만 2016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또한, FA컵은 단판 경기인 만큼 경기마다 집중해 치르다 보면 또다시 우승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감독 부임 후 첫 시즌입니다.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초보 감독이 큰 차를 몬다고 많이들 걱정하시는데, 신호등을 잘 지키면 안전하게 멀리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감독으로서, 전북현대 구단의 한 사람으로서 구단이 발전할 수 있도록 헌신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전북다운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는 전북현대라는 팀과 선수들의 능력을 믿습니다.박지성 어드바이저 영입을 직접 추진하셨는데요, 어떤 점들을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지난해 12월 박지성 어드바이저(위원)에게 다섯 번에 걸쳐 직접 제안을 했고, 박지성 위원이 수락했습니다. 유럽에서 오랜 시간 뛰었던 경험을 구단에 입히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지성 위원 영입은 전북현대를 위해, K리그를 위해, 한국 축구를 위해 엄청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된 박지성 위원과 한국축구 유소년 육성, 선수단 전력뿐만 아니라 클럽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그려 나갈 생각입니다.전주 시민과 전북현대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전주성에 오시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올 시즌에도 코로나19로 팬들이 전주성을 많이 찾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전주성을 찾아 주시는 팬들을 위해 화려하고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이 더욱더 즐거워하는 축구를 하겠습니다. 저희 전북현대 선수단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할 것이니 시민 여러분들은 더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김상식 전북현대모터스 감독전북현대의 6번째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상식 감독은 2009년 성남FC에서 전북현대로 이적했다. 그해 주장으로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전북현대 창단 후 첫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4년도부터 코치로 활동한 김상식 감독은 선수와 감독 사이의 가교 구실과 후배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누구보다 전북현대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2021 K리그 개막! 가자 전주성으로!지난해 K리그1과 FA컵 더블 우승을 기록한 전북현대 모터스가 2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2021 K리그1 대장정에 돌입한다. 전북현대 2~3월 경기 일정2. 27.(토) 14:00 전북 vs 서울(전주월드컵경기장)3. 6.(토) 14:00 전북 vs 제주(제주월드컵경기장)3. 9.(화) 19:00 전북 vs 강원(전주월드컵경기장)3. 13.(토) 14:00 전북 vs 광주(광주축구전용경기장)3. 16.(화) 19:00 전북 vs 대구(전주월드컵경기장)3. 20.(토) 16:30 전북 vs 수원FC(전주월드컵경기장)문의 l 전북현대모터스 사무국(063-273-1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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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김상식감독
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익산까지
만경강 따라 흐르는 문학의 숨결
가래여울에 어린 풍패지향의 글 읽는 소리전주천은 만경강과 만나 이름을 지운다. 자식에게 자신을 주고 사라지는 어머니처럼. 전주천은 자신의 분신인 만경강으로 몸을 바꾸어 호남평야를 골고루 적시며 서해로 흐른다. ‘만 개의 고랑이 입을 대고 곡식을 키워서 만경’이라 했던가. 만경강 여행은 자식들을 키우느라 홀쭉해진 어머니의 지극함을 배우는 여행이다. 한벽루에서 흘러온 전주천은 추천대 앞에서 삼천과 만나면서 만경강이 될 준비를 한다. 이곳을 ‘두물머리’라 하지 않고 ‘가래여울’이라 한 것은 그만큼 물살이 세기 때문이다. 가래여울에는 삼각주가 형성되어 물고기 서식지로 그만이다. 전주에서 만경강을 가려면 추천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전주시 팔복동에 자리한 추천대는 조선 시대 선비 추탄 이경동을 기리는 정자다. 정자 앞을 흐르는 강을 ‘추천(가래여울)’ 또는 ‘가르네’, ‘가리네’라 불렀다. 냇물이 갈라진다는 뜻이다. ‘용산다리’를 ‘추천대교’라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 추천의 ‘추(楸)’는 호두나무의 일종인 가래나무 ‘추’다. 이곳에선 전주천의 물이 가래나무의 잎처럼 짙은 초록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초록빛 강물에 손을 담그면 마음도 초록빛으로 물들 것 같다.전주천 벚꽃 잎은 강물에 떠가고추천대교에서 팔복동을 거쳐 만경강까지 이어지는 길의 이름은 ‘전주천 벚꽃길’. 평소에는 2차선 좁은 길로 대형 트럭이 지나가지만, 벚꽃이 피는 계절엔 풍광이 그만이다. 전주천을 옆에 끼고 달리다 보면 만경강이 나타난다. 익산으로 출퇴근을 할 적에는 이 운치 있는 길을 보려고 일부러 돌아가기도 했다.만경강은 운장산 기슭에서 발원하여 완주와 진안을 지나 고산천과 소양천으로 흐르다가 삼례에 이르러 소년기를 마친다. 만경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건 삼례부터다. 전주천과 만나는 순간 만경강은 수많은 아명(兒名:어릴 때 부르는 이름)을 버리고 제 이름을 얻는다. 강의 성년식이 이뤄지는 곳, 삼례 비비정이다.비비정(飛飛亭)은 완산 8경 중 하나인 비비낙안(飛飛落雁)으로 유명한 정자다. 갈대밭 사이 강물에 기러기가 내려앉는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예전엔 황포 돛을 단 목선이 수시로 오갔다. 김소월의 시 에서 그린 풍경이 비비정의 모습이었던 것. 에서 이도령이 ‘꼭 보고 가리라 노래 불렀던 장소’이기도 하다. 기러기가 내려앉는 풍경은 사라졌지만, 만경강을 가로지르는 구 철교 위에는 ‘열차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소설 속 이몽룡이 연인을 만나기 위해 건넜던 만경강을 19세기 초에 동학농민군들이 건넜다. 서울 진공 작전을 위해 동학 접주들이 모임을 가졌던 곳, 우금치 전투에서 패퇴한 후 동학농민군들이 뿔뿔이 흩어진 곳도 이곳이었다. 전봉준은 후일을 기약하며 비비정 앞에서 동지들과 헤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믿었던 동지의 밀고로 체포된 전봉준은 만경강을 건너 압송된다. 시인 안도현은 만경강을 건너는 전봉준을 상상하며 시를 썼다. 그의 등단작 이다.눈 내리는 만경 들 건너가네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가네가는 길 그리운 이 아무도 없네녹두꽃 자지러지게 피면 돌아올거나울며 울지 않으며 가는우리 봉준이풀잎들이 북향하여 일제히 성긴 머리를 푸네그 누가 알기나 하리처음에는 우리 모두 이름 없는 들풀이었더니(…하략…)안도현, 중봄이 오는 나루터에 버들개지는 아니 피고역사의 흐름을 아는 것일까? 비비정을 지나면서부터 강은 멀고 깊어진다. 오롯이 서해로 흐르는 것에 집중한다. 강둑으로 나란히 뻗은 강변길은 봄에는 벚나무가 화사하고, 가을에는 억새의 군락이 물결친다. 성숙해진 수량만큼이나 풍광도 좋아서 여유가 있으면 자전거 트래킹이 좋고, 드라이브도 근사하다. 왕궁에서 흘러온 익산천이 합류하면 여기서부터가 춘포다.춘포의 옛 이름은 ‘봄개나루’. 봄이 오는 나루터다. 춘포에서부터 만경강은 중년기에 이른다. 원숙해진 강은 갈대의 무리를 이끌고 노을의 나라로 간다. 슬픔의 지도가 있다면 춘포에서 목천포에 이르는 지역이리라. 만경강변 억새들이 성긴 머리칼을 풀고 바람에 스적이는 것을 보면 왜 이곳을 ‘노화십리(蘆花十里)’라 불렀는지 알 수 있다. 겨울 햇볕에 흐느끼는 억새의 무리와 함께 저물녘까지 있고 싶다. 근처에 있는 ‘춘포 문학마당’은 원고지 모양의 표지판이 인상적이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문학비로 이뤄진 춘포 문학마당은 시조 시인 이병기, 시인 정양, 시인 안도현, 소설가 윤흥길의 작품을 돌에 새겨 거리를 두고 세웠다. 예전에 목천포 다리는 만경강을 오가는 가장 큰 다리 중 하나였다. 지금은 사라진 이 다리는 윤흥길의 소설 에 등장한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비행기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피난민 소녀와 강가 마을에 사는 소년의 사랑, 그리고 슬픈 전쟁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 삶에서 끝나지 않은 채 지속하고 있다.“교각 바로 위, 무너져 내리다 만 콘크리트 더미에 이전에 보이지 않던 꽃송이 하나가 피어 있었다. 바람을 타고 온 꽃씨 한 알이 교각 위에 두껍게 쌓인 먼지 속에 어느새 뿌리를 내린 모양이었다. ‘꽃 이름이 뭔지 아니?’ 난생처음 보는 듯한, 해바라기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동전만 한 들꽃이었다. ‘쥐바라숭꽃……’ 나는 간신히 대답했다.” 윤흥길, 중 만경강은 만개의 고랑에 물을 흘려보내며 서해로 간다. 유난히 풍요로워서 빼앗길 것이 많은 전북의 마른땅을 적시며 사람들의 마을을 지나 흘러간다. 이 강물을 탐내어 일제는 둑을 쌓고 퍼 가려 했다. 동상면에서 발원하여 고산천과 전주천이 합수하고 익산천을 만나 서해를 향해 무장무장 흘러가는 강을 두고 누가 감히 주인을 자청할 것인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어머니 강, 만경강이다. 글 박태건 | 시인익산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자랐다.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후 대안 문화연구소에서 지역문화 연구를 했다. 시집 , 산문집 을 냈다. 2020년 전북작가회의의 ‘불꽃문학상’을 받았다.
2021.01.22
#가래여울
#전주천
#비비정
2021 전주시정 운영 방향
더 창의적인 도전으로 일자리 도시
함께 일하고 도전하는 도시새해 일자리는 가장 큰 해결 과제이자, 경제회복의 출발이다. 전주는 해고 없는 도시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시민의 고통을 덜기 위해 힘쓸 것이다. 우선 코로나 방역 등 필수 분야에 공공 일자리를 확충하고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동시에 시민의 생활 안정을 도모한다. 청년, 중장년,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으로 민간 일자리를 늘리고 노인 장애인 등 고용취약계층에게도 2만여 개의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혁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탄소산단 투자 유치 등 창업혁신거점 밸리를 본격 추진하고, 혁신창업허브센터를 운영해 민간 일자리를 창출한다. 산업구조도 개편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청년들의 취업, 창업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오렌지플래닛 전주센터, 상상놀이터 등을 운영하며, 청년청 건립, 청년쉼표, 갭바이어 인생학교, JOB소통사업, 비빌 운영 등으로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한다. 시·대학 간 지역혁신 추진협의회를 운영하고 미래전략포럼단을 꾸려 정책을 발굴하며,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대학을 연계해 정책을 발굴하는 등 대학 주도 혁신 성장도 지원할 것이다. 지역을 윤택하게 하는 선순환 경제좋은 일자리의 토대는 무엇보다 탄탄한 지역경제다. 전주시는 새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 지난 두 달 시범적으로 시행했던 전주형 지역화폐 ‘전주사랑상품권’을 2,000억 원 규모로 확대 발행해, 지역 소비가 활발해지도록 적극 유도할 예정이다. 결제금액의 10퍼센트를 돌려주는 전주사랑상품권으로 지역 소비가 늘어나면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서 지역 경제를 살리는 불씨가 될 것이다.농산물 생산·유통의 활성화로 농업경쟁력도 키운다. 지역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계획적으로 생산하고 판로를 확대하여 농가 소득을 높이는,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으로 시민에게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또 전국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착한 임대인 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차인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조정하는 매출연동형 임대료를 시범적으로 도입, 운영한다. 그리고 선미촌 활성화 리빙랩, 사회연대상생마당 조성, 협동조합 육성 등으로 전주형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탄소·드론·금융 4대 신성장산업으로 도약새해 전주에서는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4대 신성장산업이 도약한다. 바로 수소, 탄소, 드론, 금융 산업이다. 전주시는 지난 11월 시행한 민관협력 업무협약을 토대로 수소경제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수소·탄소 융복합산업 원천 기술을 선점하고 수소전기차 보급 지원, 수소놀이체험관 건립, 수소충전소 추가 구축 등으로 수소경제 선도 도시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또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을 계기로 탄소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탄소산업도시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탄소융복합 소재부품산업 고도화 및 탄소복합재 신뢰성평가 기반 구축, 기술경쟁력 확보와 인적자원 개발 지원, 탄소기술사업화를 위한 연구소 기업 설립 지원으로 탄소소재 국산화 및 상용화에도 힘쓸 것이다.전주 드론산업 성장 및 드론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국제박람회 개최와 더불어 첨단 장비 구축과 연구개발 지원, 글로벌 드론축구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 아울러 국제드론축구연맹 창설을 통해 2025 드론축구 세계월드컵도 차질 없이 준비한다.특히 2021년에는 대통령 공약사항인 제3의 금융도시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국내외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 유치에 힘을 쏟고 금융산업 전문 인력 양성과 금융생태계 활성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혁신적 디지털 뉴딜로 경쟁력 강화전주는 정부의 국가대전환사업인 한국판 뉴딜에 발맞추어, 창의적인 혁신 정책들로 전주의 미래를 준비한다. 전주형 뉴딜 추진단을 구성하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정부의 지역균형 뉴딜사업에 적극 대응한다. 먼저 디지털 뉴딜에 도전한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분야의 디지털 빅데이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서 전주시는 지역대학, LX한국국토정보공사 등과 함께 민·관·학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전국 최고 수준의 디지털 핵심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2021년에는 J-디지털 교육밸리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 분야 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ICT이노베이션 스퀘어를 조성하여 4년간 1,300명의 인재를 길러낸다. 또 VR-AR 거점센터 및 스마트미디어센터를 운영하여 5G 기반 콘텐츠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영상기술 광고 분야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한다.또 새해에는 디지털 융복합 혁신센터 구축을 마무리하고, 지역화폐를 활용한 디지털 로컬경제 통합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12월 스마트도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되면, 국토부 스마트도시 인증으로 국비를 확보하는 등 차별화된 스마트도시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2020.12.24
#해고없는 도시
#창의
#혁신
새해, 이런 전주를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과 함께 즐길 만한 시설이 부족하고, 또 있어도 만족도가 낮아서 다른 지역으로 많이 가게 됩니다. 관광객 배려도 좋지만 정작 지역민들이 즐길 만한 시설들, 특히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이원구|43․학원 운영 전주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거나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습니다. 관광객들이 가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주의 경쟁력 있는 자원에 다양한 놀거리와 전주만의 특징을 살린 공간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신재은|19․고등학생 지난여름에 친구들과 건지산에 갔는데, 놀이터에서 미끄럼도 타고 재밌었어요.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전주에도 캠핑장이 있어서 주말에 가족들과 놀러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박상선|12초등학생 전통예술의 도시 전주이지만, 전통예술에 대해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전통예술에 대한 예산, 장소, 인력 지원이 많아져서, 전주의 향기 물씬 풍기는 다양한 공연들이 새해에는 더욱더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김광오|47․예술인 부족하다고 꾸지람도 많이 하지만, 지난 1년 코로나19로 인해 누구보다 고생 많았을, 그리고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해 준 전주시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도 쉽지 않은 시간이 계속되겠지만, 이 어려움을 꿋꿋하게 모두 함께 잘 극복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꼭 열릴 거예요.김주현|55․자영업 전주는 청년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지원제도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서울시의 ‘희망 두 배 통장’처럼 청년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 다양해지면, 인력 유출이 줄지 않을까요? 많은 청년들이 전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전주시가 적극적인 청년 경제 지원정책을 만들어 주세요.조소영|28․직장인 코로나19로 인해 시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고 있는데, 전주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있어요. 집값을 행정에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전주 집값 문제는 20~30대 청년들에게는 너무나 막막한 현실로 다가옵니다. 청년들이 주거 걱정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주택이나 임대주택을 정책적으로 늘렸으면 좋겠어요.이원우|29․직장인 혁신도시 등 신도심 등은 버스 노선이 적은데, 배차 간격마저 길어 이동하기 불편해요. 택시를 타게 되면 요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고요. 마을버스가 빨리 안정화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한 전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유광태|24․대학생 전주시가 예술교육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외되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교육에서는 누구나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또한, 강사들도 사회 변화에 맞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강사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이경미|32․예술 강사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는 건강이 인생의 최고 가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해 전주 시민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 전주와 전라북도에 공공 의료 시스템이 자리 잡길 바랍니다.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지, 아플 때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도시가 되길!김경미|45․교사 저는 전주에서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취업 문제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전주 내에는 취업 자리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첫 직장 생활을 하게 되거나, 더 큰 도전을 하고 싶을 때는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들이나 재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길 바랍니다.이다인|26․직장인? 전주를 음식의 고장이라고 합니다. 풍부한 자원과 손맛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요새는 전주만의 색깔이 담긴 음식을 쉽게 만날 수 없는 것 같아요. 전통을 간직한 음식들은 잘 지켜지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음식들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관광도시 전주의 최고 경쟁력은 전주 음식 아닐까요?이건화|40․직장인 전주의 일부 도로는 좁고 울퉁불퉁한 곳도 있다 보니, 운전하기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상습적으로 막히는 구간은 늘 막히는데도,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로를 좀 더 넓게 만들고, 공영주차장을 좀 더 확보해서 시민들이 차로 인해 겪는 불편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되었으면 합니다.이빛나|36․회사원 정년퇴직하거나 나이 제한으로 일자리에서 쫓겨나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주시의 중·장년층 일자리 사업이 있긴 하지만, 좀 더 확대해 일하기를 원하는 더 많은 분들이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이현재|37․직장인 취업하기 위해 자료를 검색하는 중에 ‘내일배움카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종목에 대해 검색했는데, 다른 지역에 비해 전주는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토목기계, 건축설계 같은 공과 계열은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곳이 전혀 없더라고요. 취업을 위해 학생들과 취업 준비생들이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게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바랍니다.오강수|27․취업 준비생 어려운 한 해였지만, 사람들 덕분에 힘을 내는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전주는 언제나 사람이 먼저인 도시였으면 좋겠습니다. 교통도, 도시재생도, 문화도, 디지털 사업도 사람이 먼저인 도시가 진짜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정윤정|25․사회적경제조직 활동가 문화도시 전주에서는 각종 공연이나 전시회에 초대권을 제한했으면 합니다. 초대권을 남발하는 것은 공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잘못된 행위입니다. 제값 주고 예매했던 사람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반복되는 이런 행위가 새해에는 없어지길!정명희|62․주부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특별한 혜택을 받지만, 노인들은 혜택도 받지 못하면서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낍니다. 행정에서 노인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내주면 좋겠어요.정양순|68․요양보호사 코로나19가 너무 무섭습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을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어 외롭기까지 합니다. 이 고비를 빨리 이겨 냈으면 좋겠어요. 노인들이 소일거리라도 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주세요.주순옥|78․어르신 코로나19로 인해 9월부터 시내버스 운행이 감축되었는데, 매일 버스를 타는 승객 입장에서는 너무 불편하고 힘들어요. 특히, 등하굣길에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거리 두기가 전혀 지켜지질 않아 코로나19 감염 우려까지 있습니다. 시내버스 회사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등교 시간 한 시간과 하교 시간 두 시간은 예전처럼 시내버스 운행 횟수를 늘려 주세요.김현지|18․고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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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그곳
대충 찍어도 인생샷! 전주 포토 스폿
전주천한벽교에서 한옥마을을 지나 남부시장까지 전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은 자연과 함께 걷기에 좋은 길이다. 은빛 물결 일렁이는 억새 풍경도 훌륭하지만, 남천교 위 청연루에서 자연생태관까지 겨울 풍경을 한 컷에 담아도 좋다. 특히, 한벽교에서 남천교 중간에 있는 돌다리 위에 한복을 곱게 입고 서서 찍는다면, 막 찍어도 인생 화보다.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24 부근 전북대 한옥 정문과 문회루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전북대 한옥 정문과 옛 중앙분수대 자리에 들어선 전통 한옥 누각인 문회루도 빠질 수 없는 사진 명소. 한옥의 아름다움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한옥 정문이나 45m의 법학전문대학원 앞에서 찍어도 좋지만, 짧은 겨울 해가 지고,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문회루 주변 워터미러에 비친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서 따뜻한 불빛 조명을 배경 삼아 낭만적인 사진을 찍기에 딱 좋다.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67 세병호전주 북부권 신도심인 에코시티에는 자연과의 조화가 돋보이는 호수, 세병호가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는 넓은 세병호와 주변 잔디밭을 배경 삼아 소풍을 즐기는 단란한 가족사진이 SNS에 자주 등장한다. 반면, 겨울에는 북유럽의 어느 한적한 숲속을 산책하는 모습이나 세병호 석양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전주시 덕진구 세병로 174 경기전조선왕조의 숨결을 품은 경기전은 조선 건국 후 이를 기념해 건립된 곳, 그래서일까 이곳은 한복 입은 여행객이 즐겨찾는 사진 촬영 명소다. 여행객들은 태조 어진, 전주사고, 태실비 등 역사적인 장소 앞이나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한 컷에 담을 수 있는 수복청 등에서 사진을 주로 찍는다. 하지만, 경기전의 최고 포토존은 사시사철 푸르른 대나무숲. 이곳에서 한복을 입고 찍는 사진이 특히 인기다.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전동성당한옥마을 1번지는 전동성당이다. 그러다 보니 사진 한 컷 담아내기가 뜨거운 취재 현장이다. 그나마 한적한 시간인 야간에 찍힌 야경 사진은 그윽하다. 이곳에서는 한복을 입고 찍는 사진도 인기지만, 빨간 벽돌 앞에서 일제강점기 1930년대풍의 원피스를 입고 찍는 것도 묘하게 어울린다. 성당은 겨울철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지만, 기도하는 이들을 위해 성당미사예절을 지키는 것은 필수.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51 자만벽화마을?오목대에서 육교 건너 오래된 달동네인 자만벽화마을에 따스한 겨울이 찾아왔다. 지난 11월, 전국에서 전주를 찾은 예술가들이 벽화마을 곳곳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 넣는 ‘벽화 트리엔날레’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형형색색의 신상 새 옷을 입은 자만벽화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보며, 예쁜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 여행을 해 보자.전주시 완산구 교동 5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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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디자인을 입히다
입체 퍼즐 풍남문 제작한 ‘문화밀당’의 정한아, 강수연
‘문화밀당’이라는 단체명이 재밌어요,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강수연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문화와 예술을 결합한 디자인 상품을 만들고 교육에 활용하고 있어요. 저희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죠. 그즈음에 여기저기서 ‘밀당’이라는 단어가 유행이었어요. 남녀 사이에 밀당하면서 ‘썸’을 탄다는 게 저에게는 ‘설렘’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것처럼 문화와 예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설렘처럼 접근해보면, 우리 제품을 접하는 분들과 좋은 관계로 발전해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3D 입체 퍼즐 풍남문’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된 건가요?강수연 전주에서 나오는 문화상품들을 보면 대부분 전통공예에 치우치고, 너무 전문적이더라고요. 한옥마을에 가면 전주부채나 한지 상품들은 많은데,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디자인 상품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인 상품을 개발해 보자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면서요?정한아 이걸 만드는 과정을 알았으면 시작을 안 했을 거예요. 처음에 풍남문을 입체 퍼즐로 만든다고 했을 때, 겉면은 사진을 찍어서 그걸 토대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아주 쉽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서 볼 때마다 다른 거예요. 성벽의 구멍도, 문양도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더라고요. 우리가 역사학자도 아닌데, 자칫 잘못하면 풍남문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서 작업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웠어요. 보고 또 보고, 전공자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보고, 디자인을 여러 차례 수정하고 시제품을 만들며 신중을 기했어요. 조립설명서를 만드는 것도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어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면 쉬워야 하고, 내용도 정확해야 하니까 이거 만드는 것도 몇 달 걸렸어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을 것 같아요.정한아 풍남문처럼 아이들을 위한 전주 문화재 입체 퍼즐 시리즈는 계속 만들 거예요. 전주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려다 보니까 전주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마그네틱 제품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전주부성 고지도를 주제로 한 마그네틱 제품도 개발 중이에요. 앞으로도 전주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교육 체험 프로그램과 상품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입니다. 내년에는 지역의 많은 예술인들과 함께 지역문화 자원을 널리 널리 알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문화밀당의 새해 소망이 궁금합니다.강수연 당장 2021년 1월에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 소외되거나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지역 예술가들을 위해 일자리도 만들고, 예술가들과 손잡고 아트 상품 같은 것도 개발해서 판매하는 아트매니지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저희들의 꿈이에요. ‘전주의 예술 상품들은 굉장히 수준이 높더라’,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닦으며, 지속 가능한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어요. ‘문화밀당’의 첫 작품 ‘풍남문’손으로 간편하게 뜯어서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인 ‘3D 입체 퍼즐 풍남문’은 ‘문화밀당’의 첫 번째 출시작이다. 풍남문 퍼즐은 총 32피스로 구성됐다. 여덟 팔작지붕, 성곽 주변 등이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되었다. 조립설명서에 풍남문에 대한 상세한 소개 또한 첨부되어 있어 언박싱(새 상품을 개봉하고 사용해 보는 것)에 재미를 더했으며, 유튜브 조립 동영상을 보고 따라 할 수도 있다. 입체 퍼즐의 가격은 6,500원이며, 스마트스토어(http://naver.me/GXhDwpWC, 네이버에서 ‘풍남문’ 검색)에서 판매하고, 대량 구매 시 ‘문화밀당’이 직접 배달한다.문의| 문화밀당(063-717-7727) 유튜브| ‘문화밀당’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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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꽃심
“전주 사람의 역사가 곧 전주의 역사이지요”
신동수 어르신 선친의 유언장과 개인 기록물
삶의 좌우명이 된 선친의 유언장제가 무녀독남 독자예요. 그 옛날 독자로 태어났으니, 외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1971년 남기신 선친의 유언장에도 저에 대한 사랑과 당부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선친께서는 후두암으로 오랜 시간 투병하시다 돌아가셨는데요, 임종 보름 전 유언장을 작성하셨습니다. 유언장에는 다섯 가지 당부가 담겨 있습니다. “어머님께 효도해라, 우리 논을 지켜라, 상급 학교 교사가 되어라, 장례는 가정의례 준칙대로 치러라, 곧 태어날 네 아들 교육에 힘써라”가 그것입니다. 그 유언장을 좌우명 삼아 최선을 다해 살았습니다. 당시 완주군 간중초등학교에 재직 중이었는데, 선친의 유언을 받들어 중·고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노송동에 지금의 전주대학교 전신인 영생대학이 있었어요. 완주에서 근무를 마치고 야간에 영생대학을 다니며 중·고등학교 교원 자격증을 땄습니다. 사실 제가 근무하느라 선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어요. 그게 한스럽고 죄송해서 마지막 남기신 말씀은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거든요. 선친의 유언장이 제가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얼마 전 제 아들이 세상을 떠났어요. 서울에서 4년, 전주에서 4년 9개월을 희귀병에 걸린 아들을 수발했는데 하늘도 무심하게 떠나 버렸지요.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아들에 대한 제 사랑은 모두 선친에게 물려받은 게 아닌가 싶더군요. 자식을 사랑하는 선친의 마음이 제게 고스란히 전해진 것이지요. 그래서 10년 가까운 그 힘든 세월을 잘 견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니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사무쳤습니다. 전주와 함께한 내 청춘의 기록물들 제 고향이 초포리인데, 옛날에는 완주군 하리였어요. 훗날 전주시에 편입되면서 초포리가 되었지요. 한마디로 전주시 외곽에 살았습니다. 그곳에서 전주북중학교까지 왕복 50리 길을 걸어 다녔어요. 새벽에 일어나 별 보고 출발해서 학교에 갔습니다. 당시 전주북중학교가 지금 전주고등학교 자리에 있었거든요. 한 울타리 안에 앞쪽 건물이 북중, 뒤쪽 건물이 전주고였습니다. 그 당시 학교 앞에 전주역이 있었고, 그 역 앞으로 개천이 흘렀어요. 그 옆으로 미나리꽝이 있었던 기억도 선명합니다. 제가 선친의 유언장과 함께 제 개인적인 기록물들을 전주시에 기증했는데요. 북중학교 졸업 앨범도 그중 하나입니다. 당시 졸업 사진을 한벽루 앞에서 찍었어요. 제 졸업 앨범 속에 과거의 전주가 살아 있는 셈이지요. 1963년 육군사관학교 입교생 수험표에도 전주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육사가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많이들 선호했습니다. 육사만 나오면 탄탄대로였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당시 덕진동에 육군병원이 있었어요. 그때만 해도 호반촌도 개발되기 전이라 병원 주변은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전라북도 육사 지원생들은 모두 그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했어요. 신체검사가 무척 엄했는데, 저는 결국 신체검사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때 수험표를 ‘백로지(갱지)’라고 질이 좋지 않은 노란 종이로 만들었거든요. 그 수험표를 보관하고 있다가 전주시에 기증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오래된 종이 한 장일지 몰라도 제게는 참 의미 있는 기록물입니다. 원래도 노란 종이가 세월이 쌓여 더 빛바랜 종이가 되었지만, 제 청춘과 전주의 역사가 담겨 있으니까요. 1964년 호성동사무소에서 발급한 병역신고필증도 그런 의미에서 함께 기증했습니다. 1960년대 전주 시민의 생활상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개인의 기록물로 전주의 생활상을 보여 주고파제가 전주시에 기증한 선친의 유언장과 제 졸업 앨범, 수험표, 병역신고필증 등은 모두 전주에서 있었던 일을 기록한 것입니다. 모두 전주가 만들어 준, 가족의 역사가 담긴 기록물인 거예요.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아오면서 전주에서 남긴 전주가 준 기록물 말입니다. 그러니 전주시에 기증해야 하는 게 맞지요. 전주 사람의 역사이면서 전주의 역사이기도 한 기록물을 전주시에서 보존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증하게 됐습니다. 제 기록물이 요즘 사람들에게 ‘옛날 전주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다’는 걸 보여 주는 자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여러모로 참 힘든 상황인데요, 돌이켜 보면 역병은 주기적으로 돌았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인 1950년대에는 ‘뇌염방학’이란 게 있었어요. 흔히 전염병이 창궐한다고 하죠? 당시 뇌염이 창궐할 때 일주일 이상 방학을 했습니다. 그런 시기를 겪은 사람으로서 지금 상황이 참 안타까워요. 제가 2005년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 정년퇴직했는데요. 30년 넘는 교직 생활 동안 전라북도 곳곳으로 전근 다니면서도 늘 전주를 생각했습니다. 제 기록물이 전주와 전주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흔여덟 살 할아버지의 삶이 담긴 기록물을 보며 젊은 사람들이 조상들의 생활상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동수(77) 어르신은 전주북중학교, 전주고등학교, 전주교육대학교, 영생대학을 졸업하고 초·중·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했다. 제9회 전주 기록물수집공모전에 선친의 유언장과 개인 기록물을 기증하여 최우수 기록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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