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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가을, 전주에 새바람이 분다
뻔한 놀이터는 안녕, 이제 학교가 신나는 놀이터다
아이들이 만든 놀이터 송북초 참새방앗간 ‘놀이터에서 노는 것은 아이들인데, 아이들이 직접 놀이터를 설계할 수 없을까?’ 이런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해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 9월 초 문을 연 ‘전주송북초등학교 참새방앗간’이다. 이곳은 전주시와 전북도교육청, 아동 권리 실천을 위한 국제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 손잡고 진행한 ‘아동친화놀이공간’이다. ‘참새방앗간’은 강당의 빈 통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해 참여형 놀 이터로 바꾼 곳이다. 놀이터 공간 배치와 꾸미기 등 놀이터를 만드는 과정에 아이들이 참여했다 .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쉴 수 있는 오두막을 지어 주세요!’, ‘서로 높이가 다른 계단이 있으면 신기 할 거예요’. 이렇게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를 쏟아 낸 ‘동심’을 반영해 오두막과 벤치를 결합한 놀이 방, 책을 읽으며 편하게 몸을 누일 수 있는 쉼터 를 채워 넣었다. 동화책과 보드 게임 기구 등 아이들이 바라는 소품도 넉넉히 마련했다. 또 아이들이 나무 모형에 직접 색을 칠해 놀이 공간을 꾸몄다. 그저 흔한 놀이터가 아니라, ‘아이의 시선’으로 아이들에게 꼭 맞게 놀이터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제 날씨 걱정 없이 사계절 아무 때나 놀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는 아늑한 ‘아지트’가 새로 생겨난 셈이다. 전주송북초등학교 참새방앗간 | 전주시 덕진구 천마산로 16 학교는 즐거워야 하니까 전주 아동친화놀이공간 전주송북초등학교와 함께 기존의 식상한 놀이터를 어린 이들이 맘껏 뛰어 놀며 배우는 놀이터로 바꾼 학교들도 있 다. 전주대성초등학교 ‘대성초비밀기지’와 전주완산서초등 학교 ‘완산서랄랄라’가 그 주인공. 전주송북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아이들의 꿈과 바람을 담아 만들어졌다. 이로써 전주가 만든 ‘아동친화놀이 공간’은 지난해 지어진 전주중산초등학교 ‘띵까띵까 놀이 터’와 전주덕일초등학교 ‘덕일꿈키움터’까지 총 다섯 곳으로 늘어났다. ‘대성초비밀기지’는 덩굴식물 등이 올라갈 수 있도록 얼기설기 엮어 놓은 가림막이 들어선 자리를 ‘생태놀이터’로 바꾸었다. 직접 손으로 흙을 만지고 쌓으며 감각을 기를 수 있도록 흙 마당을 깔아둔 것이다. 숨고 달음질하고, 아이들이 오르내리며 신나게 놀 수 있는 여러 가지 놀이 기구도 들어섰다. 또 ‘완산서랄랄라’는 모래 운동장 한쪽에 ‘놀이통로’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통로를 함께 지나며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기다란 온실형 통로를 배치했다. 텅 빈 모래 운동장과 빈 공간이 아이들이 모여 꿈을 키우는 아이들의 꿈의 놀이터로 변신한 것이다. 아이들의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가 아이들에게 ‘놀이 공간’으로 변하면서 아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학교 자체가 때론 뛰어놀며, 때론 앉아 이야기할 수 있는 놀이터로 변신했기 때문. 이곳이 앞으로 아이들의 모험심과 꿈을 길러주는 ‘야호’ 신나는 놀이터가 되리라 기대한다.
2020.11.30
#학교 놀이터
#세이브더칠드런
#참새방앗간
#아동친화놀이공간
이 가게 가게
청춘을 소환하는 그때 그 술집
추억의 학사주점 전북대 앞 길손네
늙지 않는 가게 전북대 구정문 앞에 자리한 길손네는 35년 째 같은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 오래된 학사주점이다. 1983년 처음 문을 연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전북대학교 학생들과 온갖 풍상을 함께 겪으며 뚜벅뚜벅 한결같은 모습으로 지내 왔다. 가게 모습도 처음 문을 연 그때와 똑같다. 나무 테이블이며 실내 장식, 가게 안쪽에 쏙 박혀 있는 구석방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가게 전체가 똑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었다.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다른 요즘 세상에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위안이 된다. 20년 전 가게를 인수받은 마둔자(58) 대표는 길손네 ‘이모’로 통한다. 변함없는 손맛으로 손님들의 배를 두둑이 불려주고 있지만, 이모 손에는 세월이 주름살을 제법 쌓아 두고 떠나갔다. 마 대표가 장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길손네에서 제일 잘 팔리는 메뉴는 막걸리였다. 그때는 손님들이 가게 문을 닫아걸고 새벽 두 시가 넘도록 막걸리를 마시곤 했다. 시대가 점차 바뀌면서 지금은 술손님보다는 밥 손님이 더 많아졌다. 담백하면서도 걸쭉한 맛에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꼭 다시 시킨다는 길손네 닭볶음탕이 효자 메뉴다. 처음엔 김치찌개와 두부 김치가 주메뉴였는데, 10여 년 전 닭볶음탕으로 바꾼 후로 밥 손님이 크게 늘었다. 그래도 비 오는 날이면 역시 막걸리에 파전 먹으러 들르는 주객들이 빠지질 않는다. 변하지 않았다는 반가움 지금도 학생 시절 자주 왔던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종종 찾아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변함없는 가게 풍경에 새삼스레 감탄하곤 한다. 변함없는 가게 모습에 변함없는 음식 맛까지, 그리고 역시 변함없는 사장님까지! 길손네는 무엇보다 재료가 신선하다. 주재료인 닭도 매일매일 주문해 쓰기 때문에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다른 건 몰라도 재료만큼은 제대로 쓰자는 게 마 대표의 생각이다. 옛날 시골집 같은 정겨운 분위기에 어머니 손맛으로 차려 주는 닭볶음탕이 일품이다. 자동으로 따라오는 김치전, 파전 맛은 예기치 않은 덤이다. 장사는 목이 최고라는데, 아무래도 자리 덕인지 가게를 인수받은 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운영해 왔다. 그런데 조류독감 때에도 잘 견뎌 온 장사가 올해만큼은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올여름은 정말 너무 더웠어요. 날씨도 그렇고 경제도 그렇고. 모두가 힘든 시절인데 우리만 괜찮겠어요? 다들 그러려니 하고 버티고 있어요.” 마음씨 고운 이모 같은 마 대표 말이다. 어려움을 이겨 내는 추억의 힘 예전엔 방학 때만 되면 우석대, 전주대 학생들이 모두들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때는 전주 시내 대학생만이 아니라 방학 때 고향에 내려온 수도권 대학생들도 다 이곳 전북대 구정문 앞으로 약속 장소를 잡았다. 지금은 서부신시가지와 객사길에 손님을 많이 빼앗겼지만, 다시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상인회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길손네도 거기에 한 ‘손’ 힘을 보탤 생각이다. 마 대표는 손님들이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할 때가 제일 감사하단다. “오래오래 하셔야 합니다. 없어지면 안 돼 요.” 손님에게서 이런 당부를 들을 때면 일하는 보람을 느 낀다는 길손네 주인장. 작은 잇속에도 이리저리 쏠리는 세상인심이 야속해지는 요즘, 옛사람 인심이 남아 있는 작은 가게의 존재가 더욱 소중히 다가온다. 길손네 학사주점 주소 |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21 문의 | 063-271-6453
#길손네
#전북대 구정문
#학사주점
멋진 하루
덕진교에서 조경단까지
알고 걸으면 더 잘 보이는 조선 역사를 만나는 길
덕을 지어 얻은 다리, 덕진교 옛날에 못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원님이 저승에 갔다 ‘덕(德)진이의 창고’에서 얻은 노잣돈 덕에 이승에 무사히 돌아오게 됐다. 그 후 노잣돈을 갚기 위해 방방곡곡 ‘덕진이’를 찾아 헤매다 한 주막에서 일하며 내(川)를 건너는 이들의 젖은 옷이나 버선 빨래를 해 주던 덕진이를 찾았다. 그간의 사정을 말하며 빚을 갚게 해 달라는 원님의 부탁을 한사코 거절하던 덕진이는 정 그러면 사람들이 옷을 적시지 않고 내를 건널 수 있는 다리를 하나 놓아 달라고 했다. 그렇게 생긴 다리가 덕진교(德津橋)였다고 한다. 못된 원님이 선한 마음을 갖게 하고, 그 덕에 찾아온 복마저 남을 위해 베푼 덕진이의 착한 마음씨 덕에 생긴 다리라 하니 왠지 건너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내딛는 발걸음에 덕 한 걸음, 복 한 걸음 지으며 걸어야 할 것만 같다. 넉넉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걷기 좋은 이 길은 사실 몇 해 전만 해도 차와 사람이 함께 다니는 다소 좁고 위험한 길이었다. 전주시가 차량을 통제하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심으며 지금의 산책길이 완성됐다. ‘천년사랑둑길’이라는 이름처럼 걸으면 사랑이 퐁퐁 샘솟을지도 모를 일이니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것도 좋겠다. 혹시 아는가. 누군가와 함께 걷다 보면, 쓸쓸한 이 가을날이 햇살 눈부신 봄날처럼 따스하게 느껴질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바람이 콧잔등 간질이는 봄바람처럼 느껴질지 말이다. 덕진이의 설화를 들으며 산책하듯 걷는 덕진교를 지나면 작은 마을이 하나 나온다. 건지산 아래 자리한 덕암마을은 끝날 듯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겨우 사람 한두 명이 어깨를 마주하고 걸을 정도로 좁은 골목길은 마을을 촘촘히 이어 주고 있다. 보물찾기 하는 기분으로 만나는, 황극단덕암마을을 빠져나와 조금 걷다 만나게 되는 황극단. 이곳은 부러 찾으려 하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아 마치 보물찾기 하는 기분마저 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황극단은 일제강점기 나라를 찾기 위해 싸운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제단이다. 한가운데 고종 황제 비를 중심으로 김구 선생 비, 순국 5열사 비, 3·1운동 민족대표 33인 비, 이석용 의병장 비가 자리하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 보면 고종 황제를 호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 같기도 하다. 이 황극단은 임실 출신 이석용 의병장의 유언에 따라 그의 아들이 만들었다. 저승에 가서라도 일본을 꼭 망하게 하겠다는 굳은 다짐, 그리고 살아서 황제를 모시지 못했으니 황극단을 세워 선황제를 모시게 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해방 후 8년간 행상을 하며 모은 돈과 논밭을 판 돈으로 건립한 것이다. 황극단이 건립된 사연을 알고 보니, 죽어서라도 나라를 되찾고 싶었던 이석용 의병장의 마음, 그리고 살아생전 나라를 위해 험난한 길도 기꺼이 걸어갔던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떠올라 숙연해졌다.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 아쉬운 큰 의미가 있는 곳이 보물찾기 하듯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렇게 다소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황극단 계단을 내려왔다. 자부심을 안고 걷는 길, 조경단 조경단까지 가는 길은 하늘과 함께 걷는 것이 좋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이 걷는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저 멀리 하늘을 보며 걷다 보면 조경단을 미리 만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조경단까지는 아직 한참을 걸어야 하지만 언덕에 자리한 까닭에 발길이 닿기 전에 눈길이 먼저 가닿는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조경단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비로소 조경단 초입에 들어선다.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들어서니 길게 이어진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오르니 또다시 문이 나온다. 문 위에는 뾰족한 창살, 홍살이 촘촘히 세워져 있다. 악귀가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제단을 가운데 두고 총 네 개의 문이 있는데 조선시대 그 신분에 따라 들어가는 문이 달랐다 한다. 조경단은 전주 이씨 시조 이한의 묘소로 경기전, 조경묘와 함께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원지임을 상징하는 곳이다. 고종은 1899년 건지산에 시조 묘역을 조성했으며, 이 시조 묘역을 조경단이라 명명하고 친필로 대한 조경단이라 써서 비를 세웠다. 이는 전주가 대한제국 황실의 시원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아쉽게도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실제로 들어가 볼 기회가 적기에 아쉬움이 남지만 그렇기에 더욱 걷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현재 전주시에서는 이곳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니 말이다. 이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조경단이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자리매김하기를, 그리고 그럼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주가 대한제국 황실의 시원지라는 자부심을 갖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러니 행여 조경단까지 들어가지 못한다 해도 섭섭한 마음은 잠시 잊고 그보다 커다란 자부심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보는 건 어떨까. 글 최수진 | 자유기고가최수진 씨는 잡지 기자를 거쳐 사보 기획자로 다양한 매체를 만들고 글을 써 왔다. 현재는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전방위적인 글을 쓰고 있다.
#천년사랑둑길
#덕암마을
#황극단
#조경단
<전주다움> 키워드로 본 2018 전주 핫이슈 10
2018 전주, 모든 달이 소중했다
1. 채용 30%, 늘리다전주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한 해를 출발했습니다. 지난해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는 첫해이기 때문이지요.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은 2018년 지역인재 채용 18%를 시작으로, 2022년 30%까지 지역인재를 채용할 계획인데요, 지난 9월, 전주 혁신도시에 입주한 국민연금공단, 한국전기 안전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 등도 총 580여 명의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역인재 법제화로 전주, 전북 청년들의 내일이 더 밝아지고 있답니다.2. 평창올림픽, 달구다‘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전주의 얼굴은 돋보였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여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아랑 선수와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데운 전주의 탄소발열시트입니다. 전주가 고향인 김 선수는 선수단의 맏언니로서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꼽혔죠. 힘든 과정 속에서도 환한 미소 덕에 ‘미소천사’라는 별명까지 얻어 전주 시민들은 더 뿌듯했답니다. 전주의 탄소발열시트는 세계 각국의 귀빈석에 설치돼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북한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귀한 손님들의 마음에까지 온기를 전했습니다. 김아랑 선수와 탄소발열시트는 전주가 낳은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가 되었답니다!3. 드론축구, 날다전주 드론축구 슛이 빵빵 터지고 있답니다. 첨단 탄소소재와 드론, ICT기술을 융복합한 신개념 레저스포츠인 드론축구가 지난 3월, 대한민국 지방정부 일자리 정책 박람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4차 산업 관련 일자리 창출의 슛을 멋지게 날린 드론축구의 명성은 지난 8월에는 프랑스까지 날아갔습니다. 프랑스 모형항공협회 이사 일행은 프랑스 등 유럽 내 드론축구 보급과 FAI(국제항공스포츠연맹)에 드론축구를 등록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주를 방문, 드론축구 개발 과정과 경기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받아 갔답니다. 전주가 명실상부한 ‘드론축구의 메카’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겠지요?4. 예술공장, 문 열다올 한 해도 전주의 도시재생은 또 하나의 빛을 만들어냈습니다. 23년간 방치돼 있던 카세트테이프 공장(쏘렉스)이 예술창작과 예술놀이터인 '팔복예술공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던 폐공장을 전주시가 매입,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죠. 예술가들에게는 창작의 공간으로, 관광객과 시민들에게는 문화의 공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개관 5개월 만에 3만여 명이 찾아오는 전주의 문화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팔복예술공장에 들러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하면서 온 가족이 문화예술의 품에 안겨 보는 건 어떨까요?5. 전주영화, 빛나다전주의 봄은 올해도 찬란했습니다. 1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역대 최다 관객과 최다 매진 회차를 기록, 총 관객 수 8만 명을 넘긴 의미 있는 한 해였습니다. 총 45개국에서 온 241편의 작품이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 극장에서 상영됐습니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역시 ‘내공 있는’ 영화제, ‘저력 있는’ 영화의 도시 전주를 한껏 보여주었습니다. 같은 기간 열린 전주한지축제는 어땠을까요. 천년 전주 한지의 기품은 한지패션대전, 공예체험 등으로 온 가족의 손끝에서 생활 속 전통으로 다가섰습니다. 2019년 전주의 5월은 올해보다 더 빨리 ‘겟’ 하세요!6. 민선 7기, 시작하다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7월 초 민선 7기 전주시가 출범했습니다. 민선 7기 전주시는 생태와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 역동적이고 활기찬 도시를 만들어갈 계획인데요. 7기 출범에 맞춰 전주시는 공식 블로그(blog.jeonju.go.kr)를 통해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는데요, 청년일자리 대책, 대중교통․미세먼지 문제, 아동 놀이공간 조성 등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앞으로 4년, 전주시는 시민의 목소리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계획인데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려요~.7. 천만 그루, 심다기록적인 폭염과 외출도 두렵게 만드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전주시가 꺼내든 비장의 무기는 ‘정원도시 전주’. 호수와 공원은 물론, 도심 내 녹지, 시민의 마당까지 전주 곳곳에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해 전주를 하나의 큰 정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는데요, 1호 은행나무가 유치원 원아 1,000명의 손으로 종합경기장 주차장에 심어졌답니다. 한 그루 한 그루 나무가 심어지고, 천만 그루 나무가 빼곡히 들어차면 그만큼 도시의 생명이 길어지겠죠?8. 도시, 되살리다낙후된 상권과 구도심 곳곳에 변화의 물꼬가 열리기 시작했죠? 전주역․팔복동․서노송 예술촌․서학동 예술마을 등 구도심과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들이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을 통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답니다. 무조건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 사람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전주형 도시재생은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고, 청년과 문화․사회적경제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즐거운 삶터를 만드는 사업인데요, 행복한 도시를 꿈꾸며 오늘도 힘차게 달려가고 있는 전주형 도시재생, 많이 응원해주실 거죠?9. 독서, 축제가 되다전주에서는 책도 맛있다!, ‘2018 전주독서대전’은 책의 도시 전주의 진가를 제대로 선보였습니다. 전주 시민들이 함께 만든 독서대전에서는 윤흥길 소설가의 주제 강연과 전주책방을 무대로 펼쳐진 개막 연극을 시작으로 축제 기간 내내 독서체험, 북마켓 등 140여 개의 책과 관련한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습니다. 책의 도시 전주가 펼친 3일간의 특별한 추억은 마음속 한 권의 책이 되었답니다.10. 디자인, 인정받다전주시가 제20회 대한민국 디자인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최하는 이 상은 디자인 전문가들로부터 도시경관과 디자인경쟁력을 인정받는 최고의 상인데요, 전주는 첫마중길, 팔복예술공장, 생태동물원 리모델링, 예술승강장 등을 높이 평가받아 전국 지자체 가운데 대상을 차지했답니다. 도시는 사람을 담는 그릇이고, 도시가 어떻게 디자인되느냐에 따라 시민의 삶이 달라지는 전주시만의 도시철학, 더 널리 알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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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대한민국 혁신의 아이콘
장소 불문, 이것이 혁신이다
위험도 놀이가 되는 숲 놀이터 인후공원 유아숲체험원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그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 부모와 아이 모두가 꿈꾸는 모습 아닐까. 전주시는 이런 꿈을 이뤄주는 숲 놀이터와 유아숲체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인후공원 유아숲체험원은 숲 놀이터답게 인공시설물을 최소화하고 자연친화적으로 꾸며졌다. 놀이기구 역시 숲과 어울리는 기구들로 채워졌다. 징검다리, 나무계단, 나무 오르기, 인디언 집 등 온통 나무로 만들어진 놀이 기구들은 숲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게다가 전문 숲 체험 교육 교사가 상주해 낯선 놀이기구 이용 방법부터 숲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놀이 등을 지도해 준다.“요즘 아이들은 숲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그런데 선생님 말씀에 따라 나뭇잎이며 열매를 주워서 살펴보고, 이런저런 놀이나 체험도 하다 보니 숲과 친해져서 참 좋다고 해요.”자칫 평범할 수 있는 도심 속 공원이 숲 놀이터라는 새로운 놀이터로 탈바꿈하며 아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공간, 아주 재미난 놀이터가 된 것이다. 누구나 주인이 되는 시민놀이공간 커뮤니티 스페이스 마실어울려서 놀 궁리를 하다가 실제로 어울려 놀 공간이 만들어졌다. 커뮤니티 스페이스 마실(가칭)이 바로 그곳이다. 함께 모여서 놀며, 생각을 나눌 만한 커뮤니티 공간을 찾던 이들이 마음을 모아 ‘모두가 주인인 공간’을 만들었다. 협동조합 마을 발전소 을 주축으로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성원들이 함께 만든 이 공간은 마실 가듯 나와서 즐기고, 생각을 나누는 공간이다. 내년 1월 정식 오픈을 목표로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마실’은 놀이의 장이자, 소비와 생산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자 다양함이 공존하는 복합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마을발전소 의 권대환 팀장은 이곳이 함께 어울려 노는 공간이자, 사회적 부동산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마음을 모으면 부동산을 함께 소유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마실은 이러한 사회적 부동산을 실현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함께 해서 행복해지는 ‘커뮤니티 스페이스 마실’은 너와 내가 함께 지역을 지키고 발전시킴으로써 행복한 내일을 꿈꾼다. 시민 부담 덜어주는 참 따뜻한 집 전주형 사회주택“저 많은 집들 중 왜 날 위한 집은 없을까?” 집 없는 설움을 씻어줄 전주시의 따듯한 집짓기가 완성됐다. 전주시와 한국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손잡고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안정적인 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른바 전주형 사회주택으로 입주를 완료했다. 전주형 사회주택은 완산동 ‘달팽이집’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그리고 올해 초, 팔복동 추천마을 오래된 다세대주택을 리모델링해 사회주택으로 새롭게 꾸몄다. 이 사회주택에는 현재 총 8호가 입주했다. 입주민들은 무엇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 제공에 만족하며, 주차 문제 등 사소한 다툼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주민들끼리 규칙을 정해 생활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만족이에요. 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분들이 입주해서 인사하고 지내니 외롭지도 않고 좋아요.”입주자 허금석(81) 할머니는 시종일관 웃음을 지으며 사회주택에 만족을 표했다. 내년 맞춤형 사회주택이 중화산동에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앞으로 몸과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집이 더 많아지기를, 그래서 더 많은 이들이 그 속에서 행복한 내일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젠트리피케이션 막는 거리의 약속 첫마중길 상생협의회구도심이 활성화되면서 정작 그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이 갈 곳을 잃어버리는 현상, 젠트리피케이션(상권 내몰림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전주시와 전주역 앞 첫마중길 주변 건물주, 그리고 임차인이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고자 마음을 모았다. 적정 임대료를 유지하기로 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건물주들은 적정 임대료를 유지키로 했으며, 계약 기간 만료 시에도 임차인이 재계약을 희망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러한 건물주들의 노력에 상가 임차인들은 쾌적한 영업 환경을 조성해 상권 활성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그 결과 첫마중길 대로변 50여 개 건물 중 총 13개의 건물이 상생발전 협약에 참여하기로 했다.“전주역 앞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동참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마을 주민들 모두 동참하는 그날이 오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첫마중길 상생협의회 정종일 사무국장의 다짐이 하루 빨리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0.11.27
#숲 놀이터
#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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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전주다움> 키워드로 본 2020 전주 핫 이슈 10
2020 전주, 함께여서 빛났다
1. 관광거점도시, 시작하다2020년 전주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전주가 대한민국 대표 관광거점도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전주가 국가 대표 관광거점도시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가장 전주다운 문화로 세계인을 사로잡을 계획인데요,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시와 티파니 등 한류 스타가 전주를 세계에 알리고, 한국관광공사의 전주 영상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전주의 매력이 세계로 뻗어 갔어요. 앞으로도 국가 대표 관광거점도시 전주, 많이 기대해 주세요. 2. 기생충, 전주에서 탄생하다2020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른 영화 . 놀라운 건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이 작품이 전주를 주 무대로 탄생했다는 사실인데요, 봉준호 감독이 선택한 만오천 평 규모의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실외 세트장에서 영화 이 탄생했습니다. 이전에도 최동훈 감독의 , 박찬욱 감독의 등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명감독들의 대표작도 이곳에서 촬영됐습니다. 좋은 촬영지와 훌륭한 시설의 세트장까지 갖춘 전주가 영화 촬영지로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3. 전주형 J-방역, 빛나다전주시는 ‘방역 모범도시’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8·15 재확산 이후 고강도 방역과 역학조사에 집중했고,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로 12종의 고위험시설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2주간 매일 단속을 하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막았습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동선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전주시는 보건소 일상 업무를 중단하고 10개 역학조사팀을 만들어 역학조사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세 차례나 칭찬을 받았습니다. 또 소독 요원, 자가격리 요원, 단속 요원, 마음 치유 전담 요원까지 전주시 전 공무원들이 방역에 나섰습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방역 모범도시를 만들었습니다. 4. 착한 운동, 함께하다전주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가장 빛난 도시가 되었습니다.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인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되었고, 착한 집세 인하 운동, 착한 소비운동, 해고 없는 도시로까지 이어지며 큰 주목을 받았답니다. 특히, ‘해고 없는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한 정책이라고 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을 핑계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는데요, 다행히 980여 개의 기업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코로나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폐업을 고려하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해고 금지가 무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상생과 연대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5. 우주로 1216, 날다전주시립도서관 ‘꽃심’ 내에 조성한 청소년 책 놀이터 ‘우주로 1216’이 전주 시민들과 대한민국 공간 전문가들로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답니다. ‘우주로 1216’은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낀 12세부터 16세까지의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입니다. 공간의 기획·설계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공간을 구성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주시가 ‘아이들이 시민으로서 존중받고 있는가?’라는 반성을 바탕으로 추진한 숲 놀이터, 책 놀이터 등 전주 야호플랜의 결과물이기도 하지요. 소통을 위한 ‘톡톡존’, 창의력을 키우는 ‘슥슥존’ 등이 있는 ‘우주로 1216’으로 책 놀이하러 오세요! 6. 전라감영, 문을 열다천년 고도 전주의 상징인 전라감영이 3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재창조 복원되었습니다. 전라감영은 조선 시대를 관통하여 1896년도까지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다스리던 관청이며, 동학농민혁명 때 전주화약을 맺었던 장소입니다. 전라감영 재창조 복원은 그저 과거 공간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전주 시민들에게는 역사적 자긍심이 되는 공간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전주의 위대한 번영을 알리는 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할 전라감영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7. 수소 시내버스, 달리다지난 7월 30일, 수소 시범도시 전주에서 처음 출시된 버스계의 신상품 수소 시내버스는 현대자동차의 수소 시내버스 완성형 차량 1호입니다. 전주시 양묘장에서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부근 종점까지 운행하는 ‘수소 시내버스’는 1회 충전으로 450km를 주행할 수 있고, 배출되는 공해 물질이 없어 미세먼지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버스죠. 앞으로 전주시는 시내버스를 점차 수소 버스로 교체해 나가고, 송천동 수소충전소에 이어 삼천동 등에 수소 관련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8. 전주사랑상품권, 돌려받다전주에서도 드디어 충전식 카드형 지역 화폐인 전주사랑상품권이 발행되었는데요, 소비자가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 등에서 전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 사용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포인트로 적립됩니다. 월 최대 50만 원을 충전하여 사용하면 최대 5만 원의 포인트가 적립되고, 연말정산 시 3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뿐 아니라 소비자가 전주사랑상품권을 사용하면, 기부천사 가맹점 참여 업체는 매출액의 약 1%를 자율적으로 기부하게 되니, 많이 많이 이용해 주세요. 9. 전주성, 구독하다요즘 전주시 홍보 매체 중 가장 핫한 매체가 있으니, 한번 들어오면 절대 나갈 수 없다는 전주시 유튜브 ‘전주성’입니다. 올해 8월 새롭게 개편한 전주시 유튜브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시정 홍보에서 벗어나 톡톡 튀는 기획과 다양한 패러디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특히, 이날치 를 패러디한 추석 거리 두기 영상은 조회 수 15만 뷰를 돌파하며 남다른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랍니다. 전주의 색다른 매력을 만나면 싶다면 유튜브 ‘전주성’으로 놀러 오세요. p.s.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니에요. 10. 생태 호수, 거닐다전주시가 도심 호수를 쾌적하게 정비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생태 공원으로 바꿔 가고 있습니다. 덕진공원은 낡은 연화교를 철거하고 전통 돌다리 형식으로 다시 놓았으며, 저녁놀 고운 호수인 기지제는 물 위를 지나는 수상 산책로를 놓아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넓은 잔디밭과 나무로 둘러싸인 산책로가 아름다운 에코시티 세병호는 산책로를 정비했고, 아중호수 역시 순환산책로를 개통하고 수변공원과 습지 정원을 조성했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힐링하고 싶다면, 전주 도심 속 생태 호수로 오세요!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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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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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롭게, 희망을 품다
예술로 바꾸는 풍경, 자만벽화마을과 노송광장
낡은 담벼락에 새살이 돋는다, 자만 벽화 트리엔날레오래된 달동네 자만벽화마을에 새봄 못지않게 따스한 겨울이 찾아왔다. ‘2020 자만 벽화 트리엔날레’를 통해 전국에서 자만벽화마을을 찾은 예술가들이 마을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칠이 벗겨진 담벼락마다 새살이 돋아나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박영현 작가의 ‘동심으로’는 형형색색 무지개와 비눗방울로 유년 시절의 추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자만벽화마을 사람들은 그의 그림 위에 온기를 덧칠해 주었다. “‘왜 이렇게 다들 친절하게 대해 주시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주민들께서 진심으로 대해 주셨어요. 주민들의 배려에서 받은 감동이 작품에 묻어져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꽃보다 할매’를 그린 나선미 작가는 달동네 사람들의 고된 삶의 무게와 애환을 작품에 담아냈다. 빨간 다라이(대야)를 머리에 이고 있는 친정엄마의 모습을 통해, 굴곡진 인생의 무게를 이겨낸 우리네 어머니들을 표현했다. “자만벽화마을 작업을 통해서 많은 것들에 대해서 뒤돌아보며, 마음속 빈구석을 채웠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예술가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골목골목에 퍼뜨리고 있다. 전국에서 온 작가 스무 명이 참여한 벽화 작품은 11월 27일부터는 전주시청 홈페이지(www.jeonju.go.kr)를 통해 온라인 전시회로 만나볼 수 있다. 뚝딱뚝딱! 아이들과 함께 짓는 전주시청 노송광장 트리하우스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마무리하며, 몸도 마음도 지친 전주 시민들을 위해 전주시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풍성한 볼거리가 되어 줄 노송광장 ‘트리하우스(나무 위 통나무집)’가 그것이다.지난 9월부터 매주 금요일 아침, 전주시청 노송광장에 풍남초등학교 학생 60여 명이 옹기종기 모였다. 친구들과 함께 나무 위의 집인 ‘트리하우스’를 짓기 위해서이다. 아이들이 직접 밑그림을 그린 뒤, 뚝딱뚝딱 나무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수업에 앞서 톱과 망치 등 작업 도구의 사용 방법을 익히고 안전수칙을 지키며 조심조심 완성해 나가는 중이다. 만들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동심과 호기심을 키우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고 있다.완성된 ‘트리하우스’는 5m 높이의 단풍나무 위에 설치된다. ‘트리하우스’ 제작에는 김제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의 주인공인 ‘미즈노 마사유’ 씨가 총괄을 맡았으며, 노송동 교육공동체 ‘니가 오니 참 좋구나’도 참여했다. 시민들의 마음을 포근하게 안아줄 ‘트리하우스’를 구경하러 전주시청 노송광장에 나들이 가자. 예술놀이가 일상이 되는 야호! 예술학교바다색 산과 분홍색 숲,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이토록 무궁무진하다. ‘야호! 예술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은 놀이하듯 예술을 배우며 감수성과 상상력, 협동심을 키워 가는 중이다. ‘야호! 예술학교’는 지역 예술가 스물세 명과 4~6학년 아이들이 협업을 통해 예술 작품을 만들어 가는 문화예술 체험프로그램이다. 인봉초등학교, 대정초등학교, 풍남초등학교, 용흥초등학교, 양현초등학교 등 구도심의 5개 학교가 함께하고 있다.인봉초등학교를 찾은 박은주 작가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필요한 물건으로 교환하는 ‘둥글게 가게’를 아이들과 함께 제작해 운영하는 중이다. 김누리 작가는 아이들과 함께 ‘꿈이 있는 마을’이라는 커다란 그림을 그려 가는 중이다. 결과물 자체보다는 작업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뿌듯함을 중시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가와 아이들이 함께 만든 작품은 실내와 교정에 설치된다. 일상에서 예술을 통한 아이들의 성장기, 그 눈부신 변화를 기대해 보아도 좋다.
#자만벽화마을
#야호
#예술놀이터
제11회 전주 시민원탁회의를 가다
No! 기후 변화 Yes! 우리의 변화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한 첫 시민원탁회의11월 12일, ‘전주도시혁신센터’, ‘전주평생학습관’ 등 열 개의 공간마다 열 명 남짓한 시민, 총 100여 명이 둘러앉았다. 같은 시간, 화상 회의 줌(zoom)에 열 개의 토론방이 만들어졌고, 전주시청 유튜브 ‘전주성’도 생중계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치러지는 이번 시민원탁회의는 온·오프라인 혼용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둥글게 둘러앉아 토론하는 형식은 유지하되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온라인을 통한 참여와 소통을 강화해 시민원탁회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특히, 지난여름 역대급 장마와 태풍 등 눈앞에 닥친 기후 위기 탓인지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초등학교 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세대도 성별도 가리지 않고 모인 다양한 계층의 참여가 눈에 띄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 방안 제시어색한 분위기는 ‘자신이 꿈꿨던 2050년 탄소 제로 전주’를 그리기 시작하자 금세 달라졌다. 푸른 숲이 가득한 초록의 도시, 북극곰과 펭귄이 행복한 지구가 소개되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의 아이디어에 공감해 주었다. 시민들이 꿈꾸는 전주의 미래를 상상하는 시간, 전주시 유튜브 ‘전주성’에는 전주시장․자전거정책과장․전주에너지센터장이 출연해 기후 위기에 관한 솔직 담백한 대화를 이어 갔다. 계속된 시민대토론회에서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제시되기보다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 소개되었다. 대중교통 측면에서는 지구를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자는 주장과 자동차 총량제를 실시하자는 다소 강한 주장도 제시됐다. 환경·생태 측면에서는 버려지는 옷이나 폐현수막 등에 디자인을 입혀 업사이클링(새활용) 제품을 만들자는 의견과 집과 공원 등에 자신의 이름을 단 나무를 식재해 시민 스스로 가꾸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 밖에도 환경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과 생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주시의 적극 행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원탁회의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코끼리 인생학교 팀의 신동초등학교 1학년 김의겸 군은 “지구가 아프지 않도록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전기차를 타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시민원탁회의에 참여했다는 서신영 씨는 “기후 위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시민의 아이디어가 시정에 반영돼 전주가 더운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생태 도시로 변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이 제안한 기후 위기 대응 우수정책 41. 쌓여 있는 메일함만 비워도 이산화탄소가 줄어요2. 공공건축물은 친환경 제로 에너지 건물로 바꿔요 - 에너지를 줄이는 건축 기술을 적용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용3. 육식을 줄이고, 학교엔 ‘채식 급식 선택제'를 실시해요 - 가축 사육에 소모되는 자원과 에너지 줄이기4. 자동차 총량제 도입으로 공기를 살려요 - 지역과 가구당 자동차 보유 수량을 제한
#전주시민원탁회의
#기후위기
#시민소통
전주 그곳
팔복예술공장의 변신은 끝이 없다
예술 놀이로 공간의 매력을 더하다2018년 팔복예술공장 1단지가 예술창작공간인 ‘팔복예술공장’으로 문을 열었다. 카세트테이프를 만들던 쏘렉스 공장이 25년 만에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공장이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붉은색과 검은색의 컨테이너, 우뚝 솟은 굴뚝, 폐자재를 활용해 꾸민 카페 ‘써니’가 이곳 인기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겉에서 본 단면일 뿐, 팔복예술공장의 진짜 매력은 예술을 오감으로 체험하며 창의력을 키우고 협동심을 기르는 예술 놀이터라는 것이다. 전주시는 지난해 1단지 팔복예술공장에 이어 2단지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곳이 바로 대규모 예술교육센터인 ‘팔복야호예술놀이터’이다. 아동과 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는 공간답게 널찍한 활동실과 야외창작·전시실, 텃밭과 무대, 아이들을 위한 식당으로 구성되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예술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또 팔복예술공장에서는 예술놀이와 관련한 포럼과 전시도 이어진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12월 6일까지 열리는 예술 놀이 특별기획전 . 문준용, 정승원, 한경우 작가가 시각과 인식 체계를 담은 ‘눈’과 행위, 몸짓을 담고 있는 ‘몸’을 작품에 담았다. 부족했던 인프라 역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은 올 연말까지 실내·외 공간에 예술교육 체험 공간을 조성한다. 야외예술터에는 물·흙, 모래·창작 예술터를 만들어 어린이와 청소년 방문객이 체험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실내 예술교육실은 1인 미디어 시대 트렌드에 맞춰 ‘유튜브 스튜디오’로 꾸민다. 예술교육 체험 공간이 조성되면 시민과 관광객들이 예술 놀이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상시 개방할 계획이다. 특별한 그림책도서관으로 공간의 품을 넓히다팔복예술공장이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특별한 공간을 만들었다. 바로, 예술그림책도서관 이다. 은 세계 희귀 그림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예술교육 전용 공간인 팔복야호예술놀이터에 마련된 공간이다. 이곳의 첫 번째 도서 선정 주제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계 팝업북이다. 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1820년대 빈티지 팝업북부터 2000년대 현대 팝업북까지 80여 권의 주요 팝업북이 소개되며, 시대에 따라 팝업북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그 기술과 창의성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 1820년대 제작된 바르세유 궁전 터널북과 파노라마북 최초의 그림책인 사무엘 에드워드 마벨리의 등 시대를 대표하는 팝업의 명장면과 만나는 감동을 선사한다. 팝업북은 책을 펼치면 이미지가 입체적으로 솟아오르는 팝업의 형태 외에도 작은 구멍 사이로 깊이 있는 풍경을 재현한 터널북, 360도로 펼쳐지는 캐러셀북, 제본하지 않고 주름을 접어 만든 파노라마북, 탭을 당기면 움직이는 무버블북까지 다양하다. 최근 이를 통칭하여 팝업북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팝업북들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팔복예술공장의 A동과 B동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브리지 아래 ‘그림방’에서는 이번 전시와 연계해 팔복예술공장 방문객들이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팝업북을 전시하고 있다.팔복예술공장 관계자는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은 ‘예술이 책이 되고 책이 예술이 된다’라는 공간 운영 철학 아래 앞으로 예술 그림책을 활용한 다채로운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세계 대표 팝업북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 그림책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 개관전 전시 관람 및 이용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온라인 예약을 통한 사전 예약 관람제로 운영된다. 온라인 예약은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www.palbokart.kr)를 통해 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팔복예술공장주소 | 전주시 덕진구 구렛들 1길 46 운영시간 | 10:00 - 18:00전시장 (입장마감 17:30)문의 | 010-2620-6784홈페이지 | www.palbokar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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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밖 전북
전주에서 진안까지
세상의 모든 예술은 ‘수작’으로 어우러진다
아름다운 수작,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목우헌등잔 밑이 어두울 때가 있다. 지척에 두고도 그 매력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이 속담은 유효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이 위치한 태조로를 거닐며 뜻하지 않게 늦가을의 햇살을 선물로 받는다. 길게 늘어선 회화나무와 간간 알맞게 서 있는 단풍나무 그리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방짜 유기 같은 그림자를 도량에 맞게 펼쳐낸다. 그 순간 나무의 그림자를 통해 제 존재를 드러내는 늦가을의 마지막 햇살이 마치 판소리의 한 대목처럼 반갑기만 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 오목대 전통 정원 앞 작은 연못에 잠시 발길을 묶는다. 마침 연못에는 어디에서 날아들었는지 단풍잎 몇 장이 수면 위 가을 하늘을 덮고 있다. 그 옛날 전주 땅에 이름 붙이고 살았을 이름 모를 장인의 거친 손처럼 단풍잎이 유독 붉다. 작은 연못에서 단풍잎에 깃든 손 하나를 주워 든다. 붉은 단풍잎 하나를 주워 들고 옛사람이 새긴 무늬를 요모조모 상상하고 있을 즈음, 전주공예품전시관의 육중한 나무 대문이 빗장을 연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손의 도시’ 전주의 수공예품 문화를 다각적으로 느끼게 하고 체험하고 판매하는 ‘수공예 종합 플랫폼’이다.여섯 채의 한옥 중 명품관과 판매관 사이 앞마당이 유독 눈에 환하다. 한옥에 산다면 이런 마당 하나쯤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이 불현듯 솟구친다. 명품관 옆에 전시된 까치호랑이 목공예품도 그 욕심에 한몫 더한다. 한옥 처마를 비집고들어서는 공짜 햇살을 오래 밟고 서 있다가 판매관 쪽으로 발길을 옮긴다. 판매관은 전국 수공예품 740여 종을 전시·판매하는 공간답게 눈요깃거리가 가득하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여 마치 수공예가들의 재미있는 수다를 한자리에서 듣는 기분이다. 어떤 수공예품은 굳이 그 쓰임을 모르더라도, 오묘한 기품을 선물하기도 한다.그런 뜻밖의 감정을 더 오래 간직하고 만끽하고 싶다면 곧장 명품관으로 향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명품관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가장 전주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만약 마음에 드는 작품을 오래 들여다보다가 오리무중 갈피를 잃는다면, 그곳에 상주하는 해설사에게 설명을 청해보는 것도 좋은 수공예 감상법 중 하나이다. 나머지 명인명장관과 전시1관은 판매보다는 전시를 주목적으로 조성된 공간이다. 마침 명인명장관에 발길을 더 했을 때는 특별기획전 전시가 한창이다. 과거 조선의 사내들이 전장(戰場) 혹은 의례나 심신 단련을 위해 사용했을 활과 화살 앞에서 오목대 전통 정원 앞 작은 연못에서 만났던 동심원이 오랜 호흡을 붙든다.순간 명인명장관에서 쏘아 올린 화살이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지척에 있는 목우헌에 날아가 꽂힌다. 목우헌은 전주한옥마을 목공예 공방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장소다. 명인명장관에서 본 화살촉은 어쩌면 목우헌의 주인장인 김종연 명장의 손때 묻은 조각도가 되어 전통 목침과 다식, 약과 틀, 서각 등의 장식품을 그동안 새기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목우헌 공방에 놓인 한 쌍의 까치호랑이를 다시 보면서 전주공예품전시관과 목우헌은 어쩌면 처음부터 서로에게 아름다운 수작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고 아득한 수작, 진안 손내옹기와 도통리 청자 요지전주가 등잔 밑이 어두웠다면, 진안은 멀고 아득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진안 백운면 평장리에 있는 손내옹기를 찾아가는 길에서 스치는 마령 뜰은 잘 빚은 옹기를 닮았다. 태초에 그 뜰에서 흙을 떠다 옹기를 구웠을 옹기장이들의 손은 과연 어떤 모양이었을까. 끝내 불을 이기고 돌아온 옹기를 마주하며 미소 지었을 그 표정은 홀연 어떤 빗살무늬토기를 닮아 있었을까.손내옹기의 주인장인 이현배 진안고원형 옹기장을 만난다. 그의 손끝에서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라는 시간이 모두 한 옹기의 빛깔에 담긴다. 이현배 옹기장은 1993년부터 진안 백운면 평장리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후 독자적으로 손내옹기를 빚어오면서 다양한 전시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하기에 이른다. 특히 2018 평창올림픽에서는 ‘평화의 밥상’이라는 주제로 남과 북의 화합을 기원하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단다. 요즘에는 아이들과 노인을 위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도 마음 한 조각을 내주면서 진안 전통 옹기에 스며 있는 옛 무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복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현배 옹기장과 몇 마디 대화를 섞다 보면 어느샌가 둘의 대화는 잔잔한 섬진강의 물줄기를 타고 흐른다. 어느 지점에서는 의미의 물살이 빠르고, 어느 지점에서는 대화의 물살이 한없이 느리다. 또 어느 지점에서는 징검돌을 놓을 수 있을 만큼 옹기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잔잔하고 고요하기도 하다. 그 대화는 마치 옹기를 굽는 전통 가마처럼 아늑하고 웅숭깊다. 물레를 왼발로 수없이 당기며 수시로 흙과 물과 침묵을 섞어 손내옹기의 넓은 어깨를 다듬어 나갈 때도, 그는 반은 알아듣고 반은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로 시간을 건넌다. “이 장독에 두른 띠를 눈썹이라고 불러요.” 그 말과 동시에 이현배 옹기장은 장독의 눈썹에 일곱 개의 점무늬를 연이어 찍어 낸다.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느냐고 묻는 물음에 그는 소리 없는 웃음만 빚어내며 특별한 의미는 없다면서 물레를 멈춘다.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말의 의미가 마치 1,000도가 넘는 불길을 견디고 나온 잘생긴 손내옹기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는 옹기를 굽는 가마 앞에서도 불을 넣을 때는 뜸을 들이듯 지긋이 지펴야 함을 재차 강조한다. 그래야 흙이 불을 이길 수 있다는 말을 들릴 듯 말 듯 곁들인다. 마지막 인사 끝에는 진안역사박물관의 매사냥 특별전에 전시한 새 모양 토기에 관한 이야기를 곁두리로 전한다. 문득 생각한다. 흙이 한 마리의 새로 빚어져 비화하기까지는 얼마나 뜨거운 시간을 견뎌 내야 하는 걸까. 그 시간을 돌이키며 다시 텅 빈 가마 안을 들여다보니, 모든 옹기가 멀고 아득하게만 보인다.손내옹기를 빠져나와 성수면 중평마을에 있는 도통리 청자 요지를 찾는다. 마을 사람에게 물어물어 찾은 도통리 청자 요지에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요함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득 이현배 옹기장의 ‘특별한 의미가 없다’라는 말이 순간 떠올라 한참을 혼자 웃는다. 어쩌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가마터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켜켜이 쌓아 온 ‘산산조각의 힘’일지도 모른다. 도통리 청자 요지 작은 느티나무 아래 무더기로 쌓여 있는 그 옛날의 청자 조각들을 보면서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라고 말하던 한 시인의 문장이 전주와 진안의 여행길을 이으며 오랜 수작을 걸어 온다. 글 김정배 | 글마음조각가, 원광대 교수진안 달구름 마을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살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글을 쓰고, 왼손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가장 무명한 예술가. 시평집 와 포토 포엠 를 펴냈으며, 현재 원광대학교 융합교양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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