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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생명의 초록, 초록의 위로
최신현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 조직위원장 인터뷰
“정원에서 힐링도 하고 다양한 식물도 만나 보세요” 전주에서 처음 열리는 전주정원문화박람회입니다. 어떻게 준비하셨나요?지난해부터 전문가, 행정, 학계,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박람회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준비해왔습니다. 단순히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시민이 정원을 사랑하고, 정원으로 소통하고, 정원이 도시의 경제가치를 높이는 것을 가슴으로 경험하는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정원을 소재로 한 박람회를 여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식물은 정원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 전주가 진정한 정원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원산업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시민 속에 정원 문화가 싹터야 합니다. 이번 전주정원문화박람회가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전주는 정원산업에 있어 경쟁력이 충분한 도시입니다. 교통 접근성이 좋고, 철쭉 등 관목 생산 업체 대부분이 전라북도에 분포되어 있기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원 도시의 메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 있을까요?‘그저 보는 정원 도시’가 아닌 ‘삶이 정원이 되는 정원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의 삶의 현장에 주목했고, 시민들과 전문가들과 함께 도시 곳곳에 정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오래된 마을인 노송동에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공공정원을 만들었고, 우리나라 대표 조경작가들은 전주시 양묘장과 팔복예술공장에 전주의 색깔을 담은 정원을 조성했습니다. 식물 소재 업체들의 다양한 정원 소품과 예술가들의 작품도 박람회 현장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람객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전주는 생명을 존중하는 품격의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박람회에는 도시의 품격과 따뜻한 시민의 마음을 가득 담았습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식물 소재와 정원들을 만끽하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시길 바랍니다. 저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맘껏 즐기는 박람회, 안전한 행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최신현 ‘꽃심, 전주정원문화박람회’ 조직위원장은 도시계획 및 조경설계 전문회사인 (주)씨토포스의 대표이자 국내 최고의 조경디자이너. 미국 조경가협회상을 수상한 서서울호수공원의 총괄 설계를 담당하고, 서울시와 함께 ‘72시간 도시 상생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19년부터 전주시 총괄 조경 건축가로 ‘천만 그루 정원 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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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전주
추억을 싣고 숲으로 돌아온 금암분수정원
30년 만의 재탄생, 금암분수정원.중학교 시절, 버스를 타고 통학하면서 늘 금암분수대를 지나쳤다. 그래서일까. 분수대가 있을 때나 없었을 때나 내 기억 속에 이곳은 항상 금암분수대로 남아 있다. 그만큼 금암분수는 도시의 랜드마크였고, 시민들에겐 추억의 장소다. 1991년 기린대로를 확장하면서 분수를 철거한 지 30년, 금암광장 교차로에 다시 분수가 들어서고 정원이 만들어졌다. 옛 금암분수를 더 생태적으로, 더 넓은 쉼터로, 더 아름다운 정원으로 복원한 것이다.지난겨울에 공사를 마친 금암분수정원은 가장 먼저 지름 15m의 거대한 수반형 분수가 눈에 띈다. 그 둘레를 제주도의 특수목과 꽃과 풀이 빙 둘렀는데, 이제 막 파릇파릇하게 새 생명이 움트고 있다. 꽃과 나무 주변으로는 원목 재질로 만든 둥근 플랜터(planter, 화초를 심기 위하여 멋스럽게 잘 만든 화분)가 자리했다. 벤치 기능을 겸하고 있는 플랜터에 앉아 금암분수의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해 본다. 거대한 수반형 분수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같다. 금암분수정원이 재탄생하면서 주변의 보행광장도 새롭게 단장했다. 모양이 좋은 교목(다간형)과 화관목, 초화류, 크고 작은 돌로 촘촘히 만든 길이 어우러져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원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보행광장 가운데에는 커다란 산벚나무가 우뚝 서 있다. 벚꽃 철이 지나 그 화려함은 보지 못했지만, 내년 봄엔 올해보다 무성한 꽃을 보여 주리라. 산벚나무 옆에 있는 지름 5m의 소형 분수대는 오가는 이에게 잠시나마 쉼의 여유를 건넨다. 자연 그대로의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들금암분수정원을 둘러싼 수십 종의 나무들을 가만히 바라보니 마치 숲에 온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른 도심 속 공원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여유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러다가 나무의 모습이 남다른 것을 발견했다. 금암분수정원의 나무들은 기존의 도심 공원이나 가로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 줄기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아닌 것이다. 산에 가야 볼 수 있는 굽이굽이 여러 줄기가 굽은 나무들이 정원을 채우고 있다. 여러 갈래로 자라는 다간형 수형의 나무,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모습의 나무들이 금암분수정원을 편안한 숲으로 만들고 있다.심는 방식도 다르다. 공원, 아파트 등에는 키가 크게 자라는 나무 3~5주씩을 모아 심고, 작게 자라는 나무인 철쭉, 회양목 등도 대부분 여러 나무를 모아 심는다. 하지만 이곳에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독립적으로 심어 각기 종이 다른 나무와 나무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어느 무리의 일원이 아니라 나무 한 그루 자체가 주인공이 되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곳에서 생전 처음 본 크기의 나무도 있다. 금암분수대 중앙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참빗살나무는 그동안 내가 접했던 것 중 가장 키가 크다. 보통 3~4m가 대부분이었는데 금암분수정원의 참빗살나무는 8m는 되는 것 같다. 처음 보는 솔비나무도 눈길을 끈다. 솔비나무는 전북의 산에도 자라는 다릅나무 사촌 격인 나무로,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윤노리나무, 꽃아그배나무, 참꽃나무, 한라백당 등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멋진 수형을 가진 63주의 나무가 제주도에서 이주해 심어져 있다. 이 외에도 산벚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팥배나무, 마가목, 화살나무, 이스라지, 노랑말채나무 등 셀 수 없이 많은 꽃과 나무들이 금암분수정원의 주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정원사람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듯, 금암분수정원에 대한 평은 천차만별이다. 꽃이 피는 튤립, 알리움과 같은 초본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키 크고 곧은 나무들이 일년 내내 초록초록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공공정원에서는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초본 중심의 정원 양식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이곳뿐만 아니라 기존에 조성된 많은 공원과 가로수 등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암분수정원은 초본 대신 유지 관리가 덜하면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억새 종류를 많이 도입해 더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정원 디자이너의 성향이 반영되었겠지만, 예전에는 나무 아래 튤립, 삼색제비꽃, 팬지, 수선화, 지면패랭이 등을 넓은 면적에 심곤 했었다. 보는 이에 따라 예쁘다는 사람도 있지만, 인위적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반면, 금암분수정원은 자연스러운 경관 연출을 위해 다양한 교목과 꽃이 피는 초본을 적절히 배치해 심었다. 기존 정원들은 지금이 가장 아름답도록 조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금암분수정원은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아름답고 편안하게 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정원이다. 정원 도시의 꿈은 이루어진다‘천만 그루 정원 도시 전주’의 이상적인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도시를 상징할 만한 규모가 있는 식물원과 수목원 그리고 정원이 있는 모습, 도로마다 ‘가로 정원’이 가꾸어져 있고 꽃이 예쁘게 핀 소공원이 도심 곳곳에 있는 모습, 도시 주요 건물에는 벽면 녹화가 되어 있고 옥상에도 정원을 가꾸는 모습, 또 좁은 골목도 특색 있게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상가나 주택도 공간에 어울리는 정원을 갖추고 있는 모습, 이런 게 진짜 정원 도시가 아닐까 한다. 그런 거라면 전주는 정원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주시가 소유하고 있는 크고 작은 공간들을 금암분수정원처럼 특성을 살려 정원으로 조성하고 시민들은 아파트, 상가, 골목 등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간다면 전주는 정원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전주에 큰 정원이 없다고 정원 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공간이 작더라도 생활공간들을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간다면 전주 정원 도시의 꿈은 이루어진다.봄이 무르익어 가고, 여름 향기가 조금씩 묻어나는 이때 금암분수정원에 가 보자. 분수대 물줄기의 시원함, 나무와 꽃이 주는 청량감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도시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도심 속 작은 정원이 주는 특별한 쉼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글 최현규 | 천만그루정원도시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시민행동21 사무처장과 전주생태하천협의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주정원도시추진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반딧불이 복원, 호랑나비 복원, 정원 도시에 관심이 많다.
2021.04.26
#천만그루
#도시정원
#금암분수정원
당신과 더불어
가치 있는 일, 같이하다
착한공작소 황수진 대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둔 후 리본 공예를 처음 접했고, 올해로 17년째 활동하고 있어요. 리본을 활용해 머리핀과 머리끈 등 액세서리를 만드는 일이 재밌더라고요. 지금은 액자 작품, 선물 포장, 가방이나 신발, 커튼 등에 어울리는 리본 코사지 등을 만들고, 리본 공예 전문가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공예 작가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착한공작소’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2015년에 아중도서관 앞에서 착한 플리마켓을 처음 열게 되었어요. 수공예 작가들의 자립을 위해 ‘판’을 만드는 일을 오래전부터 해 보고 싶었거든요. 그때 기획자와 판매자로 수공예 작가들을 만났어요. 그 작가들과 함께 2016년도부터 3년 동안 전주시 온두레 공동체 ‘착한사람들’로 활동했고요. 2019년에는 우리 제품뿐만 아니라 외부 작가들의 제품도 판매하고, 우리의 재능을 더 가치 있는 일에 써 보자는 마음으로 ‘착한공작소’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착한공작소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전주시 온두레 공동체 최종 단계인 희망 단계까지 끝마치고 스스로 자립하는 게 참 버겁더라고요. 각종 지원 사업 경쟁도 치열해 쉽지 않고요. 그럴 때마다 다섯 명이서 똘똘 뭉쳐 서로를 응원하고 이해하며 신뢰했던 게 큰 힘이 됐어요. 가치 있는 일을 해내기 위해 양보하고 협력하는 마음이 변치 않았던 것 같아요. 착한공작소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요?그동안 혼자 또는 착한공작소 작가들과 함께 마을 교육이나 축제 기획을 하면서, 연대와 소통, 공동체의 힘을 깨달았어요. 혼자보다는 함께해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죠. 이러한 가치를 바탕으로 착한공작소를 잘 운영해 수공예로도 충분히 잘살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고 싶어요. 개척자의 마인드로 열심히 뛸 계획입니다. 올해 착한공작소에 큰 변화가 있다고 들었어요. 몇 년 전부터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어서 교육도 받고 여러 준비를 해 왔는데, 막상 법인으로 바꾸려니 괜히 일이 커지는 것 같아 두렵더라고요. 하지만 좀 더 의미 있는 일들을 해 보자는 생각에 올해 3월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어요. 또 하나의 변화는 공간을 이전한 거예요. 지금의 자리와 멀지 않은 곳에 기존 공간이 있었는데요, 적은 예산으로 낡고 작은 가게를 얻다 보니 제품 진열이나 교육 등에 어려움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으로 옮기게 되었고, 앞으로 더 많은 작가들의 제품도 판매하는 공간으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저희는 3년 전부터 ‘업사이클(Up-cycle, 새활용)’에 관심이 많았어요. 헌 옷을 이용해 파우치를 만들기도 했죠. 조금씩 도전하면서 업사이클 제품군을 만들었는데, 올해 본격적으로 업사이클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가게 안에 업사이클 존이랑 판매대도 마련할 계획이고요. 또 저희들만의 대표 브랜드를 만들고, 전주 관광기념품도 개발할 생각이에요. 이렇게 크게 3가지 정도 구상 중인데요, 이와 함께 전주시수공예사회적협동조합 발기인으로서의 활동과 교육 등도 더 열심히 참여할 생각이니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려요. 착한공작소온두레 공동체 ‘착한사람들’ 소속 작가 5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공간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수공예 강의가 진행되는 곳이다. 카페도 겸하고 있어 잠시 쉬어 갈 수도 있다. 리본·도자기·한지·가죽 공예, 라크라메, 천연비누 등 다양한 분야의 공예품들을 직접 체험하거나 구입하고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운영 시간 l 매주 월~토요일, 10시~18시주소 l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로 36문의 l 010-5682-2997
2021.04.23
#수공예
#착한공작소
#카페
#업사이클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전주의 봄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몸은 멀어도 영화는 가깝게전주영화의거리 곳곳에 붉은 글씨가 눈에 띌 무렵이면, 전주 시민들은 완연한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전주의 봄을 상징하는 축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고사동 영화의거리 4개 극장과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펼쳐진다. 모두 48개국 194편의 영화가 관객과 만난다. ‘전주돔’에서 상영됐던 개·폐막작이 올해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개막작)과 CGV전주고사 1관(폐막작)에서 상영된다. 야외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시대를 관통하는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역시 시대정신에 바탕을 둔 치열한 고민이 엿보인다. 올해 영화제의 표제는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이다. 한국 영화계가 코로나19 사태를 넘어 정상화되기를 기원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진심을 담았다. 또한, 영화제를 정상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그동안 익숙하게 누렸던 축제의 일상을 관객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올해 영화제에서 눈여겨볼 프로그램과 행사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코로나19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된 특별전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이 눈길을 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감독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의 고통, 헌신적인 의료진의 노력 같은 심각한 상황뿐 아니라 코로나19 시대를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견디려는 다양한 모습이 소개된다. 둘째, 여성과 여성 영화에 주목한 점도 특별하다. 20년이 넘게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지지해 온 전주국제영화제답게, 독립영화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 감독 7명의 영화를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을 마련했다. 또 다른 특징은 비대면 시대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해외 유명 영화인들을 온라인 심사와 이벤트에 초청하는 것.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는 영화인들의 수다 ‘전주톡톡’, 거리에서 펼쳐지는 비대면 아트 공연 ‘ART ON 횡단보도’ 등 다양한 이벤트와 부대 행사도 안전하게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전주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제로 거듭난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올해 영화제부터는 공식 예매 오픈 전 전주 시민을 대상으로 유효 좌석의 20%를 사전 판매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이로써 그동안 영화제와 함께하지 못했던 전주 시민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선다. 또한, 상영관 밖에서도 영화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남부시장 하늘정원, 객리단길에서 골목상영을 진행한다. 이 밖에도 전주국제영화제가 ‘전주시네마프로젝트’를 통해 제작을 지원한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신념과 철학을 담은 다큐멘터리 , 임흥순 감독의 등 3개 작품도 소개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연 ‘안전’이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현장 매표소를 운영하지 않고,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jeonjufest.kr)를 통해 온라인 예매만 가능하다. 예매 기간은 4월 20일 11시부터 해당 영화 상영 전까지다. 더불어 모든 상영관과 행사장을 꼼꼼히 관리한다.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전자출입명부 작성, 손 세정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좌석 한 칸씩을 띄워 전체 좌석의 30%만 운영한다. 이렇듯 20년 넘게 전주국제영화제가 굳건히 다져 온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특수한 상황에 발맞추어 축제를 이어 간다. 사람들 사이의 적절한 거리 두기가 영화와의 거리를 좁힌다. 영화와 더 가까이서, 더 깊이 교감하는 시간을 기대할 만하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일시 l 4. 29.(목)~5. 8.(토)장소 l 일반 상영 - 디지털독립영화관, CGV고사, 씨네Q, 시네마타운 온라인 상영 - 웨이브(www.wavve.com)부대행사 l 전시-100 Films 100 Poster-4. 29.~5. 8. 10:00~18:00(전주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에서 관람 사전 예약) 골목상영- 4. 30.~5. 4. 20시(남부시장 하늘정원, 영화의거리(객리단길), 동문예술거리/ 선착순 입장 후 무료 관람)홈페이지 l www.jeonjuf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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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구경보다 ‘잠시 멈춤’
형형색색 동화 속 꽃나라, 전주동물원 튤립 자체만으로도 매우 예쁘지만, 동심 가득한 전주동물원에서 만나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초대된 기분이랄까. 전주동물원에 들어서면 왼쪽 호숫가에 빨강, 노랑, 하양색의 강렬한 튤립이 인사를 한다. 이곳뿐만 아니라 독수리 사와 사막여우 사 옆에도 튤립 군단이 자리하고 있다. 튤립 소풍 가기에 더없이 좋은 봄날, 올봄은 모두의 건강을 위해 마음으로 떠나 보자. 봄의 절정이 한자리에, 완산공원 꽃동산 전주의 봄을 만끽하려면 꼭 들러야 하는 완산공원 꽃동산. 겹벚꽃, 철쭉꽃, 애기사과꽃 등이 무리를 이루며 동산 전체를 화려하게 꾸민다. 연분홍빛, 진분홍빛, 선홍빛, 자줏빛 등 이 세상 붉은 계열 꽃이 한데 모인 듯 눈부시다. 여기에 초록잎 나무와 파란 하늘이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도 5월 9일까지 출입을 통제하니,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자. 하얀 밥꽃이 흩날리다, 팔복동 철길 팔복동 철길 위에 하얀 밥꽃을 뿌려 놓는 이팝나무 터널에 입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 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철길과 이팝나무가 그리는 풍경은 흔하지 않기에 더욱더 그렇다. 봄의 낭만이 피어 있는 팔복동 철길 이팝나무를 비대면으로 즐겨 보자. 분홍빛 봄의 서정, 오송제 건지산 오송제 순환산책로 옆 낮은 언덕에 복숭아꽃이 활짝 폈다. 수줍은 듯 분홍빛 얼굴을 하며 봄을 선물하고 있는 복숭아꽃. 몸은 집에, 마음은 이곳에 두면 어떨까. 노오란 봄이 활짝 피다, 도도동 유채꽃밭 도도동 항공대대 옆 드넓은 땅을 노랗게 물들인 유채꽃이 봄바람에 살랑인다. 작년 가을 처음으로 심은 상큼 발랄 유채꽃이 한가득 피었다. 눈길, 발길 머물게 하는 그야말로 장관이지만, 가고 싶은 마음 꾹꾹 눌러 눈으로 호강하고 만족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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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봄꽃
#전주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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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밭
전주니까 가능하다
책이 삶이 되는 도시, 특화도서관 문 열다
손 닿는 곳마다 책이 빼곡한 전주시립도서관 ‘꽃심’도 좋지만, 서가 사이로 잔바람 드나드는 작은도서관도 나름의 멋이 있다. 전주는 ‘책 중심 도시’에서 더 나아가 ‘책이 삶이 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제별 ‘특화도서관’을 조성하고 있다. 작지만 알찬 특화도서관들이 4월 15일부터 속속 문을 연다.가장 먼저 ‘책 중심 도시 전주 비전 선포 및 삼천도서관 재개관식’이 4월 15일 오전 10시 삼천도서관에서 진행된다. 이날 본행사에서는 시민의 삶을 바꾸는 책 중심 도시 비전 선포와 제막식이 진행된다. 이 행사에서는‘책 중심 도시, 전주’에 바라는 시민들의 인터뷰 영상과 비전 선포를 축하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개관식에 맞춰 삼천도서관 1층에 자리한 장애인 일자리 카페 ‘아이갓에브리씽(I got everything)’도 문을 연다. 부대행사로 지하 1층 정글짐 소극장에서 동화 북 콘서트와 ‘그 작가의 책, 그 작가가 사랑한 책’이 전시된다.이어서 숲속에서 편안하게 쉬고 재충전할 수 있는 평화동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 개관식이 11시 20분부터 열린다. 사전행사로 오전 10시부터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쓰다’를 주제로 김용택 시인의 북 콘서트가 열린다. 본행사는 김용택 시인 명예 관장 위촉식과 시낭송회 등으로 진행된다. 세 번째 개관식은 책을 쓰고 만드는 도서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완산도서관의 ‘자작자작 책 공작소’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린다. 책 공장소에 입주한 작가들 소개와 모래예술(샌드아트) 공연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가 펼쳐지고, ‘작가의 방’ 등 시설을 돌아본다. 축하 행사로 열네 명의 입주 작가들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가 진행된다. 완산도서관에는 ‘자작자작 책 공작소’에 이어 독립출판물 제작 및 전시공간, 어린이 책 놀이터, 북 카페도 앞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네 번째로 문을 여는 도서관은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이다.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개관식에서는 전주 대표 인디밴드인 ‘고니밴드’의 축하 공연과 영국의 팝아트 화가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비거북 전시와 북아트쇼가 진행된다. 릴레이 개관식 마지막 도서관은 세계 희귀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이다. 세계 희귀 그림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도서관 개관식이 오후 4시 30분부터 개관식이 간소하게 진행되며, 오후 5시부터 개관 기념 강연으로 광고인 박웅현 TBWA KOREA 크리에이티브 대표의 강연 ‘우리는 우리를 아는가' 가 열린다. 봄볕마저 따사로울 4월, 마음속에도 볕이 잘 드는 창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면 새로 문을 여는 전주의 특화도서관으로 잊지 못할 특별한 책 여행을 떠나 보자.
2021.03.23
#여행자도서관
#숲속시집도서관
#그림책도서관
혁신도시, 만성지구 '기지제'
물빛 반짝이는 도시인들의 오아시스
도시인들의 열린 창, 기지제기지제는 혁신도시와 법조타운이 들어선 만성지구 사이에 있는 호수다. 원래는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저수지인데, 전주·완주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수변 둘레길과 기지제 수변 공원이 조성되었다. 기지제 주변으로는 수많은 공공기관과 일명 ‘법조타운’이라 불리는 전주지방 검찰청과 법원이 들어서 있다. 그런 탓에 여타 신도시와 다를 바 없는 살풍경이 펼쳐진다. 분위기가 이러하니 어디를 가든 꽉 막힌 회색 벽에 둘러싸인 도시는 숨통을 절로 막히게 한다. 탈출을 시도하기 위해 방화문을 열었더니 또다시 방화문이 가로막고 있는 것과 같은 막막함이다. 탈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할 즈음 어디선가 물 냄새가 풍겨 온다. 냄새의 근원을 좇아가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바람과 햇살이 버무려 놓은 냄새와 반짝이는 윤슬을 수놓은 호수를 발견한다. 호수를 마주한 도시인은 이제 더는 도시의 삭막함과 막막함을 노래하지 않는다. 기지제가 하나의 오아시스로 와 닿았기 때문이다. 봄이 오는 기지제를 따라 걷는 여유열린 공간인 기지제는 시작점과 끝점이 없다. 어디든 들어선 그곳이 시작점이요, 발길 멈춘 곳이 끝점이다. 그러니 나만의 코스를 만들어 명명해 보는 것도 기지제를 걷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이번 산책 코스는 한국국토정보공사를 건너면서 시작되었다. 초입에 혁신도시 주요 공공기관 안내도가 눈에 띈다. 안내도를 쭉 훑어보다 기지제를 발견한다.기지제의 원 명칭은 ‘틀못’인데, 틀못은 베틀이라는 뜻이다. 사물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연상시키는 건 경험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베틀을 닮았다는 건 옛사람들에게 베틀이 중요한 생활 도구였기 때문일 것이다. 억척스레 물레를 돌려 옷감을 자아내지 않으면 안 되었을 삶, 손이 부르트도록 물레를 돌려야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는 신세를 소리에 담아냈던 어머니들의 애환이 들리는 듯하다.정자로 된 작은 쉼터 사이를 통과하니 반듯하게 잘 닦인 계단이 나타났다. 층층 계단으로 햇살이 부서져 내렸다. 손등으로 차양을 만들어 먼 곳을 응시했다. 이곳에서는 기지제의 너름이 와닿지 않았다. 아득하게 느껴지는 건 거리감 때문이지 싶었다. 계단을 누르듯 밟아 내려가다 보니 등 뒤로 불어 가는 찬 바람과 이마에 닿은 햇살이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만들었다. 마치 첫 계단을 밟으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날씨가 만들어 낸 온도 차가 이유인 줄은 알지만 그런데도 어린 소녀가 되어 계단을 콩콩뛰어 내려가며 곧 열린 판타지를 꿈꾸었다.기지제는 봄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물억새와 물푸레나무, 누렇게 마른 줄과 부들이 봄바람에 제 몸을 맡겨 묵은 먼지를 털어 내느라 바빴다. 그들의 몸단장을 방해하는 무례를 범하지 않으려 계단을 뛰어 내려오던 방정을 내려두고 사뿐사뿐 걸었다. 그런데도 어찌 알고 하던 일을 멈추어 숨을 죽인다. 인제 보니 겨우내 얼어붙었던 입을 떼 수다를 떨며 저들끼리 웃는 걸 들켜버린 것이다. 괜한 호기심에 귀를 기울여 보지만 물오리 떼의 자맥질 소리에 수다는 묻히고 만다.되돌아올 때는 기어코 엿듣고 말리라 다짐하며 둔덕을 따라 코너를 돌았다. 조금 걷다 보니 풀밭에 이질적인 돌무더기가 있다. 겨울잠을 자거나 천적을 피할 곳이 필요한 곤충이 쉬어가는 쉼터인 돌무더기는 이제 막 건설한 고인돌을 닮았다. 죽은 자를 위한 고인돌이 아닌 살아 있는 자들의 돌무더기는 생명의 고인돌이었다. 기지제를 찾는 생명과 돌무더기 생명이 함께 호흡하는 소리에 나는 한껏 흥이 돋았다. 발걸음도 가볍게 걷다 보면 ‘틀못다리’가 나온다. 허망하게 짧은 ‘틀못다리’ 끝에 잘 지어진 누각 하나가 풍채를 자랑했다.‘만성루’라는 누각이다. ‘만성루’에 오르니 이름 그대로 만 가지 복이 와락 안기는 듯했다. 복이 나눠줄 만큼 많아졌으니 이제 누각 마루에 무심코 떨어뜨려 놓아도 좋을 듯싶다. 차고 넘치면 부족한 만 못하다 했으니, 어쩌면 ‘만성’은 나보다 타인을 향한 내밀한 마음을 두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다. 이 누각을 지나는 모든 이가 이타적인 만성을 갖기를 바라며 길을 꺾어 내려갔다. 너와 나의 연대를 꿈꾸는 기지제드디어 기지제 호수가 제 모습을 드러냈다.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자랑하는 기지제의 풍경은 그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특히 초봄의 기지제는 깐 달걀처럼 매끈한 몸매에 부들부들한 피부처럼 잔잔한 물결이 일품이다. 밤이 되면 도시의 불빛이 기지제의 수면을 만나서 화가 모네가 그렸다는 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 낸다. 돈 한푼 내지 않고 전시장을 따로 찾지 않아도 되는 호사를 이곳에 오면 누릴 수 있는 것이다.최근 완성된 횡단 산책로는 그야말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물 위에서 춤을 춘다. 탱고든 플라밍고든 물결에 몸을 맡기면 저절로 춤을 추게 될지 모른다. 물 위 산책로는 육로와 다른 의미로 사람과 사람을 연대케 한다. 폭이 좁으니 앞뒤로 서서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면 된다. 어깨를 부딪치지 않게 사선으로 몸을 세우고 지나가는 이와 가벼운 묵례나 엷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외로움은 산화된다. 물결이 서로 어깨동무하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듯 너와 나의 연대 의식은 더욱더 단단해질 것이다.벅차오름을 안고 횡단 산책로를 빠져나오는데 어디선가 구성진 노랫소리가 들렸다. 분명 봄바람이 내는 소리는 아니었다. 주위를 둘러보다 누각에 홀로 앉은 젊은 청년을 발견했다. 설마 저 친구가 노래를 불렀을까 하는데 벙싯거리는 입 모양이 딱 그였다. 모르는 척 난간에 기대서서 귀를 기울인다. 들어본 적 없는 노래였지만 지나간 시절과 다가올 시절의 판타지를 꿈꾸게 만드는 나름 명곡이었다. 노래를 들으며 현재의 나를 슬그머니 수면에 비춰 본다. 대단할 것 없는 내가 하늘, 물을 다 끌어안고 웃고 있다. 이 정도면 독보적이지 싶은 마음에 내려두었던 자신감을 슬그머니 품어 본다.청년의 노래를 뒤로하고 다시 왔던 길을 걸어갔다. 봄이 오는 소리는 조금씩 도시의 소음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 순간 놀랍게도 그토록 꿈꾸었던 판타지 통로가 열린다. 서슴없이 들어간 공간에서 우리가 마주할 세상은 어떠할까? 그게 무엇이든 그 순간을 즐기자. 현실로 돌아오더라도 도시로 오르는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지리라 믿는다. 글 김근혜 | 동화작가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장편동화 을 냈다. 현재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논술 지도를 하며 글을 쓰고 있다.
2021.02.23
#기지제
#호수
#틀못
고맙습니다, 우리 곁의 전주 사람
고마워요, 전주의 천사 바이러스
21년째 변함없는 천사의 날갯짓,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무려 21년, 세상의 풍경도 사람의 겉모습도 몰라보게 달라질 시간. 한 사람이 베풀어 온 변함없는 선행이, 꺼지지 않는 빛이 되어 전주의 겨울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2000년부터 매해 겨울마다 거액을 기부해온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를 빛낸 자랑거리이자 모든 시민의 본보기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해마다 12월 크리스마스 전후로 노송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기부금이 든 상자의 위치를 알려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당부의 말을 건네는 익명의 시민. 지금껏 그가 전달한 성금의 누적액은 총 7억 3,863만 3,150원이다. 2019년 도난 소동에도 지난해 코로나19 재난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선행을 실천해 온 결과이기에 더욱 귀하고 값지다. 기부금은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 내의 저소득 가구와 홀로 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조손 가정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쓰였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려 전주시는 노송동을 '천사마을'이라고 칭하게 되었고,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를 세우기도 했다. 또한, 노송동 일대에 '천사의 길'이 조성되고 '천사의 날개' 벽화가 세워진 데 이어, 노송동 주민들은 그의 뜻을 본받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하는 중이다. 특히, 전주 시내의 다른 주민센터에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돈이나 쌀을 놓고 가는 사례가 늘어 가는 기부문화를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 사람의 날갯짓이 전주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다. 6년째 '엄마의 밥상'을 배달하는 사람들, 전북외식산업 강철·이문화 부부 매일 아침 배달된 따끈따끈한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니나 식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 '엄마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기 때문이다. 도시락에 가득한 진심 어린 고민과 온기 어린 손길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덮혀 주고 있다. 꼬박 6년, 햇수로 7년째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을 차려 내는 중인 이문화 영양사.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새벽일로 인해 일상이 뒤바뀔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문화 영양사의 마음을 돌린 건 다름 아닌 남편의 한마디였다. 이문화 영양사와 함께 '엄마의 밥상' 일을 도맡아 온 전북외식산업 강철 대표에게도 어린 시절 배곯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지금 세상에 밥 굶는 아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말이 이문화 영양사의 마음에 가닿았다. 처음엔 1년만 하고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아이들과 정이 깊이 들다 보니 어느덧 6년이 훌쩍 흘렀다. 새벽 1시, 모두 한참 깊은 잠을 자고 있을 시간 출근해서 밥을 짓기 시작한다. 200가구 300여 명의 아이들에게 7시까지 도시락을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밥과 국, 세 가지 반찬까지, 영양과 맛을 고루 갖춘 도시락이 완성되면 도시락을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의 집으로 출발한다. '엄마의 밥상' 도시락 탓에 여가와 휴식이 있는 저녁은 사라진 지 오래. 그런데도 이 일을 그만두지 못하는 까닭은 무얼까? “6년 동안 4백여 통이 넘는 손편지를 받았어요. 일어나기 싫어 게으름을 피우다가도, 편지들이 생각나 결국은 이불을 박차고 일터로 나오게 됩니다. '엄마의 밥상' 가족들의 편지가 큰 힘이 되는 것이지요.” 편지를 읽으며 교감을 나누는 사이, 알게 모르게 정이 두터워진 것이다. 도시락뿐 아니라, 생일 케이크와 명절 선물을 챙기며 특별한 날을 함께하기도 한다. 그러니 마음으로 맺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며 학교급식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날이 많았던 지난해에는 '엄마의 밥상' 도시락이 큰 몫을 톡톡히 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급식 지원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이문화 영양사는 “나의 건강이 곧 아이들의 건강”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희망과 꿈을 키우는 일은, 곧 미래를 살찌우는 일이기도 할 테다. 그의 바람처럼, 전주 시민들과 다 같이 차리는 따뜻한 밥상이 아이들의 빈속을 든든히 채우기를 희망한다. 장애수당 모아 12년째 기부한 김규정·홍윤주 부부 중증장애를 지닌 김규정·홍윤주 부부의 선행은 2009년 그토록 기다리던 임신 소식과 함께 시작되었다. 연이은 임신 실패로 좌절하고 있던 부부에게, 어느 날 축복처럼 첫째 하람이가 찾아왔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5만 원권 한 장을 들고 사랑의 열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찾아갔어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날 이래로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부는 묵묵히 기부를 이어 왔다.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으로 받은 생활비 중 일부를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 준 것이다. 오랫동안 이웃의 독거노인 어르신에게 월동난방비 명목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다가 최근에는 난치병을 앓는 어린아이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실제로 만나 본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 그 아이를 딸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제 생이 끝날 때까지는 아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12세와 8세, 한참 성장기인 두 아이에게 들어갈 돈을 조금씩 쪼개서 이웃을 위해 쓰는 중이기에, 때로는 아이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부부가 나누는 삶을 꾸준히 실천하는 동력은 무얼까? 김규정 씨는 그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감'이라고 말한다. 삶에 감사하는 자세를 지녔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릴 적부터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도, 자연스레 고사리손으로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할머니나 이웃 어르신들에게 용돈을 받으면,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돼지 저금통에 넣는다.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인 아이들이 알아서 저금하는 모습이 그저 대견하다. 부부는 2021년에도 꾸준히 기부를 이어 갈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한참 어려운 시기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한 푼, 두 푼 아껴서 이웃을 위해 마음을 내줄 생각이다. 또한, 도움을 주고 있는 아이가 크고 작은 일을 겪을 때마다, 도와줄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거라고. 이 부부가 지닌 따뜻한 마음씨가, 얼어붙은 전주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영화 , 개봉했어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가 올해 1월 6일 개봉했다. 를 연출한 김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성일·이영아·전무송·문숙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실화 못지않은 감동적인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따스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매해 연말이면 기부 상자를 전달하고 홀연히 사라지는 '얼굴 없는 천사'. 그에 대한 소문을 들은 작가 지훈이 노송동을 찾아오며 우여곡절 드라마가 시작된다. 작가 지훈 역은 배우 박성일이, 고물상을 운영하는 순수한 마을 사람인 천지 역은 배우 이영아가 맡았다. 특히 배우 이영아는 영화 촬영 후에 긴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 없는 천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노송동 사람들의 소통과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1월 20일부터 IPTV 3사(KT올레TV,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에서 유료 VOD(주문형 비디오)로 만날 수 있다.
2021.01.25
#얼굴없는천사
#엄마의밥상
#천사는바이러스
전주 그곳
대충 찍어도 인생샷! 전주 포토 스폿
전주천한벽교에서 한옥마을을 지나 남부시장까지 전주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은 자연과 함께 걷기에 좋은 길이다. 은빛 물결 일렁이는 억새 풍경도 훌륭하지만, 남천교 위 청연루에서 자연생태관까지 겨울 풍경을 한 컷에 담아도 좋다. 특히, 한벽교에서 남천교 중간에 있는 돌다리 위에 한복을 곱게 입고 서서 찍는다면, 막 찍어도 인생 화보다.전주시 완산구 전주천동로 24 부근 전북대 한옥 정문과 문회루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전북대 한옥 정문과 옛 중앙분수대 자리에 들어선 전통 한옥 누각인 문회루도 빠질 수 없는 사진 명소. 한옥의 아름다움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한옥 정문이나 45m의 법학전문대학원 앞에서 찍어도 좋지만, 짧은 겨울 해가 지고,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문회루 주변 워터미러에 비친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서 따뜻한 불빛 조명을 배경 삼아 낭만적인 사진을 찍기에 딱 좋다.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67 세병호전주 북부권 신도심인 에코시티에는 자연과의 조화가 돋보이는 호수, 세병호가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는 넓은 세병호와 주변 잔디밭을 배경 삼아 소풍을 즐기는 단란한 가족사진이 SNS에 자주 등장한다. 반면, 겨울에는 북유럽의 어느 한적한 숲속을 산책하는 모습이나 세병호 석양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전주시 덕진구 세병로 174 경기전조선왕조의 숨결을 품은 경기전은 조선 건국 후 이를 기념해 건립된 곳, 그래서일까 이곳은 한복 입은 여행객이 즐겨찾는 사진 촬영 명소다. 여행객들은 태조 어진, 전주사고, 태실비 등 역사적인 장소 앞이나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한 컷에 담을 수 있는 수복청 등에서 사진을 주로 찍는다. 하지만, 경기전의 최고 포토존은 사시사철 푸르른 대나무숲. 이곳에서 한복을 입고 찍는 사진이 특히 인기다.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44 전동성당한옥마을 1번지는 전동성당이다. 그러다 보니 사진 한 컷 담아내기가 뜨거운 취재 현장이다. 그나마 한적한 시간인 야간에 찍힌 야경 사진은 그윽하다. 이곳에서는 한복을 입고 찍는 사진도 인기지만, 빨간 벽돌 앞에서 일제강점기 1930년대풍의 원피스를 입고 찍는 것도 묘하게 어울린다. 성당은 겨울철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지만, 기도하는 이들을 위해 성당미사예절을 지키는 것은 필수.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51 자만벽화마을?오목대에서 육교 건너 오래된 달동네인 자만벽화마을에 따스한 겨울이 찾아왔다. 지난 11월, 전국에서 전주를 찾은 예술가들이 벽화마을 곳곳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 넣는 ‘벽화 트리엔날레’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형형색색의 신상 새 옷을 입은 자만벽화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보며, 예쁜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 여행을 해 보자.전주시 완산구 교동 50-79
2020.12.24
#비대면
#언택트
#인생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