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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더불어

생의 끝자락에서 희망을 엮어 내다

백혈병 투병기를 책으로 엮은 작가 이주완

2021.02
어느 날 당신에게 암 선고가 내려진다면? 이주완 씨는 대학 입시를 앞둔 열아홉 고등학생으로 공부에 전념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4년여 투병 생활을 마치고 스물셋 고등학생으로 돌아온 그가 우리에게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가 말하는 희망과 행복은 무엇인지, 수험생이자 작가가 되어 돌아온 그를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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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잠시 멈춰 있던 고3 생활로 돌아가 수능시험을 봤다는데, 4년 만의 수험생 생활은어땠나요?
저는 고등학교도 다녀 봤고, 고3 생활도 해 봤으니까 힘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겪어 보니까  ‘아이들이 정말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람 일은 직접 겪어 봐야 아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의 처지에서 더 생각해 보고 공감해 보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 작가 이주완이라는 또 하나의 직함이 생겼어요. 주변 분들 반응이 궁금한데요?
친구들이 했던 말 중 제일 재밌었던 말은 살면서 별의별 녀석을 다 봤지만, 책 쓴 작가는 처음 본다고 했을 때예요. 친구라는 이유로 책을 사서 읽었겠지만, 책을 읽고 나서 ‘이젠 이주완이 정말 작가 같다’고 말해 주더라고요. 가장 기분 좋았을 때는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보듯이 잘 읽었다고 얘기해 줄 때였어요. 많은 분들이 책을 처음 보고는 두껍고 글자도 작아서 지루할 것 같다고 느끼시는 듯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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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투병기를 책에 담았어요.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우리가 하는 일이나 공부, 모든 것들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서 존재하는 거잖아요? 바로 행복해지기 위해서죠. 그런데 사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행복은 좇는 게 아니라 함께 머물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병원에 있을 때, 많은 분들이 힘들었을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나름대로 행복했던 순간들도 있었거든요. 누구에게나 평범한 일상 속에 행복은 존재하잖아요. 저도 돌이켜 보면 아프면서 행복을 배웠고,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어요. 여러분이 제 경험을 통해 각자의 희망과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게 제가 여러분께 하고 싶은 이야기예요.


투병하기 전과 후, 삶에 대한 자세가 달라진 게 있나요?
제 책의 독자들이 ‘아픔이 너를 성장시켰구나’ 내지는 ‘네 삶의 전환점이 되었구나’, 말씀하세요. 저는 투병 전과 후, 사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크게 깨달은 것들은 분명 있어요. “하루를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건강만큼 소중한 게 없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그 이유를 많이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저도 아프고 나서 ‘왜 우리가 건강이 최고라고 얘기하는가, 왜 우리에게 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한 것이었나’, 그 이유를 알게 됐다는 거죠. 아픔을 통해서 제가 바뀌었다기보다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의 이유를 알게 된 것, 그게 가장 달라진 점인 것 같아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까요?
저는 지금 많은 분들이 주신 사랑과 고마움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희망 맛집’을 차려 그분들로부터 받은 사랑과 고마움에 보답하고 싶어요. 그래서 현재 ‘희망 레시피’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중이에요. ‘희망 맛집’을 차리면 언제든 오셔서 많이들 드시라고요. 그 값은 활짝 웃는 모습으로 받을 거예요. 소박한 꿈이지만, 지금 제가 꿈꾸는 제 인생의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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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침표에, 천 일의 쉼표를 찍다>
이주완 | 도서출판 레드우드
평범한 고3 수험생이었던 이주완 씨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날로부터 1,009일간의 투병기를 일기 형식으로 담담하게 풀어썼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백혈병 투병기가 아니다. 겨우 열아홉의 나이에 예기치 못한 불행을 맞았으나 그만의 긍정적인 생각으로 암을 이겨낸 행복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고통을 희망으로 읽는 법과 아프면서도 행복을 찾는 법을 전하고 싶었다는 작가 이주완. 2021년 오늘을 살아가는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희망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