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여름특집 l 여름, 전주의 빛깔-한지백색×손
입맛 없는 여름엔 국수 한 그릇
<p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daum.jeonju.go.kr/data/sys_webzine_list/3740062266_B3lL6me0_1fbae5dd6c59c3ae40c7abbe6f9d5d0a2d427799.jpg" class="txc-image" alt="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br></p><p><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4pt;"><b>할머니 댁에서 먹던 그리운 맛 멸치국수</b></span></p><p style="text-align: justify;">국수라고 하면 어린 시절 여름방학마다 찾았던 할머니 댁이 떠오르지 않는가? 더워서 입맛 없다고 밥투정을 하면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소박하지만 정이 듬뿍 담긴 한 그릇 말이다. 이연국수의 멸치국수는 어린 시절 사랑했던 할머니의 국수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가게의 한쪽 공간에 놓인 장롱을 보며 시골집의 추억을 곱씹다 보면 둥근 쟁반에 담긴 멸치국수가 등장한다. </p><p style="text-align: justify;">새참을 받은 농부의 심정이 이럴까? 소박한 차림새가 괜히 더 먹음직스럽다. 갈린 얼음이 투명한 국물을 살포시 덮은 냉국수를 한 젓가락 말아 올리자 먼저 진한 멸치 향이 입 안을 풍성하게 채운다. 건식 숙성을 거쳐 뽑아낸 가느다란 면이 은은한 단맛을 내면 재래식 간장 특유의 구수한 맛이 호응하듯 따라온다. 정겨운 그 맛에 자꾸 웃음이 난다. 꼭, 여름방학을 먹는 기분이다.</p><p style="text-align: justify;"><b>이연국수</b>|전주시 덕진구 견훤왕궁로 286-3</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daum.jeonju.go.kr/data/sys_webzine_list/3740062266_9aSGABW2_de9334589e1c278957034c54263eaf5c48e7ef7c.jpg" class="txc-image" alt="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br></p><p><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4pt;"><b>새콤 매콤 이색적인 별미 냉국수</b></span></p><p style="text-align: justify;">한정판이라는 단어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마력이 있다. 승구우동의 냉국수도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별미다. 먼저 국물부터 먹어 보자. 멸치와 황태를 적절하게 조합해 구수한 감칠맛이 있으면서 새콤달콤 시원한 육수가 한 숟가락만으로 강렬히 입맛을 돋운다. 그다음은 면이다. 일반 소면보다 굵으면서 탱탱한 면발이 일품, 단순한 국수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p><p style="text-align: justify;">국물과 면, 건더기를 함께 입 안에 넣으면 쫄깃한 면발과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쌉싸름한 무순의 향, 거기에 김 가루의 고소함과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동시에 입 안을 자극한다. 혀가 약간 아릿할 정도로 강렬한 맛의 향연에 국수에 대한 고정관념이 모두 깨진다. 아는 맛인 듯하면서도 처음 먹는 맛, 익숙하면서도 낯선 매력을 지닌 색다른 냉국수로 풍성한 여름의 맛을 만끽해 보자.</p><p style="text-align: justify;"><b>승구우동</b>|전주시 완산구 홍산남로 51, 1층</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daum.jeonju.go.kr/data/sys_webzine_list/3740062266_4jg2wruT_b22ed2728b4515633d04098a9b3086eb12979827.jpg" class="txc-image" alt="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br></p><p><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4pt;"><b>가성비 좋은 여름 보양 국수 닭곰국시</b></span></p><p style="text-align: justify;">밤낮으로 더운 날이 계속되니 입맛도 없고, 기력까지 달린다. 이럴 땐 역시 보양식을 먹어 줘야 한다. 가성비 좋고, 맛 좋고, 양 많은 보양식을 찾는다면 정둔면옥의 닭곰국시가 제격이다. 국수가 보양식이 된다니, 믿을 수 없다면 직접 보라. 닭곰국시는 강렬한 첫인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분명 국수를 시켰는데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닭 반 마리가 큼지막하게 들어 있다. 먼저 부드럽게 익은 닭다리를 집어 들고 단백질을 섭취해 주자. 그다음엔 걸쭉하고 빨간 국물에 소면을 잘 말아 국수를 즐긴다. 마지막으로 면의 점성이 더해져 더욱더 걸쭉해진 국물에 밥을 말아 주니 들깨 향과 부추 향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진국이다. 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에 즐기는 이색적인 보양식, 지친 여름을 달래 줄 한 끼로 충분하다.</p><p style="text-align: justify;"><b>정둔면옥</b>|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247-1</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daum.jeonju.go.kr/data/sys_webzine_list/3740062266_jkBNp54R_c804b80838a2d01781f7192828d3cb88489acefe.jpg" class="txc-image" alt="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br></p><p><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4pt;"><b>고소하고 달콤한 여름 국수 콩국수</b></span></p><p style="text-align: justify;">국수 중에서도 여름을 대표하는 특별한 국수가 있다.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가 바로 그것이다. 다른 계절에는 쉽게 먹기 힘든 별미여서 그런지 여름엔 역시 콩국수 한 그릇을 먹어야 제대로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 </p><p style="text-align: justify;">전라도 지역 콩국수에는 설탕이 들어간다는 걸 이제 많이들 알 것이다. 전주는 여기서 한술 더 뜬다. 밀가루를 써서 만든 하얀 면이 아니라 메밀면을 사용한 검은 면의 콩국수를 많이 볼 수 있는 것. 그 대표 주자 중 하나가 태평집이다. 진한 콩 국물의 크림 같은 흰색과 얼룩얼룩한 메밀면의 검은색이 대비돼 보기에도 예뻐 보이는 콩국수, 이 맛이 그리워 여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직접 갈아 만든 두유처럼 고소하고 인절미처럼 달짝지근한 맛에 젓가락을 움직이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진다. 여름이 가기 전에 부지런히 먹어야겠다.</p><p style="text-align: justify;"><b>태평집</b>|전주시 덕진구 조경단로 3-6</p><p><br></p><p style="text-align: center;"><img src="https://daum.jeonju.go.kr/data/sys_webzine_list/3740062266_wgKFSHmb_329b2fb6ee382bd5e5da4098aae3ce9a3ac5533b.jpg" class="txc-image" alt="image" style="clear: none; float: none;" /><br></p><p><br></p><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4pt;"><b>육수에 말아 먹고 양념에 비벼 먹고 물·비빔국수</b></span></p><p style="text-align: justify;">국숫집에 앉아 메뉴판을 바라볼 때면 시원한 물국수와 새콤한 비빔국수를 두고 늘 고민하게 된다. 둘 다 먹고 싶은데 두 개를 다 시키기엔 여러모로 부담이니 말이다. 그럴 때 딱 좋은 곳이 물국수와 비빔국수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할매국수다.</p><p style="text-align: justify;">먼저, 돌돌 말려 채반 가득 나오는 생면을 빈 사발에 담고 육수를 부어 물국수를 맛보자. 간간하고 진한 국물에 시원한 오이가 아삭아삭 씹히고, 새콤한 열무김치가 감칠맛을 더하며 입을 즐겁게 한다. 한 그릇을 뚝딱 비운 뒤, 새롭게 면 한 덩어리를 사발에 담고 육수 대신 비법 양념을 뿌리면 이번엔 비빔국수 차례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얼얼한 매운맛이 더해져 잃었던 입맛이 돌아오는 게 느껴진다. 아직도 배가 덜 부르다면? “면 한 번 더 주세요”라고 외치면 된다.</p><p style="text-align: justify;"><b>할매국수</b>|전주시 완산구 메너머1길 5</p><p><br></p>
2022.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