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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2026. 02

송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하루

싱싱한 농산물, 생생한 소리로 팝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녘, 송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는 한결같이 아침을 깨우는 활기찬 소리가 울려 퍼진다. 1993년 문을 연 이래, 어느덧 햇수로 33년째. 전주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이자 전북권 최대 유통 거점답게 전주뿐만 아니라 전북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온 싱싱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소리다. 매서운 한겨울 추위마저 녹이는 새벽 시장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고요하고도 분주한 새벽 시장

새벽 5시가 조금 넘은 이른 아침. 도로에 오가는 차들도 드문 그 시각, 송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과일 경매장은 고요함 속에서도 분주하다.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새하얀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고, 수레 가득 배추며 무 같은 채소를 실은 사람들이 바삐 오간다. 그 사이를 지나 환하게 불 밝힌 시장에 들어서니 묘한 긴장감이 맴돈다. 새벽 6시에 시작되는 과일 경매 준비가 한창인 까닭이다. 귤, 딸기, 토마토 등 갖가지 과일이 내뿜는 향기가 시장에 향긋함을 더한다.
시장 안을 돌며 차곡차곡 놓인 상자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오늘 경매에 참여할 중개인들이다. 경매 시작 전 상품들을 살피며 긴장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우렁찬 호창에 귀 기울이며

6시 정각, 드디어 경매 시작! 마치 주문을 외우는 듯한 빠르고 리듬감 넘치는 경매사의 호창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자, 토마토 한번 팔아 보자. 허둘허둘, 오늘 물건 좋아요.”
우렁찬 경매사 소리에 귀 기울이며 응찰기에 가격을 입력하는 중매인들의 손가락이 빨라진다.
하나, 둘, 셋. 단 3초 만에 첫 번째 상품이 낙찰되고, 다음 상품을 판매하는 쩌렁쩌렁한 호창 소리가 커다란 시장 안을 가득 채운다. 좋은 가격에 낙찰받은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 몇 차례 반복된 끝에 반건시, 딸기, 귤까지 준비된 경매가 막을 내린다. 워낙 숨 가쁘게 지나간 통에 찰나 같던 시간은 어느새 한 시간 넘게 훌쩍 지나 있었다.


내일도 경매는 계속된다

경매는 끝났지만,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한다. 원하는 과일을 못 찾은 도매상인들과 중개인들의 조용한 흥정이 오가고, 목청 높여 중개인들을 모으던 경매사들끼리 남은 이야기를 나눈다.  효자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어제는 물건을 많이 해 갔는데, 오늘은 원하는 만큼 사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내일은 다르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드러낸다.

이제 1년 반 차에 접어든 새내기 경매사 김정엽 씨는 움츠린 경기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가 활성화되어야 경매도 활발해지고 시장도 활기차게 돌아갈 거라면서 말이다. 가끔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이들에게 호통을 치기도 한다.

“생산자가 정성껏 기른 좋은 상품이 제값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경매사의 역할”이라며 “그런 경매사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중개인과 상인, 경매사. 각자 하는 일은 다르지만, 시장이 북적이길 바라는 이들이 모여 오늘도 송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아침은 환하게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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